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금요일 밤 : 그리운 풍경, 힘들었던 하루, 환멸의 자리, 부디 fragments2024. 5. 24. 20:19
페테르부르크 의 어제 풍경이다. 아직 완벽한 백야 시즌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백야에 가까운 나날일 것이다. 6월이 백야의 절정이니까 너무 그립다. 사진은 아니치코프 다리와 판탄카 의 풍경이다. 저 길을 많이 걸었는데.
오늘도 굉장히 바빴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고 이것저것 꼬여 있는 일도 많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 급하게 진료를 받으러 갔다. 원래는 오후 늦은 시간에 예약이 되어 있었는데 슈퍼 갑이 주관하는 행사에 가야했기 때문에 시간을 간신히 당긴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원래 다니던 병원과 행사장이 그리 멀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진료를 잠깐 받고 행사장으로 갈 수 있었다.
그 행사는 정말 가고 싶지 않은 자리였다. 대부분의 정책이 그렇듯 분명 선의로 시작된 일들이지만 그것이 구현되는 과정이 너무나 구식이고 권위적이며 억압적이라서 짜증이 났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 한 자리에서 마주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결국 마주쳤고 온갖 불쾌한 뒷맛을 남겼다) 어쨌든 이런 모든 괴롭고 힘든 일들을 겪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사회 생활인가 한다. 함께 갔던 윗분과 실무자도 기분이 안 좋아진 채 나왔다.
행사장에서 집까지는 매우 멀었기때문에 한참 동안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중간에 좀 피곤하게 졸았다. 집에 돌아와 보니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서 몹시 귀찮지만 간단하게 김치찌개를 만들고 양념 불고기를 볶아서 밥을 먹었다. 내일이 토요일이라 정말 다행이다. 몸이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든다.
아빠는 오늘 기운이 너무 없어 근처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오셨다고 한다. 항암 치료를 받고 오시면 하루이틀은 몸에 기운이 없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는 계속 설사를 하며 밥을 잘 못 드셨으니 부디 오늘과 내일을 푹 쉬고 몸이 나아지셨으면 좋겠다. 나는 이번에 몸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붉은군대가제대로 가동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몸이 너무 힘들다. 주말에 푹 쉬면서 몸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오늘 근속 휴직에 대한 서류를 제출했다. 가을에 아주 바쁜 일들을 좀 끝내놓고 딱 한 달만 쉬려고 한다. 그런데 서류는 제출 했지만 과연 이것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어쨌든 제출 기한이 가기 전에 내기는 했다. 현실화 되어야 할 텐데... 10월로 접어 들면 사실 어디든 가기에는 좋지 않은 시즌이지만 그 전까지는 너무나 바쁜 일이 많기 때문에 몸을 빼 낼 수가 없다, 실제로 10월에도 여러 가지 골치아픈 일들이 있어서 과연 이때 욕 먹지 않고 별일 없이 쉴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원래는 3개월까지 무급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데 나는 평직원이 아니다 보니 이 한 달을 쓰는 것도 굉장히 눈치가 보인다. 마음속으로는 상당히 아쉽다. 어쨌든 이 한 달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너무 피곤하니 9시 정도가 되면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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