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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음식점'에 해당되는 글 2

  1. 2016.10.02 홈메이드 마멀레이드와 크루아상이 있대요 6
  2. 2016.09.16 한낮부터 맥주랑 굴라쉬, 알까골릭 료샤 6

 

 

 

말라 스트라나.

어쩐지 오렌지 그릇 옆에 있는 저 쪽지를 보자 좀 들어가고 싶었다(근데 이땐 미셴스카 거리로 빨리 가서 카피치코에 갈 생각에 여길 안 갔다. 미셴스카에 가보니 카피치코가 사라져서 깜짝 놀랐던 날이다)

 

근데 이후에는 이쪽 길로 걸어올 기회가 없어 이 집에 대해서도 잊었다가 사진을 보니 퍼뜩 생각났다. 아, 나 저 오렌지그릇 있는 집에 가보고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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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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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는 료샤와 근처 펍에서 좀 늦게 저녁을 먹었다. 맥주를 사랑하며 체코 맥주라면 더욱더 사랑하는 료샤는 행복에 겨웠고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심지어 그 큰 돼지 무릎까지 시켜서 막 뜯어먹었다.


내가 돼지고기 알레르기 때문에 거들어줄수도 없는데 그 큰걸 시키면 어떡하느냐고 했지만 그는 '프라하에 왔으면 맥주랑 돼지 무릎!' 하면서 막무가내로 시키더니 먹고 먹고 또 먹었다. 나중에는 자기도 괴로웠는지 '돼지 무릎 이제 보기 싫어..'라고 했다. 당연하잖아 ㅠㅠ 나도 3년 전에 동생이랑 왔을 때 둘이 시켜서 먹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절반도 못 먹었었다.. 그땐 나도 돼지 알레르기 없었지 ㅜㅜ 그래서 동생과 나는 "돼지 니 무서워... 먹어도 먹어도 안 줄어 ㅠㅠ" 라고 했었음. 돼지 무릎이라고 되어 있는데 무릎만 '니 knee'라고 영어로 부르며 ㅋㅋㅋ


난 어제 저녁엔 료샤의 맥주를 딱 한모금만 뺏아 마신 후 오렌지에이드를 마셨다. 사실 술을 마시면 별로 좋지 않다. 약도 먹고 있고... 체코 맥주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맥주가 몸에 받는 것도 아니니... 그래서 참았는데 오늘 오전에 도루묵이 되었다.


늦게까지 펍에서 술마시고 돼지 무릎을 뜯어드신 료샤는 오늘 아침 열시반쯤 내 방으로 전화를 해왔다.


료샤 : 아파... 머리 아파...

나 : 퍼마시더라니 ㅠㅠ 배는 안 아프니?

료샤 : 해장이 필요해...

나 : 수프 같은 거 먹어야지...

료샤 : 콜코브나에 갈래.... 거기로 너도 와.

나 : 거기도 펍이잖아! 왜 거기에서 해장을 해!!! 나 지금 일어났어... 머리도 감아야 되고...

료샤 : 나도 지금 일어났어... 열한시 반에 콜코브나에서 만나... 나 오늘 미팅도 있는데 가기 싫어 ㅜㅜ



..



(여기가 콜코브나 올림피아 지점 내부. 정오 무렵이라 매우 한산...)



나도 괴롭게 일어나서(술을 안 마셔도 아침에 일어나는 건 항상 괴로움 ㅠ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머리도 안 말리고 산발을 한 채 화장만 하고 기어나갔다. 콜코브나(kolkovna)는 여기선 나름 유명한 체코 음식점/펍 체인인데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콜코브나 올림피아 지점이 있다. 카페 사보이 옆에 있는데 난 사실 이 체인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펍에 혼자 갈 일이 그리 많지 않고 맥주를 그리 즐기지도 않으니... 료샤는 프라하 구석구석의 작은 펍들도 잘 알고 있지만 콜코브나도 큰 체인 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하여튼 나도 갔다. 조식 안 먹어서 난 배를 채워야 하는데..



료샤가 불쌍한 몰골로 앉아 있었다. 수트를 입고 있었으나 머리가 삐쭉삐쭉 솟아 있었고 눈이 부어 있었다. '그 짠 돼지 무릎을 그렇게 먹었으니 얼굴이 붓지!' 하고 놀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는 필스너를 한잔 들이키더니 나에게 '야, 너는 굴라쉬 먹어. 내가 시켜놨어. 여기 굴라쉬에 네가 좋아하는 브람보락(감자팬케익) 같이 나와. 어제 브람보락 먹고 싶다며' 라고 했다. 난 황당했다.



나 : 야! 나 빈속인데 아침부터! 굴라쉬는 술안주잖아! 이 동네 굴라쉬는 짜단 말야!

료샤 : 응, 그래서 너를 위해 내가 맥주도 시켰어 :) 너 좋아하는 마스터로.

나 : 으익....



(그가 나를 위해 주문한 master 세미다크 맥주...)



master는 세미다크 맥주인데 내가 좋아하긴 한다만... 졸지에 나는 빈속에 아점으로 맥주랑 굴라쉬를 먹게 되었다. 더 웃긴 것은 이놈은 필스너 한잔만 마시고는 '나 미팅 늦었어, 가야 돼... 맛있게 먹고 있다가 보자~' 하면서 나를 버리고 가버린 것이다. 뭐야 이게!



나 : 야! 너 머리 아프다며 암것도 안 먹고 가니!! 굴라쉬라도 좀 먹고 가!

료샤 : 난 해장이 필요했어~~~

나 : 그게 필스너야?

료샤 : 좀 살거 같네~

나 : 알까골릭!!!

(알코홀릭의 노어 발음 ㅋ)






그래서 난 결국 혼자 남겨져서 한낮부터 맥주와 굴라쉬를 먹으며... 그런데 역시 빈속에 먹는 맥주는 하염없이 맛있고 ㅠㅠ 굴라쉬는 역시 짰지만 그래도 프라하 다른 식당들에서 먹은 것들보다는 맛이 괜찮았다. 크네들리키랑 브람보락도 나쁘지 않았는데 양이 너무 많긴 했다....



실컷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머리도 좀 핑 돌고 졸렸다. 맥주는 맛있게 마시다가... 4분의 1쯤 남았을때 날파리가 빠져죽어서 그만 마시라는 계시인가보다 했다.






역시 낮술, 그것도 맥주는 쥐약이어서 졸렸고 나중엔 배도 좀 아팠다. 뭐 당연한 결과지... 잘 먹고 돌아다니다 오후 늦게 마셨으면 좀 나았을텐데... 빈속에 맥주랑 굴라쉬 먹어서 배아파서 조금 고생하고 오후에 나아졌음. 알까골릭 료샤 때문이야 ㅠㅠ



..



호텔 방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고 화장실에도 갔다 -_- 나 다시는 빈속에 낮술 안먹어 흑흑....


하여튼 그러고나서는 몸은 나아졌는데 술기운에 너무 졸려서 로비에 앉아 좀 졸았다. (방은 청소하러 올라와서...) 그리고는 료샤가 생각보다 늦을 것 같아서 나는 카피치코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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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