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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 해당되는 글 317

  1. 2016.09.19 사진 업로드 실험 중 4
  2. 2016.09.19 9.18 일요일 밤 잠깐 7
  3. 2016.09.18 드디어 의자 있는 방 6
  4. 2016.09.18 9.17 토요일 밤 : 레냐 재회, 카피치코 같이 감, 존 레넌 펍, 밖에서 비틀즈 듣는 기분, 내일의 소망 8
  5. 2016.09.17 레냐의 선물 8
  6. 2016.09.17 프렌치 오믈렛과 바게트 아점 중 2
  7. 2016.09.17 9.16 금요일 저녁 : 악몽, 신시가지에서 아점, 카쉬미르의 향기, 호빗 아니라고 이 악마야, 그래도 막판엔 기사도 발휘 ㅋ 8
  8. 2016.09.16 프라하 골목 풍경 몇 장 4
  9. 2016.09.16 Paul에서 샌드위치 아점 중 4
  10. 2016.09.16 달이 안 보여 ㅠㅠ 6
  11. 2016.09.15 9.14 수요일 저녁 : 돈 찾느라 피곤, 다시 에벨, 창가 자리, 제2의 카페와 버섯치즈 팔라친키, 료샤 옴! 내 방에서 료샤는... 8
  12. 2016.09.14 오리를 부르는 방법, 좋아했던 장면 등 6
  13. 2016.09.14 9.13 화요일 밤 : 쓰기 시작, 저질체력, 마파두부, 서양배 화이트와인 아이스크림, 캄파와 카를교에 석양 보러 감, 연휴 잘 보내세요! 6
  14. 2016.09.13 야채 파스타 아점, 오후, 입술 찻잔 6
  15. 2016.09.13 근데 또 발견했거든요 6
  16. 2016.09.13 프라하 뒷골목 풍경 몇 장 4
  17. 2016.09.13 9.12 월요일 저녁 : 프라하 성, 료샤가 안 가는 이유, 레몬아이스크림, 비투스 성당과 스테인드 글라스, 성 이르지 성당, 황금소로, 쥬인을 위한 새알종, 새돌이, 나.. 16
  18. 2016.09.12 황금소로 카페에서 잠시 쉬는 중 4
  19. 2016.09.12 9.11 일요일 밤 : 게으른 하루, 더위, 빨강 시리즈, 두부2탄 2
  20. 2016.09.11 모짜렐라 토마토 팔라친키(크레페) 아점 8
  21. 2016.09.11 응답하라 아이스크림! 라진님을 위해 :) 8
  22. 2016.09.11 albaricoque님의 녹색에 응답해 저도 녹색을~ 2
  23. 2016.09.11 bravebird님을 위한 프라하의 독수리와 매 4
  24. 2016.09.11 자다 깼음. TWO. 4
  25. 2016.09.11 저녁 풍경에 옛날 영화들 잠깐 떠오름 4
2016. 9. 19. 20:17

사진 업로드 실험 중 2016 praha2016. 9. 19. 20:17



옮긴 방은 의자는 있는데 와이파이가 약하다 ㅠㅠ 어젠 티스토리가 안들어와짐.


사진 업로드 실험 중. 원랜 네장이었다 계속 오류 나서 결국 쿠마 한장으로 줄임.. 방에서 안돼서 지금은 어느 찻집에서 해보는중. 근데 인스타엔 올라가는걸 보니 이 티스토리가 문제임. 러시아에서도 이랬지 -.-


보고픈 쿠마 쿠냐.. 리락쿠마 빵에서 나온 스티커 수첩에 붙여옴


:
Posted by liontamer
2016. 9. 19. 04:25

9.18 일요일 밤 잠깐 2016 praha2016. 9. 19. 04:25

티스토리 점검 중인지 새 숙소 와이파이 문제인지 접속도 잘 안되고 로그인도 안 떠서 폰으로 잠시 짧게..


숙소를 구시가지 하벨스카 거리 근방으로 옮김. 의자 있음. 근데 와이파이는 약함.. 그래도 의자 있음


레냐가 내일 학교 가야 해서 저녁 비행기로 친척 아줌마랑 같이 돌아갔다. 공항에 다녀왔다. 료샤는 내일 미팅이 하나 더 있어 화요일에 간다고 한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방안에서 양말 신고 로브 원피스를 가운처럼 걸치고 있다.


내일 티스토리 접속이 잘되면 더 자세히..





근처 골목에서 발견한 토끼 간판 :)

:
Posted by liontamer
2016. 9. 18. 23:57

드디어 의자 있는 방 2016 praha2016. 9. 18. 23:57




의자 있는 방으로 옮김 ㅠㅠ 삼각형 아님.. 썰렁하게 넓음.

​​
..


료샤가 이 방은 또 왜 쓸데없이 넓고 춥기만 하냐고 툴툴대고 있음. 난 의자에 대왕감동 중..




..



삼각형 방 안녕!!



:
Posted by liontamer




(오늘 지나가다 찍은 장미. 딱 한송이가 새빨간게 예뻐서)


..



어제 저녁에 레냐가 친척 아주머니와 함께 프라하에 왔다. 료샤가 공항에서 픽업해 먼저 친척을 데려다주고 그 다음에 나를 보러 왔다.


레냐는 두달 반만에 또 큰 것 같았다. 엄마아빠가 둘다 크니 아마 쑥쑥 자랄듯. 내년에 오면 나보다 더 크는거 아니야ㅠㅜ


레냐는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체리 없어서 못사왔다고 자기 아빠랑 똑같은 말을 한다. 나=체리 로 부자에게 각인된 모양이다.


어제 료샤네 방에 가서 셋이 윷놀이를 했다. 내가 레냐의 말을 놓아주어서 레냐가 우승했는데 아들에게 지는것조차 삐친 료샤는 내가 도와주는건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이 아니라고 한다 ㅋ


레냐는 계속 놀고 싶어했지만 아홉시가 되자 료샤가 엄격한 아빠 코스프레를 하며 애를 재웠다. 자기가 자면 내가 집에 갈거 아니냐고 찡찡대서 옆에 앉아 노래도 불러주고 재워주었다.


무슨 노래냐면.. 음, 내 주제곡. 깊은 산속 옹달샘 ㅋㅋㅋㅋ 레냐가 무슨 뜻이냐 물어봐서 대충 설명을 해줬더니 '토끼는 세수 안해도 돼서 좋겠다' 하고 폭 잠들었다. 아아고 귀여워라 ㅋㅋㅋ


레냐가 잠든 후 료샤가 나를 데려다주었다. 전날 악몽 때문에 잠을 설쳐서 엄청 졸리고 머리가 아팠다. 삼각형 방 언제 나가냐고 물어서 일욜에 구시가지쪽 숙소로 옮긴다 했더니 다행이라 하고는 또 무서운 꿈을 꾸면 그냥 와서 레냐 옆에서 자라고 했다 ㅋㅋ 어머나 내 약혼자 아직 미성년자인데 그래도 되나!!


..



다행히 악몽은 꾸지 않았으나 두어번 자다 깨다 했다. 늦게 일어나서 둘과의 조식은 놓치고 카피치코 근처의 프랑스식 비스트로에서 오믈렛과 생강차로 아점을 먹었다.



간밤부터 비가 왔고 놀랍게도 선선해졌다. 오늘도 내내 비가 약간씩 오락가락하다 저녁에 쏴 쏟아졌다. 머리를 풀어도 덥지 않았고 방수 윈드브레이커도 한장 덧입어야 했다.








햇살로 눈부시던 파스텔톤 거리는 비에 씻겨나가자 훨씬 진하고 선명한 색채로 젖어들었다. 무거워서 카메라는 두고 폰만 들고 다니며 찍었지만 그래도 흐린날이나 비온날 사진 색감은 확실히 다르다.


오늘은 폰으로 메모 올리고 있어 사진들은 나중에 더.. 티스토리는 해외에서 와이파이 잡아 모바일로 올리면 사진이 잘 안올라감 ㅠㅠ




..



카피치코에서 료샤와 레냐를 만나 차를 마셨다. 예전 카피치코는 동화책과 인형이 많아서 레냐가 더 좋아했을텐데. 그래도 며칠전 본 곰인형 있는 창가에 일부러 앉았는데 레냐가 자기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곰인형 같은건 안갖고 논다고 한다(대신 로보트와 게임임ㅋㅋ)



아쉽게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주인 아저씨 대신 젊은 여점원이 있었다. 역시 친절했다. 레냐는 핫초콜릿, 료샤는 카푸치노, 나는 다즐링을 마시고 오늘은 메도브닉 대신 오레호브이 도르트(월넛케익)를 시켜보았다. 여기 월넛케익은 피칸파이 비슷한 맛인데 훨씬 달고 촉촉하고 안에 시럽 같은 것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내 입맛엔 좀 달았지만 맛 자체는 좋았고 료샤와 레냐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




얘기도 나누고 놀다가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는데 앞에서 따로 쓴대로 레냐가 유리액세서리 샵에서 내게 예쁜 펜던트를 선물하여 나는 감동... 아이고 레냐야... ㅠㅠ


그러나 펜던트 선물후 나의 8세 약혼자는 또래 친척 형들이랑 논다며 근처 흐라드차니에 사는 그 친척 아줌마네로 쪼르르 달려가고.. (무슨 로보트 놀이를 해야 한다 함 ㅋㅋ) 졸지에 버림받은 나는 로보트와 친척 형제보다 못한 약혼녀가 되어 실의에 빠지려다가, 료샤랑 존 레넌 펍에 갔다.






존 레넌 펍은 존 레넌 벽에서 옆골목으로 빠져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가면 나온다. 내가 궁금해하자 전에 가본 료샤는 그냥 레넌이랑 비틀즈 그림 걸어놓고 비틀즈 틀어주는데 별거 아니라 했다.


나 : 나 비틀즈 듣고픈데.. 아까 존 레넌 벽 앞에서 이매진 부르는 아저씨 보고 나니까 거.. 오늘 날씨도 스산하니 그렇고 비틀즈 딱 듣기 좋겠구만...


료샤 : 구식. 비틀즈나 좋아하고. 보위에...


나 : 야! 비틀즈가 어때서! 그리고 보위님 모독하면 용서못해!


료샤 : 하긴 보위는 나도 몇곡 좋아했지. 그래봤자 다 영국놈들.. 너 조지 마이클이랑 로비 윌리암스도 좋아했다며.


나 : 응, 음악은 그쪽 취향이 좀.. 90-2000년대초 브릿팝도 좋아했으니까. 펄프랑 오아시스


료샤 : 윽 오아시스 -.- 지겨워. 영국놈들.


료샤는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초에 영국에서 유학을 했다. 근데 영국을 안좋아하고 맨날 영국놈들 하고 짜증내고 영국음식 맛없다고 툴툴댄다 ㅋㅋ 그러면서 나보고 브로큰 잉글리시와 브로큰 러시안을 구사한다고 놀린다 ㅠㅠ 야, 넌 돈의 힘으로 몇년이나 영국에 있었으니 당연히 나보다 백배 영어 잘하지ㅠㅠ



..



하여튼 우리는 존 레넌 펍에 갔다. 근데 료샤 말대로 나 좀 실망.. 비틀즈 노래가 나오긴 하는데 작게 나오고 히트곡들은 거의 안 나오고.. 게다가 관광객들이 너무너무 시끄러워서 음악이 안들렸다. 난 맥주 마실것도 아니고 노래 들으러 온건데 ㅠㅠ






치즈버거와 감자튀김을 시켜서 료샤는 맥주를 마시고 난 라즈베리 에이드를 마셨다. 버거를 반 갈라 나눠먹었는데 아직도 배가 안 꺼짐...


내가 실망하자 료샤가 비웃었다.


료샤 : 관광지에서 뭘 바라냐. 여기가 리버풀도 아닌데.

나 : 비틀즈랑 존 레넌 걸어놨으면 최소한 헤이 주드나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 쯤은 듣고 싶었어 ㅠㅠ

료샤 : 왕 구식, 하고많은 비틀즈 노래 중에 그거냐.

나 : 걸이나 미셸도 좋아.. 나 고백하면 오브라디 오브라다도 좋아하고.. 트위스트 앤 샤웃 듣고파 ㅠㅠ


펍에 있는 동안 그 노래들 중 하나도 안 나왔다 ㅠㅠ 나왔어도 소음 때매 안 들렸을 것이다.


펍에서 나와 존 레넌 벽 앞에 다시 갔다. 비가 조금씩 내렸고 오후 늦은 시각이라 관광객들도 거의 없었다. 료샤가 자기 폰에서 뭘 찾더니 스피커로 비틀즈를 틀어주었다.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가 나왔다.



나 : 어? 앱이야?

료샤 : 내가 다운받았던거.

나 : 비틀즈 구식이라며!

료샤 : 근데 예전에 베스트 선집인가 하나 통째로 다운받아놨었어. 너랑 얘기하다 생각났어.

나 : 와 기특해라. 훌륭하다!

료샤 : 오늘 듣고 지워버려야지. 메모리 잡아먹어.

나 : 비틀즈를 지우다니...



찬연한 존 레넌 벽 앞에서 가랑비 맞으며 방수 후드 둘러쓰고 그것도 스피커폰으로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부터 예스터데이, 렛잇비, 걸, 미셸, 오브라디 오브라다(ㅋ), 그리고 헤이 주드를 연이어 듣는 게 놀랍게도 기분이 좋았다. 노래가 역시 좋았다.


그리고 지나가던 관광객들 몇명도 우리 옆에 와서 같이 들었고 역시나 헤이 주드는 후렴구가 되면 다같이 흥얼거리게 되었다. 나나나나나나나~~ 헤이 주드~~<



나 : 아이 씐나

료샤 : 왕 구식. 옛날 사람. 뭐냐, 길바닥에서 옛날노래 듣고 좋아하고.

나 : 우리 어릴때 공테이프에 녹음해서 노래 듣던 세대잖아ㅠㅠ

료샤 : 쳇.

나 : 너 빅토르 초이 좋아 안 좋아!

료샤 : 말이라고 하냐 좋지

나 : 그러면서 뭘.


하여튼 레냐는 펜던트를 선물하고(곧 날 버리고 놀러갔지만 ㅋ) 료샤는 비틀즈를 들려줘서 행복하고 고마운 하루였다.





..




저녁에 료샤랑 레냐랑 같이 차를 타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블타바 강변을 돌았다. 야경이 예쁘긴 하지만 비 안 올때가 훨씬 예뻐서 좀 아쉬웠다.


내일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구시가지 쪽으로 옮기기 때문에 좀전에 방에 돌아왔다. 한시간쯤 가방 쌈. 아 정말 싫어 ㅠㅠ


부디 내일 옮기는 방엔 의자가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삼각형이 아니게 해주세요 ㅠㅠ




:
Posted by liontamer
2016. 9. 17. 22:59

레냐의 선물 2016 praha2016. 9. 17. 22:59




료샤와 레냐랑 카피치코에서 놀다 나와 근처 말타기사단 성당 안뜰에 구경갔는데 조그만 유리공예 디자인샵이 있었다. 이쁜게 많아서 구경하다 맘에 드는 펜던트가 있어서 이거 귀엽다고 한 후 또 다른 진열장의 목걸이와 유리잔 따위를 구경하고 있었다.


근데 레냐가 '쥬쥬가 나한테는 양갱도 주고 과자도 주고 초콜릿도 주고 아빠한테는 커피 줬어. 그러니까 내가 이거 줄거야' 하고 하더니 저 펜던트를 사주었다! 헉!!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만원 좀 넘는 금액이었는데 '어린이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리고 있어도 이건 아니지!'하고 펄쩍 뛰려는데 료샤가 쿡 찔렀다. 내 생일 10월이니 미리 선물 준다고 레냐가 용돈을 모아왔다 한다. 우악 그 돈이면 레냐야 아이스크림을 이십개는 먹을수 있는데 ㅠㅠ


용돈 모아 선물주고 말겠다고 레냐가 지난번부터 노래를 불러왔으니 자기 아들의 자존심을 거절하면 안된다는 료샤의 말에 나는 감동하여 홀랑 받기로 했다.


레냐는 아주 으쓱거리며 직접 돈을 내고(언제 코루나는 또 바꿨대ㅠㅠ) 나에게 '쥬쥬, 빠다록! (선물)' 이라며 펜던트를 주었다!! 어마니나...


이것은 약혼자(8세)의 선물!!



인디언 핑크색 유리 펜던트에 곡선 무늬가 있는데 꼭 사탕처럼 생겨서 레냐가 사탕 목걸이라고 좋아한다. 어서 나보고 걸어보라 성화였다. 있다 호텔 가서 목걸이 체인에 끼워서 걸겠다고 했다. 뽀뽀를 해주자 레냐가 매우매우 으쓱거렸다 :)







약혼자-8세-가 준 선물 >.<


고마워 레냐야 ㅠㅠ






이게 그 가게 :)


방에 잠깐 들어와 목걸이 줄 찾고 있음 ㅋㅋ

:
Posted by liontamer
2016. 9. 17. 19:07

프렌치 오믈렛과 바게트 아점 중 2016 praha2016. 9. 17. 19:07





간밤에 이번 프라하 와서 첨으로 비가 왔다. 천창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좋았다.


날이 싸늘해져서 드디어 겉옷 입고 나옴.


늦잠 자는 나와는 달리 료샤와 레냐는 일찍 일어나서 벌써 자기네 호텔에서 아침 드심. 레냐가 나보고 먹으러 오라 했지만 료샤는 '쥬쥬는 게을러서 정오에 아침 먹어'라고 함. 나도 할 말이 ㅠㅠ


그래도 열한시에 나와서 카피치코 근처의 프랑스식 비스트로 카페에서 바게트와 버터 곁들여주는 오믈렛과 생강차로 아침 중. 오믈렛은 내가 해먹는거랑 똑같고 ㅋ 바게트랑 버터는 맛있다.


그리고 생강차에 꿀단지를 같이 줘서 감동 :) 이런거 좋아!


아침에 단백질 섭취 중이라 뿌듯.


이거 먹고 좀 있다 카피치코에서 애들 만나기로 함 :)







:
Posted by liontamer



어제 마신 맥주가 몸에 받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의사가 술 마시지 말랬고 동생도 지금 약을 먹으면서는 술을 마시면 안된다고 했는데 ㅠㅠ 어제 하루종일 속이 쓰렸는데 밤에도 잠이 안 오고 자다가 괴로운 악몽을 꾸고 새벽에 퍼뜩 깨어난 후 너무 괴로웠다. 새벽 4시에 어둠 속에서 절반이 삼각형인 작은 방 침대에 누워 있자니 갑자기 너무 불안하고 무섭고 우울해져서 결국 일어나 불을 켜고 한동안 웹서핑을 하면서 앉아 있었다.



꿈속에서 부모님이 위험에 처했는데 그것을 전혀 모르고 행동하고 계셨고 나는 너무 걱정이 되었었다. 그 위험은 점차 나에게도 다가왔다. 근데 깨고 나서도 자꾸 나쁜 생각이 들었고 전날밤 꿈에도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친할아버지가 나오시는 등 뒤숭숭한 꿈을 꿨었기 때문에 밤중이라 그런지 비이성적 생각이 들고 괜히 불안했다(밝을 때 이런 얘기 쓰고 있으면 바보같지 ㅠㅠ)



다시 자면 도로 악몽을 꿀 것 같고 무서워서 졸렸지만 억지로 깨어 있었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울렁거렸다. 혼자 있는 게 너무 싫어서 잠깐 료샤에게 전화할까 하다가 너무 새벽이라 미안해서 그만두었다. (간밤에 윷놀이를 연속 6판을 하며 승부욕을 엄청 불태우신 후 '빽도'의 부당함을 성토하다 장렬히 산화했음 ㅋ)



프라하 와서 처음으로 불안하고 무서워서 좀 괴로웠다. 술 마시면 안되겠어 ㅠㅠ



새벽 여섯시 넘어서 좀 밝아지자 근거없는 두려움이 가셨고(아무래도 지진 등등 여러가지 뉴스를 봐서 괜히 걱정이 됐나봄) 안대를 쓰고 다시 잤다. 악몽은 안꿨지만 두어시간 후 다시 일어났고 그 후에는 더 자려고 누워 있었지만 못 잤다.



..




료샤는 점심 미팅이 있었다. 원래 나한테 자기 호텔로 아침 먹으러 오라 했는데(우리 호텔에서 가깝지만 좋은 데 묵고 계심 ㅠㅠ) 악몽의 결과 아침에 못 일어나고 끙끙대며 '못 가겠다, 오후에 보자' 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곧 방으로 전화왔다. 간단히 얘기를 하니 짜증을 냈다.



료샤 : 멍충이. 그럴땐 전화를 하든가 오든가. 걸어서 10분 거린데.

나 : 너무 한밤중이라서 ㅜㅜ

료샤 : 애기냐! 무서운 꿈 꾸고 잠 못자고! 레냐도 안 그러는데.

나 : 네가 어제 맥주 줘서 그래 ㅜㅜ 약이랑 술이랑 같이 먹으면 안된댔는데 까먹었어.

료샤 : 어, 맞다. 미안... 나도 그 생각 못했어 ㅠㅠ 나도 예전에 의사가 그랬었는데 ㅠㅠ



그리하여 죄책감을 분담하게 된 료샤는 무지 미안해하더니 많이 아프냐고 물었다. 이제 아프진 않은데 잠이 모자라서 괴롭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기 미팅 간 동안 방에 와서 자라고 했다. 삼각형 방 안좋다고 ㅋㅋ (내 생각에도 이 삼각형 방이 간밤 악몽으로 깬 후 못 잔데 일조한 거 같음) 근데 나는 또 배가 고프기 시작했고 어제의 맥주를 해독하기 위해선 뭔가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신시가지 쪽 나가서 아점 먹겠다고 했다. 료샤는 젤라또로 속죄하겠다고 했다(지가 먹고 싶어서 ㅋㅋ)



..




트램과 지하철을 타고 신시가지 바츨라프 광장 쪽으로 갔다. 이것저것 많은 곳이니 아점 먹은 후 료샤와는 그쪽에 있는 도브라 차요브나(dovra cajovna)란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간만에 박물관 앞으로 나왔는데 박물관은 수리 공사중이었다. 거대하고 기다란 바츨라프 광장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다 이전에 자주 들르던 베이커리 카페인 Paul이 있어 거기 들어갔다. 여기 빵이랑 케익이 맛있다. 뺑 오 쇼콜라 먹고팠지만 어제의 나쁜 식생활을 떠올리며 야채와 단백질을 섭취해야 할것 같아서 115코루나짜리 세트를 골랐다. 바게트 샌드위치와 소프트 드링크를 하나씩 고를 수 있다. 닭가슴살과 토마토, 양상추, 디종머스터드가 들어간 양귀비씨 바게트와 사과주스 택해서 아점을 먹었다. 먹으니 두통이 좀 가셨다.



먹고 나서 광장을 따라 좀 걸었다. 도브라 차요브나에 갈까 카바르나 루체르나 카페에 갈까 했는데 후자는 가보니 건물 안쪽 공사 중이라 처음 가려던 도브라 차요브나에 갔다. 여기는 프라하에선 드물게 각종 차들을 우려주는 곳으로, 일본, 중국을 비롯 심지어 우리나라의 인삼, 홍삼차도 있다(이게 젤 비쌈 ㅋ) 그리고 역시나 이쪽 동네들이 그렇듯 불상이 앉아 있음. 아시아 음식이나 동양 차 판다고 무조건 불상 갖다놓으면 힙해지는 건 아니건만 하여튼 3년전과 마찬가지로 불상이 있었음.






세가지 종류 다즐링 중 하나 고르려다 새로운 걸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 집 스페셜 블렌딩으로 동네 이름 붙은 차들이 있었다. 카쉬미르의 향기, 보스턴 티파티, 이스탄불의 기억, 러시안 카라반 등등... 나는 카쉬미르의 향기라는 이름에 또 홀랑 넘어갔다. 각종 열매와 사과와 향신료가 가미된 진하고 끝맛이 씁쓸한 홍차라고 한다. 다즐링을 제일 즐기는 사람에겐 살짝 모험이긴 하다만 그래도 스모키한 건 아닌거 같아서(스모키한 차를 매우 싫어함. 그래서 기문차도 안 마신다) 이것을 고르고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할바를 디저트로 주문했다. 할바 하면 요네하라 마리가 생각나지... 사실 보스턴 티파티도 너무 궁금했는데 이것은 료샤 오면 먹여보리라 다짐했다.








카쉬미르의 향기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향이 강하고 독특했다. 그리고 끝맛이 많이 씁쓸했다. 내 취향보다 더 진하게 우려져서 나왔기 때문에 생수를 좀 섞어 연하게 만들어 할바 곁들여 마셨다. 할바는 맛있었다. 흑, 이제 이름에 혹하는 짓은 그만 둬야 하나 ㅋㅋ 근데 너무 로맨틱한 이름이야, 카쉬미르의 향기...





료샤가 올때까지 노트북 펴놓고 글을 좀 쓰고 차 마시고 할바를 먹었다. 여기 할바는 포실포실하고 건조하고 달콤하고 견과 맛이 고소하게 느껴진다. 요네하라 마리의 할바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




오후에 료샤가 왔다. 카쉬미르의 향기를 선택한 이유를 얘길 하자 '로맨틱한 거 다 죽었냐'며 쿠사리 주고... 궁금했던 보스턴 티파티 마셔보라고 했더니 '뻔할뻔자 영국놈들 미국놈들 맛이겠지!' 하면서 그거 안 마시고 지가 좋아하는 아삼 티 마심... 여기까지 왔으면 안 마셨던 신기한 것 좀 마셔보지 ㅠㅠ 그는 내 카쉬미르의 향기를 한 모금 마시더니 '웩!' 하고는 '이럴 줄 알았다!' 라고 했음 ㅠㅠ


그리고는 갑자기 폰을 만지작거리더니 나한테 사진을 한장 보냈다.


나 : 뭐야, 그냥 보여주면 되지.

료샤 : 봐봐~~


사진을 보니.... -_-







나 : 야!!!!!

료샤 : 아까 오다가 이거 보고 딱 너 생각했음!!! 이 티셔츠 가게 여기서 가까운데 같이 가자! 이거 내가 너 선물할게 ㅋㅋ

나 : 싫어! 싫어! 못됐다!!!!! 앜!!!!



그래서 나도 폰으로 답 사진을 하나 보냄.




물론 나의 이 예술적인 답 사진에 그는 눈하나 꿈쩍하지 않음. 오히려 매우 아쉬워함.



료샤 : 입으면 재밌을거 같은데... 내가 사줄게 한번만 입고 사진 찍으면 안되냐... 싫으면 잠옷으로 입어...

나 : 싫어어어어어어!!! 내가 너한테 졸부아들, 노브이 루스끼라고 써 있는 티셔츠 사주면 좋냐! 그걸 잠옷으로 입고 싶냐??

료샤 : 그거랑 다른데 ㅠㅠ



흑흑... 진짜 너무해 ㅠ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호빗은 신체 비율도 안 좋고 발에 털도 났는데 자꾸 나보고 호빗이래 엉엉... 빨리 레냐가 와야 되는데.... 그래야 내 편 들어주면서 '빠빠 자몰치!'(아빠 조용히 해!) 라고 해주는데 엉엉... 레냐는 나보고 여왕이라 해주는데 ㅠㅠ



..



차를 마신 후 다시 우예즈드 쪽으로 왔다. 료샤는 어제의 맥주에 대해 속죄하겠다며 정말로 젤라또를 사주었다. 두가지 맛 먹으라고 했다. 많아서 다 못 먹는다고 하자 자기가 먹어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어차피 얻어먹는 거 또 도전정신을 발휘하기로 했다.



나 : 나 자두랑 티라미수!

료샤 : 너 분명 후회한다!

나 : 왜! 너 맨날 나한테 배맛 먹어보라 하고 살구맛 뭐 그런거 먹어보라 하면서! 나 자두 좋아하는데...

료샤 : 저게 자두잖아! 색깔 봐! 분명 달다고 할걸!

나 : 괜찮아, 티라미수는 안전하잖아.

료샤 : 커피도 안 마시면서!

나 : 티라미수는 좋아해! 나 도전할 거야!

료샤 : 카쉬미르의 향기 2탄일 걸.

나 : 친구야 너도 도전해봐. 나 아직 안 먹어본 거 있어. 치즈케익하고 초콜릿.

료샤 : 싫어. 나는 스트라치아텔라 먹을거야. 네가 그게 맛있댔잖아.

나 : 그래도... 스트라치아텔라는 나 먹어봤단 말이야. 근데 치즈케익하고 초콜릿은 다 먹을 자신이 없어. 한입씩만 먹어보게 네가 시켜라...

료샤 : 안해! 아까 점심때 디저트로 초콜릿 무스 나왔어. 난 스트라치아텔라!

나 : 친구 맞아? 보스턴 티파티도 안 마셔주고 ㅠㅠ



그리하여 나는 자두와 티라미수, 료샤는 스트라치아텔라 주문.





근데 료샤가 맞았다. 자두 소르베는 너무 달았고 티라미수는 커피맛만 많이 났다. 흑, 프라하에서 젤 맛있는 젤라또 가게라 해서 다 성공하는 게 아니었구나 엉엉...


맛에 대해선 거짓말 못하는 나는 솔직하게 '자두 너무 달고 티라미수 별로다...' 라고 인정했다. 료샤가 '그럴 줄 알았어!' 라고 하더니 자기 스트라치아텔라를 주었다. 그리고 자두랑 티라미수는 자기가 먹었다.


료샤 : 이럴줄 알고 내가 스트라치아텔라 시켰지! 나 되게 기사도 있지 않냐? 막 자두랑 티라미수도 먹어주고!

나 : 너 단 거 좋아하고 커피도 좋아하잖아!

료샤 : 나 네가 망할 줄 알았어! 그래서 너 먹으라고 스트라치아텔라 시킨 거야!

나 : 알았어. 맥주와 보스턴 티파티를 용서할게. 고마워. 친구야 너는 기사도 있는 신사야.



그리하여 젤라또를 해치우신 후... 기사도 넘치는 신사분인 내 친구는 자기 아들을 픽업하러 공항에 갔다. 료샤 사촌 누나가 체코인과 결혼해서 프라하를 자주 드나드는데 오늘 레냐 데리고 와주기로 했다. 나도 같이 갈까 했는데 료샤는 나보고 좀 쉬라고 했다. 공항에 나가서 기다려주면 레냐 버릇 나빠진다고 했다. 그런가?? 철없는 아빠 같은데 가끔은 뭔가 다른 방법으로 애 교육을 시킨다니까...


그래서 료샤는 공항에 가고 나는 언제나처럼 호텔 야외 테라스에 앉아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좀 있으면 레냐 보겠구나~~



... 오늘밤은 꿀잠 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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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6. 20:56

프라하 골목 풍경 몇 장 2016 praha2016. 9. 16. 20:56



이건 그냥 내 취향이라서 :)

..그 외, 내가 좋아하는 프라하의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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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6. 20:44

Paul에서 샌드위치 아점 중 2016 praha2016. 9. 16. 20:44





새벽에 악몽 때문에 잠 설치고 오전에 조금 더 잔 후 매우 피곤하게 기어나옴.


료샤는 오늘 오전 업무 일정을 마치면 이제 자유라고 하면서 못 잤으면 후진 삼각형 방에서 나와 자기 방에서 자고 있으라 했다. 나도 그럴까 하다가 배도 고프고 어제 맥주가 너무 안좋았던 거 같아 채소가 든 뭔가 신선한 걸 먹으려고 신시가지로 나왔다.


오랜만에 Paul에 왔다. 전에 여기서 뺑 오 쇼콜라 엄청 사먹었지.. 세트 메뉴로 바게트샌드위치와 음료가 있어 닭가슴살과 토마토, 양상추, 디종머스터드 넣은 양귀비씨 바게트와 사과주스 고름. 여기 와서 거의 첨으로 생채소 먹는 기분.. 나야 따뜻한 샌드위치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프라하 와서 간만에 건강한 맛.







근데 샌드위치가 크다. 다 먹으려면 한참 걸리겠어..





바츨라프 광장의 폴은 이렇다. 저 유리창가에 앉고팠지만 자리 없어서 지하 홀의 테이블에 앉았음. 힝 ㅠㅠ



맥주 때문에 계속 고생하고 잠도 잘 못 잔걸 알고 료샤가 미안해했다. 그러더니 있다가 속죄의 젤라또를 사겠다고 한다.. 그거 네가 먹고 싶어서 그렇잖앗!!


오늘 저녁에 레냐가 온다 :)


..


유럽인들의 샌드위치는 너무 크다 ㅠㅠ 닭가슴살도 진짜 두껍다. 턱 아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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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6. 03:53

달이 안 보여 ㅠㅠ 2016 praha2016. 9. 16. 03:53





흑.. 추석인데 달이 안 보여.. 구름 때문인가..


료샤는 보름마다 보는 달 뭐가 특별하냐 한다 ㅠㅠ 아니야 흑흑.. 이건 추석 보름달인데 안 보여 ㅠㅠ


캄파에도 가고 카를교 쪽에도 가고 페트르진 공원에도 올라가봄. 달 안 보임 으헝헝.. 내일 오후부터 비온다더니..


달 보는거 포기하고 료샤에게 윷놀이 가르쳐주고 있다. 윷을 싸들고 오신 나.. 그러니 가방이 무거웠나 ㅋㅋ 우리 전통놀이 문화전파토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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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대로 또 스펙터클 스릴러 + 팬심 가득한 꿈을 꾸고 비몽사몽 괴로워하다 억지로 일어나 간신히 10시 다되어 내려가 조식을 먹었다. 거의 맨 마지막에 나온 사람이 되었음.


..



오늘 료샤가 오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오전에는 트램 타고 강 건너가서 카페 에벨에서 글을 쓰다 와서 오후에 이녀석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22번을 타고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렸다. 현금을 좀 찾아야 할 것 같아서 atm 자체 수수료가 제일 싸다는 raiffeisen bank를 찾기로 했다. 신시가지 바츨라프 광장 쪽에 분명 은행들이 모여 있을 거 같아서 2GIS 앱 켜고 찾아갔다. 원래 트램 정거장 바로 옆에도 하나 있었는데 하필 그 atm이 고장나서 500미터 쯤 약간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엄청 더워서 돈 뽑고 나니 이미 지치고 말았다. 걸어가도 15~20분이면 에벨에 갈 수 있었지만 피곤해서 그냥 무스텍 a라인 역에서 전철을 타고 한정거장 가서 스타로메스트카 역에서 내린 후 에벨이 있는 골목으로 갔다. 그나마 예전에 살았던 곳이라 대충 교통수단이나 길이 눈에 그려져서 가능.. 안그랬다면 무작정 걸었겠지.


스타로메스트카 역에서 에벨까지도 좀 걷긴 해야 했다. 하도 계속 더워서 바람 통하는 옷을 입어야겠다 싶어 오늘은 긴 소매이긴 하지만 그래도 원피스를 입고 나왔는데 다리는 시원했지만 위는 더웠다 ㅠㅠ 다리 아프니 원피스를 입어도 신발은 운동화!!! (흑흑, 예쁘게 차려입는 거 다 포기임)



...



정오쯤 에벨에 도착하자 완전 녹초. 웬일로 손님이 별로 없었고 그 창가 자리가 비어 있었다!!! 원래 트램까지 타고 에벨에 온건 어제 본격적으로 구상을 시작한 글을 제대로 써보려고 그런 거였는데... 그러려면 테이블이 좀 높은 자리에 앉아야 하지만... 지금 글이 문제가 아니다. 저 창가 자리가 비어있는데 어떻게 다른데 앉아!!!






앗싸! 3년 반만에 다시 창가 자리 득템... 그리웠어 에벨의 창가... ㅠㅠ


여기서 차 마시려고 조식 먹을땐 무카페인의 애플시나몬 티를 마셨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와 오늘 눈에 띈 레몬치즈케익 주문. (예전엔 애플파이나 메도브닉도 있었는데 지난주랑 오늘은 없다. 지난주에 먹었던 산딸기무스케익 맛있었는데 그것도 오늘 없었음)








차를 마시고 케익을 먹으며 그간 모아두었던 밑자료 파일을 읽고 또 추가로 생각난 내용들을 수첩에 메모했다. 확실히 창가 자리는 테이블이 너무 낮아서 제대로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여기는 집중이 잘 되는 곳이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곳이라 몇가지 떠오른 내용들을 수첩과 컴에 함께 메모했다. 나머지는 좀 더 테이블이 편한 곳으로 옮겨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에벨에서 파는 찻잔을 한 세트 샀다. 차를 시키면 노란 해바라기 그려진 찻잔 아니면 사자와 코끼리가 있는 정글 그림 찻잔에 주는데, 솔직히 둘다 내 취향은 아니어서 예전에도 살까말까 하고 안 샀었지만 돌아오고 나선 에벨이 너무 그리워서 그냥 찻잔 사올걸 했었다. 그래서 오늘 샀다. 돌아간 후에도 여기 생각하려고. 해바라기보단 사자! 그래도 닉네임이 있는데 사자 사야지 ㅋㅋ (위에 있는 저 찻잔이랑 같은 거다)



..




트램을 타고 헬리초바 거리에서 내려 그 julius meinl 브랜드의 u zlateho pstrosa 에 갔다. 출출해서 약간 늦은 점심도 먹어야 했고 편한 테이블이 필요했다. 여기는 와이파이가 안되는데 반면 그 덕분에 집중해 글을 쓸 수도 있다.



샌드위치는 거의가 햄이나 훈제연어가 들어있어서 포기하고 메뉴판을 보니 여기도 팔라친키(크레페)가 있었다. 근데 이 카페는 딴데보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_- 와이파이도 안되는데... 외국 브랜드라 그런가... 좀 비싸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집중이 잘되는 장소이니...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비싼 것도 아니고... 하여튼 버섯과 치즈 팔라친키를 주문했고 레모네이드나 주스는 없다고 해서 화이트 피치 티를 주문했다. 아이스티로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렇게 해달랬는데 꽤 정성들여 만들어주어서 만족했다...








팔라친키는 맛있었다. 모짜렐라 치즈가 엄청 많이 들어 있었다. 난 원래 버섯과 양파 들어간 블린을 좋아하고 그게 더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 팔라친키도 나쁘지 않았다. 대신 위에 파프리카 가루를 너무 많이 뿌린 것 같았고 그것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간이 많이 짭짤했다...





점심 대용으로 팔라친키 해치운 후(팬케익 한장! 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의 칼로리는 과연... ㅋㅋ) 시원한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시면서 글을 좀 썼다. 순서와 상관없이 오늘 추가로 떠오른 내용이 포함되는 에피소드를 쓰기 시작했다. 반페이지 정도 쓰다가 료샤에게 연락이 와서 카페를 나섰다.



..



페테르부르크에서 프라하까지는 비행기로 약 두시간 정도 걸린다. 료샤는 가끔 놀러도 오지만(주로 술마시러 ㅠㅠ 맛있는 체코 맥주...) 일 때문에도 종종 드나드는 곳이다. 3년 전에 머물 때도 료샤가 출장 겸 한번 놀러온 적이 있었다. 내가 프라하에 잠시 머물 거라고 하자 '어휴 뻬쩨르에나 오지 왜 프라하야!' 하고 툴툴대더니만 뭔가 출장 일정을 맞추어서 겸사겸사 날아왔다. 착한 친구라니까.


비즈니스맨이자(ㅋㅋ) 부르주아답게 내 친구 료샤님은 차를 렌트하신 후 공항에서 일단 내가 머무는 호텔이 있는 우예즈드로 왔다. 나는 그에게 '야, 이 호텔 보면 너 기함하니까 그냥 딴데서 만나!' 라고 했지만 그는 자기 숙소도 말라 스트라나 쪽이라면서 일단 들렀다 가겠다고 했다. 오후에 무슨 미팅을 하나 잡아놔서 거기 갔다가 저녁에 볼수 있다고. 그전에 얼굴 잠깐 보고 가겠다고. '이노미.. 친구가 멀리서 왔는데 무슨 미팅이야!!! 평소엔 일 안하면서 왜 내가 오니까 일 열심히 해!' 라고 하려다 말음 ㅋㅋ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료샤가 나타났다. 차 댈데 찾기 힘들다고 엄청 툴툴댔다.


나 : 야, 너는 친구를 보면 반갑다고 인사를 해야지 주차 힘들다고 툴툴대니!

료샤 : 에잇, 주차 힘들어! 친구야, 반갑구나!

나 : 차가 친구보다 우선이야 -_-



료샤는 6월말과 비교해 변한 게 없었다.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라 좀 놀랐다.


나 : 오후 미팅 있다며 왜 그렇게 입었어?

료샤 : 방에 들러서 갈아입고 갈 거야. 양복 입고 비행기 타면 불편해!

나 : 너네 숙소 가까워?

료샤 : 너네 방에서 갈아입으려는데?

나 : 헉, 내 방? 안돼!

료샤 : 왜! 난 친군데! 친구가 방에서 옷 좀 갈아입으면 안되냐!!!!

나 : 아니, 그거야 당연히 되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고... 내 방 너 못 들어가..

료샤 : 왜 못 들어가? 남자라도 숨겨놨냐!

나 : 그게 아니고 ㅠ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나는 그를 데리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료샤 기절초풍!!!


료샤 : 으악! 이게 방이야?

나 : 흑흑... 이제 왜 안되는지 알았겠지?

료샤 : 야! 왜 이런 방을 구했어! 멍충아!!!!!! 이게 뭐야 궁상맞게!!!

나 : 홈페이지엔 이렇게 안 나와있었어! 더블룸들은 괜찮았는데 싱글룸이 이모양이란 건 악착같이 숨겼단 말야!

료샤 : 사기당했구먼 -_- 이런 방에서 일주일이나 있었단 말이야? 방이 반쪽은 아예 내려앉았네!

나 : 다락방처럼 돼 있어서 그래... 옷 갈아입으려면 화장실 들어가서 갈아입어. 거긴 그래도 천정 높아.



료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방에서 옷갈아입다가 자기 머리 박살나겠다고 했다. 내 방에 머무른 15분 동안 그는 도합 다섯번 머리를 박았다 ㅋㅋㅋ 나는 이제 좀 익숙해지고 있긴 했지만... 확실히 방에 두명이 들어오니, 그것도 키크고 덩치큰 남자가 들어오니 이 방은 그야말로 미니어처였다!!! 183센티에(본인은 185라고 우기지만 내가 보기엔 아님) 80킬로는 너끈히 나가는 료샤는 이 방에서 걸리버가 되었다 ㅠㅠ 아니면 호빗네 집에 들어온 간달프인가 ㅠㅠ



료샤 : 야! 너 지금 빨랑 짐싸!

나 : 왜!!

료샤 : 방 옮겨! 나 방 두개야!

나 : 너 왜 방 두개야?

료샤 : 금요일에 레냐도 올거란 말이야!

나 : 그럼 그 방은 금요일에 하나 더 생기는 거잖아!

료샤 : 두개짜리 방이란 말이야!

나 : 웅와, 역시 부르주아... 그래도 싫어! 나는 내가 벌어서 내가 지불한 다락방에 있을 거야 -_-

료샤 : 너 내가 덮칠까봐 그러냐!!

나 : 뭐라고 대답해야 되니 ㅠㅠ '응' 그러면 '친구를 뭘로 보냐' 그럴거고 '아니!' 그러면 '네 눈에 난 남자도 아니냐!' 그럴 거면서!

료샤 : 독심술사!!!



(이쯤에서 다시 보고 가는 나의 후진 -의자도 없는- 삼각형 방... ㅠㅠ 그래도 료샤 왔을떈 이렇게 지저분하진 않고 치워놨었음)



(저 삼각형 경사진 창문 아래 벽에 나 있는 금 확대 사진... 분명 투숙객들마다 여기 머리를 박아서 생긴 금이다! 나도 여기 몇번 박았고.. 료샤도 15분 동안 딱 이 자리에 다섯번 박음... 결국 나는 너 때문에 내 방 무너진다고 그를 내쫓았음 ㅋㅋ)




하여튼 나는 후진 방에 남기로 했고 료샤는 계속 툴툴댔지만 미팅 시간이 다 돼서 나가야 했다. 그래서 나는 이 호텔의 유일한 장점이자 비장의 무기인 젤라또 집으로 그를 인도.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그러자 역시나 조삼모사인 내 친구는 얼굴이 금세 펴지며 '우오, 맛있다! 레냐도 좋아하겠다!' 하고 신나 했다. 아빠와 아들 둘다 아이스크림이라면 맥을 못 춘다니까.


료샤는 미팅을 하러 갔고 돌아와서 함께 근처에서 저녁 먹기로 했다. 그래서 그동안 나는 언제나처럼 호텔 야외 테라스에 나와서 오늘의 사진과 메모를 정리하는 중이다. 조금 있으면 올 것 같다. 얘는 벌써부터 맥주 마실 생각에 들떠 있음.



친구야 와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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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는 옛날부터 자타공인 개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편이다. 료샤가 키우는 고고하고 까다로운 순종 셰퍼드 네바는 그의 옛 아내에게도 끝까지 매몰차게 대한 것으로 유명했으나 나를 보자마자 발라당 드러누워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 길 가다가 개를 보고 눈을 맞추거나 '개야 이리 와~' 하고 부르면 개가 잘 온다. 심지어 재롱도 잘 부린다. 료샤는 나에게서 개가 좋아하는 맛있는 냄새가 나거나 개를 유혹하는 페로몬이 분비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만... 나한테서 뼈다귀 냄새가 난단 말인가!!! (-_-)



개나 고양이만큼 좋아하는 건 아니고 특히 비둘기는 박테리아 때문에 좀 무섭지만, 하여튼 새들을 보는 것도 좋다. 새들 중에는 청둥오리를 제일 좋아한다. 동동 떠가는 걸 보면 너무 귀엽다.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한겨울의 꽁꽁 언 네바 강 얼음 사이로 청둥오리들이 종종종 모여있는 걸 보고 안스러워한다.



청춘 시절 가슴을 뜨겁게 불태웠던(ㅋㅋ)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홀든 콜필드가 택시기사에게 '겨울에 강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그 소설엔 명장면이 참 많지만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그 장면을 읽을때 난 '홀든, 이 자식... 사랑해!' 라고 외쳤다. 뭐 그때야 나도 주인공 또래의 사춘기였으니 더더욱 이입했을 수밖에. 근데 나중에 이 책 재밌게 읽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의외로 홀든이 오리에 대해 묻는 장면에 대해 나처럼 감명받았거나 이입했거나 공감했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항상 강 위의 오리, 특히 청둥오리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랬나보다 싶기도 했다.



하여튼, 아까 석양 보러 나갔더니 블타바 강 저 멀리 청둥오리들이 동동동 떠오고 있었다. 아아, 가까이 오렴...


하지만 개와 오리는 다르다! 개는 나의 눈빛의 마력 혹은 페로몬(ㅜㅜ)으로 끌어들일 수 있지만 새는 그게 안된다. 나는 토끼라서 조류가 아니기 때문인가. 그래서 청둥오리를 부르기 위해서는 좀 치사한 방법을 쓴다.


..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 콘 귀퉁이를 부숴서 던져줌...



" 오리야, 오리들아~ 콘 먹어~ "

(새우깡으로 갈매기 꼬시는 것도 아니고 ㅋ)





자맥질하던 오리들...





콘 부스러기 발견, 두두두...





순식간에 돌진해와 홀라당 다 주워먹음



그리곤 언제 그랬냐는 듯 도도하게 제 갈 길 가버림


칫... 그래도 개들은 나를 좋아하니까...


오리들 : 너는 서양배 화이트와인 소르베 아이스크림 먹고 우리는 기껏 콘 귀퉁이 찌꺼기 떼어주냐!!!


... 아아 그런 거였는가 ㅠㅠ



..



여튼 오리도 좋아하고 갈매기 날아가는 거 보는 것도 좋아해서 본편 쓸때 미샤가 네바 강변 거닐다가 갈매기에게 흑빵 던져주는 장면을 삽입한 적도 있다. 그때 트로이는 미샤에게 '갈매기는 물고기 먹는다!' 고 면박을 줌. 물론 미샤는 개의치 않음. (그러고보니 이 부분 아주 짧게 전에 발췌한 적 있다. 여기 : http://tveye.tistory.com/1840)



그래서 본편 패러디인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서도 미샤의 패러디 캐릭터인 왕재수는 강변에 가서 오리에게 빵을 준다 :) 24번째 에피소드인 시계탑 이야기였을 거다. 그건 여기 : http://tveye.tistory.com/3785


이렇게 적고 보니 다시 본편이랑 서무가 쓰고 싶네.. 오늘 새 글 윤곽 잡아놓고는... 역시 이거 하면 저게 하고 싶다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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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후에 카페에서 남긴 것처럼 오전엔 늦게 일어났고 조식은 근처의 cafe lounge라는 곳에서 모짜렐라 토마토 야채 파스타를 먹었다.







그리고 골목들을 좀 산책한 후 얼마 전 발굴한 저렴하고 디저트가 맛있는 카페에 가서 초콜릿 케익 곁들여 차를 마셨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아니어서 제목(가제)와 처음의 얼개, 그리고 가상의 목차와 아마도 쓰게 될 에피소드들의 제목들만 늘어놓았다.


가능하다면 내일부터는 어떤 에피소드이든 쓰기 시작하고 싶다. 이번 글은 쓰는 순서와 실제 목차가 많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잘 써지는 내용부터 시작하면 된다. 아이스크림 골라 먹듯 쓰면 된다.



...



4시쯤 방에 잠깐 돌아왔다. 원래는 금방 나가려고 했는데 들어오니 또 너무너무 피곤하고 다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고 졸려왔다. 운동부족인가... 간만에 매일매일 나돌아다니고 햇빛을 쬐어서 그런가 침대만 보면 드러눕고 싶고 다리가 욱신거린다.


한시간 반쯤 침대에 누워 에어컨 쐬면서 멍때렸다. 원래는 다른 카페로 가서 글을 이어 쓰려고 했는데 에너지 방전.



..



5시 반쯤 배가 고파져서 방을 나섰다. 얼마전 발견해놓았던 중국집에 갔다. 100코루나 안되는 가격에 사천식 닭고기를 곁들여주는 밥이 있어 그거랑 산라탕이나 게살수프를 같이 먹어볼까 했는데 사진을 보니 게살수프가 너무 맛이 없어보였고 심지어 게맛살과 통조림옥수수가 들어 있었다. 말도 안돼... 게맛살을 너무 솔직하게 썰어서 둥둥 띄워놨잖아... 그걸 보고 어떻게 주문해...



그래서 그냥 마파두부랑 밥 시킴. 원래 밖에 나와서 한국음식 그리우면 항상 중국집 가서 마파두부랑 밥 시켜먹는데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생긴 후 이것도 위험해졌다. 다행히 이 집은 고기 유무를 선택할 수 있어 뺴달라 했다. 베지테리안 메뉴에 들어 있어 그런가보다... 돼지고기를 뺀 건 좋은데 그만큼 풍미는 적어지고... 굴소스 맛이 너무 많이 났다. 마파두부는 굴소스로 맛 내면 안되는데 -_-






하여튼 여기 와서 첨으로 흰밥을 먹게 되어 정신없이 먹긴 했다. 맛은 그냥저냥이었고 하나도 안 매웠지만 그래도 먹고 나니 심지어 이마에 땀방울까지 맺혔다. 뭐야, 기력이 허한가.



..




밥에 얹어먹었지만 마파두부가 짰기 때문에 이를 핑계로 젤라또 사먹으러 갔다. 이틀 전 이름 때문에 신기해서 찍어놓은 '서양배와 화이트와인'을 골랐다. 이건 젤라또가 아니라 소르베이다. 실은 소르베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덥고 갈증나고 짠거 먹었으니 괜찮을 거 같아서.






신기했다. 진짜 배 맛이 났다. 그것도 많이 났다. 우리나라 배 말고 서양배 :) 화이트와인 맛은 잘 모르겠다만. 서양배를 그대로 갈아서 거기에 좀더 달콤하고 새콤하고 상큼한 맛을 가미한 느낌이었다. 소르베 특유의 샤샤샥 하고 공기처럼 스르륵 녹으며 알알이 스러지는 촉감이 전해져 왔다. 짠 거 먹고 난 후 입가심하기 좋았다. 그래도 나는 역시 부드러운 젤라또 쪽이 좀더 취향이긴 하다. 다음엔 무슨 라벤더 어쩌고 하는 걸 먹어봐야지. 신기신기...



..



배맛 소르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뒷골목을 지나 캄파 쪽으로 갔다. 머물고 있는 우예즈드 거리 뒤로 나가서 좀 걸어가면 블타바 강가의 캄파 공원과 광장, 그리고 카를 교로 갈 수가 있다. 저녁 시간이니 캄파 쪽에서 석양이나 볼까 하고.


천천히 걸었다. 전에 이 동네를 걸었을땐 겨울이었고 춥고 싸늘해서 한적했는데 지금은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근데 나는 이런 더위보단 그때 춥고 싸늘했던 캄파가 더 맘에 들었다...


카를 교 쪽으로 드디어 올라갔다. 도착한지 일주일만에 카를 교에 옴. (별로 안 좋아해서 미루고 또 미루고 있었음) 역시 관광객들로 바글바글.


근데 석양은 확실히 말라 스트라나 쪽 카를교 입구보단 저쪽 반대편의 카를로바 골목 쪽 다리 입구에서 봐야 풍경이 근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지는 방향도 그렇고... 그쪽에서 봐야 프라하 성 쪽으로 해가 지고 블타바 강물 위로 석양이 드리워지는 걸 볼 수 있는데 나는 오늘 반대쪽에 있어서 역광도 그렇고 프라하 성과 미쿨라쉬 성당에 석양이 다 가려져서 안 보였음 ㅠㅠ





그래서 석양과 역광을 배경으로 드리워진 그림자 사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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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사진만은 아쉬우니... 반대방향이라 석양 느낌은 별로 안 나지만 그래도 부드럽고 미묘한 황금빛 그림자가 드리워진 블타바 강과 구시가지 쪽 풍경도...










이후 다시 캄파 쪽으로 내려와 천천히 걸었고 페트르진 공원 쪽으로 조금 올라가서 마지막 석양을 좀 보다 방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8시가 다 되어 있었다. 아이고 다리 아프고 더워라...


씻은 후 피곤해서 침대에 한동안 누워 있다가 이제 사진 옮기고 메모 적는 중이다.


근데 왜이렇게 피곤한 거야. 체력고갈인가 ㅜㅜ 노화인가봐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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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님들, 연휴 잘 보내시고 풍성한 한가위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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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3. 22:24

야채 파스타 아점, 오후, 입술 찻잔 2016 praha2016. 9. 13. 22:24



어제 프라하 성에 다녀와서 생각보다 힘들었던 모양이다. 너무 더워서 그랬나. 다리도 너무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려서 좀 늦게까지 잤다. 조식 건너뜀. 그래도 조식을 먹어야 아침에 달걀 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고 오렌지라도 한 알 집어오는데 오늘은 피곤했다.


늦게 일어나 머리를 감고 앞머리 잘랐다. 앞머리 자르니 속이 다 시원하네!


머리 말리지도 않고 기어나왔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은 많이 걷지도 않고 무거운 카메라도 안가지고 나오기로 했다. 대신 근처 카페에서 글이나 써야겠다는 마음에 폰과 노트북을 챙겨서 나왔다.


호텔 근처에 나름대로 유명한 '카페 라운지'라는 곳이 있어서 거기 들렀다. 조식이 유명한 곳인데(포치드 에그 등 달걀 요리가 유명하다고 함) 11시까지만 해주는 거라서 난 이미 늦었고. 대신 런치메뉴를 들춰보았다. 흠, 오늘 메인은 좀 별로인데.. 칠면조(ㅜㅜ) 스테이크, 돼지고기 커틀렛(ㅜㅜ). 멧돼지고기 요리(악... 나 멧돼지 고기 먹고 알레르기 발현됐지)... 그래도 메인 중 딱 하나 파스타가 있었다. 아마 베지테리언 메뉴인듯 했는데 모짜렐라와 토마토, 야채 조합이라 아주 무난했으므로 이것과 라즈베리에이드 주문.




이 카페는 프라하에서는 드물게 물을 공짜로 준다...


파스타가 나왔다. 오, 이것도 프라하에서는 드문 맛이다. 일단 짜지 않다! 그것만으로도 놀라움. 모짜렐라치즈는 그냥 덩어리로 넣어줘서 식감을 자극한다. 굵은 파스타면(이거 이름은 또 첨 보는 거였는데 까먹음)과 모짜렐라 덩어리, 방울토마토와 그냥 토마토, 가지, 호박, 바질이 들어 있었는데 심심하고 무자극적이라 입맛에 맞았다. 다만 난 두꺼운 파스타면을 안좋아해서(마카로니나 펜네, 푸실리보다는 스파게티나 심지어 카펠로니 면을 좋아함) 알덴테로 잘 익히긴 했지만 파스타에서 밀가루 맛이 좀 났다. 이건 내가 민감해서 그런 거고 뭐 ㅜㅜ 하여튼 프라하의 느끼하고 짭짤한 음식에 질린 분들이 먹기엔 좋다.


그러나 라즈베리에이드는 내 취향엔 너무 달았다 ㅜㅜ




아점 먹고 나와서 주변 뒷골목들을 한시간 정도 산책했다. 오늘도 덥다...


그리고는 카페인이 필요해서 며칠 전 발굴한 우 크노플리츠쿠 카페에 왔다. 여긴 신기하게 메도브닉은 없는데 대신 다른 케익 종류가 되게 많다. 오늘은 무슨 '파리' 스타일 케익 주문. 자허 토르테에 이어 역시 초콜릿 베이스인데 이것도 많이 달지 않고 맛있다. 가운데 들어있는 크림도 맛있고... 얼그레이와 초콜릿케익 합쳐서 75코루나. 여기가 제일 저렴하고 좋은 것 같다. 와이파이도 되고.




창문이 열려 있어 트램과 자동차가 포석 위를 덜컹거리며 달려가는 소리가 꽤 크게 난다. 에어컨은 없지만 바람이 들어와서 시원하다.




오늘은 이렇게 입술 그려진 거대 찻잔에 차를 주었다. 그래서 나도 입술을 찍었다 :)

(나 이런 거 너무 좋아하는 거 같아)


이제 글 좀 쓰다 나가야겠다. 아이고 다리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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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소식 때문에 계속 기사 클릭해보고 아까는 부모님댁에 전화도 해보았다. 엄마는 잘 모르겠다 하시는데 아버진 계속 머리가 어지럽고 울렁거린다고 하셨다고... 무섭다 ㅠㅠ 지진도 무섭지만 대처가 전혀 안되는 나라가 더 무섭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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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3. 21:45

근데 또 발견했거든요 2016 praha2016. 9. 13. 21:45




안 찍을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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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3. 06:45

프라하 뒷골목 풍경 몇 장 2016 praha2016. 9. 13. 06:45




자기 전에.

숙소 근처 뒷골목 산책하다 폰으로 찍은 사진 몇장.
그냥 이런 모습들도 있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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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엄청 피곤하게 뒤척이며 잤다. 아침 9시 다되어 일어나서는 그래도 조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세수만 하고 1층으로 내려가 스크램블드 에그와 토마토, 빵 한쪽과 삶은 브로콜리/당근 따위를 꾸역꾸역 먹었다. 오늘은 프라하 성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이라도 잘 먹고 가야 했다. (프라하 성 한번 갔다오면 엄청 피곤하다)


오늘도 일기예보는 30도.... 여기 와서 겉옷을 입지 않는다... 여름용 옷은 반소매 티셔츠 한장, 미니원피스 한장, 얇은 긴소매 티셔츠 두어장 정도인데 그거 돌려가며 입고 있음. 이게 뭐야 -_- 언제 트렌치코트 입고 언제 랩원피스를 입는단 말이냐~~


날씨가 좋은것까진 괜찮은데 난 사실 가을 날씨를 좋아해서 이것보다 5~6도 정도만 낮았으면 좋겠다... 다니면 해가 너무 뜨거워서 금세 지친다. 본시 토끼는 더위와 습기에 약한 짐승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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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에서 22번 트램을 타고 프라하 성 후문 쪽에서 내렸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IS 때문인지 안으로 들어갈때 간단한 보안 검색을 하고 있었다. 근데 가방 좀 보여주고 들어가는 거라 맘만 먹으면 무기 다 숨기고 들어가겠어... 특히 나같이 만만해 보이는 사람은 '흠, 누가 봐도 토끼로군' 하면서 '들어가시오~' 라고 하기 때문에... 행여 나 같은 인상의 호빗이 무장하고 있으면 어쩔라고...







오랜만에 프라하 성에 왔다. 여기는 누구랑 같이 오지 않으면 혼자서는 잘 오지 않는 곳인데 내겐 너무 관광지 느낌이 나서... 이쪽 동네에 오면 로레타나 스트라호프 수도원쪽으로 갔다가 흐라드차니 언덕길로 산책해 내려오는 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오기도 했고 황금소로의 도자기가게에도 들를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왔다. 원래는 이번주에 프라하에 오는 료샤를 꼬셔서 같이 갈까 했으나... 료샤는 나보다도 더 프라하 성을 싫어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료샤 : 싫어! 나 옛날에 거기 황금소로에서 소매치기 당했어! 프라하 성 왕 싫어!

나 : 누가 봐도 '나 부자요' 하고 다니니까 그렇지 -_- 화려번쩍한 시계나 차고 다니고...

료샤 : 하여튼 나 프라하 성 안 가! 황금소로 안 가!


쳇, 그래서 나 혼자 갔다. 여기는 그나마 동행이 있어야 좀 재밌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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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쯤 도착했는데 엄청나게 더웠다!! 어찌나 태양이 뜨거운지 선크림을 바르고 온 게 아무 소용없는 듯 드러난 팔이 막 까맣게 타는 것처럼 보였다! 선크림 때문에 끈적거리는 기분이 너무 싫었다 ㅠㅠ 그리고 앞머리가 그새 길어서 자꾸 눈을 찌른다. 오늘 밤에 머리 감고 앞머리 잘라야겠어 흐흑


너무 더워서 프라하 성 들어가기 전에 가게에서 레몬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었다. 윽, 역시 호텔 아래 안젤라또의 끝내주는 젤라또를 먹다가 이걸 먹으니 별로긴 별로다... 하여튼 시큼한 맛에 대충 먹었다.



(보기엔 맛있어 보이지만 -_-)




걸어올라오면 정문으로 들어오고 트램 타고 내리면 후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천천히 걸어서 인포센터에 갔고 입장권을 끊었다. 성당들이나 황금소로, 박물관에 관심이 없으면 굳이 입장권 안 끊어도 된다. 전체 다 보는 건 350코루나, 프라하 성 박물관, 성 비투스 성당, 성 이르지 성당(성 조지), 황금소로에 갈 수 있는 건 250코루나이다. 나는 황금소로 정도만 가도 되는데 ㅠㅠ 전엔 황금소로는 따로 입장권 받더니만... 몇차례나 온 곳이라 굳이 250코루나짜리 티켓 사고 싶진 않았지만 끊은 김에 다시 비투스 성당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내가 프라하 성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인 성 이르지 성당이나 봐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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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스 성당은 원체 거대하고 화려한 성당으로 유명한데 나는 원래 대성당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빈에서도 슈테판 대성당에 큰 감흥이 없었고 페테르부르크에서도 이삭 성당 내부를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아마 파리에 가도 노트르담 사원에 그리 감명받지 않을 거다. 난 항상 좀더 작고 조용한 사원에 끌렸다. 그래서 프라하 성에서도 정말 좋아하는 사원은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돌로 지어지고 군데군데 허물어지고 균열이 간 성 이르지 사원이다. (용을 무찌르는 성 게오르기-성 조지의 사원이라 더 그런가)


어쨌든 오랜만에 비투스 성당 들어가서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와 바닥에 스며드는 빛을 보니 그건 좋았다. (창문과 스며드는 빛은 원래 좋아하니까...)


성당 내부 전경 사진 하나는 다른 사진보단 좀 큰 사이즈로 올려본다. 원체 거대한 성당이니.






스테인드 글라스란 것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에게 축복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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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걷다가 성 이르지 성당(성 조지 = 성 게오르기)에 들어갔다.






맨 처음 프라하에 왔던 건 십년 전 겨울이었는데 그땐 외국 여행도 거의 안 해봤고 러시아밖에 모르던 시절, 나이에 비해 참 순진하던 때였다. 그날 이르지 성당 앞 호객꾼에게서 음악회 티켓을 끊어서 저녁에 이 성당에서 열리는 연주회를 들었다. 파헬벨의 캐논과 비발디의 사계 등이었는데 오늘 가보니 곡목이 똑같음!!! 그때 연주회는 좋긴 했는데 돌로 된 옛날 성당이라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얼어죽는 줄 알았던 기억만 생생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성당은 내가 프라하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원 중 하나이다. 차갑고 싸늘하고 영적인 기운이 가득한 곳이다. 아주 오래된 돌에서 나오는 냉기와 영기가 스며 있는 곳.







(나와서는 외벽에 새겨진 성 게오르기, 용을 무찔러 이기는 용감한 조지 성인을 볼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인. 흑흑 집에 있는 용감한 조지 생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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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황금소로에 갔다. 배도 고프고 덥고 피곤하고 화장실에도 가고 싶어서 황금소로에 있는 카페에 갔다. 파니니와 자몽에이드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조금 앉아 있다가 나왔다.



(황금소로는 내가 안 좋아해서 그런지 자신이 찍어놓은 사진 볼때마다 느낀다. 참 성의없이 찍는다.. 근데 좁아서 구도 잡기도 힘들고 관광객이 바글거려서 전체를 예쁘게 잡기 어렵다. 뭐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맘에 안 들어서 성의없이 찍는다 ㅋ)



맨첨 황금소로에 왔을땐 추가요금을 내고 들어가야 했는데 원체 유명한 곳이라 궁금했지만 조그만 집들이 늘어선 좁은 골목을 훑어본 후 '사기 당한 거 같아!' 란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긴 하지만 난 원래 폐소공포증이 있는 편이기도 하고... 카프카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카프카가 여기 살며 글을 썼다!'란 감동도 별로 없고... 너무 작고 좁고 심지어 기념품가게들이 줄이어 있으니 엄청 상술이다... 이런 생각만 들었던 것이다.



근데 여기도 쥬인이랑 같이 오고 또 나중에 동생이랑 같이 오니 느낌이 달랐고 나름대로 재밌었다. 역시 동행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료샤랑 오면 좀 나을거 같았는데 바부팅이가 소매치기나 당하고 그래서 안온다 하고... ㅠㅠ 네가 같이 와야 이 골목 배경으로 나 사진을 찍어줄거 아니야 -_- 그래서 황금소로에서 찍은 내 사진 없음. (나 도저히 셀카봉 창피해서 못 가지고 다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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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금소로에는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딱 두개 있는데 하나는 카프카가 살았던 집에 들어와 있는 서점이고 하나는 도자기 가게이다. 전에는 이 서점에서 프라하 카페 책이랑 체코 음식 책, 아르누보 엽서집 등을 득템했는데 오늘은 가보니 3년 전이랑 똑같은 카페 책이랑 요리책을 팔고 있어 실망...





도자기 가게는 이 골목에서 제일 예쁘다. 도자기 달걀과 새, 종이 매달린 아름다운 리스가 걸려 있고 체코 특유의 핸드페인팅으로 칠해진 파랑 하양 노랑 도자기 장식품들이 가득하다. 이 가게는 구시가지 틴광장에도 하나 있는데 첫날 갔더니 점심시간이라 문을 닫아서 허탕쳤다. 쥬인이 여기서 흰 새와 파란 달걀, 파란 종을 사다 달라 부탁했다. (우리 집엔 흰 종 두개와 흰 새가 있다) 나도 노란 달걀이 갖고 싶기도 해서 이 가게에 다시 갔다.


쥬인에게 '새알종'을 사다주겠다고 했다 ㅋㅋ 이 새 저 새, 이 알 저 알, 이 종 저 종을 다 구경했다. 친절한 남자 점원이 엄청 구경시켜줌. 특히 새를 고르는 게 어려웠다.


나 : 착하게 생긴 새가 필요해요.

점원 : 어떤게 착하게 생긴 새에요?

나 : 남 안 괴롭히고 순하게 생긴 애요

점원 : 다 착해보이는데...

나 : 아니에요! 얘 보세요. 미간이 엄청 좁고 눈이랑 부리가 붙어 있어서 싸납게 생겼어요. 옆에 있는 새를 쫄 거 같아요!!

점원 : 날렵하고 영리해보이는데...

나 : 스마트한 놈보단 착한 놈이 필요해요 ㅋㅋ


그래서 점원은 (에이 이 토끼 까다로워.. 라고 생각했겠지만 꾹 참고 방글방글 웃으며) 새들을 모두 내려주었다. 다들 좀 싸납게 생겼다... 착하게 생긴 애를 하나 발견했는데 얘는 또 눈썹이 처지고 미간이 너무 넓어서 그런지 착하다 못해 좀 띨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나 : 어휴, 얘는 스마트한데 사나워보이고 얘는 착해보이는데 띨해 보여요... 어쩌지...

점원 : 얘는 강아지를 좀 닮았네요

나 : 강아지 닮은 애 할래요 ㅋㅋ


그리하여 착하고 띨하고 어쩐지 강아지 닮은 새를 고름. 쥬인아, 어쩔 수 없어 ㅋㅋ 해달도 좀 닮았네... 착한 애가 더 좋지?


그리고는 나를 위해 노란 달걀 한 알과 파란 종지 한개를 샀다. 종지는 티백 홀더로 쓰려고.



(쥬인의 품으로 가게 될 새알종 ㅋ)



(이것이 바로 그 착하지만 띨해보이는 새... 해달도 닮고 강아지도 닮고 ㅋㅋ

쥬인은 이미 이놈의 이름도 정했다. '새돌이'라고 한다. 이름도 잘 어울려 새돌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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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소로는 달리보르카 탑과 이어지고 여기로 내려오면 성벽 너머로 아름다운 프라하 전망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너무 바글거려서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 성벽 아래쪽에는 작은 구멍들(총안이라고 하나?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나네...)이 뚫려 있어서 호빗인 나는 가끔 그 구멍 너머로도 전망을 본다. 새로운 기분이다.











프라하 전경을 구경한 후 뒷길을 통해 걸어내려갔다. 정문 쪽으로 나가면 네루도바 거리를 거쳐 카를 교가 나오고 이 뒷길로 내려가면 말로스트란스카 지하철역이 나온다. 이쪽이 좀더 한적하고 산책하는 맛이 있다. 물론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는 없지만... 난 네루도바 거리는 많이 다녔으니까.


엄청 덥고 다리아팠다. 말로스트란스카 지하철역 앞까지 오자 한두정거장이지만 그래도 트램을 타기로 했다. 덥고 다리 뿐질러질 거 같아서.



트램 타고 헬리초바 거리에서 내렸다. 숙소가 있는 우예즈드보다 한 정거장 전이다. 어제 허탕친 그 카페 u zlateho~ (이름 넘 길어서 그냥 이렇게 부른다)에서 메도브닉 먹으려고. 그리고 그 골목 초입에 있는 좀 앤틱한 기념품 가게가 하나 있는데 며칠 전부터 그 가게 진열창에 놓여 있던 찻잔 하나가 계속 눈에 밟혔다. 오늘 새알종을 샀으니 이제 찻잔도 사리라 하면서 그 가게에 갔고 질러버림. 296코루나였다. 15,000원이 좀 안되는 가격이었는데 굉장히 작고 귀엽고 예쁜 크리스마스 찻잔이다.


이건 너무 앙증맞아서 볶음김치와 된장국으로 개시하면 안될거 같아 ㅋㅋ (갑자기 미안해지는 중국찻잔...)







찻잔을 산 후 오늘은 문을 열고 있는 그 카페에 가서 메도브닉과 다즐링을 먹으며 지친 몸을 좀 쉬었다.



생수를 사서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앉아서 쉰 후 노트북이랑 카메라 메모리카드 등을 가지고 로비의 야외테라스로 나왔다. 방에 의자가 없으니 이제 노트북 작업은 여기서...


근데 여기는 너무 개방되어 있고 좀 덥고 화단 옆이라 날벌레가 있어서 집중해 써야 하는 글은 못 쓰겠다 -_- 어차피 오늘은 프라하 성 다녀오느라 너무 진이 빠져서 글을 쓰긴 힘들 거 같고... 이 포스팅 올려놓고 방에 가서 씻고 뭐 좀 먹어야겠다. 그래도 오랜만에 갔더니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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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인이랑 잠깐 카톡을 하고 새알종 사진을 보여줬더니 맘에 들어해서 나도 좋았다. 근데 경주에 지진이 났다니! 5.8이라니! 서울까지 흔들리다니! 무섭다 ㅠㅠ 남쪽에 원전이랑 석유화학단지 있잖아... 지진 무서워 ㅠㅠ 지진 안 나게 해주세요... 지진 때문에 놀라신 분들 다들 맘 가라앉히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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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2. 20:46

황금소로 카페에서 잠시 쉬는 중 2016 praha2016. 9. 12. 20:46




프라하 성에 오랜만에 왔다. 엄청 덥다. 미니 원피스 입고 올걸.. 긴 바지가 더워 ㅠㅠ 끈적해...


지치고 덥고 배고파서 황금소로 안의 카페에 와서 자몽에이드와 쇠고기체다치즈 파니니 먹는중. 역시 이건 미국인 맛이야 ㅠㅠ 그냥 모짜렐라토마토 먹을걸 어제 먹었다고 이거 시켰더니만..







황금소로 카페에서 파니니 먹자니 전에 쥬인이랑 왔을때 비와서 카페 들어가 파니니 시켰더니 엄청 오래 걸려서 둘다 열받았던 기억이.. 오늘은 3분만에 나옴 ㅋㅋ 가게가 다른 곳이긴 하다. 그땐 레인메이커 쥬인이랑 와서 비왔는데 오늘은 해가 쨍쨍


쥬인아 새알종 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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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앞서 포스팅을 많이 해서 짧게. 사실 오늘은 한 일이 별로 없다.


피로도 누적되고 어제 그날이 시작되어 엄청 졸리고 아팠다. 일찍 잠들었다 자정 전에 깨고 두어시간 후 다시 자고, 새벽에 안대 쓰고 다시 자고... 덕분에 조식 놓치고 정오에 나가서 근처 카페에서 모짜렐라 토마토 팔리친키로 아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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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뒷골목들을 잠시 산책했다. 햇살이 진짜 뜨거웠다. 30도라고 했다!! 9월인데! 난 여기 7월 하순에 왔을때도 추웠는데! 추워질까봐 트렌치코트와 유니클로 그 얇은 패딩도 챙겨왔는데 이게 뭐야.. 계속 반팔 아니면 얇은 긴소매 셔츠만 입어야 해..






(오늘은 뒷골목의 빨강 시리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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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햇살도 뜨거웠고 아직 좀 힘들어서 호텔로 돌아와 야외 테라스 파라솔 아래 테이블에 앉아 사진들 정리하고 밀린 포스팅도 좀 했다. 글을 좀 쓰려다 오늘은 머리가 좀 멍해서 미뤘다(그래서 포스팅만 잔뜩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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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왔다. 저녁 먹으러 나가려다 귀찮기도 하고 밥이랑 김치 먹고파서(어제의 팟타이와 오늘의 모짜렐라 토마토 팔라친키 때문에) 근처 가게에서 두부 사다 누룽지에 즉석국 볶음김치랑 먹음.


그 훈제두부는 시리즈가 있었다! 바질, 마늘, 고추, 훈제, 오리지널!!!! 생각해보니 이들에겐 두부도 치즈 비슷할거고(치즈 코너에 있음) 치즈는 각종 맛이 있으니 흰두부는 심심해서 이렇게 여러가지로 가공하는 모양이다.







궁금해서 칠리두부, 즉 고추 두부 사옴. 고춧가루 같은게 박혀 있는데 훈제보단 물기가 훨씬 많다. 그리고 맵지 않고 짜다. 서구에선 매운것과 짠걸 구분 못하나 하는 맘도 잠시 들었다(여태 맵다는 표시된 건 거의가 안 맵고 짜기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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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은 후 빨래 좀 해놓고 침대에 앉았음. 책 보고 메모 좀 하다 오늘도 일찍 자면 내일은 신체주기상 회복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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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약을 주워먹고 일찍 잤다가 밤중에 깨고, 또 약을 먹고 잠들기를 반복. 아침에 10시 넘어 일어나서 조식 시간을 놓쳤다. 호텔 조식이 별로라서 그런지 악착같이 시간 맞춰 내려가 먹지를 않게 되니 좀 아깝다.


오늘도 날이 무척 덥다. 앞으로 사흘 정도는 최고기온이 30도라 한다. 진짜 해가 쨍쨍 내리쬐는게 여름이다. 한국이랑 다를 게 없는 더위다. 그래도 그만큼 습하진 않아서 다행이라 해야 하나.


이틀 전 갔던 jlius meinl 체인 카페에 가서 아침 먹으려고 나왔는데 거기가 오늘도 문을 닫았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이 카페는 왜 이렇게 가기가 힘드니 ㅠㅠ


그래서 근처에 있는 다른 카페에 갔다. 이름이 카페 알바. 공연히 제시카 알바 생각하며 들어감. 여기는 체코 팔라친키(크레페)와 파니니, 주스와 에스프레소 등을 파는 곳이었다. 나는 팔라친키나 크레페보다는 친척이긴 하지만 내 입맛엔 좀 더 맛있는 러시아 블린을 더 좋아하고 팔라친키 맛있게 먹은 적이 없다만... 그래도 메뉴에 보니 식사용 팔라친키가 있었다. 거의가 햄이나 훈제연어가 들어가서 다 빼고 보니(구운 연어는 먹는데 훈제연어는 안먹음) 마지막줄에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바질페스토 들어간 팔라친키가 있었다. 좋구만, 내 입맛이야!



홍차 마시고 싶었지만 아직 호르몬 주기 때문에 아파서 최소 오늘까진 카페인 억제 중이라... 슬프지만 녹차 주문.





티백 차는 50코루나. 그래도 포트를 주니 좋다. 그리고 나야 모든 차를 스트레이트로 마시지만 설탕을 주면 기분이 괜히 좋고 심지어 여기는 꿀도 줘서 더 좋았다. 저 꿀 챙겨오고팠는데 어쩐지 가방 안에서 터질 거 같아 포기.


eilles 홍차를 보면 항상 그랜드 호텔 유럽과 프라하 시민회관 카페가 생각난다. 물론 이건 녹차지만...




이런 데 들어 있는 꿀 첨 봄. 챙겨오고팠는데!




짠~ 팔라친키 등장.


오, 여기 팔라친키는 여태 내가 먹어본 팔라친키 중 제일 나았다. 아마 달달한 게 아니고 모짜렐라, 토마토, 바질페스토가 들어있어서 그런듯. 뭘로 감싸도 맛없을 수 없는 조합 아닌가!!!!






자르면 안에 이렇게 토마토랑 모짜렐라 치즈랑 바질 페스토가 주르르~~ 파니니보다 크레페가 더 얇으니 탄수화물도 덜하고... 내 입맛엔 더 잘 맞았다. 근데 역시 좀 짰다... 여기서 조금만 더 싱거우면 딱인데!!!


그래도 무지 맛있게 잘 먹었다.




카페 알바, 기억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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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호텔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사진도 정리하고 포스팅도 줄줄이 하고 있음. 오늘까진 몸이 안 좋아서 바깥 나돌아다니기가 좀 피곤해서.


앞에서 albaricoque님과 bravebird님께 응답하는 포스팅을 했는데 이번엔 항상 따뜻하고 다정한 글을 달아주시는 라진님의 아이스크림 포스팅에 대한 젤라또 응답입니다 :)


라진님께서는 회기 디저트 가게 더와요 포스팅을 하시고는 내가 허니밀크 아이스크림 궁금하다고 하자 그것을 드셔보시고 상세하게 후기를 달아주셨다!!! 그 후기는 여기 : http://lalazeen.com/51


아아, 허니밀크 아이스크림이 넘넘 먹고 싶었다. 라진님께도 감사했다. 그래서... 라진님의 아이스크림에 응답하는 젤라또입니다~


지금 묵는 호텔은 방이 후졌지만 유일하게 좋은 점은 1층에 엄청 맛있는 젤라또 가게가 있다는 것이다. 호텔 후기들도 보면 다들 '젤라또가 맛있어!' 란 말 밖에 없다 ㅋㅋ


도착한 첫날 여기서 스트라치아텔라(바닐라 초코칩) 먹고 황홀경에 취하고...


어제 저녁에도 들어오면서 한번 더 먹었다. 그게 저 위 사진.


예전에 진정 맛있는 젤라또는 공기와 아이스크림, 얼음의 질감의 조화가 중요하댔는데 여기 게 진짜 그런거 같다. 정말 맛있다!!! 나 원래 유지방 소화 잘 못 시켜서 아이스크림 잘못 먹으면 배아픈데 여기 젤라또는 오늘 세번째 먹었는데 배 안 아팠음!




가게 이름은 angelato. 우예즈드 거리에 있다.


이렇게 맨날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나는 이 호텔 투숙객이니 줄 안서고 먹게 해줘요! 라고 하고 싶지만 ㅋㅋㅋ 열심히 줄서서 먹음.




첫날 와서 먹은 스트라치아텔라... 천국을 맛봄.





텅텅..


콘이랑 컵 중 택할 수 있는데 난 먹는 속도가 느려서 콘에 먹으면 금방 녹아 흘러내리기에 컵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운명 ㅠㅠ 콘에 먹는게 항상 더 맛있는 느낌인데 흑흑



오늘은 새로운 맛 도전~~


늦게 일어나 정오 넘어서 근처 카페에서 모짜렐라와 토마토, 바질페스토 들어있는 크레페로 아침 먹었더니 맛있긴 했는데 좀 짭짤하고 갈증났다. 그리고 오늘 30도까지 올라감...


그래서 다시 안젤라또에 가서 줄을 서고...


이것은 포피 시드와 플럼. 즉 양귀비씨와 자두!!! 신기한 이름!!! 궁금궁금!!!


러시아에 있을떄 양귀비씨 박힌 빵은 종종 먹었지만 아이스크림은 첨 보고 자두맛 아이스크림도 궁금해서 도전정신 발휘해 주문!



어머나 이것도 엄청 맛있어!!


난 쿠키앤크림 아이스크림 류를 안 좋아하는데 이것은 양귀비씨가 잔뜩 박혀 있어 오돌도돌한 게 질감은 쿠앤크랑 비슷하지만 그 맛은 훨씬 고소하고 또 쿠키가 아니다보니 퍽퍽하거나 텁텁한 맛도 전혀 없다! 달콤하고 맛있고!!! 자두 맛은 거의 안 나서 왜 플럼인가 싶긴 하지만 그래도 참 맛있었다~



조금씩 보이는 불긋불긋한 게 자두 아이스크림인가봄... 근데 바닐라에 양귀비씨 잔뜩 박힌 맛이라 고소하고 부드럽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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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근처 산책하다가...


얼마전 albaricoque님께서 스페인 가셨다가 예쁜 문과 문양들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http://albaricoque.tistory.com/97) 특히 내가 좋아하는 녹색 문 사진을 보고~~

응답하라 녹색 ㅋㅋ 그런데 내가 찍은 건 자동차...


저 반짝이는 청록색 자동차도 예뻤고...





어마나 이 자동차 바퀴는 정말 마음을 사로잡는구나..


원래 채도가 낮은 녹색을 좋아하긴 하지만 검정 차에 이 훤한 녹색 바퀴라니. 차주의 미감이 맘에 든다.



그래서 바퀴만 하나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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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산책하다 발견한 독수리 조각이랑 매 조각상 보고 bravebird님 생각나서 찍어놨어요 :)


이것은 독수리~




얘도 독수리처럼 생겼지만 건물에 sokol이라고 씌어 있는 걸 보니... 노어로 소콜이 매니까 체코어로도 매일 것 같아서... 독수리 아닌 매 조각상.




매 조각상 하나 더 :)

말 조각상도 발견하면 찍어놓을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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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1. 07:45

자다 깼음. TWO. 2016 praha2016. 9. 11. 07:45





너무 아프고 피곤하고 졸려서 9시도 안돼 잠들었다 두어시간 후 퍼뜩 깬 후 더워서 에어컨 틀고 잠 못자고 있음. 기온이 높아서라기보단 호르몬주기 때문에 몸에서 열이 나서 그런듯. 아이고 괴로워...


계속 뒤척이다 그냥 불켜고 에어컨 켜고 잠깐 앉았음. 몸과 머리가 좀 식으면 다시 자야지.


사진은 며칠전.


공원에서 책 읽고 내려오다 발견한 계단 위의 두 남자. 적당한 거리를 둔 채 앉아 있지만 서로 아는 사이. 저 거리보다는 약간 더 친밀한 사이로 보였다. 전체적으로 풍경이 아름다워서 찍었다.





두명.

트램도 두대.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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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1. 03:45

저녁 풍경에 옛날 영화들 잠깐 떠오름 2016 praha2016. 9. 11. 03:45




그저께 밤에 카페들 문 닫아서 툴툴거리며 걸어서 숙소 돌아오다 폰으로 찍은 트램 정류장 사진 한컷.


어둠과 황혼, 프라하 문자들, 문자들에 머리가 가려진 사람, 색감 등등 어쩐지 옛날 대학시절 보던 영화들이 좀 생각났다. 두 데이빗(린치, 크로넨버그)이라든지 코헨 형제 옛날 영화라든지... (생각해보니 다 좀 찜찜했던 영화들이군.. 역시 나는 화끈한 트레인스포팅이나 벨벳 골드마인이 취향이긴 했어 ㅎㅎ)


키에로슬로프스키도 좀 생각나는데 여기가 체코라서 아마 더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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