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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문을 지나면 사원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정교 성당이 하나 있어 전에도 들렀고 이번에도 들렀다. 여기에도 긴 의자가 놓여 있다. 이 사원은 꽤 크다. 기도를 하고 나왔다. 그러고보니 성 파라스케베 사원에 가야 하는데. 내일 가야겠다. 전에 두번 실패한 건 내가 너무 일찍 갔기 때문이었다. 그 사원은 정오부터 연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엄숙한 정교 사원. 그런데 빌니우스의 정교 사원은(리가도 마찬가지였지만) 너무 밝다. 오늘 햇살이 많이 들어와서 더 그런가. 

 

 

 

 

이 사원 안뜰을 거닐다 보면 옆쪽 울타리 너머로 예쁜 연못이 있다. 여름에 왔을 땐 저기서 미니 분수가 졸졸 흐르고 있어 영상도 찍어두었는데 지금은 그냥 연못만 호젓하게 거울처럼 빛나고 있었다. 

 

 

 

 

새벽의 문 거리를 따라 내려와(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이 없고 매우 한적했다) 디조이 거리에 접어들었다. 어떤 루트로 오든 여기 오면 지치는 건 똑같은가보다. 구 시청사 앞의 벤치에 주저앉았는데 의외로 벤치가 편했고 햇살이 따끈따끈해서 물을 좀 마신 후 멍때리며 한동안 앉아 있었다. 먹은 게 별로 없어 배도 고프고 차도 마시고팠다. 바로 옆으로 꺾으면 보키에치우 거리라서 슈가무어에 가기로 했다.

 

 

 

 

 

단언할 수 있다. 여기 케익이 제일 맛있다. 다른 곳보다 비싸고 좀 젠체하는 느낌은 있지만 케익이 맛있으니 다 용서됨. 홍차도 잎차로 우려준다. 다즐링이 없는 건 아쉽지만 얼그레이를 잘 우려주었고 이번에 시켜본 저 복숭아 크림치즈 케익도 엄청 맛있었다. 안에는 복숭아잼이 들어 있고 겉은 화이트 초콜릿 코팅이 되어 있음. 정성이 들어갔고 맛있으니 비싸도 그냥 인정하기로... 그래도 5유로니까 우리나라의 케익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다. 프라하의 ippa cafe의 케익이 딱 이런 식인데 생각해보니 거기는 여기보다 훨씬 비쌌음. 

 

그건 그렇고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배고프고 지치고 힘들 때 슈가무어에 왔으므로 그 후광효과도 있는 것 같긴 하다. 당분으로 눈이 번쩍 뜨인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래도 난 맛없는 건 끝까지 맛없단 말이야. 

 

 

 

 

 

영원한 휴가님이 학교와 유치원을 마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셨다. 이 분수는 예전에도 아이들과 조우했던 곳으로 동전을 주워서 '돈 폰타나스'(돈 분수)라고 우리끼리 부르고 있는 곳이다. 2년만에 아이들이 부쩍 컸고 너무너무너무 귀여웠다! 아이들과 다같이 지난번에 갔던 근처 루드닌쿠 거리의 비르주 두오나에 갔다. 초코 카눌레, 기본 카눌레, 잼 든 미니 디저트, 브라우니, 조그만 키쉬 타르트, 주스, 에스프레소 등을 시켜서 먹었다. 이후 놀이터에서 조금 쉬었다. 오늘 정말 귀여움 한도치 초과 :)

 

 

 

 

이 비르주 두오나는 점원도 친절하고 가게도 예쁘고 아늑하다. 그리고 빵도 맛있다. 

 

 

이후 우리는 필리모 거리 교차로에서 헤어졌다. 나는 다시 필리모 거리를 따라 머나먼 횡단(길긴 정말 길었다 ㅜㅜ)을 하여 게디미나스 대로의 숙소로 돌아왔다. 

 

 

 

 

이 사진은 새벽의 문 갈 때 찍긴 했지만 어쨌든 필리모 거리 사진이므로 여기에... 볕 드니까 따스하고 이뻐보이지 우중충한 날씨엔 역시 황량할듯. 

 

 

게디미나스 대로에 진입해 숙소 근처에 왔을 때 갑자기 너무 배고팠고 뭔가 챙겨먹기에는 귀찮고 게을러져서 맥도날드에 가서 빅맥을 한개 테이크아웃해 와서 방에서 먹었다. 오랜만에 먹었더니 배고파서 그런지 맛있었음. 그리고는 목욕을 하고 머리를 말리고(머리가 자동으로 마르면 참 좋겠다) 쉬다가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오늘은 10,922보, 6.2킬로. 대부분 필리모 거리 횡단 때문임. 그리고 새벽의 문도 갔고. 활동 반경이 아주 다양한 건 아니었으나 일단 필리모가 길었다 :)

 

 

오늘은 정말 따뜻했었다. 겉옷은 가을 점퍼를 입었는데 안에 두겹 껴입었더니 나중엔 땀이 날 정도였다. 돌아와서 빨래를 하면서 '아, 그 간이세탁키트 가져올걸' 하고 후회했다. 흑흑... 쿠야가 빨래 좀 해주면 좋은데. 호텔이라 청소해주고 밥주지만 빨래는 돈을 추가로 내야 하니 매일매일 저녁마다 내가 하고 있음. (빨래 미뤄두지 못하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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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