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 월요일 밤 : 수면 매우 부족, 홍차 대신, 계속 쓰는 중 fragments2022. 12. 26. 21:14
이 도스토예프스키 머그에는 설탕 듬뿍 넣은 홍차가 어울리지만(컵 뒷면에 '지하생활자의 수기'의 유명한 홍차에 대한 인용구가 적혀 있다. 얼추 세상이 망하든 말든 내 홍차 한 잔 마시는 게 더 중요하다는 문장이다. 그 뒤에는 설탕 넣어 마시는 얘기가 나온다), 나는 민들레뿌리차를 타서 마셨다.
잠이 매우 모자랐다. 지난 2주 동안, 주말에 열심히 글을 써서 머리가 너무 뜨겁게 달아오른데다 또 평일엔 차를 안 마시고 민들레차로 대체하다가 주말엔 비록 첫물을 따라버리긴 했어도 어쨌든 홍차를 마신 탓도 있는 것 같다. 신체 리듬도 당연히 깨졌고. 새벽 늦게까지 못자고 괴로워하다 결국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했다. 일하다가, 휴가 계산을 잘못하여 아직 반차가 하나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미 연차 수당 등등 모두 계산이 된 상태라 수정할 수도 없었고 이것은 이번주 내에 소진하지 않으면 사라지므로 잘됐다 싶어 오후에 그것을 내고 귀가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사실 간밤에 죽어라 썼지만 다 마치지 못한 글을 마저 쓰고 싶었다.
귀가해서 사진의 민들레차를 마시며 오후부터 저녁까지 몇시간 가량 집중해서 글을 썼다. 어제 썼던 페이지들 중 마음에는 들지만 그 '명료함'이 부족한 문단을 들어냈다. 좀 아쉽긴 한데 마무리 부분에 일부 삽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늘도 머리가 아니라 손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며 휘달렸다. 이 메모를 마치고 마저 써야겠다. 오늘 마칠 수 있을까? 그러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오늘 마치지 못한다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올해를 넘기고 싶지는 않다.
꽃 사진과 민들레차 담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님 머그 사진 몇 장 접어두고 월요일 메모 마무리. 이제 내일은 다시 바쁘고 빡세게 일해야 한다. 오늘 일 많이 안 한 대가를 치러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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