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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민트 비네투 앞. 여기도 햇살이 이뻐서 찍어둠. 
 
 
오늘의 네버 엔딩 메모에 괴로워하다가 ‘아, 홀리 도넛 얘긴 따로 올렸다!’ 하며 갑자기 기뻐진 채 오늘의 2부 메모. 오늘은 사실 7,079보, 4.7킬로밖에 안 걸었는데 전체 범위가 길지 않았을 뿐 오밀조밀하게 카페들과 작은 거리들을 밀도있게 왔다갔다한지라 이야기가 많다. 오늘은 완전히 카페 투어의 날이었다. 날씨가 좋았고 볕 좋은 엘스카, 기억에 좋게 남아 있던 민트 비네투, 벨리니를 마시고 싶어 들어간 홀리 도넛까지 세군데나 들렀다. 엘스카에만 좀 오래 있었고 나머지 두 곳은 1시간, 30분 정도만 있긴 했지만.
 
 
민트 비네투에서 나와서 빌니우스 대학이 있는 우니베르시테토 거리 쪽으로 갔다. 이쪽이 고적한 골목인데 이번에는 아직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잠시 스티클리우 거리로 빠져보았는데 오래된 베이커리 카페인 포뉴 라이메가 현관 장식 교체 공사를 하는 걸 목격. 이번엔 또 어떤 엄청난 장식을 달아놓으려나...
 
 
우니베르시테토 거리로 접어들었다가 잠깐 대학교 교정에도 들어갔다. 성당 전망대에서 무서웠던 기억에 그냥 교정만 잠깐 산책하고 나왔다. 여기 교정은 평화롭고, 벤치에 앉아 있는 (아마도 학생들일) 청년들을 보면 예뻐보이고 기분이 좋다. 옛날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교정이 생각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학교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유레카’라는 서점에도 들러보았다. 여기는 좀 스노브 느낌이 드는 서점이고 점원들 포함 자기들 서클끼리 즐거워보이는 곳인데 외국문학 책들이 많다. 거기 맞다, 긴스버그 에코백과 티셔츠 걸려 있는데 미남이 아니라서 안 샀던 곳 ㅎㅎ 2년만에 왔는데도 똑같은 에코백과 티셔츠가 걸려 있어서 좀 아쉬웠다. 긴스버그는 얼굴 프린트보다는 그냥 그의 멋진 시 몇 구절을 적어두면 좋을 텐데. (역시 미모중심주의 ㅜㅜ) 하여튼 그래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그 옆에는 재작년 묵었던 켐핀스키 호텔이 있는데 여기는 얼마 전 힐튼 호텔 체인으로 넘어가서 더 이상 켐핀스키가 아니고 ‘그랜드 호텔 빌니우스’로 바뀌었다. 현관의 꽃장식은 여전했지만 그네가 없어져서 뭔가 좀 아쉬웠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그네 없는 쪽이 훨씬 나아...)
 
 
그리고는 게디미나스 대로로 들어섰다. 리미에 잠깐 들렀다가 ‘벨리니...’ 하면서 빌니아우스 거리로 다시 들어가 홀리 도넛에 갔다. 그 얘긴 따로 올렸으니 생략. 그 이후에야 숙소로 돌아왔다. 5시 즈음이었다.
 
 
씻고 좀 쉬다가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햇살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벨리니 때문에 얼굴이 계속 빨갛게 달아오르고 열이 나서 잠시 창가에 앉아 바람을 쐬고 창 너머를 바라보며 쉬었다. 분명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 다시 정신없는 노동에 파묻히게 되면 바로 이 순간이 가장 그리울 거란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는 이 메모들을 쓰는 중인데 네버 엔딩... 헉헉, 이제야 다 썼네. 내일도 날씨 좋으면 좋겠다.
 
 
오늘은 대학 교정을 걷다가 아주 희미하게 뭔가 ‘쓰고 싶은’ 것이 어른거렸는데 아직 손에 잡히지는 않는 상태이다. 부디 빨리 잡혀 주기를...
 
 
1부랑 홀리 도넛에 사진들 많이 올려서 이 2부는 사진을 몇 장만 첨부하고 마무리.
 
 

 

 
 


햇살이 좋고 따뜻한 날씨라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빌니우스 대학 교정. 재작년에도 봤었나 기억이 잘 안나는데 조그만 분수가 있었다. 그리고 나무 아래 앉아 노트북으로 뭔가 공부하는지 작업하는지 열심히 집중하고 있는 학생(...인가? 여기는 남자들이 수염을 많이 길러서 정말 모르겠음)도 보기 좋았다. 
 
 
 

 
 
이정표인 대성당을 지나서...
 
 

 
 
 
방에 돌아와서는 벨리니 때문에 취하고 더워서 창가에 앉아 바람 쐬었음. 여기까지가 오늘의 메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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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