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2016 petersburg2016. 10. 26. 22:54
지난 6월. 나초 두아토 안무의 잠자는 미녀 보러 갔을 때. 페테르부르크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가 제일 처음 봤던 '고전 발레'가 바로 이 극장에서 본 잠자는 미녀였다(물론 그 전에 마린스키에서 봄의 제전이나 포킨 발레를 보긴 했지만 그건 클래식 발레는 아니니까) 그래서 이 극장과 잠자는 미녀는 둘다 추억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나초 두아토 안무의 미하일로프스키 버전 잠자는 미녀는 딱히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만... 이날 카라보스를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췄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날이었다. 그분은 역시 아직도 너무나 근사하셨다.
사진 왼쪽의 금빛 카드는 좌석 칸막이 방으로 들어가는 키 카드이다. 마린스키 구관은 아직 베누아르나 벨에타쥐 등의 좌우 윙 쪽에 있는 칸막이 방들로 들어가려면 안내원 할머니들이 종이 친 후 열쇠로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는데 미하일로프스키는 이번에 가보니 아예 그쪽 좌석 앉는 손님들에게 저렇게 키 카드를 주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최근 몇년 동안 이 극장에 갔어도 칸막이 자리는 진짜 오랜만에 앉은 거라서.
막간 휴식 끝나고도 저걸로 열고 들어갈 수 있는데...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가져가버리는 손님들도 많을 것 같다... 공연 끝나면 쓰나미처럼 관객들이 빠져나와 좁은 계단으로 물밀듯 내려가는데 누가 칸막이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알아.... 사실 나도 기념으로 갖고팠지만 그래도 나는 원칙적인 관객이므로(ㅋㅋ) 그 쓰나미 사이에서도 안내원을 찾아 카드를 반납하고 나왔음.
극장 내부 사진 한장. 내 자리가 윙 쪽이라서 한쪽만 나왔다. 미하일로프스키는 극장이 작다. 그래도 알렉산드린스키보다야 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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