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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같은 풍경은 눈 내린 수즈달 사진이다. 역시 아름답다.


오늘은 정말 바빴고 심신이 녹초가 되었다. 오전엔 중요한 행사가 있어 아침부터 거기 참여하고 스크린하느라 정신없었다. 오후에는 급한 일을 처리한 후 윗분과 실무자 두명과 함께 회의를 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정말 피곤하고 심적으로 지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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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참여한 직원들의 준비 부족도 있었지만 윗분 때문에 정말 피곤해졌다. 이분이 원래 급발진하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본인의 자가발전 아이디어들과 실무자들의 사업계획 수립 내용 상의 차이 등에 대한 급흥분, 그간 쌓였던 히스테리 등이 폭발되어 한시간 넘도록 성질 부리시는 것을 들어야 했다. (지난주에 내가 며칠 동안 백신 후유증으로 사무실에 출근을 못했고 출근한 후에도 너무 바빠서 이분에게 오냐오냐 그랬군요를 못해줬기 때문에 매일매일의 분출이 안돼서 그게 한방에 크게 폭발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ㅠㅠ)

 

 

이럴 때 중간에 말 끊고 하나하나 따진들 소용없으므로 일단 짜증폭발하도록 들어드린 후 나중에 좀 중재를 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해놓고 직원들을 내보낸 후 윗분과 이야기를 좀 나눴다. 일의 내용과 방향 등에 대한 불만족은 윗분 심정도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니고 어떤 면에서는 나도 많이 공감하는 편이지만, 이분의 표출 방식에 정말 문제가 많다. 너무 성숙하지 못하고 유치하기 그지없어 답답하다. 화내고 짜증내고 삐치고 일부러 자학 표현을 쓰며 비아냥거린다. 그런데 잘 보면 정작 본인도 자신이 화내고 있는 대상들과 비슷한 유형이다 ㅠㅠ 하여튼 너무 피곤했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을 좋아하고 나 역시 온갖 상상과 공상을 많이 하는 인간에 속하지만, 일할 때 그러는 건 싫다. 이 영역에서 아이디어에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냥 자가발전임. 자가발전과 히스테리가 합쳐진 얘기를 듣고 그것을 중재하고 실현가능한 방향과 방법을 도출해주는 과정이 무척 피곤하고 나도 지친다. 서로 다른 의미에서,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게 양쪽 어린애들을 데리고 일하는 기분임.

 

 




하여튼 너무 피곤해진 채 좀 야근하고 귀가했다. 대충 밥먹었더니 오늘도 배가 아팠다. 백신 후유증은 이제 다 가신 것 같다. 스트레스 때문인듯. 그리고 오늘도 우리 부서 직원 중 한명의 가족이 확진되었다. 어찌어찌 재택 직원들에 해당되어 사무실 문닫는 건 면했다만... 언제 폭탄이 내 머리 위에서 터질지 모르겠다. 다음주부터는 윗분과 나도 교대로 재택을 할 수 있을지 인사부서에 제안을 해두었다. 우리 부서/본부 같은 경우는 좀 예외적이어서 우리 둘다 확진이 되거나 격리 대상이 되면 업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둘이 분산되어야 할 것 같아서. 간부들은 유증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재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합리적인 방식을 생각한다면 내 제안대로 해야 할 것 같다. 안 그러면 한순간 모두 격리, 업무 마비, 사령탑 부재 상황이 됨 ㅠㅠ 이것은 마치 기장과 부기장이 서로 다른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 ㅠㅠ


내일은 시내 출장 미팅이 있다. 이것도 윗분의 아이디어와 자가발전 때문에 잡힌 것이다. 좀 피곤한데 일단 내 눈으로 가서 보고 논리적 파악이 필요한 건이다. 윗분은 이미 이 건으로 흥분해 있었고 여기에 직원들이 생각만큼 호응하지 않자 오늘 삐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오후 늦게 진료도 있다. 피곤한 하루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좀전까지도 메일을 열어 직원들이 보내온 자료를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느라 쉬지 못했다. (내일 출장 때문에 사무실 출근을 안하니 어쩔 수 없이 집에서 ㅠㅠ) 이제 어서 잠자리로 가야겠다. 아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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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