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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에 해당되는 글 318

  1. 2014.12.16 러시아 무용수 화보 몇 장 : 로파트키나, 폴루닌, 루지마토프, 바이무라도프, 슈클랴로프, 노비코바, 비슈네바 6
  2. 2014.12.03 플리세츠카야, 야콥슨 발레, 노비코바, 슈클랴로프, 비슈네바, 테료쉬키나 화보 몇 장 5
  3. 2014.11.25 마린스키,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2
  4. 2014.11.21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마린스키 은퇴 4
  5. 2014.11.16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해적' 알리 솔로 클립
  6. 2014.11.12 힘든 아침, 슈클랴로프 화보 세 장 4
  7. 2014.11.09 월요병을 달래는 미하일 바리쉬니코프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6
  8. 2014.11.07 국립발레단 갈라(KNB 갈라) 아주 짧은 메모(11.7) 2
  9. 2014.11.04 마린스키 극장(구관)의 오래된 카페에서 2
  10. 2014.10.31 금요일 밤의 무용수 사진 몇 장 : 누레예프,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노비코바
  11. 2014.10.19 국립발레단 교향곡 7번, 봄의 제전 짧은 리뷰 + 알렉산드르 자이체프 사진 몇 장 6
  12. 2014.10.18 국립발레단 공연 보러 옴(교향곡 7번, 봄의 제전)
  13. 2014.10.14 리허설 중인 무용수 화보 몇 장 : 비슈네바,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14. 2014.10.06 간만에 무용수 화보 몇 장 : 로파트키나, 소모바, 슈클랴로프, 스체파노바 등
  15. 2014.09.21 알브레히트 - 루지마토프(리허설), 슈클랴로프 + 오시포바, 쉬린키나 영상 클립
  16. 2014.09.17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지그프리드, 솔로르, 황금노예)
  17. 2014.09.10 라 바야데르 : '망령의 왕국' 중 솔로르의 등장과 파이널(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2
  18. 2014.09.08 마린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의 절망, 파이널 클립(슈클랴로프 & 비슈네바) 2
  19. 2014.09.06 마린스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 결혼식 클립(슈클랴로프 & 비슈네바) 2
  20. 2014.09.01 라트만스키 버전 신데렐라 - 왕자의 춤(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21. 2014.08.30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라 바야데르 2막 그랑 파 드 두 중 솔로
  22. 2014.08.21 분장실의 무용수들 : 로파트키나, 누레예프,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23. 2014.08.18 월요병을 달래는 무용수들 사진 : 비슈네바,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24. 2014.08.16 '젊은이와 죽음' 클립(파루흐 루지마토프 & 디아나 비슈네바), 루지마토프에 대해
  25. 2014.08.10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커튼콜 사진 2 (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잠자는 미녀의 카라보스 역. 사진은 캡션에 있는 대로 svetlana avvakum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사진 세 장.

이번 내한 무대를 못 봐서 아쉬운 마음에..

이 사람의 외모에는 상당히 강렬한 매력이 배어 있는데, 위의 잡지 화보는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꽤 다르다.

 

 

역시 폴루닌. alex gouliaev의 사진.

 

나는 개인적으로 무대 위에서의 폴루닌을 볼때 가끔 파루흐 루지마토프를 떠올릴 때가 있다. 그건 그의 춤 때문이 아니라 외모 때문이다. 물론 폴루닌이 루지마토프보다 더 깎아놓은 것처럼 잘생겼고 윤곽선이나 얼굴형도 좀 다르긴 하지만 날카로운 눈매와 콧날의 모양새, 옆모습이 때로 젊은 시절 루지마토프를 연상시킨다.

 

 

이 사진도 좀 그런 느낌이다. 알리를 추는 폴루닌. 사진사는 역시 alex gouliaev

 

 

 

그래서 루지마토프 옛날 사진 한 장.

디아나 비슈네바와 함께.

 

 

그리고 역시나 이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울리야나 로파트키나와 함께. 곱사등이 망아지 :)

 

 올레샤 노비코바와 함께. 프렐조카주의 le parc 리허설 중.

사진사는 캡션에 나와 있듯 alex gouliaev

 

 

이 사진도 alex gouliaev

신데렐라를 추는 디아나 비슈네바와 슈클랴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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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여러 가지로 힘들고 꿀꿀한 수요일 아침. 위안을 위해 무용수들 화보 몇 장.

 

마야 플리세츠카야.

 

 

 

이건 야콥슨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수준높은 발레단이야 물론 마린스키이지만, 미하일로프스키, 보리스 에이프만, 그리고 야콥슨 발레단도 이름난 곳이다.

 

 

 

올레샤 노비코바.

 

최근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에서 마르그리트로 데뷔. 그래서 뒤마의 동백꽃 아가씨를 읽고 있는 중이다 :)

사진사는 캡션에 나온대로 svetlana avvakum.

 

 

 

그리고 이제부터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왜 안 나오겠어~)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디아나 비슈네바와 함께. 사진은 alex gouliaev

 

 

슈클랴로프. 역시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왕자 추는 중.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은 라 바야데르 1막.

니키야 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솔로르 역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꽃무늬 의상과 호피 허리띠도 굉장히 예쁘다.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가 입고 나오는 의상들은 전부 근사하다.

 

* 솔로르의 의상과 타이츠에 대한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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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1. 25. 09:22

마린스키,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dance2014. 11. 25. 09:22

 

 

공연 시작 전, 불 꺼지기를 기다릴 때 :)

 

마린스키 극장, 1층 베누아르. 지난 여름, 라 바야데르 보러 갔을 때. 첫날은 파르테르 앞줄에서 보고 이날은 둘째날이라 티켓 가격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베누아르 사이드 좌석 끊었음. 이틀 연속 봐도 근사한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

 

다시 가고 싶다!

 

현실은 야근의 연속! ㅠㅠ

 

* 이때 봤던 라 바야데르에 대한 간략한 메모와 커튼 콜 무용수들 사진, 그리고 이때 공연 영상 클립들은 아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라 바야데르 3막 영상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99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라 바야데르 2막 결혼식 솔로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74 

라 바야데르 커튼 콜 사진들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라 바야데르와 솔로르 의상, 타이츠에 대한 에피소드 : http://tveye.tistory.com/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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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1. 21. 09:08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마린스키 은퇴 dance2014. 11. 21. 09:08

 

 출처는 마린스키 발레(mariinsky ballet) 페이스북.

 

사진은 스베틀라나 아바쿰(svetlana avvakum)

 

Tonight, our soloist Ilya Kuznetsov will dance his final performance at the Mariinsky Theatre in the status of the soloist of the Mariinsky Ballet. He will appe...ar in the role of Ghirei in Zakharov’s The Fountain of Bakhchisarai at the historic stage. He would like to thank everyone who loved him and who was not indifferent to his career of professional ballet dancer. He elected to continue his career in the new capacity of an independent dancer, producer, director of his network of dance schools and president of his charitable foundation.

Ilya Kuznetsov devoted twenty years of his life to the Mariinsky Theatre. According to a ballet critic, “whatever different styles of production the dancer turns to he is a natural in all of them, you believe his heroes, there is no narcissism in them, the dance here is a dance of the soul, of the characters’ inner worlds”. Among his recent roles, he will probably be best remembered as Tybalt in Lavrovsky’s Romeo and Juliet, the Vizier in Grigorovich’s The Legend of Love, von Rothbart in Swan Lake, Abderakhman in Raymonda, Hans in Giselle, Hooligan in Boyarsky’s The Young Lady and the Hooligan, José and Torero in Alonso’s Carmen Suite et al.

Other lead roles in tonight’s performance will be danced by Olesya Novikova (Maria), Maxim Zyuzin (Vaslav), Daria Pavlenko (Zarema) and Nail Khairnasov (Nurali). Photo (in the role of Ghirei): © Svetlana Avvakum.

 

 

..

 

아주 좋아하는 무용수인데 많이 섭섭하다.. 발레학교도 운영하고 있고 여러 가지로 바쁜 사람이니 앞으로도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재작년인가 마린스키 가서 바흐치사라이의 분수 봤는데 거기서 이 사람이 기레이 추는 걸 봤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게 내가 이 사람을 무대에서 본 마지막 공연이었네 ㅠㅠ 기레이 역은 사실 춤은 별로 없고 거의가 마임과 연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도 워낙 드라마틱한 배우라서 아주 훌륭했다. 아, 이 사람만한 힐라리온, 티볼트, 기레이, 로트바르트가 없는데 ㅠㅠ

 

난 언제나 배우로서의 역량이 뛰어난 무용수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 사람이 떠난다니까 참 서운하다..

 

그래도 일리야, 앞으로 행운만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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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른한 일요일 오후. 슈클랴로프의 '해적' 알리 솔로 클립으로 잠 쫓는 중.

 

작년에 췄던 때인 듯. 로파트키나가 메도라, 예르마코프가 콘라드, 슈클랴로프가 알리를 췄다.

 

팬이 찍은 거라 화질이나 구도는 아쉽지만... 그래도 알리를 추는 슈클랴로프는 여전히 생기 넘친다. 빵끗빵끗 잘도 웃으며 춰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이 사람의 드라마틱하고 진지한 솔로르도 좋지만..

 

이번에 브라질 투어 가서도 이 작품 추고 있는데, 나도 이 사람이 추는 해적 무대 직접 보고 싶다. 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아하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사람이 알리를 춘다면 그 길고 산만한 작품도 그럭저럭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

 

 

* 태그의 해적이나 le corsaire를 클릭하면 최고의 알리인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클립이나 슈클랴로프의 예전 클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전에 슈클랴로프, 로파트키나, 이반첸코의 3인무 클립은 링크가 잘려서 안 나온다..

 

:
Posted by liontamer
2014. 11. 12. 09:56

힘든 아침, 슈클랴로프 화보 세 장 dance2014. 11. 12. 09:56

 

 

젊은이와 죽음.

사진사는 Alex Gouliaev.

원체 좋아하는 발레이기도 하고, 마린스키에서 봤던 이 사람의 무대는 정말 좋았다. 다시 가서 보고 싶다.

무대 미술도 그렇고, 슈클랴로프의 저 포즈와 표정도 그렇고.. 굉장히 아름다운 사진이다.

 

* 젊은이와 죽음에 대한 예전 포스팅들은 아래를..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디아나 비슈네바의 젊은이와 죽음 : http://tveye.tistory.com/3035 

국립발레단 젊은이와 죽음(김용걸) : http://tveye.tistory.com/2403 

젊은이와 죽음에 대한 얘기 + 누레예프, 바리쉬니코프, 슈클랴로프 영상 : http://tveye.tistory.com/2389 

젊은이와 죽음을 추는 슈클랴로프 짧은 클립 : http://tveye.tistory.com/2087 

젊은이와 죽음에 대해 삽입한 짧은 글 : http://tveye.tistory.com/2390

 

 

 

로미오와 줄리엣.

파트너는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 오브라초바는 지금은 볼쇼이 프리마 발레리나로 춤추고 있다.

아마도 슈클랴로프 최고의 배역.

 

 

로미오와 줄리엣 한 장 더. 역시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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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이 사람은 내가 러시아어를 전공하게 된 이유(http://tveye.tistory.com/2389, http://tveye.tistory.com/1606) 중 하나이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돌아온 탕자.

사진은 Alex Gouliaev.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웨인 맥그리거 안무의 infra에서.

사진은 svetlana avvakum. (Светлана Аввакум)

 

이 작품은 정말 좋다... 다시 무대에서 보고 싶다. 가끔 로열발레단의 영상을 돌려보는데 음악도 너무 좋고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전체적 정서 모두 나를 사로잡는다. 지난번 마린스키에서 이 작품 보는데 아무런 사전 지식도 기대치도 없이 오로지 슈클랴로프 보러 갔다가 정말 감동받았다.

 

슈클랴로프는 이때 옐레나 옙세예바와 추다가 파이널의 유명한 2인무는 옥사나 스코릭과 췄다. 스코릭 말고 다른 파트너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그 2인무 직전에 이 사람이 혼자 출 때가 더 좋았다.

 

 

 

그리고 이건 발레 101. 금요일에 국립발레단에서 올린 무대(http://tveye.tistory.com/3255) 보니 생각나서.

 

캡처 사진인 듯 화질은 안 좋지만...

이 사람이 추는 발레 101 무대 직접 보고 싶다. 영상(http://tveye.tistory.com/2122)만 봐도 유머와 생기와 귀여움의 대폭발 :)

 

:
Posted by liontamer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국립발레단(KNB) 갈라 공연 보고 귀가 중. 공연은 나쁘지 않았는데 6개 작품밖에 안 올라와서 1시간 만에 끝나 좀 아쉬웠다. 무용수들도 좀 더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적어도 발레단의 이름을 거는 갈라 무대라면 최소 90분 가량에 작품 수도 두어 개 더 늘리고 무용수들도 더 나오는 게 맞았을 것 같다.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모던 소품들을 소개해준 건 좋았다. 새 레퍼토리 소개, 무용수들의 새로운 움직임 연마 등을 생각하면 꽤 공을 들였을텐데 그걸 보여주는 방식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다면 좋았을 것을.. 이건 아르코 극장 규모와는 상관없는 얘기다. 사실 이 극장은 이런 종류의 갈라 공연이나 무용 무대로는 괜찮았던 편이고.


어쨌든 발레 101을 무대로 본 것도, 좋아하는 무용수들을 아주 가까이서 본 것도 좋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김윤식씨는 유머러스하게 발레 101을 잘 소화했다. 약간 서두르는 감은 있었지만.. 그리고 앞에 앉아서 현웅씨와 영철씨를 가까이 봐서 좋았다.


하여튼 발레 101 보고 나니 슈클랴로프 버전 다시 보고프다. 집에 가서 돌려 봐야겠다. 이 블로그 dance 폴더에도 ballet 101 로 영상 링크 올린 적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저 제목이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로 검색해 보시기를.


 

** 돌아와서 추가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춘 발레 101 : http://tveye.tistory.com/2122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Posted by liontamer
2014. 11. 4. 19:56

마린스키 극장(구관)의 오래된 카페에서 dance2014. 11. 4. 19:56

 

 

전에 마린스키 신관 카페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2987)

이번에는 오리지널 마린스키 극장 카페.

 

마린스키 극장 구관은 아직 옛날 극장의 구조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 홀의 좌석도 경사는 거의 없이 평면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칸막이 내의 좌석들도 그냥 의자들 몇 개를 늘어놓은 것이 전부이다. 내부는 빌로드 카펫이 깔린 계단으로 연결되고 엘리베이터는 없다. 혹은 어딘가 있지만 내가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관람석은 5층까지 이어지는데 미로처럼 뻗어 있어 통로를 잘못 들면 자기 자리를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복도는 좁고 어둡다.

 

널찍하고 채광 잘되는 신관 카페와는 달리 마린스키 구관의 카페들은 2층 벨에타쥐 쪽 복도, 2야루스(4층) 양편 복도 등 좁은 구석에 위치해 있다. 아마 현대식 극장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처음 마린스키에 와서 막간에 카페에 갔을 때 끝없이 늘어선 줄과 너무나도 좁은 복도와 다닥다닥한 테이블들에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맨 처음 갔던 90년대와 비교하면 페테르부르크는 정말 많이 변했지만 마린스키 구관의 이 카페 풍경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그런데 굉장히 불편하고 좁음에도 불구하고 이 구관 카페의 매력은 잊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 내가 맨 처음 발레를 보았던 순간의 아름다운 기억과 저 좁은 복도와 심지어 의자도 없이 서서 먹어야 했던 테이블, 그곳에서 처음 먹었던 초콜릿 가루 뿌린 아이스크림의 기억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스크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맛이었다, 내 생애 최고의 아이스크림이었다. 첫 발레와 첫 극장의 맛이랄까.

(나의 첫 발레 : http://tveye.tistory.com/19)

 

요즘은 마린스키에 공연 보러 가면 막간에는 카페에 가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신 일찍 간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딱 그때 가서 입장한 후 겉옷을 맡기고 프로그램을 산다. 뒷자리일 땐 오페라 글라스를 빌린다. 그리고는 카페에 간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는 2야루스 왼편 계단 입구에 있는 카페다. 오른편에도 있는데 왼편 쪽이 케익이나 디저트류가 더 많았다. 아직 관객들로 들어차기 전의 한적함을 즐기면서 프로그램도 읽고 진한 차와 케익도 먹고 딱 좋다.

 

그러니 혹시라도 마린스키에 가게 되는 분들께서는 공연만 보지 마시고.. 여유가 있다면 조금 일찍 가셔서 오래된 극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좁은 복도 카페의 정취를 느껴보시기를. 그리고 여기 케익 맛있다.

 

 

 

이건 내 자리는 아니고, 누가 에스프레소 마시고 잔을 남겨두고 가서 찍어봄.

 

 

 

 

 

카페 모습은 이렇다. 굉장히 소박하다. 저 높은 테이블은 입식이다. 아직도 그대로네..

 

카운터에서 음료수나 차, 케익을 주문할 수 있다. 옛날에는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퍼줬는데 요즘은 그냥 포장된 아이스크림을 준다. 슬프구나. 그땐 스쿱으로 퍼주고 초콜릿 가루 뿌려줘서 행복했는데.

 

가운데의 조그만 아치형 입구로 들어가면 2야루스 복도로 연결된다. 저 복도로 들어가면 벤치와 코트보관소, 화장실 등이 있다.

 

 

 

 

이 날은, 라 바야데르 두번째로 보러 갔던 날. 첫날은 앞 2번째 줄에 앉았는데 이날은 베누아르(1층 칸막이 좌석) 사이드에 앉았기 때문에 슈클랴로프의 미모를 자세히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페라 글라스도 빌림 ㅎㅎ

 

저 티라미수 매우 맛있다. 우유 맛이 좀 강하고 가볍게 삭 녹아서 진하고 무거운 티라미수는 아니지만 내 입맛엔 딱 맞았다. 신관에서도 티라미수 먹었는데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구관 쪽이 더 맛있다.

 

 

 

여기서 홍차를 시키면 그린필드 티백인데, 신관 카페에서는 같은 가격에 다망 티백을 준다.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더 삐까번쩍한 신관 카페보다는 구관 카페가 더 좋다. 오래된 극장의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

 

 

2야루스 왼쪽 방향이라는 표지판과 복도. 샹들리에.

 

 

 

파란 카펫 깔린 저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이 카페가 나온다.

 

 

 

이건 이틀 후 돈키호테 보러 왔던 날. 이날은 올레샤 노비코바와 김기민씨가 주역이었다. 이날 공연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7월 마린스키 공연들 리뷰 쓰겠다고 해놓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하나밖에 안 썼구나..

 

돈키호테 프로그램 펼쳐놓고 읽는 중.

 

이날은 티라미수 대신 부셰 선택. 그러나 부셰는 너무 달았다... 그냥 티라미수 시킬 것을..

 

 

 

 

다시 가고 싶구나..

 

 

:
Posted by liontamer

 

 

역시 피로한 일주일이었지만 이제 주말. 금요일 밤이다. 자기 전에 좋아하는 무용수 사진 몇 장.

 

최근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사진. 루돌프 누레예프.

 

이 사진은 묘하게 사람을 사로잡는다. 아마도 사진 속에 잡힌 누레예프가 톱스타, 최고의 무용수라기보다는 어딘가 야위고 지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때로 한 장의 사진은 한 권의 책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느끼게 한다.

 

 

 

디아나 비슈네바. 로미오와 줄리엣.

 

 

 

금요일이니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도 세 장~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흑조 2인무.

사진은 Stas Levshin.

 

 

역시 테료쉬키나와 함께. 돈키호테 결혼식 2인무.

 

 

마지막으로. 올레샤 노비코바와 함께.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Le Parc 리허설 중. 연습 중이라 둘 다 맨얼굴이다. 그런데 어쩐지 나는 둘이 무대에서 춘 진짜 작품 동영상의 이 장면보다 이 사진이 더 좋아보인다.

 

사진은 캡션에 나와 있듯 Alex Gouliaev.

 

:
Posted by liontamer

 

 

어제 예술의 전당에서 국립발레단의 '교향곡 7번'과 '봄의 제전' 공연을 보고 왔다. 리뷰라기보다는 간단한 메모와 사진 몇 장만.

 

한동안 꽤 바빠서 여유가 없었고 두 작품 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안무가들은 아니어서 이 공연은 보러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막판에 알렉산드르 자이체프가 제물을 춘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끊었다.

 

강수진 감독이 취임한 후 국립발레단 레퍼토리는 좀더 풍성해진 것 같다. 무대 위에 올라오는 무용수들도 좀더 생기넘치는 느낌이고.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을 비롯한 독일, 서구 레퍼토리들이 수혈되고 있고.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은 전에 영상만 몇 번 봤는데, 사실 내 취향과는 잘 맞지 않았다. 이게 숄츠의 안무 자체가 그렇다기보다는 내가 춤을 보는 취향 자체가 좀 그렇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건 좋지만 추상적인 움직임만으로 이루어지는 발레보다는 어떤 플롯이나 긴장감이 존재하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마 그래서 내가 발란신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나는 운문보다는 산문적인 인간이므로 ㅠ

 

무대에서 본 교향곡 7번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이나 음악과의 조화를 보는 맛은 있었지만 역시 나와는 잘 맞지 않았다. 그렇게 비슷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지난 7월에 마린스키에서 봤던 라트만스키의 콘체르토 DSCH가 좀 생각났다. (그 작품도 보다가 지루했었다 ㅠㅠ)

 

그래도 김지영씨와 김현웅씨를 보는 건 좋았다. 정영재씨도.

 

그리고 봄의 제전.

 

예전에 '러시아 일기'에서 '나의 첫 발레'에 대해(http://tveye.tistory.com/19) 쓴 적이 있다. 오래 전, 내가 마린스키에서 처음으로 보았던 발레가 바로 봄의 제전이었다. 그때의 안무가는 예브게니 판필로프. 희생양 제물을 춘 것은 예브게니 이반첸코. 그래서 봄의 제전은 내게 좀 특별한 작품이다. 그리고 니진스키.

 

봄의 제전은 워낙 여러 안무가들에 의해 재해석되었기 때문에 '이거다~'라고 딱 짚기는 어렵다. 몇년 전 마린스키에서도 오리지널을 재생해 올리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격렬하고 그로테스크하고 좀 광적인 '제전'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뒤틀리고 파괴되고 살아나는 육체의 느낌이 강렬한 제전.

 

글렌 테틀리 버전은 반쯤은 그렇고 반쯤은 아니다. 영상으로 보았을 때는 '조금만 더 치닫는다면 좋을텐데'라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도 좀 비슷했다. 물론 영상보다 더 좋았다. 오케스트라가 스트라빈스키를 연주하기 시작하면 어쩐지 주술에 걸린 듯한 기분이 살짝 든다. 페트루슈카도 그렇고 불새도 그렇다. 봄의 제전은 더 그런데... 좀 아쉬웠던 건 어제 오케스트라의 봄의 제전 연주는 너무나 부드러웠다. 나로서는 좀더 꽝꽝거리고 좀더 사람을 몰아가고 좀더 기분나쁘게 만드는 연주가 더 좋은가보다. (물론 이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들에 대해서만 그렇다!)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혼신을 다해 춤췄다. 연습도 많이 하고 공도 많이 들인 것 같았다. 군무에서 가끔 리프팅이나 스텝을 삐걱거리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원체 고전과는 다른 움직임이고 그런쪽 레퍼토리도 별로 없으므로 그 정도는 이해가 간다. 전반적으로 무대가 영상보다 좋아서 만족했다. 다만, 연주를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대를 보면서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격하고 조금만 더 섬뜩하고 조금만 더 치명적으로 춰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건 무용수들에 대한 게 아니고 테틀리 안무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라서..

 

그리고 테틀리 버전의 대지와 대지의 여신 페어는 야심찬 의미를 담고는 있지만 나는 항상 그 페어를 볼 때마다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무대 위의 그 페어는 상징성을 따져보자면 좀 더 강력하고 존재감이 커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카리스마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난 이영철씨도 아주 좋아한다. 무용수들은 좋았다. 하지만 무용수들과 그들의 실력이 좋은 것과 춤사위와 작품이 좋은 것 사이에는 꽤 다른 뭔가가 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자이체프. 사실 이 사람 보러 갔었다. 이제 나이도 꽤 많고 댄서로서는 거의 은퇴한 것이나 다름없다만 그래도 좋은 무용수였고 제물 역으로는 베테랑이다. 사실 내가 봄의 제전에서 정말 보고 싶은 건 희생양 제물의 춤이고 그 춤이 근사하다면 더 이상 불평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자이체프의 춤은 좋았다. 그의 움직임과 풍부한 표현력, 그리고 시종일관 뒤틀어지고 꺾였다가 늘어지고 길게 내뻗고 매달리는 춤사위, 그 변형되고 뻗어나가고 늘어지는 육체의 아름다움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공연 잘 보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내가 이런 데 좀 약한 구석이 있긴 하다. 그러니까, 드라마틱한 희생이라든지, 무대 위에서의 격렬한 죽음과 재생이라든지... 그건 문학도 마찬가지라서(ㅠㅠ)

 

커튼 콜도 오래 지속되었다. 좀 아쉬웠던 건 아무래도 우리 관객들에게는 자이체프가 좀 생소한 무용수여서 그랬는지 명색이 제물인데다 주인공인데 갈채와 환호가 대지 페어보다 적었다는 것인데.. 아쉽긴 했다.

 

볼쇼이 무용학교와 그쪽 출신이지만 슈투르가르트 발레단을 비롯해 유럽 쪽에서 활동해온 무용수라 국내에도 이름은 영어식인 알렉산더 자이체프로 소개되었다. 사실 지금 쓰는 글에 나오는 무용수 하나에게 이 사람 이름을 따서 '자이체프'란 성을 붙였었다. 꼭 이 사람 하나만은 아니고, 미하일로프스키 발레단에도 이반 자이체프라는 수석무용수가 있는데 둘 다 괜찮은 무용수라.. 그래서 이름 따왔다 :) 슬프게도 그 이름 얻은 등장인물은 진짜 모델 두명처럼 잘 나가고 인정받는 무용수가 아니라는 게 함정이지만^^;

 

하여튼 오랜만에 무수한 육체들이 뒤엉키는 무대를 보고 나자 스트레스도 좀 풀리고 한동안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글쓰기도 이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당에서 찍은 사진 몇 장과 커튼 콜 사진 몇 장들.

 

 

 

 

 

 

교향곡 7번, 커튼 콜. 김지영씨와 김현웅씨.

 

근데 내가 뒤늦게 표를 끊느라 2층에서 봤기 때문에 줌을 최대로 당겨도 이 정도밖에 ㅠㅠ

 

 

 

 

 

봄의 제전 커튼 콜. 이건 무용수들이 대부분 헐벗고 있는데다 조명도 어두워서 더 안 나왔다 ㅠㅠ 사진만 보니 좀 목욕탕 같네 흐흑..

 

앞줄 왼편에서 네번째 남자가 알렉산드르 자이체프.

 

 

 

 

 

화질 나쁜 커튼 콜 사진이 슬퍼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페이지에서 가져온 봄의 제전 화보들 몇 장. 제물 역은 대부분 알렉산드르 자이체프.

 

 

 

 

 

 

 

 

 

 

 

 

 

마지막 장면. 이 화보의 제물은 자이체프 말고 다른 무용수.

 

 

 

좀 아쉬우니 알렉산드르 자이체프 화보 몇 장.

 

 

이건 산티아고 발레단의 루이스 오르티고자와 함께, 라 바야데르 리허설 중. 뒤쪽에 있는 사람이 자이체프. 연습실 사진들을 좋아해서 이 사진도 좋다 :)

 

 

 

 

 

카지미르 칼라를 추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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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


숄츠의 교향곡 7번은 영상으로 볼 때도 그랬는데 사실 내 취향은 아니어서 그럭저럭 봤다. 그래도 반가운 무용수들 본 건 좋았다.


이제 봄의 제전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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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몇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연습실이나 분장실의 무용수들 사진 보는 걸 좋아한다. 무대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pointe magazine에 실린 사진.

 

디아나 비슈네바.

 

 

 

역시 디아나 비슈네바.

 

 

 

 

이건 최근 비슈네바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한여름밤의 꿈 리허설 중인 듯.

 

 

 

 

파루흐 루지마토프. 몇 년 전인 듯. 나이가 50이 넘었고 얼굴 보면 많이 늙으셨지만 그래도 몸은 여전히 유연하다.

 

사진은 marina bakanova.

 

 

이건 리허설 때는 아니고, 분장실인지 대기실에 앉아 멍때리며 기다리고 있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댄스 오픈 때. katya kravtzova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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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의 마무리는 좋아하는 무용수 화보들 몇 장으로 :)

 

말이 필요없는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지난 토요일 슈클랴로프와 곱사등이 망아지에 나왔다. 무지 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마린스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으로 위안을...

 

 

 

다닐라 코르순체프. (아마도)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배역인 로트바르트 역으로는 콘스탄틴 즈베레프.

 

사진사는 Mark Olich.

 

 

아마 이 사진도 Mark Olich가 찍은 듯한데 긴가민가..

(수정 : Alexander Neff의 사진으로 확인)

 

곱사등이 망아지.

금발머리 여왕은 알리나 소모바.

뒤에 흐릿하게 실루엣만 나온 건 바보 이반 역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흐릿하게 나와도 그의 미모는 가려지지 않는다~ 이거 출때는 꼭 머리를 저렇게 곱슬곱슬하게 부풀리고 나오는 듯. 귀엽다.

 

 

 

이건 지난 런던 투어 때. 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렸던 이반 바실리예프와 나탈리야 오시포바와 함께.

찍사는 Yuri Smekalov. 이거 슈클랴로프가 스메칼로프랑 바실리예프, 오시포바를 찍어준 버전도 있었다.

그런데 이반 바실리예프.. 너 구도를 잘못 잡고 선 것 같아 ㅠ 하필 옆쪽으로 서서.. 심지어 슈클랴로프 옆에 서다니 ㅠ

사진만 보면 바실리예프가 연상 같지만.. 동안인 슈클랴로프가 실제로는 더 나이 많다 ㅠ 그래도 이반 바실리예프는 이번에 공훈예술가가 되었지. 좋은 무용수이다.

 

 

 

이건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Le Parc 중에서.

사진사는 Alex Gouliaev. 아래 사진들은 모두 그의 사진들.

주역을 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 사진에 나온 상대역은 최근 마린스키의 주목받는 신성 율리야 스체파노바. 외모도 강렬하고 춤도 잘 춘다. 다만 지난번 라 바야데르에서 망령 3인무에 나왔을 때는 내 마음에는 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슈클랴로프는 너무 예쁘장한 소년 같아서 여자들을 유혹하고 다니기보다는 자기가 유혹에 홀랑홀랑 넘어갈 것처럼 보이긴 한다 ㅠ 나중에 올레샤 노비코바와 춘 유명한 파이널에서도 그렇고.. 외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대에서 이런 역을 출 때면 좀 여자한테 휘둘릴 것 같은 인상이다..

지금이야 나이도 젊고 원체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한 타입이니 괜찮지만 어쨌든 이 사람도 점점 나이를 먹게 될테니 예쁜 외모가 어떻게 보면 살짝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괜한 생각인가. 본인은 아주 만족하고 있으려나 ㅎㅎ

 

 

 

사랑의 전설. 페르하드 역을 추는 슈클랴로프.

 

사진사는 역시 Alex Gouliaev.

위에서도 얘기했듯 동안에 예쁘장한 외모라 그런지 콧수염 붙이고 나오면 어딘가 어색하다.. 가끔은 라 바야데르 때도 수염 기르고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별로 안 어울린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브론스키 출때도 그렇고.

 

 

 

이어지는 사랑의 전설. 이 사람은 바가노바 출신에 정통 페테르부르크 식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편이라 포즈가 깨끗하고 아름답다.

 

사진사는 Alex Gouliaev.

 

 

 

젊은이와 죽음. 내가 이 사람을 다시 평가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사진사는 역시 Alex Gouliaev.

 

 

젊은이와 죽음 한 컷 더.

 

사진사는 Alex Goulia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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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특히 알브레히트에 대해서는 전에도 여러 번 쓴 적이 있다. 얄미운 배역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역할이기도 한데, 아주 오래 전 처음 발레를 보기 시작했을 때 크라소프스카야가 쓴 니진스키 전기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읽은 적이 있다. 사실 카르사비나의 회상록에서 발췌된 내용인데, 지젤을 함께 추기 위해 연습할 때 니진스키가 카르사비나에게 협력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카르사비나가 "이제 알브레히트가 나에게 다가와야 해요" 라고 하면 니진스키는 다가오지 않고 "난 안 가요, 여기서 이렇게 출 거예요" 라고 우겼다는 것이다. 니진스키가 해석한 알브레히트는 지젤을 배신했다가 참회하고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구원받는 고전적 알브레히트가 아니라 일종의 몽상가였다. 자신만의 꿈을 찾아 헤매는 남자.

 

물론 카르사비나는 그의 해석을 이해하지 못했고 당연히 화가 났는데 그게 얼마나 마음에 맺혔는지 나중에 누레예프와 폰테인을 보고는 폰테인에게 "당신은 참 운이 좋군요, 내 파트너는 니진스키였는데.." 라고 했다나.

 

무용수에 따라 알브레히트를 해석하는 방식은 꽤나 다르다. 나는 언제나 '알브레히트 나쁜놈!'을 부르짖는 주인공 이입형(+불쌍한 힐라리온 이입형) 관객이기 때문에, 2막에서 슬프게 참회하고 가능한한 온몸을 던지는 드라마틱한 알브레히트를 선호하긴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귀족적이고 도도한 알브레히트를 사랑하게 만들어버리는 무용수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파루흐 루지마토프다.

 

루지마토프도 자기도취형 무용수란 평을 많이 들었고 발레리나와의 파트너십에 있어서 몇몇 발레리나들은 '자기만 알고 자기만 멋있어 보이려는 최악의 파트너'란 악평을 늘어놓기도 했다(마할리나나 아실무라토바는 그런 식으로 얘기 안했지만) 이 사람이야 원체 존재감이 강력한 무용수이기도 하고, 춤추는 스타일도 아주 진지하고 번쩍이는 타입이라.. 그의 알브레히트는 매우 우아하면서도 섹시하고 동시에 꼿꼿하고 도도했다.

 

그래서 2막에서 미르타와 윌리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의 춤을 추어야 하는 순간에도 이 사람은 죽어야 할 운명에 순응하거나 지젤의 사랑에 기대어 구원을 바라는 유약한 청년이 아니라 끝까지 고개를 쳐들고 자기 힘으로, 그러니까 자신의 춤으로 자신을 구원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파멸해버릴 것 같은 남자로 보였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알브레히트를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서 재수없는 놈으로 보이지 않으려면 큰 재능과 내공이 필요하다.

 

아래는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2막 알브레히트 솔로를 연습하는 짧은 클립. 1990년대. 원래 다른 작품 리허설 필름인데 마지막 부분에 잠깐 나온다, 혼자서 알브레히트 춰보는 장면. 정말 근사하다. 좋지 않은 화질, 비디오 촬영 등의 악조건을 전부 잊게 만든다. 특히 그의 몸놀림은 너무나 우아해서 인간의 육체가 어느 정도로 아름다운지, 그리고 어떤 식의 표현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되새기곤 했다.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글을 써왔는데, 처음에 그 인물의 무용수적 특질을 설계할 때 루지마토프의 이러한 움직임도 짜 넣었다. 특히 아래 클립이 포함된 리허설 비디오는 꽤 많이 봤다.

 

 

 

그리고 좀 다른 스타일. 그러니까 구해주고 싶은 알브레히트를 추는 무용수 중 하나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있다. 이 사람은 외모도 소년다운데다 아주 간절하고 애처롭게 알브레히트를 표현한다. 이 알브레히트는 지젤이 없다면 힐라리온처럼 윌리들에게 둘러싸여 순식간에 잡아먹히고 뜯기고 죽어버릴 것처럼 불쌍해 보인다. 이것도 자칫 잘못하면 '아무 짝에 쓸모없는 연약하고 사내답지 못한 자식 같으니!' 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슈클랴로프는 그 유약함과 간절함, 그리고 지젤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꽤나 줄타기를 잘 한다.

 

먼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췄던 후반부. 이 사람의 아내 사랑은 워낙 지극하니.. 클립을 봐도 간절한 사랑이 퐁퐁 넘치는데 슬프게도 쉬린키나는 아무리 잘 봐주려 해도 별로 재능이 뛰어난 것 같지 않다. 움직임도 그렇고.. 그래도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꽤 볼만하다.

 

 

 

쉬린키나의 지젤이 아쉽다면 바로 아래에는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있다. 오시포바야 뭐 워낙 유명하고 뛰어난 발레리나니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사실 내 취향의 지젤이라기엔 좀 기운차고 몸매도 근육질이긴 하지만 그래도 참 잘 춘다. 바실리예프가 그렇듯 오시포바도 가끔 내겐 운동신경 과잉으로 느껴질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훌륭하다. 여기서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쉬린키나와 췄을 때와는 살짝 느낌이 다르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 동영상이 오시포바 팬께서 찍은 거라.. 둘이 같이 출 때면 열심히 오시포바를 클로즈업하여 알브레히트를 추고 있는 슈클랴로프가 가끔 잘린다는 것. 흐흑..

 

 

about writing 폴더에 발췌한 글에서 나의 주인공이 키로프에서 알브레히트로 데뷔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알브레히트는 아주 재수없고 도도한 유혹자에서 정말 살려주고 싶을만큼 격렬하고 고통스럽게 춤추는 젊은이로 변모한다. 그 부분을 쓸때 아마도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이미지 중 일부는 루지마토프의 저 움직임, 그리고 슈클랴로프 식의 저 간절함일 것이다. 물론 그것들은 일부이며 글쓰기가 그렇듯 언제나 변형되고 재구성된다.

 

그 발췌 내용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28

 

태그의 지젤을 클릭하면 이전에 올렸던 이 작품에 대한 리뷰나 사진들, 그리고 동영상 클립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니진스키와 카르사비나에 대한 웹진 기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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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조기출근으로 매우 피곤한 아침.

 

간만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아름다운 화보 몇 장으로 비타민 충전 중 :)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 2인무. 사진은 Jack Devant.

 

 

 

역시 Jack Devant의 사진.

 

어쩌면 저렇게 높이 날아오르는지. 얼굴 뿐만 아니라 온몸에서 생기가 흘러넘친다. 달리 올해 댄스 오픈에서 Mister Expressivity를 수상한 게 아니라니까. 그때도 선정 평에서 '삶에 대한 기쁨으로 충만한'이란 표현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활짝 웃으며 도약하는 걸 보면 공감이 간다. 그러면서도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인 배역을 출 때는 거기 온전히 몰입하는 배우라서 좋다.

 

 

 

이건 라 바야데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Natasha Razina.

 

 

이건 이번에 췄던 라 바야데르 때. 사진은 Alex Gouliaev.

같은 날 찍었지만 역시 프로페셔널 사진사의 사진은 내가 나쁜 렌즈로 줌당겨 찍은 사진들과 백만배 차이!!

 

 

 

세헤라자데.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Natasha Razina.

 

너무 강력한 뱀파이어 타입 조바이다인 테료쉬키나 말고 다른 파트너랑 추는 황금노예를 보고 싶다. 이번에 멕시코 갈라 공연에선 다른 무용수랑 췄다는데 궁금하다. 소년다운 황금노예 말고 ㅠ.ㅠ

 

그래도 역시 저 의상은 아름다워서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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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2막 결혼식의 솔로르 춤 클립(http://tveye.tistory.com/3074)에 이어.

 

이거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계속 바쁘고 정신이 없어 한참 지나버렸다.

커튼콜 사진들(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과 솔로르 의상에 대한 메모(http://tveye.tistory.com/2979)만 먼저 올렸다. 이틀 연달아 봤고 꽤나 근사한 무대였는데.. 결국 이렇게 슈클랴로프의 춤 클립만 두어 개 발췌해 올려본다.

 

이게 유럽에 생중계되었던 영상 발췌본인데, 사실 그때 촬영 구도라든지 밝기 등등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많다. 망령의 왕국 같은 경우도 전체 무대를 다 잡아줘야 하는데 자꾸 일부에 포커스를 맞춘다든지.. 하긴 니키야의 죽음 씬에서도 몇번이나 그런 짓을 하긴 했지. 심지어 여기 파이널에서 테료쉬키나의 춤이 끝나자마자 슈클랴로프가 무대 한가운데로 도약해 나올때도 조금 잘라먹어서 나를 심히 분노하게 만들었다 -_- 감히 저 아름다운 도약을 잘라먹다니!!! 저주를 받아라!!

 

전에도 얘기했듯 슈클랴로프는 솔로르 역에 무척 잘 어울렸다. 이 사람이 알브레히트를 잘 소화했으니 솔로르도 연기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소화할 수 있으리란 건 잘 알았다. 사실 솔로르라면 조금 더 크고 전사다운 이미지의 무용수가 외적으로는 더 잘 어울릴테지만(코르순체프 같은 무용수), 슈클랴로프에게는 그런 전사다운 풍채의 결핍을 상쇄하는 기품(고전 발레 식으로 말하자면 프르미에르 당쇠르, 왕자 역에 어울리는 귀족적인 이미지)과 깨끗한 포즈, 그리고 풍부하고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있어 상당히 어울렸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훨씬 멋졌다. 원체 드라마틱한 연기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이다 보니 회한에 잠겨 아편을 피우며 괴로운 꿈에 빠져들고 무대를 선회하고 니키야의 유령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들에서는 허세에 찬 귀족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진실하고 고통스럽게 보였다.

 

이틀 연이어 봤는데, 둘째날 촬영이 있었다. 그래서 이건 둘째날 공연 클립이다. 첫날 망령의 왕국 무대에서 이 사람의 도약과 회전에 상당히 감명을 받았는데 둘째날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망령의 왕국, 망령들이 나타난 후 솔로르의 등장과 니키야와의 재회 씬. 니키야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아쉬운 건 원체 망령의 왕국 배경이 어둡고 푸르스름한데다 이게 발췌본 클립이다 보니 화면이 상당히 어둡다.

 

 

 

그리고 파이널. 니키야와 솔로르의 춤. 앞부분의 아다지오와 니키야의 춤, 망령들의 춤 등 볼만한 게 많긴 하지만 일단 파이널만 발췌. 단정하고 정확한 테료쉬키나의 니키야와 허공을 가르는 슈클랴로프 솔로르의 도약을 볼 수 있다.

 

 

 

 

.. 가을 가기 전에는 이 무대에 대한 리뷰를 올리고 싶은데 이렇게 조각조각 조금씩 쓰다 보니 맥이 빠지긴 하네.

 

* 라 바야데르 이 무대 커튼 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의상과 료샤와의 대화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9

* 슈클랴로프가 춘 라 바야데르 결혼식 솔로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74

 

* 이전에 올렸던 라 바야데르 관련 포스팅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라 바야데르(세미오노바 & 사라파노프) 리뷰 : http://tveye.tistory.com/2799

사라파노프의 망령의 왕국 클립 : http://tveye.tistory.com/2808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는 느낌이 상당히 다른데, 올해 둘 다 라 바야데르 무대에서 보고 난 소회는, 내겐 슈클랴로프 솔로르가 더 마음에 든다는 거였다. 테크닉이야 사라파노프 쪽이 더 훌륭하지만 내게 사라파노프는 너무 깨끗하고 좀 차가운 느낌이고 슈클랴로프 솔로르 쪽이 좀더 피와 살이 느껴지는 뜨거운 솔로르라고 해야 하나.. 하긴 팬심 때문일지도 모르지. 어쨌든 위 링크의 사라파노프 춤을 보면 이 사람이 왜 훌륭한 무용수인지 알 수 있긴 하다)

 

.. 그리고 더 전에 올렸던 라 바야데르 관련 포스팅들

 

http://tveye.tistory.com/2773 : 루지마토프와 마할리나의 라 바야데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276 :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영상


http://tveye.tistory.com/2294 :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478, http://tveye.tistory.com/2408, http://tveye.tistory.com/2328, http://tveye.tistory.com/2215  :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077 : 율리야 마할리나의 니키야 화보


http://tveye.tistory.com/2195 : 라 바야데르에 대한 짧은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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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올렸던 마린스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결혼식 클립(http://tveye.tistory.com/3089)에 이어.

 

파이널의 두 가지 영상 올려본다.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에 절망해 오열하는 로미오. 그리고 둘의 죽음.

 

라브로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서는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춤도 정형화되어 있으며 특히 줄리엣의 춤이 너무 순종적이고 여성적인 편이라는 비판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이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장 좋아한다. 아마도 라브로프스키 버전이 무대에서 제일 처음 봤던 로미오와 줄리엣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디아나 비슈네바의 줄리엣을 보면 그런 식의 비판도 사그라드는 편이고.

 

프로코피예프의 음악도 아주 탁월하다. 특히 파이널 직전에 줄리엣의 죽음에 절망하는 로미오의 격렬한 몸부림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을 좋아한다. 이 장면에서 로미오는 발코니 씬에서 보여주었던 가슴 벅찬 사랑의 춤을 변주해 격렬하고 고통스러운 움직임을 연달아 보여주는데 정말 가슴 아프다.

 

슈클랴로프는 몇 년 전의 인터뷰에서 드라마틱 발레에 잘 맞는 편이고 특히 로미오를 아주 가깝게 느낀다고 했는데 춤과 연기를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이 사람이야 아주 마초적인 배역에는 안 맞지만 그래도 웬만한 고전발레 배역에는 참 잘 맞는 편이데 그 중에서도 로미오가 최고다.

 

이 사람은 로미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심지어 쉬린키나와의 신혼집 침실도 제피렐리의 로미오와 줄리엣 포스터를 배경으로 꾸몄음. 실지로 맨처음 로미오를 맡았을 때 제피렐리의 그 영화를 많이 참조해 공부했고 베로나에도 직접 가봤다고 한다.

(나도 예전에 베니스 출장 갔을때 잠깐 베로나에 갔었는데 줄리엣의 집에 가고 발코니에도 가보고 줄리엣 동상도 봤지만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었던 기억이 난다만)

 

먼저 줄리엣 죽음 소식에 절망하는 로미오. 앞부분에 잠깐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모습이 나온다. 저렇게 오열하고 괴롭게 뒹구는 로미오를 보면서 어찌 가슴이 찢어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더욱 가슴을 에는 파이널. 사실 이 장면은 볼 때마다 운다 ㅠㅠ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로미오가 줄리엣을 안아들고 슬퍼하다 자살하는 장면까지는 어찌어찌 참아도 비슈네바 줄리엣이 깨어나 애인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달려내려갔다가 숨이 끊어진 것을 깨닫고 공포와 슬픔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정말 애가 타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ㅠㅠ 음악마저 너무 슬프다. 약병에 독약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면서 병을 내던지고 달려오는 줄리엣의 모습을 보면 더 슬프다. 흐흑..

 

 

 

 

다른 무용수들 버전으로도 많이 봤고 라브로프스키 아닌 다른 버전들도 많이 봤지만 그래도 이 버전, 이 둘의 페어가 가장 슬프고 가슴에 와 닿는다. 아마 내가 아주 좋아하는 두 무용수라서 그럴지도.. 너무너무 살려주고 싶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그런 약을 준 신부님 미워요 ㅠ (주인공에 이입하다 보니 애꿎게 신부님 탓..)

 

발췌본들은 화질도 낮은 편이고, 필름 전체는 아주 훌륭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유튜브에서 전막을 보시거나 9월 중순에 발매되는 이 작품 dvd를 눈여겨 보시기를. (국내에도 들어와야 하는데. 안 그러면 구하는데 또 품을 팔아야 하니..)

 

*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메모와 둘의 첫 만남, 발코니 장면, 침실 장면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82

* 로미오와 줄리엣 결혼식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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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에 마린스키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dvd를 발매한다. 슈클랴로프와 비슈네바가 2013년에 춘 무대인데 영상이야 있지만 그래도 dvd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이 둘의 케미스트리가 워낙 뜨겁기도 하고. 살아 숨쉬는 심장을 가진 관객이라면 디아나 비슈네바의 줄리엣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를 외면하기란 힘들다. 둘은 뛰어난 무용수이자 탁월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전에 라브로프스키 안무의 이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짧은 메모와 무도회 첫 만남, 발코니 장면, 침실 장면 클립을 올린 적 있는데, 이번에는 둘의 결혼식 클립. 발췌본이라 화질은 좋지 않다.

 

이 필름은 어느 한 군데 버릴 데가 없는데, 특히 이 결혼식에서는 로미오가 바니타스를 상징하는 꽃과 해골을 드는 장면과 줄리엣을 위해 꽃을 놓아 주는 장면을 좋아한다. 비슈네바의 줄리엣은 너무나 아름답고,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는 매혹적이어서 저런 줄리엣이나 로미오라면 누구든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다.

 

 

 

내일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파이널 클립 올려봐야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마지막 장면 ㅠㅠ

 

* 둘의 첫 만남, 발코니 장면, 침실 장면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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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바쁘고 힘든 일주일 중 겨우 하루가 갔다. 월요일의 피로를 달래기 위해, 라트만스키의 발레 신데렐라 2막, 왕자의 춤 클립. 마린스키 발레단. 왕자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사진사는 Mark Olich, 슈클랴로프와 비슈네바)

 

알렉세이 라트만스키의 신데렐라는 흔히 알려진 발레 신데렐라와는 꽤 다르다. 훨씬 현대적이고 약간 그로테스크한 면도 있다. 궁전 무도회 장면조차도 화려하다기보다는 서늘하고 모던하다. 캐릭터들은 전부 어딘가 약간씩 이상한 구석이 있고 코미디는 가끔 신경질적이다. 아마도 일반적인 고전 발레 애호가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신데렐라가 꽤 마음에 들었다. 작년 마린스키 신관에서 봤는데, 일단 무대로 볼만한 작품이었다. 4계절을 형상화한 알록달록 의상의 무용수들을 비롯해 종종 좀 허세넘치고 무모할 뿐 매끄럽지는 않은 느낌도 들지만(이후 라트만스키는 이 작품을 개작하면서 4계절 배역을 빼버렸다) 그래도 왕자와 신데렐라의 춤은 꽤 좋다. 매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쩐지 연민을 자아내는 계모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했던 것은 여기 발췌한 2막 왕자의 춤과 파이널의 신데렐라와 왕자의 아다지오였다. 여기저기 툭툭 걸리고 상당히 거칠게 진행되는 작품이지만 파이널은 꽤나 로맨틱하다.

 

발췌한 부분은 2막에서 구두 들고 신데렐라 찾으러 다니는 왕자의 춤. 빨간 셔츠와 흰 바지, 빨간 백팩을 둘러멘 왕자라니, 상상이 되시는지. 1막 무도회에서는 다소 경박한 플레이보이처럼 등장하지만 일단 사랑에 빠진 후 2막의 왕자는 순진한 소년처럼 변해버린다. 우왕좌왕, 동분서주. 반해버린 여자가 과연 여기 있나 저기 있나 두리번두리번, 펄쩍펄쩍 뛰고 날아오르고 헤매고 실망하고 슬퍼한다.

 

라트만스키는 신데렐라를 찾아 거리로 나선 왕자의 모험을 조금은 코믹한 어조로 그려내고 있는데, '센 언니들'이즐비한 나이트 클럽이라든지, 어쩐지 동성애자처럼 보이지만 명확한 언급은 되지 않는 캠피한 남자들의 아지트라든지, 일반적인 고전 발레에는 등장하지 않을 법한 밤중의 뒷골목을 헤매는 슈클랴로프의 이 왕자는 꽤나 어리숙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조급해 보여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쉽게도 난 슈클랴로프가 추는 건 못봤고 콘스탄틴 즈베레프가 왕자, 나제즈다 바토예바가 신데렐라,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가 계모를 추는 무대를 봤다. 언젠가 꼭 이 사람이 왕자, 비슈네바나 노비코바가 추는 신데렐라를 보고 싶다. (노비코바는 외모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청순한 신데렐라에 잘 어울릴 것 같다)

 

말이 길었는데,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구두 쑤셔넣은 백팩 메고 무대를 뛰어다니는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2막 클립. 이것도 발췌본이라 화질은 안 좋고 싱크도 살짝 안 맞는 편이지만. 아쉬운 분들은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시면 1, 2막을 모두 볼 수 있다. 디아나 비슈네바가 신데렐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왕자를 춘다. 이 발췌 클립에는 비슈네바는 안 나온다만..

 

 

 

 

** 이전에 올렸던 신데렐라 관련 포스팅들은 아래

http://tveye.tistory.com/3045 : 슈클랴로프와 오브라초바의 신데렐라 사진
http://tveye.tistory.com/3040 : 라트만스키 신데렐라와 런던 투어에 대한 짧은 메모
http://tveye.tistory.com/2898, http://tveye.tistory.com/2638, http://tveye.tistory.com/2612 : 슈클랴로프, 비슈네바의 신데렐라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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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된 라 바야데르 실황 중, 2막의 결혼식 그랑 파 드 두에서 슈클랴로프의 솔로만 발췌. 고전 발레에서 남성 무용수가 테크닉을 뽐내는 솔로는 물론 발레 레퍼토리만큼 다양하지만, 라 바야데르의 이 솔로는 음악도 그렇고 춤과 의상도 그렇고 여러 모로 꽤나 유명하고 근사한 춤이다. 게다가 무용수가 바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라면 더욱 근사하다.

 

나는 마린스키에서 이 날 무대를 직접 봤는데, 실제와 비교하면 촬영기사가 구도 잡는 게 좀 마음에 안 든다. 실지로 슈클랴로프는 무척 가볍고 아름답게 도약했고 동작 하나하나가 깨끗하고 멋졌다. 이후 3막의 망령의 왕국에서는 더욱 그랬고.

 

슈클랴로프는 솔로르 역에 매우 잘 어울렸다. 꽤나 자신있는 배역인지 작년 베네피스 공연 때도 망령의 왕국 부분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솔로르라면 망령의 왕국 때의 그 파란 의상이 가장 유명하지만, 나는 이 하얀 의상도 매우 좋아한다. 실지로 보면 무척 매력적이다. 나는 이 사람이 머리와 목, 어깨와 팔을 쓰는 동작을 좋아하는데 이 솔로에서도 중간중간 근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 부분만 발췌했더니 화질이 많이 안 좋아진데다 음악과 동작이 좀 싱크가 안 맞아 어색한 느낌도 있지만.. 어쨌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라 바야데르.

 

 

 

 

**  이 날과 전날 커튼 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 그건 그렇고 이 라 바야데르 리뷰는 언제 올리지 ㅠㅠ

 

** 영상 처음 올려봐서 이게 제대로 나오는지 잘 모르겠네 ㅠ.ㅠ 내 pc에서만 보이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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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한 주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마음의 위안을 위해 좋아하는 무용수들 사진 몇 장.

 

연습실의 무용수들과 마찬가지로 분장실의 무용수 사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이건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건 파루흐 루지마토프. '온순한 여자' 필름 촬영할 때라고 캡션이 붙어 있었다.

 

 

 

이 사진은 전에 한번 올렸지만.. 수많은 누레예프의 멋진 사진들 중에서도 내가 매우 좋아하는 사진이다.

 

루돌프 누레예프와 프레드릭 애쉬튼.

 

 

 

그리고 분장실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두 장.

 

둘 다 사진사는 Katya Kravtsova. 작년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분장실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에서 가운데 분장 받고 있는 남자는 올레그 마르코프, 그리고 그 뒤에 서 있는 까만 조끼 입은 남자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거울에도 비치고 있다. 얘는 이미 분장은 완료한 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헤어 스타일 점검 중. 미용실에서나 쓸 법한 거대 헤어 드라이어로 앞머리 세우고 계심. 2013년이니까 아마 테료쉬키나와 흑조 2인무 췄을 때인 것 같다. 그런데 안쪽에 입은 루바슈카 소매를 보니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건 2014년에 췄는데. 작년 댄스 오픈 영상은 제대로 못 봐서 잘 모르겠네.

 

어쨌든 머리를 저렇게 가르마 타고 앞머리 세우고 있는 걸 보니 로미오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이 사람이 로미오처럼 앞머리를 살짝 내린 스타일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원 미모가 뛰어나니 사실 어떻든 큰 상관은 없을 듯.

 

그건 그렇고 드라이 하면서 눈에 힘주고 있는 걸 보니 엄청 집중해서 머리 세우고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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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무색하게.. 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한살 한살 들어갈수록 더 성숙하고 아름다워지는 디아나 비슈네바.

 

사실 비슈네바가 막 스타로 크고 있던 90년대 후반에 무대에서 봤을 때는 지금만큼 근사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물론 그때도 아주 예쁘고 반짝반짝 빛나는 무용수이긴 했지만 그래도 연륜과 함께 더욱 매력적으로 변하는 발레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 비슈네바 화보 두 장 더.

 

전에도 몇번 쓴 적 있지만 이 사람 이름의 노어 원 발음은 디아나 비슈뇨바. 맨 뒤 e에 우다레니예(강세)가 있어서 비슈뇨바 라고 발음해야 맞다. 그런데 아무리 아무리 교정해서 쓰려고 해도 잘 안된다.. 그냥 비슈뇨바보다 비슈네바가 더 예쁘게 들려서 입에 붙었나보다... 영어 표기는 그냥 비슈네바라고 하고 있고. 그래도 공식적인 글을 쓸 때는 비슈뇨바라고 해야겠지.. (심지어 나는 노어 전공자인데 ㅠㅠ) 자꾸 비슈네바라고 하는 데 양해를..

 

 

 

 

 

지금 마린스키를 대표하는 프리마 발레리나를 두 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울리야나 로파트키나와 디아나 비슈네바라고 할 수 있다. 둘은 스타일도 다르고 무용수로서의 특질도 다르다. 난 둘 다 좋아한다. 어떻게 그런 무용수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둘다 이제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직은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보다는 더 상징적인 존재들이다. 춤도 그렇고..

 

 

 

 

이 사람은 물론 유일무이한 파루흐 루지마토프.

 

'1981년, 졸업'이라고 씌어 있는 것을 보니 당시 바가노바 아카데미 사진인 듯. 1963년생이니 얼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팬심 가득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월요병이니까 뭐 어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백조의 호수 중 흑조 2인무 추는 중.

 

사진사는 Natasha Razina. 사진에 캡션도 들어 있다.

 

 

 

 

역시 백조의 호수.

 

사진사는 Mark Olich

 

 

 

 

이건 라 바야데르. 내가 제대로 찍고 싶었던 그 코끼리 타고 등장하는 2막 씬. 영상에서 캡처했다 :)

 

 

 

이것도 라 바야데르. 3막 망령의 왕국에서 마지막 솔로 출 때. 최근 본 라 바야데르 무대에서 이 솔로를 출 때 정말 근사했다. 얼마나 높이 날아오르는지. 그리고 또 표정은 얼마나 간절하고 진실한지. 춤도 잘 추지만 열정적인 배우라서 좋다.

 

 

 

그리고 이건 알렉세이 라트만스키가 안무한 신데렐라.

 

이 사진은 몇 년 전 무대이다. 파트너는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 (둘이 잘 어울렸다고요 ㅠㅠ) 슈클랴로프는 이때 머리에 웨이브를 잔뜩 넣고 나와서 가뜩이나 동안인데 더 귀엽게 보인다. 오브라초바도 귀여운 인상이라 둘이 사춘기 신데렐라와 왕자처럼 보임.

 

 

 

역시 신데렐라. 2막 무도회 장면. 등장해서 점프할 때. 찍사는 Natasha Razina.

 

헤어스타일을 보니 위의 오브라초바와 출 때 당시인 듯... 이 사진은 최근 마린스키 런던 투어에서 신데렐라로 파이널 공연했을 때 마린스키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이다.

 

나도 이 사람이 추는 신데렐라를 직접 무대로 보고 싶다 ㅠ.ㅠ 영상만으로는 아무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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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루지마토프와 비슈네바가 췄던 젊은이와 죽음 영상 클립. 아쉽게도 이게 비슈네바 등장/퇴장 부분까지만 편집되어 있어 앞부분과 아주 중요한 뒷부분은 잘렸지만.. 그래도 둘의 춤은 아주 근사하다.

 

이 당시에는 아직 둘이 헤어지기 전이었던 것 같다. 90년대 후반에 페테르부르크에 있다가 돌아올 때가 되었을 때 몇 달 더 있다 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었는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루지마토프의 젊은이와 죽음 광고가 붙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못 보고 돌아와서 무척 슬펐었다. 그 당시 췄던 클립인 것 같다.

 

젊은이와 죽음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다. 내가 러시아어를 전공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전에 바리쉬니코프, 누레예프, 슈클랴로프 버전 영상 링크도 올린 적 있는데 위의 루지마토프 버전과 비교해 보면 다들 느낌이 다르다.

 

루지마토프의 춤을 보면서 다시금 느끼는 것은, 이 사람은 정말 유일무이한 무용수라는 것이다. 물론 바리쉬니코프와 누레예프는 길이 남을 위대한 무용수이다. 하지만 이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루지마토프의 육체는 아주 유연하고 가볍고 채찍처럼 휘감겨든다. 이 작품 같은 경우도 다른 무용수들이 췄던 버전과 비교해보면 이 사람이 몸을 쓰는 방식은 상당히 느낌이 다르다.

 

중앙아시아 출신인데다 상당히 가부장적이며 남성적인 사고 방식을 지녔고 전성기 내내 자기본위적이라는 평을 들었던 나르시스트이지만, 무대 위에서 뒤틀리고 날아가고 뛰어오르는 루지마토프의 육체는 일반적인 마초 남성 무용수와는 달리 매우 양성적이고 우아하고 부드럽고 가볍다. 저런 육체와 도약과 움직임 앞에서는 오직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2년 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무용수이자 안무가 주인공을 되살려 냈을 때 루지마토프의 움직임과 그 육체적 특성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디아나 비슈네바. 이 당시는 아직 한창 젊을 때라 성숙한 느낌은 덜하지만 그래도 볼만하다. 둘의 케미스트리도 좋고...

 

관련 사진 몇 장.

 

 

 

 

 

** 이전에 올렸던 젊은이와 죽음 에 대한 포스팅들은 아래..

 

국립발레단 젊은이와 죽음(김용걸) : http://tveye.tistory.com/2403

젊은이와 죽음에 대한 얘기 + 누레예프, 바리쉬니코프, 슈클랴로프 영상 : http://tveye.tistory.com/2389

젊은이와 죽음을 추는 슈클랴로프 짧은 클립 : http://tveye.tistory.com/2087

젊은이와 죽음에 대해 삽입한 짧은 글 : http://tveye.tistory.com/2390

 

** 사족

 

이전에 페테르부르크에서 간만에 극장 박물관에 갔을 때였다. 박물관 다 돌고 내려와 샵에 갔다가 점원 할머니와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누레예프 책갈피랑 이런저런 책을 권해주시고 비슈네바 엽서를 권해주셔서 루지마토프 엽서 없나요? 했더니 할머니가 무지 반가워했다.

 

" 아, 그 사람 건 지금 없는데.. 루지마토프를 좋아해? "

" 네, 옛날에 여기 살때부터 좋아했어요. 그 사람 무대 너무 멋졌어요. "

" 훌륭한 무용수지. 좋은 사람이고. 정말 훌륭해. "

 

할머니는 계속해서 '훌륭한'이란 형용사를 반복했다.

 

" 여기 자주 왔는데.. 요즘은 조금 뜸하지만. 지금 어디 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매년 와. 좋은 사람이지. "

 

극장과 박물관에서 일하는 할머니들과 얘기하는 건 가끔 참 즐겁다 :)

 

** 태그의 파루흐 루지마토프 를 클릭하면 그간 이 사람에 대해 올린 글이나 영상, 사진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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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사진(http://tveye.tistory.com/3019)에 이어 이건 둘째날 찍은 사진들.

 

전날보다 자리가 좀 안 좋아서.. 1층 베누아르 오른편 사이드 앞줄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둘이 커튼 앞으로 나왔을 때만 앞으로 가서 찍어 좀 건지고.. 나머지 사진들은 앉은 자리에서 찍었더니 화질이 엉망이다. 그래도 그냥 올려본다. 위의 사진은 앞에서 찍은 것.

 

이날 유럽 여러 나라의 영화관에서 공연이 생중계되었다. 그래서 촬영팀이 여기저기 포진해 있었다. 촬영 때문에 30분이나 늦게 시작했다... 아쉬웠던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 전날만 못했다는 것이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는 전날이나 이날이나 상당히 좋았다. 다만 마트비옌코와 슈클랴로프가 전에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않아서 그런지 전날의 그랑 파보다는 이날 그랑 파가 훨씬 매끄러워서 전체적으로는 이날 공연이 더 좋았기 때문에 좀 아쉬웠다. 하긴 어쩌면 전날은 내가 앞자리에서 슈클랴로프의 솔로르에게 정신을 빼앗겨서(니키야가 뱀에게 물리든 말든 나몰라라 솔로르만 보고 있었음 ㅠㅠ) 공연 전체를 조망하지 못해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 :)

 

 

 

원래 난 절대로 공연 중간에 사진 안 찍는데.. 전날 2막에서 슈클랴로프 솔로르가 이렇게 코끼리 타고 등장할 때 그 자태에 매우 감동하여 그만 이날 한장 찍었다. 물론 자리도 사이드였고 멀어서 결국 이렇게 흔들리고 엉망이다. 플래시 안 터뜨려서 더 그런 거지만 차마 공연 중간에 플래시 터뜨리는 짓은 할수 없었다 (터뜨리는 관객들도 종종 있는데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다)

 

어쨌든.. 찍었지만 별 성과없는 사진. 사진이 이 모양이라 그렇지만 이때 이 사람이 그 근사한 하얀 시스루 의상 위로 흰 스카프를 튜닉 여미듯 두르고 나왔는데 정말 한폭의 그림 같았다. 슬프다, 누가 저 장면 훌륭한 렌즈로 잘 찍은 사진 올려주면 좋겠다 :)

 

 

 

 

그의 하얀 의상이 너무나 좋아서 중간에 한장 더 시도.. 물론 이때도 플래쉬는 안 터뜨림.

 

그러나 역시 화질 극악 ㅠ.ㅠ

 

 

 

이건 2막 파이널. 막 내리는 중. 숨이 끊어진 니키야를 안고 오열하는 솔로르.

 

저 자식, 뭘 잘했다고 이제 와서 여자 부둥켜안고 우는 거야!! 출세하려고 공주랑 덥석 결혼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춤춰도 외면하고 공주 손에 입이나 맞춘 놈이!!! 나쁜 자식 ㅠ.ㅠ 솔로르 네놈은 알브레히트보다 더 나쁜 놈이야!

 

그런데 이 무대의 함정은.. 그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라서 '그래도 예쁘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2막 끝나고 인사 중. 자리 때문에 전날보다 화질이 더 나쁘다.

 

 

 

 

오른편에 좀 잘렸지만.. 황금 신상을 춘 김기민씨. 훌륭했다. 리뷰 쓸 때 얘기하겠지만 김기민씨의 황금신상은 일반적으로 이 배역 추는 무용수들과는 좀 달랐는데 내 마음에는 쏙 들었고 멋있었다. 이틀 후 이분이 바질 추는 돈키호테 봤는데 꽤 좋았었다. 돈키호테 리뷰는 또 언제 쓰지 ㅠㅠ

 

 

 

2막 출연진들 인사 중. 무대 배경이 꽤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앞자리에서 볼수록 감탄하게 된다. 정통 마린스키식 배경이다.

 

 

 

 

여기서부터는 앞에서 찍은 사진들. 두어번의 커튼콜 후 관객들이 나가는 틈을 타서 앞으로 갔다 :) 이날 조금 더 좋은 렌즈를 장착해 가져갔지만 뭐 어두운 실내라서 그런지 화질은 고만고만한 듯 ㅠ

 

 

 

 

 

 

 

 

 

 

 

 

 

 

 

 

 

 

 

 

 

 

 

 

 

 

 

 

사진 올리면서 보니 그때 생각나고 다시 가고 싶다.

 

영화관에서 중계해준 필름 디뷔디로 출시됐으면 좋겠다..

 

리뷰는 광복절 낀 주말에나 올리게 되려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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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