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0

« 2021/10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21. 10. 23. 15:40

햇살 비치는 창가에 앉아 tasty and happy2021. 10. 23. 15:40

 

 

 

토요일 오후 티타임. 볕이 좋아서 티테이블을 베란다 창가로 옮겨놓고 거기 앉아 차를 마셨다. 창문을 열어놓고 햇볕을 쬐니 따끈따끈했다. 선크림을 안 발라서 얼굴이 좀 탔을 것 같다. 찻잔의 금테두리에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이 이쁘다. 빛과 그림자를 잔뜩 담은 티타임 사진 여러 장. 봉오리 상태로 도착한 노란 미니 장미랑 같이. 

 

 

 

 

 

 

 

 

 

 

 

 

 

 

 

 

 

 

 

 

 

 

 

 

 

 

 

 

 

 

 

 

 

 

 

 

 

 

 

 

 

 

 

 

 

 

 

 

 

 

 

 

 

 

 

 

빛이 이쁜 사진으로 마무리. 

'tasty and happ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요일 오후, 수탉 찻잔  (6) 2021.11.13
토요일 오후, 빠쩰루옙 모스트 찻잔  (2) 2021.11.06
토요일 오후  (0) 2021.10.16
휴일 오후, 펠레빈, 무화과  (6) 2021.10.11
토요일 오후  (0) 2021.10.09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22. 21:57

키라네 집 냥이들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21. 10. 22. 21:57



 

 

지난 주말에 글을 마무리하였으므로, 기념으로 키라네 집 냥이들 스케치 :0 그림은 클릭하면 조금 더 커짐. 

 

 

 

키라의 무지개머리는... 화가이자 무대미술가인 아티스트 키라의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 ㅋㅋ 

 

 

 

 

 

 

 

항상 짠해지는 한 남자...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17. 22:23

잠시 - 글을 마치고 about writing2021. 10. 17. 22:23

 

 

 

 

주말 동안 무척 집중해서 계속 썼고 조금 전에 글을 마쳤다. 6월부터 거의 넉 달 동안 쓴 글이다. 이제 글을 닫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다. 

 

 

 

사진은 @dshved 의 그루지야 트빌리시 풍경이다. 같은 사람의 손에서 나오더라도 소설을 쓰는 방식이나 과정은 글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인물에 따라 달라진다. 거의 언제나, 새로운 뭔가를 경험한다. 하지만 동시에 비슷한 과정의 어떤 고양감이 생겨난다. 그 마지막 고양감에 대해서는, 때로는 표현하지 않고 그냥 놔둬야 한다. 그래서 이 사진으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퇴고는, 숨을 돌린 후. 아마도 내일이 지나고, 바쁠 테니까 아마도 다음 주말에.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16. 20:05

깃털과 자작나무와 맥도날드 about writing2021. 10. 16. 20:05

 

 

 

 

계속 쓰고 있다. 이제 열페이지 가량만 더 쓰면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다. 

 

 

발췌한 부분은 후반부, 그것도 가장 최근에 쓴 파트 중에서. 맥도날드와 피자헛, 지나랑 미샤의 입맛 등등. 

 

 

위의 사진은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의 맥도날드이다. 지하철역 바로 맞은편에 있다. 나에게는 추억의 장소인데 오랜 옛날부터 쥬인과 자주 가던 곳이다. 게다가 유명한 곳이다. 이제는 러시아 컬트 영화로 대접받는 영화 브랏(brother)에서 주인공 다닐라(세르게이 보드로프)가 당시 페테르부르크의 로컬이자 소위 노는 여자애인 케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곳임. 몇년 전 가서 저 사진 찍었던 날은 흐려서 사진이 너무 하얗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좀더 짙은 색이다. 저 외양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내부는 물론 많이 바뀌었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더보기

 

 

 

 

 

 지나는 맥도날드나 피자헛 등 소위 미국 냄새나는 음식들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했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단것도 아주 좋아했는데 특히 세베르의 모코 케익과 발샤야 코뉴셴나야 거리의 도넛이라면 사족을 못 썼다. 갈런드는 처음 지나를 봤을 때 우아하고 자그마한 모습에 팅커벨 같다며 한 번 놀라고, 그토록 가냘픈 그녀가 치즈 토핑을 세 배로 추가한 두툼한 피자를 순식간에 흡입하는 모습에 두 번 놀랐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지나는 ‘요정도 먹어야 살 거 아니야!’ 라고 항의했지만 그래도 남자 무용수들이 가득한 자리에서 대놓고 그런 말을 듣자 자못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는데, 미샤가 ‘지나는 많이 먹어도 돼, 깃털 같으니까’ 라고 편을 들어주자 금세 얼굴이 펴지면서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한쪽은 깃털이고 한쪽은 자작나무지’ 하고 게냐는 생각했다. 무대에 본격적으로 올라가던 시절은 이미 지났지만 미샤는 여전히 온전한 무용수의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바쁜데도 아침저녁으로 스트레칭과 기본 연습을 빼먹지 않았고 틈날 때마다 스튜디오에서 혼자 춤을 추기도 했다. 식생활은 그리 풍성하지 않았다. 지나와는 달리 패스트푸드나 피자, 단것도 입에 잘 대지 않았다. 심지어 차에도 설탕을 넣지 않았다. 지나는 ‘저 바보는 옛날부터 저랬어, 그나마 지금은 좀 나아진 거지.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이야. 애초부터 살찌는 체질도 아닌데. 모코도 한 조각 이상 먹어본 역사가 없어. 나보다 더 좋아하면서’ 하며 혀를 내둘렀다. 미샤는 애초부터 자작나무처럼 날씬하고 유연한 몸을 타고 나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별로 없는 사람이었고 본인도 그런 사실을 아는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먹는 것에 연연하는 적이 없었고 바쁠 때는 뭘 먹어야 한다는 것도 잘 잊어버리는 편이어서 지나와 키라가 툭하면 이거 먹었냐 저거는 먹었냐 하고 잔소리를 했다. 발레단의 마사지스트인 빅토르마저 합류해 걸핏하면 미샤에게 한 번만 더 식사를 거르고 오면 돼지비계를 세 겹으로 얹은 부체르브로드를 먹이겠다고 협박을 했다. 미샤는 왜 자기 주변에는 항상 이렇게 뭘 먹으라고 종용하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지 모르겠다고 피곤해했다. 게냐는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 아무도 참견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 주려다 자신마저 잔소리를 추가하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대신 이따금 스튜디오 근처의 빵집에서 사과파이를 사 갔다. 미샤는 단것을 딱히 즐기지 않았지만 예외적으로 모코 케익과 사과파이만은 좋아했다. 제대로 구운 사과파이만. 맥도날드의 애플파이나 체리파이는 ‘파이’ 축에 끼지 못했다.

 

 

 

 얼마 전 막내 단원인 이라의 생일에 미샤는 그녀가 그렇게도 노래를 불렀던 맥도날드에서 모든 단원들과 스태프들을 모아놓고 생일 축하 파티를 열어주었다. 점원들이 와서 노래를 불러주자 이라는 너무 행복한 나머지 테이블 위로 올라가 춤을 출 기세였다. 미샤는 이라와 동료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며 좋아했고 먹고 싶다는 메뉴는 전부 시켜 주었지만 막상 본인은 버거나 감자튀김에는 손을 대지 않았고 신상품이라고 다들 궁금해했던 나무열매파이와 체리파이만 절반씩 갈라 이라와 나눠 먹었다. 그러고는 이상한 기름 맛이 난다고 했다. 갈런드는 그에게 인생의 낙을 너무 모른다고 놀려댔다.

 

 

 

 

 

 

 

 

 

 

... 글에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샤가 이라와 단원들을 데려가 파티를 열어준 맥도날드도 바로 저 맥도날드. 글의 배경이 되는 시기에 미샤의 발레단 스튜디오가 바실리예프스키 섬에 있기 때문에. 저 당시(90년대 후반)엔 맥도날드가 '레스토랑'이라고 불렸고 젊은이들의 꿈의 직장이었으며 거기서 생일 파티하는 건 어린애가 아니더라도 엄청 행복한 일이었다. 

 

 

나는 수업 마치고 쥬인이랑 저 맥도날드에 가서 밤까지 죽치고 앉아 빅맥세트를 먹으며(당시엔 모든 버거 세트 가격이 동일했으므로 무조건 빅맥을 먹어야 이득이었음) 온갖 수다를 떨곤 했다. 그리고 이 글의 배경이 되는 1997년엔 아직 KFC는 페테르부르크에 오픈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한마디로 맥도날드가 최고였다. 피자헛도 있었는데 거기는 너무 비싸서 쉽사리 가기 어려웠음. 

 

 

 

 

 

 

 

내부는 이제 이렇게 변했다. 여기도 키오스크가... 옛날엔 쥬인이랑 여기 줄서서 빅맥세트 시키고 케찹을 1루블인가 10루블 주고 사면서(이때 화폐개혁이 있었던 시기라 아직도 당시 케찹 가격이 헷갈림 ㅋㅋ) '어떻게 케찹을 돈 주고 팔 수가 있어 나쁜넘들' 하고 슬퍼했었다 :)

 

 

 

 

 

 

 

몇년 전 다시 갔을 땐 맥치킨세트로(이젠 세트별로 가격이 다름 ㅜㅜ) 근데 정말 이상하게도 통틀어 모든 맥도날드 중 이 바실리예프스키 맥도날드가 제일 맛있다! 다시 갔을 때도 그렇고... 추억보정인가 싶다가... 나는 그래도 맛없는 건 얄짤없는 타입이라 정말 여기가 더 맛있는 건지도... 하기도 함. 그런데 이런 인생의 낙을 모르는 미샤 ㅎㅎㅎ

 

 

 

 

 

 

문제의 케찹. 근데 요즘은 그냥 세트 시키면 주는 것 같다. 옛날엔 1루블 더 주는 게 너무 아까워서 쥬인이랑 케찹 한개만 시켜서 나눠먹었다. 

 

 

 

 

 

 

창 너머로 이렇게 동네 풍경이 보인다.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16. 15:55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10. 16. 15:55

 

 

 

토요일 오후 티타임. 날씨가 갑자기 엄청 쌀쌀해졌다. 아직도 백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 오전에 힘들어서 타이레놀을 두알 또 먹음 ㅠㅠ 지금은 약기운으로 조금 나아짐. 

 

 

 

 

 

 

 

 

 

 

 

 

 

 

 

 

 

 

 

'tasty and happ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요일 오후, 빠쩰루옙 모스트 찻잔  (2) 2021.11.06
햇살 비치는 창가에 앉아  (0) 2021.10.23
휴일 오후, 펠레빈, 무화과  (6) 2021.10.11
토요일 오후  (0) 2021.10.09
토요일 오후, 중간의 꽃  (0) 2021.10.02
:
Posted by liontamer

 

 

 

오랜만에 스케치~ 새 아이패드와 애플펜슬 장만을 하긴 했는데 의외로 스케치를 거의 그리지 않았다. 종이 재질의 필름을 붙였더니 대충대충 쓱쓱 크로키를 하기엔 팔이 좀 아파서 좀더 매끄러운 재질의 필름으로 바꿔야 할것 같음.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느라 그림 그릴 시간이 없음. 

 

 

간만에 등장한 게냐와 미샤... 아직 크리스마스랑 연말은 꽤 남았지만 사이좋게(?) 트리 장식하는 모습(...이라고 쓰고 게냐가 부들부들거리는 모습이라 읽는다) 그리며 기분전환 :) 게냐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미샤는 원래 트리 장식 뭐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고 살던 사람인데 그나마 너라서 같이 장식해주고 있는 거야 ㅋㅋ 

 

 

 

게냐 : 근데 미샤 아무래도 무릎 구부리고 있는 거 같아... 더 작은 척하면서 트리 아래만 장식하려고 ㅠㅠ 나하고 몇센티 차이 난다고 저렇게 작은 코스프레야 ㅠㅠ 

 

 

미샤 : 난 노약자잖아!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11. 16:50

휴일 오후, 펠레빈, 무화과 tasty and happy2021. 10. 11. 16:50

 

 

 

 

대체휴일이라 출근을 하지 않고 쉬었다. 오후의 티타임 사진 몇 장. 

 

 

 

 

 

 

 

 

 

 

 

 

 

 

 

 

빅토르 펠레빈의 소설이 한권 더 번역 출간되었다. 나는 펠레빈을 '좋아하는 작가'군이라기보다는 '흥미로운 작가'군에 넣고 있는데(너무 젠체를 많이 해서 ㅋㅋ) 이 소설은 아직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 꽤 재미있음.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인 '오몬 라'가 가장 내 취향이었다. (아마 가장 직설적이고 단순한 화법이라 그런 것 같다. 뒤의 작품들로 갈수록 복잡해짐 ㅜㅜ)

 

 

 

 

 

 

 

 

 

어제 쥬인이 '무화과 볼 때마다 토끼 생각했지~' 하며 무화과 한 곽을 선물해줌~~ 그래서 나는 쥬인 생각하며 무화과 곁들여 차 마심. 

 

 

 

 

 

 

 

 

'tasty and happ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살 비치는 창가에 앉아  (0) 2021.10.23
토요일 오후  (0) 2021.10.16
토요일 오후  (0) 2021.10.09
토요일 오후, 중간의 꽃  (0) 2021.10.02
토요일 오후, 리시안셔스  (0) 2021.09.25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9. 22:46

결국은 엠티비와 무즈티비 about writing2021. 10. 9. 22:46

 

 

 

 

꾸준히 쓰고 있다. 이 글에서 주인공은 판탄카-모스크바 대로-풀코보 공항-모스크바 대로-네프스키 대로-바실리예프스키 섬으로 계속해서 이동하는데, 특히 모스크바 대로의 비중이 많다. 그래도 이제는 네프스키 대로로 들어서고 있으므로 뭔가 큰 숙제를 해치운 기분이다 :)

 

 

발췌한 부분은 글의 전반부. 게냐가 막 모스크바 대로로 접어들었을 때. 지굴리, 라다는 둘다 러시아 자동차. 

 

 

 

사진은 Igor Nik. 눈 내리는 페스텔랴 거리 풍경을 찍은 건데 발췌한 부분과는 별 상관이 없지만, 저 문단 다음부터는 줄창 눈이 내리기 시작하므로 글 전체의 분위기랑 약간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올려봄.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더보기

 

 

 

 

 이른 오후였기 때문에 아직 러쉬 아워는 아니었지만 모스크바 대로로 접어든지 몇 분도 되지 않아 갑자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앞을 내다보니 단속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무슨 차든 간에 경찰들에게 털리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게냐는 경험으로 경찰들이 외제 차를 보면 돈을 더 뜯어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루블은 먹히지도 않았다. ‘이래서 이 차 가지고 오기 싫었어’라고 생각하며 그는 급하게 속도를 줄이고 점퍼 안주머니에 들어 있는 여권 복사본과 달러 몇 장을 확인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경찰들이 그의 차를 불러세우지 않았던 것이다. 더 좋은 미끼가 있었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지굴리와 라다, 폭스바겐이 줄줄이 멈춰선 채 경찰들과 실랑이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단속에 걸리지 않았고 소모적인 승강이도 기분 나쁜 뇌물 상납도 없었으며 길도 다시 잘 뚫렸으므로 게냐는 기분이 나아졌다. 라디오에서는 젊은 남자가 속사포 같은 영어를 쏟아내고 있었다. 게냐는 가수 이름 몇 개 외엔 거의 알아들을 수조차 없었다. 아마 갈런드가 미샤를 위해 맞춰둔 채널인 것 같았다. 미샤는 영어 실력이 좋은 편이었고 불어는 더욱 수준급으로 구사했다. 단원들이 부러워하면서 외국어를 잘하는 비법을 좀 알려달라고 조르면 ‘지금 너희가 영어 공부할 때냐, 춤 잘 추는 게 우선이지. 모두 연습실로!’라는 식으로 대꾸했지만 정말로 꾸짖는 것은 아니었다. 대체로 미샤는 무용수들에게 화를 내는 적이 거의 없었다. 외국어 비법에 대해서도 끈질기게 물어보면 억지로 공부하지 말고 재미있는 걸 읽거나 영화를 보라고 했다. 단원들은 ‘말도 안 돼, 이미 잘하는 사람이니까 저렇게 쉽게 얘기하지’라고 투덜거렸다. 지나의 말로는 분명히 학창 시절에 둘이서 같이 외국 잡지를 구해 읽고 음반을 밀수하고 미국 라디오 방송을 몰래 듣다가 걸려서 벌을 받곤 했는데 자기는 여전히 외국어라면 까막눈이고 미샤는 옛날부터 잘했다는 것이었다. 미샤는 집에서도 원어 방송을 듣거나 잡지를 읽곤 했는데 진지하게 공부를 하는 건 전혀 아니었다. 그저 습관이 되어서 그렇다고 했다. 게냐는 자신도 매일 들어보면 ‘습관이 되어’ 귀가 뚫릴까 하며 미샤와 외국 방송을 같이 보기도 했지만 별로 진전이 없었고 영어든 불어든 여전히 소음 공해로만 들렸기 때문에 결국 둘이 함께 있을 때 가장 자주 틀어놓는 채널은 엠티비와 그 러시아식 짝퉁인 무즈티비가 되었다.

 

 

 

 

 

 

 

 

 

무즈티비(муз-тв, 원어에 가깝게 발음하면 무즈떼베)는 MTV 비스무레한 러시아 음악채널이다. 뮤직비디오를 줄창 틀어줬다. 나도 심지어 지금도 러시아에 가면 주로 저런 채널을 틀어놓곤 한다. 특히 이 글의 배경이 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랬다. 기숙사의 좁은 방에 달아둔 텔레비전에서 제일 많이 봤던 것은 엠티비와 무즈티비였음. 노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오에르테나 엔테베 등 뉴스가 많이 나오는 채널을 봐야 좋았겠지만 결국은 좋아하는 가수들이 나오는, 혹은 재밌는 뮤비가 나오는 음악채널로... :) 내 방에서 보기도 하고 쥬인 방에 가서 보기도 하고.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9. 16:20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1. 10. 9. 16:20

 

 

토요일 오후 티타임. 

 

 

 

 

 

너무 피곤해서 계속 졸리고 침대에 눕고만 싶음. 아마 이번주에 너무 빡세게 일했나보다. 

 

 

 

 

 

 

 

 

 

 

 

 

 



 

오랜만에 자나 장미를 주문. 좋아하는 장미이고 가시가 좀 있지만 다듬기도 수월하다. 그런데 봉오리 상태로 와야 좀 오래 보는데 이미 꽃송이가 다 피어서 왔음 ㅠㅠ 그럼 오래 못 가는데 엉엉. 

 

 

 

 

 

 

테이블에 놓아둔 액자의 꽃돌이님 화보를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신데렐라로 바꿈. 전자가 이쁘고 화사하긴 한데 너무 노란색 빨간색 알록달록해서 저 자나 장미랑은 안 어울려서 겸사겸사 :) 비슈뇨바랑 꽃돌이님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이뻤고 이 라트만스키 버전 신데렐라에서도 이뻤다. 

 

 

 



 

꽃송이 다 핀 채 와버린 자나 장미 사진 몇 장으로 티타임 사진 마무리.

 

 

 



 

 

'tasty and happ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요일 오후  (0) 2021.10.16
휴일 오후, 펠레빈, 무화과  (6) 2021.10.11
토요일 오후, 중간의 꽃  (0) 2021.10.02
토요일 오후, 리시안셔스  (0) 2021.09.25
토요일 오후  (2) 2021.09.18
:
Posted by liontamer
2021. 10. 2. 18:36

토요일 오후, 중간의 꽃 tasty and happy2021. 10. 2. 18:36

 

 

 

 

토요일 오후 티타임. 너무 피곤해서 늦게까지 누워 있었고 오후의 차도 늦게 우려 마셨다. 찻잔과 접시, 종지는 아스토리야의 로툰다에서 사용하는 그 세트들. 

 

 

 

 

 

 

 

 

회사에서 생일이 되면 꽃과 롤케익을 보내주는데 이번에는 날짜가 이상하게 꼬여서 주민등록상 생일도, 진짜 음력 생일도 아닌 그 중간에 뜬금없이 어제 꽃이 도착했다. 그런데 어제는 공연 보고 오느라 심지어 엄청 늦게 귀가했기 때문에 현관 앞에 꽃이 오랫동안 방치되어서 상당히 시든 상태가 되었다. 근데 이 사이트에서 오는 꽃은 보통 상태가 항상 시들시들하므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는 줄기를 좀 잘라주고 영양제를 넣어 주었다. 아마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색깔 배합은 이쁘다. 

 

 

 

 

 

 

 

 

 

그래서 그 롤케익 곁들여 티타임. 

 

 

 

 

 

 

 

 

 

 

 

이상한 시기에 도착한 꽃 :) 

 

 

 

 

 

 

 

 

 

그리고 지난주에 도착했던 리시안셔스. 몇 송이는 이미 시들었지만 그래도 아직 이렇게 남아 있다. 대체로 리시안셔스는 다른 꽃들보다는 수명이 좀 길다. 

 

 

 

 

 

 

 

 

 

 

 

'tasty and happ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일 오후, 펠레빈, 무화과  (6) 2021.10.11
토요일 오후  (0) 2021.10.09
토요일 오후, 리시안셔스  (0) 2021.09.25
토요일 오후  (2) 2021.09.18
토요일 오후  (2) 2021.09.11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