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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3.30 마린스키 발레 곱사등이 망아지 리뷰(http://tveye.tistory.com/2789)에 이어.

 

유튜브에 캠 버전이긴 하지만 전막 촬영분이 올라와 있긴 한데 오늘따라 눈에 잘 띄지가 않아서 그냥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알리나 소모바가 춘 짧은 클립 두어 개, 유리 스메칼로프가 시종장으로 나오는 후반부 클립 하나, 그리고 이 사람들이 러시아 문화 채널인 '꿀뚜라'의 프로그램 인터뷰 하는 클립 올려본다. 노어 아시는 분들은 마지막 클립 보셔도 재미있을 듯 :)

 

 

시종장의 음모로 늙은 왕에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왕님을 신부감으로 데려오는 임무를 덜컥 맡게 된 바보 이반.. 곱사등이 망아지의 도움으로 불새가 뛰노는 여왕님의 왕국 도착. 여왕님을 만났는데 한눈에 반해 그냥 인사도 아니고 넙죽 절을 해버린다 :) 빨리 여왕을 데리고 가야 하는데 서로 반해서 사랑의 눈빛만 주고받는 이 커플 때문에 망아지 마음만 급하다... :)

 

미녀 여왕은 알리나 소모바. 이 역이 무척 잘 어울린다. 이반은 슈클랴로프. 둘이 여러 배역을 같이 췄지만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이 커플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근데 내가 저 미녀 여왕이라 해도 저렇게 귀여운 바보 이반이 와서 넙죽 엎드리면 나사 풀리며 그냥 따라갈 것 같아 :)

 

 

어쨌든 늙은 왕의 궁전으로 미녀 여왕을 데려오는 임무 완수. 예쁜 여왕에게 완전히 혹한 늙은 왕... 아무리 수작을 걸어보려고 해도 너무 늙어서 잘 안됨 ㅠㅠ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 탓에 시무룩해진 바보 이반, 그리고 역시 그를 좋아하는 미녀 여왕. 눈치 없는 늙은 왕의 트라이앵글~!

 

 

이건 후반부. 이땐 아마 미하일 로부힌이 바보 이반 역이었던 듯. 이걸 올린 이유는 중간 즈음 불쌍한 늙은 왕이 끓는 물에 빠져죽고 시종장이 놀라서 슬퍼하는 장면이 있어서. 확실히 스메칼로프의 시종장은 내가 본 콜브 버전과 다르다. 스메칼로프 시종장은 슬퍼하는 모습조차 진짜 슬픈 것 같지 않고 뭔가 음모와 야비함이 묻어나는 것이... 참 악당 같다. 콜브의 시종장은 좀 더 불쌍하고 좀 더 캠피했다. 스메칼로프 버전도 보고 싶다. 악당 스메칼로프라면 언제나 대환영 :)

 

 

이건 러시아 문화 채널(꿀뚜라)의 곱사등이 망아지 인터뷰. 무용수들 뿐만 아니라 공연 관계자들 얘기도 좀 나온다. 스메칼로프도 얘기하고.. 나중에 소모바와 슈클랴로프도 인터뷰. 공연 중간중간 장면도 조금 나옴. 노어 아시는 분은 한번 들어보세요. 모르시는 분들도 영상만 봐도 재밌을 듯.

 

 

 

이건 보너스. 2011년 뉴욕에서 이거 공연했을 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

 

맨 처음 나오는 왕 역의 안드레이 이바노프, 시종장 유리 스메칼로프

 

암망아지 역의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두 마리 말 역의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카밀 얀구라조프

 

곱사등이 망아지 역으로 바실리 트카첸코. 그리고 미녀 여왕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바보 이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 영상은 무엇이든 보기 즐겁다.

 

커튼 콜 영상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이거 올린 이유는... 바보 이반 배역 그대로 테료쉬키나에게 넙죽 절하는 슈클랴로프가 재미있어서 :)

:
Posted by liontamer

 

 

곱사등이 망아지 (2014.3.30, 마린스키 극장 신관)

 

음악 : 로지온 쉐드린

 

안무 :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무대 및 의상 디자인 : 막심 이사예프

 

<출연진>

 

바보 이반 : 막심 쥬진

여왕 : 아나스타시야 콜레고바

곱사등이 망아지 : 블라지슬라프 슈마코프

황제 : 드미트리 프이하초프

시종장 : 이고리 콜브

암망아지 / 바다 공주 : 소피야 구메로바

노인(이반의 아버지) :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벌써 한 달도 더 지나서 그냥 간단하게 리뷰.

 

이 발레는 표트르 예르쇼프의 '곱사등이 망아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 역시 아주 창의적인 건 아니고 수많은 러시아 민담들을 재미있게 결합한 것이다. 바보 막내 이반의 이야기라든가, 불새, 소원을 들어주는 망아지(혹은 늑대 등등 신비로운 동물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주님, 여러 가지 시련, 마침내 이를 모두 극복하고 성장해 공주와 결혼하고 왕이 되는 주인공 등등... 사실 나도 발레보다는 원작을 먼저 알았다. 발레 자체는 1960년대에 로지온 쉐드린의 작곡으로 볼쇼이에서 초연되었지만... 지금 마린스키에서 공연되는 곱사등이 망아지는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버전이다.

 

지금 마린스키 레퍼토리 중 라트만스키 작품은 곱사등이 망아지, 신데렐라, 안나 카레니나 3가지이다.

앞의 두 개는 무대에서 봤고 안나 카레니나는 영상으로만 봤는데 이것도 무척 무대에서 보고 싶은 작품이다(가능하면 브론스키 백작으로 슈클랴로프 - 안나 카레니나로 로파트키나/테료쉬키나 - 카레닌으로 스메칼로프 버전이면 더 좋겠다만...)

 

내가 무대에서 제대로 본 라트만스키 작품은 곱사등이 망아지와 신데렐라 뿐이고 둘다 희극 발레라서 그의 스타일을 딱 이거다! 하고 규정하기란 어불성설이지만 어쨌든 이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무대 미술이 모던하다는 점. 희극적인 움직임과 마임이 강하다는 점. 춤 자체보다는 배경, 의상, 음악, 코믹한 연기 등 부대적 요인들이 강하다는 점. 실지로 두 작품 모두 진짜 '춤'의 비중은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그나마 신데렐라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2인무가 상당히 사랑스럽고 감정적 상승 작용을 불러일으키는데(이런 점에서는 일반적 고전 발레의 아다지오와도 흡사하다), 곱사등이 망아지의 경우에는 좀 더 연극적이어서 평소 고전 발레의 우아함과 테크닉 쪽에 더 끌리는 분이라면 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는 원체 곱사등이 망아지를 무대에서 보고 싶기도 했고 러시아 민담도 좋아하고 알록달록하고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 느낌 물씬 풍기는 의상 보는 것도 괜찮아서 꽤 볼만하긴 했지만.

 

발레는 꽤 재미있었다. 막심 쥬진의 바보 이반은 배역 성격답게 사랑스럽고 생기 넘쳤고 마법을 부려 이반을 도와주는 곱사등이 망아지 역의 슈마코프도 좋았다. 슈마코프는 6일에 본 백조의 호수에서도 광대 역을 맡았는데 망아지나 광대 등 희극적이면서도 운동 능력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것 같았다. 아마 라 바야데르의 황금 신상 역도 잘 췄을 것 같다. 미녀 여왕 역의 아나스타시야 콜레고바는 딱히 춤보다는 미모 덕에 어울렸고. 암망아지 역과 바다 왕국 여왕 1인 2역을 소화한 소피야 구메로바는 베테랑답게 원숙했다.

 

무엇보다도 이 발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역은 주인공 이반보다는 바로 코믹한 악당 시종장 역의 이고리 콜브였다. 그것 때문에 신데렐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거기서도 새엄마 역이 오히려 임팩트가 강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시종장 역의 콜브만 수석 무용수였다.

 

콜브는 비열하고 야비하고 잔머리를 열심히 굴리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자란 구석이 있는 악당 시종장을 천연덕스럽고 코믹하게 잘 소화해 냈다. 전에 영상으로 볼 때도 그랬지만 무대로 보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빨간 하트 무늬가 그려진 엉덩이 부분이 강조된 의상도 그렇고 낭창낭창한 움직임이라든가 과장된 표현 양태 등 그 시종장 배역은 어딘가 꽤나 캠피했다. 스메칼로프 버전을 좀 보고 싶었지만 콜브의 시종장도 좋았다. 그런데 못된 시종장 치고는 저 사람 너무 섹시한 거 아닌가 ㅠㅠ 저렇게 우스꽝스런 의상을 입고도 어딘가 섹시하다!

 

아무래도 민담을 소재로 한 발레다 보니 관객석에 어린아이들이 참 많았다. 역시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은 바로 곱사등이 망아지! 망아지 역의 슈마코프가 나올 때마다 환호하고 좋아했다 :0  내 앞에도 8~9살 정도 되는 사내아이가 앉아 있었는데 엄마에게 '망아지 언제 나와?' 하고 묻고 있었다 :)

 

그런데 이 발레도 무대 미술이나 의상은 의외로 그로테스크하고 음산할 때가 있다. 특히 후반부의 바다 왕국 씬은 꽤 어두워서 애들 보기엔 좀 무섭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난 제일 맘에 든 장면이었음) 이 바다 왕국 부분은, 예쁜 공주가 나이많은 왕과 결혼을 앞두고 '바닷속 깊이 가라앉은 보석 반지를 결혼 선물로 가져다 주지 않으면 결혼 안 할래요~'라고 하자 시종장이 떠밀어서 할수 없이 바다 왕국에 반지 찾으러 간 이반의 모험 부분이다. 바다 왕국의 여왕이 마음 착한 이반과 곱사등이 망아지의 사연을 듣고 신하들에게 명령해 반지를 찾아주게 한다.

 

맨 위에 첨부한 이미지가 바로 그 바다 왕국. 그것 하나만 보면 아쉬우니 슈클랴로프가 이반 췄을 때의 바다 왕국 사진도 한 장. 내가 여왕이라도 반지 찾아줄 듯. (저 사람이 추는 이반이 귀여워서!!)

 

 

발레는 2막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마지막 장면은 원작과 마찬가지였다. 노인네 대신 젊은이와 결혼하고 싶으니 늙은 왕에게 물 끓는 솥에 들어가 환골탈태해달라는 공주의 요구 때문에 이반이 희생양이 되어 솥에 곤두박질쳤다가 망아지 마법 덕에 근사한 왕자님으로 변신해 나온다. 왕도 혹해서 솥에 들어갔다가 죽어버리고(ㅠ.ㅠ) 공주는 백성들의 동의를 얻어 이반과 결혼해 나라를 다스리며 행복하게 잘 살게 된다.

 

흑흑, 불쌍한 왕. 원작 때도 그랬고 이거 무대로 볼때도 그랬는데... 발레에서도 늙은 왕은 딱히 악당도 아니고 그냥 노쇠하고 코믹한 인물인데 끓는 물에 삶아져 죽다니 불쌍했다. 그리고 시종장의 경우도 악당이라면 끝까지 못되게 나와야 하거늘.. 왕이 죽은 걸 보고 너무너무 슬퍼하며 통곡한다. 난 항상 악당에게 끌리는 편인지 그 장면은 꽤나 코믹한데도 불구하고 시종장이 너무 불쌍한 거였다. 그리고 워낙 이고리 콜브의 시종장이 캠피하게 나와서 그런지 그 불쌍하게 우는 장면 보고는 '혹시 시종장이 늙은 왕을 사모하는 사이였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하여튼 늙은 왕은 끓는 물에 들어가 죽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행복하게 팔짝팔짝 뛰며 짠~ 하고 해피 엔딩이다. 이 장면에서 이반이 신나게 점프하며 잠깐 춤을 추는데 그것도 꽤 즐겁다. 다만 무용수별로 그 파이널 소화하는 타입이 달라서 전에 본 영상에서 슈클랴로프는 기세좋게 스플릿 점프를 계속했지만 막심 쥬진은 빠르게 피루엣을 했다. 스플릿 점프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쩐지 이 발레는 그게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다.

 

전반적 소회는... 춤 자체보다는 무대 미술과 의상 보는 재미가 더 컸다. 무대 미술은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모던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무대 자체에 많은 장치를 넣지 않고 이동 가능한 심플한 소품들을 이용한다. 무엇보다도 이 발레의 특징은 칸딘스키나 말레비치 등 20세기 초 러시아 아방가르드/모더니즘 화가들의 스타일을 인용하는 동시에 크레믈린이라든지 소련 정권 등을 살짝 연상시키는 풍자적 그림들을 의상에 변용해 썼다는 것이다. 볼만하고 재미있기는 했는데 또 어떻게 보면 이건 민담을 원작으로 했으니까 좀 더 아기자기한 무대 배경도 괜찮았을 것 같았다. 너무 모던해 버리니까 보기 근사하긴 하지만 살짝 엇나간 느낌이랄까.

 

꽤 재미있게 봤는데 사실 슈클랴로프가 이반을 추는 버전으로 다시 한번 보고 싶다... 그 사람이 추는 건 풀 영상도 아니고 군데군데 봐서 아쉽다. 꽤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공연 다 보고 나왔는데 지하 코트 보관소가 터져 나갔다. 어째서 직원이 두 명 뿐인 거냐.. 줄서는데 워낙 이골이 나 있는 러시아인들도 이제는 못 참겠는지 '이해가 안되네 어째 두 명 뿐이냐' 하고 계속 짜증냈다. 한참 기다렸다가 간신히 재킷을 받아 입고 나와 버스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 이날은 앞서 마린스키 신관 포스팅할 때(http://tveye.tistory.com/2784) 얘기했듯 2층 4번째 열이라 무대와 좀 멀어서 커튼 콜 사진은 화질 극악. 전날 후지X가 문제를 일으켜서 니콘 가져갔더니 역시 플래시 엉망.. 그래도 커튼 콜 사진 몇 장 올려본다.

 

 

 

하얀 x자 테이핑 가슴에 붙이고 바지 가운데 새빨간 패치 붙인 사람이 시종장 역의 이고리 콜브. 앞에 나와 인사하는 모자 쓰고 빨간 옷 입은 사람이 늙은 왕 역의 드미트리 프이하초프.

 

 

 

 

 

화질이 너무 안 좋지만.. 가운데 긴 머리 아가씨가 여왕 역의 콜레고바. 그 옆에서 손 흔들고 있는 남자가 바보 이반 역의 막심 쥬진.

 

 

아이들이 제일 좋아한 캐릭터. 곱사등이 망아지 역의 슈마코프 :)

 

 

 

다같이 인사...

 

마지막 장면을 제대로 촬영한 예쁜 사진은 아래.

 (당연히 내가 찍은 거 아니고 마린스키 관련 사진에서 얻어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이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가 미녀 여왕. 시종장은 유리 스메칼로프. 이 사진 너무 행복해 보여서 올해 달력 만들 때 12월 사진으로 넣었다)

 

 

.. 그리고 아쉬우니 마린스키 사이트와 슈클랴로프 관련 사이트에서 업어온 곱사등이 망아지 관련 이미지 몇 장들.

 

 

 

미녀 여왕과 불새들. 사진이 작긴 한데 아마 알리나 소모바인 듯.

 

 

포킨 발레 불새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불새들.

 

 

 

이 사진들부터는 슈클랴로프가 바보 이반 췄을 때 사진들.

 

이건 이반이 망아지 도움으로 미녀 여왕을 데리고 온 후 그녀에게 반해 결혼하자고 엉기는 늙은 왕의 모습. 그러나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선남선녀... 늙은 왕을 가운데 두고 둘이 눈 맞추고 있음. 그걸 엿보며 음모를 꾸미는 악당 시종장. 여기서는 스메칼로프.

 

 

이건 초반부. 마법의 암망아지를 잡았다가 놔주는 대가로 훌륭한 말 두 마리와 곱사등이 망아지를 얻은 바보 이반. 두명의 형님이 말을 훔쳐 왕국 시내의 시장에 갖다 팔려는 걸 찾아내 자기가 말 주인이라며 으쓱으쓱.. 그러나 그는 마음만 착하지 머리는 좀 모자랐기에... 왕이 예쁜 모자를 보여주자 그것에 혹해 말 두 마리를 다 내줌 ㅠ.ㅠ

 

전반부에서 이반이 이렇게 상의를 탈의하고 나오는 이유는... 원래 러시아 민담에서도 좀 모자란 막내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셔츠도 안 입은 바보 이반'이란 묘사가 종종 있다 :) 그런데 아무래도 이건 팬 서비스일지도!!! 바보 이반이라 셔츠도 안 입고 마냥 즐거워 헤헤 뛰노는데 이 사람 외모만은 귀족 가문 도련님 ㅠㅠ

 

 

곱사등이 망아지와 함께~

 

 

 

끓는 솥단지에 들어갔다가 왕자로 환골탈태한 이반, 사랑하는 미녀 여왕과 춤추고 있음.

 

그런데.. 이 솥단지에 들어가서 환골탈태..라는 것도.. 실은 이반이 저 화려한 상의를 걸치고 나오는 걸로 '이제 환골탈태해서 왕자님이다~'라는 설정임. 믿어야 함 :)

 

 

뒤에 있는 사각 상자가 바로 끓는 물 담긴 솥단지. 저 안에 들어가서 열심히 옷 갈아입고 나옴. 이건 솥단지 들어가기 직전, 무서워하고 있는 바보 이반. 독려하는 망아지와 미녀 여왕.

 

오른편 시종장의 뒷모습. 맨처음 시종장이 돌아서서 저 빨간 패치 달린 엉덩이를 보여주면 아이들이 와르르 웃는다.

 

 

 

 

마지막 장면. 미녀 여왕이 부추기며 춤 좀 보여줘요~ 라고 하면 부끄러워하다가 폴짝 뛰어오르는 이반.

 

슈클랴로프는 이렇게 스플릿 점프를 했지만 내가 본 무대의 쥬진은 이것 대신 빠르고 격렬한 피루엣 :)

 

 

 

이것도 마지막 장면.

 

에휴.. 늙어빠진 왕은 끓는 물에 빠뜨려 죽여놓고 좋다고 저렇게 춤추고 있는 주인공들 ㅠㅠ

 

하긴 어떤 면에서 이 발레는 내용도 그렇고 무대 의상도 그렇고 소비에트 정권에 대한 풍자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스탈린이라든지.. 민중 혁명이라든지... 리브레토 자체도 노어로 된 이야기를 쭉 읽어보면 살짝 그런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거야 그쪽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럴 거고.. 보통은 그냥 재미나는 러시아 민담을 소재로 한 유쾌하고 즐거운 발레다.

 

 

근데 아무리 봐도 저 슈클랴로프 이반은 너무 귀여워서 꼭 저 사람이 추는 버전을 보고 싶긴 하다...

 

.. 내일이나 모레 쯤 이 발레 영상 클립 링크들도 몇개 올려보겠다.

(추가 : 영상 클립 올렸다. http://tveye.tistory.com/2796)

 

다음 리뷰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본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의 라 바야데르~

:
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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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에서 국립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돈키호테 보고 나오는 길.

해설 발레이기도 하고 원래 이 극장이 대규모 발레를 올릴 수 없는 걸 감안하고 가서 그냥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다.

시작할 때 세월호 참사 관련 애도.

5월이라 타겟도 어린이들이어서 공연은 주요 장면들 하이라이트들로 진행됨. 투우사도 4명. 요정 장면, 풍차 장면들은 없고 바질과 키트리 위주로 스피디하게 편집. 춤 자체를 보는 즐거움보다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해설과 코믹한 진행이 재미있었다.

신인급인 박예은씨가 키트리 췄다. 아직 경험이 별로 없어 원숙하거나 근사하진 않았지만 예쁘고 귀여운 타입에 파워풀하게 피루엣을 했고 키트리 특유의 생기를 표현하는 건 좋았다.

김윤식씨가 바질을 췄다. 전에 라 바야데르에서 황금 신상을 췄던 기억이 난다. 도약이나 피루엣, 파워 등 괜찮은 편이었고 무대에 좀 더 많이 올라오면 더 성장하실듯. 마음이 좀 급한 듯하긴 했지만 오늘 공연 자체가 하이라이트 갈라 같아서 몰입도는 좀 떨어졌을 듯.

아이들이 많았지만 역시 이 발레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서 전혀 산만하지 않았다. 역시 바질의 솔로는 아이들에게도 잘 먹혀서 눈을 휘둥그레.. 내 옆에 앉은 귀여운 여자애는 바질 솔로 끝나자 '와 멋있다' 라고 감탄 :) 아이들이 웃고 좋아하고 매료되는 걸 보니 나도 같이 즐거웠다. 오늘은 공연 자체보다는 애들 웃음 소리가 이뻤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추가) 6월 28일 김지영 & 김현웅 페어 전막 공연 리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22

:
Posted by liontamer
2014. 5. 2. 21:17

마린스키 신관 1주년 + dance2014. 5. 2. 21:17

 

 

오늘이 마린스키 신관 1주년이라고 마린스키 브 콘탁트(러시아의 트위터 비슷한 것이다)에 이렇게 떴다. 축하~

 

좋은 카메라로 찍으면 저 크리스탈이 이렇게 근사해 보이는구나 :)

 

신관도 좋고 레퍼토리 공연 횟수가 늘어난 것도 다 좋지만... 발레 좀 어떻게 해봐요 ㅠㅠ 게르기예프를 음악 분야의 대가로 좋아하기는 하지만 마린스키 발레의 입장으로는 별 도움 안되는 것 같다. 그럼 발레단 감독이라도 괜찮아야 하는데 유리 파테예프도 그닥 믿음직스럽지 않고... 볼쇼이도 정치 싸움 때문에 엉망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슈클랴로프는 그래도 마린스키를 떠나고 싶지 않다니까 응원해주고 싶긴 하다 :) 볼쇼이를 비롯해 다른 곳에서 오퍼는 여러 번 받았지만 페테르부르크의 발레 씬을 지키고 싶다나. 기특하구나 ㅠ

 

.. 그래서 귀여운 애 사진 한 컷 보너스 :) 요즘 내 데스크탑 배경화면.

 

 

'Ballet 101' 중. 아주 즐거운 작품이라 요즘도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본다. 작품도 재기발랄하고 이 사람도 역할을 천연덕스럽게 아주 잘 소화해서 볼 때마다 귀엽다 :)

 

전에 올렸던 이 작품 동영상 클립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122

 

* 마린스키 신관 내/외부 전경에 대해 어제 올렸던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84

:
Posted by liontamer

 

 

3월 30일에는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의 '곱사등이 망아지'를 봤다. 리뷰는 내일쯤 올리고, 먼저 이날 마린스키 신관 사진들 몇 장 올린다.

 

신관은 작년 5월에 오픈했다. 난 작년 9월에 이번 231회 시즌 개막 즈음 처음 가봤다. 그때도 어쩌다 보니 라트만스키의 발레를 봤네. 신데렐라였다. 극장은 무척 화려하고 현대적이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구 극장의 '극장다움'은 덜했다. 구 극장과 이 신관에 대한 소회는 나중에 한번 얘기하도록 하겠다. 오늘은 이 날 찍었던 사진들만...

 

마린스키 신관은 구 극장 바로 맞은편에 있다.

 

 

왼편은 구 극장. 오른편이 신관.

 

 

 

이건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

 

 

내부. 마린스키 구 극장이 푸른색이라면 신관의 색깔은 바로 저 황금빛 호박색.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된 극장이다. 저 위의 크리스탈 장식들은 모두 스와로브스키.

 

 

2층,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실지로 보면 매끄러운 호박색 대리석과 저 크리스탈 장식들이 무척 잘 어울린다.

 

 

 

 

 

 

 

 

 

 

작년에 갔을 땐 극장 구조를 잘 몰라서 베누아르 한가운데의 좀 비싼 자리를 끊어 갔었는데 구 극장과는 달리 어디 앉아도 앞사람 머리에 가리지 않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고 실지로 좀 위에 앉아도 잘 보일 것 같아서 이번엔 2층 벨에타쥐 가운데에서 살짝 왼편으로 치우친 자리에 앉았다. 들어가는 입구.

 

4번째 열이었는데 앞사람 머리에 가리지는 않았지만 역시 확 잘 보이지는 않았다. 이날 오페라 글라스 안 빌린 걸 후회했다. 무대는 잘 보였지만 무용수들 얼굴은 분간하기 좀 힘들어서 ㅠ.ㅠ 더 좋은 자리 끊고 싶었지만 이번에 갔을 때 발레를 5개나 보는 바람에 너무 출혈이 커서 도저히 더 좋은 자리를 끊을 수 없었다 ㅜㅜ

 

 

현대적인 마린스키 신관의 무대와 좌석들.

 

 

구극장의 오리지널 푸른 커튼도 좋지만 저 깃털 막은 볼 때마다 감탄한다. 저거 액자라도 하나 갖고 싶다.

 

 

 

 

 

막간. 2층에서 내려다본 아래층.

 

1 야루스(3층)인지 2 야루스(4층)로 가면 마린스키 발레와 오페라 관련 의상이 전시되어 있어 그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 사진들은 나중에 따로...

 

 

 

 

 

 

 

이건 이 날 공연 프로그램. 마린스키는 시즌 내내 공연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도 저렇게 얄팍하고 내부에는 공연 관련 정보만 빽빽하게 적혀 있다. 사진 같은 건 없고 대신 가격은 30루블. 1000원 정도. 이것도 구극장은 푸른색이고 신관 프로그램은 호박색 :)

 

그리고 코트 보관소 교환증. (갑자기 적당한 우리 말이 생각 안나네. 교환'증' 말고 뭐라고 해야 하지 ㅠㅠ)

 

곱사등이 망아지 리뷰는 내일.

 

** 지난 9월 다녀온 후 올렸던 신관 외부 전경 사진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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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 3월 29일 마린스키 발레 세헤라자데 리뷰(http://tveye.tistory.com/2774)에 이어. 거기 쓴 대로 두 개의 영상 링크 올려본다.

 

먼저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세헤라자데 영상 링크. 이건 국내 dvd도 출시되어 있음

 

 

 

그리고, 루지마토프의 카리스마에는 물론 못 미치지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지난 4.25에 춘 버전. 이건 풀 영상은 아니고 둘의 아다지오만 들어 있다. 아쉽네, 4악장에서 슈클랴로프가 노예들을 거느리고 격정적으로 뛰어오르는 춤도 있으면 좋을텐데(어쩐지 그게 더 볼만할듯...)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는 런던 투어에서 춰보긴 했지만 그래도 마린스키 무대에선 이게 세헤라자데 데뷔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둘 다 좋은 무용수이긴 해도 아다지오 중반까지는 서로 마음이 급한 것처럼 보인다. 여러 번 더 춰보면 여유가 생겨서 좀 더 근사한 아다지오가 나올 것 같긴 하다. 저 위의 루지마토프가 추는 황금노예의 원숙함과 무대 전체를 지배하는 카리스마에 비교하면 슈클랴로프는 아직 혈기 넘치는 어린 노예 같다. 귀엽긴 하지만... 나야 팬이니 뭔들 안 귀엽고 안 예쁘겠니. 그래도 코르순체프보다는 저 역에 더 잘 어울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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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박스트, 세헤라자데 무대 미술 일러스트

 

3월 29일 마린스키 발레, 미하일 포킨의 밤 간략 리뷰 마지막. 세헤라자데.

 

출연진 : 알리나 소돌레바(조바이다), 다닐라 코르순체프(황금노예), 소슬란 쿨라예프(샤흐리아르), 드미트리 프이하초프(샤흐자만)

 

세헤라자데는 불새와 더불어 내게 큰 영향을 끼친 발레이다. 이 발레와 음악, 배역에서 모티프를 얻어 글도 많이 썼었고. 지금도 여전히 아주 사랑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가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이 곡이 연주되면 어떤 오케스트라든 크게 구애받지 않고 웬만하면 들으러 간다.

 

국내 발레 무대에서 이 작품을 보는 건 다른 포킨 레퍼토리들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다. 그나마 짧은 빈사의 백조나 장미의 정령 같은 건 가끔 갈라 공연에 올라오지만 세헤라자데는 35분~40분 정도의 단막 발레에 워낙 무대 미술과 의상이 화려해서 이거 하나만 올리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고전 발레처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니 참 어렵다.

 

예전에 국립발레단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였나, 그런 프로그램으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전체가 아니고 황금노예와 조바이다의 아다지오와 황금노예의 화려한 솔로 정도였다. (그때 황금노예를 최세영씨가 췄었는데 나름대로 멋져서 그분 좋아했는데 곧 은퇴하셨는지, 연수가셨는지 국립발레단을 떠났었음. 그분 때문에 국립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보다 최세영씨의 티볼트를 더 좋아했던 기억도 난다. 벌써 십년도 전의 일인듯...)

 

어쨌든 세헤라자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발레 중 하나다. 이번에 페테르부르크 가서 일정 맞추면서 제일 먼저 고려한 공연 날짜이기도 했다. (그래서 포킨의 밤이 도착 다음날 바로 본 공연이 된 거다. 시차 ㅠㅠ)

 

이 발레와 황금노예, 그리고 유일무이한 바츨라프 니진스키에 대해서는 전에 좀 긴 글을 쓴 적이 있으니 여기서는 작품 자체에 대해 세세하게 적는 대신 그 글 링크로 대체 : http://tveye.tistory.com/14

 

무수한 발레들 중 내가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바로 이 세헤라자데에서 조바이다와 황금노예가 추는 아다지오. 나머지 하나는 보리스 에이프만의 까라마조프에서 알료샤 까라마조프가 추는 춤이다. 보석으로 엮인 탑과 황금빛 하렘 팬츠를 입고 오일과 금가루를 번쩍이며 바닥에 나뒹구는 황금노예와 날개처럼 펄럭이는 검정색 법의를 입고 고통스럽게 춤추는 수도사 알료샤 까라마조프는 극과 극에 위치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그 두 작품을 보는 순간이면 '아름다움이 두 눈으로 들어와 죄를 짓게 한다'는 오랜 경구를 떠올리곤 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조바이다-황금노예 페어는 바로 율리야 마할리나와 파루흐 루지마토프였다. 맨 처음 본 건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와 루지마토프 페어였는데 이쪽도 아주 근사했지만 역시 아실무라토바보다는 마할리나가 조금 더 여왕님 같고 섹시한 느낌이었다. 루지마토프는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황금노예였다. 우아하고 양성적이며 흑표범 같은 루지마토프에겐 최적의 역 중 하나였다. 국내에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함께 춘 버전이 dvd로 출시되어 있다. 이 포스팅 후 유튜브 링크도 올려보겠다. (http://tveye.tistory.com/2777)

 

 루지마토프와 마할리나. 아래도 모두 황금노예를 춤추는 파루흐 루지마토프

 

 

 

 

이후 이고리 콜브가 추는 황금노예도 몇 번 봤다. 마린스키에서도 봤는데 그 역에는 콜브도 잘 어울렸다. 이국적 캐릭터 댄스를 많이 추는 이슬롬 바이무라도프(콘다우로바의 남편)를 비롯해 다른 무용수들이 추는 것도 봤는데 어쨌든 내 기억 속에서 최고의 황금노예는 역시 파루흐 루지마토프였다.

 

이번 마린스키에서 본 공연은 다닐라 코르순체프가 황금노예를 춘다고 해서 무척 기대를 하고 갔다. 좋아하는 무용수이기도 했고, 이날 포킨의 밤 세 개 레퍼토리 출연진들이 사실 그렇게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들은 아닌 편이어서 이 사람이 제일 유명했고 그 중에선 제일 좋아하는 무용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지그프리드나 솔로르는 꽤 좋았던 것이다. 조바이다 역의 알리나 소돌레바는 그날 이 역 데뷔라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쇼피니아나와 불새 이후 시차로 인한 졸음은 많이 달아났고 언제나처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이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는 순간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무대 미술은 여전히 쇼킹하고 아름다웠다. 박스트의 재능이 가장 화려하게 꽃핀 무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발레를 봤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가 나이가 든 걸까. 아니면 이제는 유튜브와 dvd 등 각종 루트가 넘쳐나서 희귀성이 사라져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저 피곤해서일까. 여전히 발레는 아름답고 화려하며 음악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지만 그 마법같은 홀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아니면 이건 지금 무대 위를 누비는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내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일까?

 

공연이 나쁘진 않았다. 나름대로 좋았다. 하지만 세헤라자데가 무엇인가. 성적 매력이 넘쳐나는 발레다. 연인들의 춤이다. 그 성적 에너지는 파이널의 잔인한 살육으로 절정을 이루고 조바이다의 자살로 기나긴 여운을 남긴다. 난 언제나 이 발레가 잘 포장된 오리엔탈리즘으로 무장한 일종의 아름다운 포르노, 어떤 관점에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섹스와 죽음, 이 두 축이 우아하게 결합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뭐 로미오와 줄리엣도 약간 비슷하긴 하지만, 그 작품은 세헤라자데와는 표현 양태가 다르니까) 사실, 세헤라자데를 보는 것은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오르가즘과 작은 죽음을 함께 경험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에 본 세헤라자데는 좀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도 그건 중심 인물인 조바이다와 황금노예의 춤이 밋밋했기 때문이다. 다닐라 코르순체프는 믿음직한 왕자였고 이국적이며 근사한 솔로르였지만 황금노예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

 

황금노예는 일반적인 레퍼토리의 왕자나 귀족 같은 남자 주인공과는 많이 다르다. 심지어 해적의 노예 알리와도 다르다. 안무가인 포킨이 이 역을 니진스키에게 주었던 이유는 그가 발레 뤼스의 최고 스타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 성격이 니진스키와 잘 맞았기 때문이다. 니진스키는 단 한번도 완벽한 마초나 남성성 강한 역에 어울린 적이 없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황금노예는 반 인간, 반 짐승이며 완벽하게 거친 남성이라기보다는 양성성을 지닌 존재였다. 그 황금노예는 민활하고 우아하면서도 야수처럼 뛰어오른다. 그는 조바이다의 욕망의 대상이며 그 순간 어둠 속에서 그를 지켜보는 모든 관객들의 욕망의 대상이 된다. 내 개인적 취향으로는 거기 가장 잘 맞았던 건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춤이었는데 그가 무대에 올라와  그 역을 추는 순간이면 극장 전체를 뒤덮은 어둠이 황금빛 불꽃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영상으로는 그 카리스마와 매력을 완전히 전할 수가 없다.

 

코르순체프는 물론 좋은 무용수이다. 지난 소치 올림픽 개막식 때 나타샤 로스토바의 무도회에서 안드레이 공작 역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그런데 이 사람은 너무 건장하고 멋있는 남성적 무용수였다. 카르멘에서 호세를 출 때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막상 황금노예를 추기 시작하자 매력이 사라졌다. 그는 힘세고 강하고 멋진 남자, 여자 무용수를 지지해주는 믿음직한 연인, 훌륭한 파트너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황금노예는 아니었다. 그 역의 우아함, 양성성, 흑표범 같은 민활함이 모자랐다. 이 사람이 나이가 꽤 들긴 했지만 그것 때문이라기보다는 본원적 스타일 때문인 것 같았다. 

 

그는 멋진 지그프리드였고 꽤 용서해 주고 싶은 솔로르였지만 조바이다와 관객으로 하여금 안기고 싶고 내것으로 만들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하는 황금노예는 아니었다. 전에 마린스키에서 해외(영국인지 미국인지)로 발레 뤼스 투어 가서 이 사람이 황금노예 춘 무대에 대해 올라온 어떤 기사를 봤는데 거기서는 코르순체프가 아주 멋지고 섹시했다고 칭찬하고 있었다. 글쎄, 코르순체프는 멋지고 섹시하다. 그건 맞다. 하지만 황금노예로서 멋지고 섹시한 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냥 이 사람으로 멋지고 섹시한 거다. 키 크고 반듯하고 이국적이고 건장하고 잘 추는 무용수니까.

 

아... 황금노예와 조바이다의 아다지오가 밋밋하다니 섹시하지 않다니... 전율이 모자라다니 ㅠㅠ 이럴수가... 너무 슬프다.

 

조바이다 역의 알리나 소돌레바는 처음 추는 거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마린스키 신진 무용수들이 많이 그런 것처럼 그냥 이래도 잘 통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만 역시 상체가 밋밋하고 팔을 너무 파닥거렸다. 내가 워낙 마할리나나 아실무라토바, 자하로바의 팔동작에 익숙해서인가.. 아니면 젊어서인가. 조바이다의 섹시함, 버들가지 같으면서도 채찍처럼 유연하고 강렬한 느낌이 없었다. 둘이 열심히 추는데 역시나 코르순체프가 많이 리드해 주고.. 사랑의 아다지오, 혹은 욕망의 아다지오라기 보다는 열심히 추는 아다지오여서 아쉬웠다.

 

그래도 음악과 오리지널의 힘이란 강력한 것이어서 나중에 조바이다 죽을 때 무척 불쌍했다 ㅠㅠ 보다가 욕했다. 술탄 이 자식, 여자가 저러면 좀 살려주지. 노예야 연적이니 죽였다 치더라도 ㅠ.ㅠ (역시나 주인공 과도이입...)

 

...

 

전에 얘기했듯 이날 찍은 사진들 전부 손상돼서 무대 사진이 없다 ㅠ.ㅠ

 

돌아오니 4월 25일에 다시 이 공연이 올라가고 캐스트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였기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흑흑....

 

오늘 그들의 아다지오 클립이 유튜브에 올라와서 봤다. 그것도 좀 있다 링크할 예정. 이 둘도 런던 투어 때 한두번 춰보고 마린스키에선 이게 첫 공연이라 그런지 둘이 좀 마음이 급해 보이긴 했다. 몇번 더 춰보면 여유가 생겨서 섹시한 아다지오를 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슈클랴로프가 코르순체프보다는 그 역에 더 어울렸다 ㅠ.ㅠ 얜 또 반대로 너무 소년 같아서 조바이다를 리드한다기보다는 예쁘고 귀여운 연하 노예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전에 러시아 일기에 연재했던 글 중 세헤라자데와 니진스키에 대해 썼던 글

http://tveye.tistory.com/14 (과거에서 온 환희의 아름다움 - 니진스키의 사진 앞에서)

 

** 루지마토프와 자하로바,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의 세헤라자데 영상 클립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77

 

**  이 날 사진들이 날아갔으므로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황금노예 사진들 몇 장 더. 전에 올렸던 것들도 있지만 그냥 같이 올려본다. 맨 아래 몇 장은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가 전에 런던에서 췄을 때 컷.

 

 

 

뱌체슬라프 코바 라는 조각가의 루지마토프 조각상. 워낙 이 사람이 황금노예로 유명하니 이걸로 조각한 게 아닐까 싶다. 나도 저거 갖고 싶다 ㅠ.ㅠ

 

 

 

 

 

 

 

 

 

율리야 마할리나와 함께.

 

아래 세 컷은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는 동양적 외모라 그런지 조바이다 분장했을 때가 제일 예쁜 것 같다.

 

 

 

 

예쁘긴 정말 예쁜 슈클랴로프의 황금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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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다녀온 후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가 다 가 버려서...

마린스키 미하일 포킨의 밤 세번째 리뷰는 내일 올리고, 대신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율리야 마할리나의 라 바야데르 화보 한 컷. 이번에 갔을 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폴리나 세미오노바가 추는 라 바야데르 봤었는데 그 리뷰는 마린스키 리뷰 올리고 나서... (대체 언제 ㅠㅠ)

 

루지마토프의 라 바야데르 2인무 영상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276

오래돼서 화질이 매우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그의 탁월하고 아름다운 춤을 볼 수 있다.

 

마할리나의 니키야 화보 : http://tveye.tistory.com/2077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화보(내가 좋아하는 하얀 의상 입었다~) : http://tveye.tistory.com/2294

 

태그의 파루흐 루지마토프를 클릭하면 그의 화보나 옛날 춤 영상을 몇 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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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렸던 3월 29일 마린스키 극장 '미하일 포킨의 밤' 리뷰 이어서. 두번째 작품이었던 불새에 대한 간단한 리뷰.

 

어제도 언급했지만, 출연진은 아래와 같다.

 

- 율리야 스체파노바(불새), 이반 시트니코프(이반 왕자), 예카테리나 미하일로브체바(천상의 미녀 차레브나), 바딤 벨랴예프(불사의 카쉐이)

 

고백하자면 러시아 민화 '이반 왕자와 불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고 바스네초프의 그림도, 이 발레를 위한 박스트의 무대 미술과 의상도 모두 좋아한다. 그리고 '이반 왕자와 불새, 회색 늑대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썼던 글들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전에 러시아 일기를 연재할 때 이 이야기에 대한 글을 쓴 적도 있었다.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6 )

 

그래서 옛날에 맨 처음 마린스키에서 이 불새를 보러 갔을 때는 너무 설레서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이미 포킨과 니진스키 관련 서적에서 닳도록 봤고 박스트의 화보 카피도 오려서 간직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마린스키에서 샀던 화보집에 나오는 안드리스 리에파와 율리야 마할리나의 화보도 너무 아름다웠던 것이다.

 

아쉽게도 발레 자체는 그때 큰 감명을 주지 못했다. 이 발레는 무엇보다도 미술과 음악이 더 강력한 작품이었다. 박스트의 미술도 그렇고 스트라빈스키의 음악도 그랬다. (개인적으로야 스트라빈스키가 발레 뤼스를 위해 작곡한 곡들 중에선 페트루슈카를 좋아하지만) 일단 춤이 너무 적었고 이반 왕자와 불새 이야기에 다른 민담들이 결합되어서 그런지 원래 이야기의 강렬한 매력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이반 왕자와 천상의 미녀 공주님이 춤추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지루해진다 ㅠ.ㅠ 어쩔 수 없는 나의 아다지오 공포증인가...)

 

이후에도 이 발레는 몇 번 더 봤고 영상도 몇 가지 버전을 가지고 있어서 꽤 많이 돌려봤다. 이 발레는 발레 자체가 매력적이어서라기보다는 내가 쓰고 있던 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내 글에서는 소련 시절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주인공이 불새를 새롭게 안무하고 춤추는데 이로 인해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돌려볼 때마다 음악과 각 인물들의 춤, 무대 등등을 열심히 조각내 보기도 하고 각종 상념에 잠기곤 했다.

 

어쨌든 영상으로야 자주 봤지만 무대를 다시 보는 건 진짜 오랜만이었다. 거의 7~8년은 된 것 같다. 안드리스 리에파가 90년대 중반에 이 작품을 마린스키에 다시 올린 이후 무대 미술과 의상은 거의 변함이 없는 듯 했다.

 

오랜만에 보니 좀 흥분도 됐지만, 안타깝게도 어제 쇼피니아나 얘기했을 때 언급했듯 이때 나는 시차와 졸음으로 너무너무 괴로웠다. 막간에 귤도 까먹고 초콜릿도 먹고 복도를 걸어다니면서 열심히 잠을 쫓았지만 역시나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자 유체이탈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불새가 나올 때는 열심히 봤지만 역시 불새가 사라지고 이반 왕자가 마법에 걸린 천상의 미녀 공주(난 대충 천상의 짜레브나라고 부른다만)와 그 시녀들을 만나 춤추기 시작할 때쯤 되자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나도 마법에 걸렸나, 내 몸도 불새처럼 하늘로 사라지는 것 같구나'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불사의 마법사 카쉐이와 그의 졸개(ㅋㅋ) 괴물들이 나오자 근사한 무대 미술과 카쉐이의 마임 덕에 그때부터는 잠도 달아나고 좀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이 발레는 정말 의상과 무대 미술 하나만으로도 직접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건 나중에 얘기할 라트만스키의 '곱사등이 망아지'도 마찬가지다) 불새의 화려한 의상도 그렇고 황금 사과가 열리는 정원도 그렇지만 최고는 역시 카쉐이와 괴물들, 그리고 우중충하고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무대 조명과 배경이다. (이게 혹시 내 개인적 취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난 언제나 날개를 퍼덕이며 무시무시하게 날아다니는 로트바르트 지지자였기 때문에^^;) 이때쯤부터는 스트라빈스키 음악도 꽤나 박진감 넘치고 근사하게 변환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으면 잠도 깨고 꽤 좋아진다.

 

사실 이번에도 유체이탈 가신 후에는 공연 보는 내내 발레 자체라기보다는 음악과 전개 과정에 집중하며 내가 만들어냈던 리브레토와 각 동작들을 연결시켜 보았다. 그건 뭐 리뷰에 적을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고.

 

이건 사족이지만 난 항상 이 발레 마지막 장면이 생뚱맞게 느껴졌다. 불새의 도움으로 이반 왕자가 카쉐이를 처치한 후 막이 내렸다가 다시 올라간다. 어둠이 사라지고 만다라 형태의 햇살이 퍼져나가는 둥글둥글하고 동화적인 꿈의 왕국이 나타난다. 마법에 걸렸던 시녀들이 멋진 보가뜨이르(기사)들과 하나하나 커플이 되고, 러시아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이반 왕자와 천상의 짜레브나가 결혼하며 즉위하는 모습으로 끝나는 것이다 (춤은 전혀 없음) 이 장면은 꽤나 비현실적이고 그 꿈의 왕국은 어딘가 탱화를 연상시킨다. 뭐 원래 박스트가 처음에 불새를 디자인할 때도 여자 불상 같은 느낌이었고, 러시아 미술관에 걸려 있는 이 사람의 '고대의 공포'라는 그림을 보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불상이 나오긴 한다. 발레 뤼스도 이래저래 오리엔탈리즘을 응용한 작품이 두어 개 있었고.

 

하여튼 그 마지막 장면이 꽤나 '응?' 하는 느낌이라 전에 썼던 글에서도 내 주인공은 그 장면을 해피 엔딩을 가장한 풍자와 비극으로 전환시켰다. 이번에 볼때는 혹시 다른 느낌일까 했는데 역시나 또 그랬다. 아마 내가 삐뚤어졌나 보다 :)

 

무용수들에 대한 아주 짧은 메모들.

 

불새 역의 율리야 스체파노바는 괜찮았다. 요즘 마린스키의 젊은 무용수들 중 상당히 괜찮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나도 주역 무대는 처음 봤다. 원체 내가 처음 봤던 불새가 마할리나, 니오라제 같은 베테랑 스타들이라 그런 원숙함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신선했고 불새다웠다.

 

이반 왕자 역의 시트니코프는 처음 보는 무용수였는데 사실 이 발레가 이반 왕자 춤은 별로 볼 게 없다... 어쩌면 천상의 짜레브나와 추는 아다지오가 중요했던 건지도 모르겠는데 그때 나는 안드로메다에 가 있었기에 ㅜ.ㅜ 그리하여 천상의 짜레브나 역의 미하일로브체바 춤도 기억이 잘 안 난다. 미안해요 이반 왕자, 천상의 짜레브나 ㅠ.ㅠ 하지만 고백하자면 그 옛날 꽤나 꽃미남이었던 빅토르 바라노프가 이반 왕자를 춘 걸 봤을 때도 그 아다지오는 기억에 없다고요...

 

솔직히 말해 제일 근사했던 건 불사의 카쉐이, 그로테스크한 노인 마법사 역의 벨랴예프였다. 마임도 좋았고 팔다리를 뒤틀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동작도, 무시무시한 분장 속에서 가끔 드러나는 코미디도 좋았다. 갈채도 많이 받았다. 커튼콜 때도 이 사람은 역시나 느릿느릿, 마법사답게 인사를 해서 더 갈채를 받았다.

 

이 날 마지막 레퍼토리였던 세헤라자데에 대한 리뷰는 또 내일... 이게 보자마자 올렸어야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아무리 당일 메모를 남겨놨다 해도 휘리릭 한꺼번에 쓰는 게 잘 안되네.

 

사진은 없다. 아깝다, 불사의 카쉐이와 괴물들 사진들 ㅠ.ㅠ 날아간 사진들아.

 

그래서 아쉬우니 이 날 공연은 아니지만 불새 화보들 몇 장.

 

 

이건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불새 역.

 

 

 

이건 오리지널. 미하일 포킨과 타마라 카르사비나. 물론 지금 공연의 의상은 저 의상들과는 다르다. 저땐 불새 의상이 치렁치렁했지만 지금은 위의 콘다우로바 사진처럼 새빨간 색의 화려한 튀튀로 바뀌었다.

 

 

 

레프 박스트의 불새 의상을 위한 일러스트.

이것보다 더 유명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러스트는 바로 아래.

 

 

아주 좋아하는 그림이다. 너무 좋아해서 작년에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로모노소프 도자기 샵에 이 일러스트를 넣은 (싸지 않은) 찻잔을 발견하고 질러버렸다. 요즘도 가끔 거기 차 마신다 :)

 

*  박스트가 그린 천상의 짜레브나 의상 일러스트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484

 

 ** 참고로 짜레브나는 짜르의 딸, 즉 공주/황녀란 뜻. 짜레비치는 왕자/황자란 뜻이다. 그래서 이반 왕자는 이반 짜레비치라고 한다 :)

 

*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이반 왕자와 불새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6

 

*  마린스키에서 처음 발레 봤던 얘기는 여기(이 얘기 잘 보면 슈클랴로프 처음 봤던 얘기도 나옴. 그땐 예브게니 이반첸코 대신 나왔다고 툴툴댔었음) : http://tveye.tistory.com/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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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4. 22. 21:24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dance2014. 4. 22. 21:24

 

 

이번 마린스키와 미하일로프스키 공연들 리뷰는 그때그때 간단히 적어놓긴 했지만 막상 올리려니 세월호 사건 때문인지 영 내키지가 않아서 계속 미루고 있다. 대신 슈클랴로프의 예쁜 화보 몇 장 올려본다. 사진에 찍사분 이름 적힌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이름 없는 건 웹 서핑 중 건진 것.

 

이 사진은 해적의 알리. 역시 잘 어울린다. 잘 뛰어오르고...

 

이번에 갔을 땐 이 사람 나오는 건 실비아 밖에 못 봤다. 원체 도약과 카브리올이 좋은 무용수이지만 실비아는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동작보다는 섬세하고 자잘한 동작들이 많아서 이 사람의 진짜 매력이 다 드러날만한 타입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건 역시 빅토리야 테료쉬키나를 위한 작품이었다...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춘 돈키호테.

 

5월에 이거 추던데 ㅠㅠ 아, 다시 가고 싶다!!!

 

 

 

돈키호테 한 컷 더.

 

내가 키트리 아빠라면 저런 바질에게는 딸을 열 명은 주겠다 :)

 

내가 돈키호테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키트리 아빠가 사윗감으로 바질을 못마땅해 하자 바질이 '전 이발사니까 열심히 가위질 해서 돈 많이 벌어올게요~' 하고 허세 부리는 씬이다. 근데 내가 키트리 아빠라면 저렇게 귀여운 애가 가위질 시늉을 하며 '돈 많이 벌어서 딸내미 호강시킬게요~' 라고 하면 어이는 없어도 하는 짓이 귀여우니 픽 웃고 '그래라' 할 것 같다. 좀 믿음은 안 갈 것 같기도 하지만. 가위질은 못해도 눈웃음으로 손님들을 많이 몰아와서 결국 돈은 잘 벌지 않을까??

 

 

발란신의 jewels.

 

상대역은 옆얼굴과 눈매를 보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같기는 한데 살짝 헷갈린다. 올레샤 노비코바 같기도 하고.

 

 

 

이건 etudes

 

왼쪽부터 슈클랴로프, 올레샤 노비코바, 그리고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 사라파노프가 아직 마린스키에 있을 때.

 

 

 

최근 췄던 Le Parc.

 

올레샤 노비코바와 췄는데 영상을 보니 얘가 이 역을 처음 춰서 그런지 살짝 둘의 케미스트리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상당히 섹시한 작품인데 후반부의 그 클라이막스에서 둘이 열심히 추긴 하지만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랄까. 연인이라기보다는 그냥 육체적 전류만 주고받는 느낌이었다. 다시 추면 좀 부드러워지려나.... 원래 열렬한 연인 배역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니 다음에는 더 나아질 것 같기는 했다.

 

사진사는 알렉스 굴랴예프. 아래도 마찬가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데스크탑 배경화면으로 썼던 사진.

 

.. 5월 29일인가 이 사람이 ABT에서 게스트로 라 바야데르 솔로르를 춘다는 소식을 마린스키 트윗으로 봤다. 테료쉬키나와 함께 춘다고. 이번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에도 ABT 무용수들이 와서 췄었다. 우리 나라 서희씨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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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친구에게서 메일이 왔다. 지난 4월 3일에 실비아 보러 가서 커튼 콜 때 내가 앞으로 바짝 나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보며 좋아했던 것을 두고두고 놀려왔지만 기특하게도 이 사람 사진 링크를 보내주었다.

 

친구 : 야, 13일에 그 발레 페스티벌 끝나고 아스토리아에서 리셉션했대. 그 재수없게 생긴 슈클랴로프인지 나발인지 사진도 있으니까 구경해라. 옆에 어린 여자애랑 같이 있네~ 엄청 다정해 보인다. 애인이겠지롱~

 

그래서 답메일을 해주었다.

 

나 : 고마워 친구야!! 우울했는데 눈 앞이 다 환해지네 :)

그리고 옆에 있는 애 애인 아니고 아내야 ㅋㅋ 하지만 아내보다 남편이 더 예쁘지롱~

 

^_^

 

.. 그래서 링크 따라가서 구경한 사진 두 컷. 부러워 죽겠네. 나의 로망의 호텔 아스토리아에서 리셉션한 것도 그렇고(유럽 호텔에 대한 로망은 이제 이뤘지만 아스토리아는 아직도 ㅠㅠ), 어떻게 저 녀석은 자칫 잘못하면 대참사가 일어나는 분홍색 티셔츠가 저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단 말이며 심지어 맨얼굴인데도 저렇게 예쁘단 말인가 ㅠ.ㅠ 도저히 잘 나오기가 어려운 파티 직찍인데...

 

 

 사진에 박혀 있는 곳이 출처.

아래 이름도 쭉 나와 있다. 순서대로 블라지미르 김, 마르가리타 쿨릭, 한가운데 핑크 셔츠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점박이 노란 옷 아가씨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그 옆이 바로 우리 나라 출신 김기민씨. 그 옆은 필립 스체핀.

김기민씨는 마린스키에 스따죠르(연수단원)로 처음에 갔다가 너무 잘해서 지금 제1 솔리스트이다. 관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실력도 인정받는다. 무대를 직접 보지는 못하고 영상만 봤는데 잘 추신다. 수석까지 올라가실 수 있길!!!

 

 

 

슈클랴로프와 아내 쉬린키나. 다정하게 한 컷. 근데 쉬린키나는 표정이 왜 저러나 ㅠㅠ

 

무대 안 올라갈 때는 면도 안 하더니만 리셉션이라고 간만에 면도하고 핑크 셔츠에 넥타이까지 차려 매고 나오신 발로쟈. 역시 귀엽구나.

 

그런데 너는, 너는 왜... 내가 갔을 때는 실비아 하나 밖에 안 나오더니..

 

갑자기 4월 하순부터는 줄줄이 4~5일 텀으로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 안나 카레니나의 브론스키, 사랑의 전설의 페르하드, 모던 발레 인프라, 심지어 돈키호테의 바질까지 계속 춘단 말이냐 ㅠㅠ 기껏 15일 사이에 그렇게 우르르 나오다니. 아.. 심지어 다 보고 싶었던 발레, 다 보고 싶었던 배역들!!!! 아, 다시 가고 싶다!!!

 

**  마린스키 등 발레 리뷰는 좀 미루고 있다. 여객선 사고 때문인지 가슴이 아파서 정돈된 글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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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 마린스키 극장 온라인 생방으로 'Творческая мастерская молодых хореографов' (젊은 안무가 창작 발레 공연)을 봤다. 세상 좋아졌단 말이야... 아직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기간인데 그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마린스키 출신을 비롯, 심지어 바가노바 아카데미 재학생이 안무한 작품들도 올라왔다. 프로그램은 3시간 정도 계속됐고 작품은 7~8개 가량. 자꾸 끊겨서 툴툴대다가 프로그램을 하나 깔아서 다행히 맨 마지막에 올라온 유리 스메칼로프의 '카메라 옵스쿠라'는 제대로 잘 봤다.

 

나보코프의 원작(영어 출판본 제목은 '어둠 속의 웃음 소리')을 바탕으로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상당히 어두운 작품인데, 주연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그리고 그를 유혹하는 여자 역으로 아내인 쉬린키나가 나왔다. 난 쉬린키나의 춤에 특별한 인상을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ㅜ.ㅜ) 다른 무용수가 그 역을 췄다면 더 근사했을 거란 생각에 좀 아쉽긴 했지만. 슈클랴로프야 언제나 자기 아내와 사랑의 듀엣을 추는 게 최고의 기쁨이라고 말하니 뭐... (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 콩깍지야 ㅠㅠ 사랑하는 아내와 추는 거니까 당연히 좋긴 하겠지만...)

 

난 스메칼로프를 무용수로도 좋아하고 안무가로도 좋아하는데, 오늘 작품은 특히 더 에이프만 색채가 짙었다. 아무래도 스승이라서 어쩔 수 없나보다. 여성을 그리는 방법이나 절망적인 상황에 몰린 인물들의 움직임, 팜므 파탈과 보수적이며 지고지순한 아내, 고뇌하고 몸부림치다 파멸하는 주인공 등등 매우 에이프만스러웠다. 물론 원작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스메칼로프는 등장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역시 인상적이었고...

 

슈클랴로프는 아주 좋았다. 3막짜리 실비아에서보다 이 단막발레에서 춘 분량이 몇 배는 더 많아 흑흑... 이 사람은 원래 드라마틱한 연기를 잘해서 상당히 연극 배우 같은 특질이 있는데 그래선지 작품에 잘 어울렸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서는 어둠 속에서 안대를 맨 채 쉬린키나와 스메칼로프의 환영에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연기와 춤 모두 좋았다.

 

마린스키 신관에서 공연했는데 그 깃털 그려진 막이 나올 때마다 너무 그리웠다. 다녀온지 얼마나 됐다고...

 

나중에 유튜브에 영상 클립 올라오면 링크 추가해 보겠다.

 

지금은 일단 마린스키 트위터에서 전에 캡처한 이 작품 연습하는 슈클랴로프 사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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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9. 22:13

누나, 여기로 들어가세요~ dance2014. 4. 9. 22:13

 

 

돌아오니 아쉬워서... 실비아 공연(http://tveye.tistory.com/2718) 마치고 커튼 콜 후 슈클랴로프 사진 한 장. 막 내린 후 얘네가 커튼 밖으로 나와서 따로 인사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핏 앞까지 가서 구경 :) 콩깍지!!

 

바로 앞에서 보며 생각... 진정 아름다움의 총체구나~ (이때 동행은 마구 투덜대고 있었음. 나이 생각 좀 해라,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운운... 시끄럽다!!)

 

인사 마치고 테료쉬키나가 먼저 들어가도록 커튼 잡아 주고 있음. 저 커튼이라도 되고 싶구나 :)

 

나중에 정신 좀 차리고 나면 이번에 본 공연들 간단한 리뷰 올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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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7. 05:04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보고 옴 dance2014. 4. 7. 05:04

  

 

이제 화요일이면 돌아간다. 마린스키 신관에서 백조의 호수 보고 왔다.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마지막 공연. 

 

리뷰는 나중에 다 같이...

 

이번에 머무는 동안 마린스키 구 극장에서 포킨 발레의 밤(쇼피니아나, 불새, 세헤라자데), 실비아 를 봤고

마린스키 신관에서 곱사등이 망아지, 백조의 호수,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를 봤다.

 

언제 또 이렇게 공연들을 볼 수 있을까 싶다. 아쉬운 거라면 돈키호테를 못 봤다는 것. 일정이 도저히 맞지 않았다. 그리고 4월 하순에 올라오는 포킨의 밤에는 슈클랴로프가 황금노예를 추는데 정말이지 그거 보고 싶다 ㅠ.ㅠ

 

 

 

마린스키 신관의 아름답고 화려한 크리스탈 장식들..

 

 

매우 번졌지만 그래도 오늘 공연 커튼 콜 사진 한 장.

 

신관은 좀 윗자리 앉아도 앞이 가려지지 않는다. 공연들 보느라 파산 지경인데다 백조는 다른 공연보다 비싸서 좀 윗자리 끊어서 갔다.

 

오늘 백조는 옥사나 스코릭. 지그프리드는 볼쇼이 발레단의 데니스 로지낀. 지금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기간이라 초청 무용수로 왔는데 마린스키 버전은 그리고로비치 버전과 다르기 때문에 좀 삐끗하는 면이 있었고 마린스키 특유의 포즈라든지 우아한 라인은 좀 부족했지만 여튼 이 사람 도약과 탄성이 좋았다. 스코릭은.. 음... 테크닉은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로파트키나에는 비교가 안된다...

 

그래도 로트바르트를 콘스탄틴 즈베레프가 춰서 볼만했다.

 

하여튼 리뷰는 나중에.

 

 

 

신관 사진 한 장 더. 이건 지난주에 곱사등이 망아지 보러 갔을 때 찍은 것. 오늘 하루종일 비 오고 아주 꿀꿀한 날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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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개막. 개막작은 프레드릭 애쉬튼의 실비아. 마린스키에서는 초연.

 

별로 좋아하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춤이 너무 적고 리브레토가 단순해서) 이 공연을 보러 간 이유는 슈클랴로프가 남자 주인공을 추기 때문이었다. 다른 작품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일정이 그렇게 안됐다.

 

자세한 리뷰는 나중에 몰아서...

 

어쨌든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춤이 적어도 미모가 뛰어나면 다 커버된다!!!

 

두 문장으로 정리하면...

 

실비아도 오리온도 디아나도 에로스도 안 보여, 잠자는 미녀처럼 누워 있는 재미없는 남자 주인공의 미모 밖에 안 보인다. (= 팬의 콩깍지)

 

그냥 한 마디로는 :

 

얘는 참 이쁘다

 

... 현장 반응은 좋았고 브라보도 많이 나왔다. 위의 두번째 문장은 살짝 농담이고.. 사실 춤은 테료쉬키나의 실비아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이 레퍼토리가 워낙 그래서... ㅠ.ㅠ 테료쉬키나야 물론 잘 췄다. 그래도 콩깍지 낀 팬은 귀엽고 반듯한 그 남자 파트너만 보고 있었다 ㅠ.ㅠ

 

앞자리에 앉았는데 끝나고 주역들이 커튼 밖으로 나와 인사해서 몇 장 건졌다. 화질은 별로지만 그래도 두 장만 먼저 올려본다.

 

 

슈클랴로프만 보고 찍었더니 테료쉬키나 자세가 저렇게 ㅠ.ㅠ 하지만 중요하지 않아 :)

 

 

여주인공 실비아보다 남주인공 아민타가 더 이쁘니 이를 어쩌면 좋은가 ㅠ.ㅠ 콩깍지가 좀 심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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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를 보고 좀전에 들어왔다.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가 추는 날이라 여기 온 첫날 극장에 가서 표 끊었었다.

 

리뷰는 나중에.. 마린스키 공연들과 함께.

 

한 마디로 정리하면.. '사라파노프의 클래스는 역시..'

 

두 마디로 정리하면.. '얼굴이 안 예뻐도 춤을 잘 추면 무대를 지배한다. 사라파노프는 역시...'

 

 

최근 아주 빵빵한 스폰서 기업들 덕에 수퍼스타들(바실리예프, 오시포바, 사라파노프 등등)을 끌어모으고 극장 내부와 무대 미술, 의상 등에도 돈 쓴 티가 팍팍 나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겐 그래도 옛날에 편하게 가던 말르이 극장, 아니 무소르그스키 극장으로 더 기억될 것 같다.

 

 

슬프게도 후지X 20도 무대 인사 장면 찍는 데는 쥐약임이 증명됨. 이렇게 되면 니콘과 별다를 게 없잖아 ㅠㅠ

 

다 번졌지만.. 어쨌든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마린스키랑 차별화하려고 솔로르 의상을 또 저렇게 만들었나 ㅠㅠ 솔로르에게 제발 탑을 입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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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3. 31. 02:08

막간 dance2014. 3. 31. 02:08












막간. 예르쇼프의 원작 동화는 여러 민담을 짜집기한 것인데 라트만스키의 발레는 꽤나 코믹하고 무대미술 때문인지 모던하다. 이반이 귀엽네, 저걸 슈클랴로프가 추는 걸로 보면 얼마나 귀여웠을꾸..

이고리 콜브의 시종장은 신데렐라의 새엄마와 비슷한 역이다, 안무도 비슷하다. 같은 안무가라 그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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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신관. 2층 4번째열. 앞에 머리 큰 사람이 앉지 않아야 하는데..

'곱사등이 망아지'는 무대로 처음 보는 거라 매우 기대. 이반은 막심 쥬진, 여왕은 아나스타시야 콜래고바, 곱사등이 망아지는 블라지미르 슈마코프. 시종장은 이고리 콜브. 주인공보다 악당이 더 유명하네 :) 슈클랴로프가 이반을 추는 무대라면 참 좋겠지만 이것도 감지덕지..

마린스키 신관의 저 깃털 막은 역시 다시 봐도 근사하다.

동화가 원작이라 아이들이 무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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