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 토요일 밤 : 미스티블루, 걱정이 많은 토끼, 쉬었음 fragments2024. 5. 25. 20:16
오늘의 꽃은 미스티블루이다. 제대로 된 식물 이름은 리모늄이고 미스티블루는 별칭이 아닐까 싶다. 청보라색의 조그만 꽃들이 알알이 달려 있는 것이 귀엽고 잔잔한 녀석인데 이렇게 단독으로 주문해 본 적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보통은 랜덤 믹스로 주문한 꽃다발 안에 끼어있곤 하는 필러용 꽃이다. 풍성해서 예쁘긴 한데 특유의 냄새가 좀 거북해서 공기가 답답해 창문을 열어두었다, 예쁘고 향기도 좋고 다듬을 것이 없는 꽃들은 별로 많지 않다. 모든 것을 다 갖추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너무 피곤해서 많이 잤다. 어제 열 시쯤 잠든 것 같고 새벽에 몇 번 깼지만 자고 또 잤다. 6시 이후부터는 거의 2~30분마다 자다 깨다 반복 했고 꿈도 정신없이 꿨다. 그러다 한 번은 꿈 속에서 굉장히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그 잠꼬대 때문에 깼다가 도로 잤다. 잠꼬대를 하는 것은 치매의 징조라는데 드물게 이럴때마다 기분이 찝찝하고 걱정이 좀 된다. 아아 나는 정말 걱정이 너무 많다.
오늘은 집에서 계속 쉬었다. 청소를 하고 참치찌개를 끓여서 아점을 먹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그냥 쉬었다. 몸 상태는 내내 좋지 않다. 빨리 좀 나아져야 할 텐데.
쌓여 있는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마음이 그리 편치 않다. 이것저것 걱정해 봐야 무슨 소용이람. 대범하고 담대하고 여유로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타고나야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마음수양을 해도 잘 안된다. 태어나기를 토끼로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나 보다. 오늘의 메모는 여기서 짧게 줄이려고 한다. 꽃 사진들 몇 장 접어둔다. 오늘 받은 미스티블루와 아직 덜 시든 공작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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