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토요일 밤 : 라일락 가지, 잠, 반찬, 쉬었음 fragments2023. 4. 8. 20:35
오후에 분리수거하러 나갔다가 아파트 단지 내의 라일락 나무를 보러 갔는데 강풍 때문에 가지 하나가 부러져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그래서 고이 주워서 집에 가져와 이렇게 꽂아두었다. 조그만 가지 한 대이지만 향기가 아주 강해서 오늘의 작은 기쁨이 되었다. 바람에 꺾여나갈 때 라일락은 아팠겠지만 ㅠㅠ
그간 잠이 많이 모자랐는데 목이 부어서 약을 먹으면서 약기운에 잠을 보충하게 되었다. 좋은 결과는 아니고, 또 이 약을 안 먹게 되면 다시 잠을 못 자게 될까봐 걱정은 된다만 하여튼 오늘은 많이 잤다. 그리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 6시 즈음 깨어나 두어시간 뒤척이다 다시 새잠이 들었다. 다시 잠들었을 때는 내내 회사와 업무, 사람들 꿈을 꿔서 머리가 아팠지만 어쨌든 수면 보충을 좀 해서 다행이다.
침실에서도 늦게 기어나왔고 청소와 목욕을 한 후 아점을 간단히 먹고, 차를 마시면서 가벼운 책을 읽으며 쉬었다. 오후엔 글을 조금 썼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으며 쉬었다.
심신이 힘들어서 그간 잘 먹지 못했는데 오늘은 의식적으로 반찬을 좀 만들었다. 야채박스에 일주일 넘게 처박아뒀던 가지 두 개를 썰어서 콩나물과 함께 볶았고, 두부 조림을 만들었다. 반찬 만드는 건 목욕과 좀 비슷하다. 머리가 좀 비워지는 느낌이다. 하여튼 새로 만든 반찬과 함께 저녁을 먹었고 마트에서 주문한 배를 반 개 잘라 먹었다. 그런데 배가 맛이 없고 밍밍해서 영 잘못 산 것 같다.
글을 좀 쓰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더운 것보단 차라리 추운 게 나은 것 같다. 비록 그저께는 너무 추워서 고생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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