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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스메깔로프'에 해당되는 글 16

  1. 2019.10.11 슈클랴로프 & 쉬린키나 'Parting' (스메칼로프 안무), 다시 춰주면 좋겠는데 4
  2. 2017.10.04 10.3 화요일 밤 : 꿈, 마린스키 신관, 야로슬라브나(바르나바 안무) 짧은 메모, 이상한 데서 예리한 료샤 4
  3. 2017.07.21 슈클랴로프 블라디보스톡 공연 커튼콜 사진 몇 장 4
  4. 2016.06.16 청동기사상(스메칼로프 안무) - 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아주 짧은 메모 먼저 2
  5. 2016.04.14 '나를 버리지 마'(Не покидай меня),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공연 클립과 사진 몇장 4
  6. 2016.03.31 청동기사상(스메칼로프 안무) 오늘 개막.. 2
  7. 2015.12.03 마린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막간 메모들(11.30, 도쿄문화회관 공연) 4
  8. 2015.08.26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 젊은이와 죽음, 백조의 호수, Infinita Frida, 로미오와 줄리엣, 라 바야데르 4
  9. 2015.06.09 간만에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자하로바, 로파트키나, 쉬린키나, 소모바) 2
  10. 2015.04.26 마린스키 극장 카페에서, '페트루슈카'와 '봄의 예감'에 대한 짧은 메모 덧붙임
  11. 2015.03.22 유리 스메칼로프 안무 :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슈클랴로프 & 본다레바) 리뷰 6
  12. 2015.02.21 페트루슈카, 봄의 예감 보고 들어와 아주 짧은 메모
  13. 2014.08.07 마음의 위안을 위한 무용수 화보들 : 로파트키나, 슈클랴로프. 이반첸코, 쿠즈네초프, 스메칼로프, 말라호프, 소모바
  14. 2014.05.17 실비아 영상 클립 + 커튼 콜 사진 등
  15. 2014.05.06 발레 곱사등이 망아지 클립 몇 개(슈클랴로프, 스메칼로프, 소모바 등) 4
  16. 2014.04.13 유리 스메칼로프 안무의 '카메라 옵스쿠라' 보고 잠깐 메모

 

 

몇년 전에 이 댄스 폴더에 유튜브 링크로 올린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다시 가보니 유튜브는 삭제되어 있어 영상 클립 올려봄. 2013년 영상이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그의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가 추는 Parting. 러시아어 제목은 Расставание. 우리 말로는 이별. 더 예전에 한창 풋풋하던 시절 오브라초바와 같이 춘 영상도 있는데 그래도 아내랑 같이 춘 이 클립을 골라봄.

 

이 작품은 마린스키 무용수이자 안무가이며 예전에는 에이프만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였던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소품이다. 안무가로서는 좀 초기작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스메칼로프는 이제 파키타, 청동기사상 등 대작들과 타 극장 협업 신작도 자유자재로 안무하고 있어서 이런 소품들은 전만큼 내놓지 않고 있다.

 

 

 

 그의 소품들 중에서는 이 작품과 Не покидай меня" (Ne Me Quitte Pas : 날 버리지 마)를 가장 좋아한다. 후자는 스메칼로프가 절친인 발로쟈를 위해 안무해준 작품인데 몇년 전 그가 바이에른으로 잠시 떠나게 되었을 때 만들어준 것이다.

 

Ne Me Quitte Pas의 16년도 영상 클립은 여기 : https://tveye.tistory.com/4612 다 올라와 있지는 않다만. 그 작품은 16년 여름에 마린스키에서 본 후 2년 전 블라디보스톡에서 슈클랴로프님이 첫 스페셜 무대를 가졌을때도 봤는데 정말 너무 근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과 연륜이 쌓여 더욱 멋져졌었다. 다시 보고 싶구나. 하여튼 그 무대 볼때 '아, parting도 지금 추면 예전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멋질 거 같은데 다시 춰주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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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시차 때문에 새벽에 제대로 깨어났고 한참 뒤척였다. 잠이 너무 안 왔다. 호르몬 주기와도 겹쳐서 그런 거였다. 진통제를 주워먹고 8시쯤 다시 잤고 10시 반쯤 깨어나 계속 누워 있었다. 아침에 새로 잠들었을 때 아주 생생하고 복잡하고 또 감정적으로 격렬한 꿈을 꾸었다. 심지어 동료가 안 좋은 일을 당하는 꿈에 자신의 흐느낌 소리를 들으며 깨어났다. 꿈에 나온 회사 동료가 걱정되어 톡까지 보냈다. 꿈자리 안 좋으니 조심하라고.... 울 엄마는 내가 이런 말 하면 할머니 같이 군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이따금 꿈이 맞을 때가 있단 말이야 ㅠㅠ



바깥 날씨는 아주 꾸무룩했다. 어제까진 예보에서 분명 오늘 기온은 낮아도 구름은 약하고 해가 난다 해서 수도원에 갈까 했었지만 그날이 시작되어 몸 상태도 나쁘고 또 원체 흐려서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았기에(저녁에 비온다고 예보는 되어 있었다) 다 포기했다. 1시 넘어서 기어나갔다.





(이 꾸무룩한 날씨 ㅠㅠ)

(맨 위 오페라 글라스 사진이랑 왜이리 느낌이 다르냐면... 그 사진은 dslr로 찍은 것이기 때문...

극장 갈때만 카메라 들고 갔다. 어제랑 오늘 몸이 힘들어서 그냥 폰으로만 찍었더니 찍은 사진도 별로 없고 화질도 그냥저냥...)




...




호텔에서 10분 거리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본치 카페에 가보았다. 여기는 페테르부르크 알파벳이라는 일러스트 북을 그린 소피야 콜로프스카야가 멋지게 그려놓고 추천했던 곳이다. 예전에 간판은 자주 봤는데 들어가보진 않았었다. 내가 러시아에서 기대하는 카페와는 다르게 너무 현대적이라서 ㅋㅋ 점원은 너무 시크해서 친절한 느낌이 없었지만 카페 자체는 좋았고 특히 창가에 앉아 글쓰기가 편한 곳이라 왜 콜로프스카야가 여기를 좋아하는지 알것 같았다. 앉아서 아침에 꾼 꿈 이야기를 약 5장 정도 자세히 적었다. 나중에 단편 같은 걸로 쓸 수 있을만큼 상징과 글감이 넘쳐나는 꿈이었다.



본치 카페에서 스메타나 곁들인 아주 얇은 블린 석장과 생강차를 먹었다. 탄수화물을 좀 먹었더니 정신이 좀 들었다. 생각해보니 어제 저녁도 서양배로 때웠다... 카페에서 나와 건너편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일본라멘집인 야루멘에 갔는데 가라아게 카레 시켰다가 너무 맛없어서 피보고(차라리 오뚜기 3분 카레가 낫겠어!!!) 계산서 갖다달라 했는데도 너무 한나절이라 결국 나가면서 카운터에서 직접 계산하고 팁은 안 줬다.



방에 돌아와 좀 쉬면서 디카페인 차 우려서 도착했던 날 호텔에서 준 초콜릿 상자를 열어 두 알 곁들여 먹었다. 그리고는 화장을 좀 고치고 6시 즈음 호텔을 나섰다.




...






(다시 와서 반가운 마린스키 신관의 깃털 막과 스와롭스키 크리스탈 장식들)




오늘은 마린스키 신관에서 블라지미르 바르나바가 여름 백야축제 개막작으로 안무했던 3막 발레인 '야로슬라브나, 일식'을 끊어두었다. 바르나바는 슈클랴로프랑 스메칼로프의 절친인 젊은 안무가인데 모던 발레를 안무한다. 예전에 이 사람 단품을 몇개 봤고 최근 호평을 들었던 '글리나'(clay)도 무대에서 봤는데 별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볼까말까 하다가 이번 여행 기간엔 발레 레퍼토리 체가 딱히 풍성하지 않아서 그냥 보기로 했다. (흑, 도착 전날 슈클랴로프님이 노비코바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췄지 엉엉... 진작 말해줬으면 휴가를 앞당겼을 거 아니니 엉엉)



하여튼 이 공연은 혼자 볼 생각이었는데 내가 오늘이랑 내일 다 발레 본다니까 료샤가 자기도 따라왔다. 나는 분명히 경고했다. 이 안무가는 현대발레 안무가이다. 그나마도 네가 (나 덕분에 알게 된) 백조의 호수나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같은 발레와는 다를 것이다. 재미없고 뭔 말인지 모를 수도 있다... 등등... 그러나 료샤는 '이고리 원정기 얘기잖아! 그거 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배운단 말이야! 너보단 내가 더 잘 알아!' 하면서 잘난척하며 따라온 것이다. 아아... 나는 분명 경고했어!



료샤는 1막 내내 졸았고 2막에선 좀 좋아했고(왜냐면 중간에 약간 야할듯 말듯한 장면이 나와서) 3막에선 또 졸았다 ㅠㅠ 나도 1막은 좀 지루했고 2막이 제일 재미있었고 3막은 그냥 그랬다. 주인공인 이고리 대공과 그의 아내 야로슬라브나가 나오는 장면들이 별로 매력적이지 못해서.... 역설적으로 2막은 얘들보다는 적군들의 샤먼 의식과 괴기스러운 마법의 초원이 나와서 더 볼만했음.



이 발레는 70년대 소련에서 안무된 작품을 바탕으로 바르나바가 재안무한 것이다. 내용은 러시아 역사에서 유명한 이고리 대공의 원정기와 그의 아내 야로슬라브나의 비가를 재구성한 것인데 영웅 서사시라기보다는 인간(특히 한 남성) 내부의 야망과 정복욕, 그리고 헛된 파괴와 비극을 다루고 있다. 보면 딱 러시아 현대 발레 느낌이 난다. 보리스 티셴코의 음악도 딱 소련 작곡가 스타일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별로 내 취향이 아니었음. 보고 있자니 음악과 무대 미술에 안무가 먹히는 느낌이었다.



바르나바는 물론 열심히 했고 내가 좋아하는 스메칼로프가 주역인 이고리 대공을 춰서 근사해보이긴 했지만 작품 자체는 탁월하지 않았다.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줄곧 어우러졌고 장엄하고 웅장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자아냈지만 가장 중요한 춤과 주인공들의 드라마가 약해서 아쉬웠다. 바르나바는 주인공 내면의 투쟁과 거대한 비극을 다루고 싶었다고 인터뷰했지만 내게 그건 피상적으로 남아서 아쉬웠다. 팔다리 길쭉길쭉하고 키크고 체격 좋은 스메칼로프는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춤도 그렇고 이고리 대공 역에 딱 맞았고 잘 추기도 했지만 슬프게도 그게 다였다. 아무리 무용수가 뛰어나도 작품 자체가 그 정도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나마도 스메칼로프가 나올때는 군대들도 나오고 전투도 나와서 좀 나았는데 야로슬라브나가 나타나 느릿느릿하게 온몸을 꼬고 비틀며 독백하고 고통에 몸부림칠때면 '언제 들어가니 ㅠㅠ'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니 작품 타이틀로 등장한 배역이 이래버리면 이미 낭패... (물론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 취향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사랑의 전설에서 메흐메네 바누가 몸을 꼬며 고뇌하는 장면도 안 좋아했음 ㅋㅋ 그러나 이 작품에 비하면 그리고로비치의 메흐메네 바누는 엄청나게 탁월하다!)







(그래도 커튼콜 사진 두 장. 이번엔 맨앞줄이 아니고 3층 앞줄을 끊어서 오케스트라 핏 앞까지 뛰어나가지 않았음.

사진도 대충... 스메칼로프는 붉은 칠 검댕 칠을 해서 얼굴도 제대로 안 나옴 ㅠㅠ)



...



하여튼 나는 안 졸았고 그래도 열심히 보았다. 료샤는 실컷 졸고 나서는 나에게 '너 뭔말인지나 알아들었냐? 노어로 계속 노래부르던데 그거 다 이고리 원정기 얘기인데!' 하고 오히려 나에게 쿠사리를 준다.



'내용이야 대충 다 알아들었다, 나도 대학 시절 이고리 원정기 노어로 읽었다'고 하자 그는 '헉 그거 옛날 노어로 되어 있는데 어케 읽었어?' 하고 깜딱 놀랐다. 전체는 번역본으로 읽었고 노어로는 발췌 텍스트만 읽고 시험봤는데 머리 쥐나는 줄 알았고 수업시간엔 졸았고 그때도 야로슬라브나의 비가 읽으며 '으악 머리야' 했다고 말해주자 료샤는 킥킥 웃었다. 졸았다고 쿠사리들을까봐 먼저 공격하는 이놈...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료샤가 쫓아온 것에 감사했다(차를 가져왔으니까 ㅋㅋ) 차 안에서 료샤는 '오늘 나온 놈도 좋아하지 않았어? 얼굴 보니 전에 너랑 딴거 볼때 나왔던 놈 같아. 그때도 네가 사진 찍지 않았어?' 하고 물었다.



나 : 응, 유리 스메칼로프도 좋아해. 되게 옛날에 에이프만 발레단 무용수로 있으면서 내한공연했을 때부터 좋아했어. 


료샤 : 흥, 그래도 그 슈클랴로프 놈보다는 안 좋아하지.


나 : 그건 그렇지만... 왜!


료샤 : 그러니까 1야루스(3층)를 끊었지. 슈클랴로프 녀석이 나왔음 이렇게 지루한 발레라도 분명 맨앞줄 가운데 끊어서 가산 탕진했겠지!


나 : 우와 예리하다!!!!



내가 그날 때문에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진통제를 털어넣고 있자니 료샤가 혀를 찼다. 도대체 몸이 괜찮을 때는 언제냐고 묻는다 -_- 야! 우리 나라는 10월 초에 5도까지 내려가진 않는단 말이다 ㅠㅠ 그리고 사내놈이 뭘 알아! 네가 일생에 한번이라도 여자처럼 피를 흘려보았느냐!!!! 흑흑...



하여튼 그래서 료샤는 나를 데려다주고는 자라고 하고 가버렸다. 맥심 한 잔쯤은 타줄 용의가 있었는데 나보고 얼굴이 너무 창백하다고 하며 자라고 한다. 그럼 피가 줄줄 나오는데 얼굴에 홍조가 돌겠냐 ㅠㅠ 나는 사실 저녁을 안 먹어서 배고파서 이놈이 괜찮다고 하면 뭐라도 테이크아웃해서 들어오려 했는데... 이놈이 나보고 아파보인다고 매우 걱정을 하며 '어서 자야 한다'고 난리를 쳐서 착한 친구답게 말을 들었다.



그리고는 방에 와서 배고파서 과일접시에 남아 있던 파란 사과를 반쪽 먹었다. 무지 시고 맛없어 흐흑.. 그래서 미니 초콜릿도 한개 먹었다.



으앙.... 나 아직 청동기사상도, 푸쉬킨 동상도 안 보러 갔다. 뻬쩨르 와서 이런 건 처음이다... 흑, 제발 내일은 날씨가 좋았으면... 그리고 아픈 것도 가셨으면 ㅠㅠ

(그런데 찻잔은 샀다... 이게 뭐냐 ㅋㅋ)



..



모두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보름달도 보실 수 있길!

(여기 날씨를 보니 올해도 난 보름달 보긴 틀렸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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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 분명히 맨앞줄 앉아서 찍었는데 ㅠㅠ 이번 사진 다 망했다 흐흑.... 조명이 오케스트라 핏 바로 아래에서 올라오면서 다 번져버렸음. 그래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너무 아깝다. 이번 곱사등이 망아지랑 이브닝 특별무대의 슈클랴로프님은 정말 미의 결정체였거늘...




하여튼.. 흔들렸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건진 사진 몇 장 올려봄.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절친인 유리 스메칼로프랑 같이 :)






아름다운 여왕님 역은 레나타 샤키로바. 나는 이미 알리나 소모바의 여왕을 보아 버렸기에 솔직히 좀 비교가 많이 되긴 했다. 샤키로바는 아직 연륜이 부족하고 상체가 좀 구부정하고 뻣뻣한 편이라 생기발랄하긴 한데 아무리 봐도 여왕님이라기보단 그냥 말괄량이 아가씨 같은 느낌이었음.






꽃 받으신 발로쟈... 그러나 저 꽃다발도 역시 파트너인 샤키로바에게 넙죽 다 바쳤음 :)







이건 화요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브닝 공연. 세번째 레퍼토리였던 '날 버리지 마' 커튼 콜. 스메칼로프 안무의 소품인데 이 작품 꽤 좋다. 개인적으론 작년에 무대로 봤을 때보다 이번 무대가 더 좋았다. 훨씬 우아하고 원숙하고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작품 출때 이 사람의 육체의 유연함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정말 극에 달한다.






이건 이날의 하이라이트 공연인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끝나고. 파트너는 나탈리야 오시포바. 오시포바의 마르그리트는후반부가 더 좋았다. 그리고 임팩트 있긴 했지만 나에겐 작년에 본 테료쉬키나 버전 마르그리트가 더 처연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나에게 오시포바는 너무 힘차고 과잉의 무용수로 느껴지나보다. 볼때마다 그런 느낌이 드니.... 어쩐지 허리가 끊어져라 기침을 하며 나뒹굴어도 맘만 먹으면 슈클랴로프든 누구든 한주먹으로 해치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돈다발 뿌리는 슈클랴로프의 박력은 장난 아니었음) 아니면 오시포바가 모스크바 스타일 무용수라 그럴지도 모르겠음. 아무래도 나는 모스크바보단 페테르부르크 스타일 무용수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하얀 타이츠와 검은 프록코트 의상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미의 결정체 중 결정체!!!






사인회할 때. 잘 보면 슈클랴로프가 펜을 쥔 손 아래에 황금신상 사진이 있다. 저 사진 보여주자 슈클랴로프가 '우와 이거 어디서 났어요?' 하고 물었었다.



저 록시땅 쇼핑백은 내 앞에 있던 일본 여성 팬이 주고 간 선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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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이 좀 더 있긴 한데 다들 화질이 별로임. 흐흑... 주말에 좀더 뒤져보고 건질만한 거 있음 더 올려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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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마린스키 신관에서 유리 스메칼로프가 재안무한 소비에트 시절 드라마틱 발레인 청동기사상 보고 옴.

 

푸쉬킨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1막은 표트르 대제의 페테르부르크 건설과 그의 무도회, 2막은 소박한 연인 예브게니와 파라샤의 사랑, 3막은 홍수로 인해 파라샤를 잃은 예브게니가 슬픔으로 광란하여 최후를 맞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시간이 늦었으니 자세한 감상은 나중에 따로 쓰기로 하고.. 오늘은 자기 전에 간략한 메모만 먼저 남긴다.

 

 

슈클랴로프는 정말 몸에 맞는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닌다. 사실 2막에서 얘가 좀 삐끗했다. 서정적 아다지오는 참 잘 소화했는데 솔로 바리아시옹을 할때 두세번 헛디디거나 균형을 잃었다. 좀처럼 안 그러는 앤데 안타까웠고 쟤가 몸이 덜 풀렸나 싶었다. 그러나... 3막에서 그는 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인지! 왜 스메칼로프가 바로 그를 예브게니 역 타이틀 롤로 점찍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2막에서는 테료쉬키나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빛을 발했다면 3막은 온전히 슈클랴로프의 몫이었다. 이것은... 아아, 남자 지젤... 사랑과 광란의 모습을 너무나 가슴 절절하게 표현했다. 격렬한 움직임이 계속되어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을텐데 광기어린 춤과 더욱 광기어리고 슬픈 표정 탓에 가슴이 정말 찢어졌다...

 

게다가 이 사람은 정말 프록코트가 잘 어울리는구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때 이미 알아봤지만... 청초하고 로맨틱한 예브게니라니.. 푸쉬킨 원작 서사시의 예브게니는 그냥 불쌍하고 작은 인간이었는데 대체 이 사람의 예브게니는 이렇게 청순할 수가 있는가... 어흑...

 

발레 자체는, 음, 내 개인적 취향으론 1막은 맞지 않았지만 러시아 사람들, 특히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 소비에트 시절 내용에 제일 가깝게 리메이크한 것도 이 1막일 것이다. 나는 2~3막이 좋았고 특히 3막의 예브게니 광란 씬이 좋았는데 딱 하나 아쉬웠던 건 에필로그에서 다시 한번 예브게니와 파라샤가 등장하는 것. 이게 좀 사족인데... 사실 스메칼로프 안무 작품들 대부분이 꼭 맨끝에 그런 덧칠을 한번씩 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ㅠㅠ 하여튼 3막은 에이프만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스펙터클이었다. 스메칼로프에게 이정도 대작을 맡기다니, 마린스키에서 꽤 신망을 쌓은 것 같다.

 

오늘 보니 방송국 카메라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그래서 늦게 시작함),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직접 지휘도 하는 등 아마 나중에 영화 상영이나 방송으로 나올 모양이다. 대왕기대... 이거 진짜 dvd 사고픈데.. 2막에서 슈클랴로프가 삐끗한 건 프리미어 때 찍어놓은 걸로 대체 안될려나 ㅠㅠ

 

하여튼 자세한 감상은 내일이나 모레..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가 미쳐서 하하하 웃던 게 아직 기억에 남는다. 전에 초연 기사에서 누군가가 연기는 좋았지만 발성은 좀 더 연습해야 할거라 했는데 이 사람은 무용수지 연극배우가 아니지 않나. 그리고 그 기사 때문에 기대 안했는데 난 좋았다. 생각보다 훨씬 가슴을 울리는 웃음소리였다.

 

앞에서 사진 찍었지만.. 망했다. 원래 마린스키 신관은 조명 때문에 의외로 사진이 잘 안나오는데... 게다가 이 발레는 다들 흰옷을 입고 나오고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도 순백 의상을 입어서 빛이 다 번지는 바람에 건진 사진 거의 없다 어흑흑... 디뷔디 내주세요..

 

그나마 건진 거 두장... 나머지는 좀 더 뒤져봐서 내일...

 

 

 

 

아흑.. 역시 이 사람들은 춤도 잘 추고 호흡도 잘 맞고 너무 아름다운 페어인데... 강한 언니 스타일의 테료쉬키나도 이 작품에선 어찌나 하늘하늘하고 안타까운지 ㅠㅠ 그리고 저 청순한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는 로미오 더하기 지젤이야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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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4월 10일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폐막 갈라에서 선보인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독무 무대.

제목은 "Не покидай меня" (Ne Me Quitte Pas)

번역하면 '날 버리지 마..'

유리 스메칼로프 안무. 여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슈클랴로프가 춤을 춘다.

발췌된 클립은 공연 일부.

제목부터 시작해 심금을 울리는구나.. 우릴 버리지 말라고요, 마린스키를 떠나지 말라고요 ㅠㅠ

최소한 마린스키에 게스트 프린시펄로라도 계속 남아 주면 좋겠다. 파테예프가 떠날지도 모른다는데 이것과도 연관이 있나 싶기도 하고 ㅠㅠ 하지만 스코릭이야 그렇다칠수 있어도 이 사람이야 자기 재능만으로도 충분히 지금 톱이라서... 아무래도 아내 쉬린키나 때문인 것 같아 흐흑...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Ne Me Quitte Pas, фестиваль Мариинский 10.04.16

 

 

공연 사진 몇장.

 

 

사진 : Jack Devant

 

 

 

사진 : Jack Devant

 

 

 

사진 : Jack Devant

 

 

 

 

사진 : Jack Devant

 

 

 

사진 : Jack Devant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마친 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파티에서.

유리 스메칼로프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 Svetlana Avvak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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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빠끼다이 나스, 발로쟈...

떠나지 말아요, 가지 말아요 엉엉...

 

..

 

4월 17일에 이 사람 화보집이 나온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보니 특정 서점에서만 파는 것 같다. 소량 인쇄를 했나... 인터넷에서도 좀 팔아주면 안되나.. 여름에 가면 돔 끄니기에서 득템할 수 있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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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3. 31. 20:56

청동기사상(스메칼로프 안무) 오늘 개막.. dance2016. 3. 31. 20:56





오늘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이 개막한다. 개막작은 유리 스메칼로프가 리메이크한 메드느이 브사드닉, 즉 청동기사상이다. 내가 푸쉬킨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개막일 주역은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 표트르 대제는 코르순체프이다.


아아, 너무나 보고 싶다.. 영상이라도 올라오면 좋을텐데... 연인을 홍수에 잃고 광기에 사로잡혀 황제의 동상을 향해 달려들고 오열하다 죽어가는 예브게니 역의 슈클랴로프는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처절할 것이며 풍채 좋은 코르순체프는 또 얼마나 멋질 것인가.


스메칼로프의 사전 인터뷰와 군무 연습 영상은 봤는데 막상 궁금한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 모습은 안 보였다 ㅠㅠ



스메칼로프는 인터뷰에서 소련 시절 제작된 원작 발레와는 달리 이번 리메이크는 주인공 예브게니와 파라샤의 비극적 사랑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니 더 보고 싶은데...



아쉬우니 포스터와 무대 디자인 사진, 슈클랴로프 모습이나 몇 장..






Natasha Razina의 사진.






Maria Shirinkina(마리야 쉬린키나)가 자기 instagram에 올린 슈클랴로프의 사진. 리허설 중 배역에 몰입해 있는 자기 남편 사진이란다. 역시 이 사람은 평소엔 면도를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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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의 청동기사강이나 청동기마상을 클릭하면 내가 찍은 이곳의 사진들과 페테르부르크 홍수신화, 이 발레의 원작인 푸쉬킨의 서사시 등등의 이전 포스팅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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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오사카 공연 때 포스터인 듯.

 

 

부상으로 못 나온 슈클랴로프가 아쉬워서.. 사진이라도 몇 장.. 디아나 비슈뇨바와 함께.

사진은 gene schiavone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비슈뇨바. 아래 사진들도 비슈뇨바와 함께.

 

 

 

사진은 irina tuminene

 

 

사진은 irina tumin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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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11월 30일에 도쿄문화회관에서 본 마린스키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막간마다 쓴 메모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심란한 상태에서 본 공연이라 제대로 된 리뷰라기보다는 그냥 토막토막 느낌들의 나열이다.

 

이 날 출연진은

줄리엣 : 마리야 쉬린키나

로미오 : 필립 스쵸핀

머큐시오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티볼트 : 유리 스메칼로프

파리스 : 콘스탄틴 즈베레프.

 

사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를 보기 위해 갔던 도쿄였지만.. 인생이 슬프게도 슈클랴로프는 토요일 사랑의 전설 무대에서 부상을 당해 이 공연에 못 나왔다. 마린스키 스케줄을 보니 12월 5일 돈키호테에서도 빠졌다.. 흐흑, 제발 빨리 나으렴.

그래서 슈클랴로프 대신 필립 스쵸핀이 대타로 투입되었다...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거 빼곤 좋은 공연이었다. 스쵸핀도 춤이 나쁘지는 않았고...

 아래부터는 공연장에서 막간마다 쓴 메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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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팬 아츠 쪽도 꽤나 불친절하다. 슈클랴로프가 부상으로 못나오고 스쵸핀이 나온다는 얘기는 표 보여주고 입장하는 혼잡한 입구에 딱 하나 그나마도 손으로 휘갈긴 종이 한장 붙어 있는게 전부였다.. 흐흑, 마지막 먼지같던 희망도 사라짐. 일어 까막눈인데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가타가나 표기는 그림 생긴거마저 외우게 돼버렸음 엉엉...



막간마다 메모 쓰는 중.




슈클랴로프 안 나오는게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발레이다. 1막은 좀 길고 장면 전환이 많아 번잡하지만 그래도 허세넘치는 기사들의 춤과 붉은 커튼 내려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 둘의 테라스 듀엣이 있다.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보통 로미오에게 많이 집중해 보는편이지만 슈클랴로프가 안 나온 관계로 스쵸핀보단 쉬린키나의 줄리엣에 집중해 보게 되었다. 스쵸핀은 점프나 테크닉은 괜찮은데 확실히 슈클랴로프의 드라마틱함, 사랑에 빠져 활활 타오르는 연인의 느낌이 덜하고 몸짓이나 표정의 디테일이 약하다. 하긴 최고의 로미오와 비교해 뭐하리 ㅠ




쉬린키나는 청순한 외모 탓인지 생각보다 줄리엣에 어울렸다. 3막의 비극을 어떻게 소화할지는 모르겠지만 1막의 사랑에 빠진 줄리엣엔 잘 어울렸다. 아아, 나는 부부의 춤을 보고팠단 말이다..



그래도 티볼트를 스메칼로프가 춰서 매우 멋있다. 이제 2막 시작하려는 중.

 



2막.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항상 내게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 춤이 좀 불만이라.. 그래도 주역들의 춤이 좋고 감정선이 살아 있어 좋다.




2막은 보다가 두번이나 눈물이 났다. 원래 좋아하던 결혼식 씬도 오랜만에 무대로 보니 가슴 아프고 감동적이었고.. 아아, 티볼트 ㅠㅠ



고백하자면 난 이 발레에서 언제나 티볼트를 좋아했다(역시 악역을 좋아해ㅠ). 마린스키 외에도 다양한 버전 로미오..에서도 거의 항상 티볼트는 내 관심의 대상이었다.



우아하고 날렵한 세르게예프의 살짝 퀴어 캠프 느낌 도는 머큐시오에 대비되어 곰처럼 달려드는 활화산 같은 티볼트!! 워낙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티볼트가 독보적이지만 스메칼로프의 티볼트는 게다가 섹시하기 그지없고..



머큐시오 죽은 후 머뭇거리며 로미오에게 다가가는 티볼트답지 않은 섬세한 디테일마저 잠깐 보여준 스메칼로프의 티볼트가 쿵 하고 쓰러지는데 내 가슴이 미어지고... 캐풀렛 부인이 머리 풀고 울부짖으며 복수 다짐하는 장면에서 나도 울고 ㅠㅠ(나 로미오 팬 맞니ㅠ)




역시 칼싸움과 분노와 피비린내, 죽음과 사랑이 난무하는데 가슴이 들끓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ㅠㅠ 슈클랴로프의 로미오였다면 정말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2막이 1막보다 더 좋아서 이제 3막 기다리는 중이다. 요즘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프로코피예프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나온다 ㅠㅠ 티볼트 엉엉.. 3막 보기가 두렵다 ㅠㅠ 생각만 해도 슬프다..




2막 끝나고 커튼 앞으로 스메칼로프와 세르게예프가 나란히 나와 인사해서 귀여웠다 :)

 




3막.



3막은 보는 내내 가슴이 북받쳤고 눈물이 났다. 침실과 이별 장면, 로미오의 절망과 두 연인의 죽음 모두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슬펐다.



무엇보다 이번에 볼때는 내 심적인 문제 때문인지 줄리엣의 고뇌와 부모님과의 충돌, 약을 먹고 가사 상태에 빠지는 장면에 너무 이입해서 눈물이 많이 났다. 그러니까... 어제 내겐 이런 느낌이었다. 로미오는 이상과 꿈, 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파리스는 현실. 그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줄리엣은 괴로워하고 결국 이상을 따라가려하지만 패배하고 죽는..




물론 내가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전엔 이런 느낌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줄리엣이 신부에게 가서 약을 받을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지금 성당으로 가고 있어... 아직 약을 받아 마실지말지 결정을 못하고 있을 뿐이야.



어쨌든 내 개인적 마음은 그랬고..





전반적으로 좋은 공연이었다. 도쿄문화회관 무대가 작아서 발레의 규모가 그대로 구현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기사들의 춤도 무용수가 적었다) 그래도 좋았다. 프로코피예프 음악과 셰익스피어, 마린스키. 무엇이 아쉬우랴. (딱 하나.. 최고의 로미오 슈클랴로프 ㅠㅠ)



쉬린키나를 재평가하게 되었다. 쇼피니아나, 오로라나 지젤 등은 아쉬웠지만 사랑의 전설의 쉬린, 줄리엣처럼 청순하고 공기 같은 역할은 몸에 맞는 옷 같았다.



팔동작은 여전히 좀 아쉬웠고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 하느작대기만 하고 절제와 우아함, 간결함과 강약 조절이 부족하지만(테료쉬키나나 로파트키나가 고전을 출때 그 움직임은 이 강약이 살아 있다) 줄리엣처럼 드라마틱하고 사랑스럽고 청순한 소녀 역은 잘 소화했다. 게다가 '줄리엣답게' 예뻤다. 그녀가 슈클랴로프와 추는 사랑의 듀엣을 봤어야 하는데.. 사랑의 전설에서도 둘의 춤은 좋았다.




스쵸핀은 점프나 테크닉 등은 좋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호감가는 로미오였다. 목과 어깨, 팔을 쓰는 동작이 좀더 우아했으면 좋았을테지만 자꾸 슈클랴로프와 비교하지 말자ㅠㅠ




슈클랴로프에게는 타고난 기품이나 우아함이 있는데 그게 일반적 왕자역에도 물론 필수지만 로미오나 페르하드 같은 역에는 마지막 붓질을 해주는 느낌이라.. 흑, 기승전 아쉬운 슈클랴로프의 부상...




다 보고 나니 그래도 잘 와서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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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휴일도 다 가고.. 힘을 내기 위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화보 몇 장 올려본다.

먼저 젊은이와 죽음. 상대역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역시 젊은이와 죽음.

사진사는 Irina Tuminene

 

 

 

이건 얼마전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했던 Infinita Frida.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리다 칼로에 대한 발레이다. 초연은 멕시코에서 했고 최근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공연. 역시 사진사는 Irina Tuminene.

 

슈클랴로프는 트로츠키 역을 맡았다. 초연에서는 블라지미르 말라호프가 트로츠키를 췄고 페테르부르크 공연에서는 슈클랴로프가 췄다고 한다. 스메칼로프의 말에 따르면 드라마틱한 연기력을 요하는 배역이라 말라호프의 빈 자리를 슈클랴로프로 캐스팅했다고 함.

 

 

 

백조의 호수.

상대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로미오와 줄리엣. 상대역은 디아나 비슈뇨바.

 

뒷모습만 나왔지만 좋아하는 캡처 화보이고 실지로 이 2인무에서 이 장면도 좋아한다. 슈클랴로프는 바닥 없는 사랑에 빠진 연인 역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 간절함과 애끓는 사랑이 그대로 배어나는 포옹이다.

 

 

 

그리고 이 세 장은 내가 라 바야데르 필름에서 캡처한 것 :) 니키야가 죽고 나서 회한에 몸부림치며 아편 피우다 환각에 빠져들고 있는 솔로르 :) 이 장면 음악도 좋고 몸부림치는 솔로르-슈클랴로프를 보는 것도 좋다. 이 사람이 추는 라 바야데르 무대는 이번 7월까지 치면 세번 봤는데 솔로르 역에 참 잘 어울린다.

 

그건 그렇고.. 원래 솔로르가 이렇게 아편을 피우는 것은 망령의 왕국 씬을 위한 준비과정에 지나지 않는데... 이때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슈클랴로프 솔로르는 너무나 근사한 나머지... 무대를 보면서도 '그냥 계속 아편만 피우고 있지... 망령 안 나와도 되는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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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기도 하고... 메르스 때문에 공연히 불안한 나날이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오랜만에 좋아하는 무용수 사진.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먼저 루지마토프. 그의 최고 배역 중 하나인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

사진 속 상대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사진사는 캡션에 나와있듯 Natasha Razina

 

 

루지마토프의 황금노예 사진 하나 더. 상대는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그냥 가면 아쉬우니.. 화질은 안 좋지만 하나 더... 의상을 보니 탱고 안무로 춤출 때인가 싶은데..

 

 

 

그리고 역시 빠질 수 없는 (꽃돌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몇 장.

이건 최근 그의 instagram에서... 

라트만스키 안무 신데렐라에서 왕자를 추는 중. 이 왕자 역에 정말 잘 어울린단 말이지..

신데렐라와 그의 왕자 역할에 대해서는 전에 몇번 짧게 얘기한 적이 있다. 태그의 '발레 신데렐라'나 '라트만스키 신데렐라'를 클릭하면 나옴.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건 유리 스메칼로프가 작년에 안무했던 카메라 옵스쿠라의 한 장면. 나보코프의 원작을 각색했다.

영상으로 봤는데 아주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마그다 역의 발레리나는 슈클랴로프의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가운데가 슈클랴로프, 오른쪽의 늘씬한 남자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유리 스메칼로프.

이 발레는 중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슈클랴로프가 그 미모와 육체적 아름다움을 모두 가리고 콧수염과 초라한 외모, 통 넓고 우중충한 의상을 입고 나온다.. (ㅠㅠ 그래서 팬의 마음으로는 이 사람이 반라에 황금빛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나왔던 올해의 오르페우스가 더 맘에 들었지...) 하지만 이 카메라 옵스쿠라에서 그의 드라마틱한 연기는 아주 좋았다.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해 작년에 쓴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40

 

 

 

이제부터는 alex gouliaev의 사진 세장.

지젤.

지젤 역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역시 지젤의 알브레히트. 상대역도 역시 쉬린키나.

이건 영상만 봤는데 쉬린키나야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들이 있어서... 슈클랴로프는 언제나 자기 아내와 사랑의 듀엣을 추고 싶어하지만 나로서는 이 사람이 다른 탁월한 발레리나들과 파트너로 출 때가 더 좋다. 하지만 둘이 아무래도 서로 진짜 사랑하는 부부라서 그런지 듀엣의 감정선은 좋았다.

 

 

 

마지막으로 백조의 호수. 상대는 알리나 소모바.

둘이 동갑내기 바가노바 동창이다 :) 최근 마린스키 잠자는 미녀 3D를 찍기도 했다. DVD 빨리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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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에 시달리는 중.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 사진 보며 위안..

이건 2월 20일.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 구관) 카페. 보통 마린스키에 가면 2야루스 레프트 윙에 있는 카페에 가는데, 이때는 거기 사람이 꽉 차서 평소에 안 가던 쪽으로 갔다. 복도에 있는 좁은 테이블 쪽인데 여기는 의자가 없어서 서서 차 마셔야 함.

그런데 이 테이블이 놓인 복도 난간 너머로는 2층 벨에타쥐 쪽의 메인 홀이 보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괜찮았다.

 

이날은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봄의 예감'과 포킨의 '페트루슈카'를 보러 갔다.

 

물론 후자를 보러 간 거였는데, 페트루슈카는 시각적으로도 화려한 성찬이고 음악도 무척 좋다. 발레 자체는, 아마도 더 어릴 때 봤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겐 옛날부터 중요한 발레 중 하나였는데(글쓰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의미로) 확실히 영상과 무대는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무대를 보니 페트루슈카라는 주인공에 대해 내가 갖고 있었던 오랜 느낌과 내가 부여했던 상징은 의외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페트루슈카는 언제나 그런 작품이었고 내가 거기에 니진스키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봄의 예감은.. 음... 난 안무가로서의 유리 스메칼로프를 괜찮게 생각하지만 이 작품은 너무 작위적이었고 지루했다. 안무 자체도 그렇고.. 이 무대 보고 나서 느낀 건.. 콘스탄틴 즈베레프가 불쌍하다는 거였다. 왜냐하면 즈베레프는 여기서 태양신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엄청 기다랗고 무거운 금빛 천을 내내 끌고 다니고 막 휘두르며 빙빙 돌아야 하고.. 하여튼 중노동을 ㅠㅠ

 

흑흑 불쌍한 코스챠... 키 크고 풍채 좋다는 이유로 태양신이 되어 고생하고.. 최근 스메칼로프가 안무하고 슈클랴로프가 주역을 춘 저승세계의 오르페우스에서도 흉칙한 의상과 분장을 한 저승 뱃사공 카론으로 등장하고.. (즈베레프가 그 역이라는 자막을 봐서 망정이지 얼굴도 못 알아볼 지경 ㅠㅠ)

 

이 두 작품 리뷰도 아직 못 썼네. 생각해보니 2월에 가서 6개나 공연을 봤는데 제대로 리뷰 쓴 건 하나도 없고.. 그나마도 미하일로프스키에서 라 바야데르 보고 와서 빅토르 레베제프의 나무토막 연기에 분노해 쓴 게 제일 긴 거네 ㅠ (그 분노의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04)

 

 

 

이땐 아직 오페라 글라스 사기 전이라... (마지막 날 샀다 ㅠㅠ)

코트 보관소에서 빌린 오래된 오페라 글라스. 이거 빌릴 때마다 옛날에 가난한 학생 시절 마린스키 오면 이거 빌려서 윗층으로 올라가 공연 보던 생각이 난다. 메이드 인 USSR!!

 

 

테이블 너머로 아래의 메인 홀이 슬쩍 보인다.

이날은 차를 많이 마시고 가서 차 대신 사과주스랑 티라미수..

 

 

천정의 샹들리에 보너스로 한 컷.

 

아, 다시 가고 싶구나!

 

* 이 날 공연 보고 와서 남긴 짧은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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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젊은 안무가들의 신작 발표 공연이 있었다. 매년 이어지는 것인데 올해도 마지막 메인은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었다. 작년에는 나보코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안무한 카메라 옵스쿠라였고 올해는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 모두가 잘 아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각색한 작품이었다. 스메칼로프의 인터뷰와 슈클랴로프의 리허설 클립을 보고 굉장히 궁금했는데 마린스키 tv 사이트에 올라와 있어 방금 봤다.

 

나는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작품들을 다 보지는 못했어도 여러 편을 영상으로 봤고 지난 2월에 갔을 때도 마린스키 구관에서 그의 '봄의 예감' 무대를 봤다. 스메칼로프는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기본기를 닦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안무 스타일에는 상당히 에이프만 냄새가 배어 있다. 묵직하고 때로 어둡고 드라마틱하며 때로는 과잉이다.

 

이번에 봤던 봄의 예감은 너무 젠체하다 끝나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이별'이나 카메라 옵스쿠라, 볼레로 공장 등은 좋았다. 그리고 오늘 본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는 여태껏 본 그의 안무작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다. 라흐마니노프도 평소엔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작품과는 잘 어울렸다. 일단 오르페우스 신화 자체가 드라마틱하며 심금을 울린다. 무대 미술에도 꽤 신경을 썼고 가끔 스메칼로프 안무에서 과잉으로 치닫는 경우가 있는 죽음과 어둠의 드라마도 이 작품에는 잘 녹아들어갔다. 아마도 그건 슈클랴로프의 드라마틱한 연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젊은 안무가의 신작 치고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이며 야심찬 작품이지만 그 무게중심은 오롯이 오르페우스의 춤과 그의 절망, 그의 감정선에 놓여 있다.

 

물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이므로 후자도 중요한 것 같지만 내 개인적 감상으로는 이 작품에서 에우리디케 역의 옥사나 본다레바는.. 음, 열심히 추기는 하지만 사실 뻣뻣하고 밋밋하다는 느낌이 좀 들었는데 이것이 본다레바의 문제인지 아니면 스메칼로프의 에우리디케가 오르페우스의 그림자에 가려진 그저 '여성 파트너'로서의 존재감 밖에 부여받지 못해서인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뷰 클립에서 스메칼로프는 슈클랴로프를 위해 오르페우스를 안무했다고 밝혔는데 요약하자면 '그는 훌륭한 테크닉을 소유하고 있으며 춤 또한 최상급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내부에는 아주 드라마틱한 영혼이 살아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란 얘기다. 이 얘긴 작년에 카메라 옵스쿠라를 안무했을 때도 했던 말이다. 스메칼로프와 슈클랴로프가 매우 친한 사이이기도 하지만,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가 무용수로서의 슈클랴로프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정이라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다. 나 역시 거기 동의한다.

 

오르페우스를 춤추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절망해 몸부림치는 순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로미오와 어느 정도 중첩되는가 싶지만 셰익스피어와 그리스 비극은 분명 다르다. 로미오가 죽음으로 무대에서 사라지는 순간, 스메칼로프의 오르페우스,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죽음 너머로 천천히 나아간다. 그래서 이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 스토리라기보다는 신화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가의 고통스러운 탐색과 죽어버린 뮤즈에 대한 갈망에 더 가깝다.

 

나는 언제나 오르페우스 신화의 결말에 매혹되곤 했다.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뒤를 돌아봐서 에우리디케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사모하던 님프들에 의해 죽는다. 자신들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아름다운 예술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님프들은 그를 죽인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뜯으며 노래하자 그 음악의 아름다움 때문에 누구도 그를 죽일 수 없었기에, 님프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러 음악이 들리지 않도록 한 후 그를 말 그대로 찢어 죽인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는 다시금 지하로 내려가 이제는 죽은 몸으로 아내와 재회한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가장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사랑 이야기이며 예술가와 그의 예술에 대한 가장 시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스메칼로프는 그 마지막을 저버리지 않았다. 섬뜩한 분장을 한 님프들이 달려들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를 둘러싸고 그의 옷자락을 찢고 리라를 부숴버릴 때, 그리고 오르페우스가 죽어 넘어질 때 난 오랜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마도 그 장면 때문에 내가 이 리뷰를 쓰고 있을 것이다.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사랑에 빠진 남자, 미를 창조하는 예술가, 죽음의 왕국으로 내려가 그곳을 헤매고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나올만큼 용기 있는 영웅, 그리고 결국은 뒤를 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과 욕망을 극복하지 못해 파멸하는 '인간'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그 오르페우스는 고통스럽고 또 아름다웠다. 사랑에 빠진 오르페우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오르페우스였다. 동시에 그 사랑을 거절당한 순간 파괴해버리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언제나 나를 끌어당기는 주제들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정말로 좋아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햇빛처럼 밝고 해맑은 속성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의 내부에는 어둠의 드라마를 끌고 나올 능력도 있고 스메칼로프는 그것을 포착한 것이다. (내가 슈클랴로프에게 '정말로' 반한 계기가 된 작품도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이었다)

 

월요병으로 괴로워하던 일요일 밤이었지만 그래도 영상으로나마 좋은 작품을 봐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하긴 이게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작품이긴 하지..

 

아래는 스메칼로프의 인터뷰와 슈클랴로프/본다레바의 리허설이 교차된 클립 링크. 이건 유튜브에도 올라왔다. 러시아어 이해하시는 분들은 들어보시면 재미있어요.

 

 

 

이 작품만 발라낸 클립은 아직 유튜브엔 안 올라왔고, 마린스키 티비 사이트에서 3월 21일 방송을 다시보기 하면 볼 수 있다. 이날 젊은 안무가들 공연이 많았는데 나도 아직 이 작품밖에 못봤다. 이 작품은 맨 마지막, 거의 3시간 째에 나온다. 링크는 여기 : http://mariinsky.tv/n/e

 

나중에 유튜브 올라오면 추가로 링크 올려보겠다.

 

** 영상 보자마자 생각나는 대로 썼더니 문장도 부자연스럽고 글도 좀 두서가 없네.. 그래도 잊어버리기 전에 써두자.. 정돈된 리뷰를 올리려고 했더니 이번 2월 마린스키 공연들은커녕 작년 백야 때 본 공연들 리뷰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하나 밖에 못 올렸음 ㅠㅠ

 

** 사족 : 꽃돌이 찬양.

아아... 타이트한 금빛 하의에 반라로 춤추는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정말 님프들로 하여금 끝없는 욕망을 느끼게 할만큼 근사하구나...

 

** 작년의 스메칼로프 안무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한 짧은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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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에서 단막발레인 '봄의 예감'과 '페트루슈카' 보고 돌아옴. 피곤하니 리뷰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그냥 아주 짧은 메모만.

 

맨 처음엔 왜 성격이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을 묶었나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지금이 봄을 기원하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이라... 전자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이야기를 알레고리로 풀어낸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고 너무나 유명한 후자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미하일 포킨 작품이다. 그래서 두개를 엮은 거였어.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봄의 예감은 너무 알레고리에 치중한 나머지 많이 단조로워서 아쉬웠다. 춤도 크게 볼만한 건 없었고... 어쨌든 리뷰는 나중에.

 

자리가 베누아르의 오른편 사이드라... 줌 당겨도 한계가 있었고 비스듬한 구도로밖에 안나옴.

 

스메칼로프 작품은 24일에 올리는 '카메라 옵스쿠라'를 진짜 보고픈데. 작년 4월 발레 페스티벌때 슈클랴로프를 주역으로 안무해서 올린 작품인데 영상으로 보고도 정말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콧수염 달고 안 멋있는 중년남자 캐릭터로 나오는 슈클랴로프는 이쁘게는 안나오지만 드라마틱한 연기가 일품이었는데. 꼭 무대에서 보고팠지만 그건 24일이라 불가능이다 흐흑...

 

 

페트루슈카는 포킨의 다른 발레 몇개와 마찬가지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마린스키 무대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물론 근사했다. 하지만 오늘의 페트루슈카는 옛날부터 내가 의미를 많이 부여했던 페트루슈카 인형의 고뇌와 억압구조에 대한 깊은 생각보다는 스트라빈스키 음악과 알렉산드르 베누아(서구에는 프랑스식 표기인 브누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의 화려한 무대 미술/의상, 그리고 떠들썩하고 화사한 러시아 민속풍경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느낌이었다. 뭐 그건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변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걸수도 있다. 페트루슈카는 언제나 그런 작품이었을지도 모르니까.

 

이 리뷰도 나중에. 근데 돌아가서 제대로 다 리뷰 쓰기나 할지 모르겠네. 사실 작년 백야때 와서 본 발레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만 리뷰 올리고 두번이나 본 라 바야데르와 돈키호테, 인프라에 대한 리뷰는 흐지부지 안 올렸는데 ㅠㅠ

 

 

커튼콜 사진 한장. 자리가 멀어서 화질 안 좋지만.

무어인 역의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발레리나 역의 야나 셀리나. 페트루슈카 역의 안톤 코르사코프.

 

아..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 엉엉..

내일은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의 안나 카레니나로 공연 마무리. 보고 싶었던 공연이고 로파트키나가 나오니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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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하고 힘든 하루였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좋아하는 마린스키 무용수들 화보 몇 장. 블라지미르 말라호프만 마린스키 무용수에서 제외.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백조의 호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 예브게니 이반첸코. 백조의 호수.

사진사는 natasha razina

 

 

 

유리 스메칼로프. 사진사는 alex gouliaev.

 

 

 

 

블라지미르 말라호프. 사진사는 니나 알로베르트 nina alovert

 

 

 

일리야 쿠즈네초프. 백조의 호수 로트바르트.

 

최고의 로트바르트이자 최고의 힐라리온!

 

 

 

그리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시리즈. 힘든 하루였으니까 이 사람이라도 많이 봐야지 ㅠ.ㅠ

 

로미오와 줄리엣, 무도회 첫 만남. 줄리엣은 알리나 소모바.

 

아래 두 장도 같은 시리즈.

 

알리나 소모바는 내 취향의 발레리나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 본 infra에서는 꽤 좋았다. 고전 발레가 아니어서 그런가..

 

 

 

 

 

 

이건 최근 라 바야데르에서의 솔로르. 사진사는 alex gouliaev.

 

역시 카메라와 사진사의 차이야!! 같은 무대를 봤는데 내가 찍은 화질 나쁜 사진과 백만배 차이!!!

 

이거 리뷰도 써야 하는데..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는 아주 매력적이었고 춤도 근사했다. 콩깍지 때문인지 사라파노프가 췄던 무대보다 더 좋았다. 춤 자체라기보다는(아무래도 테크니션으로는 사라파노프가 앞선다) 이 사람의 배우로서의 매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역시  alex gouliaev가 찍은 사진. Le Parc.

 

참 잘 뛰어오른다니까.. 라 바야데르 3막에서 파란 의상 입고 깃털 휘날리며 무대 전체를 가로지르고 도약할 때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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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17. 15:55

실비아 영상 클립 + 커튼 콜 사진 등 dance2014. 5. 17. 15:55

 

앞서 올린 마린스키 발레 실비아 초연(2014.4.3) 리뷰(http://tveye.tistory.com/2816) 에 이어.

 

1. 간단한 영상 클립 몇 개.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실비아 관련 인터뷰 클립

 

 

 

이건 실비아 공연 하이라이트 약간. 이건 첫날 공연이 아니라 그 다음날 알리나 소모바와 크산데르 패리쉬가 췄던 버전. 잘 보면 알리나 소모바의 실비아와 위의 테료쉬키나 실비아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슈클랴로프가 춤추는 클립은 없어서.. 슬픈 마음으로. 대신 리허설 클립 하나. 여기서 추는 게 아마 3막의 솔로 부분인 것 같다. 맨 처음 나오는 애는 크산데르 패리쉬. 슈클랴로프는 회색의 긴 슬랙스와 폴라티 차림.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로열발레단의 풀 버전을 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세요 :)

 

 

2. 공연 사진 (출처 : 마린스키 극장, 리아노보스티 신문 등)

 

 

 

이건 3막.

 

 

 

1막. 화살 쏘려고 위협하는 실비아. 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 아민타.

 

저런 애를 쏘다니 ㅠㅠ

 

 

 

 이건 3막 아다지오.

 

 

 

3막. 아민타의 솔로. 사진은 좀 웃기게 나왔지만..

 

 

 

1막. 화살 맞고 죽은 아민타를 살리러 온 의문의 망토 쓴 남자. 실은 에로스.

생명의 꽃을 갖다 대자 짠~ 하고 살아남.

 

 

 

이건 살려내기 전. 팔 들어서 죽었나 살았나 시험 중...

 

.. 근데 분명 다른 사진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슈클랴로프 나온 사진밖에 안 보인다 ㅠㅠ

 

 

3. 커튼 콜 사진들

 

내 니콘은 너무 플래쉬가 안 좋고 잘 번져서 후지X를 가져갔다. 맨첨엔 자리에 앉아서 찍고 무용수들이 커튼 앞으로 나왔을 땐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찍었는데 그래도 카메라 자체가 똑딱이라 잘 나온 건 없다만.. 어쨌든 이날 찍었던 사진들 올려본다. (스크롤 주의)

 

 

 

 

 

 

 

키 커서 잘 보였던 유리 스메칼로프 :)

다시 봐서 반가웠어요!

 

 

 

 

 

 

 

 

 

 

 

 

 

 

 

 

 

 

 

 

 

 

 

 

 

 

 

 

 

주역 무용수들 인사..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찍어서 이때부터는 좀 가까이서 :)

유리 스메칼로프.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사이좋게 :0

 

 

 

 

 

 

 

 

 

 

 

 

 

 

 

 

 

앗, 가지 마 ㅠ.ㅠ

 

.. 이렇게 하여 실비아 리뷰와 사진들은 이걸로 마무리.

 

마지막 남은 건 4월 6일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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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3.30 마린스키 발레 곱사등이 망아지 리뷰(http://tveye.tistory.com/2789)에 이어.

 

유튜브에 캠 버전이긴 하지만 전막 촬영분이 올라와 있긴 한데 오늘따라 눈에 잘 띄지가 않아서 그냥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알리나 소모바가 춘 짧은 클립 두어 개, 유리 스메칼로프가 시종장으로 나오는 후반부 클립 하나, 그리고 이 사람들이 러시아 문화 채널인 '꿀뚜라'의 프로그램 인터뷰 하는 클립 올려본다. 노어 아시는 분들은 마지막 클립 보셔도 재미있을 듯 :)

 

 

시종장의 음모로 늙은 왕에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왕님을 신부감으로 데려오는 임무를 덜컥 맡게 된 바보 이반.. 곱사등이 망아지의 도움으로 불새가 뛰노는 여왕님의 왕국 도착. 여왕님을 만났는데 한눈에 반해 그냥 인사도 아니고 넙죽 절을 해버린다 :) 빨리 여왕을 데리고 가야 하는데 서로 반해서 사랑의 눈빛만 주고받는 이 커플 때문에 망아지 마음만 급하다... :)

 

미녀 여왕은 알리나 소모바. 이 역이 무척 잘 어울린다. 이반은 슈클랴로프. 둘이 여러 배역을 같이 췄지만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이 커플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근데 내가 저 미녀 여왕이라 해도 저렇게 귀여운 바보 이반이 와서 넙죽 엎드리면 나사 풀리며 그냥 따라갈 것 같아 :)

 

 

어쨌든 늙은 왕의 궁전으로 미녀 여왕을 데려오는 임무 완수. 예쁜 여왕에게 완전히 혹한 늙은 왕... 아무리 수작을 걸어보려고 해도 너무 늙어서 잘 안됨 ㅠㅠ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 탓에 시무룩해진 바보 이반, 그리고 역시 그를 좋아하는 미녀 여왕. 눈치 없는 늙은 왕의 트라이앵글~!

 

 

이건 후반부. 이땐 아마 미하일 로부힌이 바보 이반 역이었던 듯. 이걸 올린 이유는 중간 즈음 불쌍한 늙은 왕이 끓는 물에 빠져죽고 시종장이 놀라서 슬퍼하는 장면이 있어서. 확실히 스메칼로프의 시종장은 내가 본 콜브 버전과 다르다. 스메칼로프 시종장은 슬퍼하는 모습조차 진짜 슬픈 것 같지 않고 뭔가 음모와 야비함이 묻어나는 것이... 참 악당 같다. 콜브의 시종장은 좀 더 불쌍하고 좀 더 캠피했다. 스메칼로프 버전도 보고 싶다. 악당 스메칼로프라면 언제나 대환영 :)

 

 

이건 러시아 문화 채널(꿀뚜라)의 곱사등이 망아지 인터뷰. 무용수들 뿐만 아니라 공연 관계자들 얘기도 좀 나온다. 스메칼로프도 얘기하고.. 나중에 소모바와 슈클랴로프도 인터뷰. 공연 중간중간 장면도 조금 나옴. 노어 아시는 분은 한번 들어보세요. 모르시는 분들도 영상만 봐도 재밌을 듯.

 

 

 

이건 보너스. 2011년 뉴욕에서 이거 공연했을 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

 

맨 처음 나오는 왕 역의 안드레이 이바노프, 시종장 유리 스메칼로프

 

암망아지 역의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두 마리 말 역의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카밀 얀구라조프

 

곱사등이 망아지 역으로 바실리 트카첸코. 그리고 미녀 여왕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바보 이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 영상은 무엇이든 보기 즐겁다.

 

커튼 콜 영상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이거 올린 이유는... 바보 이반 배역 그대로 테료쉬키나에게 넙죽 절하는 슈클랴로프가 재미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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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 마린스키 극장 온라인 생방으로 'Творческая мастерская молодых хореографов' (젊은 안무가 창작 발레 공연)을 봤다. 세상 좋아졌단 말이야... 아직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기간인데 그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마린스키 출신을 비롯, 심지어 바가노바 아카데미 재학생이 안무한 작품들도 올라왔다. 프로그램은 3시간 정도 계속됐고 작품은 7~8개 가량. 자꾸 끊겨서 툴툴대다가 프로그램을 하나 깔아서 다행히 맨 마지막에 올라온 유리 스메칼로프의 '카메라 옵스쿠라'는 제대로 잘 봤다.

 

나보코프의 원작(영어 출판본 제목은 '어둠 속의 웃음 소리')을 바탕으로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상당히 어두운 작품인데, 주연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그리고 그를 유혹하는 여자 역으로 아내인 쉬린키나가 나왔다. 난 쉬린키나의 춤에 특별한 인상을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ㅜ.ㅜ) 다른 무용수가 그 역을 췄다면 더 근사했을 거란 생각에 좀 아쉽긴 했지만. 슈클랴로프야 언제나 자기 아내와 사랑의 듀엣을 추는 게 최고의 기쁨이라고 말하니 뭐... (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 콩깍지야 ㅠㅠ 사랑하는 아내와 추는 거니까 당연히 좋긴 하겠지만...)

 

난 스메칼로프를 무용수로도 좋아하고 안무가로도 좋아하는데, 오늘 작품은 특히 더 에이프만 색채가 짙었다. 아무래도 스승이라서 어쩔 수 없나보다. 여성을 그리는 방법이나 절망적인 상황에 몰린 인물들의 움직임, 팜므 파탈과 보수적이며 지고지순한 아내, 고뇌하고 몸부림치다 파멸하는 주인공 등등 매우 에이프만스러웠다. 물론 원작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스메칼로프는 등장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역시 인상적이었고...

 

슈클랴로프는 아주 좋았다. 3막짜리 실비아에서보다 이 단막발레에서 춘 분량이 몇 배는 더 많아 흑흑... 이 사람은 원래 드라마틱한 연기를 잘해서 상당히 연극 배우 같은 특질이 있는데 그래선지 작품에 잘 어울렸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서는 어둠 속에서 안대를 맨 채 쉬린키나와 스메칼로프의 환영에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연기와 춤 모두 좋았다.

 

마린스키 신관에서 공연했는데 그 깃털 그려진 막이 나올 때마다 너무 그리웠다. 다녀온지 얼마나 됐다고...

 

나중에 유튜브에 영상 클립 올라오면 링크 추가해 보겠다.

 

지금은 일단 마린스키 트위터에서 전에 캡처한 이 작품 연습하는 슈클랴로프 사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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