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24/12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16. 7. 3. 17:08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dance2016. 7. 3. 17:08

 

자리 비운 동안 넷에 올라온 슈클랴로프 화보들 몇 장.

나도 저렇게 잘 찍고 싶다 ㅠㅠ 흰 옷 입어 번져버린 커튼 콜 사진들이 눈앞에 어른어른..

 

최근 글린카 극장에서 고팍과 발레101을 춘 슈클랴로프. 먼저 고팍.

아아, 루바슈카와 빨간 바지 입고 고팍 추는 슈클랴로프를 보고 싶다!!! 얼마나 훨훨 날아다닐 것인가. 얼마나 경쾌하고 생기 넘칠 것인가...

 

 

저 헐렁한 루바슈카와 빨간 바지를 보니 너무 귀엽다.. 애 아빠 맞느냐..

 

 

발레 101.

7월에 도쿄에 와서 에튀드와 이 발레101을 춘다는데 이제 나는 파산이라 도저히 도쿄까지는 못 가겠네..

이 사람이 추는 발레 101 진짜 무대에서 보고프다. 영상만 봐도 유머와 생기가 철철 넘치는데..

 

 

 

 

이건 스메칼로프의 '녜 빠끼다이 미냐"(나를 버리지 마)

사진은 Jack Devant

아아, 내가 이번에 가서 찍은 커튼 콜 사진은 흰옷 입은 유령으로 나왔건만..

좋은 작품이었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싶을 정도로...

어떤 면에서는 스메칼로프의 초기 안무작이자 역시 슈클랴로프가 나왔던(그땐 오브라초바와 췄지) parting의 보다 원숙하고 고통스러운 버전 같은 느낌도 드는 작품이었다. 아마 둘다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적의 알리를 춘 슈클랴로프

아무리 봐도 콘라드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예쁜 알리...

 

 

악, 그렇게 웃으면 관객들 다 쓰러진다...

 

 

얼마전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춘 라 바야데르. 사진은 캡션대로 elena lekhova

 

 

이 사진 보니 다시 이 사람의 라 바야데르 무대를 보고 싶다. 이 사람은 1막부터 3막까지 점점 사람을 휘어잡는 솔로르로 변해간다. 그러니까, 1막은 좀 철딱서니 없지만 사랑스러운 연인, 2막은 안절부절 못하는 비겁한 배반자, 3막은 참회와 회한으로 몸부림치는 알브레히트 같은 남자인데 이 사람의 연기와 춤은 3막에서 가장 빛을 발하곤 한다.

 

3막에서 이 사람이 스카프를 휘날리며 무대로 뛰어나와 선회하고 망령들의 그림자 앞에서 니키야를 향해 뛰어오를 때면 간혹 숨을 죽이게 된다. 그만큼 사람을 매료시킨다. 2막 결혼식의 화려한 2인무보다는 이 3막의 2인무와 솔로가 훨씬 잘 어울린다.

 

 

청동기사상.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최근 내가 본 공연들 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와 춤과 무대였다.. 비단 슈클랴로프 뿐만 아니고 스메칼로프와 무대 미술, 음악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분명 광란의 예브게니를 혼신을 바쳐 연기해낸 이 사람이 있었다. 아직도 3막에서 이 사람이 테료쉬키나의 환영을 보며 허우적거리고 미쳐 웃고 청동기사상을 향해 손가락질하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당신은 좋은 무용수이고 동시에 좋은 배우예요.

 

 

 

백조의 호수.

사진은 natalya knyazeva

만일 내가 오데트인데 지그프리드가 저런 표정으로 달려와 '오데트야 미안해 오딜한테 깜박 속아버렸어...' 라고 하면 나는 용서해줄 것 같아... ㅠㅠ

 

잠자는 미녀.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두 장 모두 karina edwards

내가 딱히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사람은 데지레 왕자 역에 맞춤이나 다름없긴 하다..

 

 

:
Posted by liontamer

 

 

 

마린스키 신관에서 유리 스메칼로프가 재안무한 소비에트 시절 드라마틱 발레인 청동기사상 보고 옴.

 

푸쉬킨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1막은 표트르 대제의 페테르부르크 건설과 그의 무도회, 2막은 소박한 연인 예브게니와 파라샤의 사랑, 3막은 홍수로 인해 파라샤를 잃은 예브게니가 슬픔으로 광란하여 최후를 맞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시간이 늦었으니 자세한 감상은 나중에 따로 쓰기로 하고.. 오늘은 자기 전에 간략한 메모만 먼저 남긴다.

 

 

슈클랴로프는 정말 몸에 맞는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닌다. 사실 2막에서 얘가 좀 삐끗했다. 서정적 아다지오는 참 잘 소화했는데 솔로 바리아시옹을 할때 두세번 헛디디거나 균형을 잃었다. 좀처럼 안 그러는 앤데 안타까웠고 쟤가 몸이 덜 풀렸나 싶었다. 그러나... 3막에서 그는 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인지! 왜 스메칼로프가 바로 그를 예브게니 역 타이틀 롤로 점찍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2막에서는 테료쉬키나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빛을 발했다면 3막은 온전히 슈클랴로프의 몫이었다. 이것은... 아아, 남자 지젤... 사랑과 광란의 모습을 너무나 가슴 절절하게 표현했다. 격렬한 움직임이 계속되어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을텐데 광기어린 춤과 더욱 광기어리고 슬픈 표정 탓에 가슴이 정말 찢어졌다...

 

게다가 이 사람은 정말 프록코트가 잘 어울리는구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때 이미 알아봤지만... 청초하고 로맨틱한 예브게니라니.. 푸쉬킨 원작 서사시의 예브게니는 그냥 불쌍하고 작은 인간이었는데 대체 이 사람의 예브게니는 이렇게 청순할 수가 있는가... 어흑...

 

발레 자체는, 음, 내 개인적 취향으론 1막은 맞지 않았지만 러시아 사람들, 특히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 소비에트 시절 내용에 제일 가깝게 리메이크한 것도 이 1막일 것이다. 나는 2~3막이 좋았고 특히 3막의 예브게니 광란 씬이 좋았는데 딱 하나 아쉬웠던 건 에필로그에서 다시 한번 예브게니와 파라샤가 등장하는 것. 이게 좀 사족인데... 사실 스메칼로프 안무 작품들 대부분이 꼭 맨끝에 그런 덧칠을 한번씩 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ㅠㅠ 하여튼 3막은 에이프만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스펙터클이었다. 스메칼로프에게 이정도 대작을 맡기다니, 마린스키에서 꽤 신망을 쌓은 것 같다.

 

오늘 보니 방송국 카메라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그래서 늦게 시작함),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직접 지휘도 하는 등 아마 나중에 영화 상영이나 방송으로 나올 모양이다. 대왕기대... 이거 진짜 dvd 사고픈데.. 2막에서 슈클랴로프가 삐끗한 건 프리미어 때 찍어놓은 걸로 대체 안될려나 ㅠㅠ

 

하여튼 자세한 감상은 내일이나 모레..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가 미쳐서 하하하 웃던 게 아직 기억에 남는다. 전에 초연 기사에서 누군가가 연기는 좋았지만 발성은 좀 더 연습해야 할거라 했는데 이 사람은 무용수지 연극배우가 아니지 않나. 그리고 그 기사 때문에 기대 안했는데 난 좋았다. 생각보다 훨씬 가슴을 울리는 웃음소리였다.

 

앞에서 사진 찍었지만.. 망했다. 원래 마린스키 신관은 조명 때문에 의외로 사진이 잘 안나오는데... 게다가 이 발레는 다들 흰옷을 입고 나오고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도 순백 의상을 입어서 빛이 다 번지는 바람에 건진 사진 거의 없다 어흑흑... 디뷔디 내주세요..

 

그나마 건진 거 두장... 나머지는 좀 더 뒤져봐서 내일...

 

 

 

 

아흑.. 역시 이 사람들은 춤도 잘 추고 호흡도 잘 맞고 너무 아름다운 페어인데... 강한 언니 스타일의 테료쉬키나도 이 작품에선 어찌나 하늘하늘하고 안타까운지 ㅠㅠ 그리고 저 청순한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는 로미오 더하기 지젤이야 흐흑...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