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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잘 자다가 오늘은 새벽 5시 즈음 깨어나서 한참 못 자고 뒤척이다 약간 새잠 들어 불량수면. 아마 벨리니 때문인 것 같다. 역시 알콜은 안돼... 너무 피곤하고 한없이 게을러져서 오늘은 조식도 걸렀다. 어제 조식 먹을 때 챙겨왔던 삶은 달걀 1알과 미니 서양배 1알을 먹었다. 오전에 일찍 업무를 마친 영원한 휴가님이 피나비야에서 아몬드 크루아상과 버섯 키비나이를 사서 들르셔서 그것을 맛있게 먹었다. 
 

한시 무렵 함께 엘스카로 갔다. 오늘은 어제보다도 더 따스했다. 놀랄만큼 좋은 날씨였고 심지어 더웠다. 19도~20도까지 올라갔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래서 엘스카 야외테이블에 앉았다. 카푸치노와 미니 땅콩버터 크림케익(비건이라고 한다), 영원한 휴가님은 플랫 화이트를 시키셨다. 내가 차를 시키지 않고 어제에 이어 커피를 시킨 이유는 여기가 디저트가 다양하지 않고 또 차도 어쩐지 근사할 것 같진 않아서, 그리고 어제 마신 플랫 화이트가 괜찮았기 때문에 카푸치노도 도전해본 것이다. 확실히 테이스트 맵보다는 부드러운 맛이었다. 10월에 빌니우스에서 야외 테이블에 앉게 되다니 정말 감동이었음. 일조량이 확실히 많은 카페였고 변색렌즈 안경 대신 선글라스로 바꿔 낀 채 앉아 있었다. 주변은 필리모 거리 등 교차로라 풍경이 그리 아름답진 않았지만 그래도 바깥에 앉아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이후 영원한 휴가님은 아이들을 챙기러 가시고 나는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 새벽의 문에 다시 가봐야겠다' 라고 결심. 새벽의 문은 숙소에서 먼데다 전에 왔을 때도 오르막길에 더위로 고생한 기억 때문에 좀처럼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었다. 새벽의 문과 우주피스가 딱 그런 곳이다. 맵을 찍어보니 엘스카가 있는 필리모 거리를 쭉 따라서 계속 올라가다 시장을 지나 꺾으면 새벽의 문이라 가는 길도 쉬워서 마냥 걷기 시작했다. 필리모 거리는 정말 길다. 네버 엔딩...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좋았기에 이 거리가 황량하지 않았고 걸어갈만 했다. 
 
시장(할레스 투르구스)이 나타나서 거기도 들렀다. 시장에 가면 딱히 사는 건 없지만 그래도 잠깐 구경하는 건 즐겁다. 전에 여기서 체펠리나이를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아마도 고려인이 하시는 건가 싶은 '한국 반찬가게'에도 잠깐 들어가보았다. 러시아에서 파는 한국 반찬들도 그렇지만 역시나 채썬 당근김치, 장아찌 등 미묘하게 변형된 반찬들이 좀 늘어서 있었다. 진열대에는 한국 라면 몇개, 김 등이 있었는데 너무 텅 비어 있어서 '아, 꽉꽉 채워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레스 투르구스에서 새벽의 문은 가까웠고 이쪽 루트로 오니 오르막이 아니라서 그럭저럭 올만 했다. 그리하여 나는 새벽의 문을 전과는 반대편 방향에서 통과하게 되었다. 그 다음 이야기는 2부에서. 여기까지의 사진 몇 장. 

 
 

 
 
반짝반짝 엘스카 앞 야외테이블들. 저 중 하나에 앉아 카푸치노 마심. 
 
 

 
 
여기가 할레스 투르구스 시장 내부. 
 
 

 
 
 
한국 반찬 가게. 
 
 
 

 
 

이걸 보니 옛날에 페테르부르크에서 바실리 섬의 안드레예프 시장에 갔을 때 거기서 '까레이스키 살랏'(한국 샐러드)란 이름으로 당근김치를 파는 걸 보고 고춧가루로 버무려놓았으니 정말 김치 같을 줄 알고 사왔다가 피봤던 기억이 났다. 기름으로 마리네이드되어 있음 :) 우리 나라에서도 동대문운동장 쪽 중앙아시아/러시아 식당에서 내준다. 

 
 

 
 
 
아아 꽉 채워주고 싶다, 저 진열장.... 라면이랑 짜파게티 각 3유로...
 
 
 

 
 
 
과일이랑 바클라바 매대. 
 
 
 

 
 
 
새벽의 문. 헥헥, 역시 근데 여기 오는 건 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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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