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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6일차. 
 

 


 
오전에 엄마가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타나셨다. 덥고 힘들고 또 옮을 수도 있으니 제발 오지 마시라고 했지만 걱정이 된 나머지 '너 어차피 어제로 격리도 끝났잖아 엄마는 두번이나 걸려서 안 옮아' 라고 하시며 집에 오셨음. 여태 한번도 걸리지 않은 (그리고 가장 허약한) 아빠는 차에서 기다리시고 엄마만 음식들을 가지고 올라오셨다. 전부 막 만든 것들이라 뜨끈뜨끈했다. 부모님 댁은 좁고 또 더운데 아침부터 저렇게 온갖 종류의 요리를 하시다니 ㅠㅠ 너무 고맙고 또 미안했다.
 


 

 

 

 



 
전복죽. 갈치구이. 두부조림. 감자볶음. 계란말이. 열무김치. 게살만 발라내 끓인 꽃게탕을 가지고 오셨다. 지금 목이 너무 아파서 조금이라도 맵거나 자극적인 건 먹을 수가 없는데 두부, 감자, 김치, 꽃게탕은 그림의 떡... 엄마에게 목이 아파서 맵고 짠 건 못먹는다고 하자 엄마가 그래도 조금씩 먹어서 <목구멍을 지져야> 한다고 하심. 아픈 와중에 너무 우스웠다. 하여튼 여행 다녀와서 엄마 첨 보는 건데 혹시라도 옮길까 노심초사한 나 때문에 둘다 마스크를 쓰고... 엄마도 음식만 꺼내주고는 10분만에 다시 가셨고 아빠는 얼굴도 못봄 ㅠㅠ 그리고 엄마가 코로나 때 받으셨던 가글액을 한병 가져다주셨다. 안그래도 그거 금방 다 쓸 거 같았는데 한병 더 생겨서 다행임. 혼자 아파서 힘들었는데 엄마를 잠깐이라도 봐서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사실 전복죽도 안 좋아한다만... 엄마가 비싼 전복과 갈치를 사서 요리까지 해오셨으므로 점심이랑 저녁에 챙겨서 먹었다. 
 

 


 
오늘도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어제보단 상대적으로 조금 나은 것 같다. 역시 새벽에 목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프고 또 기침이 터져나와서 깼는데, 가글을 하고 기침시럽만 먹고 다시 잤다. 약이 독해서인지 아니면 몸이 견디지 못해서인지 아침까지 자고 또 잤다. 계속 자고 싶었지만 윗분에게서 업무 톡이 와서 결국 깨서 한동안 업무 체크를 해야 했다. 이후에도 종일 업무 때문에 톡과 메일을 주고받았다. 윗분도 가급적 내가 쉬게 놔두고 싶은 마음과 일이 제대로 안 돌아가니 답답하고 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서 연락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시는 듯(결국은 연락을 계속 하고 있음 ㅠㅠ)
 

 


 
약과 가글액으로 한동안 통증에 둔감해져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목이 건조해지면서 무척 아파오곤 했다. 그래도 기침은 조금 덜했다. 약을 먹고 나면 머리가 너무 무겁고 온몸이 짓눌리는 듯하고 또 속도 울렁거렸다. 약이 독해져서 그런 것 같긴 하다. 종일 책을 읽다가 쉬다가 저녁에 두시간 가까이 잤다. 온갖 꿈을 꿨다. 특히 업무와 회사에 대한 꿈이 뒤섞여서 피곤했다. 일어나서는 좀전에 늦은 저녁을 챙겨먹었다. 새벽에 깨서 약을 먹지 않기 위해 저녁 약을 조금 늦게 먹어보려고. 
 

 

 

회사와 일 관련해서는, 아프기 전에도 너무 힘들고 또 온갖 고민이 있었는데 이번주 아픈 동안 속속 올라오는 이쪽 업계 뉴스를 보니 뭐랄까, 정말 망할 놈들이란 생각이 든다. 

 

 

오후에 약기운으로 통증이 둔화된 틈을 타 글을 좀 써보려고 했는데 파일을 열고 몇 줄 다시 읽자 너무 피곤해서 포기했다. 이 글은 원래 엄마랑 여행 가기 전에 다 끝냈어야 했는데 바빠서 마지막 스퍼트를 못 올린 것이 문제였다. 돌아와서는 딱 한 페이지 밖에 못썼으니... 부디 오늘 밤 자고 나서 내일은 몸이 더 나아지기를. 그래서 글도 좀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매일 꾸준히 읽고 있다. 앞부분은 80년대부터 시작해 90년대 소련 붕괴 전의 내부 문제들과 각종 이권 결탁들, 그리고 푸틴이 정권을 잡기까지의 흐름을 다루고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그리고 분명 푸틴이 정권을 잡게 되었던 그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에 나는 전공자로서 뉴스도 보고 시사 수업도 듣고 심지어 통역대학원 준비 때문에 이즈베스찌야도 꼬박꼬박 읽고(그 당시엔 지금처럼 정보가 넘쳐나지 않았으므로 이것도 열심히 한 축임), 특히 스쿠라토프 검찰총장의 비디오 스캔들은 당시 기사로 읽었던 기억도 난다만 막후의 이 모든 배경들은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당시 시사쪽 수업을 해주셨던 교수님이 수많은 이름들을 알려주셨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교수님도 이런 내용들까지는 분명 몰랐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세월이 지나 온갖 수사와 탐색을 거쳐서 하나하나 비밀이 드러나고 있으니.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둔다. 요즘은 매일 대추차 마시고 있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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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