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월요일 밤 : 알스트로메리아, 수면 결핍, 바쁜 월요일, 손목은 계속 아프고, 패딩도 자기 할 말이 있겠지 fragments2022. 12. 19. 20:52
집에 돌아오니 장미는 이미 너무 피어서 시들기 시작했고 알스트로메리아가 피어났다. 알스트로메리아는 확실히 흰색이 제일 예쁜 것 같다.
주말에 신체리듬이 완전히 깨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어제 매우 집중해서 글을 쓰면서 막바지에는 바로 그 순간, 즉 머리가 아니라 손이 움직여서 나는 그저 따라가며 쓰는 순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무의식적 고양과 흥분 상태가 쉽사리 가시지 않았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새벽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시가 되기 전에 약을 조금 더 먹어보았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보통은 도움이 되는데. 그래서 세시간 가량밖에 못 자고, 그것도 온갖 꿈을 꾸며 얕은 잠이라 너무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다. (그리고 어제 글은 다 못 썼음. 손목 때문임 ㅠㅠ 아프지만 않았으면 아마 집중해서 끝까지 달렸을텐데. 차라리 그러고서 잠을 못 잔 거면 나았을텐데 ㅠㅠ)
그래서 정말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해서, 아침 일찍 사람들 나오기 전에 좀 졸기라도 해야겠다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서 할 일이 무척 많은 전형적인 월요일이었다. 일을 계속 했고 윗분과 회의도 하고, 하여튼 종일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내일은 오전에 심지어 복잡한 회의도 진행해야 한다. 회의를 주재하고 나면 무척 진이 빠지고 힘이 든다. 예산 자료는 이것저것 방해를 받느라 다 못 만들었다. 이것도 내일 마쳐야 한다. 이번주는 화요일과 목요일이 제일 힘든 날이다. 아아 기운을 내자 아아아압! 스스로를 부양하는 독립토끼야 힘을 내라! 우렁이는 없다! (아 너무 슬퍼 흑흑)
손목이 다시 많이 아파서 오늘 퇴근길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병원에 들렀다. 그래도 내가 다니는 동네 병원은 집에서도 가깝고 평일엔 저녁 늦게까지 진료를 해서 다행이다. 다시 아파졌다고 호소하자 손목을 쓰면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가급적 많이 쓰지 않는게 좋다, 지난번에 다른 진통제 먹는다고 해서 약을 주지 않았는데 약을 먹는 게 좋겠다고 하신다. 물리치료도 받고 나왔다. 뜨끈한 찜질을 하니 너무 졸려서 한동안 유체이탈했는데 전기치료를 하자 오늘따라 좀 세게 틀어놔서 자극이 심해서 잠이 깨버림. 손목이 앙상하다 보니(도대체 다른 데는 둥실둥실인데 손목은 정말 앙상함) 아픈 곳을 돌아가며 패드로 밀착하면 마사지가 세질 때 손목뼈를 두들겨대게 된다. 근육과 살을 두들기면 그냥저냥 괜찮은데 손목뼈를 탁탁 두들겨대면 그야말로 괴롭다. 다음에 가서 손목에 패드들을 둘러주면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뼈를 살짝 우회해서... 라고 말하면 그렇게 해줄 수 있으려나.
잠이 너무 모자란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정말 왜 이렇게 추운 걸까, 오늘은 몇년 전 엄마가 홈쇼핑에서 구매하여 내게 가져다주신 크고 두꺼운 구스 패딩을 입고 출근했다. 이것이 사실 내 몸에 비해 많이 커서 이 패딩을 입으면 내가 내 힘으로 걷는 게 아니라 패딩에 떠밀려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아마 재질 때문일수도 있다. 그 사이 둥실해져서 예전만큼 헐떡거릴만큼 크진 않다만(이것도 슬픈 일 ㅠㅠ), 하여튼 패딩에게 떠밀리고 끌려가며 출근함. 닥터 스트레인지 망토도 아니고. 그 망토는 능력도 있고 뽀대나는데 ㅠㅠ (패딩 입장에서도 '닥터 스트레인지는 멋있고 능력있지만 너는 한마리 토끼잖아' 라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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