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월요일 밤 : 역시 폴란드항공이 그렇지, 집, 돌아온 카페 자이칙, 시차 적응 잘되기를 2023 warsaw2023. 10. 2. 21:05
집에 돌아와서 10월 달력을 넘겼다. 얼마전 새로 만든 달력. 10월 사진은 아스토리야 페테르부르크.
어제 비행기가 원래 12:10에 출발이었고 전혀 지연 메시지가 없었다. 심지어 보딩 사인도 일찍 떴다. 알고보니 비행기가 탑승교 없이 비행장 저 멀리 구석에 있었고 모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이것까지야 우리 나라 아닌 다른 공항에서 종종 있는 일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버스가 비행기 앞에 도착하고서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밀폐공간 내에서 더위에 지쳐 허덕였다. 그러다가 버스가 되돌아서 다시 공항으로... 메일을 확인해보니 12:30으로 조금 지연된다고 한다. 아니 겨우 20분 지연된다고 이렇게 해야 하나. 다 내리라고 해서 모두 투덜대며 다시 올라갔는데 1분도 안되어 다시 또 버스에 타라고 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을 재탕해 다시 비행기 앞에 갔는데 또 문을 안 열어주고 이번에 또 메일이 와서 기체 정비 문제로 2:40으로 두시간이나 더 지연된다고 했다. '망할넘의 폴란드항공 또 시작이야!' 하고 욕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 문이 열렸고 승객들에게 비행기에 타라고 함. 그런데 이러면 더 불안한게, 분명 기체 정비를 해야 해서 지연이랬는데 '아니야 지금 타' 라고 하면 '대충 정비하고 때운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뭉게뭉게... (나는 작년 빌니우스 갈때 연착으로 바르샤바-빌니우스행 비행기를 놓치고 느닷없이 바르샤바에서 1박한 이후 폴란드항공과 폴란드공항에 뿌리깊은 불신을 갖게 되었음)
어쨌든 탑승을 했고 비행기는 1시가 조금 안되어 이륙했다. 오고 갈 때 모두 흑해를 지날 때 터뷸런스가 잦아서 많이 흔들린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기류 문제가 별로 없어 비교적 평온한 비행이었다. 잠이 너무 모자란 상태였으나 약간 졸았을 뿐 많이 눈을 붙이진 못했다.
인천공항에는 6시 반에 도착해서 그리 늦어지지 않았다. 입국수속도 빨리 했으나 가방이 늦게 나왔고,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8시가 좀 안되어 있었다. 환기를 시키고 대충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침대로 들어갔는데 빨리 잠들지 못해서 9시 넘어서 잠들었다. 4시간 정도 정신없이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서는 밥을 챙겨먹고(엄마가 명절 음식을 갖다놓으셨다), 괴로워하며 1시간 가량 가방을 풀었다. 그리고 빨래도 돌리고(내일 한번 더 돌려야 한다. 빨랫줄에 널어둘 공간이 모자라서), 끙끙거리며 우렁이를 갈망하며 청소도 했다. 헉헉. 그리고 차를 한 잔 우려마셨다.
다시 돌아온 화정 카페 자이칙 본점.
파제르 초콜릿은 영원한 휴가님이 주신 초코 박스 안에서 한 알 꺼냈다. 라즈베리 요거트 맛이 새로 나온 모양인데 맛있었다. 옆은 폴란드항공 쪽에서 집어온 캐러멜. 설탕이 버석거린다. 이 녀석은 모양도 포장의 형태도 러시아 초코나 사탕과 너무 비슷하다.
새 찻잔과 영원한 휴가님이 선물해주신 티포트는 이때 싱크대에 들어가 있었기에 오늘은 기존 찻잔. 바르샤바 노비 쉬비아트 거리의 홍차 가게에서 사온 '네팔 골드' 홍차를 우렸는데 이미 네시가 넘은 늦은 오후였고 시차 적응 걱정이 되어 첫물을 버리고 연하게 우려마셨더니 밍밍하고 아무 맛이 없었다. 맛있어야 하는데... 내가 연하게 우려서 그런거겠지 했는데 같은 차를 사가셨던 영원한 휴가님도 '연하든 진하든 둘다 무슨 맛인지 특색이 없다'고 하셔서 좀 불안함. 내일 다시 도전을...
차를 마시면서 폰으로 업무 메일을 좀 확인했다. 역시 산더미처럼... 3분의 1쯤 체크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모레로 미뤘다. 이번 여행은 항공 스케줄 때문에 하루 일찍 돌아왔는데, 이른 아침 도착이기도 해서 결과적으로는 내일까지 쉬면서 여독을 좀 풀 수 있어 이것이 좋은 점인 것 같다. 예전엔 항상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출근을 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시간 빼서 나가는 여행이니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더 있다 오는게 좋지만 이제 몸도 부실하고 쉽지 않으니.
늦게 차를 마시고 집안일을 좀 하고 부모님과 동생과 통화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오늘 밤 11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시차 적응을 하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 잠은 매우 모자란 상태이긴 하다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일 쉬니까 다행이다. 일 생각은 출근날부터 하는 걸로... (그러나 사실 비행기에서 자려고 애쓰면서도 물밀듯 온갖 업무 문제가 떠올라서 괴로웠음)
이 메모는 다시 fragments 폴더로 가야 하는 게 맞는데, 앞부분에 폴란드항공 때문에 고생한 얘기가 있으니 그냥 바르샤바 폴더에 남겨둔다. 그리고 오늘 티타임 사진 두어 장 더 붙여놓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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