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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타임. 

 

 

janua님께서 보내주신 유자병차를 개봉했다. 유자병차는 처음 마셔보는 것으로 모양새부터 무척 예쁘고 귀여웠다. 말린 유자 안에 찻잎이 가득 들어 있었다. 말린 유자를 부숴서 찻잎과 섞은 후 우려 마시면 된다고 janua님께서 알려주셨다. 그런데 나는 손재주도 힘도 없는지라 말린 유자를 제대로 부수지 못해 우왕좌왕하다 간신히 조각조각 부숴서 찻잎과 섞었다 ㅎㅎ 이럴땐 뭔가 도구를 쓰면 될거 같은데 바보토끼 'ㅅ'

 

 

 

 

 

 

 

 

 

 

유자병차는 말린 유자 내음이 어우러지면서 향긋하고 구수했다. 향기가 무척 좋았다. janua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차를 마시니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차에 어울리는 찻잔이 뭐가 있을까 하다 조그만 이 꽃무늬 찻잔을 꺼냈다. 내 찻잔들은 모두 홍차에 어울리는 찻잔들인데 이녀석은 도쿄에서 사온거라 녹차나 이런 차랑 어울린다. 이 찻잔은 십몇년 전 쥬인과 쥬인의 고향친구이자 나와도 잘 아는 사이였던 언니, 나 이렇게 셋이서 도쿄 여행을 갔을 때 내가 검색해 찾아낸 기치조지의 어느 그릇가게에서 득템했다. 그래서 이녀석을 기치조지 찻잔이라고 부른다. 보통 찻잔은 1세트씩만 사는 편인데 그런 내가 가지고 있는 얼마 안되는 커플찻잔이다.

 

 

이 찻잔을 꺼낼 때면 그 행복하고 즐거웠던 도쿄 여행이 생각난다. 날씨가 뜨거웠고 우리는 기치조지의 골목과 시장들을 쏘다녔다. 유명한 사토우 스테이크집 아래에 있는 멘치까스를 사먹으려고 번호표를 받아 줄을 섰고(갓 튀겨낸 멘치까스는 정말 엄청 맛있었다. 이듬해 쥬인과 다시 도쿄에 갔을 때 사토우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스테이크였다), 이 그릇가게를 찾으려고 골목들을 뺑뺑 돌았다(당시엔 구글맵이 없었던 것 같다. 있었어도 내가 몰랐거나) 도쿄 여행을 여러번 갔지만 그때의 여행이 제일 재미있었다. 5월 골든위크였고 일본어를 아주 잘하는 언니가 있었고 나는 쥬인과 이 언니에게 마음껏 의지하며 신나게 돌아다녔다. 가는 곳마다 즐거웠고 먹는 것마다 맛있었다. 조그만 호텔 방에서 컵라면 끓여먹고 일본 텔레비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아마 그런 식의 아기자기한 여행의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만원어치 샀던 신비복숭아가 아직도 냉장고에 꽤 남아 있다. 하루에 한알씩 먹어서 그런가보다 ㅠㅠ 그래도 아직 멀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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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