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월요일 밤 : 현실은 노동 계곡, 그나마 재택이라 다행, 바빴음, 축하해요 브렌든 fragments2023. 3. 13. 20:03
나도 쿠마처럼 저렇게 꽃밭에 누워 하염없이 봄날을 만끽하고 싶다. 현실은 노동의 계곡.
핑크 라넌큘러스가 생각보다 더욱 급속도로 피어나고 있다. 이렇게 금방 피면 빨리 시들텐데 흑흑. 그래도 활짝 피어날수록 예쁘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했다. 사무실 쪽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일은 오후 늦게 업무 미팅이 잡혀 있어 어쨌든 다시 새벽 출근을 해야 한다. 재택이라 아침에 약간 더 잘 수 있었고 지하철 출퇴근길과 화장과 옷과 마스크로 지치지 않았던 것이 오늘의 좋았던 점이다. 그 외엔, 역시 잠은 모자랐고, 꿈을 피곤하게 꿨고, 너무너무 바빴다. 차석임원이 던진 숙제가 너무 많아서 하루종일 콩쥐+신데렐라처럼 일을 하고 또 했다. 그런데 황소도 두꺼비도 안 나타나고, 그네 타러 갔다가 감사를 만나는 행복도 안 생기고 요정대모 덕에 무도회에 가는 일도 안 일어나고 전반부에서 끝없는 일만 하는 파트에만 도돌이표로 갇혀 있는 콩쥐 신데렐라라니, 정말 아무짝에 쓸모가 없지 않은가!
종일 바쁘게 일하다 하루가 갔다. 내일은 다시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
참, 브렌든 프레이저씨 오스카 수상을 축하합니다! 다들 미이라 주인공으로 익숙하시겠지만 사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그를 좋아했었고... 내가 브렌든 프레이저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그 미이라 주인공?!' 하고 귀를 의심하곤 했다. 사춘기 시절 국내 비디오 출시제목 <원시 틴에이저>에서 빙하기에 얼어붙었다가 90년대 엘에이에서 깨어난 원시인 미청년을 연기한 모습을 본 이래 쭉 좋아했는데 ㅎㅎ 조지 오브 정글을 정말 좋아해서 디뷔디도 소장하고 우울할 때마다 돌려봤는데 하도 이사를 많이 다녀서 그 와중에 그 디뷔디는 처분해버렸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정말 멋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근육질에 덩치가 좋고 웃는 모습이 해맑아서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었나보다 :) 이언 맥켈런과 함께 나왔던 갓 앤 몬스터도 좋아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미이라가 빅 히트를 치면서 뭔가 내가 좋아했던 그 프레이저와는 좀 다른 식이 되었다만. 더 웨일은 기사나 평을 읽어보면 고통스러워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만, 어쨌든 축하해요 브렌든. 소녀시절의 두근거림이 되살아나는 듯. (도대체 뭐가 두근거렸다는 거냐고 하신다면... 흑흑 이 사람 옛날엔 멋있었다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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