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수요일 밤 : 정말 지쳤음 fragments2023. 1. 11. 21:17
너무 바쁘고 피곤하고 완전히 녹초가 되도록 지친 날이라 저곳에 가 앉아 알콜도수가 높은 칵테일이라도 한잔 마시고 뻗어버리고 싶다. 그랜드 호텔 유럽의 로비 바. 사진은 호텔 sns에서. 내가 좋아하는 바이다. 여기 칵테일보다는 아스토리야 쪽이 더 취향에 맞긴 했지만 이 바의 아름다움이란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아스토리야는 로비의 로툰다 카페가 멋지고 이 호텔은 이 바가 멋지다. 사실 건축양식이나 내부의 화려함은 그랜드 호텔 유럽이 훨씬 윗길이긴 하다. 묵기에는 아스토리야가 좀더 내 마음에 들지만. 하여튼 두곳 모두 그립다.
너무너무너무 바빴다. 어제 많은 변화가 휘몰아쳤던 날이라 그런지 잠도 잘 안와서 약을 조금 더 먹고 잤다. 매우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 새벽에 비몽사몽 출근해서 죽어라 일했고 막 새로 오신 최고임원께서 예고도 없이 방문을 하셔서 내가 맡은 부서와 운영하는 시설 전체를 안내해드리느라 오전에 정신이 쑥 빠졌다. 그것까진 그렇다 치는데 부임원께서 너무 빡치게 일을 떠넘기고 힘들게 구셔서 정말 화가 났고 힘이 들었다. 억울하고 피곤하게 일이 자꾸만 떠밀려 왔다. 이 와중에 또 내일 아침에 제일 먼저 최고임원께 사업계획 보고를 하라고 해서 그 자료를 오후부터 퇴근 시간까지 정신없이 만들어야 했다. 아아 원래 쓰려고 했던 보고서는 어떻게 하란 말이야 ㅜㅜ 이렇게 일이 빵빵 터지니 막상 써야 할 보고서는 오늘 하나도 못썼음. 내일도 아침부터 업무보고하러 가야 하는데... 정말 이번주엔 주말에 일하기 싫어서 오늘내일까지 빡세게 써서 다 끝내보려 했는데. 정말 너무 힘이 든다. 모든 보고서를 믿고 맡길 직원이 정말 1도 없고... 결국 주말까지 또 일해야 할 것 같다.
부당하게 우리 쪽으로 떠넘겨지는 업무가 자꾸 많아지니 오늘은 울컥하고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내가 너무 화가 나자 오히려 윗분이 나를 위로했다. 사실 반대가 돼도 모자랄 판인데 ㅜㅜ (윗분은 임원들이 얼척없는 행동이나 지시를 하면 화를 낸다기보다는 너무 어이가 없어 허허허 하고 웃다가 뒤늦게 급발진하여 화르르 떠는 타입이심. 그래서 적절한 때 적당하게 화내고 항의하는 타이밍을 항상 놓치신 후 뒤늦게 분노하여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시는 편이다) 아마 오늘은 내가 너무 빡쳐하니까 본인의 화는 좀 누그러진 것일지도 모름. 하여튼 우리 둘다 너무 빡치고 억울하게 일을 떠맡고 있음. 다른 부서들은 상급 본부장이 바람막이를 해주시는데 우리는 윗분이 그런 역할을 해주시지 못하니(이건 이분 잘못이라기보단 구조적인 문제임) 정말 너무 손해가 막심하다. 너무 힘이 든다. 부서를 두세개는 운영하고 있는 기분이고 거기에 선임실무까지 다 하는 기분임 흑흑. 그래도 아직은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으니까 그걸로 위안을.
제발 부디 내일은 다른 일들이 더 밀려오지 않게 해주세요. 오전의 업무보고를 잘 마친 후엔 보고서를 쓸 수 있게 해주세요 흑흑. 우렁이 없어 엉엉, 다 내 손으로 다 해결해야 해 엉엉... 똑똑하고 일머리 있는 직원 하나만 내려주세요 엉엉, 그래봤자 안 줄거야 엉엉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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