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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27. 14:29

반가워요, 겨울 운하 russia2012. 9. 27. 14:29

일요일 새벽 혼잡하고 거대한 모스크바에서 고속철을 타고 페테르부르크로 향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좀 쉬다가 산책을 나갔다.

이 도시에서 보기 드문 찬란한 가을 날씨였고 하늘은 새파란 것이 구름 한점 없었다. 이런 날씨는 축복이나 다름없다. 해군성 공원을 지나 청동기사상을 끼고 네바강변을 지나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궁전광장으로 갔다. 그리고 광장을 돌아 에르미타주 후미로 걷다가 겨울 운하와 마주쳤다.

페테르부르크는 운하의 도시이기도 해서 북방의 베니스, 혹은 북방의 암스테르담이라고 불린다. 그리보예도프나 판탄까, 모이까처럼 큰 운하도 있지만 이렇게 조그만 운하도 많은데 이건 내가 무척 사랑했던 소운하다. 러시아어로는 짐느이 까날, 번역하면 겨울 운하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건물을 잇는 소운하이기 때문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제국 시절 '겨울 궁전'이라고 불렸으니까.

실제로 가보면 무척 작고 소박한 운하다. 양편의 건물들 때문에 항상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조그만 아치들 너머로 저 멀리 네바 강과 건너편의 건물들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난 화려한 궁전 건물 뒤에 가만히 자리잡고 차분하게 흐르고 있는 저 운하가 무척 좋았다. 날씨가 좋을 때는 이렇게 물결치는 파란 수면을 볼수 있지만 보통 이 운하는 내게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가만히 틀어박혀 있는 이미지로 박혀 있다. 한겨울에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다녀올때면 추위와 바람을 무릅쓰고 꼭 뒤로 돌아서 저 운하를 보고 인사하고 돌아갔었다.

페테르부르크 사람들도 이 운하를 사랑하는지 종종 이 동네 사람들의 사진 커뮤니티에 가보면 짐느이 까날 사진들이 많이 올라온다.

 

 

 

* 한겨울의 짐느이 까날 사진은 아래를 클릭. 흰눈에 뒤덮인 것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http://tveye.tistory.com/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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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