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일요일 밤 : 피곤한 현실이 꿈에도 그대로, 그래도 시작, 도사리고 있는 불안감, 과로와 자신을 분리할 수 있다면 fragments2023. 3. 12. 21:04
오전에는 비가 오고 날이 너무 어두웠다. 일찍 깼다가 날씨 때문에 도로 잠들어서 열시 반 쯤에야 일어났다. 꿈에 계속 시달려서 몸은 계속 피곤했다. 새벽 즈음부터 최종적으로 깨어나기 전까지는 계속 아주 얕은 잠을 자면서 회사와 사람들과 일에 대한 아주 생생한 꿈을 계속해서 꿨고 잠결에도 자신이 몸이 쑤시고 아파서 계속 돌아눕고 뒤척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자고 일어나서도 피곤할 수밖에. 마지막 꿈에서는 이상한 식당의 키오스크에서 음식을 주문해야 하는데 동전 세개를 넣어야 했지만 지갑에서 꺼낸 동전이 자꾸만 사각형의 놋쇠 열쇠고리나 전혀 다른 모양의 물체로 변해서 실패를 했다. 다른 꿈에서는 또 뭔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교통수단이 나왔던 것 같다. 요즘 꿈에서는 계속 회사 사람들이 나오고 또 일에 대해서도 아주 자세하게 묘사가 된다. 어지간히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날씨가 급속도로 추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난방을 올리면서도 가책이 들지 않을 정도의 추위라고 해야 하나. 어제는 오한이 들어서 잠들기 전까지는 난방을 켰다가 껐는데 지금은 다시 올려두었다.
어제 엄마와 통화 후 이성적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마음의 상태 때문에 확 가라앉고 우울했었는데 한두시간 후 달력을 체크해보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을지, 가능한 선택지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그 비합리적인 우울감에서 좀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상황에서 여름에 시간을 내서 엄마와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리고 좀처럼 시작하지 못했던 글을 드디어 시작했다. 한두 문장만 시험삼아 적어두려 했는데 당초 생각보다는 좀 다른 방식으로 글이 풀리기 시작해서 한 페이지 가까이 쓰고 잤다. 오늘 오후에도 반 페이지 가량 더 썼다. 아마 주말에만 쓸 수 있겠지만 어쨌든 시작하게 되어 다행이다.
내일은 재택근무를 한다. 사무실 공사를 하기 때문이다. 목요일에 차석임원이 던져준 쓸모없고 과중한 과제를 절반도 하지 않은 채 내일로 미뤄둔 터라 내내 기분이 찜찜하다. 내일 일찍 vpn에 접속해서 그 숙제부터 해야겠다. 다시 일주일이 시작된다. 과로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계속해서 정말 어렵고 과중한 미션과 지시들이 내리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인사와 개편마저 다가오고 있으니 직원들도 모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시기라 더욱 힘이 든다. 나는 이번 인사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100% 확실한 것은 없고 어쨌든 그리 멀지 않은 언젠가는 다시 지방 본사로 발령받을 수도 있으므로 항상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아 모르겠다. 한번에 하나씩만. 이제 글을 조금 더 이어쓰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핫핑크 라넌큘러스가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 꽃과 티타임 사진 몇 장 아래 접어둔다. 오늘은 비오고 흐려서 빛이 화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 티타임 포스팅 없이 그냥 여기 접어두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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