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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성당 앞의 분수와 벤치들. 네프스키 대로에 면하고 있다. 건너편 가운데 보이는 건물은 돔 크니기. 여기 풍경은 전에도 여러번 올린 적이 있다. 이건 2017년 10월에 갔을 때 폰으로 찍은 사진들.

 

 

이곳은 미샤의 비밀 장소 중 하나이다. 단편 illuminated wall에서 미샤가 당 고위 간부의 파티에 가는 대신 여기 앉아 책 읽고 있는 것을 화자인 레냐(내 약혼자 아님 ㅋ)가 발견하는 장소이다. (예전에 writing 폴더에 전문을 올린 적이 있다. 여기 사진들과 함께) 검은 머리 여인이 앉아 있는 오른편 벤치가 바로 미샤가 앉아 있던 자리.

 

 

여기는 내가 사랑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셀 수 없이 여러번, 저 분수 앞 벤치에 잠시 앉아 쉬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다.

 

 

 

 

 

석양이 내릴 즈음이면 카잔 성당의 열주들 사이로 부드러운 황금색 빛살이 천천히 내려온다.

 

 

여기는, 아주 오래 전, 지금보다 너무나 어리고 또 너무나도 순진한 동시에 또 치열했던 시절 친구들과 거닐고 웃던 곳이기도 하다.

 

 

 

 

 

고개를 젖히고 올려다보면 카잔 성당의 쿠폴과 십자가, 파란 하늘이 보인다. 새들이 날아갈 때도 많다. 분수 앞 벤치에 앉는 사람들이 이따금 비둘기 모이를 주거나 빵부스러기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분수 앞에는 언제나 갈매기와 비둘기, 참새들이 우글거린다. 까마귀들은 이쪽으로는 모여들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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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