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마린스키 극장'에 해당되는 글 113

  1. 2015.05.17 겨울비 내리는 저녁, 마린스키 극장과 운하 2
  2. 2015.05.12 램프, 수정, 빛 4
  3. 2015.05.08 마린스키 극장 내부, 좀 다른 구도로 찍은 사진 몇 장 6
  4. 2015.04.26 마린스키 극장 카페에서, '페트루슈카'와 '봄의 예감'에 대한 짧은 메모 덧붙임
  5. 2015.04.14 김기민씨 마린스키 프린시펄 승급 소식 6
  6. 2015.04.03 마린스키 극장 앞 풍경
  7. 2015.02.22 2월 21일, 페테르부르크 마지막 날, 그냥 이것저것 2
  8. 2015.02.21 페트루슈카, 봄의 예감 보고 들어와 아주 짧은 메모
  9. 2015.02.17 곱사등이 망아지 보고 옴, 정말 예쁘다 :) 7
  10. 2015.02.17 마린스키 신관, 곱사등이 망아지 시작 직전
  11. 2015.02.05 예쁜 사진들로 눈 정화 : 티포트, 소녀, 콘다우로바,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4
  12. 2014.11.25 마린스키,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2
  13. 2014.11.04 마린스키 극장(구관)의 오래된 카페에서 2
  14. 2014.09.10 라 바야데르 : '망령의 왕국' 중 솔로르의 등장과 파이널(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2
  15. 2014.09.06 마린스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 결혼식 클립(슈클랴로프 & 비슈네바) 2
  16. 2014.09.01 라트만스키 버전 신데렐라 - 왕자의 춤(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17. 2014.08.10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커튼콜 사진 2 (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18. 2014.08.09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커튼 콜 사진들 1 (슈클랴로프&테료쉬키나)
  19. 2014.07.31 마린스키 극장 신관 카페에서
  20. 2014.07.26 마린스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아주 짧은 메모 + 커튼 콜 사진들(테료쉬키나 & 슈클랴로프)
  21. 2014.07.23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콜 사진 몇 장
  22. 2014.07.23 마린스키 극장 신관의 크리스탈 장식들
  23. 2014.05.17 실비아 영상 클립 + 커튼 콜 사진 등
  24. 2014.05.17 마린스키 발레 실비아 초연 리뷰(14.4.3, 테료쉬키나, 슈클랴로프, 스메칼로프) 6
  25. 2014.05.11 마음의 위안을 위해 발레 사진 여러 장 : 마린스키, 이반첸코, 슈클랴로프(+예시나, 테료쉬키나, 노비코바, 오브라초바 등) 2

 

 

전에 몇번 올렸던 날, 2월 21일. 마린스키 신관에서 로파트키나와 예르마코프가 나오는 안나 카레니나 보러 갔던 날. 다음날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무척 아쉬웠던 날이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이었다. 입장 기다리면서 비 좀 맞으며 구극장과 신관 사이 운하를 따라 좀 걸었다. 오른편의 부드러운 민트 그린 건물이 마린스키 극장, 그리고 왼편의 유리건물이 신관이다.

 

며칠 전만 해도 저 운하는 꽁꽁 얼어붙은 수면 위로 눈이 쌓여 있었으나 기온이 좀 올라가서 비가 내리면서 저렇게 얼음 위로 물이 또 고이기 시작했다.

 

 

 

운하 너머로 니콜스키 사원의 아름다운 첨탑이 보인다. 이 사원은 개인적으로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원들 중 하나이다. (원래 금빛과 푸른빛 사원을 좋아한다)

 

 

 

지금쯤 저 운하는 언제 얼었냐는듯 물이 찰랑찰랑하겠지. 6월이면 백야다... 가고 싶어라.

 

* 태그의 니콜스키 사원을 클릭하면 전에 올렸던 이 사원 풍경을 볼 수 있다. 겨울 눈보라에 휩싸인 모습도..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란 옷 가족 옹기종기  (4) 2015.05.25
2월의 페테르부르크, 얼어붙은 네바 강과 유빙  (4) 2015.05.24
설경,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0) 2015.05.13
램프, 수정, 빛  (4) 2015.05.12
얼어붙은 운하 위의 까마귀  (0) 2015.05.11
:
Posted by liontamer
2015. 5. 12. 20:35

램프, 수정, 빛 russia2015. 5. 12. 20:35

 

 

지난 2월 21일. 마린스키 극장 신관 앞.

설날 연휴에 휴가를 붙여 다녀왔을 때였다. 이 날이 마지막 날. 2월에 갔을 땐 공연만 6개 봤다... 짧은 일정이었으므로 진짜 강행군이었다. 공연 본 거 외엔 산책밖에 한 일이 없을 정도... 아, 친구네 가서 한국식 집밥 해준 거 하나 있구나..

 

이 날은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 안무의 발레 안나 카레니나를 보았다. 좀 일찍 도착해 극장이 열릴 때까지 주변을 좀 산책했는데 차디찬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좀 힘들긴 했다.

 

극장 문 열 시간 다돼서 신관 입구에 와서 기다리다 찍은 사진. 신관은 이렇게 현대적인 스타일이다. 해진 직후, 비오는 겨울 저녁. 젖은 바닥과 푸르스름한 빛, 램프의 붉은 빛이 반사된 바닥이 아름다웠다.

 

 

 

 

공연 막간.

마린스키 신관 내부 사진은 이전에도 몇번 올린 적이 있다. 아주 호화스러운 극장이다. 천정에 이렇게 스와로브스키 수정들이 알알이 매달려 있는데 실제로 보면 화려하고 참 예쁘다.

 

 

 

 

이건 공연 끝나고 숙소 돌아오면서.. 호텔 램프 사진 한 장...

아아, 이때 정말 너무 아쉬웠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었다 ㅠ

 

:
Posted by liontamer

 

 

서무 20편(http://tveye.tistory.com/3708)을 올리고 나니 극장 생각이 많이 나서...

지난 2월 20일. 마린스키 극장. 구관. 페트루슈카 보러 갔을 때 찍은 내부 사진 몇 장.

 

이건 4층인가 5층의 복도 카페에서 주스 마시다가 아치의 틈새 사이로 찍은 것. 2층에 커다란 홀이 있는데 그 홀의 샹들리에가 반쯤 보인다.

 

 

 

복도의 의자. 쉬는 시간에 관객들이 여기 앉아 쉰다. 나는 보통 이런 의자에 앉아 미리 챙겨온 물을 마시고 초코바를 까먹는다.. (공연 보면 배고픈데 막간에는 카페에 줄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못 기다림..)

 

 

 

1층에 있는 아트샵. 마린스키에 가면 꼭 가서.. 모든 엽서와 사진을 전부 살펴보고.. 가끔 슈클랴로프의 근사한 사진이나 더 운 좋으면 왕년의 루지마토프 사진을 득템한다.. 이번에 갔을 때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아주 멋진 사진을 하나 건졌다!!

 

 

 

 

복도 여기저기에 이렇게 코트 보관소(가르제로브)가 있다. 구극장 리노베이션하면 이 구석구석 보관소를 혹시 없애려나 ㅠㅠ 이건 그냥 놔뒀음 좋겠다... 신관은 지하가 모두 코트 보관소인데 줄 엄청 서야 함... 이쪽이 더 좋다. 5층까지 있는데 각 층별로 여기저기 보관소가 흩어져 있어 편한데...

 

 

 

1층 박스석. 베누아르, 오른편 윙.

 

베누아르는 이렇게 칸칸으로 나뉘어져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 의자 5~6개가 늘어서 있다. 앞에 3석, 뒤에 3석 식인데 의자가 요즘 극장처럼 붙어 있지 않고 그냥 파란 빌로드 방석 깔린 의자라서 움직일 수가 있다. 고로 나처럼 작은 사람은 앞자리 앉으면 의자를 더욱 앞으로 바짝 당겨서 볼 수 있다.

 

첫번째 벨이 울리고 두번째 벨이 울릴 즈음이면 안내원 할머니들이 열쇠꾸러미를 가져와서 각 칸마다 문을 열어준다. 문 안 열어주면 못 들어감 :)

 

물론 현대적인 신관에는 이런 거 없다... 아아, 이거 다 그대로 놔둬주세요 ㅠㅠ 미로처럼 뻗어 있고 칸칸이 나뉘어진 구극장의 매력인데...

 

(그래도 공연 보기에는 사실 신관이 더 편하긴 하다 ㅠㅠ 앞사람 머리에도 덜 가리고.. 그러나 이 오리지널 극장의 아우라는 결코 신관이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뒤로는 마린스키의 유명한 파란 막이 보이고... 내 자리였던 베누아르 칸막이에 들어와서 머리 위에 달려 있던 샹들리에 찍음

 

 

 

비스듬하게 찍어서 좀 그렇긴 하지만... 가운데로는 마린스키의 아름다운 푸른 천정과 찬란한 샹들리에가 보이고.. 정가운데 커다란 샹들리에는 역시 칸막이 위에 달려 있던 샹들리에.

 

다시 가고 싶구나.

리노베이션한다고 하는데.. 제발제발제발 화장실이랑 앞사람 머리 가리는 의자만 좀 손보고 전체 구조는 놔둬줬으면 ㅠㅠ 제발... 구극장의 아름다움과 세월 속에서 쌓여온 묵중함과 신비로움을 가져가지 말아주세요.. 제발!! 가뜩이나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은 신관을 멸시하고 구극장만이 '진짜 극장'이라고들 하는데..

 

 

** 태그의 마린스키 극장을 클릭하면 이 극장 내외부 사진들이나 극장 공연들, 혹은 리뷰 등등을 볼 수 있다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램프, 수정, 빛  (4) 2015.05.12
얼어붙은 운하 위의 까마귀  (0) 2015.05.11
얼음 위에서 놀던 애들 한 장 더  (0) 2015.05.06
빛, 그림자, 눈  (4) 2015.05.05
마음의 위안을 위해  (4) 2015.05.04
:
Posted by liontamer

 

월요병에 시달리는 중.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 사진 보며 위안..

이건 2월 20일.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 구관) 카페. 보통 마린스키에 가면 2야루스 레프트 윙에 있는 카페에 가는데, 이때는 거기 사람이 꽉 차서 평소에 안 가던 쪽으로 갔다. 복도에 있는 좁은 테이블 쪽인데 여기는 의자가 없어서 서서 차 마셔야 함.

그런데 이 테이블이 놓인 복도 난간 너머로는 2층 벨에타쥐 쪽의 메인 홀이 보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괜찮았다.

 

이날은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봄의 예감'과 포킨의 '페트루슈카'를 보러 갔다.

 

물론 후자를 보러 간 거였는데, 페트루슈카는 시각적으로도 화려한 성찬이고 음악도 무척 좋다. 발레 자체는, 아마도 더 어릴 때 봤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겐 옛날부터 중요한 발레 중 하나였는데(글쓰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의미로) 확실히 영상과 무대는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무대를 보니 페트루슈카라는 주인공에 대해 내가 갖고 있었던 오랜 느낌과 내가 부여했던 상징은 의외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페트루슈카는 언제나 그런 작품이었고 내가 거기에 니진스키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봄의 예감은.. 음... 난 안무가로서의 유리 스메칼로프를 괜찮게 생각하지만 이 작품은 너무 작위적이었고 지루했다. 안무 자체도 그렇고.. 이 무대 보고 나서 느낀 건.. 콘스탄틴 즈베레프가 불쌍하다는 거였다. 왜냐하면 즈베레프는 여기서 태양신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엄청 기다랗고 무거운 금빛 천을 내내 끌고 다니고 막 휘두르며 빙빙 돌아야 하고.. 하여튼 중노동을 ㅠㅠ

 

흑흑 불쌍한 코스챠... 키 크고 풍채 좋다는 이유로 태양신이 되어 고생하고.. 최근 스메칼로프가 안무하고 슈클랴로프가 주역을 춘 저승세계의 오르페우스에서도 흉칙한 의상과 분장을 한 저승 뱃사공 카론으로 등장하고.. (즈베레프가 그 역이라는 자막을 봐서 망정이지 얼굴도 못 알아볼 지경 ㅠㅠ)

 

이 두 작품 리뷰도 아직 못 썼네. 생각해보니 2월에 가서 6개나 공연을 봤는데 제대로 리뷰 쓴 건 하나도 없고.. 그나마도 미하일로프스키에서 라 바야데르 보고 와서 빅토르 레베제프의 나무토막 연기에 분노해 쓴 게 제일 긴 거네 ㅠ (그 분노의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04)

 

 

 

이땐 아직 오페라 글라스 사기 전이라... (마지막 날 샀다 ㅠㅠ)

코트 보관소에서 빌린 오래된 오페라 글라스. 이거 빌릴 때마다 옛날에 가난한 학생 시절 마린스키 오면 이거 빌려서 윗층으로 올라가 공연 보던 생각이 난다. 메이드 인 USSR!!

 

 

테이블 너머로 아래의 메인 홀이 슬쩍 보인다.

이날은 차를 많이 마시고 가서 차 대신 사과주스랑 티라미수..

 

 

천정의 샹들리에 보너스로 한 컷.

 

아, 다시 가고 싶구나!

 

* 이 날 공연 보고 와서 남긴 짧은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15

 

:
Posted by liontamer
2015. 4. 14. 09:02

김기민씨 마린스키 프린시펄 승급 소식 dance2015. 4. 14. 09:02

출처는 마린스키 극장 홈페이지.

김기민씨와 티무르 아스케로프가 이번에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러시아식으론 프레미에르, 영어식 프린시펄)로 승급했다.

김기민씨 축하해요!!

연차나 연기력 등을 보면 프레미에르는 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마린스키 발레단 남자 무용수들 중에서는 스타성도 좋고 관객들에게 사랑도 받고 무대 위의 존재감도 뛰어난 무용수이다. 특히 도약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원체 지금 마린스키 남자 수석 중에는 젊은 축은 슈클랴로프 밖에 없고 나머지는 이반첸코, 콜브, 코르순체프였기 때문에 수석 승급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김기민씨, 다시 한번 축하해요!!! 더더욱 갈고닦아 테크닉과 스타성과 더불어 출중한 연기력과 무대 위에서의 여유도 겸비해주시면 더 좋겠어요~ 작년 라 바야데르 황금신상이랑 돈키호테 바질 추는 거 마린스키에서 봤는데 그때도 멋있었어요 :)

 

내 개인적으로는 세르게예프와 예르마코프가 아깝긴 한데, 전자는 스타일 자체가 프레미에르와는 살짝 안 맞고(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이전에 발레 잡지 인터뷰에서 자기는 프레미에르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기도 했다만), 후자는 글쎄... 언젠가 되려나.. 이 사람은 좀 성격파 배우인 것 같아서 지금 파테예프 진용에서 거기까지 밀어줄지 잘 모르겠다.

티무르 아스케로프는... 음, 노 코멘트 ㅠㅠ

 

아래는 마린스키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과 승급 소식이다.

 

 

 
We are delighted to announce that our soloists Timur Askerov and Kimin Kim have been both promoted to Principal Soloists of the Mariinsky Ballet, effective today.

Timur Askerov will appear in three performances at the historic Mariinsky Theatre this month: tonight he is dancing the role of Count Albrecht in Giselle, then the role of Ferkhad in Grigorovich’s The Legend of Love (April 22), and will debut in the role of Zobeide’s Slave in Fokine’s Shéhérazade (April 25). Next mo...nth he will dance the title role in Ashton’s Marguerite and Armand (May 1) and the lead solo role in Balanchine’s Diamonds (May 6), will debut in the role of Jean de Brienne in Raymonda (May 10, mat), and then will dance roles of Oberon in Balanchine’s A Midsummer Night’s Dream (May 19) and Aminta in Ashton’s Sylvia (May 24).

Kimin Kim will also debut in the role of Zobeide’s Slave in Fokine’s Shéhérazade (April 26), will dance the role of Solor in La Bayadère (April 30), the Nutcracker Prince in the 3rd Act of The Nutcracker (part of the ballet gala on May 6), and the role of Count Albrecht in Giselle (May 11).

We wish both of our new principals every success. Photos: © Svetlana Avvakum.

 

** 좀 아까우니 작년 백야 때 마린스키 돈키호테 보러 갔을 때 찍었던 김기민씨 사진 두 장. 상대는 올레샤 노비코바. 근데 이때 내 자리가 1층 박스(베누아르) 앞줄이라.. 무대랑 좀 멀어서 줌 당겨도 이정도밖에 안나왔다 ㅜㅜ

1막 끝나고~

 

 

 

 

:
Posted by liontamer
2015. 4. 3. 09:27

마린스키 극장 앞 풍경 russia2015. 4. 3. 09:27

 

 

지난 2월 15일에 찍은 사진들. 이 날은 좀 춥긴 해도 햇살이 쨍쨍 나고 하늘이 파래서 산책하기 좋았다.

버스 타고 마린스키 극장 앞에 내려서 구관과 신관 쪽 잠깐 산책한 후 운하를 따라 쭉 걸어와 네바 강변까지 산책했다. 낮에 찍은 극장 앞 풍경들 몇 장.

이건 구관 건물.

 

 

 

현대적인 신관.

구관과는 좁은 운하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운하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눈도 쌓여 있었다.

 

 

 

구관과 신관은 이렇게 육교로 연결되어 있다. 일반인이 다니는 길은 아니고..

운하는 꽁꽁~

 

 

 

낮이라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도 저녁에 극장 문 열기 전에 좀 빨리 도착하면 항상 이쪽 길 따라 잠깐 산책하곤 한다.

 

 

 

오른편에 보이는 금빛 첨탑은 니콜스키 사원이다. 매우 아름다운 사원이다. 이곳 사진은 전에 올린 적이 있다.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755 (가을)
http://tveye.tistory.com/647 (겨울, 눈보라에 휩싸인 모습)

 

 

 

니콜스키 사원 종탑 좀더 가까이서..

 

 

 

다시 돌아나오는 길. 오른편 상단에 구관 건물이 조금 보인다.

 

 

 

좀 더 가까이 와서..

 

옛날에 여기 살때 공연보러 다닐 땐 구관만 있었기 때문에 신관 풍경이 아직도 가끔 낯설때도 있다.

 

 

돌아나와서 이제 운하 쪽으로 걸어가려다가.. 돌아서서 구관 앞 교차로에서 사진 한 장. 오른편 아주 귀퉁이에 마린스키 구관이 약간 보이고.. 가운데 보이는 것이 니콜스키 사원이다.

 

날씨 좋았었지.. 아아, 다시 가고 싶구나. 벌써 한달 반이나 지났네... 내가 갔을 땐 슈클랴로프는 곱사등이 망아지 하나만 나오더니만.. 갑자기 4월이 되니 줄줄이 해적, 사랑의 전설, 슈랄레, 백조의 호수까지 다 나오네 흐흑.. 너 뭐야 엉엉..

 

** 예전에 올렸던 마린스키 신관 바깥풍경과 내부 : http://tveye.tistory.com/2784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삭 성당의 황금빛 돔이 보인다  (0) 2015.04.07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네바 강  (2) 2015.04.06
잘 보면 쿠폴이 보여요  (2) 2015.03.30
돌아가고 싶은 그 때  (2) 2015.03.27
손에서 미끄러져서 찍혔는데  (2) 2015.03.23
:
Posted by liontamer

 

한국은 이미 22일, 여기도 자정 넘겼으니 22일. 자고 일어나면 공항으로 떠나고.. 모스크바에서 경유해야 하니 월요일 오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페테르부르크에서의 마지막 날은 바쁘게 지나갔다. 필요한 물건들과 필요하진 않지만 기분좋은 물건들을 좀 사고.. 며칠 전 추위에 떨다 발견했던 그 카페에 다시 가서 점심을 먹고 그 해사한 직원 사진도 찍고(나중에 카페 소개할 때 올려보겠다), 항상 들르던 네프스키 대로의 카톨릭 사원에 가서 초도 켜고, 마린스키에서 로파트키나의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돌아왔더니 밤 10시였다. 한참 짐을 싸고 났더니 어느덧 자정이 넘었네..

 

오늘 사진 몇 장만 올려본다. 많이 피곤하다. 자야겠다. 떠날 생각을 하니 너무 섭섭하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ㅠㅠ

 

 

고양이.

 

서무 시리즈에 등장하는 검정 고양이 미셴카랑 닮음 :)

 

 

 

고양이만 나오면 심심하니 이번엔 개 :)

 

 

 

저녁의 마린스키 신관.

극장 가려고 나오니 비 오기 시작 ㅠㅠ

비 조금씩 맞으면서 근처 돌아다니며 사진 몇 장 찍었다. 해 진 직후라 푸르스름한 빛이 예쁘다. 이 즈음의 빛을 좋아하는데 사실 때를 맞추기 쉽지는 않다. 오늘은 입장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 건물. 불 켜진 창문이 예뻐서.

 

 

운하에 비친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 모습. 얼어붙은 운하 위로 비가 내려서 물이 잔뜩 고였다.

 

 

마린스키 신관 램프들.

 

 

마지막은, 오늘 라트만스키 안무의 안나 카레니나 커튼 콜.

 

왼쪽부터 카레닌 역의 빅토르 바라노프, 가운데는 안나 역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검정옷이 브론스키 역의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다시 봐서 반가웠어요, 울리야나!

 

 

 

 

:
Posted by liontamer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에서 단막발레인 '봄의 예감'과 '페트루슈카' 보고 돌아옴. 피곤하니 리뷰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그냥 아주 짧은 메모만.

 

맨 처음엔 왜 성격이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을 묶었나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지금이 봄을 기원하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이라... 전자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이야기를 알레고리로 풀어낸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고 너무나 유명한 후자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미하일 포킨 작품이다. 그래서 두개를 엮은 거였어.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봄의 예감은 너무 알레고리에 치중한 나머지 많이 단조로워서 아쉬웠다. 춤도 크게 볼만한 건 없었고... 어쨌든 리뷰는 나중에.

 

자리가 베누아르의 오른편 사이드라... 줌 당겨도 한계가 있었고 비스듬한 구도로밖에 안나옴.

 

스메칼로프 작품은 24일에 올리는 '카메라 옵스쿠라'를 진짜 보고픈데. 작년 4월 발레 페스티벌때 슈클랴로프를 주역으로 안무해서 올린 작품인데 영상으로 보고도 정말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콧수염 달고 안 멋있는 중년남자 캐릭터로 나오는 슈클랴로프는 이쁘게는 안나오지만 드라마틱한 연기가 일품이었는데. 꼭 무대에서 보고팠지만 그건 24일이라 불가능이다 흐흑...

 

 

페트루슈카는 포킨의 다른 발레 몇개와 마찬가지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마린스키 무대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물론 근사했다. 하지만 오늘의 페트루슈카는 옛날부터 내가 의미를 많이 부여했던 페트루슈카 인형의 고뇌와 억압구조에 대한 깊은 생각보다는 스트라빈스키 음악과 알렉산드르 베누아(서구에는 프랑스식 표기인 브누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의 화려한 무대 미술/의상, 그리고 떠들썩하고 화사한 러시아 민속풍경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느낌이었다. 뭐 그건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변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걸수도 있다. 페트루슈카는 언제나 그런 작품이었을지도 모르니까.

 

이 리뷰도 나중에. 근데 돌아가서 제대로 다 리뷰 쓰기나 할지 모르겠네. 사실 작년 백야때 와서 본 발레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만 리뷰 올리고 두번이나 본 라 바야데르와 돈키호테, 인프라에 대한 리뷰는 흐지부지 안 올렸는데 ㅠㅠ

 

 

커튼콜 사진 한장. 자리가 멀어서 화질 안 좋지만.

무어인 역의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발레리나 역의 야나 셀리나. 페트루슈카 역의 안톤 코르사코프.

 

아..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 엉엉..

내일은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의 안나 카레니나로 공연 마무리. 보고 싶었던 공연이고 로파트키나가 나오니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겠지.

 

:
Posted by liontamer
2015. 2. 17. 05:09

곱사등이 망아지 보고 옴, 정말 예쁘다 :) dance2015. 2. 17. 05:09

 

 

피곤해서.. 리뷰는 나중에 따로.

 

두번째로 본 건데 확실히 최고의 캐스팅으로 보니 느낌도 확 다르고... 역시 슈클랴로프는 명불허전의 귀염둥이 바보 이반, 알리나 소모바도 이 배역으로 황금 마스크를 받은만큼 정말 잘 어울렸다. 둘다 너무 예뻤다.

 

슈클랴로프의 너무나 사랑스럽고 생기 넘치는 바보 이반을 보자 연말부터 쌓여있던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묵은 체증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어제의 레베제프 쇼크 포함 ㅋㅋ 이것이 진정한 꽃돌이, 춤도 되고 연기도 되는 미남자의 클래스!!!

 

 

신관 맨 앞자리 가운데 앉아서.. 그의 미모와 에너지, 넘치는 유머와 유연한 춤사위를 실컷 감상 :) 신관에서는 커튼 콜을 많이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다들 제발 나와달라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ㅜㅜ) 막상 찍은 사진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찍었다. 나중에 리뷰 올릴 때 나머지 사진들 올려보겠다.

 

우리 꽃돌이 브라보와 박수 엄청 받음 :)

 

 

받은 꽃다발을 소모바에게 바치며 뽀뽀 중 :) 좋겠다!! ㅋㅋ

 

 

 

 

:
Posted by liontamer





곱사등이 망아지 보러 마린스키 신관 옴. 이십분 후 시작. 슈클랴로프의 바보 이반!!! 아이 좋아 :)








마린스키 신관은 역시 화려하다. 구관이 진짜 '극장' 아우라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신관도 몇번 오니 정이 든다.


꽃돌아 잘 춰주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Posted by liontamer

 

 

계속 잠도 모자라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예쁜 것들 사진 몇 장.

갖고 싶어서 가끔 러시아 로모노소프 홈페이지에서 구경만 하는 티포트 :)

35,000루블. 환율 많이 떨어져서 예전보다는 훨씬 싸졌지만 그래도 56만원 정도네... 그림의 떡.

 

 

 

이건 상트 페테르부르크 가이드 페이스북에서 얻은 사진. 예쁜 러시아 소녀. 너무 귀엽다!!!

 

이제부터는 아름다운 무용수들 사진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얼마 전 뉴욕 투어 가려고 마린스키 앞에서 공항 가는 버스 타러 걸어가는 중. 사진은 svetlana avvakum

정말 너무 멋지다. 다 갖췄다! 내가 좋아하는 거.. 예쁘고 빨간 머리에 키크고 늘씬하고 롱코트 잘 어울리심!!! 아아 미의 결정체!! 한번이라도 이렇게 되어보고 싶다!!!!

 

 

 

이번엔 아담한 디아나 비슈네바

지난 뉴욕 투어 때 게르기예프가 주최한 파티에서..

아름다우심~

 

 

비슈네바 한 컷 더.

사진사는 gene schiavone

 

 

전에 올렸던 뉴욕 투어 때 백조 리허설 사진 하나 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 하나 더. 포즈와 의상 보니 잠자는 미녀인 듯

잠자는 미녀는 안무 자체는 별로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젤 처음 본 고전발레라 애정이 있다 :)

 

 

둘이 하나 더.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마지막은 전에 올렸던 건데... 내가 찍은 사진이다. 작년 여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커튼 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의상 진짜 잘 어울렸다. 오케스트라 핏 앞까지 뛰어나가 찍었음 ㅋㅋ 그의 미모는 정말 광채를 발했다.. (료샤에게 엄청 쿠사리당함 ㅠㅠ)

댄스 폴더에서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으로 검색하면 리뷰와 이때 찍은 사진들 있다

 

.. 무용수들이 많으니 이 포스팅은 댄스 폴더로..

 

:
Posted by liontamer
2014. 11. 25. 09:22

마린스키,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dance2014. 11. 25. 09:22

 

 

공연 시작 전, 불 꺼지기를 기다릴 때 :)

 

마린스키 극장, 1층 베누아르. 지난 여름, 라 바야데르 보러 갔을 때. 첫날은 파르테르 앞줄에서 보고 이날은 둘째날이라 티켓 가격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베누아르 사이드 좌석 끊었음. 이틀 연속 봐도 근사한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

 

다시 가고 싶다!

 

현실은 야근의 연속! ㅠㅠ

 

* 이때 봤던 라 바야데르에 대한 간략한 메모와 커튼 콜 무용수들 사진, 그리고 이때 공연 영상 클립들은 아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라 바야데르 3막 영상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99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라 바야데르 2막 결혼식 솔로 클립 : (http://tveye.tistory.com/3074 

라 바야데르 커튼 콜 사진들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라 바야데르와 솔로르 의상, 타이츠에 대한 에피소드 : http://tveye.tistory.com/2979

 

 

 

:
Posted by liontamer
2014. 11. 4. 19:56

마린스키 극장(구관)의 오래된 카페에서 dance2014. 11. 4. 19:56

 

 

전에 마린스키 신관 카페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2987)

이번에는 오리지널 마린스키 극장 카페.

 

마린스키 극장 구관은 아직 옛날 극장의 구조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 홀의 좌석도 경사는 거의 없이 평면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칸막이 내의 좌석들도 그냥 의자들 몇 개를 늘어놓은 것이 전부이다. 내부는 빌로드 카펫이 깔린 계단으로 연결되고 엘리베이터는 없다. 혹은 어딘가 있지만 내가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관람석은 5층까지 이어지는데 미로처럼 뻗어 있어 통로를 잘못 들면 자기 자리를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복도는 좁고 어둡다.

 

널찍하고 채광 잘되는 신관 카페와는 달리 마린스키 구관의 카페들은 2층 벨에타쥐 쪽 복도, 2야루스(4층) 양편 복도 등 좁은 구석에 위치해 있다. 아마 현대식 극장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처음 마린스키에 와서 막간에 카페에 갔을 때 끝없이 늘어선 줄과 너무나도 좁은 복도와 다닥다닥한 테이블들에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맨 처음 갔던 90년대와 비교하면 페테르부르크는 정말 많이 변했지만 마린스키 구관의 이 카페 풍경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그런데 굉장히 불편하고 좁음에도 불구하고 이 구관 카페의 매력은 잊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 내가 맨 처음 발레를 보았던 순간의 아름다운 기억과 저 좁은 복도와 심지어 의자도 없이 서서 먹어야 했던 테이블, 그곳에서 처음 먹었던 초콜릿 가루 뿌린 아이스크림의 기억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스크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맛이었다, 내 생애 최고의 아이스크림이었다. 첫 발레와 첫 극장의 맛이랄까.

(나의 첫 발레 : http://tveye.tistory.com/19)

 

요즘은 마린스키에 공연 보러 가면 막간에는 카페에 가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신 일찍 간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딱 그때 가서 입장한 후 겉옷을 맡기고 프로그램을 산다. 뒷자리일 땐 오페라 글라스를 빌린다. 그리고는 카페에 간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는 2야루스 왼편 계단 입구에 있는 카페다. 오른편에도 있는데 왼편 쪽이 케익이나 디저트류가 더 많았다. 아직 관객들로 들어차기 전의 한적함을 즐기면서 프로그램도 읽고 진한 차와 케익도 먹고 딱 좋다.

 

그러니 혹시라도 마린스키에 가게 되는 분들께서는 공연만 보지 마시고.. 여유가 있다면 조금 일찍 가셔서 오래된 극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좁은 복도 카페의 정취를 느껴보시기를. 그리고 여기 케익 맛있다.

 

 

 

이건 내 자리는 아니고, 누가 에스프레소 마시고 잔을 남겨두고 가서 찍어봄.

 

 

 

 

 

카페 모습은 이렇다. 굉장히 소박하다. 저 높은 테이블은 입식이다. 아직도 그대로네..

 

카운터에서 음료수나 차, 케익을 주문할 수 있다. 옛날에는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퍼줬는데 요즘은 그냥 포장된 아이스크림을 준다. 슬프구나. 그땐 스쿱으로 퍼주고 초콜릿 가루 뿌려줘서 행복했는데.

 

가운데의 조그만 아치형 입구로 들어가면 2야루스 복도로 연결된다. 저 복도로 들어가면 벤치와 코트보관소, 화장실 등이 있다.

 

 

 

 

이 날은, 라 바야데르 두번째로 보러 갔던 날. 첫날은 앞 2번째 줄에 앉았는데 이날은 베누아르(1층 칸막이 좌석) 사이드에 앉았기 때문에 슈클랴로프의 미모를 자세히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페라 글라스도 빌림 ㅎㅎ

 

저 티라미수 매우 맛있다. 우유 맛이 좀 강하고 가볍게 삭 녹아서 진하고 무거운 티라미수는 아니지만 내 입맛엔 딱 맞았다. 신관에서도 티라미수 먹었는데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구관 쪽이 더 맛있다.

 

 

 

여기서 홍차를 시키면 그린필드 티백인데, 신관 카페에서는 같은 가격에 다망 티백을 준다.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더 삐까번쩍한 신관 카페보다는 구관 카페가 더 좋다. 오래된 극장의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

 

 

2야루스 왼쪽 방향이라는 표지판과 복도. 샹들리에.

 

 

 

파란 카펫 깔린 저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이 카페가 나온다.

 

 

 

이건 이틀 후 돈키호테 보러 왔던 날. 이날은 올레샤 노비코바와 김기민씨가 주역이었다. 이날 공연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7월 마린스키 공연들 리뷰 쓰겠다고 해놓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하나밖에 안 썼구나..

 

돈키호테 프로그램 펼쳐놓고 읽는 중.

 

이날은 티라미수 대신 부셰 선택. 그러나 부셰는 너무 달았다... 그냥 티라미수 시킬 것을..

 

 

 

 

다시 가고 싶구나..

 

 

:
Posted by liontamer

 

지난번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 2막 결혼식의 솔로르 춤 클립(http://tveye.tistory.com/3074)에 이어.

 

이거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계속 바쁘고 정신이 없어 한참 지나버렸다.

커튼콜 사진들(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과 솔로르 의상에 대한 메모(http://tveye.tistory.com/2979)만 먼저 올렸다. 이틀 연달아 봤고 꽤나 근사한 무대였는데.. 결국 이렇게 슈클랴로프의 춤 클립만 두어 개 발췌해 올려본다.

 

이게 유럽에 생중계되었던 영상 발췌본인데, 사실 그때 촬영 구도라든지 밝기 등등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많다. 망령의 왕국 같은 경우도 전체 무대를 다 잡아줘야 하는데 자꾸 일부에 포커스를 맞춘다든지.. 하긴 니키야의 죽음 씬에서도 몇번이나 그런 짓을 하긴 했지. 심지어 여기 파이널에서 테료쉬키나의 춤이 끝나자마자 슈클랴로프가 무대 한가운데로 도약해 나올때도 조금 잘라먹어서 나를 심히 분노하게 만들었다 -_- 감히 저 아름다운 도약을 잘라먹다니!!! 저주를 받아라!!

 

전에도 얘기했듯 슈클랴로프는 솔로르 역에 무척 잘 어울렸다. 이 사람이 알브레히트를 잘 소화했으니 솔로르도 연기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소화할 수 있으리란 건 잘 알았다. 사실 솔로르라면 조금 더 크고 전사다운 이미지의 무용수가 외적으로는 더 잘 어울릴테지만(코르순체프 같은 무용수), 슈클랴로프에게는 그런 전사다운 풍채의 결핍을 상쇄하는 기품(고전 발레 식으로 말하자면 프르미에르 당쇠르, 왕자 역에 어울리는 귀족적인 이미지)과 깨끗한 포즈, 그리고 풍부하고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있어 상당히 어울렸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훨씬 멋졌다. 원체 드라마틱한 연기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이다 보니 회한에 잠겨 아편을 피우며 괴로운 꿈에 빠져들고 무대를 선회하고 니키야의 유령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들에서는 허세에 찬 귀족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진실하고 고통스럽게 보였다.

 

이틀 연이어 봤는데, 둘째날 촬영이 있었다. 그래서 이건 둘째날 공연 클립이다. 첫날 망령의 왕국 무대에서 이 사람의 도약과 회전에 상당히 감명을 받았는데 둘째날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망령의 왕국, 망령들이 나타난 후 솔로르의 등장과 니키야와의 재회 씬. 니키야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아쉬운 건 원체 망령의 왕국 배경이 어둡고 푸르스름한데다 이게 발췌본 클립이다 보니 화면이 상당히 어둡다.

 

 

 

그리고 파이널. 니키야와 솔로르의 춤. 앞부분의 아다지오와 니키야의 춤, 망령들의 춤 등 볼만한 게 많긴 하지만 일단 파이널만 발췌. 단정하고 정확한 테료쉬키나의 니키야와 허공을 가르는 슈클랴로프 솔로르의 도약을 볼 수 있다.

 

 

 

 

.. 가을 가기 전에는 이 무대에 대한 리뷰를 올리고 싶은데 이렇게 조각조각 조금씩 쓰다 보니 맥이 빠지긴 하네.

 

* 라 바야데르 이 무대 커튼 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21, http://tveye.tistory.com/3019

*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 의상과 료샤와의 대화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9

* 슈클랴로프가 춘 라 바야데르 결혼식 솔로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74

 

* 이전에 올렸던 라 바야데르 관련 포스팅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라 바야데르(세미오노바 & 사라파노프) 리뷰 : http://tveye.tistory.com/2799

사라파노프의 망령의 왕국 클립 : http://tveye.tistory.com/2808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는 느낌이 상당히 다른데, 올해 둘 다 라 바야데르 무대에서 보고 난 소회는, 내겐 슈클랴로프 솔로르가 더 마음에 든다는 거였다. 테크닉이야 사라파노프 쪽이 더 훌륭하지만 내게 사라파노프는 너무 깨끗하고 좀 차가운 느낌이고 슈클랴로프 솔로르 쪽이 좀더 피와 살이 느껴지는 뜨거운 솔로르라고 해야 하나.. 하긴 팬심 때문일지도 모르지. 어쨌든 위 링크의 사라파노프 춤을 보면 이 사람이 왜 훌륭한 무용수인지 알 수 있긴 하다)

 

.. 그리고 더 전에 올렸던 라 바야데르 관련 포스팅들

 

http://tveye.tistory.com/2773 : 루지마토프와 마할리나의 라 바야데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276 :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영상


http://tveye.tistory.com/2294 : 루지마토프의 솔로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478, http://tveye.tistory.com/2408, http://tveye.tistory.com/2328, http://tveye.tistory.com/2215  :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화보


http://tveye.tistory.com/2077 : 율리야 마할리나의 니키야 화보


http://tveye.tistory.com/2195 : 라 바야데르에 대한 짧은 메모

 

 

:
Posted by liontamer

 

9월 중순에 마린스키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dvd를 발매한다. 슈클랴로프와 비슈네바가 2013년에 춘 무대인데 영상이야 있지만 그래도 dvd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이 둘의 케미스트리가 워낙 뜨겁기도 하고. 살아 숨쉬는 심장을 가진 관객이라면 디아나 비슈네바의 줄리엣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를 외면하기란 힘들다. 둘은 뛰어난 무용수이자 탁월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전에 라브로프스키 안무의 이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짧은 메모와 무도회 첫 만남, 발코니 장면, 침실 장면 클립을 올린 적 있는데, 이번에는 둘의 결혼식 클립. 발췌본이라 화질은 좋지 않다.

 

이 필름은 어느 한 군데 버릴 데가 없는데, 특히 이 결혼식에서는 로미오가 바니타스를 상징하는 꽃과 해골을 드는 장면과 줄리엣을 위해 꽃을 놓아 주는 장면을 좋아한다. 비슈네바의 줄리엣은 너무나 아름답고,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는 매혹적이어서 저런 줄리엣이나 로미오라면 누구든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다.

 

 

 

내일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파이널 클립 올려봐야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마지막 장면 ㅠㅠ

 

* 둘의 첫 만남, 발코니 장면, 침실 장면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82

 

 

:
Posted by liontamer

 

매우 바쁘고 힘든 일주일 중 겨우 하루가 갔다. 월요일의 피로를 달래기 위해, 라트만스키의 발레 신데렐라 2막, 왕자의 춤 클립. 마린스키 발레단. 왕자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사진사는 Mark Olich, 슈클랴로프와 비슈네바)

 

알렉세이 라트만스키의 신데렐라는 흔히 알려진 발레 신데렐라와는 꽤 다르다. 훨씬 현대적이고 약간 그로테스크한 면도 있다. 궁전 무도회 장면조차도 화려하다기보다는 서늘하고 모던하다. 캐릭터들은 전부 어딘가 약간씩 이상한 구석이 있고 코미디는 가끔 신경질적이다. 아마도 일반적인 고전 발레 애호가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신데렐라가 꽤 마음에 들었다. 작년 마린스키 신관에서 봤는데, 일단 무대로 볼만한 작품이었다. 4계절을 형상화한 알록달록 의상의 무용수들을 비롯해 종종 좀 허세넘치고 무모할 뿐 매끄럽지는 않은 느낌도 들지만(이후 라트만스키는 이 작품을 개작하면서 4계절 배역을 빼버렸다) 그래도 왕자와 신데렐라의 춤은 꽤 좋다. 매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쩐지 연민을 자아내는 계모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했던 것은 여기 발췌한 2막 왕자의 춤과 파이널의 신데렐라와 왕자의 아다지오였다. 여기저기 툭툭 걸리고 상당히 거칠게 진행되는 작품이지만 파이널은 꽤나 로맨틱하다.

 

발췌한 부분은 2막에서 구두 들고 신데렐라 찾으러 다니는 왕자의 춤. 빨간 셔츠와 흰 바지, 빨간 백팩을 둘러멘 왕자라니, 상상이 되시는지. 1막 무도회에서는 다소 경박한 플레이보이처럼 등장하지만 일단 사랑에 빠진 후 2막의 왕자는 순진한 소년처럼 변해버린다. 우왕좌왕, 동분서주. 반해버린 여자가 과연 여기 있나 저기 있나 두리번두리번, 펄쩍펄쩍 뛰고 날아오르고 헤매고 실망하고 슬퍼한다.

 

라트만스키는 신데렐라를 찾아 거리로 나선 왕자의 모험을 조금은 코믹한 어조로 그려내고 있는데, '센 언니들'이즐비한 나이트 클럽이라든지, 어쩐지 동성애자처럼 보이지만 명확한 언급은 되지 않는 캠피한 남자들의 아지트라든지, 일반적인 고전 발레에는 등장하지 않을 법한 밤중의 뒷골목을 헤매는 슈클랴로프의 이 왕자는 꽤나 어리숙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조급해 보여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쉽게도 난 슈클랴로프가 추는 건 못봤고 콘스탄틴 즈베레프가 왕자, 나제즈다 바토예바가 신데렐라,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가 계모를 추는 무대를 봤다. 언젠가 꼭 이 사람이 왕자, 비슈네바나 노비코바가 추는 신데렐라를 보고 싶다. (노비코바는 외모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청순한 신데렐라에 잘 어울릴 것 같다)

 

말이 길었는데,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구두 쑤셔넣은 백팩 메고 무대를 뛰어다니는 라트만스키 신데렐라 2막 클립. 이것도 발췌본이라 화질은 안 좋고 싱크도 살짝 안 맞는 편이지만. 아쉬운 분들은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시면 1, 2막을 모두 볼 수 있다. 디아나 비슈네바가 신데렐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왕자를 춘다. 이 발췌 클립에는 비슈네바는 안 나온다만..

 

 

 

 

** 이전에 올렸던 신데렐라 관련 포스팅들은 아래

http://tveye.tistory.com/3045 : 슈클랴로프와 오브라초바의 신데렐라 사진
http://tveye.tistory.com/3040 : 라트만스키 신데렐라와 런던 투어에 대한 짧은 메모
http://tveye.tistory.com/2898, http://tveye.tistory.com/2638, http://tveye.tistory.com/2612 : 슈클랴로프, 비슈네바의 신데렐라 사진 몇 장

:
Posted by liontamer

 

 

첫날 사진(http://tveye.tistory.com/3019)에 이어 이건 둘째날 찍은 사진들.

 

전날보다 자리가 좀 안 좋아서.. 1층 베누아르 오른편 사이드 앞줄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둘이 커튼 앞으로 나왔을 때만 앞으로 가서 찍어 좀 건지고.. 나머지 사진들은 앉은 자리에서 찍었더니 화질이 엉망이다. 그래도 그냥 올려본다. 위의 사진은 앞에서 찍은 것.

 

이날 유럽 여러 나라의 영화관에서 공연이 생중계되었다. 그래서 촬영팀이 여기저기 포진해 있었다. 촬영 때문에 30분이나 늦게 시작했다... 아쉬웠던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 전날만 못했다는 것이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는 전날이나 이날이나 상당히 좋았다. 다만 마트비옌코와 슈클랴로프가 전에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않아서 그런지 전날의 그랑 파보다는 이날 그랑 파가 훨씬 매끄러워서 전체적으로는 이날 공연이 더 좋았기 때문에 좀 아쉬웠다. 하긴 어쩌면 전날은 내가 앞자리에서 슈클랴로프의 솔로르에게 정신을 빼앗겨서(니키야가 뱀에게 물리든 말든 나몰라라 솔로르만 보고 있었음 ㅠㅠ) 공연 전체를 조망하지 못해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 :)

 

 

 

원래 난 절대로 공연 중간에 사진 안 찍는데.. 전날 2막에서 슈클랴로프 솔로르가 이렇게 코끼리 타고 등장할 때 그 자태에 매우 감동하여 그만 이날 한장 찍었다. 물론 자리도 사이드였고 멀어서 결국 이렇게 흔들리고 엉망이다. 플래시 안 터뜨려서 더 그런 거지만 차마 공연 중간에 플래시 터뜨리는 짓은 할수 없었다 (터뜨리는 관객들도 종종 있는데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다)

 

어쨌든.. 찍었지만 별 성과없는 사진. 사진이 이 모양이라 그렇지만 이때 이 사람이 그 근사한 하얀 시스루 의상 위로 흰 스카프를 튜닉 여미듯 두르고 나왔는데 정말 한폭의 그림 같았다. 슬프다, 누가 저 장면 훌륭한 렌즈로 잘 찍은 사진 올려주면 좋겠다 :)

 

 

 

 

그의 하얀 의상이 너무나 좋아서 중간에 한장 더 시도.. 물론 이때도 플래쉬는 안 터뜨림.

 

그러나 역시 화질 극악 ㅠ.ㅠ

 

 

 

이건 2막 파이널. 막 내리는 중. 숨이 끊어진 니키야를 안고 오열하는 솔로르.

 

저 자식, 뭘 잘했다고 이제 와서 여자 부둥켜안고 우는 거야!! 출세하려고 공주랑 덥석 결혼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춤춰도 외면하고 공주 손에 입이나 맞춘 놈이!!! 나쁜 자식 ㅠ.ㅠ 솔로르 네놈은 알브레히트보다 더 나쁜 놈이야!

 

그런데 이 무대의 함정은.. 그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라서 '그래도 예쁘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2막 끝나고 인사 중. 자리 때문에 전날보다 화질이 더 나쁘다.

 

 

 

 

오른편에 좀 잘렸지만.. 황금 신상을 춘 김기민씨. 훌륭했다. 리뷰 쓸 때 얘기하겠지만 김기민씨의 황금신상은 일반적으로 이 배역 추는 무용수들과는 좀 달랐는데 내 마음에는 쏙 들었고 멋있었다. 이틀 후 이분이 바질 추는 돈키호테 봤는데 꽤 좋았었다. 돈키호테 리뷰는 또 언제 쓰지 ㅠㅠ

 

 

 

2막 출연진들 인사 중. 무대 배경이 꽤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앞자리에서 볼수록 감탄하게 된다. 정통 마린스키식 배경이다.

 

 

 

 

여기서부터는 앞에서 찍은 사진들. 두어번의 커튼콜 후 관객들이 나가는 틈을 타서 앞으로 갔다 :) 이날 조금 더 좋은 렌즈를 장착해 가져갔지만 뭐 어두운 실내라서 그런지 화질은 고만고만한 듯 ㅠ

 

 

 

 

 

 

 

 

 

 

 

 

 

 

 

 

 

 

 

 

 

 

 

 

 

 

 

 

사진 올리면서 보니 그때 생각나고 다시 가고 싶다.

 

영화관에서 중계해준 필름 디뷔디로 출시됐으면 좋겠다..

 

리뷰는 광복절 낀 주말에나 올리게 되려나 ㅠ.ㅠ

 

 

 

:
Posted by liontamer

 

 

아직 리뷰는 안 올렸지만.. 일단 커튼 콜 사진들만 먼저 올려본다. 이때 이틀 연이어 출연했는데 나도 이틀 무대 다 봤다. 일단 첫날 찍은 사진들 먼저 올린다. 첫날은 앞에서 두번째 자리였음. 그러나 라 바야데르는 하얀 옷 입은 망령들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망령들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은 전부 번져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커튼 밖으로 나와 인사할 때 찍은 사진들만 선명하고 나머지는 화질이 안 좋다. 그래도 일단 올려본다.

 

솔로르의 저 파란 의상과 깃털은 최고.. 그보다 더 좋았던 건 2막의 하얀 의상.. 1막에서 입고 나오는 화려한 의상도 좋아하는데 슈클랴로프는 키가 별로 크지 않아 그런지 너무 장식 많은 옷을 입자 좀 작아 보이긴 했다.

 

 

 

2막 끝나고 인사 중.

 

왼편은 감자티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오른편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저 흰색 탑과 아랍 팬츠, 하얀 깃털의 조합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다 실지로 무대에서 보면 꽤 섹시해서 앞자리에 앉은 보람이 있었음.. 이즈음 마린스키 극장 2층 홀에서 이고리 젤렌스키 갈라 공연과 관련해 그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 저 의상도 있어서 열심히 구경했었다. 그 사진은 나중에 솔로르의 의상에 대해서 따로 포스팅 올릴 때 :)

 

 

 

2막 끝나고. 니키야 역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인사 중. 그녀의 니키야는 의외로 꽤 좋았다.

 

 

 

인사하고 있는 슈클랴로프. 뉘집 아들인지 멋있기도 하지 :)

 

 

 

이건 1막 끝나고..

 

테료쉬키나.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브라만, 샤흐리아르, 돈키호테, 캐풀릿 공 등등 이런 역들을 너무나 잘 소화하는 최고의 배우. 오래 전 맨 처음 마린스키에서 공연봤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사람이 연기한 브라만은 그야말로 열정적이고 비극적이었다.

 

 

 

역시 1막 끝나고. 감자티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와 라자 역의 안드레이 야코블레프.

 

둘의 화려한 의상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의 실제 무대는 이번 라 바야데르와 in the night을 봤는데 사실 기대와는 좀 달랐다. 살짝 실망스러웠는데 그래도 감자티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못된' 공주 감자티 연기를 잘했다. 춤은 그럭저럭.. 솔직히 테료쉬키나와 꽤 비교됐다. 사실 라 바야데르에서 감자티와 솔로르의 그랑 파 드 두는 꽤 화려한 씬이라 잘만 하면 니키야보다 더 튈 수도 있는데.. 하여튼 리뷰는 따로..

 

야코블레프의 저 터번과 화려한 의상! 입어보고 싶다!!

 

 

 

 

문제의 3막. 망령의 왕국. 이렇게 다 번졌다 흐흑..

 

내 자리에서 찍으면 오케스트라 핏이 있어 줌을 안 당기면 이렇게 나왔다. 줌 당긴 사진들도 잘 보면 아래 검은 부분이 있는데 그게 무대 아랫부분이다.. 자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화질 나쁘지만.. 어떻게든 덜 번진 사진 몇 장..

 

 

 

 

얼마나 뛰어오르고 날아다녔는지 깃털이 저렇게 다 갈라졌다 ㅠㅠ 근데 다음날도 갈라진 깃털 그냥 꽂고 나왔다. 얘 컨셉인가.. 원래 솔로르 깃털은 좀 더 가지런하게 모아져 있는데..

 

 

 

꽃다발 받고 꾸벅 인사 중. 그러나 저 꽃다발은 곧 테료쉬키나의 품으로..

 

 

 

'빅토리야 누나한테 내 꽃다발 바쳐야지..' 하고 쳐다보고 있음 :)

 

 

 

따로 커튼 앞으로 나와 인사 중. 이건 빛을 잘못 받았는지 뿌옇게 나왔지만 슈클랴로프가 참해보여서 그냥 올린다 :) 도도한 누님 옆에서 참하게 보필 중 :))

 

가까이서 보면서도 내내 느꼈고 사진에서도 드러나지만, 발레 공연은 워낙 운동량이 많고 에너지가 소모되는데다 이 사람은 원체 열정적이고 높이 뛰어올라서 의상 전체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수고했다, 발로쟈~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나가서 찍은 사진들 여러 장..

 

 

 

 

 

 

 

 

 

 

 

 

 

 

 

 

 

 

 

 

 

.. 이날 둘이서 브라보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유럽 여러 나라 영화관에서 생중계된 그 다음날보다 이날이 훨씬 관객 반응이 뜨겁고 좋았다. 그래서 다음날 반응이 좀 아쉬웠다. 춤 자체는 다음날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다음날 사진들과 공연 리뷰는 가능하면 내일... 안되면 다음주 중에...

 

**  다음날 커튼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21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커튼콜 사진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73

 

:
Posted by liontamer
2014. 7. 31. 22:06

마린스키 극장 신관 카페에서 dance2014. 7. 31. 22:06

 

 

 

마린스키 극장 신관 카페에서.

 

이 날은 모던 발레 공연이라 백조의 호수 같은 고전 발레 공연 때보다는 사람이 적었고 극장도 한적한 편이었다. 마린스키 극장은 구관과 신관 모두 카페의 케익이 맛있다. 90년대 후반에 맨처음 마린스키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구관 카페는 좁은 복도에 의자와 테이블을 늘어놓아서 어두컴컴하고 붐비고 정신없지만, 그래도 옛날에 거기서 먹었던 아이스크림은 잊을 수가 없다. 한 스쿱 떠주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 가루를 뿌려주었는데 지금껏 그토록 맛있었던 아이스크림은 거의 없다. (하긴 내 기억 속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들은 모두 러시아에서 먹은 것들이었음) 지금은 구관 카페에서도 아이스크림은 조그만 통에 든 걸로 팔아서 그때의 그 느낌이 사라져 슬프지만..

 

저 티라미수는 정말 맛있다. 우유맛이 강하긴 하지만 크림치즈가 부드럽고 가벼우며 삭 녹는다. 정말 맛있다. 구관 카페에서 먹어보고 신관에 와서 또 발견하고 또 먹었다.

 

다만 확실히 신관이 더 럭셔리한 스타일이라.. 같은 카페에 같은 가격이라도 구관 카페는 홍차 시키면 러시아산 그린필드 티백인데 여기는 프랑스 고급 티백 담가줌..

 

그래도 역시 구관 카페가 '극장' 카페 같은 느낌은 더 있다. 여기는 '공연장' 카페 같고.

 

나중에 구관 카페도 올려보겠다.

(추가 : 구관 카페 http://tveye.tistory.com/3248)

 

아래 종이는 저 날 공연 프로그램. 이때 봤던 것은 라트만스키 안무의 콘체르토 DSCH, 그리고 웨인 맥그리거 안무의 Infra.

 

전자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바실리 트카첸코가 주역, 그리고 후자는 열 두명 정도의 무용수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오는데 그중 알리나 소모바, 옥사나 스코릭,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가장 임팩트 있는 역. 전자는 내 취향에는 어긋나서 좀 산만했고.. 후자의 '인프라'가 정말 좋았다. 무용도 음악도 모두 좋았다. 그리고 소모바와 슈클랴로프의 춤과 연기가 특히 좋았다. 기대 안하고 슈클랴로프 때문에 보러 간 거였는데 울컥했다... 나중에 리뷰 올려야지. 언제 다 올리지 ㅜ.ㅜ

 

 

 

신관 카페는 이렇게 널찍하다.

 

 

 

저 테이블로 가서 샴페인이나 부체르브로드(오픈 샌드위치), 케익이나 빵 등을 고르면 된다. 차나 커피를 마시려면 안쪽의 카운터로 가면 된다. 나는 일찍 입장해서 아직 사람이 거의 없다..

 

 

 

테이블 맞은편으로 극장과 나선 계단, 홀이 보인다.

 

 

 

내가 앉은 자리 맞은편의 통창문으로는 오리지널 마린스키 극장이 보인다. 바로 저거야말로 '진짜' 극장! 워낙 찬란한 날씨라 탈색된 듯 보인다. 조그만 운하를 사이에 두고 구관과 신관이 나란히 서 있다. 신관이 좀 뜬금없는 모양새인데다 워낙 육중해서 페테르부르크를 사랑하는 '구식' 시민들은 항상 '저 신관이 극장 광장을 망쳐놨다!'고 툴툴거린단다. (마린스키 있는 광장 이름이 찌아뜨랄나야 쁠로샤지, 즉 극장 광장이다)

 

그러나 조만간 저 구 극장은 수리에 들어간다고 하니.. 좋든 싫든 이 신관에서 모든 공연을 소화하게 될듯.. 수리까지는 좋은데 제발 오리지널 극장의 아름다움이나 구조, 색깔 등등을 절대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앞사람 머리에 안 가리게 좌석 배열만 좀 어떻게 해주고 화장실만 깔끔하고 널찍하게 해주면 좋겠는데.. 그 외는 좀 불편하고 어두컴컴해도 옛날 극장의 정취와 아우라로 다 견딜 수 있는데...

:
Posted by liontamer

 

 

오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 올리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메모만 읽고 쓰지는 않았다. 그래서 커튼 콜 때 찍었던 사진들만 올린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라 출처를 표기했다. 앞으로는 다른 포스팅 사진들에도 저 출처를 다 넣어야 하나 요즘 고민 중.

 

리뷰는 물론 따로 올리겠지만, 아주 짧은 메모를 먼저 남기자면.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은 애쉬튼 특유의 느낌이라든가 폰테인 & 누레예프의 오리지널과는 좀 달랐다. 아마도 그건 두 무용수의 개성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아무리 드라마틱하고 멋진 연인이라 해도, 그는 누레예프가 보여줬던 수탉처럼 도도하고 심지어 슬며시 비열한 구석마저 느껴지는 격정적인 에고이스트 청년이라기보다는 솔직담백하고 열렬하고 소년다운 인물에 더 가까워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차갑고 세련된 세르게이 폴루닌과도 완전히 달랐다) 이것은 안무나 춤, 동작과 포즈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아니라 이 사람이 배우로서 가진 고유한 특질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는 애처롭고 처연한 폰테인이나 서늘하면서도 비극적인 자하로바와는 달랐다.

 

어쩌면 나는 이들이 애쉬튼 오리지널처럼 연기했다면 그렇게까지 이 무대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얘기하지 않았나, 애쉬튼은 내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그리고 마린스키에 모여든 러시아 관객들은 이들의 감정선에 매우 집중했다.

 

커튼 콜 사진들 몇 장. 맨 앞에서 찍었는데 그래도 이때 후지x라서 그렇게 화질이 좋진 않다 ㅠ 극장은 마린스키 구 극장 무대. 며칠 전 두세장 먼저 올렸었다(http://tveye.tistory.com/2966)

 

 

 

 

 

 

아르망 의상을 차려입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나 발란신 아폴로와 마찬가지로 여성 관객들(+ 일부 남성 관객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 :)

 

 

 

 

 

 

 

 

저러고는 역시나 자기 꽃다발을 파트너인 테료쉬키나에게 다 바침 :0

 

뭐 이건 마린스키 남성 무용수들은 거의 다 그렇다. 이후 돈키호테 봤는데 거기서 바질 역 김기민씨(이것도 따로 리뷰 올릴 예정. 김기민씨 좋았다)가 키트리의 올레샤 노비코바에게 꽃다발 바침 :)

 

 

 

 

 

 

이후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따로 커튼 앞으로 나와 인사 중. 반응이 뜨거웠다.

 

 

 

이 사람은 흰색 의상이 잘 어울렸다.

 

 

 

마르그리트 역의 테료쉬키나도 좋았다. 검은색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어 종반의 죽음 씬에서는 슬쩍 섬뜩하기도 했다.

 

 

 

 

 

무용수답게 관객들에게 인사 중.

 

 

 

 

 

 

 

이제 들어가는 중. 왼편은 지휘자.

 

내일은 리뷰 올려야지.

 

올릴 리뷰로는 이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그리고 라 바야데르(테료쉬키나 & 슈클랴로프 & 마트비옌코), 돈키호테(김기민 & 올레샤 노비코바),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알리나 소모바, 옥사나 스코릭, 슈클랴로프 외 여럿), 그리고 단막 발레들인 쇼피니아나와 제롬 로빈스의 '브 노치'(in the night), 라트만스키의 콘체르토 DSCH가 있다. 근데 언제 다 올리지..

 

 

** 추가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리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002

:
Posted by liontamer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최근 마린스키 초연에서.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비열하고 이기적인 남자라기보다는 열렬한 사랑에 빠진 소년 같은 아르망이었다. 아르망이 청순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와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살짝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느낌이 들긴 했지만, 어쨌든 관객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자극하는 힘은 있었다. 리뷰는 이번 주중에 따로..

 

 

 

인사하는 자태도 우아하고 아름다움 :)

 

 

 

 

 

그러나 들어가기 직전에는 눈웃음으로 관객들의 환호에 보답 :)

 

저 의상 무척 잘 어울렸다.

 

옆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이건 라 바야데르. 이 사람의 솔로르는 드라마틱하고 근사했다. 춤도 좋았다. (그래도 솔로르가 나쁜놈이란 건 변함없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니키야도 생각보다 좋았다. 내 취향으로는 세미오노바보다 테료쉬키나가 훨씬 나았다.

 

솔로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파란색 탑과 팬츠, 그리고 깃털을 착용하고 미모를 뽐내는 중 :) 저거라고. 솔로르는 저 의상이어야 해! 전체를 뒤덮는 상의와 타이츠가 웬말이냐~!

 

라 바야데르 리뷰도 가능하면 주말에..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라 바야데르 모두 마린스키 구 극장.

 

:
Posted by liontamer
2014. 7. 23. 17:21

마린스키 극장 신관의 크리스탈 장식들 russia2014. 7. 23. 17:21

 

 

 

마린스키 신관은 아직 구관만큼 '극장'이라는 아우라를 풍기지는 않고 쾌적하고 근사한 '공연장'이란 느낌이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가면 기분이 좋은 곳이다.

 

신관 인테리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호박색 대리석으로 내장된 벽과 더불어 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들.

 

 

 

 

 

이렇게 천정에 매달려 있다.

 

 

 

이건 1층 사이드 입구. 안쪽으로 그 아름다운 깃털 막이 보인다. 저 막은 볼때마다 너무 근사하다. 물론 구관의 푸른 커튼이 그려진 막이 가장 근사하지만.. 그래도 저 깃털과 물결 무늬 막은 미니어처로 하나 갖고 싶다..

 

.. 원래 오늘 마르가리타와 아르망이나 라 바야데르 리뷰 올려볼까 했는데 피곤해서 잘 모르겠다. 메모는 적어 뒀는데..

 

:
Posted by liontamer
2014. 5. 17. 15:55

실비아 영상 클립 + 커튼 콜 사진 등 dance2014. 5. 17. 15:55

 

앞서 올린 마린스키 발레 실비아 초연(2014.4.3) 리뷰(http://tveye.tistory.com/2816) 에 이어.

 

1. 간단한 영상 클립 몇 개.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실비아 관련 인터뷰 클립

 

 

 

이건 실비아 공연 하이라이트 약간. 이건 첫날 공연이 아니라 그 다음날 알리나 소모바와 크산데르 패리쉬가 췄던 버전. 잘 보면 알리나 소모바의 실비아와 위의 테료쉬키나 실비아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슈클랴로프가 춤추는 클립은 없어서.. 슬픈 마음으로. 대신 리허설 클립 하나. 여기서 추는 게 아마 3막의 솔로 부분인 것 같다. 맨 처음 나오는 애는 크산데르 패리쉬. 슈클랴로프는 회색의 긴 슬랙스와 폴라티 차림.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로열발레단의 풀 버전을 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세요 :)

 

 

2. 공연 사진 (출처 : 마린스키 극장, 리아노보스티 신문 등)

 

 

 

이건 3막.

 

 

 

1막. 화살 쏘려고 위협하는 실비아. 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 아민타.

 

저런 애를 쏘다니 ㅠㅠ

 

 

 

 이건 3막 아다지오.

 

 

 

3막. 아민타의 솔로. 사진은 좀 웃기게 나왔지만..

 

 

 

1막. 화살 맞고 죽은 아민타를 살리러 온 의문의 망토 쓴 남자. 실은 에로스.

생명의 꽃을 갖다 대자 짠~ 하고 살아남.

 

 

 

이건 살려내기 전. 팔 들어서 죽었나 살았나 시험 중...

 

.. 근데 분명 다른 사진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올리려고 보니 슈클랴로프 나온 사진밖에 안 보인다 ㅠㅠ

 

 

3. 커튼 콜 사진들

 

내 니콘은 너무 플래쉬가 안 좋고 잘 번져서 후지X를 가져갔다. 맨첨엔 자리에 앉아서 찍고 무용수들이 커튼 앞으로 나왔을 땐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찍었는데 그래도 카메라 자체가 똑딱이라 잘 나온 건 없다만.. 어쨌든 이날 찍었던 사진들 올려본다. (스크롤 주의)

 

 

 

 

 

 

 

키 커서 잘 보였던 유리 스메칼로프 :)

다시 봐서 반가웠어요!

 

 

 

 

 

 

 

 

 

 

 

 

 

 

 

 

 

 

 

 

 

 

 

 

 

 

 

 

 

주역 무용수들 인사..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찍어서 이때부터는 좀 가까이서 :)

유리 스메칼로프.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사이좋게 :0

 

 

 

 

 

 

 

 

 

 

 

 

 

 

 

 

 

앗, 가지 마 ㅠ.ㅠ

 

.. 이렇게 하여 실비아 리뷰와 사진들은 이걸로 마무리.

 

마지막 남은 건 4월 6일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헉헉...

 

 

 

:
Posted by liontamer

 

실비아 (2014.4.3 마린스키 극장. 초연)

 

 

 

 

음악 : 레오 들뢰브

안무 : 프레드릭 애쉬톤

재안무 : 크리스토퍼 뉴턴

무대 배경 및 의상 : 크리스토퍼 아이언사이드, 로빈 아이언사이드

조명 : 마크 조나단

 

캐스트

실비아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아민타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오리온 : 유리 스메칼로프

에로스 : 알렉세이 튜튠닉

디아나 : 타치야나 트카첸코

노예들 : 안드레이 아르세니예프, 올레그 뎀첸코

 

 

1. 이 발레의 간단한 리브레토

 

1막

 

판과 님프들이 뛰노는 신성한 숲. 디아나 여신의 님프 중 하나인 매력적인 실비아에게 반한 순박한 목동 청년 아민타는 에로스 신전에 와서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후 그는 님프들과 실비아가 춤추는 것을 신전 기둥 뒤에 숨어 바라본다.

 

그러나 아민타의 망토를 발견한 님프들이 수색 끝에 그를 찾아낸다. 아민타는 실비아에게 열렬히 사랑을 고백하지만 디아나의 님프인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하잘것 없는 사랑을 부추기는 에로스를 마구 욕하며 신상을 조롱한다. 그리고 애원하는 아민타의 심장에 활을 쏴 쓰러뜨린다. 신상처럼 서 있었던 것은 사실 진짜 에로스 신이었고 그는 그 대가로 실비아의 가슴에 사랑의 화살을 쏜다.

 

실비아는 화살을 뽑아내지만 멀쩡한 것을 깨닫고 좋아하며 님프들과 퇴장한다. 지나가던 오리온은 실비아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잠시 후 에로스의 화살 탓에 사랑에 빠져버린 실비아가 등장, 아민타의 시체를 안고 슬퍼하며 사랑을 고백하지만 이때 오리온이 나타나 그녀를 납치한다.

 

마을 사람들이 달려나와 아민타의 시체를 발견하고 슬픔에 빠지지만 수상쩍은 망토를 뒤집어쓴 인물이 나타나 그를 살려낸다. 그 인물은 바로 에로스 신이었다. 에로스는 아민타에게 오리온이 실비아를 납치해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의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에로스 신에게 경배한다.

 

2막

 

오리온의 주거지로 잡혀온 실비아. 호화스러운 옷가지와 보석 등으로 아무리 꼬드겨도 실비아가 넘어오지 않자 오리온은 화가 난다. 그녀가 신주단지처럼 꼭 껴안고 있는 에로스의 화살을 빼앗기까지 한다.

 

실비아는 묘안을 짜내 갑자기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교태를 부리기 시작하여 오리온의 혼을 쏙 빼놓고는 그와 노예들에게 술을 잔뜩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들고 화살을 되찾는다.

 

도망치려고 하지만 출구를 찾을 수 없어 절망하는 실비아의 앞에 에로스 신이 나타난다. 그는 실비아에게 디아나 신전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아민타의 모습을 환상으로 보여주고 아름다운 배에 그녀를 태워 떠난다.

 

3막

 

디아나의 신전 앞. 다들 디오니소스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목동 아민타는 애타게 실비아를 그리워한다. 이때 바닷가에 아름다운 배가 한 척 들어오고 거기서 에로스와 실비아가 나타난다. 재회한 연인들은 사랑을 확인한다. 곧 축제와 함께 연인들은 사랑의 춤을 추지만 오리온이 나타나 다시 실비아를 납치하려고 한다. 그녀는 신전 안에 숨고 오리온은 아민타를 밀어붙인 후 신전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때 디아나 여신이 나타나 오리온을 죽인다.

 

여신의 분노는 금지된 사랑을 나눈 실비아와 아민타 커플에게 향하지만 이때 에로스가 나타나 오랜 옛날 디아나가 목동 엔디미온에게 반했던 순간을 환상으로 보여주고 그녀는 옛 추억에 감화되어 연인들을 용서하고 축복한다.

 

 

 

 

2. 공연 보러 가기 전. 로열발레단 영상 감상 후

 

리브레토를 줄줄이 늘어놓은 이유는 내 기억으로 이 발레가 국내에서 공연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없어서. 사실 나도 슈클랴로프가 초연에 나온다는 얘길 듣고서야 영상으로 찾아봤다. 로열발레단, 다아시 버셀과 로베르토 볼레 버전인데 유튜브에 올라와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시길. 고전 발레인데다 애쉬튼의 안무나 해석도 딱 그런 식이다. 리브레토도 간단하고 춤도 그렇게 많지 않다. 3막까지 있지만 실지로 전체 공연 분량은 90분도 안 될 것 같다.

 

영상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런 거였다.

 

1. 아... 지루하다. 춤도 너무 적다.

 

2. 저 아민타란 놈은 대체 뭐냐... 자기 힘으로 하는 건 하나도 없고 심지어 춤도 별로 없네 ㅠㅠ 로베르토 볼레의 섹시함으로 커버하는 거네 ㅠㅠ

 

3. 제일 중요한 여주인공 실비아가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쟤한테 정이 안 가네... 물론 다아시 버셀이야 예쁘고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한다만..

 

4. 발레가 춤도 리브레토도 등장인물들도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라 재미가 없다. 역시 이렇게 반듯한 고전은 내 취향이 아니었어.

 

5. 4와 비슷한 이유로... 프레드릭 애쉬튼도 정통 영국식도 취향에 안 맞았지... 역시 난 드라마틱한 게 좋다고!

 

6. 왜 하필 발로쟈 너는 내가 가는 일정에선 이거 하나 밖에 안 나오는 거냐 ㅠㅠ

 

(.. 나중에 실제로 공연을 보고 나서는 춤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 얘긴 아래)

 

 

3. 공연 보러 가서, 키가 크지 않은 인간의 슬픔

 

드디어 4월 3일이 되었다. 이날은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개막일이었고 실비아는 마린스키에서는 초연이었다. 페스티벌 개막작이자 초연작이니 극장에서도 열심히 홍보를 했고 관객들도 관심이 많았다. 주역은 마린스키 수석무용수들인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였다. 슈클랴로프야 시즌 개막이나 이런 페스티벌 개막이면 보통 주역으로 나오는 인물이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다른 게 개막작이면 더 좋았을텐데 하고... 그러니까 이날은 작품에 대해 아무런 기대감 없이 그저 슈클랴로프 얼굴이나 가까이서 보자 하고 간 거다.

 

 

 

자리는 좋았다. 파르테르 5째 줄 13번으로 정가운데 앞자리였다. 원래 공연 전체를 보려면 2층 맨 앞줄 가운데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무용수를 가까이서 보고 싶을 땐 그래도 1층 파르테르 앞자리가 좋긴 하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으니.. 이곳은 마린스키 구 극장. 계단식 좌석이 아니라 평면에 주욱 늘어선 의자들 때문에 앞에 덩치 큰 사람이나 머리 큰 사람이 앉으면 진짜 재앙이다. 러시아야 분명히 야구공만한 머리에 기다란 비율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쌔고 쌨지만 이상하게도 극장에만 오면, 특히 내 앞에 앉는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덩치가 크거나 머리가 크거나, 머리는 작지만 거대하게 부풀린 곱슬머리 헤어스타일을 장착한 경우가 거의 90%였다. 이것도 무슨 법칙이 있나보다. 그래서 옛날부터 마린스키 갈 때마다 외던 주문이 있었으니.. "발샤야 갈라바가 제발 오지 않게 해주세요 ㅜㅜ" (발샤야 갈라바 : 큰 머리 ㅠㅠ)

 

 

1층 파르테르 앞줄... 바로 앞 오케스트라 핏...

이래서 앞줄에 앉으면 무대가 가깝긴 하지만 심지어 지휘자 머리 때문에 또 무대가 가려지기도! 

 

 좌석이 이렇게 일렬 평면으로 늘어서 있다..

 

 

발샤야 갈라바가 앞에 앉으면 무대가 두 동강나 보이는 바로 그런 자리 ㅜㅜ

 

정말이지 이날도 들어가면서 유아용 시트라도 가져와 깔고 앉고픈 마음이 굴뚝이었다. 전날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보면서도 파르테르 끝열 앉았다가 무대 바닥이 안 보였던 게 생각나서 이날은 책을 두 권 챙겨갔다. 주섬주섬 책을 꺼내 스카프로 싸서 깔고 앉는 나를 보고 동행한 친구는 기절초풍...

 

친구 : 야, 뭐하는 거야! 아기냐?

 

나 : 너는 호빗의 괴로움을 모른다. 바로 너 같은 인간이 앞에 앉는 순간 무대가 안 보인단 말이야! 앞에 발샤야 갈라바가 앉으면 나 정말 하나도 안 보여... 기껏 슈클랴로프 얼굴 볼라고 이렇게 앞자리 끊었는데 안 보이면 어떻게 해 ㅜㅜ

 

친구 : 뭣이, 너 지금 내 머리가 크다는 것이냐! 발샤야 갈라바라니!

 

나 : 너는 왜 본론은 무시하고 쓰잘데없는 말에 집중하는 거야.

 

친구 : 나는 머리 안 커. 키가 클 뿐이야.

 

나 : 어쨌든 둘 다 똑같아. 키 크든 머리 크든 앞을 가린다고... 빨리 기도해라, 내 앞에 머리 큰 사람 안 오게 ㅜㅜ

 

.. 그러나 역시 내 앞에는 덩치 큰 아주머니가 앉고 말았다. 게다가 곱슬곱슬하게 부풀린 거대한 파마머리 콤보였다. 그리하여 책 두 권을 깔고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앞은 완전히 가려져서 가운데가 안 보였다. 무대가 두 동강나 보였다 ㅜㅜ 결국 공연 보는 내내 양쪽으로 고개를 왔다갔다 하고 봐야 했다... 이게 뭐냐. 비싼 자리도 다 소용없다. 그나마 책 두 권이라도 있었으니 망정이지... 막간에 책을 빼냈더니 진짜 아무 것도 안 보일 지경...

 

친구가 불쌍하다고 자리를 바꿔주려고 했지만 걔 앞에는 더 덩치 큰 곰같은 아저씨가 앉아서 더 안 보였다. 두번째 막간에는 결국 친구가 스카프로 책 싸는 걸 도와주면서 이랬다.

 

친구 : 너 진짜 눈물겹다... 엉덩이 배기지 않냐? 허리 부러지겠다.

 

나 : 시끄러워 ㅠㅠ 유아용 시트 좀 얻어와 ㅠㅠ

 

친구 : 무릎에라도 앉혀주고 싶구나 ㅠㅠ

 

나 : (혹함) 그래도 되니?

 

친구 : 기생오라비 같은 무용수 얼굴 보겠다고 친구의 무릎을 작살낼 생각이냐?

 

나 : 작살이라니... 너무하잖아 ㅠ 좀 많이 저리긴 하겠지. 그렇지만 물리적으로 계산한다면 80kg 이상의 체중을 가진 인간의 무릎이 날 앉혔다고 작살나지는 않을 거야.

 

친구 : 나의 80kg는 대부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지, 누구와는 다르지~

 

나 : 시끄러. 시작한다!

 

그리하여 결국 계속 발샤야 갈라바에 막혀가며 공연을 봤고 가장 혹했던 수단인 친구 무릎 좌석 활용은 당연히 불가능... 아, 마린스키... 여전히 구 극장이 신관보다 더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여전히 괴롭다...

 

 

4. 긴 서론에 이어, 이제야 본론. 마린스키 실비아 초연. 간단한 리뷰

 

 

극장은 만원이었다.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개막작이기도 했고 초연이었기 때문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선보이는 프리미어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오랜만에 진짜 고전 발레를 프리미어로 들고 나왔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꽤 관심을 보였다.

 

막간에는 파르테르와 베누아르 좌석 출입구인 1층의 좁은 복도에서 마린스키 발레단 디렉터인 유리 파테예프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근처 벤치에 앉아 친구랑 초콜릿빵 까먹으면서 인터뷰하는 걸 잠시 구경했다. 애쉬튼의 안무, 들뢰브의 음악, 작품의 의미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좀 잘 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때 친구가 마린스키 샵에서 슈클랴로프 엽서를 발견했다고 끌고 가는 바람에 당연히 거기 갔음(ㅜㅜ)

 

인터뷰 중인 유리 파테예프. 가려져서 얼굴의 일부만 보임. 영상으로 봤을 때와 얼굴 똑같음.

 

 

리브레토에 대해서야 1번에서 전부 얘기했으니 그냥 간단한 감상만...

 

로열발레단 영상 후기도 위에 썼지만, 이 작품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워낙 기대를 하지 않고 갔기 때문인지 오히려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아무래도 초연이다 보니 군무나 솔리스트들이 좀 긴장한 기색을 보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굉장히 신경 쓴 티가 났다. 돈도 많이 들인 것 같고 준비도 많이 한 것 같았다. 영국에서 그대로 가져와 제작했는지 무대 배경이나 의상, 디자인부터 시작해 안무도 그렇고 기존 버전과 크게 다른 구석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오랜만에 이런 고전 발레를 보니 신선하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백조의 호수나 지젤, 잠자는 미녀 등등도 클래식이긴 하지만 워낙 여러 버전들이 있고 무대 미술이나 조명도 많이 세련된 스타일로 바뀌어서 그런지 손으로 그린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배경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묘했다.

 

들뢰브의 음악이 좋았다. 이것도 영상으로 볼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역시 어두컴컴한 마린스키 극장 안을 가득 채우고 울려퍼지는 오케스트라 선율에는 뭔가 마법적인 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리브레토와 화려하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은 춤 때문에 기대를 안 했기 때문인지 의외로 볼 만한 춤도 조금 있었다.

 

영상으로 볼 때는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실지로 무대에서 보니 의외로 상당히 까다로운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자주 올라오는 레퍼토리들과는 스텝이나 동작들이 많이 달랐다. 특히 주역인 실비아의 스텝과 동작들이 어려웠다.

 

빅토리야 테료쉬키나는 씩씩하게 잘 췄다. 원래 잘 추는 무용수라 괜찮기는 했는데 어쩐지 저런 실비아라면 굳이 에로스가 구해 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헤쳐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씩씩했다 :) 이 사람은 외모도 그렇고 춤추는 스타일도 그렇고 가뜩이나 슈클랴로프랑 둘이 있으면 기 센 누나와 귀여운 연하 애인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레퍼토리에서는 게다가 슈클랴로프가 맡은 목동 아민타가 원체 비실비실해서 더 그런 느낌이었다 :0

 

나중에 테료쉬키나 인터뷰를 보니 역시 실비아 동작들이 어려웠다고 한다. 내 개인적 감상은... 테료쉬키나가 잘 추고 못 추고를 떠나서 실비아의 춤은 기교 넘치는 동작들의 연속이긴 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기교 = 아름다움은 아니니까.

 

 

 

 

이건 슈클랴로프의 아민타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람은 혼자 추는 게 별로 없긴 하지만.. 그 얘긴 나중에 하고... 무엇보다도 주인공들의 아다지오가 상당히 까다로워서 좀 놀랐다. 일반적인 고전 발레 아다지오들은 물 흐르듯 유연하고 부드럽게 전개되고 감정적 고조를 중시하는데 실비아의 아다지오는 성격이 달랐다. 분절적 동작들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남자 무용수가 파트너를 계속해서 들어올렸다 내려놓는 자잘한 동작들이 변형되어 이어졌다.

 

슈클랴로프야 잘 추는 무용수이긴 하지만 파트너를 지지해주는 데 있어서는 A급이라고 하긴 어려운 사람이라.. 사실 보면서 좀 조마조마했다. 살짝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얘가 작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워낙 동작이 까다롭고 처음 춰보는 거라 그런 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이 실수를 한 건 아니다. 아다지오는 끝까지 잘 췄다. 그냥 내가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을 뿐이다. '아, 왜 자꾸 들었다 놨다 하는 거니, 애 허리 빠지겠다.. 애쉬튼, 당신 새디스트였던 거요?'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운동량이나 순간 투여되는 에너지, 격렬함 등이야 물론 요즘 거의 체조 수준으로 전개되는 무용들 쪽이 더 크겠지만 실비아의 아다지오는 생각보다 무척 힘들었을 것 같았다. 성격이나 스타일은 다르지만, 약간 잠자는 미녀에서 로즈 아다지오 볼 때랑 느낌이 비슷했다. 별로 재미는 없지만 보는 내내 '아, 저거 참 추기 까다롭겠어..'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도 그렇고...

 

나중에 슈클랴로프 인터뷰도 읽었다. 역시 파트너 지지하는 동작들이 무척 어려웠다고 밝혔다. 기존에 춰 보지 않은 동작들이 많았고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했다. 발레에 대해서야 그저 보는 걸 좋아하기만 하는 내 눈에도 까다로워 보였으니 추는 애들은 더 그랬을지도.. 그리고 단순하고 천진한 목동 역이었지만 애쉬튼 안무였고 무엇보다도 테료쉬키나와 췄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근데 내가 보기엔 넌 이 프리미어 주역보다 나중에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그 단막발레 카메라 옵스쿠라에서 춘 역이 더 좋았어. 콧수염 달고 안 예쁘고 찌질하게 나오긴 했지만^^;)

 

 

뭐라고요? 내가 이렇게 예쁜데 안 이쁘고 찌질하게 나온다는 말을 하다니!

 

 

이 발레는 아무리 봐도 남자 주인공이 아민타라지만 이놈보다는 악당 오리온과 문제해결사 에로스가 훨씬 돋보인다. 심지어 등장씬도 더 많은 것 같다!

 

 

알렉세이 튜튠닉은 코믹한 에로스 역을 꽤 잘 소화했다. 영상으로 볼 때도 그렇고 무대로 볼 때도 화살 쏘는 게 좀 서커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로스가 실비아에게 활 쏠 때 잘 봐야지 싶었지만 문제의 발샤야 갈라바가 가리고 있어 활 날아가는 걸 제대로 못 봤다 ㅠㅠ

 

(사진의 조각상 분장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에로스 역의 튜튠닉.

이 발레는 사전에 내용을 모르고 보면 1막에서 갑자기 저 조각상이 활 쏠 때 깜짝 놀랄 수도...

사진에서는 에로스의 정체가 드러나 다들 경배하고 있음. 서 있는 애가 슈클랴로프의 아민타. 사랑하는 실비아를 구해주세요~ 하고 있음. 출처는 사진에 워터마크로 찍혀 있음)

 

그리고 유리 스메칼로프. 이 사람은 언제나처럼 좋다. 키도 크고 체격도 단단한데다 외모 자체가 강렬하고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다져진 훌륭한 기본기와 표현력이 강점이다. 오리온 역에 잘 어울렸다. 오히려 1막보다 실비아랑 오리온만 나오는 2막이 더 재미있었으니 말 다 했다...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시종장으로 안 나온 게 아쉬웠지만 여기서 화려한 옷 입은 오리온으로 등장해줘서 반가웠다. 그리고.. 이 사람은 키가 크기 때문에 발샤야 갈라바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꽤 잘 보였다 ㅜㅜ (발로쟈 너도 저 사람만큼 키가 컸다면 얼마나 좋았겠니 흐흑)

 

디아나 역의 트카첸코는 춤이랄 게 거의 없었다. 원체 이 발레 리브레토 자체가 마지막에 나타나는 디아나는 좀 '잉?' 하는 느낌이라... 아쉽긴 했다.

 

그 외 님프들과 판 등의 춤들이 좀 있었는데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그 이유는.. 이들의 춤은 주로 1막에 나왔는데 그 때 나는 화살 맞고 무대에 쓰러져 있는 슈클랴로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 ㅠㅠ

 

발레 자체는 실비아, 즉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원맨쇼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 추가한다면 오리온의 남성적인 춤 + 에로스의 코믹 연기... 그리고 더하기 얼굴만 예쁘지 자기가 하는 건 하나도 없는, 그냥 사랑에 빠진 어린 목동 아민타. 끝. 로열발레단 영상 보면서 내가 아민타에 대해 느꼈던 인상은 역시 변함이 없는 거였다. 이 배역은 그저 얼굴 마담! 거기선 로베르토 볼레가 섹시함으로 커버했다면 여기서는 슈클랴로프가 미모로 커버하고 있는 거였다!

 

 

5.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어쨌든 슈클랴로프 보러 간 거니까 이 사람에 대한 지극히 팬심 가득한 메모 몇 개.

 

정말이지 너무하다. 명색이 남자 주인공인데 너무 조금 나오는 거 아닌가 ㅜ.ㅜ

 

가까운 곳에서 봐서 좋긴 했다. 1막에서 등장할 때도 그렇고. 이 사람은 외모 탓인지 애초에 가지고 있는 밝은 아우라 때문인지 모르곘지만 키도 크지 않고 당당한 체격도 아닌데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이면 시선을 확 사로잡는 능력이 있다. 그게 꼭 외모가 준수해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사람보다 잘생긴 무용수들도 많고 더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가진 무용수들도 많기 때문이다. 배우도 그렇지만 발레 무용수들에게도 그런 매력은 아주 큰 힘이다. 관객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없다면 정말 높이 올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언제나 무용수들의 그런 매력이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 왔는데 하나는 빛, 하나는 어둠이다. 슈클랴로프는 전자에 가깝다. 무대에 올라오는 순간 주변이 밝아지는 스타일이다. 물론 이 사람은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연기도 잘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환한 등불을 켜주는 타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에이프만 발레에서 이고리 마르코프의 춤을 볼 때는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쓰는 글의 주인공도 후자에 가까운 인물이고 나 자신의 본성도 그쪽에 더 가깝긴 하지만 실은 빛이 더 어렵다. 그래서 슈클랴로프처럼 무대 위에서 천성적인 기쁨과 빛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을 보면 무척 끌린다.

 

어쨌든. 그건 좀 의미론적인 얘기고. 이제 팬심으로 돌아와서...

 

1막 내내 이 사람은 거의 누워 있기만 하는데 그래도 조금씩 자세를 바꿔가며 똑바로 누웠다 옆으로 누웠다 신상 뒤로 가서 웅크렸다 엎드렸다 여러 가지로 노력한다(ㅜ.ㅜ) 그러나 그의 누워 있는 자태가 너무나 섹시하였기에 이때 췄던 다른 무용수들의 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음. 반듯하고 예쁘장한 외모에 목동 튜닉 차림이라 작고 탄탄한 조각상 같았다. 키 안 크고 8등신이 아니면 어때, 저것은 이미 잠자는 미녀 남성판 :)

 

 

 누나, 제발 내 사랑을 받아줘요 ㅠㅠ

 

아야 ㅜㅜ 난 이렇게 이쁜데 왜 화살로 쏘는 걸까 ㅠㅠ

 

 

화살로 쏴죽여 놓고 뒤늦게 슬퍼하는 실비아 -_-

(자세히 보니 애가 이뻐서 뒤늦게 후회. 어머 내가 굴러들어온 복을 놓쳤네 ㅠㅠ)

 

 

2막에서는 등장도 안 하니 지나가고.. 3막.

 

1막에서야 '제발 내 사랑을 받아주오~' 하고 계속 애원만 하고 결국 화살 맞고 나뒹구느라 애절하게 울상만 짓고 있었지만 3막에서는 사랑을 이뤘기 때문에 마냥 행복해서 그런지 시종일관 빵끗빵끗 웃어서 보기 좋았다.

 

이 무대에서 이 사람이 보여준 장점은 이런 거였다. 환하고 자연스럽게 잘 웃는 것 + 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 특유의 깨끗한 라인과 포즈 + 몸의 탄성. 이 사람이야 원래 높이 잘 뛰는 걸로 유명하긴 하지만 이 무대도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탄성이 좋았다. 이게 무게 없이 우아하고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과는 좀 다르다. 난 무중력처럼 가볍게 부유하는 댄서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사람의 탄력은 가까이서 실제로 보면 꽤 매력적이다.

 

3막이 좋았던 이유는 이 사람이 드디어 제대로 된 춤을 췄기 때문이다... 아다지오가 까다로웠다고 앞에서 얘기했는데 사실 여성 무용수고 남성 무용수고 이들의 솔로들도 까다로웠다. 실비아의 솔로들이 겉보기에도 화려하고 좀 곡예 같은 동작들이 이어지는 스타일이라면 이 사람이 춘 아민타의 솔로는 좀 달랐다. 보통 파이널 2인무에서 남자 무용수는 화려하고 큰 동작들을 연이어 보여준다. 그랑 주테, 점프, 피루엣 등등등.. 그러나 아민타의 솔로는 상당히 절제되어 있고 동작 또한 작고 반듯반듯했다. 자잘한 카브리올을 비롯해 조그만 동작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나중에 어떤 기사에서 이 사람이 애쉬튼의 영국적 주인공을 추기엔 너무 솔직담백하고 열렬했다는 평을 읽긴 했지만 그래도 난 팬이라서 그런지 이 사람이 보여준 솔로는 마음에 들었다. 작은 동작들을 탁탁 끊으면서 적재적소에 포즈를 박아넣는 게 근사했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무대 위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올려놓고 저런 작은 점프 밖에 안 주다니 될 말이냐..' 라고 외치고 있었다(ㅜ.ㅜ)

 

 

6. 커튼 콜 + 친구와의 대화

 

 

발레는 1시간 30분도 안 되는 길이였지만 3막까지 있어 10시 좀 안돼서 끝났다. 냉정한 페테르부르크 관객들이지만 이 공연에서는 브라보가 많이 나왔다. 테료쉬키나야 당연히 많이 받았고, 슈클랴로프는 춤이 너무 적어서 브라보까지 많이 받겠느냐 싶었지만 상당히 많이 받았다. 의외로 전자는 여자 함성, 후자는 남자 함성이 더 많았다. 으잉?

 

원체 페테르부르크 관객들이 보수적인 편이고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긴 한데 오랜만에 진짜 고전발레를 제작해 초연으로 보여줘서 기뻤던 것 같다. 다녀온 관객들 평도 대부분 좋았다.

 

 

 

커튼 콜 사진들은 다음 포스팅에 따로...

 

 

커튼 콜 후 주역 무용수들이 커튼 앞으로 나와서 인사를 했다. 그리하여 나는 파르테르 앞자리임을 적극 활용, 잽싸게 달려나가 오케스트라 핏 바로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그의 미모를 가까이서 보며 행복에 잠김.

 

이때 내 친구는 매우 툴툴거림.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 운운, 나이 값좀 하라는 둥, 쟤가 뭐가 잘생겼냐 내가 훨 잘생겼다는 둥, 저런 스타일은 바람둥이라는 둥... 그게 나랑 대체 무슨 상관인지 -_-

 

급기야...

 

친구 : 야! 나 앞으로는 쟤 나오는 거 같이 보러 가자고 절대 안 할 거야 -_-

 

나 : (아무 것도 안 들림) 아 이뿌다~

 

친구 : 야! 좀 창피하단 말이야, 나만 내버려두고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가서 그렇게 사진 찍고... 별로 멋있지도 않고만.. 춤도 조금밖에 안 추고...

 

나 : 쟨 정말 이쁜 것 같아. 얼굴에서 광채가 나~

 

 

서로 좀 진정된 후.. 귀가하면서.

 

 

친구 : 야, 근데 그 나쁜 놈으로 나온 애 있잖아.

(친구는 발레에 별 관심이 없어서 나쁜 놈, 주인공, 예쁜 여자..로 구분함 ㅠㅠ)

 

나 : 유리 스메칼로프? 나 그 사람 옛날부터 좋아했었어. 잘 추지.

 

친구 : 나 좀 닮은 거 같지 않냐?

 

나 : 아니, 전혀. 안 닮았는데. 그 사람 엄청 샤프하게 생겼어.

 

친구 : 키도 크고 풍채도 좋고 잘생긴게 나 닮은 거 같아.

 

나 : 키랑 체격은 좀 닮았지만 그 사람은 꽤 근육질에 샤프하고 섹시한데..

 

친구 : 그러니까 나 닮은 것 같아.

 

나 : 너 전에는 미하일로프스키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보고 이반 자이체프랑 너랑 닮은 것 같다며.

 

친구 : 응?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그래, 작년에 본 그 사람. 음, 그 사람도...

 

나 : 뭔 소리야. 이반 자이체프랑 유리 스메칼로프는 생긴 게 완전히 다른데.. 스타일도 다르고. 어떻게 그 두 사람을 동시에 닮았다고 하냐. 둘 다 안 닮았음!

 

친구 : 너는 외국인이라서 보는 눈이 없어서 그래!

 

나 : 아니야! 난 심미안이 뛰어나! 이런 건 실수 안해!!

 

친구 : 너는 심미안이 뛰어난게 아니라 그저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을 좋아하는 것 뿐이야~

 

나 : 슈클랴로프님을 한번만 더 모독했다간 운하에 처넣겠노라~

 

 

7. 사족

 

어쩌다 보니 발레 얘기보다 친구랑 티격태격한 얘기, 자리 얘기가 더 많은 것 같다만... 하여튼 사족 하나.

 

1막 끝나고 뒷자리 여자들의 대화. 발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는지 한 여자가 프로그램을 뒤적이면서 물었다.

 

여자 1 : 아민타가 누구야?

 

여자 2 : 목동. 

 

여자 1 : 아, 왕자. 걔였구나.

 

여자 2 : 그래, 왕자.


 

... 이게 남자 주인공이라서 관성적으로 왕자라고 하는 건지, 아니면 그게 슈클랴로프라서 그런 건지 :0

근데 아무 짝에 힘 없고 쓸모 없는 목동치곤 너무 품위 있고 이뻐서 목동이라기보다 왕자 같긴 했다. 이것도 팬심인가...

 

... 리뷰가 너무 길어져서 이 공연 관련 사진과 화질 별로 안 좋지만 내가 찍은 커튼 콜 사진들, 그리고 영상 클립 몇 개는 다음 포스팅

 : http://tveye.tistory.com/2826

 

 


 

:
Posted by liontamer

 

 

비 오는 일요일 밤... 기분도 꿀꿀하고 두드러기 때문에 우울해서 마음의 위안을 위해 마린스키 무용수들 화보들 올려본다.. (라고 적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 무용수 2명-예브게니 이반첸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이라고 읽는다^^ 물론 다른 사진도 있긴 하지만)

 

위의 사진은 마린스키 브 콘탁트 페이지에 올라왔던 사진 :)

 

 

이건 작년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화보. 출처와 사진사 이름이 캡션으로 적혀 있다. 지젤.

 

 

 

예브게니 이반첸코. 백조의 호수.

 

이제 나이가 많아서 도약이 좀 딸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 사진에선 꽤 높이 뛴 것 같다 :) 하긴 이 분은 젊은 시절에도 훌륭한 체격의 왕자님 타입에 안정적 파트너로서의 요건을 갖춘 포즈가 멋진 무용수였지 점프나 피루엣 등 화려한 테크닉에 입벌리고 감탄하는 무용수는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내 첫사랑 무용수~ 그래서 뭘 해도 다 용서가 됨...)

 

 

이것도 작년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백조의 호수.

올가 예시나, 예브게니 이반첸코.

 

 

위에 이어 같은 무용수들.

 

 

 

이제부터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와 함께. 돈키호테.

 

슈클랴로프는 테크닉이 좋긴 하지만 파트너를 붙잡아주는 기술이 좀 약하다(ㅠㅠ) 이게 체격이 작아서 그런 건지, 원체 에너지가 넘쳐서 통통 튀어나가려고 하는 애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만. 자기는 춤에서 제일 중요한 게 듀엣이라 생각하고 발레리나를 받쳐주는 게 우선책무라고 생각한다는데 슬프게도 가끔 삐끗삐끗하는 게 보인다... 그래서 난 얘가 아다지오 추는 것보다 화려한 솔로를 추거나 아예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등등 모던이 가미된 발레, 아니면 드라마틱한 연기를 하는 편이 더 좋다.

 

근데 또 아내인 쉬린키나와는 듀엣도 잘 추고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걸 보니.. 역시 얘는 사랑하는 여자랑 춰야 하나. 아니면 자그마한 체격의 파트너들과 출 때 안정감 있는 건가.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도 그렇고 아내인 쉬린키나도 그렇고 자그마한데다 날씬한 애들이라..

 

** 새벽에 추가 : 유튜브에 얘가 테료쉬키나와 어제 춘 돈키호테 클립이 올라와서 받아 봤다. 중간중간 주요 장면들이 들어 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1막의 바질 솔로와 3막 자살쇼가 빠져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마음의 위안이 됐다 :) 내일쯤 영상 링크 올려보겠다.

 

 

이건 최근 끝난 댄스 오픈 페스티벌에서 Mr.브이라지쩰노스찌(표현력 최고상...이라고 번역해야 하나) 받았을 때. 테료쉬키나와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를 췄다. 이때 그랑프리는 안나 쯔이간쉬나가 받았다. 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수상함. 심사평과 기사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삶에 대한 기쁨으로 넘치는 생기발랄한 슈클랴로프'라는 묘사 때문에... 그게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 환하게 웃는 건 무용수에겐 큰 강점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웃음이 아니라 무대와 관객석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는 것 같은 웃음 얘기다. 이 사람에겐 그런 강점이 있어서 심지어 단순하고 재미없는 춤을 출 때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뉴스에서 얘가 이 상 받고 수상 소감 말하는 걸 좀 봤는데 그때도 재미있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슈클랴로프들이 있지만 슈클랴-로-프는 저 하나 뿐이에요~" 라고 :) (이건 노어를 알아야 재미있는데, 노어는 우다레니예-강세-에 따라 발음이 달라진다. 보통은 저 성에는 강세가 앞에 있는 모양인데 이 사람은 끝의 'o'에 있다.

 

 

이건 테료쉬키나와 이번 댄스 오픈 페스티벌에서 췄던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이전에 췄던 클립은 보니까 옛날보다 삐끗거렸는데 이번엔 그때보다 잘 췄던 거겠지??

 

 

 

이건 아마도 에튀드. 불쌍하게 옆모습만 나온 왼쪽 남자 무용수는 아마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인 듯. 발레리나는 올레샤 노비코바. 사진사는 캡션에 있는대로 Gene Schiavone.

 

 

이것은 바로 지난 4월 3일 마린스키에서 초연되었던 애쉬튼의 발레 '실비아'. 지난 달에 저거 보러 러시아 갔던 거나 마찬가지 ㅠㅠ 리아노보스티 신문사의 사진.

 

주제넘게 아르테미스 여신의 님프인 실비아를 향해 사랑에 빠져버린 목동 아민타 역. 이미 사랑을 호소하다 테료쉬키나 실비아에게 화살 맞고 바닥에 엎드려 있음 ㅠㅠ

 

1막 내내 저렇게 엎드렸다가 누웠다가 뒹굴다가 ㅠㅠ 그래서 이 1막은 그냥 저 사람이 누워 있는 자태만 구경하다 끝났다 ㅠㅠ 그러나 저 사람이 저렇게 헐벗고 등장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가슴 설레고 말았다... (동행한 친구의 구박을 한바가지 받음)

 

그래도 그렇지, 저런 애가 사랑을 고백하면 횡재했다고 생각하며 고마워하며 받아줄 것이지 저 실비아는 어째서 화살을 쏘는 거야! (전형적인 팬심의 사례 ㅠㅠ)

 

 

 

이것도 작년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발란신의 jewels 중 루비.

올레샤 노비코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나름대로 자신있는 레퍼토리인지 작년 자기 베네피스 공연에도 넣긴 했는데... 아마 미국인들은 이 사람이 추는 발란신 보면 싫어할 것 같다. 전통적인 페테르부르크 발레 학교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이라 플롯이나 납득할만한 스토리가 있어야 제대로 춤을 출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발란신 작품조차도 머리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생각해낸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발란신 작품은 좀 다르지 않나... 예전에 파루흐 루지마토프나 다른 마린스키 무용수들도 발란신을 열심히 추긴 했지만 '저건 조금...' 이란 평을 들었다. 이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러시아 냄새가 폴폴 나는 페트루슈카나 다른 고전발레들을 ABT 같은 다른 동네에서 추면 뭔가 이상하듯이.

 

 

작년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 라 바야데르.

도로시 질베르(불어 발음 이거 맞나 ㅠㅠ)와 함께. 이것도 베네피스 공연. 이때 발란신의 루비, 라 바야데르의 망령의 왕국, 그리고 젊은이와 죽음 췄다.

 

그래, 솔로르 의상은 저렇게 탑을 입혀야지! 배를 다 가리는 착 달라붙는 상의가 웬말이냐 ㅠㅠ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백조의 호수.

 

난 항상 발레리나를 한 손으로 번쩍 드는 게 제일 어렵고 저 무릎 위에 세우기는 별로 안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으나.. 저게 꽤 어려운가보다. 또 생각해보니 균형 잡기가 아주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지난 4월 6일 마린스키에서 백조의 호수를 봤는데 그때 지그프리드를 춘 게 볼쇼이 솔리스트인 데니스 로지킨이었다. 근데 이 사람은 옥사나 스코릭의 오데트를 무릎 위에 올려놓지 못하고 말았다 ㅠㅠ

 

로지킨, 왜 그랬어요.. 당신보다 자그마한 저 사람도 저렇게 오데트를 척척 무릎에 올려놓는데 ㅠㅠ 엄밀히 말하면 무릎이 아니라 허벅지에 올려놓기라고 해야 하나...

 

근데 고전 발레를 보다 보면 누가 나오든 항상 조마조마하다.. 피겨 스케이팅 보는 것처럼.. 저러다 발레리나를 떨어뜨리면 어떡하지.. 점프하다 헛디디면 우째... 등등... :) 옛날에 미하일로프스키에서 잠자는 미녀인지 백조인지 하여튼 공연 보다가 주역 발레리나가 엉덩방아 찧는 걸 본 이래 항상 그 공포가 스멀거린다!!

 

 

이건 작년 신데렐라. 왼편에는 게르기예프. 이건 유튜브에 영상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보세요. 비슈네바의 신데렐라는 사랑스럽고 백팩에 구두 넣고 헤매는 슈클랴로프의 왕자는 귀여움의 극치 :)

 

 

 

이제부터는 alex gouliaev의 사진들.

 

지젤. 아내인 쉬린키나와 함께. 이 사람은 원체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좋아서 알브레히트에 잘 어울린다.

 

 

 

이건 잠자는 미녀.

 

 

이건 곱사등이 망아지. 알리나 소모바와 함께.

 

 

이것도 곱사등이 망아지~

 

 

 

그리고 이건 젊은이와 죽음. 그로테스크하긴 하지만 좋아하는 사진. 이 사람은 절망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 연기도 잘한다. 사실 내가 이 사람에게 진짜로 반하게 된 계기가 된 것도 바로 이 공연이었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