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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야 테료쉬키나'에 해당되는 글 57

  1. 2015.10.18 춤, 무용수들, 극장 사진 몇 장 2
  2. 2015.08.26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 젊은이와 죽음, 백조의 호수, Infinita Frida, 로미오와 줄리엣, 라 바야데르 4
  3. 2015.08.16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4. 2015.06.24 힘든 수요일, 비슈네바와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5. 2015.05.16 힘든 심신의 위안을 위한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6. 2015.05.07 서무의 슬픔 20편에 이어 : 바질의 화려한 춤들(사라파노프,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바실리예프, 폴루닌 등) 2
  7. 2015.04.30 서무 19편에 이어 :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영상 클립 몇 개와 사진 몇 장(포노마료프, 노비코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등) 4
  8. 2015.04.02 목요일의 무용수 사진들 : 슈클랴로프, 비슈네바, 튜튠닉, 예르마코프 등 4
  9. 2015.02.05 예쁜 사진들로 눈 정화 : 티포트, 소녀, 콘다우로바,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4
  10. 2015.02.01 발레 화보 : 로파트키나,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콘다우로바
  11. 2014.12.03 플리세츠카야, 야콥슨 발레, 노비코바, 슈클랴로프, 비슈네바, 테료쉬키나 화보 몇 장 5
  12. 2014.10.31 금요일 밤의 무용수 사진 몇 장 : 누레예프,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노비코바
  13. 2014.09.17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지그프리드, 솔로르, 황금노예)
  14. 2014.09.10 라 바야데르 : '망령의 왕국' 중 솔로르의 등장과 파이널(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2
  15. 2014.08.18 월요병을 달래는 무용수들 사진 : 비슈네바,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16. 2014.08.10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커튼콜 사진 2 (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17. 2014.08.09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커튼 콜 사진들 1 (슈클랴로프&테료쉬키나)
  18. 2014.08.06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영상 클립(누레예프&폰테인, 슈클랴로프&테료쉬키나), 마린스키 화보 몇 장
  19. 2014.08.06 마린스키 발레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빅토리야 테료쉬키나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4
  20. 2014.07.26 마린스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아주 짧은 메모 + 커튼 콜 사진들(테료쉬키나 & 슈클랴로프)
  21. 2014.07.23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콜 사진 몇 장
  22. 2014.06.25 마음의 위안을 위해
  23. 2014.05.24 발레 돈키호테 영상 클립 몇 개 : 테료쉬키나&슈클랴로프, 니넬 쿠르가프키나 기념 갈라, 바질 3인무 등 2
  24. 2014.05.17 실비아 영상 클립 + 커튼 콜 사진 등
  25. 2014.05.17 마린스키 발레 실비아 초연 리뷰(14.4.3, 테료쉬키나, 슈클랴로프, 스메칼로프) 6
2015. 10. 18. 14:58

춤, 무용수들, 극장 사진 몇 장 dance2015. 10. 18. 14:58

 

 

마음의 위안을 위해.

마린스키 발레단 '곱사등이 망아지' 홍보 이미지. 왼편에 있는 여왕 역은 알리나 소모바.

러시아어를 아신다면 이 무대 세트 자체로 '곱사등이 망아지'라는 러시아어 제목을 형상화하고 있는 게 보이실듯. 재기넘치고 발랄한 이미지이다.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최근.

1948년 1월생이니 올해로 67세이지만 여전히 춤을 춘다. 여전히 근사하다.

이번에 소련 시절 미국으로 망명했던 시인 브로드스키를 소재로 한 작품 무대에 올랐다. 아침에 꽤 장문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무용수로서도 위대하지만 굉장히 똑똑하기도 한 사람이다.

내게 러시아어를 전공하게 했던 두 사람 중 하나.

 

 

 

이 사람은 마린스키 발레단의 신예 무용수 다비드 잘례예프.

사진은 '아가씨와 건달' 중 주인공 건달을 추는 모습.

 

 

 

 

 

위안을 위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 유리 스메칼로프 안무.

사진은 Irina Tuminene

출처는 슈클랴로프의 인스타그램.

 

 

 

사진은 alex gouliaev.

신데렐라의 왕자를 추는 중. 출처는 슈클랴로프의 인스타그램.

 

 

 

라이몬다.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Matt Masin.

 

 

 

라이몬다.

옥사나 스코릭과 함께.

이 아름다운 극장은 마린스키.

 

 

 

이건 마린스키 극장 브 콘탁테 페이지에서.

마린스키 신관 무대 백스테이지. 발레 '카니발' 시작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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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모처럼의 휴일도 다 가고.. 힘을 내기 위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화보 몇 장 올려본다.

먼저 젊은이와 죽음. 상대역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역시 젊은이와 죽음.

사진사는 Irina Tuminene

 

 

 

이건 얼마전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했던 Infinita Frida.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리다 칼로에 대한 발레이다. 초연은 멕시코에서 했고 최근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공연. 역시 사진사는 Irina Tuminene.

 

슈클랴로프는 트로츠키 역을 맡았다. 초연에서는 블라지미르 말라호프가 트로츠키를 췄고 페테르부르크 공연에서는 슈클랴로프가 췄다고 한다. 스메칼로프의 말에 따르면 드라마틱한 연기력을 요하는 배역이라 말라호프의 빈 자리를 슈클랴로프로 캐스팅했다고 함.

 

 

 

백조의 호수.

상대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로미오와 줄리엣. 상대역은 디아나 비슈뇨바.

 

뒷모습만 나왔지만 좋아하는 캡처 화보이고 실지로 이 2인무에서 이 장면도 좋아한다. 슈클랴로프는 바닥 없는 사랑에 빠진 연인 역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 간절함과 애끓는 사랑이 그대로 배어나는 포옹이다.

 

 

 

그리고 이 세 장은 내가 라 바야데르 필름에서 캡처한 것 :) 니키야가 죽고 나서 회한에 몸부림치며 아편 피우다 환각에 빠져들고 있는 솔로르 :) 이 장면 음악도 좋고 몸부림치는 솔로르-슈클랴로프를 보는 것도 좋다. 이 사람이 추는 라 바야데르 무대는 이번 7월까지 치면 세번 봤는데 솔로르 역에 참 잘 어울린다.

 

그건 그렇고.. 원래 솔로르가 이렇게 아편을 피우는 것은 망령의 왕국 씬을 위한 준비과정에 지나지 않는데... 이때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슈클랴로프 솔로르는 너무나 근사한 나머지... 무대를 보면서도 '그냥 계속 아편만 피우고 있지... 망령 안 나와도 되는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
Posted by liontamer
2015. 8. 16. 22:47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dance2015. 8. 16. 22:47

 

 

월요병을 달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장미의 정령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크리스티나 샤프란.

출처는 vladimir shklyarov의 instagram. 사진사는 (아마도) svetlana avvakum.

이 사람이 추는 장미의 정령이 굉장히 궁금한데 영상이라도 좀 봤으면 좋겠다..

 

 

 

역시 출처는 vladimir shklyarov의 instagram. 사진사는 svetlana avvakum.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지하왕국의 오르페우스 중. 님프들에게 살해당하기 직전의 오르페우스. 공포와 고통이 뒤섞여 일그러진 표정 연기도 좋았고 이때의 감정선과 춤도 좋았다. 이 사람은 역시 드라마틱한 게 어울린다.

 

 

 

이건 2013년. 자신의 베네피스 갈라 공연을 위해 도로테 질베르와 라 바야데르 망령의 왕국 리허설 중. (그래서 스카프가...)

별로 화질 좋지 않은 영상으로 이 무대 둘의 춤을 봤는데 슈클랴로프는 괜찮았고 질베르는 여독이 안 풀렸던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는 니키야가 별로였다. 그냥 테료쉬키나랑 췄으면 더 근사했을 것 같다만... 그래도 일부러 파리에서 스타 발레리나를 데려와 같이 춘 거라서 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보러 간 사람들도 좋았을지도... 둘이 같이 추니까 예쁘기는 했다만...

 

 

 

이건 작년 라 바야데르. 아마 내가 갔을 때 본 무대인 것 같다.

사진사는 philippe jordan.

감자티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와 함께 2막 그랑 파 추는 중.

(저 때 나는 앞자리에 앉아 저 흰색 의상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있었음...)

 

 

 

역시 philippe jordan이 찍은 사진. 위와 같은 라 바야데르. 3막. 테료쉬키나와 아다지오 추는 중.

다음 사진과 이어짐. 발레리나를 열심히 돌려주는 것은 남자 무용수의 숙명(ㅠㅠ)

 

 

사진사는 philippe jordan. 열심히 돌려주고 있음~~~ 잘한다 발로쟈~~

 

 

 

이건 jack devant의 사진.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올해 베네피스 갈라 공연에서 마지막 무대(앙코르 빼고)인 파키타를 같이 췄다.

 

 

jack devant 사진 한 장 더. 파키타에서 남성 솔로 마치고 짠~ 하고 있음 :)

 

:
Posted by liontamer

 

 

먼저 디아나 비슈네바.

 

이 사람 이름 쓸 때마다 비슈네바와 비슈뇨바 사이에서 심히 갈등함... 비슈뇨바가 맞는데.. 노어 전공까지 했으니 비슈뇨바로 표기해야 한다고 머리는 그렇게 말하고 내 손은 '그래도 비슈네바가 어감이 더 이쁘다...'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비슈네바로 쓰고 있음.. 영문 표기할때는 e에 역점을 표기하지 않아서 해외에서는 그냥 비슈네바라고 통하고 있다만.. 다음부터는 비슈뇨바로 써야지.

 

하여튼.. 지젤.

 

 

 

이건 백조의 호수.

사진사는 캡션에 나와있듯 Gene Schiavone

 

사진사 이름을 병기하지 않은 사진은 웹에서 얻은 거라서 ㅠ

 

 

 

줄리엣.

 

 

 

이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꽃돌이 :)

이건 svetlana avvakum의 사진. 잠자는 미녀의 데지레 왕자.

누가 봐도 '나 왕자요~' 하는 자태.

 

최근 알리나 소모바와 함께 마린스키 3d로 잠자는 미녀 dvd 촬영을 했다. 요즘 마린스키 남성 무용수들 중 가장 '왕자'다운 무용수란 평을 듣는 사람이라 어울리긴 한다만...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 사람이 머리 빗어넘기고 고전 테크닉을 보여주며 왕자님을 추는 것보다는 솔로르나 알브레히트, 로미오 같은 역을 추는 게 더 좋다. 뭐 이건 내 발레 취향이 그런 쪽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발레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반듯한 고전발레들은 별로 재미가 없으니 그런 걸 생각하면 난 제대로 된 애호가는 아닌 것 같다)

 

 

 

해적의 알리. 상대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그러니까... 데지레 왕자보다는 알리나 솔로르가 더 좋은 거지... 으음, 이것은 타이츠 대 아랍 팬츠! 아랍 팬츠가 더 좋아서인가 ㅠㅠ

 

 

 

이건 조지 발란신의 아폴로.

이 사람의 아폴로 화보는 마린스키 샵에서 사진도 두 장 사왔다. 화보로 보면 굉장히 아름답기는 한데 아무래도 내 개인적으로는 이 사람은 아폴로와는 살짝 안 어울리는 듯. 외모야 깎아놓은 듯 아름다우니 어울린다만...

아폴로 자체가 굉장히 딱딱하고 조형적인 발레인데 슈클랴로프는 일단 키도 별로 크지 않아서 세 명의 발레리나들을 줄줄이 엮어 파트너링을 하는 것도 어딘가 힘들어 보이고, 발란신의 차갑고 건조한 안무와 이 사람은 조금 거리가 있다. (오히려 이반첸코의 아폴로는 생각보다 근사했었다)

뭐 이건 그저 내가 발란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도... 그래도 이 사람이 춘 돌아온 탕자는 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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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파서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닌 주말이다.

몸은 괴롭고 마음은 지쳐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고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발레 화보 몇 장.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나르키소스를 위한 레퀴엠' 중.

 

 

 

사진은 svetlana avvakum.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그리고로비치의 '사랑의 전설' 중.

 

 

 

사진은 katya kravtzova.

얼마 전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젊은 안무가 창작 발표 공연' 중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했던 '지하왕국의 오르페우스' 중. 상대역은 옥사나 본다레바.

 

 

 

이것도 위와 마찬가지. 역시 사진은 katya kravtzova.

 

 

 

젊은이와 죽음을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사진은 alex gouliaev.

 

 

역시 젊은이와 죽음 리허설.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 사진도 alex gouliaev.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le parc. 상대역은 올레샤 노비코바.

 

 

:
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 서무의 슬픔 20편 '베르닌, 무대에 데뷔하다'(http://tveye.tistory.com/3708)와 관련해..

발레 돈키호테에서 바질이 보여주는 화려한 춤들 영상 몇 개 더 소개.

 

 1. 1막의 바질과 꽃파는 처녀들 3인무 클립

 

: 6명의 러시아 무용수들 춤 모음~ 이건 전에 한번 소개한 적 있는 영상이다.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이 6명 중에서 내 개인적인 취향은 사라파노프 바질이 제일 깔끔하고 맘에 든다.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의 바질은 내 취향보다는 너무 서커스 같아서... 슈클랴로프는 몇년 전 클립이라 지금보다 훨씬 소년 같은데, 이 사람은 테크닉보다는 번져나오는 생기와 해맑은 기운이 좋다.

 

 

 

2. 3막. 바질의 자살 쇼~ 바질 역 무용수의 통통 튀면서도 능글맞은 연기력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 버전.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의 돈키호테 연기를 잘 보세요~ 단추청년 베르닌, 하를람피 푸고비체프는 이렇게 연기를 해야 함 :)

 

 

 

 

 

3. 바질의 자살 쇼 하나 더. 옛날 영상이라 화질이 안 좋다만.. 아마 89년인지 90년대 초반일 것이다. 바질은 바로 파루흐 루지마토프. 키트리는 타치야나 체레호바. 말이 필요없는 톱이다!  여기 돈키호테도 위의 2006년과 마찬가지로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4. 그리고 결혼식 2인무 중 바질과 키트리의 화려한 솔로와 파이널.

먼저 사라파노프와 노비코바. 사라파노프는 정말 깔끔한 테크닉을 보여준다!!! 좀 얄미운 밤톨같이 생기긴 했지만 춤을 너무너무 잘 추니 다 용서되는 바질이다!!

 

 

 

 

 

5. 결혼식 2인무 하나 더. 마지막이니 역시 사심을 담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이건 팬이 찍은 거라서 구도가 좀 나쁘다... 나야 슈클랴로프의 팬이고 그를 무척이나 예뻐하지만 확실히 테크닉으로 보면 4번의 사라파노프가 한 수 위이다. 슈클랴로프는 turner보다는 jumper 쪽이라 그런지 가끔 피루엣이나 푸에테가 좀 불안정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의 도약과 쾌활한 에너지는 영상으로는 다 전달이 되지 않는다. 무대에서 그가 뛰어오르고 춤추고 웃기 시작하면 같이 즐거워진다.

테료쉬키나는 아주 훌륭한 키트리이다. 난 노비코바가 김기민씨와 춘 키트리를 무대에서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키트리 쪽은 테료쉬키나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노비코바는 키트리 치고는 너무 청순하고 파워가 좀 떨어지는 편이고 테료쉬키나는 키트리처럼 화려하거나 메흐베네 바누처럼 강렬한 역이 어울린다.

 

 

 

 

 

사족으로 서무 시리즈에서 왕재수, 즉 본편의 미샤가 추는 바질은 기본적인 테크닉이나 스타일은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레닌그라드 바가노바 아카데미 출신에 정통 키로프 무용수였기 때문인데, 아마도 그의 바질은 사라파노프의 깔끔한 테크닉에 루지마토프의 양성적이고 표범같은 움직임이 결합된 스타일이었을 것이다. 사모두로프처럼 가볍게 뛰어올랐을테고.

 

본편의 미샤는 진지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 인물이지만 의외로 무대에서는 희극적인 역할도 잘 소화해서 바질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설정했다~)

 

 

:
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 서무의 슬픔 19편 '다닐 베르닌이 하를람피 푸고비체프가 된 사연'(http://tveye.tistory.com/3692)과 관련하여...

 

베르닌이 덜컥 떠맡게 된 발레 돈키호테의 '돈키호테' 배역이란 대체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가! 여기 사진 몇 장과 돈키호테가 나오는 부분을 발췌한 영상 클립 몇 개를 올려본다 :) 모두 마린스키 발레단의 돈키호테이다.

 

먼저 화보 몇 장. 출처는 모두 Mariinsky Theatre 홈페이지.

 

 

돈키호테 등장 장면.

 

마린스키 버전에선 이렇게 진짜 말을 타고 나오고 산초는 당나귀를 타고 나온다. 그러나 많은 극장들에서는 말과 당나귀를 출연시키기 어려우니 모형 말을 타고 나오기도 하고 가끔은 돈키호테와 산초가 그냥 걸어서 등장한다.

 

 

 

이건 먼젓번 포스팅에서도 올렸던 사진.

 

 

환상 속에서 숲속 요정과 꿈의 여인 둘시네아(키트리가 1인 2역을 연기한다)를 만나 행복해하는 돈키호테.

 

 

 

돈키호테의 환상 속에서 펼쳐지는 숲속 요정 장면.

사실 나는 이 꿈속 요정 씬이 좀 쥐약이라... ㅋㅋ 아무리 돈키호테를 많이 봐도 이 요정 장면은 좀 괴롭다. 아마 내가 오글거리는 걸 안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여기서 큐피드 역의 귀엽고 작은 발레리나가 종종대며 춤을 추는데 그 귀여움을 못 견딤 ㅎㅎㅎ

 

 

이것이 투우사 망토춤~~~

내 개인적으로는 돈키호테에서 아무리 다른 애들이 잘춰도 투우사가 망토를 멋지게 못 휘두르면 그것은 앙꼬없는 찐빵이다!!!!

왕재수가 가릭에게 망토 멋지게 휘두르라고 야단치는 부분의 춤이 바로 이 사진에 나오는 장면이다 :)

 

 

 

빠지면 섭섭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바질 역을 추고 있음.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

 

그러면 이제 베르닌, 아니 하를람피 푸고비체프가 연기해야 할 돈키호테가 나오는 영상 클립 몇 개만~ 다들 몇 분 안되는 짧은 클립이니 한번 보셔도 좋을듯. 재미있어요~

 

 

 

1. 공연 시작. 프롤로그. 기사가 되어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기 위해 떠나는 돈키호테와 그의 하인 산초~

 

돈키호테는 마린스키 발레단 최고의 연기파 배우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이 사람은 진짜 최고다.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의 브라만 등등...

여기 올리는 동영상 클립에 나오는 돈키호테는 모두 이 사람이 연기한 버전이다.

여기 발췌한 영상 클립은 중간의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가 나오는 클립 빼고는 모두 2006년에 마린스키에서 올린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가 주역으로 나온 돈키호테의 발췌 클립이다.

단추야, 이렇게 연기해야 한단다. 잘 할수 있겠니?

 

 

 

 

2. 대망의 돈키호테 등장 씬~

 

말 타고 근엄하게 등장하심.

다행히 서무 시리즈에서 왕재수가 가브릴로프 극장을 위해 준비하는 돈키호테는 극장 무대도 작고 규모나 예산 상황 등도 모두 대도시보다 딸리기 때문에 진짜 말과 당나귀는 안 나온다. 베르닌은 걸어 나오면 된다 :)

 

 

 

 

3. 돈키호테가 키트리를 둘시네아로 착각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그 장면.

 

나의 사심을 담아~ 이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바질, 빅토리야 테료쉬키나가 키트리를 춘 버전에서 발췌.

바질은 키트리랑 알콩달콩 놀려고 장미꽃도 주고 신나려는 찰나.. 갑자기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르는 노인네 돈키호테가 나타나 키트리에게 절을 하고.. 키트리는 냉큼 그와 춤을 추고 바질이 준 꽃은 휙 던져버리니..

열받은 바질... 질투에 휩싸이지만 곧 질투는 질투로 받아치고.. 키트리의 친구를 집적대는 모션을 취한다. 이에 키트리는 '어머 바질 왜 저래~' 하면서 금세 바질을 끌어당기고.. 삐쳤던 바질은 키트리의 뽀뽀 한방에 헤벌레 하며 도로 '내 사랑~' 모드.

1막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다. 바질의 삐치는 연기가 포인트인데 슈클랴로프는 이걸 꽤 귀엽게 잘 한다 :)

 

서무 19편에서 베르닌이 돈키호테 마임이랑 연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탄하자 왕재수가 한번 해보라고 시켜보는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다.

사실 어렵다.. 돈키호테 역이 결코 쉬운 역이 아니고.. 배우로서의 역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왕재수는 마음이 급하고, 키큰 땜빵은 오로지 우리 단추 뿐~~

 

 

 

 

 

4. 집시들의 야영지에서 인형극장 뒤집어엎고 풍차에 돌격하는 돈키호테

 

바질과 키트리는 집시 야영지로 사랑의 도피를 하고.. 집시들이 그들을 맞아준다. 돈키호테와 산초도 온다. 집시들은 그들에게 인형극장 연극을 보여준다. 돈키호테는 연극을 실제로 착각하여 나쁜놈이 숙녀를 괴롭힌다 생각해 작은 무대를 뒤집어엎는다. 그리고는 풍차를 보고 괴물이라 착각, 돌진한다!!

 

이건 마린스키 버전인데 인형극장 장면에서 어린이들이 나와 연기를 한다.

풍차 돌격 장면도 극장별로 꽤 다르다. 옛날에는 마린스키 무대에서도 풍차에 사람이 직접 매달렸던 걸로 난 기억하는데(내가 본 무대는 그랬던듯) 이 영상에선 그냥 돌격만 하고 딸려올라가진 않는다. 미하일로프스키 발레는 무대를 보니 풍차 돌격 후 돈키호테 모양의 인형이 날개에 매달려 날아간다.

서무 시리즈에선 왕재수가 극의 스펙터클과 재미를 위해 풍차에 직접 사람을 매달리게 한다 :) 베르닌의 최고의 도전!!!!

 

 

 

 

 

5. 이건 보너스. 32회 푸에테를 추는 키트리.

 

돈키호테에서 가장 유명한 씬이라면 역시 마지막 결혼식의 바질과 키트리의 춤이다. 바질의 춤이 원체 화려해서 주목을 받지만 키트리가 추는 이 32회 푸에테도 백미.

물론 다른 고전발레에도 32회 푸에테가 종종 나온다. 하지만 제일 유명한 건 역시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 오딜이 추는 32회 푸에테와 이 돈키호테의 키트리가 추는 32회 푸에테이다. 신난다~

 

키트리를 추는 발레리나는 올레샤 노비코바 :)

 

서무 19편에서 토냐가 이걸 못춰서 자꾸 25회로 줄여달라고 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것이다. 그래서 왕재수가 (남자의 몸으로 ㅎㅎ) 이 춤을 직접 시연해서 토냐에게 뭐가 잘못됐는지 가르쳐준다~ 물론 왕재수는 토슈즈를 신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발가락 끝으로 서서 돌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춤은 명불허전~

 

 

** 태그의 돈키호테 나 발레 돈키호테 를 클릭하면 전에 이 발레에 대해 올렸던 리뷰와 메모, 동영상 클립들과 사진들을 여럿 볼 수 있다.

 

** 과연 우리의 단추남 베르닌, 예명 하를람피 푸고비체프는 위에 나온 클립에서처럼 돈키호테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왕재수는 스페호프의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공연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지... 그건 다음주의 20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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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목요일 아침. 집중도 잘 안 되고 어쩐지 으슬으슬하다.

심리적 비타민 공급을 위해 마린스키 무용수 사진 몇 장 +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먼저 디아나 비슈네바

5월에 마린스키에서 ‘20’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갈라 무대를 갖는다. 숫자도 그렇고 이 사람 연차를 생각해보니 아마 마린스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것 같다. 신데렐라 2막을 비롯 모던 발레들을 올린다. 신데렐라는 콘스탄틴 즈베레프와 추고, 그 외에도 블라지미르 말라호프 등 스타들이 나온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 미국 투어 간다고 마린스키 앞에서 공항행 버스 타러 가는 무용수 사진 두 장. 위는 알렉세이 튜튠닉,아래는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사진은 둘 다 Svetlana Avvakum.

 

튜튠닉은 아직 연차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짐 들고 분주해 보인다. 이에 비해 관록 넘치는 예르마코프 :) 2월에 갔을 때 이 사람과 로파트키나가 춘 안나 카레니나 봤는데 나름대로 멋진 브론스키였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사심 넘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들.

 

 

 

백조의 호수. 알리나 소모바와 함께.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 (잘한다~ 짝짝짝~)

 

 

 

작년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흑조 2인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Katya Kravtsova.

 

 

이건 마린스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 추는 중. 상대는 옥사나 스코릭.

이 작품은 음악도 좋고 무용도 좋았다. 그리고 심리적인 흐름이나 짜임새도 좋은 작품이었다. 슈클랴로프의 솔로, 소모바의 솔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이건 젊은이와 죽음 리허설 사진. 간명한 포즈 사진 한 장이지만 전신에 넘쳐흐르는 긴장감과 격렬한 표정, 이 모든 것이 금방이라도 시위에서 날아갈 듯한 화살처럼 느껴진다.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으로 라 바야데르 3막. 니키야를 잃고 괴로워하다 아편을 피우며 환각에 빠져드는 솔로르.

이건 내가 영상에서 캡처했다 :)

이 영상 촬영이 있었을 때 마린스키에서 무대를 봤는데, 아편 피우고 흐느적거리며 괴로워하는 연기를 하는 이 사람이야말로 미의 결정체였다!! 그래서 넋놓고 바라봄... (그러다 료샤에게 또 쿠사리 먹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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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잠도 모자라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예쁜 것들 사진 몇 장.

갖고 싶어서 가끔 러시아 로모노소프 홈페이지에서 구경만 하는 티포트 :)

35,000루블. 환율 많이 떨어져서 예전보다는 훨씬 싸졌지만 그래도 56만원 정도네... 그림의 떡.

 

 

 

이건 상트 페테르부르크 가이드 페이스북에서 얻은 사진. 예쁜 러시아 소녀. 너무 귀엽다!!!

 

이제부터는 아름다운 무용수들 사진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얼마 전 뉴욕 투어 가려고 마린스키 앞에서 공항 가는 버스 타러 걸어가는 중. 사진은 svetlana avvakum

정말 너무 멋지다. 다 갖췄다! 내가 좋아하는 거.. 예쁘고 빨간 머리에 키크고 늘씬하고 롱코트 잘 어울리심!!! 아아 미의 결정체!! 한번이라도 이렇게 되어보고 싶다!!!!

 

 

 

이번엔 아담한 디아나 비슈네바

지난 뉴욕 투어 때 게르기예프가 주최한 파티에서..

아름다우심~

 

 

비슈네바 한 컷 더.

사진사는 gene schiavone

 

 

전에 올렸던 뉴욕 투어 때 백조 리허설 사진 하나 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 하나 더. 포즈와 의상 보니 잠자는 미녀인 듯

잠자는 미녀는 안무 자체는 별로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젤 처음 본 고전발레라 애정이 있다 :)

 

 

둘이 하나 더.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마지막은 전에 올렸던 건데... 내가 찍은 사진이다. 작년 여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커튼 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의상 진짜 잘 어울렸다. 오케스트라 핏 앞까지 뛰어나가 찍었음 ㅋㅋ 그의 미모는 정말 광채를 발했다.. (료샤에게 엄청 쿠사리당함 ㅠㅠ)

댄스 폴더에서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으로 검색하면 리뷰와 이때 찍은 사진들 있다

 

.. 무용수들이 많으니 이 포스팅은 댄스 폴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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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을 달래는 마린스키 무용수 화보 몇 장.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발레리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로 시작.

마린스키 브 콘탁테 페이지에서 얻어온 사진. 캡션이 달려 있긴 한데 노어라서.. 2013년 3월의 제13회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때, '한여름밤의 꿈' 무대 화보이다. 사진사는 Gene Schiavone.

 

 

 

그리고 아름다운 디아나 비슈네바. 분장실 사진 두 컷.

이건 비슈네바의 페이스북에서 얻은 것 같은데 긴가민가..

난 분장실이나 연습실의 무용수들 사진들을 매우 좋아한다.

 

 

 

 

이제부터는 사심 가득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

이건 최근 뉴욕 투어. 백조의 호수 추는 중.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아무리 봐도 지그프리드가 백조들보다 더 예쁜 건 반칙이지만.. 어쨌든 눈호강!!

사진사는 Jack Vartoogian.

 

 

 

역시 Jack Vartoogian의 사진 한 컷 더.

테료쉬키나 오데트를 안고 있는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

 

잘못했어, 오데트야.. 나 용서해줘 ㅠㅠ 나는 많이 예쁘니까 좀 용서해줘 ㅠㅠ 나처럼 예쁜 왕자 어디 가서 구하기 쉽지 않아... 저 영국 가봐, 왕세자가 66살이야..

 

 

 

테료쉬키나 오데트를 떡하니 허벅지에 올려놓고 포즈 잡는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

 

이걸 잘해야 진짜 마린스키 지그프리드임!!! 이거 못하면 좀 빈정 상함.. 이거랑 로트바르트 날개 멋있게 뜯는 거.. 게스트 무용수가 마린스키 와서 지그프리드 출 때마다 유심히 보는데 확실히 이 두 개가 좀 약함 ㅋㅋ 슈클랴로프는 물론 잘한다 :)

 

 

뉴욕 투어 갔을 때. 백조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사진은 Natalie Keyssar.

역시 리허설 사진들은 날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다.

 

 

마지막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와 함께 춘 젊은이와 죽음.

사진은 Alex Gouliayev.

전에도 쓴 적 있지만 내가 슈클랴로프를 무용수로서 재평가하게 된 무대였다. 그전까지는 귀엽고 반듯하고 예쁜 무용수였다면 이 무대를 직접 본 후 배우로서의 그의 역량을 평가하게 되었음.

얘가 추는 이 무대 다시 한번 바로 앞에서 보고 싶다. 원체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롤랑 프티의 모든 작품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작품만은 매우 좋아한다.

태그의 '젊은이와 죽음'을 클릭하면 전에 이 발레에 대해 올렸던 포스팅, 사진, 영상들을 볼 수 있다. 덧붙여 writing 폴더에 발췌했던 미샤와 이 작품에 대한 짧은 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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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로 힘들고 꿀꿀한 수요일 아침. 위안을 위해 무용수들 화보 몇 장.

 

마야 플리세츠카야.

 

 

 

이건 야콥슨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수준높은 발레단이야 물론 마린스키이지만, 미하일로프스키, 보리스 에이프만, 그리고 야콥슨 발레단도 이름난 곳이다.

 

 

 

올레샤 노비코바.

 

최근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에서 마르그리트로 데뷔. 그래서 뒤마의 동백꽃 아가씨를 읽고 있는 중이다 :)

사진사는 캡션에 나온대로 svetlana avvakum.

 

 

 

그리고 이제부터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왜 안 나오겠어~)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디아나 비슈네바와 함께. 사진은 alex gouliaev

 

 

슈클랴로프. 역시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왕자 추는 중.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은 라 바야데르 1막.

니키야 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솔로르 역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꽃무늬 의상과 호피 허리띠도 굉장히 예쁘다.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가 입고 나오는 의상들은 전부 근사하다.

 

* 솔로르의 의상과 타이츠에 대한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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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피로한 일주일이었지만 이제 주말. 금요일 밤이다. 자기 전에 좋아하는 무용수 사진 몇 장.

 

최근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사진. 루돌프 누레예프.

 

이 사진은 묘하게 사람을 사로잡는다. 아마도 사진 속에 잡힌 누레예프가 톱스타, 최고의 무용수라기보다는 어딘가 야위고 지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때로 한 장의 사진은 한 권의 책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느끼게 한다.

 

 

 

디아나 비슈네바. 로미오와 줄리엣.

 

 

 

금요일이니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도 세 장~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흑조 2인무.

사진은 Stas Levshin.

 

 

역시 테료쉬키나와 함께. 돈키호테 결혼식 2인무.

 

 

마지막으로. 올레샤 노비코바와 함께.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Le Parc 리허설 중. 연습 중이라 둘 다 맨얼굴이다. 그런데 어쩐지 나는 둘이 무대에서 춘 진짜 작품 동영상의 이 장면보다 이 사진이 더 좋아보인다.

 

사진은 캡션에 나와 있듯 Alex Goulia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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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조기출근으로 매우 피곤한 아침.

 

간만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아름다운 화보 몇 장으로 비타민 충전 중 :)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 2인무. 사진은 Jack Devant.

 

 

 

역시 Jack Devant의 사진.

 

어쩌면 저렇게 높이 날아오르는지. 얼굴 뿐만 아니라 온몸에서 생기가 흘러넘친다. 달리 올해 댄스 오픈에서 Mister Expressivity를 수상한 게 아니라니까. 그때도 선정 평에서 '삶에 대한 기쁨으로 충만한'이란 표현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활짝 웃으며 도약하는 걸 보면 공감이 간다. 그러면서도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인 배역을 출 때는 거기 온전히 몰입하는 배우라서 좋다.

 

 

 

이건 라 바야데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Natasha Razina.

 

 

이건 이번에 췄던 라 바야데르 때. 사진은 Alex Gouliaev.

같은 날 찍었지만 역시 프로페셔널 사진사의 사진은 내가 나쁜 렌즈로 줌당겨 찍은 사진들과 백만배 차이!!

 

 

 

세헤라자데.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Natasha Razina.

 

너무 강력한 뱀파이어 타입 조바이다인 테료쉬키나 말고 다른 파트너랑 추는 황금노예를 보고 싶다. 이번에 멕시코 갈라 공연에선 다른 무용수랑 췄다는데 궁금하다. 소년다운 황금노예 말고 ㅠ.ㅠ

 

그래도 역시 저 의상은 아름다워서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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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2막 결혼식의 솔로르 춤 클립(http://tveye.tistory.com/3074)에 이어.

 

이거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계속 바쁘고 정신이 없어 한참 지나버렸다.

커튼콜 사진들(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과 솔로르 의상에 대한 메모(http://tveye.tistory.com/2979)만 먼저 올렸다. 이틀 연달아 봤고 꽤나 근사한 무대였는데.. 결국 이렇게 슈클랴로프의 춤 클립만 두어 개 발췌해 올려본다.

 

이게 유럽에 생중계되었던 영상 발췌본인데, 사실 그때 촬영 구도라든지 밝기 등등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많다. 망령의 왕국 같은 경우도 전체 무대를 다 잡아줘야 하는데 자꾸 일부에 포커스를 맞춘다든지.. 하긴 니키야의 죽음 씬에서도 몇번이나 그런 짓을 하긴 했지. 심지어 여기 파이널에서 테료쉬키나의 춤이 끝나자마자 슈클랴로프가 무대 한가운데로 도약해 나올때도 조금 잘라먹어서 나를 심히 분노하게 만들었다 -_- 감히 저 아름다운 도약을 잘라먹다니!!! 저주를 받아라!!

 

전에도 얘기했듯 슈클랴로프는 솔로르 역에 무척 잘 어울렸다. 이 사람이 알브레히트를 잘 소화했으니 솔로르도 연기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소화할 수 있으리란 건 잘 알았다. 사실 솔로르라면 조금 더 크고 전사다운 이미지의 무용수가 외적으로는 더 잘 어울릴테지만(코르순체프 같은 무용수), 슈클랴로프에게는 그런 전사다운 풍채의 결핍을 상쇄하는 기품(고전 발레 식으로 말하자면 프르미에르 당쇠르, 왕자 역에 어울리는 귀족적인 이미지)과 깨끗한 포즈, 그리고 풍부하고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있어 상당히 어울렸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훨씬 멋졌다. 원체 드라마틱한 연기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이다 보니 회한에 잠겨 아편을 피우며 괴로운 꿈에 빠져들고 무대를 선회하고 니키야의 유령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들에서는 허세에 찬 귀족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진실하고 고통스럽게 보였다.

 

이틀 연이어 봤는데, 둘째날 촬영이 있었다. 그래서 이건 둘째날 공연 클립이다. 첫날 망령의 왕국 무대에서 이 사람의 도약과 회전에 상당히 감명을 받았는데 둘째날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망령의 왕국, 망령들이 나타난 후 솔로르의 등장과 니키야와의 재회 씬. 니키야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아쉬운 건 원체 망령의 왕국 배경이 어둡고 푸르스름한데다 이게 발췌본 클립이다 보니 화면이 상당히 어둡다.

 

 

 

그리고 파이널. 니키야와 솔로르의 춤. 앞부분의 아다지오와 니키야의 춤, 망령들의 춤 등 볼만한 게 많긴 하지만 일단 파이널만 발췌. 단정하고 정확한 테료쉬키나의 니키야와 허공을 가르는 슈클랴로프 솔로르의 도약을 볼 수 있다.

 

 

 

 

.. 가을 가기 전에는 이 무대에 대한 리뷰를 올리고 싶은데 이렇게 조각조각 조금씩 쓰다 보니 맥이 빠지긴 하네.

 

* 라 바야데르 이 무대 커튼 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의상과 료샤와의 대화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9

* 슈클랴로프가 춘 라 바야데르 결혼식 솔로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74

 

* 이전에 올렸던 라 바야데르 관련 포스팅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라 바야데르(세미오노바 & 사라파노프) 리뷰 : http://tveye.tistory.com/2799

사라파노프의 망령의 왕국 클립 : http://tveye.tistory.com/2808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는 느낌이 상당히 다른데, 올해 둘 다 라 바야데르 무대에서 보고 난 소회는, 내겐 슈클랴로프 솔로르가 더 마음에 든다는 거였다. 테크닉이야 사라파노프 쪽이 더 훌륭하지만 내게 사라파노프는 너무 깨끗하고 좀 차가운 느낌이고 슈클랴로프 솔로르 쪽이 좀더 피와 살이 느껴지는 뜨거운 솔로르라고 해야 하나.. 하긴 팬심 때문일지도 모르지. 어쨌든 위 링크의 사라파노프 춤을 보면 이 사람이 왜 훌륭한 무용수인지 알 수 있긴 하다)

 

.. 그리고 더 전에 올렸던 라 바야데르 관련 포스팅들

 

http://tveye.tistory.com/2773 : 루지마토프와 마할리나의 라 바야데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276 :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영상


http://tveye.tistory.com/2294 :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478, http://tveye.tistory.com/2408, http://tveye.tistory.com/2328, http://tveye.tistory.com/2215  :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077 : 율리야 마할리나의 니키야 화보


http://tveye.tistory.com/2195 : 라 바야데르에 대한 짧은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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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무색하게.. 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한살 한살 들어갈수록 더 성숙하고 아름다워지는 디아나 비슈네바.

 

사실 비슈네바가 막 스타로 크고 있던 90년대 후반에 무대에서 봤을 때는 지금만큼 근사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물론 그때도 아주 예쁘고 반짝반짝 빛나는 무용수이긴 했지만 그래도 연륜과 함께 더욱 매력적으로 변하는 발레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 비슈네바 화보 두 장 더.

 

전에도 몇번 쓴 적 있지만 이 사람 이름의 노어 원 발음은 디아나 비슈뇨바. 맨 뒤 e에 우다레니예(강세)가 있어서 비슈뇨바 라고 발음해야 맞다. 그런데 아무리 아무리 교정해서 쓰려고 해도 잘 안된다.. 그냥 비슈뇨바보다 비슈네바가 더 예쁘게 들려서 입에 붙었나보다... 영어 표기는 그냥 비슈네바라고 하고 있고. 그래도 공식적인 글을 쓸 때는 비슈뇨바라고 해야겠지.. (심지어 나는 노어 전공자인데 ㅠㅠ) 자꾸 비슈네바라고 하는 데 양해를..

 

 

 

 

 

지금 마린스키를 대표하는 프리마 발레리나를 두 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울리야나 로파트키나와 디아나 비슈네바라고 할 수 있다. 둘은 스타일도 다르고 무용수로서의 특질도 다르다. 난 둘 다 좋아한다. 어떻게 그런 무용수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둘다 이제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직은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보다는 더 상징적인 존재들이다. 춤도 그렇고..

 

 

 

 

이 사람은 물론 유일무이한 파루흐 루지마토프.

 

'1981년, 졸업'이라고 씌어 있는 것을 보니 당시 바가노바 아카데미 사진인 듯. 1963년생이니 얼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팬심 가득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월요병이니까 뭐 어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백조의 호수 중 흑조 2인무 추는 중.

 

사진사는 Natasha Razina. 사진에 캡션도 들어 있다.

 

 

 

 

역시 백조의 호수.

 

사진사는 Mark Olich

 

 

 

 

이건 라 바야데르. 내가 제대로 찍고 싶었던 그 코끼리 타고 등장하는 2막 씬. 영상에서 캡처했다 :)

 

 

 

이것도 라 바야데르. 3막 망령의 왕국에서 마지막 솔로 출 때. 최근 본 라 바야데르 무대에서 이 솔로를 출 때 정말 근사했다. 얼마나 높이 날아오르는지. 그리고 또 표정은 얼마나 간절하고 진실한지. 춤도 잘 추지만 열정적인 배우라서 좋다.

 

 

 

그리고 이건 알렉세이 라트만스키가 안무한 신데렐라.

 

이 사진은 몇 년 전 무대이다. 파트너는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 (둘이 잘 어울렸다고요 ㅠㅠ) 슈클랴로프는 이때 머리에 웨이브를 잔뜩 넣고 나와서 가뜩이나 동안인데 더 귀엽게 보인다. 오브라초바도 귀여운 인상이라 둘이 사춘기 신데렐라와 왕자처럼 보임.

 

 

 

역시 신데렐라. 2막 무도회 장면. 등장해서 점프할 때. 찍사는 Natasha Razina.

 

헤어스타일을 보니 위의 오브라초바와 출 때 당시인 듯... 이 사진은 최근 마린스키 런던 투어에서 신데렐라로 파이널 공연했을 때 마린스키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이다.

 

나도 이 사람이 추는 신데렐라를 직접 무대로 보고 싶다 ㅠ.ㅠ 영상만으로는 아무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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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사진(http://tveye.tistory.com/3019)에 이어 이건 둘째날 찍은 사진들.

 

전날보다 자리가 좀 안 좋아서.. 1층 베누아르 오른편 사이드 앞줄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둘이 커튼 앞으로 나왔을 때만 앞으로 가서 찍어 좀 건지고.. 나머지 사진들은 앉은 자리에서 찍었더니 화질이 엉망이다. 그래도 그냥 올려본다. 위의 사진은 앞에서 찍은 것.

 

이날 유럽 여러 나라의 영화관에서 공연이 생중계되었다. 그래서 촬영팀이 여기저기 포진해 있었다. 촬영 때문에 30분이나 늦게 시작했다... 아쉬웠던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 전날만 못했다는 것이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는 전날이나 이날이나 상당히 좋았다. 다만 마트비옌코와 슈클랴로프가 전에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않아서 그런지 전날의 그랑 파보다는 이날 그랑 파가 훨씬 매끄러워서 전체적으로는 이날 공연이 더 좋았기 때문에 좀 아쉬웠다. 하긴 어쩌면 전날은 내가 앞자리에서 슈클랴로프의 솔로르에게 정신을 빼앗겨서(니키야가 뱀에게 물리든 말든 나몰라라 솔로르만 보고 있었음 ㅠㅠ) 공연 전체를 조망하지 못해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 :)

 

 

 

원래 난 절대로 공연 중간에 사진 안 찍는데.. 전날 2막에서 슈클랴로프 솔로르가 이렇게 코끼리 타고 등장할 때 그 자태에 매우 감동하여 그만 이날 한장 찍었다. 물론 자리도 사이드였고 멀어서 결국 이렇게 흔들리고 엉망이다. 플래시 안 터뜨려서 더 그런 거지만 차마 공연 중간에 플래시 터뜨리는 짓은 할수 없었다 (터뜨리는 관객들도 종종 있는데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다)

 

어쨌든.. 찍었지만 별 성과없는 사진. 사진이 이 모양이라 그렇지만 이때 이 사람이 그 근사한 하얀 시스루 의상 위로 흰 스카프를 튜닉 여미듯 두르고 나왔는데 정말 한폭의 그림 같았다. 슬프다, 누가 저 장면 훌륭한 렌즈로 잘 찍은 사진 올려주면 좋겠다 :)

 

 

 

 

그의 하얀 의상이 너무나 좋아서 중간에 한장 더 시도.. 물론 이때도 플래쉬는 안 터뜨림.

 

그러나 역시 화질 극악 ㅠ.ㅠ

 

 

 

이건 2막 파이널. 막 내리는 중. 숨이 끊어진 니키야를 안고 오열하는 솔로르.

 

저 자식, 뭘 잘했다고 이제 와서 여자 부둥켜안고 우는 거야!! 출세하려고 공주랑 덥석 결혼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춤춰도 외면하고 공주 손에 입이나 맞춘 놈이!!! 나쁜 자식 ㅠ.ㅠ 솔로르 네놈은 알브레히트보다 더 나쁜 놈이야!

 

그런데 이 무대의 함정은.. 그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라서 '그래도 예쁘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2막 끝나고 인사 중. 자리 때문에 전날보다 화질이 더 나쁘다.

 

 

 

 

오른편에 좀 잘렸지만.. 황금 신상을 춘 김기민씨. 훌륭했다. 리뷰 쓸 때 얘기하겠지만 김기민씨의 황금신상은 일반적으로 이 배역 추는 무용수들과는 좀 달랐는데 내 마음에는 쏙 들었고 멋있었다. 이틀 후 이분이 바질 추는 돈키호테 봤는데 꽤 좋았었다. 돈키호테 리뷰는 또 언제 쓰지 ㅠㅠ

 

 

 

2막 출연진들 인사 중. 무대 배경이 꽤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앞자리에서 볼수록 감탄하게 된다. 정통 마린스키식 배경이다.

 

 

 

 

여기서부터는 앞에서 찍은 사진들. 두어번의 커튼콜 후 관객들이 나가는 틈을 타서 앞으로 갔다 :) 이날 조금 더 좋은 렌즈를 장착해 가져갔지만 뭐 어두운 실내라서 그런지 화질은 고만고만한 듯 ㅠ

 

 

 

 

 

 

 

 

 

 

 

 

 

 

 

 

 

 

 

 

 

 

 

 

 

 

 

 

사진 올리면서 보니 그때 생각나고 다시 가고 싶다.

 

영화관에서 중계해준 필름 디뷔디로 출시됐으면 좋겠다..

 

리뷰는 광복절 낀 주말에나 올리게 되려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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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직 리뷰는 안 올렸지만.. 일단 커튼 콜 사진들만 먼저 올려본다. 이때 이틀 연이어 출연했는데 나도 이틀 무대 다 봤다. 일단 첫날 찍은 사진들 먼저 올린다. 첫날은 앞에서 두번째 자리였음. 그러나 라 바야데르는 하얀 옷 입은 망령들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망령들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은 전부 번져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커튼 밖으로 나와 인사할 때 찍은 사진들만 선명하고 나머지는 화질이 안 좋다. 그래도 일단 올려본다.

 

솔로르의 저 파란 의상과 깃털은 최고.. 그보다 더 좋았던 건 2막의 하얀 의상.. 1막에서 입고 나오는 화려한 의상도 좋아하는데 슈클랴로프는 키가 별로 크지 않아 그런지 너무 장식 많은 옷을 입자 좀 작아 보이긴 했다.

 

 

 

2막 끝나고 인사 중.

 

왼편은 감자티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오른편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흰색 탑과 아랍 팬츠, 하얀 깃털의 조합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다 실지로 무대에서 보면 꽤 섹시해서 앞자리에 앉은 보람이 있었음.. 이즈음 마린스키 극장 2층 홀에서 이고리 젤렌스키 갈라 공연과 관련해 그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 저 의상도 있어서 열심히 구경했었다. 그 사진은 나중에 솔로르의 의상에 대해서 따로 포스팅 올릴 때 :)

 

 

 

2막 끝나고. 니키야 역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인사 중. 그녀의 니키야는 의외로 꽤 좋았다.

 

 

 

인사하고 있는 슈클랴로프. 뉘집 아들인지 멋있기도 하지 :)

 

 

 

이건 1막 끝나고..

 

테료쉬키나.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브라만, 샤흐리아르, 돈키호테, 캐풀릿 공 등등 이런 역들을 너무나 잘 소화하는 최고의 배우. 오래 전 맨 처음 마린스키에서 공연봤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사람이 연기한 브라만은 그야말로 열정적이고 비극적이었다.

 

 

 

역시 1막 끝나고. 감자티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와 라자 역의 안드레이 야코블레프.

 

둘의 화려한 의상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의 실제 무대는 이번 라 바야데르와 in the night을 봤는데 사실 기대와는 좀 달랐다. 살짝 실망스러웠는데 그래도 감자티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못된' 공주 감자티 연기를 잘했다. 춤은 그럭저럭.. 솔직히 테료쉬키나와 꽤 비교됐다. 사실 라 바야데르에서 감자티와 솔로르의 그랑 파 드 두는 꽤 화려한 씬이라 잘만 하면 니키야보다 더 튈 수도 있는데.. 하여튼 리뷰는 따로..

 

야코블레프의 저 터번과 화려한 의상! 입어보고 싶다!!

 

 

 

 

문제의 3막. 망령의 왕국. 이렇게 다 번졌다 흐흑..

 

내 자리에서 찍으면 오케스트라 핏이 있어 줌을 안 당기면 이렇게 나왔다. 줌 당긴 사진들도 잘 보면 아래 검은 부분이 있는데 그게 무대 아랫부분이다.. 자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화질 나쁘지만.. 어떻게든 덜 번진 사진 몇 장..

 

 

 

 

얼마나 뛰어오르고 날아다녔는지 깃털이 저렇게 다 갈라졌다 ㅠㅠ 근데 다음날도 갈라진 깃털 그냥 꽂고 나왔다. 얘 컨셉인가.. 원래 솔로르 깃털은 좀 더 가지런하게 모아져 있는데..

 

 

 

꽃다발 받고 꾸벅 인사 중. 그러나 저 꽃다발은 곧 테료쉬키나의 품으로..

 

 

 

'빅토리야 누나한테 내 꽃다발 바쳐야지..' 하고 쳐다보고 있음 :)

 

 

 

따로 커튼 앞으로 나와 인사 중. 이건 빛을 잘못 받았는지 뿌옇게 나왔지만 슈클랴로프가 참해보여서 그냥 올린다 :) 도도한 누님 옆에서 참하게 보필 중 :))

 

가까이서 보면서도 내내 느꼈고 사진에서도 드러나지만, 발레 공연은 워낙 운동량이 많고 에너지가 소모되는데다 이 사람은 원체 열정적이고 높이 뛰어올라서 의상 전체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수고했다, 발로쟈~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나가서 찍은 사진들 여러 장..

 

 

 

 

 

 

 

 

 

 

 

 

 

 

 

 

 

 

 

 

 

.. 이날 둘이서 브라보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유럽 여러 나라 영화관에서 생중계된 그 다음날보다 이날이 훨씬 관객 반응이 뜨겁고 좋았다. 그래서 다음날 반응이 좀 아쉬웠다. 춤 자체는 다음날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다음날 사진들과 공연 리뷰는 가능하면 내일... 안되면 다음주 중에...

 

**  다음날 커튼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21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커튼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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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올린 마린스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http://tveye.tistory.com/3002)에 이어.

 

1. 루돌프 누레예프와 마고트 폰테인의 오리지널.

화질은 별로 좋지 않고 영화식으로 편집되어 살짝 아쉽긴 하지만.

 

 

 

2. 그리고 이건 내가 리뷰 올렸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가 춘 버전,

앞부분(마르그리트의 환영, 첫 만남, 교외 보금자리 약간) 발췌 클립. 아마 관객 중 누군가가 캠으로 찍은 듯...

 

확실히 캠 버전에는 한계가 있어서 원 무대와는 느낌이 좀 다르다. 좀 아쉬운 게, 이들의 무대는 뒤로 갈수록 근사했기 때문에 앞보다는 뒤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쨌든 링크 올려본다. 위의 오리지널과는 느낌이 꽤 다르다.

 

 

 

유튜브에는 세르게이 폴루닌이나 자하로바, 로파트키나, 타마라 로요 등 다른 무용수들이 춘 버전도 올라와있으니 비교해 보시면 좋을 듯. 감상자의 취향에 따라 잘 맞는 무용수들이 있을 것 같다.

 

 

3. 이번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공연 관련 마린스키 사이트에 올라왔던 화보들 몇 장.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만 발췌. 로파트키나와 아스케로프가 궁금하신 분들은 마린스키 페이스북이나 브 콘탁트 사이트 참조.

 

 

 

 

 

 

 

 

 

 

 

 

 

 

 

 

 

이 마지막 사진은 'neznaika' 라는 러시아 팬이 찍은 것. 교외 보금자리 사랑의 듀엣 장면.

 

** 내가 찍었던 커튼 콜 사진들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3, http://tveye.tistory.com/2966

 

 

** 다음 리뷰는 테료쉬키나 & 슈클랴로프 & 마트비옌코의 라 바야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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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 출처는 모두 마린스키 사이트. 이 포스터에서는 왼편이 아스케로프와 로파트키나, 오른편이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바쁘고 피곤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뒤늦게 올리는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 별로 체계적이거나 전문적인 건 아니고, 그냥 감상 위주.

 

이 날 프로그램은 3개의 단막 발레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순서대로 미하일 포킨의 '쇼피니아나', 제롬 로빈스의 'in the night', 그리고 마지막 작품이 프레드릭 애쉬튼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었다. 전자 두 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마린스키에서 몇 번 봤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은 무대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쇼피니아나와 인 더 나잇은 나중에 따로 짧은 메모 올려보고 오늘은 일단 마르그리트와 아르망만..

 

먼저 간단한 공연 정보는 다음과 같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음악 : 프란츠 리스트

안무 : 프레드릭 애쉬튼

무대 미술 및 의상 : 세실 비통

 

<주요 배역>

마르그리트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아르망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아르망의 아버지 : 안드레이 야코블레프

 

<시놉시스>

 

동백꽃 아가씨(마르그리트)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죽어가는 중이다. 마지막 순간 그녀는 자신의 비극적 삶에서 일어났던 주요 사건들을 반추한다.

 

<극 순서>

프롤로그 - 만남 - 교외의 별장 - 모욕 - 마르그리트의 죽음

 

 

..

 

1. 누레예프와 폰테인, 오리지널, 애쉬튼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라는 작품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마고트 폰테인과 루돌프 누레예프의 이름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애쉬튼은 이들을 위해 이 작품을 안무했고 생전에는 다른 무용수들에게 역을 내주지 않았다. 망명한 젊은 누레예프가 마고트 폰테인에게 끼친 영향과 둘의 듀엣이란 워낙 유명한 이야기여서 따로 적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리지널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얘기 전에.. 나는 누레예프를 아주 좋아한다. 오래 전 맨 처음 발레를 보기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명의 인물이 있다면 그건 너무나 전설적인 니진스키와 누레예프였다. 그의 춤도, 그라는 인물도, 그의 치열했던 삶도 모두 내게 큰 감명을 주었다. 지금도 그에 대한 나의 경의는 변함이 없다. 니진스키도 마찬가지이지만, 루돌프 누레예프란 이름 없이 20세기부터 지금까지의 남성 발레 무용수에 대해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리지널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은 전에도 필름으로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사실 옛날에 맨 처음 누레예프 화보집 샀을 때 사진으로 먼저 봤는데, 그때는 작품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둘의 화보가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 넋을 빼앗겼던 기억이 난다.

 

그것과는 별개로, 필름으로 보면서는 항상 그런 생각을 했다. 흠, 난 애쉬튼과는 어딘가 맞지 않아...

 

그러니까.. 폰테인은 너무나 우아하고 애처롭다. 누레예프의 성적 자력은 굉장하다. 그러나 애쉬튼의 안무는 내 취향은 아니었다. 발레는 매우 드라마틱하고, 리스트 음악도 마찬가지이고, 두 무용수는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애쉬튼 안무는 내 취향보다는 너무 젠체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건 개인적 취향이긴 한데, 난 애쉬튼의 다른 작품들을 볼 때도 거의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나는 드라마틱하면서도 감정적이든 육체적이든 유연하게 따라가며 이입할 수 있는 안무를 좋아하는 편인데 애쉬튼은 내겐 좀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건 지난번에 본 실비아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연미복 재킷과 흰 타이츠를 차려입고 춤을 춘다는데, 심지어 여자에게 지폐를 흩뿌리는 분노의 연기를 보여준다는데 여기 애쉬튼의 안무고 취향이고 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분명 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로 가서 누레예프와 폰테인의 이 무대를 봤다면 그때도 애쉬튼이고 안무고 간에 누레예프의 춤을 보느라 넋놓고 있었겠지. 무용수가 그만한 자력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재능이자 축복이다.

 

 

2. 마린스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전체 리뷰

 

 

 

 

마린스키에 공연을 보러 갔다. 그간 내가 여러 가지 일로 힘들어하고 있었던 것을 가엾이 여긴 료샤가 나를 위해 앞자리 표를 끊어주었다. 앞에서 세번째 줄 가운데 자리로 꽤 좋은 자리였지만, 역시나 앞자리 발샤야 갈라바(큰 머리)로 괴로워하다가 In the night 부터는 비장의 필살기 책 깔고 앉기를 다시 시전.. 그리하여 그나마 덜 가리고 봤다.

 

초연이었고(비록 로파트키나와 예르마코프가 '13년에 이미 추긴 했지만), 첫 날은 울리야나 로파트키나와 티무르 아스케로프, 둘째 날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였다. 물론 나도 로파트키나가 추는 걸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르망을 슈클랴로프가 춘다는데.. 당연히 그게 우선(ㅜ.ㅜ)  게다가 난 티무르 아스케로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중에 관객들 평을 보니 의외로 둘째 날이 더 좋았다는 얘기가 훨씬 많았다. 훨씬 절절하고 이입이 잘됐다는 평이었다. 첫날 걸 안봐서 모르겠지만 나도 동의한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는 워낙 호흡을 많이 맞춰본데다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좋기 때문에 감정선이 살아 있었다.

 

발레의 내용이야 익히 잘 알려진 소 뒤마의 춘희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여타의 각색 버전들과 다른 것은 길이가 30분 이내로 매우 짧고 주요 사건들만 스피디하게 전개된다는 것이다. 무대 디자인이나 의상 등은 오리지널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실비아와 마찬가지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눈호강은 실컷 하겠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의외로 애쉬튼 안무를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몰입해서 보았다. 물론 영상과 무대의 차이도 있고, 두 무용수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해서 마치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허구가 아니라 실재하는 것 같았다. 그 순간이라면 이미 그들의 춤이나 테크닉, 다른 디테일들에 대한 사항들은 뒤로 밀려난다. 허구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무대가 더 이상 '연기'나 '공연'으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진짜 현실처럼 관객을 사로잡는 순간 그 무대는 '진짜'가 된다. 그만큼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의 감정선은 강렬하게 살아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무척 몰입해서 봤다. 사실 맨 처음 무도회장 장면에서 슈클랴로프 아르망이 파란 연미복을 입고 등장해 붉은 드레스의 테료쉬키나 마르그리트와 춤추기 시작할때는 나도 모르게 누레예프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뒤로 갈수록 둘의 눈빛과 움직임, 서로를 향한 갈망과 고통, 슬픔이 절절해지면서 그런 생각은 멀리 달아났다.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고 아르망이 마르그리트를 거칠게 붙잡아 돌려세우고 목걸이를 잡아채고 지폐 뿌리는 장면에서는 관객들 모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몰입했다. 종반에 마르그리트의 숨이 끊어지고 아르망이 슬픔에 젖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관객들은 열띤 갈채와 브라보를 보냈다. 같은 애쉬튼 작품이었고 초연이었던 실비아와 비교해보면 두세 배는 더 뜨거웠다. 이쪽 관객들도 감정적으로 이입되는 드라마틱한 비극에 더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커튼 콜도 수 차례 계속되었고 불도 켜지고 다들 나가는 가운데에도 열혈 팬들은 끝까지 남아 끈질기게 박수를 쳤다. 나도 나가려다 반응이 재미있어 남아 있었는데 정말 둘이 다시 나와서 무척 좋았다 :)

 

내 옆에 있던 중년 아주머니는 나에게 '박수쳐요, 계속 박수쳐~" 하고 부추겼는데 너무 몰입하고 흥겨워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무대와 무용수들에게 그렇게 사로잡혀 행복한 열기를 발산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좋았다. 이날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팬들이 많이 왔는데 2~3층에 포진한 채 계속해서 브라보~ , 벨리꼬레쁘노~(위대하고 근사하다는 뜻의 노어)를 우렁차게 연발. (이 분들은 라 바야데르 때도 오심)

 

전반적으로 무척 몰입해서 봤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가 추는 버전이라면 다시 볼 의향이 있을 정도로. (실비아는 그렇지 않았다!)

 

리스트의 음악도 그렇고 사실 이 작품의 안무는 꽤 허세 넘치고 작위적이란 느낌이 좀 든다. 아마 내가 누레예프가 추는 오리지널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애쉬튼이 누레예프에게 준 솔로는 특히 그런 느낌이다. 누레예프란 무용수의 카리스마와 성적 자력 때문일수도 있지만.. 그의 아르망은 상당히 수탉 같고 공작새 같은 인물이었다.(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고, 누레예프란 무용수에겐 이런 특질이 있다. 그만큼 화려하고 도도하고 오만하고 자력 넘친다는 얘기다) 그런데 누레예프의 이런 특질과 애쉬튼의 젠체하는 안무, 리스트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내겐 좀 'over the top'이란 느낌을 주곤 했다. 폰테인의 마르그리트는 참으로 애처롭고 청순하긴 한데 또 너무 청순하다는 느낌이었고. 아마 그래서 내가 오리지널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나보다.

 

마린스키 버전은 사실 '진짜' 애쉬튼 팬들이라면 아쉬워할지도 모르겠다. 전에 실비아 때도 그런 얘기가 좀 있긴 했지만, 애쉬튼을 제대로 구현했다기보다는 꽤 러시아적이었기 때문이다. 감정선도 그렇고 둘을 해석하는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도 그랬다. 물론 러시아적인 작품들도 over the top인 경우가 무지 많다. 그런데 난 이쪽의 과잉은 또 취향에 맞는 것 같다.

 

 

3.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

 

 

슈클랴로프 얘긴 아래 따로 하고.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에 대해 잠깐.

 

테료쉬키나는 좋은 무용수이다. 테크닉과 연기 양쪽 모두 더할 나위 없다. 물론 이 사람에게도 특질은 있다. 외모도 그렇고 춤추는 스타일도 여리여리하고 청순하기보다는 강렬한 쪽이다. (오데트보다는 오딜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끔은 캐릭터가 지닌 속성보다도 훨씬 세 보이거나 강력해보여서 몰입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사람과 슈클랴로프의 듀엣은 거의 언제나 좋은 편이지만, 그래도 바로 이런 속성이 슈클랴로프의 소년다운 속성과 만나면서 둘이 가끔 '기 센 누나와 연하의 온순한 애인' 느낌을 자아낼 때가 있다. (그래서 이 둘의 조바이다와 황금노예 페어는 좀 내 취향과 어긋났다)

 

마르그리트 역의 테료쉬키나는 무척 좋았다. 물론 그녀의 마르그리트는 폰테인처럼 툭 건드리면 눈물이 똑똑 떨어질 것처럼 청순하고 연약해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 마르그리트가 아주 강단있고 전투적인 타입도 아니었다.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는 그보다는 산전수전 다 겪고 고통받은 여인이었다.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온몸을 던져 아르망의 아버지에게 애원하고 사랑하는 아르망을 향해 매달리는 그녀의 연기는 한없이 애처롭다기보다는 무척 고통스러웠다. 처절하게 울부짖고 몸부림치고 마침내 죽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너무 슬퍼서 나도 모르게 '죽지 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에게 그런 간절한 마음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그건 성공한 무대인 것이다.

 

며칠 후 라 바야데르를 보면서 다시 느꼈다. 테료쉬키나는 생각보다 더 좋은 무용수구나.. 적어도 니키야 역에는 아주 잘 어울리는 무용수였다.

 

 

4.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아르망

 

이 부분은 팬으로서의 사심이 넘치는 애기들이라.. 좀 오글거려도 그러려니 해주시길.

 

슈클랴로프의 팬이라면 꼭 한 번 볼만한 무대였다. 그 이유는..

 

1. 미모의 절정 :)

2. 목걸이 잡아채고 지폐 뿌리는 슈클랴로프 (!!)

3. 이 사람의 강점인 드라마틱한 연인 배역!

 

이 사람이 깨끗한 포즈와 훌륭한 도약, 탁월한 연기력에 비해 몇 가지 테크닉이나 파트너링 부분에서 결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테료쉬키나와는 호흡이 잘 맞아서 그런지 이 무대에서는 별로 그런 면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슈클랴로프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무대에서 뿜어내는 자력이다. 물론 그건 (아쉽게도) 루돌프 누레예프 같은 성적 자력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을 사로잡는 뭔가는 분명 갖고 있다. 앞선 쇼피니아나와 in the night 무대에서는 남자 무용수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물론 조명이나 하이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작품들이 아니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아우라가 있다. 이 사람은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눈에 확 띄는 타입이다. 그게 또렷하고 잘생긴 이목구비 덕을 보는 것도 있겠지만, 사실 요즘 마린스키 남자 무용수치고는 키도 크지 않고 따라서 체격도 당당하지 않은데다 비율도 완벽하지 않은 편이라 그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확 사로잡을 수 있는 건 재능이다. 

 

세실 비통이 디자인했던 아르망의 의상이 무척 잘 어울렸다. 파란 프록코트, 검정 프록코트, 그리고 흰색 루바슈카 셔츠와 타이츠 모두가 이 사람을 위한 듯 딱 들어맞았다.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누레예프의 공작새 같고 살짝 이기적이면서도 섹시한 아르망과는 달랐다. 이게 취향에 따라 부정적 평을 받을수도 있는 부분인데, 이 사람의 아르망은 좀 로미오 같았다. (어떤 관객은 폴루닌의 아르망과 비교하면서 너무 귀엽고 철없는 왕자님 같은 아르망이라고 했었다) 원체 외모부터 시작해 소년다운 특질이 있는 무용수라서 드라마틱한 연인에는 매우 잘 어울리지만 어딘가 청순한 구석이 있다. 특히 흰색 루바슈카와 타이츠 차림으로 교외 보금자리에서 마르그리트와 춤출땐 더 로미오 같았다. (그래도 소파에 누워 마르그리트와 키스할 때는 너무 근사해서 여성 관객들의 혼을 뺏음)

 

절정부의 무도회장에서 돈 뿌리는 씬인데. 이때 검은 재킷으로 갈아입은데다 입술을 붉게 칠하고 나타났다. 그 효과란 대단한 것이어서 테료쉬키나도 안 보이고 이 사람의 창백한 미모만 광채를 발함(분명 경고했음. 내가 오글거릴 거라고 했잖아요 ㅠㅠ) 게다가, 이 사람이 이렇게 확 타올라서 부르르 떨고 여자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이며 그녀를 거칠게 잡아끌고 밀어붙이고 목걸이를 휙 잡아채 내던지고 지폐를 내던지는 모습을 또 어디서 보겠나... 거의 언제나 이 사람은 완벽한 왕자님이나 장난스런 바보 이반, 아니면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연인인데..

 

슈클랴로프의 춤은 뒤로 갈수록 좋았다. 아무래도 앞부분에서는 내가 아직 누레예프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 사람이 해석한 아르망의 움직임은 오리지널의 그 분절적이고 허세 넘치고 공작새 같은 움직임과는 좀 달랐다. 좀 더 부드러웠고 어떤 측면에서는 살짝 여성적이었다. 어쩌면 그의 소년다운 매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초반의 아르망과 교외 보금자리에서의 아르망은 사춘기 소년 느낌이 났고(그러니까 조금 로미오..) '남자'라는 느낌은 덜했다. 그러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라는 제목부터 그렇듯, 이 작품은 무엇보다 남녀 주인공의 듀엣이 중요하다. 그리고 테료쉬키나와의 듀엣은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 종반의 비극적인 2인무는 정말 눈물을 자아냈다.

 

내가 이 무대에서 가장 감명받았던 순간은 바로 마지막, 마르그리트가 숨이 끊어진 직후였다. 연인이 세상을 떠나자 망연자실한 채 무릎을 꿇고 그녀를 내려다보는 슈클랴로프의 연기가 훌륭했다. 앞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표정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생생하게 볼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이 사람이 두 손을 미세하게 계속 부들부들 떠는 것을 보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섬세하고 훌륭한 연기였다. 둘의 감정선도 그렇고 마지막에 슈클랴로프가 보여준 슬픔은 너무나 진실하고 애절했다. 그런 진정성 있는 무대를 외면할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브라보가 나왔겠지.

 

 

 

 

.. 그리고 커튼 콜.

 

앞자리에 앉아있기도 했고.. 나중에 커튼 앞으로 테료쉬키나랑 나왔을땐 역시나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그의 미모를 열심히 구경 :) 여기 미모의 결정체가 있구나.

 

변명하자면 나만 그런 거 아니었다.. 앞에 매달려 그의 미모에 넋나간 팬들 꽤 있었다. 아저씨 팬들도 있었다. 나중에 라 바야데르 리뷰 때 얘기하겠지만 어떤 아저씨는 대놓고 그의 미모를 칭찬했다 ㅋㅋ

 

 

5. 사족 : 초심자의 놀라운 이입

 

의외로 같이 보러 갔던 발레 초심자이자 예쁜 남자 무용수와 타이츠 혐오자(http://tveye.tistory.com/2979)인 내 친구 료샤는 엄청 감명을 받았다. 이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뜨겁고 뜨거운 러시아인의 심장을 가진 남자!

 

그는 뒤마의 춘희를 읽어본 적도 없고 라 트라비아타도 카멜리아 레이디도 이것도 저것도 전혀 모르는 인물이다. 라 바야데르 보며 졸았던 얘기도 전에 쓴 적 있듯이.. 발레는 진짜 거의 모른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에 대해서는 아주 간단한 리브레토만 알려줬다. 그리고는 '졸리면 그냥 자라'고 했다. (이미 앞의 쇼피니아나와 in the night 때 푹 주무심)

 

놀랍게도 그는 한순간도 졸지 않았다. 엄청나게 이입해서 봤다.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에 이입했다가 심지어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에게도 잠깐 이입했다. 처음엔 좀 정신없어 하다가(암전과 무대 배경 전환이 스피디하게 이루어지니 초심자는 첨에 좀 우왕좌왕할 수도 있다), 무도회장에서 아르망이 나타나 여자에게 반하고 춤추는 장면부터 시작해 마르그리트가 던지고 나간 꽃을 아르망이 아무에게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면서 집어드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혹하고 말았다.

 

교외 보금자리로 배경 전환되면서 암전됐을 때 료샤가 속삭이며 물어봤다.

 

" 여자 기침하는 거 많이 아픈 거야? 진짜 죽어? "

" 응, 죽을 거야. 원작이 그래. "

" 아, 안되는데. 안 죽었으면 좋겠다. "

 

이것은 괄목할만한 발전!!! 뿌듯한 마음과 함께 계속 봤다. 이때부터 난 무대에 폭 빠져서 얘 상대를 거의 해주지 않았는데 얘도 나름대로 열심히 보고 있었다. 무도회장에서 슈클랴로프 아르망이 나타나 마르그리트를 모욕하고 목걸이 잡아챌 때는 너무 놀라서 숨을 소리내 들이쉬더니만 지폐 뿌리는 장면에서는 '안돼, 그러면 안되지 ㅠㅠ' 하고 조그맣게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아, 보람 있다!!! 이건 진짜 성공한 무대다!! 얘를 이렇게 집중하고 이입하게 만들다니! 고마워요 빅토리야, 블라지미르!

 

마지막에 테료쉬키나 마르그리트가 죽고 슈클랴로프 아르망이 슬픔을 토로하자 이 친구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면서 투덜댔다. '아, 진짜 죽어버렸어 ㅠㅠ 남자는 어떻게 해...'

 

.. 이때는 너무 이입해서 봤는지 슈클랴로프의 순백색 타이츠에 대해서도 아무 말 안 했다 :) 내가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그의 미모에 집중하고 있을 때도 쿠사리 안 줬다. 이것이야말로 예술의 힘!!!!

 

 

...

 

 

어쩌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

동영상 클립이랑 오리지널 영상 링크는 내일.. 그리고 마린스키 측 화보들도 내일..

 

** 추가 **

 

슈클랴로프&테료쉬키나의 공연 클립 + 누레예프와 폰테인 오리지널 영상, 화보 : http://tveye.tistory.com/3006

 

** 내가 찍었던 커튼 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3, http://tveye.tistory.com/2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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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 올리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메모만 읽고 쓰지는 않았다. 그래서 커튼 콜 때 찍었던 사진들만 올린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라 출처를 표기했다. 앞으로는 다른 포스팅 사진들에도 저 출처를 다 넣어야 하나 요즘 고민 중.

 

리뷰는 물론 따로 올리겠지만, 아주 짧은 메모를 먼저 남기자면.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은 애쉬튼 특유의 느낌이라든가 폰테인 & 누레예프의 오리지널과는 좀 달랐다. 아마도 그건 두 무용수의 개성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아무리 드라마틱하고 멋진 연인이라 해도, 그는 누레예프가 보여줬던 수탉처럼 도도하고 심지어 슬며시 비열한 구석마저 느껴지는 격정적인 에고이스트 청년이라기보다는 솔직담백하고 열렬하고 소년다운 인물에 더 가까워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차갑고 세련된 세르게이 폴루닌과도 완전히 달랐다) 이것은 안무나 춤, 동작과 포즈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아니라 이 사람이 배우로서 가진 고유한 특질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는 애처롭고 처연한 폰테인이나 서늘하면서도 비극적인 자하로바와는 달랐다.

 

어쩌면 나는 이들이 애쉬튼 오리지널처럼 연기했다면 그렇게까지 이 무대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얘기하지 않았나, 애쉬튼은 내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그리고 마린스키에 모여든 러시아 관객들은 이들의 감정선에 매우 집중했다.

 

커튼 콜 사진들 몇 장. 맨 앞에서 찍었는데 그래도 이때 후지x라서 그렇게 화질이 좋진 않다 ㅠ 극장은 마린스키 구 극장 무대. 며칠 전 두세장 먼저 올렸었다(http://tveye.tistory.com/2966)

 

 

 

 

 

 

아르망 의상을 차려입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나 발란신 아폴로와 마찬가지로 여성 관객들(+ 일부 남성 관객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 :)

 

 

 

 

 

 

 

 

저러고는 역시나 자기 꽃다발을 파트너인 테료쉬키나에게 다 바침 :0

 

뭐 이건 마린스키 남성 무용수들은 거의 다 그렇다. 이후 돈키호테 봤는데 거기서 바질 역 김기민씨(이것도 따로 리뷰 올릴 예정. 김기민씨 좋았다)가 키트리의 올레샤 노비코바에게 꽃다발 바침 :)

 

 

 

 

 

 

이후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따로 커튼 앞으로 나와 인사 중. 반응이 뜨거웠다.

 

 

 

이 사람은 흰색 의상이 잘 어울렸다.

 

 

 

마르그리트 역의 테료쉬키나도 좋았다. 검은색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어 종반의 죽음 씬에서는 슬쩍 섬뜩하기도 했다.

 

 

 

 

 

무용수답게 관객들에게 인사 중.

 

 

 

 

 

 

 

이제 들어가는 중. 왼편은 지휘자.

 

내일은 리뷰 올려야지.

 

올릴 리뷰로는 이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그리고 라 바야데르(테료쉬키나 & 슈클랴로프 & 마트비옌코), 돈키호테(김기민 & 올레샤 노비코바),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알리나 소모바, 옥사나 스코릭, 슈클랴로프 외 여럿), 그리고 단막 발레들인 쇼피니아나와 제롬 로빈스의 '브 노치'(in the night), 라트만스키의 콘체르토 DSCH가 있다. 근데 언제 다 올리지..

 

 

** 추가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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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최근 마린스키 초연에서.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비열하고 이기적인 남자라기보다는 열렬한 사랑에 빠진 소년 같은 아르망이었다. 아르망이 청순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와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살짝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느낌이 들긴 했지만, 어쨌든 관객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자극하는 힘은 있었다. 리뷰는 이번 주중에 따로..

 

 

 

인사하는 자태도 우아하고 아름다움 :)

 

 

 

 

 

그러나 들어가기 직전에는 눈웃음으로 관객들의 환호에 보답 :)

 

저 의상 무척 잘 어울렸다.

 

옆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이건 라 바야데르. 이 사람의 솔로르는 드라마틱하고 근사했다. 춤도 좋았다. (그래도 솔로르가 나쁜놈이란 건 변함없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니키야도 생각보다 좋았다. 내 취향으로는 세미오노바보다 테료쉬키나가 훨씬 나았다.

 

솔로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파란색 탑과 팬츠, 그리고 깃털을 착용하고 미모를 뽐내는 중 :) 저거라고. 솔로르는 저 의상이어야 해! 전체를 뒤덮는 상의와 타이츠가 웬말이냐~!

 

라 바야데르 리뷰도 가능하면 주말에..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라 바야데르 모두 마린스키 구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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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6. 25. 22:48

마음의 위안을 위해 dance2014. 6. 25. 22:48

 

우울한 하루였기 때문에 마음의 위안을 위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세 장.

 

 

이번 7월에 백야축제의 일환으로 마린스키에서 초연되는 애쉬튼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첫날은 울리야나 로파트키나와 티무르 아스케로프, 둘째날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마린스키 사이트에 이렇게 포스터도 올라옴. 일부러 복고풍으로 만든 것 같다. 난 예전에 영상만 봤는데 애쉬튼은 딱히 내 타입의 안무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기대된다.

 

이 포스터는 티무르 아스케로프(맨 왼편)가 원래 좀 선이 굵고 남성적인 타입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느끼하게 나온 탓에 슈클랴로프가 더 참해 보인다 :)

 

얘가 이거 준비하느라 그런가.. 원래 내일(26일)에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이반 추기로 했는데 캐스팅이 필립 스쵸핀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ㅠㅠ

 

 

 

이 사진 출처는 브 콘탁트(https://vk.com). 돈키호테 공연 때 팬이 찍은 사진인 듯.

 

자살 쇼하고 나서 죽은 척 하고 있는 바질과 그 사실을 알아챈 키트리. 내가 좋아하는 장면인데 마침 순간 포착 사진을 찍어주신 팬에게 감사..

 

죽은 척 하고 있는 슈클랴로프도, 웃고 있는 테료쉬키나도 귀엽다.

 

 

 

이건 작년, 베네피스 공연 때 라 바야데르의 그림자 왕국 파트를 같이 췄던 파리 오페라 발레 무용수 Dorothee Gilbert와 리허설 중인 사진. 스카프 씬 연습 중인 듯. 원래 무용수들의 연습실 장면을 좋아하는데 이 사진은 특히 분위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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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피곤한 한 주를 보내고. 위안을 위해 언제나 날 즐겁게 만들어주는 발레 돈키호테 영상 몇 개.

 

 

지난 5월 10일.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키트리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바질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팬이 캠으로 찍은 버전인 것 같은데, 1막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좋다. 테료쉬키나 팬이 찍었는지 투우사와 거리의 무희도 없고 1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3막에서 바질이 자살 쇼 하는 것도 빠지긴 했다. 그래도 꽤 볼만하다.

 

테료쉬키나는 예전보다 훨씬 키트리에 어울린다.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 역시 기 센 언니 스타일이라 그런가. 근데 이 키트리는 아빠가 아무리 결혼 반대해도 나몰라라, 사랑하는 귀여운 바질을 옆구리에 끼고 도망쳐 결혼할 것처럼 보인다 :)

 

슈클랴로프도 바질 추는 게 이전에 췄던 것보다 여기서 훨씬 더 좋다. 머리를 너무 빗어넘겨서 아쉽긴 하다만... 예전에 슈클랴로프가 췄던 바질은 귀여운 소년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제 나이도 좀 먹고 원숙해져서 그런지 소년이라기보다는 성숙한 남자처럼 보인다 :)

 

마지막  결혼식 그랑 파 드 두에서 바질 솔로도 나름대로 좋은데, 스플릿 점프를 비롯한 슈클랴로프의 바질 해석은 원래 내가 좋아하는 버전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원래 마린스키 돈키호테의 바질 솔로들은 전통적으로 남자 무용수의 자유로운 해석을 어느 정도 용인하니까 나름대로 좋게 본다. 얘는 스플릿 점프를 좋아하나보다, 근데 꽤 잘하긴 한다. 예쁘게 포즈 잡는 것도 잘하고. 난 조금 더 공기처럼 날아다니는 바질이 좋긴 하지만.. 얘도 점프와 주테가 강하니 그것도 잘할 것 같은데 ㅠ

 

중간에 돈키호테 꿈 장면에 최근 신성 율리야 스체파노바가 드리아드 역으로 등장한다 :0

 

 

 

이건 며칠 전 마린스키에서 열린 니넬 쿠르가프키나 85주년 기념 갈라 공연에 올라온 돈키호테 1막 공연.

 

쿠르가프키나는 매우 유명한 키로프 시절 발레리나이다. 누레예프와 바리쉬니코프와도 파트너로 췄었다. 그녀의 키트리는 음악에 대한 탁월한 감각, 발랄한 해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 배역이라 그런지 갈라에서도 돈키호테 1막을 그녀의 옛 필름과 교묘하게 뒤섞어 오마쥬를 바쳤다.

 

이것도 캠으로 찍은 거라 화질은 안 좋지만.. 맨 처음에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등장 씬이 스크린으로 상영되다가 후배 발레리나인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키트리가 등장,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바질과 흥겨운 춤을 보여주고 종반에는 다시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퇴장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가 추는 거라 처음 영상이랑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미묘하게 다르고 여긴 드디어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들어 있다 :0 귀여운 슈클랴로프의 파 드 트루아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쿠르가프키나에 대한 경의가 느껴져서 좋다.

 

원래 저 키트리 역을 쿠르가프키나의 제자 중 하나였던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가 와서 추기로 했는데 부상 때문에 불발돼서 테료쉬키나가 췄다고 한다. 오브라초바의 키트리는 너무 귀엽기만 해서 춤 자체는 테료쉬키나가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오브라초바와 슈클랴로프가 재회해 같이 추는 걸 보고팠는데 좀 아쉽다.

 

저 공연에 대한 코메르산트 지의 기사는 여기. 노어로 돼 있긴 하지만. 돈키호테 부분만 발췌.

 

이때 사진도 여기 한 장.

 

 

http://www.kommersant.ru/doc/2474571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состоялся вечер памяти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посвященный 85-летию со дня рождения балерины. Окончание вечера ознаменовалось овацией — публика бешено аплодировала танцующей на экране Кургапкиной. Свою лепту в овацию внесла ОЛЬГА Ъ-ФЕДОРЧЕНКО.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Кургапкина — из легендарной плеяды вагановских учениц. В 1947 году она окончила Ленинградское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е училище по классу Агриппины Яковлевны Вагановой и до 1981 года танцевала на прославленной сцене. Вела женские классы в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м училище и репетировала с балеринами в Кировском /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была признанным авторитетом по поддержанию "в форме" спектаклей классического наследия. Памятный концерт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выстроили по привычным лекалам: вступительные речи, которых было даже три. И. о. заведующего балетной труппой Юрий Фатеев открыл вечер; две других произнесли перед началом второго отделения Жанна Аюпова (ученица Кургапкиной в училище и театре) и Николай Цискаридзе. В первом отделении представили акт из "Дон Кихота" —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блестяще танцевала этот балет; второй акт составили дивертисментные номера. Активное участие в вечере памяти себя приняла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организаторы концерта весьма удачно вмонтировали кинохронику в "живой" спектакль. Так, после уличной суматохи на площади Барселоны на сцену выбежала Китри — Кургапкина (благодаря кинопроекции) и исполнила знаменитую "выходную" вариацию бесшабашной испанки, а затем спектакль как ни в чем не бывало продолж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В финале акта, в сцене побега Китри и Базиля, там, где большинство нынешних танцовщиков берегут силы и быстренько бегут кратчайшим путем по диагонали из левой кулисы в правую (конечно, им трудно, так как на вытянутых вверх руках надо нести еще и возлюбленную), руководство труппы обезопасило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и заменило пронос реальный проносом кинематографическим. Во время которого, конечно, раздалась буря аплодисментов: Николай Ковмир искусно лавировал между рядами танцующих, практически повторив траекторию (только в обратном направлении) выхода 32 теней в "Баядерке", между тем как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удобно расположившись в руках партнера, задорно потряхивала бубном.

Китри в честь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исполн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Она танцевала раскованно и азартно, легко распутывала ногами все ритмические затруднения и выдала в бешеном темпе вариацию с кастаньетами, в которой пронеслась в диагонали вращений маленьким смерчем, оставив только восторженное "ах!" зрительного зала.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который на сцене имеет вид примерного старшеклассника, исполнил партию Базиля в актерских рамках разрешенной трактовки, однако в танцевальной части позволил себя увлечь и даже похулиганил в вариации, дразня публику изгибистыми ранверсе и шкодными турами в воздухе.

 

..

 

마지막으로.

 

이건 위에서 얘기한 바질의 1막 파 드 트루아만 모아놓은 영상. 러시아 남자 무용수 6명의 바질 모음. 내게는 종합선물세트 :)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탄력 넘치는 바실리예프, 정석의 깨끗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사라파노프, 우아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같은 레베제프, 사라파노프와 비슷한 동작을 따라가지만 테크닉보다는 조금 더 소년답고 생기넘치는 슈클랴로프,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터 같은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번듯하고 화려한 폴루닌.

 

발레를 보는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버전이 가지각색일 듯.

 

난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을 좀 더 좋아해서 그런지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처럼 빠르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질은 발레라기보다는 스포츠나 곡예를 보는 것 같아 내 취향은 아니고 가운데 세 명이 더 좋다 :)

 

태그의 돈키호테나 발레 돈키호테를 클릭하면 그간 올렸던 이 발레에 대한 여러 포스팅을 볼 수 있다. 워낙 좋아하는 발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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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5. 17. 15:55

실비아 영상 클립 + 커튼 콜 사진 등 dance2014. 5. 17. 15:55

 

앞서 올린 마린스키 발레 실비아 초연(2014.4.3) 리뷰(http://tveye.tistory.com/2816) 에 이어.

 

1. 간단한 영상 클립 몇 개.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실비아 관련 인터뷰 클립

 

 

 

이건 실비아 공연 하이라이트 약간. 이건 첫날 공연이 아니라 그 다음날 알리나 소모바와 크산데르 패리쉬가 췄던 버전. 잘 보면 알리나 소모바의 실비아와 위의 테료쉬키나 실비아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슈클랴로프가 춤추는 클립은 없어서.. 슬픈 마음으로. 대신 리허설 클립 하나. 여기서 추는 게 아마 3막의 솔로 부분인 것 같다. 맨 처음 나오는 애는 크산데르 패리쉬. 슈클랴로프는 회색의 긴 슬랙스와 폴라티 차림.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로열발레단의 풀 버전을 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세요 :)

 

 

2. 공연 사진 (출처 : 마린스키 극장, 리아노보스티 신문 등)

 

 

 

이건 3막.

 

 

 

1막. 화살 쏘려고 위협하는 실비아. 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 아민타.

 

저런 애를 쏘다니 ㅠㅠ

 

 

 

 이건 3막 아다지오.

 

 

 

3막. 아민타의 솔로. 사진은 좀 웃기게 나왔지만..

 

 

 

1막. 화살 맞고 죽은 아민타를 살리러 온 의문의 망토 쓴 남자. 실은 에로스.

생명의 꽃을 갖다 대자 짠~ 하고 살아남.

 

 

 

이건 살려내기 전. 팔 들어서 죽었나 살았나 시험 중...

 

.. 근데 분명 다른 사진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슈클랴로프 나온 사진밖에 안 보인다 ㅠㅠ

 

 

3. 커튼 콜 사진들

 

내 니콘은 너무 플래쉬가 안 좋고 잘 번져서 후지X를 가져갔다. 맨첨엔 자리에 앉아서 찍고 무용수들이 커튼 앞으로 나왔을 땐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찍었는데 그래도 카메라 자체가 똑딱이라 잘 나온 건 없다만.. 어쨌든 이날 찍었던 사진들 올려본다. (스크롤 주의)

 

 

 

 

 

 

 

키 커서 잘 보였던 유리 스메칼로프 :)

다시 봐서 반가웠어요!

 

 

 

 

 

 

 

 

 

 

 

 

 

 

 

 

 

 

 

 

 

 

 

 

 

 

 

 

 

주역 무용수들 인사..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찍어서 이때부터는 좀 가까이서 :)

유리 스메칼로프.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사이좋게 :0

 

 

 

 

 

 

 

 

 

 

 

 

 

 

 

 

 

앗, 가지 마 ㅠ.ㅠ

 

.. 이렇게 하여 실비아 리뷰와 사진들은 이걸로 마무리.

 

마지막 남은 건 4월 6일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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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실비아 (2014.4.3 마린스키 극장. 초연)

 

 

 

 

음악 : 레오 들뢰브

안무 : 프레드릭 애쉬톤

재안무 : 크리스토퍼 뉴턴

무대 배경 및 의상 : 크리스토퍼 아이언사이드, 로빈 아이언사이드

조명 : 마크 조나단

 

캐스트

실비아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아민타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오리온 : 유리 스메칼로프

에로스 : 알렉세이 튜튠닉

디아나 : 타치야나 트카첸코

노예들 : 안드레이 아르세니예프, 올레그 뎀첸코

 

 

1. 이 발레의 간단한 리브레토

 

1막

 

판과 님프들이 뛰노는 신성한 숲. 디아나 여신의 님프 중 하나인 매력적인 실비아에게 반한 순박한 목동 청년 아민타는 에로스 신전에 와서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후 그는 님프들과 실비아가 춤추는 것을 신전 기둥 뒤에 숨어 바라본다.

 

그러나 아민타의 망토를 발견한 님프들이 수색 끝에 그를 찾아낸다. 아민타는 실비아에게 열렬히 사랑을 고백하지만 디아나의 님프인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하잘것 없는 사랑을 부추기는 에로스를 마구 욕하며 신상을 조롱한다. 그리고 애원하는 아민타의 심장에 활을 쏴 쓰러뜨린다. 신상처럼 서 있었던 것은 사실 진짜 에로스 신이었고 그는 그 대가로 실비아의 가슴에 사랑의 화살을 쏜다.

 

실비아는 화살을 뽑아내지만 멀쩡한 것을 깨닫고 좋아하며 님프들과 퇴장한다. 지나가던 오리온은 실비아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잠시 후 에로스의 화살 탓에 사랑에 빠져버린 실비아가 등장, 아민타의 시체를 안고 슬퍼하며 사랑을 고백하지만 이때 오리온이 나타나 그녀를 납치한다.

 

마을 사람들이 달려나와 아민타의 시체를 발견하고 슬픔에 빠지지만 수상쩍은 망토를 뒤집어쓴 인물이 나타나 그를 살려낸다. 그 인물은 바로 에로스 신이었다. 에로스는 아민타에게 오리온이 실비아를 납치해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의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에로스 신에게 경배한다.

 

2막

 

오리온의 주거지로 잡혀온 실비아. 호화스러운 옷가지와 보석 등으로 아무리 꼬드겨도 실비아가 넘어오지 않자 오리온은 화가 난다. 그녀가 신주단지처럼 꼭 껴안고 있는 에로스의 화살을 빼앗기까지 한다.

 

실비아는 묘안을 짜내 갑자기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교태를 부리기 시작하여 오리온의 혼을 쏙 빼놓고는 그와 노예들에게 술을 잔뜩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들고 화살을 되찾는다.

 

도망치려고 하지만 출구를 찾을 수 없어 절망하는 실비아의 앞에 에로스 신이 나타난다. 그는 실비아에게 디아나 신전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아민타의 모습을 환상으로 보여주고 아름다운 배에 그녀를 태워 떠난다.

 

3막

 

디아나의 신전 앞. 다들 디오니소스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목동 아민타는 애타게 실비아를 그리워한다. 이때 바닷가에 아름다운 배가 한 척 들어오고 거기서 에로스와 실비아가 나타난다. 재회한 연인들은 사랑을 확인한다. 곧 축제와 함께 연인들은 사랑의 춤을 추지만 오리온이 나타나 다시 실비아를 납치하려고 한다. 그녀는 신전 안에 숨고 오리온은 아민타를 밀어붙인 후 신전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때 디아나 여신이 나타나 오리온을 죽인다.

 

여신의 분노는 금지된 사랑을 나눈 실비아와 아민타 커플에게 향하지만 이때 에로스가 나타나 오랜 옛날 디아나가 목동 엔디미온에게 반했던 순간을 환상으로 보여주고 그녀는 옛 추억에 감화되어 연인들을 용서하고 축복한다.

 

 

 

 

2. 공연 보러 가기 전. 로열발레단 영상 감상 후

 

리브레토를 줄줄이 늘어놓은 이유는 내 기억으로 이 발레가 국내에서 공연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없어서. 사실 나도 슈클랴로프가 초연에 나온다는 얘길 듣고서야 영상으로 찾아봤다. 로열발레단, 다아시 버셀과 로베르토 볼레 버전인데 유튜브에 올라와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시길. 고전 발레인데다 애쉬튼의 안무나 해석도 딱 그런 식이다. 리브레토도 간단하고 춤도 그렇게 많지 않다. 3막까지 있지만 실지로 전체 공연 분량은 90분도 안 될 것 같다.

 

영상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런 거였다.

 

1. 아... 지루하다. 춤도 너무 적다.

 

2. 저 아민타란 놈은 대체 뭐냐... 자기 힘으로 하는 건 하나도 없고 심지어 춤도 별로 없네 ㅠㅠ 로베르토 볼레의 섹시함으로 커버하는 거네 ㅠㅠ

 

3. 제일 중요한 여주인공 실비아가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쟤한테 정이 안 가네... 물론 다아시 버셀이야 예쁘고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한다만..

 

4. 발레가 춤도 리브레토도 등장인물들도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라 재미가 없다. 역시 이렇게 반듯한 고전은 내 취향이 아니었어.

 

5. 4와 비슷한 이유로... 프레드릭 애쉬튼도 정통 영국식도 취향에 안 맞았지... 역시 난 드라마틱한 게 좋다고!

 

6. 왜 하필 발로쟈 너는 내가 가는 일정에선 이거 하나 밖에 안 나오는 거냐 ㅠㅠ

 

(.. 나중에 실제로 공연을 보고 나서는 춤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 얘긴 아래)

 

 

3. 공연 보러 가서, 키가 크지 않은 인간의 슬픔

 

드디어 4월 3일이 되었다. 이날은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개막일이었고 실비아는 마린스키에서는 초연이었다. 페스티벌 개막작이자 초연작이니 극장에서도 열심히 홍보를 했고 관객들도 관심이 많았다. 주역은 마린스키 수석무용수들인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였다. 슈클랴로프야 시즌 개막이나 이런 페스티벌 개막이면 보통 주역으로 나오는 인물이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다른 게 개막작이면 더 좋았을텐데 하고... 그러니까 이날은 작품에 대해 아무런 기대감 없이 그저 슈클랴로프 얼굴이나 가까이서 보자 하고 간 거다.

 

 

 

자리는 좋았다. 파르테르 5째 줄 13번으로 정가운데 앞자리였다. 원래 공연 전체를 보려면 2층 맨 앞줄 가운데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무용수를 가까이서 보고 싶을 땐 그래도 1층 파르테르 앞자리가 좋긴 하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으니.. 이곳은 마린스키 구 극장. 계단식 좌석이 아니라 평면에 주욱 늘어선 의자들 때문에 앞에 덩치 큰 사람이나 머리 큰 사람이 앉으면 진짜 재앙이다. 러시아야 분명히 야구공만한 머리에 기다란 비율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쌔고 쌨지만 이상하게도 극장에만 오면, 특히 내 앞에 앉는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덩치가 크거나 머리가 크거나, 머리는 작지만 거대하게 부풀린 곱슬머리 헤어스타일을 장착한 경우가 거의 90%였다. 이것도 무슨 법칙이 있나보다. 그래서 옛날부터 마린스키 갈 때마다 외던 주문이 있었으니.. "발샤야 갈라바가 제발 오지 않게 해주세요 ㅜㅜ" (발샤야 갈라바 : 큰 머리 ㅠㅠ)

 

 

1층 파르테르 앞줄... 바로 앞 오케스트라 핏...

이래서 앞줄에 앉으면 무대가 가깝긴 하지만 심지어 지휘자 머리 때문에 또 무대가 가려지기도! 

 

 좌석이 이렇게 일렬 평면으로 늘어서 있다..

 

 

발샤야 갈라바가 앞에 앉으면 무대가 두 동강나 보이는 바로 그런 자리 ㅜㅜ

 

정말이지 이날도 들어가면서 유아용 시트라도 가져와 깔고 앉고픈 마음이 굴뚝이었다. 전날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보면서도 파르테르 끝열 앉았다가 무대 바닥이 안 보였던 게 생각나서 이날은 책을 두 권 챙겨갔다. 주섬주섬 책을 꺼내 스카프로 싸서 깔고 앉는 나를 보고 동행한 친구는 기절초풍...

 

친구 : 야, 뭐하는 거야! 아기냐?

 

나 : 너는 호빗의 괴로움을 모른다. 바로 너 같은 인간이 앞에 앉는 순간 무대가 안 보인단 말이야! 앞에 발샤야 갈라바가 앉으면 나 정말 하나도 안 보여... 기껏 슈클랴로프 얼굴 볼라고 이렇게 앞자리 끊었는데 안 보이면 어떻게 해 ㅜㅜ

 

친구 : 뭣이, 너 지금 내 머리가 크다는 것이냐! 발샤야 갈라바라니!

 

나 : 너는 왜 본론은 무시하고 쓰잘데없는 말에 집중하는 거야.

 

친구 : 나는 머리 안 커. 키가 클 뿐이야.

 

나 : 어쨌든 둘 다 똑같아. 키 크든 머리 크든 앞을 가린다고... 빨리 기도해라, 내 앞에 머리 큰 사람 안 오게 ㅜㅜ

 

.. 그러나 역시 내 앞에는 덩치 큰 아주머니가 앉고 말았다. 게다가 곱슬곱슬하게 부풀린 거대한 파마머리 콤보였다. 그리하여 책 두 권을 깔고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앞은 완전히 가려져서 가운데가 안 보였다. 무대가 두 동강나 보였다 ㅜㅜ 결국 공연 보는 내내 양쪽으로 고개를 왔다갔다 하고 봐야 했다... 이게 뭐냐. 비싼 자리도 다 소용없다. 그나마 책 두 권이라도 있었으니 망정이지... 막간에 책을 빼냈더니 진짜 아무 것도 안 보일 지경...

 

친구가 불쌍하다고 자리를 바꿔주려고 했지만 걔 앞에는 더 덩치 큰 곰같은 아저씨가 앉아서 더 안 보였다. 두번째 막간에는 결국 친구가 스카프로 책 싸는 걸 도와주면서 이랬다.

 

친구 : 너 진짜 눈물겹다... 엉덩이 배기지 않냐? 허리 부러지겠다.

 

나 : 시끄러워 ㅠㅠ 유아용 시트 좀 얻어와 ㅠㅠ

 

친구 : 무릎에라도 앉혀주고 싶구나 ㅠㅠ

 

나 : (혹함) 그래도 되니?

 

친구 : 기생오라비 같은 무용수 얼굴 보겠다고 친구의 무릎을 작살낼 생각이냐?

 

나 : 작살이라니... 너무하잖아 ㅠ 좀 많이 저리긴 하겠지. 그렇지만 물리적으로 계산한다면 80kg 이상의 체중을 가진 인간의 무릎이 날 앉혔다고 작살나지는 않을 거야.

 

친구 : 나의 80kg는 대부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지, 누구와는 다르지~

 

나 : 시끄러. 시작한다!

 

그리하여 결국 계속 발샤야 갈라바에 막혀가며 공연을 봤고 가장 혹했던 수단인 친구 무릎 좌석 활용은 당연히 불가능... 아, 마린스키... 여전히 구 극장이 신관보다 더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여전히 괴롭다...

 

 

4. 긴 서론에 이어, 이제야 본론. 마린스키 실비아 초연. 간단한 리뷰

 

 

극장은 만원이었다.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개막작이기도 했고 초연이었기 때문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선보이는 프리미어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오랜만에 진짜 고전 발레를 프리미어로 들고 나왔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꽤 관심을 보였다.

 

막간에는 파르테르와 베누아르 좌석 출입구인 1층의 좁은 복도에서 마린스키 발레단 디렉터인 유리 파테예프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근처 벤치에 앉아 친구랑 초콜릿빵 까먹으면서 인터뷰하는 걸 잠시 구경했다. 애쉬튼의 안무, 들뢰브의 음악, 작품의 의미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좀 잘 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때 친구가 마린스키 샵에서 슈클랴로프 엽서를 발견했다고 끌고 가는 바람에 당연히 거기 갔음(ㅜㅜ)

 

인터뷰 중인 유리 파테예프. 가려져서 얼굴의 일부만 보임. 영상으로 봤을 때와 얼굴 똑같음.

 

 

리브레토에 대해서야 1번에서 전부 얘기했으니 그냥 간단한 감상만...

 

로열발레단 영상 후기도 위에 썼지만, 이 작품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워낙 기대를 하지 않고 갔기 때문인지 오히려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아무래도 초연이다 보니 군무나 솔리스트들이 좀 긴장한 기색을 보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굉장히 신경 쓴 티가 났다. 돈도 많이 들인 것 같고 준비도 많이 한 것 같았다. 영국에서 그대로 가져와 제작했는지 무대 배경이나 의상, 디자인부터 시작해 안무도 그렇고 기존 버전과 크게 다른 구석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오랜만에 이런 고전 발레를 보니 신선하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백조의 호수나 지젤, 잠자는 미녀 등등도 클래식이긴 하지만 워낙 여러 버전들이 있고 무대 미술이나 조명도 많이 세련된 스타일로 바뀌어서 그런지 손으로 그린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배경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묘했다.

 

들뢰브의 음악이 좋았다. 이것도 영상으로 볼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역시 어두컴컴한 마린스키 극장 안을 가득 채우고 울려퍼지는 오케스트라 선율에는 뭔가 마법적인 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리브레토와 화려하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은 춤 때문에 기대를 안 했기 때문인지 의외로 볼 만한 춤도 조금 있었다.

 

영상으로 볼 때는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실지로 무대에서 보니 의외로 상당히 까다로운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자주 올라오는 레퍼토리들과는 스텝이나 동작들이 많이 달랐다. 특히 주역인 실비아의 스텝과 동작들이 어려웠다.

 

빅토리야 테료쉬키나는 씩씩하게 잘 췄다. 원래 잘 추는 무용수라 괜찮기는 했는데 어쩐지 저런 실비아라면 굳이 에로스가 구해 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헤쳐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씩씩했다 :) 이 사람은 외모도 그렇고 춤추는 스타일도 그렇고 가뜩이나 슈클랴로프랑 둘이 있으면 기 센 누나와 귀여운 연하 애인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레퍼토리에서는 게다가 슈클랴로프가 맡은 목동 아민타가 원체 비실비실해서 더 그런 느낌이었다 :0

 

나중에 테료쉬키나 인터뷰를 보니 역시 실비아 동작들이 어려웠다고 한다. 내 개인적 감상은... 테료쉬키나가 잘 추고 못 추고를 떠나서 실비아의 춤은 기교 넘치는 동작들의 연속이긴 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기교 = 아름다움은 아니니까.

 

 

 

 

이건 슈클랴로프의 아민타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람은 혼자 추는 게 별로 없긴 하지만.. 그 얘긴 나중에 하고... 무엇보다도 주인공들의 아다지오가 상당히 까다로워서 좀 놀랐다. 일반적인 고전 발레 아다지오들은 물 흐르듯 유연하고 부드럽게 전개되고 감정적 고조를 중시하는데 실비아의 아다지오는 성격이 달랐다. 분절적 동작들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남자 무용수가 파트너를 계속해서 들어올렸다 내려놓는 자잘한 동작들이 변형되어 이어졌다.

 

슈클랴로프야 잘 추는 무용수이긴 하지만 파트너를 지지해주는 데 있어서는 A급이라고 하긴 어려운 사람이라.. 사실 보면서 좀 조마조마했다. 살짝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얘가 작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워낙 동작이 까다롭고 처음 춰보는 거라 그런 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이 실수를 한 건 아니다. 아다지오는 끝까지 잘 췄다. 그냥 내가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을 뿐이다. '아, 왜 자꾸 들었다 놨다 하는 거니, 애 허리 빠지겠다.. 애쉬튼, 당신 새디스트였던 거요?'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운동량이나 순간 투여되는 에너지, 격렬함 등이야 물론 요즘 거의 체조 수준으로 전개되는 무용들 쪽이 더 크겠지만 실비아의 아다지오는 생각보다 무척 힘들었을 것 같았다. 성격이나 스타일은 다르지만, 약간 잠자는 미녀에서 로즈 아다지오 볼 때랑 느낌이 비슷했다. 별로 재미는 없지만 보는 내내 '아, 저거 참 추기 까다롭겠어..'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도 그렇고...

 

나중에 슈클랴로프 인터뷰도 읽었다. 역시 파트너 지지하는 동작들이 무척 어려웠다고 밝혔다. 기존에 춰 보지 않은 동작들이 많았고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했다. 발레에 대해서야 그저 보는 걸 좋아하기만 하는 내 눈에도 까다로워 보였으니 추는 애들은 더 그랬을지도.. 그리고 단순하고 천진한 목동 역이었지만 애쉬튼 안무였고 무엇보다도 테료쉬키나와 췄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근데 내가 보기엔 넌 이 프리미어 주역보다 나중에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그 단막발레 카메라 옵스쿠라에서 춘 역이 더 좋았어. 콧수염 달고 안 예쁘고 찌질하게 나오긴 했지만^^;)

 

 

뭐라고요? 내가 이렇게 예쁜데 안 이쁘고 찌질하게 나온다는 말을 하다니!

 

 

이 발레는 아무리 봐도 남자 주인공이 아민타라지만 이놈보다는 악당 오리온과 문제해결사 에로스가 훨씬 돋보인다. 심지어 등장씬도 더 많은 것 같다!

 

 

알렉세이 튜튠닉은 코믹한 에로스 역을 꽤 잘 소화했다. 영상으로 볼 때도 그렇고 무대로 볼 때도 화살 쏘는 게 좀 서커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로스가 실비아에게 활 쏠 때 잘 봐야지 싶었지만 문제의 발샤야 갈라바가 가리고 있어 활 날아가는 걸 제대로 못 봤다 ㅠㅠ

 

(사진의 조각상 분장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에로스 역의 튜튠닉.

이 발레는 사전에 내용을 모르고 보면 1막에서 갑자기 저 조각상이 활 쏠 때 깜짝 놀랄 수도...

사진에서는 에로스의 정체가 드러나 다들 경배하고 있음. 서 있는 애가 슈클랴로프의 아민타. 사랑하는 실비아를 구해주세요~ 하고 있음. 출처는 사진에 워터마크로 찍혀 있음)

 

그리고 유리 스메칼로프. 이 사람은 언제나처럼 좋다. 키도 크고 체격도 단단한데다 외모 자체가 강렬하고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다져진 훌륭한 기본기와 표현력이 강점이다. 오리온 역에 잘 어울렸다. 오히려 1막보다 실비아랑 오리온만 나오는 2막이 더 재미있었으니 말 다 했다...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시종장으로 안 나온 게 아쉬웠지만 여기서 화려한 옷 입은 오리온으로 등장해줘서 반가웠다. 그리고.. 이 사람은 키가 크기 때문에 발샤야 갈라바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꽤 잘 보였다 ㅜㅜ (발로쟈 너도 저 사람만큼 키가 컸다면 얼마나 좋았겠니 흐흑)

 

디아나 역의 트카첸코는 춤이랄 게 거의 없었다. 원체 이 발레 리브레토 자체가 마지막에 나타나는 디아나는 좀 '잉?' 하는 느낌이라... 아쉽긴 했다.

 

그 외 님프들과 판 등의 춤들이 좀 있었는데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그 이유는.. 이들의 춤은 주로 1막에 나왔는데 그 때 나는 화살 맞고 무대에 쓰러져 있는 슈클랴로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 ㅠㅠ

 

발레 자체는 실비아, 즉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원맨쇼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 추가한다면 오리온의 남성적인 춤 + 에로스의 코믹 연기... 그리고 더하기 얼굴만 예쁘지 자기가 하는 건 하나도 없는, 그냥 사랑에 빠진 어린 목동 아민타. 끝. 로열발레단 영상 보면서 내가 아민타에 대해 느꼈던 인상은 역시 변함이 없는 거였다. 이 배역은 그저 얼굴 마담! 거기선 로베르토 볼레가 섹시함으로 커버했다면 여기서는 슈클랴로프가 미모로 커버하고 있는 거였다!

 

 

5.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어쨌든 슈클랴로프 보러 간 거니까 이 사람에 대한 지극히 팬심 가득한 메모 몇 개.

 

정말이지 너무하다. 명색이 남자 주인공인데 너무 조금 나오는 거 아닌가 ㅜ.ㅜ

 

가까운 곳에서 봐서 좋긴 했다. 1막에서 등장할 때도 그렇고. 이 사람은 외모 탓인지 애초에 가지고 있는 밝은 아우라 때문인지 모르곘지만 키도 크지 않고 당당한 체격도 아닌데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이면 시선을 확 사로잡는 능력이 있다. 그게 꼭 외모가 준수해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사람보다 잘생긴 무용수들도 많고 더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가진 무용수들도 많기 때문이다. 배우도 그렇지만 발레 무용수들에게도 그런 매력은 아주 큰 힘이다. 관객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없다면 정말 높이 올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언제나 무용수들의 그런 매력이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 왔는데 하나는 빛, 하나는 어둠이다. 슈클랴로프는 전자에 가깝다. 무대에 올라오는 순간 주변이 밝아지는 스타일이다. 물론 이 사람은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연기도 잘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환한 등불을 켜주는 타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에이프만 발레에서 이고리 마르코프의 춤을 볼 때는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쓰는 글의 주인공도 후자에 가까운 인물이고 나 자신의 본성도 그쪽에 더 가깝긴 하지만 실은 빛이 더 어렵다. 그래서 슈클랴로프처럼 무대 위에서 천성적인 기쁨과 빛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을 보면 무척 끌린다.

 

어쨌든. 그건 좀 의미론적인 얘기고. 이제 팬심으로 돌아와서...

 

1막 내내 이 사람은 거의 누워 있기만 하는데 그래도 조금씩 자세를 바꿔가며 똑바로 누웠다 옆으로 누웠다 신상 뒤로 가서 웅크렸다 엎드렸다 여러 가지로 노력한다(ㅜ.ㅜ) 그러나 그의 누워 있는 자태가 너무나 섹시하였기에 이때 췄던 다른 무용수들의 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음. 반듯하고 예쁘장한 외모에 목동 튜닉 차림이라 작고 탄탄한 조각상 같았다. 키 안 크고 8등신이 아니면 어때, 저것은 이미 잠자는 미녀 남성판 :)

 

 

 누나, 제발 내 사랑을 받아줘요 ㅠㅠ

 

아야 ㅜㅜ 난 이렇게 이쁜데 왜 화살로 쏘는 걸까 ㅠㅠ

 

 

화살로 쏴죽여 놓고 뒤늦게 슬퍼하는 실비아 -_-

(자세히 보니 애가 이뻐서 뒤늦게 후회. 어머 내가 굴러들어온 복을 놓쳤네 ㅠㅠ)

 

 

2막에서는 등장도 안 하니 지나가고.. 3막.

 

1막에서야 '제발 내 사랑을 받아주오~' 하고 계속 애원만 하고 결국 화살 맞고 나뒹구느라 애절하게 울상만 짓고 있었지만 3막에서는 사랑을 이뤘기 때문에 마냥 행복해서 그런지 시종일관 빵끗빵끗 웃어서 보기 좋았다.

 

이 무대에서 이 사람이 보여준 장점은 이런 거였다. 환하고 자연스럽게 잘 웃는 것 + 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 특유의 깨끗한 라인과 포즈 + 몸의 탄성. 이 사람이야 원래 높이 잘 뛰는 걸로 유명하긴 하지만 이 무대도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탄성이 좋았다. 이게 무게 없이 우아하고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과는 좀 다르다. 난 무중력처럼 가볍게 부유하는 댄서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사람의 탄력은 가까이서 실제로 보면 꽤 매력적이다.

 

3막이 좋았던 이유는 이 사람이 드디어 제대로 된 춤을 췄기 때문이다... 아다지오가 까다로웠다고 앞에서 얘기했는데 사실 여성 무용수고 남성 무용수고 이들의 솔로들도 까다로웠다. 실비아의 솔로들이 겉보기에도 화려하고 좀 곡예 같은 동작들이 이어지는 스타일이라면 이 사람이 춘 아민타의 솔로는 좀 달랐다. 보통 파이널 2인무에서 남자 무용수는 화려하고 큰 동작들을 연이어 보여준다. 그랑 주테, 점프, 피루엣 등등등.. 그러나 아민타의 솔로는 상당히 절제되어 있고 동작 또한 작고 반듯반듯했다. 자잘한 카브리올을 비롯해 조그만 동작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나중에 어떤 기사에서 이 사람이 애쉬튼의 영국적 주인공을 추기엔 너무 솔직담백하고 열렬했다는 평을 읽긴 했지만 그래도 난 팬이라서 그런지 이 사람이 보여준 솔로는 마음에 들었다. 작은 동작들을 탁탁 끊으면서 적재적소에 포즈를 박아넣는 게 근사했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무대 위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올려놓고 저런 작은 점프 밖에 안 주다니 될 말이냐..' 라고 외치고 있었다(ㅜ.ㅜ)

 

 

6. 커튼 콜 + 친구와의 대화

 

 

발레는 1시간 30분도 안 되는 길이였지만 3막까지 있어 10시 좀 안돼서 끝났다. 냉정한 페테르부르크 관객들이지만 이 공연에서는 브라보가 많이 나왔다. 테료쉬키나야 당연히 많이 받았고, 슈클랴로프는 춤이 너무 적어서 브라보까지 많이 받겠느냐 싶었지만 상당히 많이 받았다. 의외로 전자는 여자 함성, 후자는 남자 함성이 더 많았다. 으잉?

 

원체 페테르부르크 관객들이 보수적인 편이고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긴 한데 오랜만에 진짜 고전발레를 제작해 초연으로 보여줘서 기뻤던 것 같다. 다녀온 관객들 평도 대부분 좋았다.

 

 

 

커튼 콜 사진들은 다음 포스팅에 따로...

 

 

커튼 콜 후 주역 무용수들이 커튼 앞으로 나와서 인사를 했다. 그리하여 나는 파르테르 앞자리임을 적극 활용, 잽싸게 달려나가 오케스트라 핏 바로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그의 미모를 가까이서 보며 행복에 잠김.

 

이때 내 친구는 매우 툴툴거림.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 운운, 나이 값좀 하라는 둥, 쟤가 뭐가 잘생겼냐 내가 훨 잘생겼다는 둥, 저런 스타일은 바람둥이라는 둥... 그게 나랑 대체 무슨 상관인지 -_-

 

급기야...

 

친구 : 야! 나 앞으로는 쟤 나오는 거 같이 보러 가자고 절대 안 할 거야 -_-

 

나 : (아무 것도 안 들림) 아 이뿌다~

 

친구 : 야! 좀 창피하단 말이야, 나만 내버려두고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그렇게 사진 찍고... 별로 멋있지도 않고만.. 춤도 조금밖에 안 추고...

 

나 : 쟨 정말 이쁜 것 같아. 얼굴에서 광채가 나~

 

 

서로 좀 진정된 후.. 귀가하면서.

 

 

친구 : 야, 근데 그 나쁜 놈으로 나온 애 있잖아.

(친구는 발레에 별 관심이 없어서 나쁜 놈, 주인공, 예쁜 여자..로 구분함 ㅠㅠ)

 

나 : 유리 스메칼로프? 나 그 사람 옛날부터 좋아했었어. 잘 추지.

 

친구 : 나 좀 닮은 거 같지 않냐?

 

나 : 아니, 전혀. 안 닮았는데. 그 사람 엄청 샤프하게 생겼어.

 

친구 : 키도 크고 풍채도 좋고 잘생긴게 나 닮은 거 같아.

 

나 : 키랑 체격은 좀 닮았지만 그 사람은 꽤 근육질에 샤프하고 섹시한데..

 

친구 : 그러니까 나 닮은 것 같아.

 

나 : 너 전에는 미하일로프스키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보고 이반 자이체프랑 너랑 닮은 것 같다며.

 

친구 : 응?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그래, 작년에 본 그 사람. 음, 그 사람도...

 

나 : 뭔 소리야. 이반 자이체프랑 유리 스메칼로프는 생긴 게 완전히 다른데.. 스타일도 다르고. 어떻게 그 두 사람을 동시에 닮았다고 하냐. 둘 다 안 닮았음!

 

친구 : 너는 외국인이라서 보는 눈이 없어서 그래!

 

나 : 아니야! 난 심미안이 뛰어나! 이런 건 실수 안해!!

 

친구 : 너는 심미안이 뛰어난게 아니라 그저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을 좋아하는 것 뿐이야~

 

나 : 슈클랴로프님을 한번만 더 모독했다간 운하에 처넣겠노라~

 

 

7. 사족

 

어쩌다 보니 발레 얘기보다 친구랑 티격태격한 얘기, 자리 얘기가 더 많은 것 같다만... 하여튼 사족 하나.

 

1막 끝나고 뒷자리 여자들의 대화. 발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는지 한 여자가 프로그램을 뒤적이면서 물었다.

 

여자 1 : 아민타가 누구야?

 

여자 2 : 목동. 

 

여자 1 : 아, 왕자. 걔였구나.

 

여자 2 : 그래, 왕자.


 

... 이게 남자 주인공이라서 관성적으로 왕자라고 하는 건지, 아니면 그게 슈클랴로프라서 그런 건지 :0

근데 아무 짝에 힘 없고 쓸모 없는 목동치곤 너무 품위 있고 이뻐서 목동이라기보다 왕자 같긴 했다. 이것도 팬심인가...

 

... 리뷰가 너무 길어져서 이 공연 관련 사진과 화질 별로 안 좋지만 내가 찍은 커튼 콜 사진들, 그리고 영상 클립 몇 개는 다음 포스팅

 : http://tveye.tistory.com/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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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