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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발레'에 해당되는 글 195

  1. 2015.04.21 화요일 아침의 비타민 : 디아나 비슈네바의 Harper's Bazaar 화보 + 슈클랴로프 바야데르 화보
  2. 2015.04.18 슈클랴로프 & 소모바 : 발레 '곱사등이 망아지' 클립 세 개 2
  3. 2015.04.14 김기민씨 마린스키 프린시펄 승급 소식 6
  4. 2015.04.07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세 장 4
  5. 2015.04.02 목요일의 무용수 사진들 : 슈클랴로프, 비슈네바, 튜튠닉, 예르마코프 등 4
  6. 2015.03.29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콜 사진 몇 장 10
  7. 2015.03.22 유리 스메칼로프 안무 :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슈클랴로프 & 본다레바) 리뷰 6
  8. 2015.03.22 슈클랴로프 달력 도착해서.. 4
  9. 2015.03.15 오늘 만든 발레 달력(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2
  10. 2015.03.10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알리나 소모바(이번 공연에서 찍은 사진 한 컷) 6
  11. 2015.02.22 2월 21일, 페테르부르크 마지막 날, 그냥 이것저것 2
  12. 2015.02.21 페트루슈카, 봄의 예감 보고 들어와 아주 짧은 메모
  13. 2015.02.17 곱사등이 망아지 보고 옴, 정말 예쁘다 :) 7
  14. 2015.02.09 Happy Birthday, Vladimir! + 득남 축하 :) 7
  15. 2015.02.05 속상하니 슈클랴로프 사진이나 하나 더 올리자 2
  16. 2015.02.05 예쁜 사진들로 눈 정화 : 티포트, 소녀, 콘다우로바,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4
  17. 2015.02.01 발레 화보 : 로파트키나,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콘다우로바
  18. 2015.01.14 스베틀라나 아바쿰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두 장
  19. 2015.01.11 월요병을 달래는 루지마토프, 로파트키나,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10
  20. 2015.01.04 부활절 단편) Jewels 02,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사진 두 장 2
  21. 2014.12.03 플리세츠카야, 야콥슨 발레, 노비코바, 슈클랴로프, 비슈네바, 테료쉬키나 화보 몇 장 5
  22. 2014.11.25 마린스키,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2
  23. 2014.11.21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마린스키 은퇴 4
  24. 2014.11.16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해적' 알리 솔로 클립
  25. 2014.11.12 힘든 아침, 슈클랴로프 화보 세 장 4

 

 

엄청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는데 일 시작 전에 잠깐 본 디아나 비슈네바 페이스북에 이번 5월 하퍼스 바자 러시아 화보 사진이 올라왔다. 역시 근사하고 아름답다. 화보 사진 몇 장.

출처는 Diana Vishneva 페이스북. 사진은 Harper's Bazaar Russia 5월호란다.

다른 화보들과 기사(노어로 되어 있지만..)를 보시려면 http://www.bazaar.ru/culture/heroes/diana-vishneva-boginya-v-polete/ 로..

 

 

Harper's Bazaar Russia

 

 

Harper's Bazaar Russia

 

 

Harper's Bazaar Russia

 

 

어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모스크바의 스타니슬라프스키 네미로비치 단첸코 극장에서 나탈리야 마카로바 버전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를 췄다. 이 사람은 작년에 ABT에서 이미 마카로바 버전 바야데르 무대에 올라간 적이 있다.

 

마린스키 발레단 페이스북에 올라온 뉴스와 사진. 이 사진은 예전에 마린스키 무대에 올라갔을 때. 사진은 캡션에 있듯 Valentin Baranovsky.

 

 

 

이건 작년에 내가 가서 봤던 무대 화보. 감자티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와 함께 2막 결혼식의 2인무 도약 중. 역시 도약이 훌륭하다니까.

사진은 Alex Gouliaev.

 

그럼 이제 힘을 내어 일하자...

 

:
Posted by liontamer

 

(위의 사진은 지난 2월, 커튼콜 때 내가 찍은 것. 알리나 소모바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지난 2월에 마린스키 신관에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알리나 소모바가 나오는 라트만스키 안무의 곱사등이 망아지를 보고 왔는데(이 공연이야말로 내가 그때 페테르부르크에 간 큰 이유 중 하나...) 제발 좀 이들 주역으로 dvd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소망만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바보 이바누슈카를 추는 슈클랴로프는 정말이지 축복과도 같은 존재여서 온통 생기와 웃음이 퐁퐁 넘쳤고 소모바의 미녀 여왕은 낭창낭창한 몸매에서 나오는 춤사위와 미모가 딱 그 역할 맞춤이었다.

 

그런데 어제 웹에서 이들이 추는 2막 영상을 발견했다. 몰랐는데 전에 mezzo에서 방영해준 적이 있나보다. 그럼 1막은 어디 있는 거야 ㅠ 슈클랴로프의 곱슬머리 헤어스타일이나 파이널에서 스플릿 점프 대신 푸에테 추는 걸 보니 예전 버전은 아니고 2013~4년인 것 같긴 한데.. 제발 이거 1막 영상도 구할 수 있게 해주세요 ㅠ

 

링크 올려 보려고 했는데 어제 비몽사몽간에 발견한 거라 도로 찾으려 해도 아무리 해도 어디서 찾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클립 몇개만 발췌해서 올려본다. 그러고 보니 이거 리뷰 언제 쓰지 ㅠㅠ 커튼 콜 사진들만 몇개 올렸네..

 

(작년 초에 갔을 때 막심 쥬진과 아나스타시야 콜레고바 버전으로 본 공연에 대해서는 전에 리뷰 올린 적 있다.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89)

 

1. 이바누슈카와 곱사등이 망아지, 미녀 여왕의 만남

 

.. 세계에서 가장 예쁜 미녀 여왕을 데려오라는 왕의 명령을 받들어 세상 끝까지 온 이바누슈카와 곱사등이 망아지. 아름다운 여왕을 만난 이바누슈카는 첫눈에 반해 넙죽 엎드리고.. 여왕도 귀여운 이반이 싫지 않은 눈치~

망아지는 블라디슬라프 슈마코프.

이 영상은 중간 1분 20초 즈음 잠깐 끊김현상이 있는데 좀 놔두면 계속 나온다.

 

 

 

2. 끓는 물에 퐁 빠져서 왕자로 변신하는 이바누슈카

 

.. 늙은 왕의 구애와 청혼을 거절하며 '이 끓는 물에 들어가 멋진 젊은이로 환골탈태하면 결혼하겠어요~'라고 하는 미녀 여왕. 끓는 물이 두려운 왕은 이바누슈카로 먼저 실험을 해본다. 퐁 빠지는 이바누슈카~ 마법을 걸어주는 곱사등이 망아지. 그리고 왕자님으로 변신해 나오는 이바누슈카.

시종장 역은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 잘 보면 왕은 붉은 모자와 붉은색 크레믈린 시계탑이 그려진 옷차림. 이바누슈카는 처음에는 평복이었다가 변신하고 나오면 하얀 모자와 하얀 시계탑이 그려진 옷차림. 이것은 왕권을 상징한다~

근데 고깔모자 쓰고 빨강하양 셔츠 갈아입고 나온 슈클랴로프는 정말정말 귀엽다. 이때 레냐랑 같이 봤는데 슈클랴로프가 짠~ 하고 뛰어내리자 레냐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쥬쥬! 이바누슈카가 왕자님이 됐어!' 하고 정확하게 알아맞춤. 아유, 꽃돌이가 더 귀여운지 레냐가 더 귀여운지 ㅎㅎ

 

 

3. 파이널, 이바누슈카의 춤

 

미녀 여왕의 멋진 독무가 끝난 후, 그녀는 이바누슈카에게도 춤 한번 보여달라고 권한다. 이바누슈카는 쑥스러워서 긁적긁적하다가 조금 추고 철푸덕, 또 조금 추고 철푸덕.. (이게 슈클랴로프가 춤추다 실수하는 게 아니고 안무 자체가 이렇다) 그러다 막판에 휘리릭 뱅글뱅글 돌며 짠~ 하고 마무리를 한다. 예전엔 스플릿 점프를 했는데 최근엔 저렇게 도는 걸로 바꿨다. 내가 2월에 갔을 때도 저렇게 췄음. 뭔들 안 예쁘리..

(사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슈클랴로프는 turner라기보단 jumper로서 더 뛰어난 편이라 고전발레도 아니니 여기선 스플릿 점프 보여줬으면 싶었지만..)

 

 

 

.. 사족. 이거 마지막 인사할 때 슈클랴로프의 이바누슈카가 소모바의 여왕을 꼭 껴안는데.. 이거 보고 레냐도 매우 신이 나서 나를 꼬옥 껴안음. 자기가 이바누슈카라고 완전히 이입함 :)

 

.. 사족 2. 마지막 인사할 때 끓는 물에 빠져죽었던 왕이 다시 나와줘서 참으로 다행 :) 인사할 때 나오는 노인은 이바누슈카의 늙은 아버지 역의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 전에 올린 곱사등이 망아지 리뷰(쥬진, 콜레고바 배역 공연)과 동영상 클립은 아래

http://tveye.tistory.com/2789
http://tveye.tistory.com/2796

 

** 2월에 가서 커튼콜때 찍은 슈클랴로프와 소모바 사진은 아래

http://tveye.tistory.com/3608
http://tveye.tistory.com/3558
http://tveye.tistory.com/3507

 

* 그냥 가긴 아까우니 슈클랴로프의 이 배역 화보 몇 장. 태그의 곱사등이 망아지를 클릭해도 이 사람이 춘 이바누슈카 사진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이건 2월에 내가 갔을 때 무대 사진. 사진사는 svetlana avvakum.

 

 

 

이건 mark olich의 사진.

 

 

 

이건 alex gouliaev의 사진.

 

 

 

역시 alex gouliaev의 사진. 상의를 벗고 있는 건 1막이다. 이러다 나중에 색동 셔츠 받아 입음. 이무리 생각해도 이바누슈카가 상의를 벗고 등장하는 건 관객 서비스용인가.. 바보 이반이라 셔츠 안 입는 건 알겠다만.. 그래도 안무가 라트만스키의 저의가 수상.. ㅎㅎ 어쨌든 대부분의 여성 관객(+일부 남성 관객)이야 고맙지... (물론 나도.. 쿨럭..)

 

 

:
Posted by liontamer
2015. 4. 14. 09:02

김기민씨 마린스키 프린시펄 승급 소식 dance2015. 4. 14. 09:02

출처는 마린스키 극장 홈페이지.

김기민씨와 티무르 아스케로프가 이번에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러시아식으론 프레미에르, 영어식 프린시펄)로 승급했다.

김기민씨 축하해요!!

연차나 연기력 등을 보면 프레미에르는 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마린스키 발레단 남자 무용수들 중에서는 스타성도 좋고 관객들에게 사랑도 받고 무대 위의 존재감도 뛰어난 무용수이다. 특히 도약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원체 지금 마린스키 남자 수석 중에는 젊은 축은 슈클랴로프 밖에 없고 나머지는 이반첸코, 콜브, 코르순체프였기 때문에 수석 승급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김기민씨, 다시 한번 축하해요!!! 더더욱 갈고닦아 테크닉과 스타성과 더불어 출중한 연기력과 무대 위에서의 여유도 겸비해주시면 더 좋겠어요~ 작년 라 바야데르 황금신상이랑 돈키호테 바질 추는 거 마린스키에서 봤는데 그때도 멋있었어요 :)

 

내 개인적으로는 세르게예프와 예르마코프가 아깝긴 한데, 전자는 스타일 자체가 프레미에르와는 살짝 안 맞고(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이전에 발레 잡지 인터뷰에서 자기는 프레미에르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기도 했다만), 후자는 글쎄... 언젠가 되려나.. 이 사람은 좀 성격파 배우인 것 같아서 지금 파테예프 진용에서 거기까지 밀어줄지 잘 모르겠다.

티무르 아스케로프는... 음, 노 코멘트 ㅠㅠ

 

아래는 마린스키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과 승급 소식이다.

 

 

 
We are delighted to announce that our soloists Timur Askerov and Kimin Kim have been both promoted to Principal Soloists of the Mariinsky Ballet, effective today.

Timur Askerov will appear in three performances at the historic Mariinsky Theatre this month: tonight he is dancing the role of Count Albrecht in Giselle, then the role of Ferkhad in Grigorovich’s The Legend of Love (April 22), and will debut in the role of Zobeide’s Slave in Fokine’s Shéhérazade (April 25). Next mo...nth he will dance the title role in Ashton’s Marguerite and Armand (May 1) and the lead solo role in Balanchine’s Diamonds (May 6), will debut in the role of Jean de Brienne in Raymonda (May 10, mat), and then will dance roles of Oberon in Balanchine’s A Midsummer Night’s Dream (May 19) and Aminta in Ashton’s Sylvia (May 24).

Kimin Kim will also debut in the role of Zobeide’s Slave in Fokine’s Shéhérazade (April 26), will dance the role of Solor in La Bayadère (April 30), the Nutcracker Prince in the 3rd Act of The Nutcracker (part of the ballet gala on May 6), and the role of Count Albrecht in Giselle (May 11).

We wish both of our new principals every success. Photos: © Svetlana Avvakum.

 

** 좀 아까우니 작년 백야 때 마린스키 돈키호테 보러 갔을 때 찍었던 김기민씨 사진 두 장. 상대는 올레샤 노비코바. 근데 이때 내 자리가 1층 박스(베누아르) 앞줄이라.. 무대랑 좀 멀어서 줌 당겨도 이정도밖에 안나왔다 ㅜㅜ

1막 끝나고~

 

 

 

 

:
Posted by liontamer
2015. 4. 7. 09:20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세 장 dance2015. 4. 7. 09:20

 

 

할 게 많은데 머리가 복잡해서.. 슈클랴로프 사진 세 장만 보고 이제 미친 듯이 일하려는 중.

신데렐라 2막, 구두 넣은 백팩 메고 신데렐라 찾아다니는 왕자 추는 중.

사진 출처는 마린스키 극장 홈페이지.

 

 

 

이건 최근 끝난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라 바야데르. 상대역은 파리 오페라 극장의 박세은씨 :)

 

 

 

이건 전에 올렸던 사진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라 한 번 더 올려본다.

젊은이와 죽음.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제 일하자 ㅠㅠ

 

:
Posted by liontamer

 

 

피곤한 목요일 아침. 집중도 잘 안 되고 어쩐지 으슬으슬하다.

심리적 비타민 공급을 위해 마린스키 무용수 사진 몇 장 +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먼저 디아나 비슈네바

5월에 마린스키에서 ‘20’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갈라 무대를 갖는다. 숫자도 그렇고 이 사람 연차를 생각해보니 아마 마린스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것 같다. 신데렐라 2막을 비롯 모던 발레들을 올린다. 신데렐라는 콘스탄틴 즈베레프와 추고, 그 외에도 블라지미르 말라호프 등 스타들이 나온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 미국 투어 간다고 마린스키 앞에서 공항행 버스 타러 가는 무용수 사진 두 장. 위는 알렉세이 튜튠닉,아래는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사진은 둘 다 Svetlana Avvakum.

 

튜튠닉은 아직 연차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짐 들고 분주해 보인다. 이에 비해 관록 넘치는 예르마코프 :) 2월에 갔을 때 이 사람과 로파트키나가 춘 안나 카레니나 봤는데 나름대로 멋진 브론스키였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사심 넘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들.

 

 

 

백조의 호수. 알리나 소모바와 함께.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 (잘한다~ 짝짝짝~)

 

 

 

작년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흑조 2인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Katya Kravtsova.

 

 

이건 마린스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 추는 중. 상대는 옥사나 스코릭.

이 작품은 음악도 좋고 무용도 좋았다. 그리고 심리적인 흐름이나 짜임새도 좋은 작품이었다. 슈클랴로프의 솔로, 소모바의 솔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이건 젊은이와 죽음 리허설 사진. 간명한 포즈 사진 한 장이지만 전신에 넘쳐흐르는 긴장감과 격렬한 표정, 이 모든 것이 금방이라도 시위에서 날아갈 듯한 화살처럼 느껴진다.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으로 라 바야데르 3막. 니키야를 잃고 괴로워하다 아편을 피우며 환각에 빠져드는 솔로르.

이건 내가 영상에서 캡처했다 :)

이 영상 촬영이 있었을 때 마린스키에서 무대를 봤는데, 아편 피우고 흐느적거리며 괴로워하는 연기를 하는 이 사람이야말로 미의 결정체였다!! 그래서 넋놓고 바라봄... (그러다 료샤에게 또 쿠사리 먹음 ㅜㅜ)

 

:
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모두 지난 2월 16일 내가 마린스키 신관에서 찍은 것.

나름대로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자리에 비해선 사진을 많이 못 건졌다 ㅜㅜ (그 이유는 이때 료샤와 레냐랑 같이 이 공연을 봤기 때문에.. 재미있는 공연에 흥분한 레냐는 계속 신이 나서 말을 시키고, 료샤는 슈클랴로프의 미모에 취해 있는 나를 계속 놀렸기 때문이다 ㅠㅠ)

 

어쨌든, 피곤한 일요일이니 이때 찍었던 귀염둥이 꽃돌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이거 리뷰 언제 쓰지..

 

 

 

 

 

 

이바누슈카를 춤춘 슈클랴로프는 정말 해맑고 귀여웠고 춤도 연기도 좋았다!! 이 사람이 이바누슈카 춘 버전으로 제발 dvd 좀 만들어주지 ㅠㅠ

 

이 역 출 때는 항상 머리를 저렇게 곱슬곱슬하게 부풀리고 헤어밴드까지 하고 나온다.. 밴드 안 두르는 게 더 예쁘긴 한데 뭐 컨셉이겠거니 한다 ㅠ

 

 

 

아름다운 여왕 역의 파트너 알리나 소모바에게 손등 키스 중~

좋겠다!!!

 

 

 

이것도 모자라 포옹 중~ 더 좋겠다 :)

 

 

 

꼬옥~~~

 

이 장면에서 갑자기 레냐가 나를 꼬옥 껴안았다 ㅋㅋ 어린 레냐는 이 공연에 너무나 이입한 나머지 자신이 슈클랴로프의 이바누슈카, 나를 (황송스럽게도) 여왕님이라면서 무대에서 쟤들이 저러는 것과 똑같이 해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돌아온 후 레냐랑 곱사등이 망아지 놀이하고 놀았... ㅋㅋ)

 

:
Posted by liontamer

 

 

어제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젊은 안무가들의 신작 발표 공연이 있었다. 매년 이어지는 것인데 올해도 마지막 메인은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었다. 작년에는 나보코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안무한 카메라 옵스쿠라였고 올해는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 모두가 잘 아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각색한 작품이었다. 스메칼로프의 인터뷰와 슈클랴로프의 리허설 클립을 보고 굉장히 궁금했는데 마린스키 tv 사이트에 올라와 있어 방금 봤다.

 

나는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작품들을 다 보지는 못했어도 여러 편을 영상으로 봤고 지난 2월에 갔을 때도 마린스키 구관에서 그의 '봄의 예감' 무대를 봤다. 스메칼로프는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기본기를 닦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안무 스타일에는 상당히 에이프만 냄새가 배어 있다. 묵직하고 때로 어둡고 드라마틱하며 때로는 과잉이다.

 

이번에 봤던 봄의 예감은 너무 젠체하다 끝나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이별'이나 카메라 옵스쿠라, 볼레로 공장 등은 좋았다. 그리고 오늘 본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는 여태껏 본 그의 안무작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다. 라흐마니노프도 평소엔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작품과는 잘 어울렸다. 일단 오르페우스 신화 자체가 드라마틱하며 심금을 울린다. 무대 미술에도 꽤 신경을 썼고 가끔 스메칼로프 안무에서 과잉으로 치닫는 경우가 있는 죽음과 어둠의 드라마도 이 작품에는 잘 녹아들어갔다. 아마도 그건 슈클랴로프의 드라마틱한 연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젊은 안무가의 신작 치고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이며 야심찬 작품이지만 그 무게중심은 오롯이 오르페우스의 춤과 그의 절망, 그의 감정선에 놓여 있다.

 

물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이므로 후자도 중요한 것 같지만 내 개인적 감상으로는 이 작품에서 에우리디케 역의 옥사나 본다레바는.. 음, 열심히 추기는 하지만 사실 뻣뻣하고 밋밋하다는 느낌이 좀 들었는데 이것이 본다레바의 문제인지 아니면 스메칼로프의 에우리디케가 오르페우스의 그림자에 가려진 그저 '여성 파트너'로서의 존재감 밖에 부여받지 못해서인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뷰 클립에서 스메칼로프는 슈클랴로프를 위해 오르페우스를 안무했다고 밝혔는데 요약하자면 '그는 훌륭한 테크닉을 소유하고 있으며 춤 또한 최상급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내부에는 아주 드라마틱한 영혼이 살아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란 얘기다. 이 얘긴 작년에 카메라 옵스쿠라를 안무했을 때도 했던 말이다. 스메칼로프와 슈클랴로프가 매우 친한 사이이기도 하지만,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가 무용수로서의 슈클랴로프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정이라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다. 나 역시 거기 동의한다.

 

오르페우스를 춤추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절망해 몸부림치는 순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로미오와 어느 정도 중첩되는가 싶지만 셰익스피어와 그리스 비극은 분명 다르다. 로미오가 죽음으로 무대에서 사라지는 순간, 스메칼로프의 오르페우스,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죽음 너머로 천천히 나아간다. 그래서 이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 스토리라기보다는 신화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가의 고통스러운 탐색과 죽어버린 뮤즈에 대한 갈망에 더 가깝다.

 

나는 언제나 오르페우스 신화의 결말에 매혹되곤 했다.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뒤를 돌아봐서 에우리디케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사모하던 님프들에 의해 죽는다. 자신들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아름다운 예술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님프들은 그를 죽인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뜯으며 노래하자 그 음악의 아름다움 때문에 누구도 그를 죽일 수 없었기에, 님프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러 음악이 들리지 않도록 한 후 그를 말 그대로 찢어 죽인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는 다시금 지하로 내려가 이제는 죽은 몸으로 아내와 재회한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가장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사랑 이야기이며 예술가와 그의 예술에 대한 가장 시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스메칼로프는 그 마지막을 저버리지 않았다. 섬뜩한 분장을 한 님프들이 달려들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를 둘러싸고 그의 옷자락을 찢고 리라를 부숴버릴 때, 그리고 오르페우스가 죽어 넘어질 때 난 오랜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마도 그 장면 때문에 내가 이 리뷰를 쓰고 있을 것이다.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사랑에 빠진 남자, 미를 창조하는 예술가, 죽음의 왕국으로 내려가 그곳을 헤매고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나올만큼 용기 있는 영웅, 그리고 결국은 뒤를 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과 욕망을 극복하지 못해 파멸하는 '인간'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그 오르페우스는 고통스럽고 또 아름다웠다. 사랑에 빠진 오르페우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오르페우스였다. 동시에 그 사랑을 거절당한 순간 파괴해버리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언제나 나를 끌어당기는 주제들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정말로 좋아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햇빛처럼 밝고 해맑은 속성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의 내부에는 어둠의 드라마를 끌고 나올 능력도 있고 스메칼로프는 그것을 포착한 것이다. (내가 슈클랴로프에게 '정말로' 반한 계기가 된 작품도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이었다)

 

월요병으로 괴로워하던 일요일 밤이었지만 그래도 영상으로나마 좋은 작품을 봐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하긴 이게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작품이긴 하지..

 

아래는 스메칼로프의 인터뷰와 슈클랴로프/본다레바의 리허설이 교차된 클립 링크. 이건 유튜브에도 올라왔다. 러시아어 이해하시는 분들은 들어보시면 재미있어요.

 

 

 

이 작품만 발라낸 클립은 아직 유튜브엔 안 올라왔고, 마린스키 티비 사이트에서 3월 21일 방송을 다시보기 하면 볼 수 있다. 이날 젊은 안무가들 공연이 많았는데 나도 아직 이 작품밖에 못봤다. 이 작품은 맨 마지막, 거의 3시간 째에 나온다. 링크는 여기 : http://mariinsky.tv/n/e

 

나중에 유튜브 올라오면 추가로 링크 올려보겠다.

 

** 영상 보자마자 생각나는 대로 썼더니 문장도 부자연스럽고 글도 좀 두서가 없네.. 그래도 잊어버리기 전에 써두자.. 정돈된 리뷰를 올리려고 했더니 이번 2월 마린스키 공연들은커녕 작년 백야 때 본 공연들 리뷰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하나 밖에 못 올렸음 ㅠㅠ

 

** 사족 : 꽃돌이 찬양.

아아... 타이트한 금빛 하의에 반라로 춤추는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정말 님프들로 하여금 끝없는 욕망을 느끼게 할만큼 근사하구나...

 

** 작년의 스메칼로프 안무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한 짧은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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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22. 00:18

슈클랴로프 달력 도착해서.. dance2015. 3. 22. 00:18

 

 

지난 일요일에 편집해 만든(http://tveye.tistory.com/3570)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발레 달력. 화요일에 도착했다.

표지는 마린스키 신관 커튼의 깃털 무늬, 신관에서 찍었던 사진.

 

 

 

소파에 펼쳐놓고...

 

달력 사진 몇 장. 실물은 대충 이렇게 나온다. 실내에서 찍었더니 색감은 실물보다 좀 어둡고 진하게 나왔다.

 

 

 

 

 

 

 

 

 

 

 

 

 

 

 

 

 

 

 

그리고..

귀여움과 미모의 만남 :) 쿠마와 슈클랴로프 ㅋㅋ

그래도 나름대로 접점을 찾으라고 곱사등이 망아지의 바보 이반 화보 들어 있는 페이지랑 같이 :)

 

쿠마 : 아니 얜 뭐야! 나 혼자 이뻐야 되는데!!

 

 

 

그래서 결국은 달력을 깔고 앉아 버림.

 

쿠마 : 토끼 너 이 안에 있는 걔 보지 마! 나만 봐야지! 나 혼자 제일 귀엽고 이쁠 거야!!!

토끼 : 어.. 하지만 넌 귀염둥이, 걘 꽃돌이... 기준이 좀 다른데..

쿠마 : 안돼! 나 혼자 젤 이뻐야 돼! 꽃돌이고 나발이고!

 

***

 

오늘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작년처럼 젊은 안무가 신작 공연들이 올라오는데, 슈클랴로프도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오르페우스에 대한 작품에 나온다. 마린스키에서 제작한 리허설/스메칼로프 인터뷰 필름을 봤는데 인터뷰와 슈클랴로프가 스메칼로프의 지시대로 연습하는 장면과 교차편집되어 있다. 꽤 흥미로웠다. 공연 실황은 생방으로 마린스키 티브이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데 시차 때문에 난 못볼 것 같고... 나중에 유튜브에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오랜만에 이 사람 리허설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다시 무대 보러 가고 싶구나 ㅠ 현실은 바보사업에 짓눌려 항의받다가 심신이 뽀샤질 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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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메모에서 적은 대로(http://tveye.tistory.com/3569), 2015년 달력 만들었다. 올해는 때를 좀 놓쳐서.. 올해 4월부터 시작했더니 내년 6월까지라 이게 올해 달력인지도 좀 애매하긴 하지만.

 

포토북이나 달력 만들어주는 사이트에서 발레 화보들 편집해서 만들었다. 모레쯤 배송될 듯.

사진들은 웹에서 얻은 게 대부분이라.. 배포는 절대 하지 않고 그냥 나 혼자 집에 걸어놓고 보려고..(소심 ㅠㅠ)

매월 아래 위 두 장씩이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고 귀찮아서 대충 비슷비슷한 레이아웃으로 사진 몇장씩 집어넣고 재빨리 해치웠다. 갈수록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왜 이렇게 어깨랑 손가락이 아프지 ㅠㅠ

 

화보의 주인공은 모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나름대로 월별 주제도 있긴 있지만... 없는 것도 있다. 사진들이 크기나 형태가 천차만별이라 레이아웃 맞추는 게 좀 귀찮아서 크기 맞는 것들끼리 짜맞추다 보니.

 

월요병으로 몸부림치는 힘든 일요일 밤이니 마음의 위안을 위해 달력 중 몇 장만 이미지 올려본다.

 

 

 

 

 

 

 

 

 

 

 

 

** 추가 : 도착한 달력 사진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87

 

** 몇년 전에 만들었던 포토 달력은 아래

http://tveye.tistory.com/608 : 2010년 러시아 달력
http://tveye.tistory.com/401 : 2009년 먹거리 달력

.. 이후에도 거의 매년 만들긴 했는데 따로 포스팅은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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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위안을 위해.

지난 2월 16일.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신관에서 공연된 라트만스키 안무의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맨앞에 앉았었는데 사실 신관은 무대도 넓고, 또 곱사등이 망아지는 무대 배경이 모던하고 미니멀리즘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진이 잘 안 나왔다. 빛때문에 번져서.. 어쨌든 리뷰를 아직 못 올리고 있으니 이때 찍은 사진 한 장이라도 먼저 올려본다. 내가 아래에서 찍다 보니 사진의 무용수들이 원래 기럭지보다 좀 짤막하게 나왔네..

(이날 올렸던 아주 짧은 메모와 사진 세 장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07)

 

미녀 여왕 역의 알리나 소모바. 그리고 귀염둥이 바보 이반 역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거 리뷰 써야 하는데.. 공연 보고 메모는 적어놨는데 돌아와서 심신의 여유가 없어 못 쓰고 있네.. 슈클랴로프의 이바누슈카는 정말 최고였다. 귀여움과 생기와 유머의 결정체랄까... 역시 이 사람은 마냥 밝고 해맑은 소년 같은 이미지를 잘 소화했다. 드라마틱하고 열정적인 연기도 잘하지만.. 저 이바누슈카는 정말...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제발 이 둘 주역 버전으로 dvd 좀 내주세요 ㅠㅠ

 

 

** 위의 내가 찍은 사진이 화질도 별로고 크기도 작아서..

전문 사진사가 찍은 사진 한 컷. 사진은 Alex Gouliaev. 곱사등이 망아지 1막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불새의 깃털을 발견한 후 환희에 차서 도약하며 춤추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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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미 22일, 여기도 자정 넘겼으니 22일. 자고 일어나면 공항으로 떠나고.. 모스크바에서 경유해야 하니 월요일 오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페테르부르크에서의 마지막 날은 바쁘게 지나갔다. 필요한 물건들과 필요하진 않지만 기분좋은 물건들을 좀 사고.. 며칠 전 추위에 떨다 발견했던 그 카페에 다시 가서 점심을 먹고 그 해사한 직원 사진도 찍고(나중에 카페 소개할 때 올려보겠다), 항상 들르던 네프스키 대로의 카톨릭 사원에 가서 초도 켜고, 마린스키에서 로파트키나의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돌아왔더니 밤 10시였다. 한참 짐을 싸고 났더니 어느덧 자정이 넘었네..

 

오늘 사진 몇 장만 올려본다. 많이 피곤하다. 자야겠다. 떠날 생각을 하니 너무 섭섭하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ㅠㅠ

 

 

고양이.

 

서무 시리즈에 등장하는 검정 고양이 미셴카랑 닮음 :)

 

 

 

고양이만 나오면 심심하니 이번엔 개 :)

 

 

 

저녁의 마린스키 신관.

극장 가려고 나오니 비 오기 시작 ㅠㅠ

비 조금씩 맞으면서 근처 돌아다니며 사진 몇 장 찍었다. 해 진 직후라 푸르스름한 빛이 예쁘다. 이 즈음의 빛을 좋아하는데 사실 때를 맞추기 쉽지는 않다. 오늘은 입장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 건물. 불 켜진 창문이 예뻐서.

 

 

운하에 비친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 모습. 얼어붙은 운하 위로 비가 내려서 물이 잔뜩 고였다.

 

 

마린스키 신관 램프들.

 

 

마지막은, 오늘 라트만스키 안무의 안나 카레니나 커튼 콜.

 

왼쪽부터 카레닌 역의 빅토르 바라노프, 가운데는 안나 역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검정옷이 브론스키 역의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다시 봐서 반가웠어요, 울리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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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에서 단막발레인 '봄의 예감'과 '페트루슈카' 보고 돌아옴. 피곤하니 리뷰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그냥 아주 짧은 메모만.

 

맨 처음엔 왜 성격이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을 묶었나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지금이 봄을 기원하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이라... 전자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이야기를 알레고리로 풀어낸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고 너무나 유명한 후자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미하일 포킨 작품이다. 그래서 두개를 엮은 거였어.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봄의 예감은 너무 알레고리에 치중한 나머지 많이 단조로워서 아쉬웠다. 춤도 크게 볼만한 건 없었고... 어쨌든 리뷰는 나중에.

 

자리가 베누아르의 오른편 사이드라... 줌 당겨도 한계가 있었고 비스듬한 구도로밖에 안나옴.

 

스메칼로프 작품은 24일에 올리는 '카메라 옵스쿠라'를 진짜 보고픈데. 작년 4월 발레 페스티벌때 슈클랴로프를 주역으로 안무해서 올린 작품인데 영상으로 보고도 정말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콧수염 달고 안 멋있는 중년남자 캐릭터로 나오는 슈클랴로프는 이쁘게는 안나오지만 드라마틱한 연기가 일품이었는데. 꼭 무대에서 보고팠지만 그건 24일이라 불가능이다 흐흑...

 

 

페트루슈카는 포킨의 다른 발레 몇개와 마찬가지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마린스키 무대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물론 근사했다. 하지만 오늘의 페트루슈카는 옛날부터 내가 의미를 많이 부여했던 페트루슈카 인형의 고뇌와 억압구조에 대한 깊은 생각보다는 스트라빈스키 음악과 알렉산드르 베누아(서구에는 프랑스식 표기인 브누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의 화려한 무대 미술/의상, 그리고 떠들썩하고 화사한 러시아 민속풍경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느낌이었다. 뭐 그건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변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걸수도 있다. 페트루슈카는 언제나 그런 작품이었을지도 모르니까.

 

이 리뷰도 나중에. 근데 돌아가서 제대로 다 리뷰 쓰기나 할지 모르겠네. 사실 작년 백야때 와서 본 발레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만 리뷰 올리고 두번이나 본 라 바야데르와 돈키호테, 인프라에 대한 리뷰는 흐지부지 안 올렸는데 ㅠㅠ

 

 

커튼콜 사진 한장. 자리가 멀어서 화질 안 좋지만.

무어인 역의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발레리나 역의 야나 셀리나. 페트루슈카 역의 안톤 코르사코프.

 

아..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 엉엉..

내일은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의 안나 카레니나로 공연 마무리. 보고 싶었던 공연이고 로파트키나가 나오니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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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7. 05:09

곱사등이 망아지 보고 옴, 정말 예쁘다 :) dance2015. 2. 17. 05:09

 

 

피곤해서.. 리뷰는 나중에 따로.

 

두번째로 본 건데 확실히 최고의 캐스팅으로 보니 느낌도 확 다르고... 역시 슈클랴로프는 명불허전의 귀염둥이 바보 이반, 알리나 소모바도 이 배역으로 황금 마스크를 받은만큼 정말 잘 어울렸다. 둘다 너무 예뻤다.

 

슈클랴로프의 너무나 사랑스럽고 생기 넘치는 바보 이반을 보자 연말부터 쌓여있던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묵은 체증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어제의 레베제프 쇼크 포함 ㅋㅋ 이것이 진정한 꽃돌이, 춤도 되고 연기도 되는 미남자의 클래스!!!

 

 

신관 맨 앞자리 가운데 앉아서.. 그의 미모와 에너지, 넘치는 유머와 유연한 춤사위를 실컷 감상 :) 신관에서는 커튼 콜을 많이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다들 제발 나와달라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ㅜㅜ) 막상 찍은 사진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찍었다. 나중에 리뷰 올릴 때 나머지 사진들 올려보겠다.

 

우리 꽃돌이 브라보와 박수 엄청 받음 :)

 

 

받은 꽃다발을 소모바에게 바치며 뽀뽀 중 :) 좋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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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9. 21:01

Happy Birthday, Vladimir! + 득남 축하 :) dance2015. 2. 9. 21:01

 

 

2015년 2월 9일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30번째 생일이다.

 

생일 축하한다, 발로쟈!!

 

마냥 어려보였는데 벌써 30살이 되었구나. 외모는 아직도 로미오에 어울리는 동안이다만..

 

내가 맨 처음 이 사람을 무대에서 봤던 게 2006년 지젤 무대였다. 그때도 원래 예브게니 이반첸코가 알브레히트 역이라는 공지를 보고 갔던 건데 갑자기 이 사람으로 대체되어 막 실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땐 이 사람도 진짜 풋풋하고 어렸는데 :)

 

앞으로도 오래오래 무대에 올라와 주기를. 부상 없이 건강하게, 한층 더 무용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너 이번 곱사등이 망아지 꼭 나와야 돼 ㅠ 배역 바뀌면 안돼 ㅠㅠ

조만간 귀여운 아기 탄생 소식도 들려올 것 같은데 가정 생활도 행복하길 :)

 

그래서 생일 기념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

 

 

 

 

사진은 Alex Gouliaev

 

 

역시 사진은 Alex Gouliaev. 파트너는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리허설 중.

 

 

사진사는 계속 Alex Gouliaev. 백조의 호수.

 

 

이 사진도 Alex Gouliaev. 곱사등이 망아지의 바보 이반.

 

 

이건 Mark Olich의 사진. 백조의 호수.

 

 

 

역시 이건 Mark Olich의 사진. 백조의 호수.

 

생일 축하해, 발로쟈 :)

 

** 저녁에 추가

마린스키 트윗 소식. 그저께 슈클랴로프와 쉬린키나 부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고 한다 :) 이름은 알렉세이.

축하해요~

엄마도 아빠도 이쁘니 아기는 엄청나게 귀여울 듯!!

 

 

사진 출처는 vladimir shklyarov의 instagram.

이쁜 부부라니까..

다시 한번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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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찍은 사람은 Tomas Kolisch

장미의 정령. 빅토리야 크라스노쿠츠카야와 함께.

나도 이 사람이 춘 장미의 정령 보고 싶다고요 ㅠㅠ 외모도 그렇고 도약도 좋은 무용수니 상당히 어울리는 배역일 듯 싶다. 사진으로 봐도 근사하고...

워싱턴 투어에서 크리스티나 샤프란과 춘 무대는 꽤 호평을 받았다. 장미의 정령 특유의 공기 같고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잘 포착한데다, 슈클랴로프의 우아한 팔동작이 근사했다는 평이었다. 나중에 원문 평들 스크랩해보겠다. 지금은 트윗과 브 콘탁테로만 갈무리해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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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잠도 모자라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예쁜 것들 사진 몇 장.

갖고 싶어서 가끔 러시아 로모노소프 홈페이지에서 구경만 하는 티포트 :)

35,000루블. 환율 많이 떨어져서 예전보다는 훨씬 싸졌지만 그래도 56만원 정도네... 그림의 떡.

 

 

 

이건 상트 페테르부르크 가이드 페이스북에서 얻은 사진. 예쁜 러시아 소녀. 너무 귀엽다!!!

 

이제부터는 아름다운 무용수들 사진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얼마 전 뉴욕 투어 가려고 마린스키 앞에서 공항 가는 버스 타러 걸어가는 중. 사진은 svetlana avvakum

정말 너무 멋지다. 다 갖췄다! 내가 좋아하는 거.. 예쁘고 빨간 머리에 키크고 늘씬하고 롱코트 잘 어울리심!!! 아아 미의 결정체!! 한번이라도 이렇게 되어보고 싶다!!!!

 

 

 

이번엔 아담한 디아나 비슈네바

지난 뉴욕 투어 때 게르기예프가 주최한 파티에서..

아름다우심~

 

 

비슈네바 한 컷 더.

사진사는 gene schiavone

 

 

전에 올렸던 뉴욕 투어 때 백조 리허설 사진 하나 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 하나 더. 포즈와 의상 보니 잠자는 미녀인 듯

잠자는 미녀는 안무 자체는 별로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젤 처음 본 고전발레라 애정이 있다 :)

 

 

둘이 하나 더.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마지막은 전에 올렸던 건데... 내가 찍은 사진이다. 작년 여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커튼 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의상 진짜 잘 어울렸다. 오케스트라 핏 앞까지 뛰어나가 찍었음 ㅋㅋ 그의 미모는 정말 광채를 발했다.. (료샤에게 엄청 쿠사리당함 ㅠㅠ)

댄스 폴더에서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으로 검색하면 리뷰와 이때 찍은 사진들 있다

 

.. 무용수들이 많으니 이 포스팅은 댄스 폴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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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을 달래는 마린스키 무용수 화보 몇 장.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발레리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로 시작.

마린스키 브 콘탁테 페이지에서 얻어온 사진. 캡션이 달려 있긴 한데 노어라서.. 2013년 3월의 제13회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때, '한여름밤의 꿈' 무대 화보이다. 사진사는 Gene Schiavone.

 

 

 

그리고 아름다운 디아나 비슈네바. 분장실 사진 두 컷.

이건 비슈네바의 페이스북에서 얻은 것 같은데 긴가민가..

난 분장실이나 연습실의 무용수들 사진들을 매우 좋아한다.

 

 

 

 

이제부터는 사심 가득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

이건 최근 뉴욕 투어. 백조의 호수 추는 중.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아무리 봐도 지그프리드가 백조들보다 더 예쁜 건 반칙이지만.. 어쨌든 눈호강!!

사진사는 Jack Vartoogian.

 

 

 

역시 Jack Vartoogian의 사진 한 컷 더.

테료쉬키나 오데트를 안고 있는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

 

잘못했어, 오데트야.. 나 용서해줘 ㅠㅠ 나는 많이 예쁘니까 좀 용서해줘 ㅠㅠ 나처럼 예쁜 왕자 어디 가서 구하기 쉽지 않아... 저 영국 가봐, 왕세자가 66살이야..

 

 

 

테료쉬키나 오데트를 떡하니 허벅지에 올려놓고 포즈 잡는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

 

이걸 잘해야 진짜 마린스키 지그프리드임!!! 이거 못하면 좀 빈정 상함.. 이거랑 로트바르트 날개 멋있게 뜯는 거.. 게스트 무용수가 마린스키 와서 지그프리드 출 때마다 유심히 보는데 확실히 이 두 개가 좀 약함 ㅋㅋ 슈클랴로프는 물론 잘한다 :)

 

 

뉴욕 투어 갔을 때. 백조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사진은 Natalie Keyssar.

역시 리허설 사진들은 날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다.

 

 

마지막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와 함께 춘 젊은이와 죽음.

사진은 Alex Gouliayev.

전에도 쓴 적 있지만 내가 슈클랴로프를 무용수로서 재평가하게 된 무대였다. 그전까지는 귀엽고 반듯하고 예쁜 무용수였다면 이 무대를 직접 본 후 배우로서의 그의 역량을 평가하게 되었음.

얘가 추는 이 무대 다시 한번 바로 앞에서 보고 싶다. 원체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롤랑 프티의 모든 작품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작품만은 매우 좋아한다.

태그의 '젊은이와 죽음'을 클릭하면 전에 이 발레에 대해 올렸던 포스팅, 사진, 영상들을 볼 수 있다. 덧붙여 writing 폴더에 발췌했던 미샤와 이 작품에 대한 짧은 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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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많고 머리도 아프고 힘든 아침이라,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충전해 보고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두 장

둘다 Svetlana Avvakum이 찍은 사진.

이건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사진만 봐도 표정과 손끝에서 발산되는 풍부한 감정에 말려들 것 같다. (예뻐서인가 ㅠ)

저 의상은 정말 최고 :)

이 사람은 무대 화보 보면 손가락에 저렇게 밴드를 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반지 감추는 건가 싶기도 하고...

 

 

역시 Svetlana Avvakum의 사진.

웨인 맥그리거의 infra 추는 중. 이 무대 좋았었다. 다시 보고 싶다.

스코릭과 춘 2인무는 약간 삐걱대는 느낌이었지만(춤을 못 춰서는 아니었다. 다만 슈클랴로프는 스코릭보다는 다른 파트너들과 더 케미스트리가 좋았다) 이 사람의 1인무는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핫팬츠 입고 나와서 좋았다는 건 덤... 이날 혼자 보러 가서 다행이다. 료샤와 같이 갔으면 또 엄청 놀려먹었을 것이다. 타이츠에 핫팬츠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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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루흐 루지마토프.

사진사는 이미지에 나와 있는대로 Marina Bakanova

연습실의 무용수 사진은 언제나 날 끌어당긴다.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사진사는 Mark Olich.

 

 

나의 월요병을 달래주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도 세 장.

백조의 호수.

오데트에게 와서 '잘못했어, 나 속은 거야, 너만을 사랑해~' 하고 애원하는 지그프리드 추는 중,

내가 오데트라면 절망해서 울다가도 저렇게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넙죽 엎드리는 지그프리드를 보고 용서해줘버릴지도 ㅠㅠ

(결론 : 지그프리드가 예쁘면 용서.. 하긴 지그프리드는 순진해서 속아넘어간 거고... 나야 못돼먹은 알브레히트와 솔로르도 얘처럼 이쁘기만 하면 좀 용서해주려고 하니 뭐...)

사진은 Svetlana Avvakum

 

.. 음, 근데 써놓고 보니 이거 1막인 것 같네.. 검은색 상의를 보니 오데트 만날 때인 것 같다. 3막에선 하얀 옷 입는데.. 뭐 갈라쇼 할땐 흑조 2인무 출때 검정색 상의 입기도 한다만..

근데 넌 왜 이렇게 애절한 표정인 거니..

(답 :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ㅠㅠ)

 

 

슈클랴로프 한 컷 더.

귀엽다~ 오딜이 되어 마구 속여넘기고 싶다!

 

 

마지막은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추는 중.

사진사는 Alex Gouliayev.

 

.. 그러니까 솔로르는 나쁜 놈이지만 얘가 추면 용서해주고 싶...

 

 

:
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 첫번째 챕터(http://tveye.tistory.com/3390) 에 이어 두번째.

 

* 이 글을 무단으로 전재, 배포, 복제, 인용하거나 퍼가지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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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els

пасхальный рассказ

 

 

 

 

- 2 -

 

 

 

그건 부활절을 앞둔 주말이었다. 엄마는 목요일에 툴라의 외할머니 댁에 가면서 나와 아냐를 아빠에게 맡겼다. 좋은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뉴욕 공연에서 막 돌아온 미샤가 금요일 저녁에는 스케줄이 없다면서 아르바트에 새로 생긴 그루지야 레스토랑에 우리를 데려갔다. 나와 아냐는 맛있는 음식을 정신없이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미샤에게 뉴욕 얘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아빠는 미샤가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됐고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다음날 공연 리허설을 했으니 좀 기다리라고 우리를 달랬지만 미샤는 먹는 것보다 우리와 얘기하는 게 더 좋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샤는 뉴욕 관광 같은 건 하나도 못했다. 자유의 여신상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전부 못 가고 사흘 내내 극장과 리셉션 파티장과 호텔, 대사관 행사장만 돌았다면서 아쉬워했다. 아빠가 미샤의 접시에 음식을 얹어주면서 의아하게 물었다.

 

“ 마리야는 대사관엔 안 갔다던데. 어쩌다 거기까지 끌려갔어? ”

“ 스비제르스키가 자선 파티를 열었어. 백악관 관계자들을 불렀다나. 마리야는 행운이었지, 커튼 콜 때 무릎을 삐끗해서 호텔에 누워 있었거든. 안 그랬으면 같이 갔을 거야. 나도 그랬으면 좋았을 걸, 보드카나 들이부었으면 안 가도 됐을 텐데. ”

“ 그런 건 그냥 일이라고 생각하라고 했잖아. 농담이라도 그런 생각은 하지 마. 보드카 같은 소리. 한 모금만 마셔도 정신 못 차리는 주제에. ”

“ 어차피 내 방 미니바에는 물하고 우유 밖에 없었어. 알콜은 하나도 없더라고. 원래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마리야 방에 갔더니 냉장고에 듣도 보도 못한 술병들이 가득 차 있었어. ”

“ 너 술 못 마시는 거 알고 미국인들이 신경써준 건가? ”

“ 아니. 크라베츠가 손쓴 거야. 대사관 가기 전에 불러서 엄포를 놓더라고. 거기 가서도 샴페인이고 와인이고 손도 대지 말라고. ”

“ 왜? 스비제르스키도 아니고 크라베츠가? 그렇게 자상한 인간은 아닐 텐데. 극장에 대해선 관심도 없고. 백조랑 호두까기 구분도 못할걸. ”

“ 글쎄. 그 대단하신 정치가들 속셈을 어떻게 알겠어. 아마 백악관 양키들 앞에서 볼쇼이 무용수가 취해 흐느적거리는 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랬겠지. ”

 

아빠가 미샤의 접시를 포크로 탁 때렸다. 미샤는 나와 아냐 쪽을 힐끗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우리 앞에서 술 얘기도 모자라 양키 운운하는 단어를 써서 그런 것 같았다. 잠시 미샤는 말없이 가만히 있다가 생각난 듯 가방을 열더니 나와 아냐에게 선물을 주었다. 아냐는 굉장히 귀여운 곰 인형을 받자 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애는 곰 인형이라면 사족을 못 썼다. 아냐가 인형을 안고 노래를 부르며 좋아하는 동안 미샤가 내게 크고 멋진 책을 한 권 주었다. 입체 그림책이었다. 근사한 그림들이 스프링처럼 튀어나와 좍 펼쳐졌다. 귀여운 여자애랑 토끼도 있고 도마뱀도 있고 과자와 티포트, 심지어 트럼프들도 있었다. 그렇게 호화스럽고 예쁜 책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너무 정신이 팔려서 아냐도 나도 고맙다는 인사조차 안 한 것 같았다. 미샤는 개의치 않았다. 우리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그날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시차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지 내내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는데 그렇게 웃는 걸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마침내 나는 그림에서 시선을 돌려 동화책의 내용을 읽어보려고 했다. 그리고 꼬불꼬불하고 생소한 글자들을 발견했다.

 

“ 이게 뭐야? 영어야? ”

“ 응. 뉴욕 서점에서 샀더니 우리말로 된 게 없었어. ”

“ 난 영어 모르는데. 아빠는 알아? ”

“ 아빠는 조금밖에 몰라. 미샤가 알 거야. 읽어달라고 해봐. ”

 

그러자 미샤가 책을 읽어주었다. 그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맨 처음에 미샤는 우리말로 번역해서 읽어주었지만 나도 아냐도 생전 처음 보는 영어 그림책이 신기해서 영어로 읽어달라고 졸라댔다. 미샤는 아무도 우리 쪽을 보지 않는 것을 확인하더니 한 페이지씩 영어로 읽은 후 우리말로 번역해 가며 끝까지 책을 읽어주었다. 내용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어쨌든 그림책이었기 때문이다. 나와 아냐는 완전히 홀려서 꼼짝도 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입체 그림보다도 책의 내용이 더 재미있었다. 어쩌면 미샤가 읽어줬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미샤는 목소리도 좋았지만 연기도 잘했기 때문이다. 발레 무대에서야 대사가 없으니 그럴 기회가 없었지만 이따금 푸시킨 동화책이나 시를 읽어줄 때면 진짜 훌륭했다. 나는 아직도 미샤가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읽어주는 걸 몰래 녹음했던 테이프를 간직하고 있다. 하도 많이 들어서 절반쯤은 완전히 늘어져버렸지만. 그 앨리스 얘기도 붉은 여왕이 목을 치라고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리는 장면을 읽어줄 땐 소름이 오싹할 정도였다. 아빠조차도 휘파람을 불었다.

 

“ 미셴카, 그렇게 무서운 붉은 여왕은 태어나서 처음이야! 붉은 여왕이 아니라 이반 뇌제 아냐? ”

“ 너무한데, 나름대로 여자 목소리 내보려고 노력했다고. ”

“ 여왕 목소리 같았어! 진짜야! ”

 

아냐와 난 열띠게 편을 들어주면서 빨리 다음 장을 읽어달라고 아우성쳤다. 마침내 미샤가 책을 끝까지 다 읽어줬을 때 우리는 너무 아쉬워서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우리는 미샤가 평소처럼 아빠의 집으로 같이 가서 놀다가 자고 갈 거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그가 극장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아냐는 엉엉 울었다. 미샤는 아냐를 안아주면서 부드럽게 달랬다. 언니가 된다는 건 참 불공평했다. 나도 아냐처럼 어렸다면, 아니, 동생이었다면 저렇게 막무가내로 울 수 있었을 텐데. 그럼 미샤가 저렇게 번쩍 안아줬을 텐데.

 

아빠는 아냐에게 미샤가 내일 낮에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대신 저녁에 우리 집에 올 거고 같이 부활절 계란에 색칠을 하며 놀 거라고 했다. 우리는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연신 진짜냐고 물었고 미샤는 정말 올 거라고 약속했다. 안심한 아냐가 곰 인형을 다시 안고 깜박 잠들었을 때 미샤는 아빠에게 날 공연에 데리고 오라고 했다. 아빠는 잠깐 고민하는 눈치였다.

 

“ 그거 봐도 될까? ”

“ 왜, 지젤도 봤는데. 비슷하잖아. ”

“ 얘가 지젤을 보다니, 언제? 나스챠가 못 보게 했는데. ”

“ 작년에 키로프에서 내가 데려갔었어. ”

 

미샤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빠는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내 쪽을 보면서 앞으로 이런 일은 아빠에게도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미샤와 둘이 비밀을 만들면 아빠가 속상할 거라고 했다. 어쩐지 큰 잘못을 한 것 같아서 울기 직전이었지만 미샤가 편을 들어주었다.

 

“ 애들이라고 못 보는 게 어디 있어. 우리도 열 살 때 발레학교 들어갔잖아. 그때부터 극장 무대에도 올라갔는데. ”

“ 그건 호두까기나 엄지동자 같은 거였지. 라 바야데르는 아니잖아. ”

“ 난 그거 일곱 살 때 봤다고. 라라 나이 땐 키로프 레퍼토리는 전부 다 꿰고 다녔어. ”

“ 아, 누가 말렸겠어. 어마어마한 말썽꾸러기였겠지. 안 봐도 뻔해. 밤마다 기숙사 창문을 넘었겠지. ”

 

아빠는 웃더니 날 데리고 낮 공연에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미샤에게 연습실에 오래 있지 말고 빨리 들어가 자라고 했다.

 

 

*   *   *

 

 

토요일 낮에 아빠는 약속대로 날 극장에 데려가 주었다. 아냐가 친구 생일 파티에 가서 다행이었다. 만약 나 혼자 미샤의 공연을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면 하루 종일 울고불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낮 공연이었는데도 좌석은 매진이었다. 아빠의 손을 잡고 위층 카페에 올라가다 꽃다발을 든 여자들이 안내원 할머니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는 할머니도 있었지만 인사를 할 수도 없었다. 주스를 마시면서 아빠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다.

 

“ 미샤 팬들이야. 꽃은 안내원들에게 맡겨야 되는데 자꾸 가지고 들어가려고 해서 그래. ”

“ 그 언니들은 극장에 안 와봐서 그런 거야? 가지고 들어가도 소용없잖아. 무대에 올라가서 줄 수도 없는데. ”

“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와서 무대로 꽃을 던지는 여자들이 있어. ”

“ 우와, 거기까지 꽃을 던지려면 팔 힘이 세야겠네. 나도 해보고 싶어! ”

“ 라루샤, 그러면 안 되지. ”

“ 왜? 나도 미샤한테 꽃 주고 싶어. 무대로 못 올라가더라도 커튼 콜 때 얼굴 보면서 주고 싶단 말이야. ”

“ 연주자들 머리 위로 꽃이 떨어지잖아. 무례한 행동이야. 극장에서 그렇게 행동하면 안 돼.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중간에 미샤가 추고 나면 그 자리에서 꽃을 던지거든. 그건 무용수한테도 결례야. ”

“ 왜? 나 같으면 기분 좋을 텐데.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거잖아. ”

“ 발레는 나 혼자만 잘하고 칭찬받는다고 되는 게 아니야. 남자가 추고 나면 발레리나가 이어서 또 추잖아. 파트너에 대한 결례야. 그리고 바닥에 꽃이 떨어져 있으면 밟고 미끄러질 수도 있어서 위험해. 키로프에 있을 때도 그래서 미샤가 꽃을 다 줍고 들어가야 했어. ”

 

난 아빠의 말을 이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무대로 곧장 꽃을 던지는 게 굉장히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날 미샤가 춘 건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였다. 그 공연을 보았을 때에야 난 미샤가 지젤에 대해 했던 말을 이해했다.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며 무대의 배역은 누가 언제 어떻게 추느냐에 따라 언제나 다르다고.

 

라 바야데르는 여러 모로 지젤과 비슷했다. 사랑을 약속한 무희를 공주님과 약혼한다고 버려서 죽게 만드는 남자 주인공이 나왔다. 하지만 이쪽은 좀 더 무시무시해서 여주인공 니키야가 공주님과 칼부림을 하며 사랑싸움을 하고 급기야 꽃바구니에 숨겨진 뱀에 물려 죽어버렸다. 그런데도 남자 주인공 솔로르는 니키야를 구해주지도 않고 그녀가 보는 앞에서 공주님 손을 잡고 사랑을 속삭이기까지 했다. 마음 한 구석으로는 진짜 나쁜 놈이란 생각이 들었고 화가 나야 당연할 것 같았는데 놀랍게도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나중에 친구들은 내가 솔로르를 본 게 아니라 내내 미샤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 했지만 그건 그렇지가 않았다. 그 세 시간짜리 공연 내내 난 무대 위에서 날아오르고 춤을 추고 때로는 사랑을 속삭이고 때로는 괴롭게 몸부림치는 솔로르를 보고 있었다. 그게 미샤라는 생각은 커튼 콜 전까지는 전혀 들지 않았다. 깃털 달린 터번과 보석처럼 빛나는 구슬이 박힌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무대를 오가는 그 솔로르는 지그프리드 왕자님은 아니었지만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심지어 연적을 없애려고 했던 공주님의 심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상 속에서 온통 새하얀 유령들에게 휩싸여 사랑하던 여자의 영혼 앞에서 무릎을 꿇는 그 솔로르라면 용서해주고 싶었다.

 

이후 몇 년 동안 나는 다른 무용수가 솔로르를 춘 라 바야데르를 꽤 여러 번 보았다. 하지만 미샤의 그 공연만큼 날 사로잡았던 솔로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공주의 살인을 정당화해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솔로르, 그리고 어떻게든 용서해주고 싶은 솔로르도 다시는 보지 못했다.

 

공연을 마치고 무용수들이 인사를 하러 나왔을 때 결국 안내원 몰래 꽃을 반입하는 데 성공한 열성 팬들이 달려 나와 오케스트라 핏 너머로 꽃다발을 내던지고 정신없이 미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과 환성과 갈채를 보냈다. 놀랍게도 꽃다발들은 전혀 연주자들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았고 꽃잎이 흩날리지도 않았다. 나중에 백스테이지에 가서 미샤를 만났을 때 그 이유를 알았다. 꽃다발들 아래쪽에 예쁜 리본이나 스카프로 묶인 묵직한 상자가 달려 있었다. 상자 무게 덕에 휙 날아간 것 같았다. 상자 안의 내용물들은 각양각색이었는데 미샤는 힐끗 보더니 초콜릿 상자를 찾아내 내게 주었다. 까만 레이스 리본이 달린 화려한 상자를 보고 궁금해서 만져보려는데 아빠가 내 손을 잡아당기며 경고하는 말투로 이름을 불렀다.

 

“ 라라. ”

“ 잘못했어. 너무 예뻐서 궁금해서 그런 거야. 미셴카, 열어보면 안 돼? ”

“ 돼. 열어봐. ”

“ 아니, 라라는 안 보는 게 좋겠어. 그 초콜릿 먹고 잠깐 나가 있자. 미샤는 옷도 갈아입어야 하잖아. ”

“ 이럴 때면 영락없는 아저씨라니까. 늙고 있어, 스탄카.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다는 걸 벌써 잊다니. ”

 

미샤가 악의 없는 태도로 아빠를 놀렸다. 둘은 말을 놓는 사이이긴 했지만 아빠는 미샤보다 열네 살이나 나이가 많았다. 미샤에게 아저씨 소리를 들은 아빠는 한숨을 쉬었지만 결국 내가 상자를 열도록 내버려 두었다. 뚜껑을 연 순간 난 아빠 말을 들을 걸 하고 후회했다. 안이 다 비치는 얇고 까만 레이스로 그물처럼 엮여 있는 엄청나게 야한 여자 속옷이 굴러 나왔기 때문이다. 너무 놀라서 난 상자를 떨어뜨렸고 아빠 뒤로 달려가 화끈 달아오른 얼굴을 감췄다. 아빠는 날 야단치는 대신 웃어버렸지만 잠시 후 미샤를 꾸짖었다.

 

“ 애한테 이런 거 보여주지 마. ”

“ 뭐가 어때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거지. 라루츠카, 1막이랑 2막에서 니키야가 입었던 의상 생각 안나? 그거랑 비슷한 거야. ”

 

그 말에 용기를 얻은 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져서 그 예쁘고 야한 속옷을 집어 올려 샅샅이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 근데 왜 이런 걸 주는 거야? 이건 여자 거잖아. 입을 수도 없는데. ”

“ 나야 당연히 못 입지. 그래도 가끔 이런 선물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 ”

“ 왜? ”

“ 자기가 입은 걸 보여주고 싶지만 그게 어려우니까 옷만 주는 거야. ”

“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서? 그 공주님처럼? ”

“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 ”

“ 저런 거 선물해주는 여자들 하나하나랑 다 결혼하려면 참 힘들겠네. 자, 라루샤. 나가 있자. 그래야 미샤가 빨리 갈아입고 나올 수 있지. 분장도 지워야 하잖아. ”

사진 한 장만 찍으면 안 돼? 나쟈랑 비카가 꼭 미샤랑 찍은 사진 보여 달랬어. 분장하고 의상 입은 걸로... 지금까지 입었던 것 중에 이 옷이 제일 예쁘단 말이야. ”

“ 아, 라라는 푸른색을 좋아하는구나. 해적에서 입은 옷도 좋다고 했잖아. 이리 와, 같이 찍어. 스탄카가 찍어줄 거야. ”

“ 파란 옷도 예쁘지만 그 팔찌랑, 허리띠랑 깃털 터번이랑... 전부 예뻐. 진짜 보석 같아. ”

 

그러자 미샤가 팔찌를 풀어 내 손목에 채워 주었다. 내겐 너무 커서 두 번 돌려야 했다. 물론 그건 진짜 보석이 아니라 예쁜 구슬과 섬세하게 세공된 테두리가 달린 장신구였지만 그래도 난 너무 흥분해서 기절할 뻔 했다. 미샤는 터번도 풀어주려고 했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그 새하얀 깃털과 보석 구슬 박힌 터번을 두르고 있는 미샤가 너무 근사했기 때문이다. 미샤는 뒤에서 내 허리를 잡고 살짝 발레리나 같은 포즈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난 있는 힘껏 발끝으로 서서 버텼지만 아빠가 셔터를 누르고 나자 헉헉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리가 부러지는 것 같았다. 엄마 아빠가 둘 다 무용수였는데 난 왜 이렇게 뻣뻣한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미샤는 배운 적이 없어서 그런 거지 이만하면 꽤 유연하다고 칭찬해 주었다.

 

사진을 찍은 후 아빠는 내 손목에서 팔찌를 풀었다. 극장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 너무 갖고 싶었지만 무대 의상과 장신구에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우리가 나오려고 했을 때 세료쟈 아저씨가 들어와 미샤에게 마사지를 해 주었다. 무용수들은 공연 후에 가끔 마사지를 받는 편이었으므로 별다른 일은 아니었지만 아빠는 얼굴을 찌푸렸다.

 

“ 어깨는 다 나은 줄 알았는데. 무대에서도 티 안 났는데 다시 아픈가? ”

“ 미셴카 어깨 아파? ”

“ 아니야, 내려가자. 너 초콜릿 자꾸 먹으면 저녁 못 먹는다. ”

 

걱정이 되어 문을 닫으면서 안을 다시 들여다보다 미샤가 상의를 벗는 것을 발견하고 부끄러워져서 딸꾹질이 나왔다. 장식이 많이 달려 있어서 그런지 세료쟈 아저씨가 벗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다가 미샤의 어깨와 등 위쪽에 피멍이 여러 개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굉장히 아팠을 것 같았다. 처음으로 무용수는 너무 힘든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발레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가 반대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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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3장의 부활절 파티로 이어진다. (http://tveye.tistory.com/3393)

물론 소련 시절에야 러시아 정교는 탄압을 받았고 교회들은 폐쇄되었지만 정교 신자들은 많이 남아 있었고 부활절 달걀이나 과자 만드는 풍습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 얘기는 내일..

 

라 바야데르와 솔로르에 대한 이야기들은 dance 폴더에서 라 바야데르로 검색하면 여러 동영상과 리뷰,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아쉬우니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사진 한 장. 전에 올렸었지만..

 

 

 

 한 장으로는 아쉬우니.. 코끼리 타고 등장하시는 슈클랴로프 솔로르 사진 한 컷 더 :0

 

** 미샤가 키로프에서 췄던 라 바야데르에 대한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195

 

** 미샤와 라라 자매, 일린이 아르바트의 그루지야 식당에서 밥을 먹는 장면이 있어서..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 풍경 사진들 : http://tveye.tistory.com/3398

 

 

:
Posted by liontamer

 

 

여러 가지로 힘들고 꿀꿀한 수요일 아침. 위안을 위해 무용수들 화보 몇 장.

 

마야 플리세츠카야.

 

 

 

이건 야콥슨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수준높은 발레단이야 물론 마린스키이지만, 미하일로프스키, 보리스 에이프만, 그리고 야콥슨 발레단도 이름난 곳이다.

 

 

 

올레샤 노비코바.

 

최근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에서 마르그리트로 데뷔. 그래서 뒤마의 동백꽃 아가씨를 읽고 있는 중이다 :)

사진사는 캡션에 나온대로 svetlana avvakum.

 

 

 

그리고 이제부터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왜 안 나오겠어~)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디아나 비슈네바와 함께. 사진은 alex gouliaev

 

 

슈클랴로프. 역시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왕자 추는 중.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은 라 바야데르 1막.

니키야 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솔로르 역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꽃무늬 의상과 호피 허리띠도 굉장히 예쁘다.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가 입고 나오는 의상들은 전부 근사하다.

 

* 솔로르의 의상과 타이츠에 대한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9

 

:
Posted by liontamer
2014. 11. 25. 09:22

마린스키,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dance2014. 11. 25. 09:22

 

 

공연 시작 전, 불 꺼지기를 기다릴 때 :)

 

마린스키 극장, 1층 베누아르. 지난 여름, 라 바야데르 보러 갔을 때. 첫날은 파르테르 앞줄에서 보고 이날은 둘째날이라 티켓 가격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베누아르 사이드 좌석 끊었음. 이틀 연속 봐도 근사한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

 

다시 가고 싶다!

 

현실은 야근의 연속! ㅠㅠ

 

* 이때 봤던 라 바야데르에 대한 간략한 메모와 커튼 콜 무용수들 사진, 그리고 이때 공연 영상 클립들은 아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라 바야데르 3막 영상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99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라 바야데르 2막 결혼식 솔로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74 

라 바야데르 커튼 콜 사진들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라 바야데르와 솔로르 의상, 타이츠에 대한 에피소드 : http://tveye.tistory.com/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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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1. 21. 09:08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마린스키 은퇴 dance2014. 11. 21. 09:08

 

 출처는 마린스키 발레(mariinsky ballet) 페이스북.

 

사진은 스베틀라나 아바쿰(svetlana avvakum)

 

Tonight, our soloist Ilya Kuznetsov will dance his final performance at the Mariinsky Theatre in the status of the soloist of the Mariinsky Ballet. He will appe...ar in the role of Ghirei in Zakharov’s The Fountain of Bakhchisarai at the historic stage. He would like to thank everyone who loved him and who was not indifferent to his career of professional ballet dancer. He elected to continue his career in the new capacity of an independent dancer, producer, director of his network of dance schools and president of his charitable foundation.

Ilya Kuznetsov devoted twenty years of his life to the Mariinsky Theatre. According to a ballet critic, “whatever different styles of production the dancer turns to he is a natural in all of them, you believe his heroes, there is no narcissism in them, the dance here is a dance of the soul, of the characters’ inner worlds”. Among his recent roles, he will probably be best remembered as Tybalt in Lavrovsky’s Romeo and Juliet, the Vizier in Grigorovich’s The Legend of Love, von Rothbart in Swan Lake, Abderakhman in Raymonda, Hans in Giselle, Hooligan in Boyarsky’s The Young Lady and the Hooligan, José and Torero in Alonso’s Carmen Suite et al.

Other lead roles in tonight’s performance will be danced by Olesya Novikova (Maria), Maxim Zyuzin (Vaslav), Daria Pavlenko (Zarema) and Nail Khairnasov (Nurali). Photo (in the role of Ghirei): © Svetlana Avvak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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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아하는 무용수인데 많이 섭섭하다.. 발레학교도 운영하고 있고 여러 가지로 바쁜 사람이니 앞으로도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재작년인가 마린스키 가서 바흐치사라이의 분수 봤는데 거기서 이 사람이 기레이 추는 걸 봤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게 내가 이 사람을 무대에서 본 마지막 공연이었네 ㅠㅠ 기레이 역은 사실 춤은 별로 없고 거의가 마임과 연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도 워낙 드라마틱한 배우라서 아주 훌륭했다. 아, 이 사람만한 힐라리온, 티볼트, 기레이, 로트바르트가 없는데 ㅠㅠ

 

난 언제나 배우로서의 역량이 뛰어난 무용수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 사람이 떠난다니까 참 서운하다..

 

그래도 일리야, 앞으로 행운만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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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일요일 오후. 슈클랴로프의 '해적' 알리 솔로 클립으로 잠 쫓는 중.

 

작년에 췄던 때인 듯. 로파트키나가 메도라, 예르마코프가 콘라드, 슈클랴로프가 알리를 췄다.

 

팬이 찍은 거라 화질이나 구도는 아쉽지만... 그래도 알리를 추는 슈클랴로프는 여전히 생기 넘친다. 빵끗빵끗 잘도 웃으며 춰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이 사람의 드라마틱하고 진지한 솔로르도 좋지만..

 

이번에 브라질 투어 가서도 이 작품 추고 있는데, 나도 이 사람이 추는 해적 무대 직접 보고 싶다. 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아하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사람이 알리를 춘다면 그 길고 산만한 작품도 그럭저럭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

 

 

* 태그의 해적이나 le corsaire를 클릭하면 최고의 알리인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클립이나 슈클랴로프의 예전 클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전에 슈클랴로프, 로파트키나, 이반첸코의 3인무 클립은 링크가 잘려서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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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2. 09:56

힘든 아침, 슈클랴로프 화보 세 장 dance2014. 11. 12. 09:56

 

 

젊은이와 죽음.

사진사는 Alex Gouliaev.

원체 좋아하는 발레이기도 하고, 마린스키에서 봤던 이 사람의 무대는 정말 좋았다. 다시 가서 보고 싶다.

무대 미술도 그렇고, 슈클랴로프의 저 포즈와 표정도 그렇고.. 굉장히 아름다운 사진이다.

 

* 젊은이와 죽음에 대한 예전 포스팅들은 아래를..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디아나 비슈네바의 젊은이와 죽음 : http://tveye.tistory.com/3035 

국립발레단 젊은이와 죽음(김용걸) : http://tveye.tistory.com/2403 

젊은이와 죽음에 대한 얘기 + 누레예프, 바리쉬니코프, 슈클랴로프 영상 : http://tveye.tistory.com/2389 

젊은이와 죽음을 추는 슈클랴로프 짧은 클립 : http://tveye.tistory.com/2087 

젊은이와 죽음에 대해 삽입한 짧은 글 : http://tveye.tistory.com/2390

 

 

 

로미오와 줄리엣.

파트너는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 오브라초바는 지금은 볼쇼이 프리마 발레리나로 춤추고 있다.

아마도 슈클랴로프 최고의 배역.

 

 

로미오와 줄리엣 한 장 더. 역시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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