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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모두 시들어서 루스커스와 알스트로메리아와 마트리카리아가 남았다.




아주 바쁜 하루였다. 이번주의 고비, 피크, 하여튼 그런 날이었다. 오전에는 최고임원 포함 임원 대상 업무보고, 점심도 이분들과 함께, 그 직후 예산 협의 때문에 또 회의. 이런 일들을 하고 나자 하루가 휙 가버렸다. 손목치료 때문에 두시간짜리 토막휴가를 내고 돌아와 병원에 들렀다. 물리치료를 받으면 한시간이 또 휙 간다.




물리치료 받는 동안 꾸벅꾸벅 졸았다. 이 병원에 물리치료 받으러 올때마다 혈압을 재보는데 여기서는 꾸준히 정상치가 나온다. 그러면 새벽 건강검진 스트레스 때문이었던 것인가 싶지만 하여튼 몇번 더 재보고 의사와 상담을 해보려고 한다.




임원 업무 보고는 딱 한번의 고비 외에는 무난하게 지나갔다. 그 고비에서 내가 너무 빡쳐서 조목조목 따지고 좀 흥분했다는 것이 문제지만, 하여튼 지금 우리가 직면한 너무 힘든 인력 현안에 대해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퉁치고 아예 원천봉쇄하고 넘어가시려는 부임원의 태도에 정말 화가 나서 그것이 무슨 문제인지, 그리고 충분히 검토를 해준 후 해결책이 없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이겠지만 아예 검토조차 배제하지는 말아달라고 따졌다. 이분은 좀 당황하셨고 결국 내 의견에 일리가 있으니 검토를 해보시겠다고는 하심. 그런데 뭐 그게 실제로 일어날 때까지는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으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기에는 이 회사를 너무 오래 다녔고 또 조직의 생래를 너무 잘 알아서 ㅜㅜ




그건 그렇고 회의 내내 마스크라도 써서 다행이다. 안 그러면 내가 완전히 정색해 입술을 떨며 눈을 불태우는 것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것이 아닌가 ㅠㅠ 최고임원과는 달리 이 임원분은 오랜 세월 우리 회사에 계셨던 분이고 물론 나에게도 한참 선배님이고 함께 일한 적도 있어서 내 성깔을 좀 알고는 계심. (평상시 고분고분 상냥하지만 뭔가 억울하고 비논리적이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윗사람 앞에서도 정색하고 대드는 나쁜 성깔의 토끼 ㅠㅠ) 나중에 윗분이 자기는 쫄아서 그냥 암말도 못했는데 내가 그렇게 할말 다 해줘서 속이 다 시원했다고 하심. 아니, 그런데요 ㅠㅠ 그 역할을 좀 해주시면 더 좋았을텐데요 흑흑흑... 하지만 바랄 수도 없다. 우리 윗분은 임원들을 불편해하시고 또 보고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어서 ㅠㅠ 결국 모든 것이 내 몫.




하여튼 그래서 점심 먹을 때는 내 분노와 따짐의 대상이 되었던 선배 임원 곁에 앉아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도 잘 들어드리고 재밌게 풀어드렸음. 아악 정말 사회생활 너무 힘들어. 스스로를 부양하며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토끼로 사는 거 힘들어, 인간 둔갑해서 회사 오래 다니며 일하는 거 진짜 피곤해!




날씨가 또 엄청 추워졌다. 바람 때문에 더 추웠다. 내일은 더욱 춥다는데, 흑흑, 나는 내일 다른 동네 사무실에 외근 출장인데 거기는 지하철역에서 족히 15분은 쭉 걸어가야 하는데... 으앙 택시 탈까, 하지만 그 지하철역에서 목적지까지는 너무 가까우니까 아예 택시는 안 잡힐 거고, 그렇다고 우리 동네에서부터 타고 가면... 아침엔 엄청 밀리겠지. 멀어서 돈도 엄청 많이 나오겠지. 아악 힘을 내자, 나는 걸어갈 수 있다! 옷을 껴입고 후드를 덮어쓰고 힘차게 걸어가면 된다, 기운을 내자 얍!!!! 매일매일 밤마다 이렇게 기운을 내기 위해 얍!!!을 하고 있다. 아 이것도 슬퍼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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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