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24/12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오늘은 두 파트로 나누어 메모를 쓴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많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호텔 방 와이파이와 티스토리 둘다 딱히 잘 돌아가는 편이 아니어서 사진을 몇 장 올리려고 보니 너무 무거운 것 같아서 나눠 적는 것이다. 이 파트는 아침부터 낮 2시 무렵까지. 

 

 

어젯밤 늦게 영원한 휴가님께서 밤 버스를 타고 빌니우스로 귀가하셨고(오늘 아침 무사 도착하셨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11시 좀 넘어서 완전히 뻗었다. 새벽에 한번 깼다가 도로 잠들어서 여행온 후 처음으로 8시간 가량 수면을 취했는데 계속계속 잘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오후에 잠시 방에 돌아왔을 때는 너무너무 졸렸다. 피로가 쌓이긴 했나보다. 

 

 

어제 들어오면서 아침거리를 사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식을 먹으러 10시 좀 넘어서 방을 나섰다. 첫날 걸어다니다 '저기는 빌니우스의 슈가무어랑 비슷해보이네요' 하고 영원한 휴가님이 가리켰던 숙소 근처의 카페 '수크레'라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 매우 가까웠고 검색해보니 아침 메뉴가 좋다고 해서. 맨 위 사진이 수크레 내부. 카페는 예쁘고 아기자기했다(빌니우스와 비교하자면 내부 인테리어는 슈가무어보다는 크루스툼을 연상시켰다) 

 

 

그런데 '프렌치 크루아상과 햄이나 베이컨을 곁들인 스크램블드 에그, 커피나 주스 중 택일' 이라는 아침 세트 메뉴를 시키면서 내가 '햄, 베이컨 빼주세요' 라고 하자 점원이 당황+뚱한 표정으로 망설이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방에 가서 선배 점원에게 확인하더니 '오케이, 햄과 베이컨 뺄 수 있어요. 근데 크루아상이 없어요' 라고 한다. 뭐지, 여기는 프렌치 베이커리 카페인데 크루아상 없음... 그래서 빵과 차이브를 곁들인 오믈렛으로 바꿔 주문했는데, 분명 세트에 커피나 캐피 주스가 포함되어 있어서 주스를 달라고 했더니 계산서에 8즈워티가 더 붙었다. 다행히 선결제를 하고 있었던 터라 내가 '메뉴판엔 45즈워티랬는데 왜 53즈워티인가요?' 라고 물었고, 점원은 다시 멍해졌다. 곧 선배점원이 나와서 내게 '프레쉬 주스 아니냐'고 물었고 나는 '아니요, 그냥 캐피 주스 주세요' 라고 대꾸. 제대로 정정이 되었다(캐피는 병주스임)

 

 

뭔가 다 어설퍼서 기대가 뚝 떨어진 채 앉아 있었는데 서빙된 오믈렛이 의외로 상당히 맛있었고 버터 토스트도 맛있는데다 샐러드 양도 엄청 많아서 짜증이 사라졌다. (나는 일단 맛있기만 하면 좀 용서가 되는 타입이다) 그러나 역시 어설픈 건 남아 있어서 샐러드에 든 양상추와 그냥 상추가 제대로 잘려 있지 않고 손바닥만한 잎사귀가 통째로 가득... 뭐 나도 샐러드 만들때 야채에 칼 닿는 거 안 좋아해서 잎사귀 자르지 않고 손으로 뜯어서 넣는다만 이건 좀 다른 경우 아닌가... 

 

 

 

 

 

 

그래도 푸짐하고 맛있어서 용서가 되었던 오믈렛과 버터토스트와 산더미 샐러드, 캐피 주스. 

 

 

 

 

 

 

조식을 잘 먹고 나와서 구시가지 산책을 하기로 했다. 첫날 영원한 휴가님과 구시가지, 바르바칸, 신시가지까지 한 바퀴 돌았지만 좀더 자세히 구경하려고. 이번에는 안 가봤던 뒷골목들 위주로 다녀보았다. 그리고 사진도 좀 찍었다. 아침에 나오면서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다가 막판에 '아 무거워 힘들어' 하며 빼버려서 결국 오늘도 폰으로만 찍음. 아무래도 돌아갈 때까지 dslr 안 꺼낼 것만 같음 ㅠㅠ 

 

 

바르샤바는 전쟁 이후 재건된 도시라 작은 구시가지 외에는 상당히 현대적인 느낌이다. 맨처음 시내로 진입할땐 명동과 모스크바를 섞은 느낌이었고 과학관 쪽 방면이나 어제의 대사관 방면, 버스 잘못 타고 갔던 동네들 쪽은 소련 시절을 겪은 동유럽 국가들의 주거지 풍경과 비슷했다. 구시가지는 예쁘고 한적하지만 확실히 재건된 곳이라는 티가 좀 나긴 한다. 드레스덴과도 좀 비슷한 느낌이다. 어쨌든 가보지 않았던 뒷길들을 골라서 걷자 결국은 첫날 갔던 shabby coffee가 있는 피브니 거리가 나왔다. 이후 다시 광장을 통과해 직선 거리인 왕의 길을 따라 쭉 내려왔다. 그러다 중간의 가게에 들러 물을 한병 사고 그 앞의 벤치에 앉아 부모님과 통화를 좀 했다. 내일부터 추석 연휴인데 놀러나와 있는 게 미안해서 ㅠㅠ

 

 

날씨가 엄청나게 덥고 쨍했다. 겉옷은 아침부터 이미 벗어서 허리에 묶고 반소매 셔츠로 다녀야 했다. 더위에 지치고 다리도 아파서 어서빨리 차를 마시고 싶었기에 어제 찜해놓았던 노비 쉬비아트의 블리클 카페로 꾸역꾸역 걸어갔다. 그 얘기부터는 다음 메모에. 구시가지 사진 몇 장 아래 붙여 놓는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고 정말 해가 쨍쨍 났다. 오늘 27도였다고 하는데 체감온도는 거의 30도 가까웠다. 그나마 습기가 덜해서 그늘로 가면 괜찮았다. 

 

 

 

 

 

 

 

 

 

 

 

 

 

 

 

 

 

 

 



 

햇볕 쨍!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