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 일요일 밤 : 꿈, 왜 하필 론인가, 배워보고 싶긴 한데, 성한 데가 없음, 구출 좀... fragments2023. 3. 19. 20:25
이번 주말은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고 쉬었는데도 순식간에 다 지나갔다. 아니, 글을 조금 쓰기는 했으니까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다. 사실 책을 읽은 것도 뭔가 하긴 한 거지.
새벽에 몇번 깼다 잤다 반복했다. 아침 꿈에서는 해리 포터 5와 스타워즈 에피1 보이지 않는 위협이 뒤섞여서 나왔다. 뭔가 복도 같은 통로를 달려서 헬레나 본햄 카터의 벨라트릭스 레스트랭을 매우 닮은 여자와 광선검(!) 결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나는 혼자가 아니었고 파트너가 하필 론 위즐리였다(이 시리즈 읽는 내내 론 한번도 좋아해본 적 없음) 꿈속에서 레스트랭으로 추정되는 이 적은 이미 시리우스(..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해치웠고 그 이상한 거울인지 차원 공간인지 그런 것을 등뒤에 대고서 우리와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마법도 지팡이도 아니고 광선검으로 싸우고 있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내 무의식은 마법지팡이보다는 광선검인가보다. 결투의 분위기는 내가 스타워즈 시리즈 중 가장 좋아했던 결투 씬인 다스 몰과 콰이곤 진, 오비완 케노비의 3인 검투랑 비슷했음. 그런데 왜 날 옆에서 도와주는 인간이 콰이곤이나 오비완이 아니라 론 따위란 말인가! 원래부터 론에 대한 신뢰나 애정이 전혀 없었던 탓인지 꿈에서도 이놈은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음. 내가 하나하나 다 정보를 알려주고 코치를 해줘야 했다. 아니 이렇게 쓰다 생각해보니 혹시 이넘이 나 자신의 열등의식이나 뭐 그런 건가 ㅠㅠ 아니면 일터에서 온갖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고군분투하는 현실의 반영인지도... 하여튼 이렇게 싸우다가 복도 한편으로 돌아서 벽 뒤로 숨었다. 이렇게 싸우다가 퍼뜩 깨어나서 엄청엄청 피곤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피곤한 꿈을 꾼 이유는 손목이 너무 아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젯밤에 글을 쓰려고 해보았지만 왼쪽 손목의 통증이 재발해 너무 뻐근하고 쑤셔서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꿈에서도 손목을 휘둘러 검투를 벌였을지도 ㅠㅠ 어깨도 아프고 온몸이 너무너무 쑤셨다. 비몽사몽 침대에 누워 게으름피우면서 '검도나 펜싱이나 사격을 좀 배우면 좋겠다, 그런데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니 아마 근방에 그런 학원이 있다 해도 이 몸뚱이로는 안되겠지?' 하고 백일몽에 잠겼다. 나는 엄청난 저질체력에 운동도 너무 못하고 완전 몸치인데 신기하게도 항상 검도, 펜싱, 사격은 배워보고 싶었다. 근데 사무실에 나오는 아르바이트생 중 하나가 검도를 배운다고 해서 좀 물어보니 엄청 힘들고 온몸에 멍이 든다고.. 내 손목 상태로 가능할지 모르겠음. 뭐가 됐든 운동을 좀 하긴 해야 한다. 몸이 너무 엉망이다. 그런데 현실은 일에 치어 아무런 기력이 나지 않아 집에서 그나마도 하던 자전거나 유산소마저도 등한시하고 있음 ㅠㅠ
손목이 계속 아파서 하는 수 없이 방금 진통제를 먹었다. 2월에 처방받아온 후 병원도 안 가고 약도 안 먹었는데... 확실히 과로가 누적되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미세먼지와 건조한 날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후부터 내내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든다. 생각해보니 간밤에 누웠을 때 목이 너무 아프고 온몸이 쑤셔서 설마 뒤늦게 코로나에 걸린 건가 하고 좀 걱정했었음.
오후에 둠즈데이 북을 다 읽었다. 역시나 후반부에서 너무 눈물이 났다 ㅠㅠ 이래서 이 책은 다시 읽을 때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단 말이야. 그리고 글도 좀 썼다. 코스챠가 주인공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좀 가볍게 시작하고 있다. 이 메모 마친 후 좀 더 쓰고 싶은데 손목 통증 때문에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아직 사무실 쪽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내일도 재택근무를 한다. 유일하게 월요병을 달래주는 요인이다. 아침에 한시간 반쯤 더 자고, 지하철을 타지 않고, 편한 옷을 입고 일할 수 있겠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나도 많다. 누가 제발 나 좀 구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월요일을 맞이한다 ㅠㅠ
꽃 사진 몇 장 더 아래 접어두고 일요일 메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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