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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에서 슈클랴로프가 곱사등이 망아지 무대 주역을 추고, 그 이틀 후에는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비롯한 4개의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특별 무대를 준비한다. 이 사람이 바이에른으로 떠난 후 무대를 직접 보지 못해서 근 일년 만이다. 일년 동안 얼마나 더 원숙해졌을지 기대가 많이 된다.

 

그래서 오랜만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프로모와 무대 영상 몇개 올려봄.

 

위의 사진은 발레 101.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레퍼토리에도 들어 있다.

 

 

먼저 이번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 공연 소개 프로모. 흑백 영상은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신관 옥상에서 찍은 것.

 

 

이 사람이 빵끗 웃으며 러시아어로 하는 말은 :

 

"친구들 안녕하세요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에서 16일에는 곱사등이 망아지, 18일에는 저의 특별공연이 있답니다. 꼭 보러 오세요~"

 

 

흑.. 낚였어 ㅠㅠ 너 때문에 그래 간다...

 

 

심장폭격 주의~

 

 

 

 

 

..

 

 

이건 바이에른에서 리허설할 때 찍은 영상. 상대역은 예카테리나 본다렌코. 독일에 가버린 후에는 그쪽 영상은 거의 볼 수가 없어 무척 아쉬웠는데 이걸로나마 약간 갈증을 달램. 두 무용수의 워밍업과 리허설 장면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초반부는 예카테리나 본다렌코 옷차림 때문에 좀 아디다스 광고 같아 ㅎㅎ

 

 

 

 

..

 

 

이건 조지 발란신의 jewels 중 다이아몬드 일부. 상대역은 옥사나 스코릭.

 

 

 

 

..

 

 

마지막은 잠자는 미녀 그랑 파 드 두.  상대역은 알리나 소모바.

 

 

 

:
Posted by liontamer

 

 

 

최근 다큐 필름 댄서 (the dancer)와 take me to church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해져서 그런지 내 블로그에도 세르게이 폴루닌으로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자주 있다.

 

그런데 좀 미안하게도 사실 내 dance 폴더는 거의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들로 채워져 있는데다 폴루닌 사진은 몇장 없고, 그나마도 올릴 때마다 '멋있긴 한데 뭔가 화보용이나 연예인 같고 poser에 무용수 자체로서는 그렇게까진 내 취향 아님'이란 말을 써놔서 ㅠㅠ (사실 내가 폴루닌 사진들이나 영상을 이따금 모은 것은 이 사람의 외모가 어딘가 내가 옛날에 좋아했던 파루흐 루지마토프를 연상시켜서...)

 

하여튼 그래서 속죄(ㅎㅎ)하는 마음으로 세르게이 폴루닌의 최근 멋진 화보 몇 장.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잡지인 사바까.루(sobaka.ru에서 인터뷰와 함께 찍은 패션화보이다.

 

 

 

 

광대뼈에 써놓은 글자는 러시아어로 '평화'와 '세계'를 동시에 의미하는 '미르'

 

 

 

 

 

 

 

 

하지만 결국 여기는 슈클랴로프 사랑으로 가득찬 곳이므로 기승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백스테이지, 무대 등에서 찍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몇 장. 

 

 

 

 

이건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해적 2인무 갈라 추는 중

 

 

 

 

멋있는 알리 :)

 

하지만 아무리 봐도 무대 위의 이 사람은 알리보다는 솔로르가 더 잘 어울린다. 알리도 어울리긴 한다만 알리는 연기할 게 별로 없어서 그런지 솔로르가 훨씬 몸에 잘 맞는 느낌이다.

 

 

 

 

청동기사상. 사진은 alex gouliev

 

이 무대 정말 좋았다. 작년 여름에 이 사람이 추는 이 무대 보고 눈물 쏟음 ㅠㅠ

 

 

 

 

청동기사상 한컷 더. 사진은 역시 alex gouliev

 

 

 

기승전 슈클랴로프로 끝내려 했으나 좀 찔려서... 마지막은 아르춈 옵차렌코 사진 한장. 볼쇼이 극장.

 

 

:
Posted by liontamer





몇년 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겐 오랫동안 쓰지 않고 묻어두었던 여러 소재와 인물들이 있었다. 다시 글을 쓰려고 기억을 되살려내고 노트에 메모를 시작했던 순간만 해도 내가 페테르부르크와 미샤에게 되돌아가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거의 당연한 듯, 혹은 마법처럼 그들이 나를 불렀다. 나는 이전에 구상했던 여러가지 플롯들과 소재들을 쭉 적어나가다 자신도 모르게 미샤의 간단한 연혁을 작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왔다. 혹은, 페테르부르크가 되살아났다.


두세달 쯤 후 나는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다. 약 2년 반만에. 그리고 겨울이 아닌 페테르부르크에 다시 간 것은 5년만이었다. 그때 내가 그곳으로 간 것은 글을 다시 쓰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도시를 무척 많이 돌아다녔다. 내게 친숙했던 장소와 7~80년대 레닌그라드의 미샤가 돌아다녔을법한 장소들을 이곳저곳 쏘다녔다. 그것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이후 나는 매년 그 도시로 갔다. 운이 좋을땐 일년에 두번, 아니면 최소 한번은 갔다. 다른 아름다운 도시들 대신.


아래 발췌한 글은 트로이와 미샤가 등장하는 그 장편의 후반부 에피소드이다.


이전에 이 이야기의 바로 앞 에피소드도 발췌한 적이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76년 가을. 몇가지 이유로 두달간의 휴가를 받고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어깨 치료를 받고 온 미샤가 트로이가 강의하는 학교(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 지금의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로 불쑥 찾아온다. 여기서 미샤는 학교 식당 밥을 먹으며 간만에 좀 재잘거리기도 하고, 트로이는 미샤의 멋진 옷차림을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 에피소드를 먼저 읽으려면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83 (흙탕물 색깔 재킷과 기름기 많은 수프)


위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것이 이 글이다. 둘은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교정을 나와 네바 강변을 걷고 다리를 건너간다. 이 강변의 이름은 '대학교 강변'이란 뜻으로 '우니베르시쩻스까야 나베레즈나야'라고 불린다. 이 에피소드는 둘이 강변을 걷다가 미샤가 다리 난간에서 춤을 추고 트로이가 혼비백산하는 상황에 뭔가를 조금 더한 이야기다.


맨 위 사진은 트로이츠키 사원. 그 아래 사진은 내가 찍었던 우니베르시쩻 강변의 석조 난간과 네바 강 사진.


* 고로호바야 거리는 트로이의 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



작년에는 글을 거의 쓰지 못했다. 올해는 좀 달랐으면 좋겠다. 나는 미샤처럼 다리 난간 위에서 춤을 추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떤 면에서는 나만의 방식으로 춤을 춰왔고 때로는 멈췄다. 올해는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숨을 쉬고 나아가는 방법이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학교를 나와 강변으로 걸어가면서 트로이가 말했다.


 “ 얼굴은 훨씬 나아졌네. 모스크바에서 사람들 많이 만났어? ”



 “ 만났지, 의사랑 물리치료사. 아무 데도 못 갔어. 열흘 동안 요양소에 갇혀서 치료만 받았어. 주는 대로 먹고. 완전히 사육당했어. 머리까지 잘라주던데. 원장이 지나랑 다닐로프와 한통속이더라고. 외출 금지에 창문에는 쇠창살까지 쳐져 있었어.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어. ”



 “ 그래도 어깨는 좋아졌겠네. ”



 “ 아, 이제 다 나았어. ”



 미샤가 어깨를 유연하게 돌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강물 위를 스치듯 날아가는 갈매기를 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흑빵 조각을 쪼개서 휙 던졌다. 새가 우악스럽게 달려들어 빵조각을 채갔다. 트로이는 고개를 저었다.



 “ 갈매기는 물고기를 먹어. ”



 “ 잘만 먹는데, 빵. ”



 “ 그래도 원래는 물고기를 먹어. ”



 “ 여긴 소련인데 뭘 기대해, 흑빵이라도 감지덕지해야지. 줄 안 서는 것만으로도. ”



 “ 넌 줄 안 서잖아. ”



 “ 그런가. 갈매기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긴 하네. ”



 미샤가 석조 난간 위로 훌쩍 올라갔다. 난간 폭은 꽤 넓었고 바람도 별로 불지 않았지만 트로이는 너무 놀라서 펄쩍 뛰었다.


 “ 뭐해, 빨리 내려와! ”



 “ 왜? 설마 떨어질까봐? 이렇게 넓은데? ”



 미샤는 돌로 된 난간 위에서 몇 발짝 뛰어올랐다. 꼭 맞는 옷을 입고도 무대 위에서처럼 춤을 췄다. 빵조각을 채간 갈매기의 움직임을 그대로 모방해 추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지만 트로이는 그 재능에 놀라거나 감명을 받을 겨를도 없었다. 그는 난간에 몸을 바짝 기댄 채 두 팔로 미샤의 허리와 골반을 감아 바닥으로 홱 끌어당겨 내렸다. 아마 안드레이 트로이츠키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잊은 드문 경우였을 것이다. 트로이는 균형을 잡는 데는 별 재능이 없었으므로 하마터면 미샤와 함께 돌바닥에 넘어질 뻔 했다. 미샤가 재빨리 몸을 뒤로 젖히며 한 손으로 난간을 짚고 한쪽 다리로 트로이의 무릎을 떠받쳐 넘어지는 것을 막았다. 싸늘하고 약한 바람이 불어와 미샤의 머리칼이 검은 깃털처럼 공중으로 가볍게 나부꼈다. 



 
 “ 봐, 위보다 아래가 더 위험해. 넘어질 뻔 했잖아. ”


 “ 너 그 위에서 헛디뎠으면 강으로 떨어졌을 거야. ”


 “ 강이야 헤엄치면 되지만 이건 돌바닥이잖아. ”


 “ 괜찮아, 넌 내 위로 떨어졌을 테니까. ”


 “ 미쳤어? 제대로 넘어질 줄도 모르면서. 뻣뻣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거짓말이 아냐, 안드레이. 위보다 아래가, 강보다 바닥이 더 위험해. 넌 머리가 깨졌을 거야, 뼈가 부러졌거나. ”



 미샤는 화를 내고 있었다. 까만 눈을 뜨겁게 태우면서 입술을 떨었다. 자기는 그렇게 위험한 짓을 밥 먹듯 하는 주제에 기껏 그가 뒤로 자빠질 뻔한 것을 가지고 화를 내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트로이는 그 말을 그대로 해주었다.


 미샤는 다리를 건너는 동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근처로 접어들었을 때 어떤 남녀가 그를 알아보고는 사인을 해달라고 매달렸다. 미샤는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다고 그들을 물리치고 빠른 보폭으로 길을 건넜다. 평소에는 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편이었으므로 트로이는 그가 정말 화가 났거나 키로프 무용수 노릇에 넌더리가 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자일 가능성이 컸다.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앞까지 왔을 때 트로이는 그를 따라잡았다. 고로호바야로 가려면 이곳에서 함께 안쪽으로 접어들어야 했다.



 “ 너 어디로 갈 거야? ”


 “ 러시아 미술관. ”


 “ 벌써 다섯 시가 넘었는데 무슨 러시아 미술관. 문 닫았잖아. ”


 “ 돔 크니기. 피의 사원. 판탄카. 블라지미르 사원. 쿠즈네츠느이 시장. 스타로 칼린킨 다리... ”


 “ 생각나는 대로 주워섬기지 마. ”


 “ 신경 꺼. 전부 갈 거니까. ”




 
 트로이는 그의 팔을 낚아채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접어들었다. 미샤가 조금 끌려가다가 완력으로 버티며 그 자리에 멈췄다.



 “ 너 정말 왜 그래? 우리 집에 가려고 학교로 온 거 아니었어? ”


 “ 넌 머리가 깨졌을 거야, 뼈가 부러졌거나. ”



 미샤는 네바 강변에서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눈 아래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한순간 그렇게 창백해질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검은 머리가 흩어져 있는 얼굴이 루빈슈테인 병원에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을 때처럼 조그맣고 하얗게 보였다.



 ‘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 그대로야. 좋아진 척 하고 있었을 뿐이야. 아스케로프 말이 맞아. 정신이 나갔어. ’



 트로이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끼며 미샤의 팔을 움켜잡고 있던 손의 힘을 풀었다. 하지만 놔주지는 않았다. 그는 이제 미샤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



 “ 머리 좀 깨져도 안 죽어. 정말 그것 때문에 성질내고 있는 거야? 앞으로는 조심할게. 됐지? ”


 “ 나 때문에 넘어지지 마. ”



 그 말이 지나치게 낮고 부드러웠기 때문에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칼에 찔린 듯 깊은 통증을 느끼며 미샤를 내려다보았다. 아마 완전한 어둠이 내려와 그의 곁에 그림자가 돌아와 있었다면 미샤의 그 부드러운 음성은 침실에서 속삭이는 밀어처럼 들렸을 것이다.



 트로이는 헛기침을 했다. 미샤의 손에서 가방을 빼앗아 들면서 갑작스럽게 거칠어진 음성으로 대꾸했다.



 “ 연습할 때마다 넘어지는 주제에 누구한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집에 가자. ”


 “ 나는 넘어져도 일어나. 넌 안 돼. 넘어지지 마. ”


 “ 내가 뻣뻣한 건 알지만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면 좀 기분 나쁜데. ”


 “ 넌 교회 첨탑이라고 했잖아. 그렇게 거대하고 우아한 것들은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기 힘들어. 큰 나무와 비슷한 거야. 그러니까 넘어질 생각 같은 건 하지도 마. 꼼짝도 하지 마. ”




 
 지금껏 미샤가 그렇게 사적인 말을 거리에서, 그렇게 간절한 눈빛으로 속삭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었기 때문에 트로이는 현기증과 함께 지독하게 울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억지로 웃었다.



 “ 태어나서 우아하다는 표현은 처음 듣는데. ”


 “ 왜? 모든 사원은 우아하고 쓸쓸해. 교회 첨탑도 마찬가지야. ”



 미샤가 움직였다. 그의 곁을 지나쳐 빠르게 걸었다. 트로이는 거대한 회색 거미처럼 긴 다리를 뻗어 그의 뒤를 쫓아갔다. 미샤는 곧장 고로호바야 거리 쪽으로 꺾었고 아파트 건물 앞에 도달했을 때에야 멈춰 섰다. 트로이가 정문을 열자 미샤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도 않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여전히 가볍고 나는 듯한 발걸음이었다. 집까지 올라가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아마 20년 쯤 더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하지만 트로이는 20년 더 나이를 먹은 미샤 야스민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아니, 10년조차도.


 


..



전에 이 글 쓰고 나서 미샤가 춤췄던 우니베르시쩻 강변 석조 난간과 이 이야기에 대해 짧은 메모를 쓴 적이 있다.

그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1840 (우니베르시쩻 강변의 석조 난간)



그때 올렸던 사진이긴 한데 하여튼 미샤가 춤췄던 난간 사진 한장 더.

(이 에피소드 쓰고 나서 여기 난간 사진들 많이 찍어놨는데 그 사진들은 전부 화정 집 데스크탑에 있네...)




이것이 트로이츠키 사원. 성삼위일체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이즈마일로프 사원이라고도 불린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결혼한 사원이다. 전에 한두번 쓴 적 있지만 트로이의 이름과 성은 여기서 따왔다. 트로이의 본명은 안드레이 트로이츠키인데 그 트로이츠키는 무엇보다도 이 사원의 이름, 두번째는 네바 강에 있는 트로이츠키 다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트로이츠키 다리와 트로이 이름에 대해 전에 쓴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746 : 트로이의 이름 유래 중 하나 : 트로이츠키 다리


트로이츠키 사원은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이 무척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원이다. 푸른 돔에 그려진 금빛 별이 총총 빛나고 있다. 눈에 덮여 있을때도, 석양에 반사되었을때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트로이츠키 사원 사진 몇 장 더. 사진들은 내가 찍은 게 아니고 페테르부르크 사진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하지만 미샤의 말대로, 모든 사원은 우아하고 쓸쓸하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트로이는 언제나 교회 첨탑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 혹은 그러기를 바랄 것이다.


이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여기는 외곽의 다른 사원.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러시아는 곳곳에 작고 아름다운 정교 사원들이 많다.




화려한 네프스키 대로 너머로 카잔 성당의 돔이 보인다.




어쨌든 미샤는 춤추는 아이니까 무용수 사진 두 장으로 마무리.

아르춈 옵차렌코.



그리고 연습실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
Posted by liontamer

 

 

힘든 한 주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마음의 위안을 위해 좋아하는 무용수들 사진 몇 장.

 

연습실의 무용수들과 마찬가지로 분장실의 무용수 사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이건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건 파루흐 루지마토프. '온순한 여자' 필름 촬영할 때라고 캡션이 붙어 있었다.

 

 

 

이 사진은 전에 한번 올렸지만.. 수많은 누레예프의 멋진 사진들 중에서도 내가 매우 좋아하는 사진이다.

 

루돌프 누레예프와 프레드릭 애쉬튼.

 

 

 

그리고 분장실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두 장.

 

둘 다 사진사는 Katya Kravtsova. 작년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분장실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에서 가운데 분장 받고 있는 남자는 올레그 마르코프, 그리고 그 뒤에 서 있는 까만 조끼 입은 남자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거울에도 비치고 있다. 얘는 이미 분장은 완료한 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헤어 스타일 점검 중. 미용실에서나 쓸 법한 거대 헤어 드라이어로 앞머리 세우고 계심. 2013년이니까 아마 테료쉬키나와 흑조 2인무 췄을 때인 것 같다. 그런데 안쪽에 입은 루바슈카 소매를 보니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건 2014년에 췄는데. 작년 댄스 오픈 영상은 제대로 못 봐서 잘 모르겠네.

 

어쨌든 머리를 저렇게 가르마 타고 앞머리 세우고 있는 걸 보니 로미오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이 사람이 로미오처럼 앞머리를 살짝 내린 스타일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원 미모가 뛰어나니 사실 어떻든 큰 상관은 없을 듯.

 

그건 그렇고 드라이 하면서 눈에 힘주고 있는 걸 보니 엄청 집중해서 머리 세우고 있는 것 같다 :)

 

:
Posted by liontamer

 

매우 피곤한 한 주를 보내고. 위안을 위해 언제나 날 즐겁게 만들어주는 발레 돈키호테 영상 몇 개.

 

 

지난 5월 10일.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키트리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바질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팬이 캠으로 찍은 버전인 것 같은데, 1막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좋다. 테료쉬키나 팬이 찍었는지 투우사와 거리의 무희도 없고 1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3막에서 바질이 자살 쇼 하는 것도 빠지긴 했다. 그래도 꽤 볼만하다.

 

테료쉬키나는 예전보다 훨씬 키트리에 어울린다.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 역시 기 센 언니 스타일이라 그런가. 근데 이 키트리는 아빠가 아무리 결혼 반대해도 나몰라라, 사랑하는 귀여운 바질을 옆구리에 끼고 도망쳐 결혼할 것처럼 보인다 :)

 

슈클랴로프도 바질 추는 게 이전에 췄던 것보다 여기서 훨씬 더 좋다. 머리를 너무 빗어넘겨서 아쉽긴 하다만... 예전에 슈클랴로프가 췄던 바질은 귀여운 소년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제 나이도 좀 먹고 원숙해져서 그런지 소년이라기보다는 성숙한 남자처럼 보인다 :)

 

마지막  결혼식 그랑 파 드 두에서 바질 솔로도 나름대로 좋은데, 스플릿 점프를 비롯한 슈클랴로프의 바질 해석은 원래 내가 좋아하는 버전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원래 마린스키 돈키호테의 바질 솔로들은 전통적으로 남자 무용수의 자유로운 해석을 어느 정도 용인하니까 나름대로 좋게 본다. 얘는 스플릿 점프를 좋아하나보다, 근데 꽤 잘하긴 한다. 예쁘게 포즈 잡는 것도 잘하고. 난 조금 더 공기처럼 날아다니는 바질이 좋긴 하지만.. 얘도 점프와 주테가 강하니 그것도 잘할 것 같은데 ㅠ

 

중간에 돈키호테 꿈 장면에 최근 신성 율리야 스체파노바가 드리아드 역으로 등장한다 :0

 

 

 

이건 며칠 전 마린스키에서 열린 니넬 쿠르가프키나 85주년 기념 갈라 공연에 올라온 돈키호테 1막 공연.

 

쿠르가프키나는 매우 유명한 키로프 시절 발레리나이다. 누레예프와 바리쉬니코프와도 파트너로 췄었다. 그녀의 키트리는 음악에 대한 탁월한 감각, 발랄한 해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 배역이라 그런지 갈라에서도 돈키호테 1막을 그녀의 옛 필름과 교묘하게 뒤섞어 오마쥬를 바쳤다.

 

이것도 캠으로 찍은 거라 화질은 안 좋지만.. 맨 처음에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등장 씬이 스크린으로 상영되다가 후배 발레리나인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키트리가 등장,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바질과 흥겨운 춤을 보여주고 종반에는 다시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퇴장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가 추는 거라 처음 영상이랑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미묘하게 다르고 여긴 드디어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들어 있다 :0 귀여운 슈클랴로프의 파 드 트루아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쿠르가프키나에 대한 경의가 느껴져서 좋다.

 

원래 저 키트리 역을 쿠르가프키나의 제자 중 하나였던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가 와서 추기로 했는데 부상 때문에 불발돼서 테료쉬키나가 췄다고 한다. 오브라초바의 키트리는 너무 귀엽기만 해서 춤 자체는 테료쉬키나가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오브라초바와 슈클랴로프가 재회해 같이 추는 걸 보고팠는데 좀 아쉽다.

 

저 공연에 대한 코메르산트 지의 기사는 여기. 노어로 돼 있긴 하지만. 돈키호테 부분만 발췌.

 

이때 사진도 여기 한 장.

 

 

http://www.kommersant.ru/doc/2474571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состоялся вечер памяти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посвященный 85-летию со дня рождения балерины. Окончание вечера ознаменовалось овацией — публика бешено аплодировала танцующей на экране Кургапкиной. Свою лепту в овацию внесла ОЛЬГА Ъ-ФЕДОРЧЕНКО.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Кургапкина — из легендарной плеяды вагановских учениц. В 1947 году она окончила Ленинградское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е училище по классу Агриппины Яковлевны Вагановой и до 1981 года танцевала на прославленной сцене. Вела женские классы в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м училище и репетировала с балеринами в Кировском /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была признанным авторитетом по поддержанию "в форме" спектаклей классического наследия. Памятный концерт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выстроили по привычным лекалам: вступительные речи, которых было даже три. И. о. заведующего балетной труппой Юрий Фатеев открыл вечер; две других произнесли перед началом второго отделения Жанна Аюпова (ученица Кургапкиной в училище и театре) и Николай Цискаридзе. В первом отделении представили акт из "Дон Кихота" —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блестяще танцевала этот балет; второй акт составили дивертисментные номера. Активное участие в вечере памяти себя приняла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организаторы концерта весьма удачно вмонтировали кинохронику в "живой" спектакль. Так, после уличной суматохи на площади Барселоны на сцену выбежала Китри — Кургапкина (благодаря кинопроекции) и исполнила знаменитую "выходную" вариацию бесшабашной испанки, а затем спектакль как ни в чем не бывало продолж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В финале акта, в сцене побега Китри и Базиля, там, где большинство нынешних танцовщиков берегут силы и быстренько бегут кратчайшим путем по диагонали из левой кулисы в правую (конечно, им трудно, так как на вытянутых вверх руках надо нести еще и возлюбленную), руководство труппы обезопасило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и заменило пронос реальный проносом кинематографическим. Во время которого, конечно, раздалась буря аплодисментов: Николай Ковмир искусно лавировал между рядами танцующих, практически повторив траекторию (только в обратном направлении) выхода 32 теней в "Баядерке", между тем как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удобно расположившись в руках партнера, задорно потряхивала бубном.

Китри в честь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исполн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Она танцевала раскованно и азартно, легко распутывала ногами все ритмические затруднения и выдала в бешеном темпе вариацию с кастаньетами, в которой пронеслась в диагонали вращений маленьким смерчем, оставив только восторженное "ах!" зрительного зала.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который на сцене имеет вид примерного старшеклассника, исполнил партию Базиля в актерских рамках разрешенной трактовки, однако в танцевальной части позволил себя увлечь и даже похулиганил в вариации, дразня публику изгибистыми ранверсе и шкодными турами в воздух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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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건 위에서 얘기한 바질의 1막 파 드 트루아만 모아놓은 영상. 러시아 남자 무용수 6명의 바질 모음. 내게는 종합선물세트 :)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탄력 넘치는 바실리예프, 정석의 깨끗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사라파노프, 우아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같은 레베제프, 사라파노프와 비슷한 동작을 따라가지만 테크닉보다는 조금 더 소년답고 생기넘치는 슈클랴로프,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터 같은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번듯하고 화려한 폴루닌.

 

발레를 보는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버전이 가지각색일 듯.

 

난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을 좀 더 좋아해서 그런지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처럼 빠르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질은 발레라기보다는 스포츠나 곡예를 보는 것 같아 내 취향은 아니고 가운데 세 명이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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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