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

« 2025/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늘어져버린 토요일.





어제 정말 너무 무리해서 일했다. 이번주 내내 온갖 일들이 너무 많이 터졌고 기한이 코앞인 보고서도 써야 했다. 평소같았으면 저녁까지 하다가 힘드니까 포기하고 일을 싸들고 와서 주말에 마저 했을텐데 1. 너무너무 주말에 또 집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고, 2.우리 집 프로그램이 하위버전이라 그런지 자꾸 폰트가 깨지는터라 편집이 꼬일 것 같았다. 그리고 늦게까지 일하다보니 조금만 더 하면 될것 같아 거기서 끊고 집에 가려니 너무 아까웠다. 그러다 결국 저녁도 못 먹고 시멘트처럼 굳어진 채 계속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중간중간 사람들과 관련한 문제들, 새롭게 떨어진 과제 등 다른 피곤한 일들도 중첩되었다. 새벽에 출근해 일곱시에 사무실에 도착해 줄곧 일했던터라 열시가 넘어가자 좀 한계가 와서 너무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서 마지막 부분은 거의 눈에 보이는 것만 좀 고치고 마무리해버렸다. 하여튼 '집에 안 가져오기, 주말에 안 하기'는 달성했으므로 그걸로 위안하며 퇴근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먹은 게 너무 없어서 택시 타는 게 겁났지만 그 시간대에는 우리 집 가는 지하철은 끊겼으므로 결국 비상용으로 놔두었던 도라지절편을 먹고서 '부디 버틸 수 있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하며 택시를 잡아탔다. 그 시간대에도 은근히 차가 많아서 집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멀미가 났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견디며 집에 왔다.




한시 쯤 잠자리에 들었다. 너무 피곤하게 잤고 온갖 꿈에 시달렸다. 과도하게 문서작업을 해서 보호대를 차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왼쪽 손목이 너무 아팠다. 토요일 오전에도 물리치료받으러 갈 수는 있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포기했다. 많이 자고 싶었지만 9시 즈음 깨버렸다. 다시 자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날씨도 한몫 해서 온몸이 가라앉고 또 가라앉았다. 잠은 더 못 잤지만 침대에 몇시간 더 누워 있었다. 일어날 때쯤 아주 심하게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나서 고생함. 어제 워낙 오래 앉아 문서작업을 했으니 몸이 굳을만도 하다.




오전 목욕, 저녁 목욕을 했다. 저녁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욕조에 들어가 있는데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그랬는지 온몸이 거품과 물 속으로 용해되는 것 같았다. 보통 욕조에 들어가도 오래 앉아 있지 않고 빨리 나오는데, 오늘 저녁엔 그냥 계속 그렇게 앉아있고만 싶었다.





늦게 일어났고 청소와 아점, 차 한 잔, 목욕, 저녁, 밀린 빨래 외엔 한 일이 없다. 아, 맞다. 결국 업무시스템에 접속해서 간밤에 마치고 보내놓은 문서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열어봐서 쭉 훑어봤다. 역시 마지막에 힘들어서 대충 본 부분들에서 뭔가 편집이 꼬인 게 한두개 보였지만 손대고 싶지 않아서 내버려두었다.





연말에 마친 글은 일주일 동안 열어보지도 못했다. 퇴고를 해야 하는데, 이것도 시기를 놓치면 어려워지는데 도저히 그럴 기력이 없다. 뭐라도 쓰고 싶지만 역시 그럴 기력도 없다. 심신의 모든 에너지를 고갈되고 구멍이 나버릴 정도로 다 긁어 쓴 느낌이다. 아마 일 자체만 힘든 거라면 그냥저냥 좀 쉬면 회복될텐데 이게 좀 본질적 차원의,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 때문이라 쉽지 않다. 이 바닥과 구조, 현 사회(말이 거창한데 하여튼 다 연관이 있음)가 바뀔 수도 없는 거니까.





사진은 오늘 오후에 도착한 장미. 핫 머렝게 장미라는 이름이다. 굉장히 예쁘다. 천도복숭아 색깔이라는 묘사가 되어 있었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다. 오늘 나의 유일한 위안. 가시와 잎 다듬으면서 찍어둔 사진.



종일 머리도 아프고 또 배아파서 고생했다. 당연히 과로 때문이다. 오늘 푹 자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겠지.















꽃 사진과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세시 다되어 마신데다, 비 때문에 종일 어둑어둑해 자연광이 부족해서 티타임 사진은 거의 안 찍었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