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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발췌한 짧은 대화는 몇년 전 쓴 소설의 전반부이다. 열심히 쓰려 했지만 너무 업무도 과중하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을 겪느라 결국은 100여페이지밖에 못 쓰고 중단한 상태이다. 언젠가는 다시 쓰게 될 테지만 그때가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다. 항상 다시 쓰고 싶다. 그런데 써보려고 해도 도저히 에너지가 나지 않는다. 물리적인 에너지도 모자라고 또 그외의 여러 이유가 있다.

 

 

발췌한 대화는 예전에 이 about writing 폴더에 좀더 긴 버전으로 올려본 적이 있다. 시골이나 다름없는 지방 소도시 가브릴로프 극장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미샤가 그 지역의 문예지 편집장이자 노멘클라투라 가문의 유명한 미인 렐랴와 나누는 대화이다. 렐랴는 신임감독 인터뷰를 하러 가서 이것저것 묻는다. 그러다 미샤가 부임 후 백스테이지 뿐만 아니라 관객석에서 꾸준히 공연을 보는 이유에 대해서도 묻는다. 미샤가 거기 대답한다. 아래 대화는 거기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나는 미샤를 등장시킨 소설들과 에피소드를 꽤 여럿 썼지만 거기서 그가 자기 입으로 예술과 공연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드러내게 한 적은 별로 없었다. 아주 친한 사이인 트로이와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때, 그리고 춤을 그만두기로 결심하던 무렵 외국 신문과 가졌던 인터뷰, 그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여기 렐랴의 인터뷰.

 

 

별 얘기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또 당연하고 혹은 교과서 같은 얘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샤는 이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며(어디까지가 그의 진실일지는 물론 확언할 수 없다. 그는 저 멀리 있는 사람이고 소설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미샤가 이야기하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이쪽 일을 해오면서 내가 생각해왔던 것들, 내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관 일부와도 상통한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나에게도 여러가지 방향과 생각들이 있고 그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미샤가 하는 이야기는 나에게도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종종 이 대사들을 입 안으로 되뇔 때가 있다.

 

 

(사진은 이번에 갔을 때 마린스키 극장 2야루스(4층) 관객석 한가운데에서 찍은 것이다)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 제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던 것 같군요. 전 극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대를 봐야 한다고 말했죠. 그건 관객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어요. ”

 

 “ 어떤 사람들이 우리 공연을 보러 오는지? ”

 

 “ 네. 그리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공연을 보는지. 극장이라는 공간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이야기하고 보고 느끼는지. 그 모든 것이 중요해요. 관객과 소통하지 않는 무대는 절반만 열려 있는 공간이에요. 극장은 예술가의 자기만족과 독백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니까요. ”

 

 “ 좀 의외네요. 전 당신이 엘리트주의자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술가들 대부분이 그렇죠. 관객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은 보통 하지 않잖아요. 관객들이 자신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슬퍼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

 

 “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이성의 영역이죠. 이해하지 못하고도 사랑할 수 있고 슬퍼할 수도 있어요.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할 수도 있고요. 그들로 하여금 뭔가를 느끼게 만들 수 없다면 그건 실패한 공연이에요. ”

 

 “ 백조의 호수나 지젤이라면 모르지만 관객들이 호두까기 인형을 보면서 어떤 감정적 고양을 느끼지는 않잖아요. ”

 

 “ 하지만 즐거워하죠. 아기자기한 무대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고 발레리나들의 화려한 의상과 움직임을 모방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감정적 고양이란 꼭 거창하고 드라마틱한 것만은 아니에요. 예술계의 많은 사람들이 가끔 빠져드는 함정이 있죠. 장엄하고 영웅적인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추구하지 않으면 예술가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거라고 믿어버리는 것. 그건 일종의 도그마예요. 기본적으로 예술이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고 거기에는 진정성이 필요해요. ”

 

 “ 호두까기를 보면서 웃는 어린아이들과 잠자는 미녀를 보면서 그 구조적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발레 애호가들이 원칙적으로는 동일하고 평등한 관객이라는 것인가요? ”

 

 “ 네. ”

 

 “ 그건 가브릴로프 극장 예술감독으로서의 가치관인가요, 아니면 무용수이자 창작자인 미하일 야스민의 믿음인가요? ”

 

 “ 감독으로서의 저와 예술가로서의 저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겠죠. 하지만 관객에 대한 제 태도는 전자든 후자든 변함없을 거예요. ”

 

 “ 그것이 당신이 무대에서 그 수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밀인가요? 그들 모두를 이해하고 동등하게 대하려고 했다는 것? ”

 

 “ 조금은요. ”


 

 

..

 

 

아래 링크로 가면 앞뒤 이야기가 좀더 붙어 있는 발췌본을 읽을 수 있다.

그 링크는 여기 : https://tveye.tistory.com/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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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3. 23:35

눈 감고 뭔가 읊고 계심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1. 23. 23:35

 

 

오늘은 눈 감은 채 턱 괴고 뭔가 중얼중얼 읊고 있는 미샤 크로키. 푸쉬킨이거나 브로드스키의 시, 아니면 브이소츠키 노래 가사일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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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2. 23:15

혼자 짠~ 하고 있는 지나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1. 22. 23:15

 

 

오늘 퀵 스케치는 간만에 혼자 포즈 잡고 계신 지나~ 머리도 양갈래로 높이 묶고~ 금장단추 달린 검정 터틀넥은 절친이자 외제 물건들 입수에 도가 튼 말썽쟁이 미샤가 조공하심. 독사진도 미샤가 찍어줌. (그렇습니다, 말썽쟁이는 지나의 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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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1. 23:19

꿋꿋하게 모자 없이~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1. 21. 23:19




어제에 이어, 모자 안 쓰고 찬바람 맞으며 쏘다니고 있는 말썽쟁이 미샤 퀵 스케치 한 컷 더. 오늘 스카프는 파란색. (스카프가 매우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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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0. 23:07

모자는 어쨌니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1. 20. 23:07




바람 불고 눈오는 차디찬 뻬쩨르의 겨울날씨에 모자 안 쓰고 거리를 걷고 있으면 할머니들이 지나가면서 꼭 이런 말을 했었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서 좀 덜하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내가 모자 안 쓰고 지나가면 십중팔구 꼭 그 말을 들었다. (그렇게 걱정어린 말을 해주는 건 거의가 할머니들이었음) 아마 소련 시절엔 더 했을 것 같음. 워낙 습하고 칼바람이 부는 동네라 모자를 쓰고 안 쓰고의 차이가 엄청나다. 



나도 그 동네에서 겨울을 보낸 기억 때문에 겨울이 되면 꼭 모자를 쓴다. 비니를 쓰면 앞머리가 찰싹 달라붙기 때문에 후드 달린 코트나 패딩을 더 선호함. 너무 추우면 후드를 이중으로 겹쳐쓰거나, 스카프로 머리를 한번 싸고 그 위에 후드를 뒤집어쓴다. 머리를 감싸면 확실히, 정말로 더 따뜻해진다. 



간만에 퀵 스케치 한 장. 목도리는 꽁꽁 잘 동여맸지만 모자는 나몰라라 하고 찬 바람과 눈 맞으며 걸어가고 있는 말썽쟁이 미샤. 모자는 어쨌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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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 내내 뻬쩨르에 눈이랑 비가 온다고 해서 나는 아주 시무룩해졌지만... 윈터 베이비 미샤는 어릴 때부터 눈 오면 신나서 강아지처럼 뛰어놀고.... 눈땡글 꼬맹이 미샤 신난 모습 크로키 한 컷.



근데 나도 윈터 베이비인데... 나도 겨울 싫진 않은데 비랑 진눈깨비, 습기랑 바람은 싫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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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충휘리릭 퀵 스케치는 학생 시절 알리사. 양갈래 머리에 눈땡글. 책 빌려 나오는 길인데 뭔가 또 심통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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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23. 22:40

돌아보며 빵끗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0. 23. 22:40






오늘 자기 전 퀵 스케치는 돌아보며 빵끗 웃는 학생 시절 지나 )) 잘 웃고 잘 뛰놀고 성질도 잘 냈음. 남자애들하고도 싸워서 다 이김(뚜들겨패는 것으로도 이길 수 있는 실력 갖춤) 동기 남자애들 전부(미샤 빼고) 다 지나한테 뚜들겨맞아본 경험 있음. 말썽쟁이 미샤는 지나님의 비호 하에... 뚜들겨맞진 않았지만 툭하면 바부팅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구박받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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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 그래서 오늘 크로키는 독서 중인 꼬맹이 미샤.

 

 

그런데... 이눔의 자식 책은 펼쳐놨지만 턱 괴고 앉아 멍때리며 백일몽 중.

 

 

미샤 : 토끼, 당연하잖아!!!! 나는 이렇게 귀염귀염 꼬맹이인데 이렇게 두껍고 글씨만 잔뜩 있는 책을 펴놔서 그렇잖아!

 

토끼 : 너네 엄마랑 아빠 인텔리겐치야라서 너 어릴때부터 책 많이 읽혔어!! 그런 설정이었어!!

 

미샤 : 으앙 뭐가 그래 엉엉... 나는 애기인데... 그림 있는 책 보고 싶은데 흐앙... 글씨만 잔뜩 있어.. 헌책이라 막 곰팡이 냄새도 나 우아앙...

 

토끼 : 이상하다... 분명히 어릴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문학소년인 동시에 춤도 잘 추고 신동이었는데...

 

미샤 : 으앙 나 토끼가 쓰는 이야기 주인공 하기 싫어 엉엉... 어릴때부터 그림도 없는 책 읽고... 커서도 죽어라 고생만 하고 잉잉...

 

토끼 : 그럼 그냥 서무 시리즈로 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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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20. 21:22

모이카, 미샤의 운하, 극장과 백야 about writing2019. 10. 20. 21:22

 

 

 

지난 7월, 백야의 모이카 운하 사진 몇 장.

 

페테르부르크의 여러 운하들 중 도심을 가로지르는 세개의 운하가 있는데 판탄카, 그리보예도프, 모이카 운하이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운하는 가운데의 그리보예도프이다. 여기에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 돔 크니기, 예술광장 등의 명소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판탄카 운하를 따라가면 레트니 사드와 아니치코프 다리, 이즈마일로프 사원(트로이츠키 사원)이 나오고, 모이카 운하를 따라가면 이삭 성당과 마린스키 극장에 닿을 수 있다. 이 운하들은 도시를 가로지르고 또 얽혀든다.

 

미샤를 등장시켜 쓴 소설들에서 페테르부르크는 단순한 배경과 장소가 아니라 때로는 소설 자체이기도 했다. 이 도시를 드나들면서 나는 가끔은 오감을 열고 머리를 비운 채 걷고, 가끔은 글과 인물들에 대해 생각하고, 가끔은 그들을 불러내어 같이 걷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일이 너무 바쁘고 힘들고 에너지가 소진되어 한동안 글쓰기를 중단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페테르부르크를 거닐 때면 이러한 과정들이 되풀이된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이 도시에 몸이 가 있지 않더라도,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뒤적이거나 혹은 그저 머릿속으로 기억을 떠올리는 동안에도 반쯤은 저절로 나는 도시의 곳곳을 재생할 수 있다. 거의 육체적인 반응에 가까운 재생이다.

 

판탄카 운하가 트로이와 알리사의 운하였다면 모이카 운하는 누구보다도, 미샤의 운하다. 극장으로 통하는 운하이기 때문이다. 극장. 사도바야 거리. 그리고 트로이가 살고 있는 고로호바야 거리. 이 모든 곳들을 관통하는 운하. 미샤는 도시의 모든 운하들을 알고 있고 눈을 감고도 그곳들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지만 그래도 그의 운하는 모이카이다.

 

 

사진은 7월,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 공연 본 후 나와서 운하 따라 걸어가는 길에 몇장 찍은 것이다.

 

 

 

 

 

마린스키 극장 이야기를 하고서 사진 한장 없이 넘어가는 건 어쩐지 아쉬우니, 천정 장식화와 샹들리에 사진 한장.

 

 

이날 보았던 발레 공연은 돈키호테였다.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의 투우사가 정말 근사했던 날이다.

 

 

 

 

모이카 운하. 백야. 밤 10시 반에서 11시 사이.

 

 

이삭 성당의 황금빛 쿠폴이 보인다.

 

 

 

 

저 너머로는 카잔 성당의 쿠폴도 보인다. 미샤는 학창 시절과 사도바야 쪽에 살던 신입 단원 시절에는 이 길을 따라 걸어서 극장에 다녔다. 이후 극장 근처 아파트를 받은 후에도 이 운하를 뻔질나게 지나다녔을 것이다(그리고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 트로이네 집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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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16. 21:14

뚜떼 뿌루퉁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0. 16. 21:14






오늘 크로키는 우울하고 뚜떼한 표정의 말썽쟁이 시절 미샤. 내가 뚜떼한 기분이라 얘한테도 전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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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14. 21:42

오늘의 퀵 스케치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0. 14. 21:42





오늘은 붉은 스웨터 차림 알리사 스케치로 마무리. 이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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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퀵 스케치는 짙은 자주색 스카프 두르고 있는 말썽쟁이 미샤. 변함없는 그의 스카프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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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퀵 스케치 두 컷. 둘다 말썽쟁이 미샤.

 

먼저 몸에 좋은 짓 하고 있는 미샤. 따뜻한 허브 티 마시고 있음. 엄마랑 아빠와는 다르게 커피보다는 차를 더 좋아함.

 

 

 

 

그러나.... 언제 허브 티 마셨냐는 듯~ 담배 뻑뻑 피우며 몸에 나쁜 짓 하고 계심. 심지어 담배 안 받는 체질인데도 허세 부리며 몸에 나쁜 짓....

 

 

미샤 : 그래도 허브차 마시니까 다 상쇄된단 말이야~ 괜찮아 괜찮아~

 

토끼 : 그랬다 해. 주고 받고 그냥 제로라고 쳐. 지금 실컷 피워놔. 나중에 감옥 다녀오면 담배 이제 절대 못 피워. 연기 빨아들이는 즉시 기관지 터져.

 

미샤 : 우와 악독하다 토끼 ㅠㅠ 기관지 터진대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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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9. 00:02

가을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10. 9. 00:02






오늘 자기 전 퀵 스케치. 꽃 한송이 들고 빵끗 웃고 있는 꼬맹이 시절 말썽쟁이 미샤 )) 눈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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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사진들 뒤적이다가. 2014년 4월에 찍었던 사진 몇 장. 에르미타주 박물관. 에르미타주는 작품들도 정말 근사하지만 당초 궁전이었으므로 내부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원체 옛날부터 자주 드나들었던 곳인데 예전엔 좋아하는 그림들 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너무 넓고 작품도 많아서) 요즘은 여기 가면 그림 보는 것만큼이나 각종 문양들과 화려한 장식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는 이따금 료샤에게 '에르미타주나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박물관)에서 볼래?' 하고 농을 던지곤 한다. 료샤는 박물관이고 미술관이고 뭔가 예술적인 거라면 질색팔색을 하기 때문이다. 박물관 미술관이라면 어릴 때 학교에서 억지로 보냈을 때 간게 전부고 그때도 너무 싫었다고 함. 그나마도 나 때문에 발레는 여러번 봤다. 슈클랴로프 팬인 나 때문에 이 녀석이 지금까지 본 발레의 80% 이상은 전부 슈클랴로프님 나오는 것들임 ㅋㅋ

 

 

 

 

 

 

이따금 다리 아프면 의자에 앉아 쉬면서 물을 좀 마시고 이렇게 창 너머로 바깥을 바라보기도 한다. 에르미타주는 워낙 크고 넓기 때문에 궁전광장부터 시작해 네바 강변까지 쭉 이어져 있기 때문에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가지가지이다. 문득 창 너머로 네바 강이 보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글을 쓸 때 미샤도 에르미타주와 루스키 무제이를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설정했는데 이 창가에서 바깥을 바라보면서 소설의 일부를 잠깐 구상하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다시 글을 쓰고 싶어진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바쁜 것일까 엉엉 도무지 글을 다시 쓸 집중력과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 결국 에르미타주로 시작해 노동노예의 신세타령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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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퀵 스케치는 지나랑 미샤 투샷. 어쩐지 새침한 표정으로 째려보고 있는 지나랑 뭔가 어리둥절해진 채 지나 따라 쪼끔 새침할락말락 입술 삐쭉하고 있는 말썽쟁이 미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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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7. 23:23

2분 스케치 지나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9. 27. 23:23




오늘은 피곤하니까 대충대충 휘리릭 2분 스케치.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손 가는대로 대충 휘리릭 빨리 그리면 순간의 기분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오늘의 지나는 침울한 얼굴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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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5. 22:42

눈땡글 꼬맹이들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9. 25. 22:42






그린지 꽤 된 스케치. 눈땡글 병아리 짝꿍 미샤랑 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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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크로키는 알리사랑 미샤 클로즈업 휘리릭. 둘다 분홍분홍뺨. 



먼저 알리사. 


그리고 발레학교 초짜 꼬맹이 시절 미샤. 꼬맹이지만 이미 말썽쟁이 노릇은 한가득~ 



앞발로 대충대충 휘리릭 그리긴 하지만 그래도 내 스케치들에서 일관적인 거 하나. 알리사랑 미샤가 생긴 건  다르지만 둘의 피부톤은 똑같다 :) 



예전에 본편을 쓸 때도 알리사네 문학 동아리 친구들이 흑해로 놀러갔을 때 알리사는 선크림을 왕창 발라도 소용이 없어 따가운 햇볕 때문에 하얗고 약한 피부가 홀랑 다 벗겨지고(그래서 엄청 상심하고), 알리사만큼 피부가 하얀 미샤는 살짝 그을리기만 했을 뿐 끄떡없이 잘도 볕을 쬐며 쏘다녔다는 에피소드를 넣은 적이 있는데 둘다 피부가 흰 편임. 그래서 둘의 얼굴이랑 그외 맨피부 색칠할 때 같은 팔레트를 사용한다. 다른 애들보다 좀더 하얗고 밝은 톤을 씀. 그래도 둘의 머리색 때문에 어울리는 색깔은 좀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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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퀵 스케치는 지나랑 미샤... 가 아니고 지나를 똑 닮은 꼬맹이 아들내미를 둥기둥기 안아주고 있는 미샤 삼촌 :) 



미샤란 넘은 안 그럴 것 같지만 어린애들을 엄청 이뻐라 합니다. 게다가 절친 지나랑 국화빵 빨간머리 초록눈의 아가 앞에선 슬슬 녹음. 둥기둥기 오냐오냐~ 하도 오냐오냐 해서 지나가 애 버릇 망친다고 버럭 화내곤 함. (그런데 지나 남편도 오냐오냐 아빠이기 때문에... 맨날 지나만 무서운 엄마 노릇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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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0. 21:49

빨간 목도리 칭칭 sketch : 지나와 말썽쟁이2019. 9. 20. 21:49




오늘의 크로키 스케치는 빨간 목도리 칭칭 두른 미샤. 뭔가 심각해보이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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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케치는 예전(https://tveye.tistory.com/9384)에 이어 뽀뽀 씬 연습 중인 미샤랑 지나 다른 컷 :) 저번에 미샤가 안무한 거랑 또 다른 작품인데 여기서도 또 뽀뽀 중~

 

역시나 구경 오신 지나 남편 또 서럽게 꿍얼꿍얼대고 계심.

 

 

지나 남편 : 도대체 저넘이 안무한 작품엔 왜 맨날 뽀뽀 씬이 안 빠지고 저렇게 꼬박꼬박...

 

미샤 : 왜 나한테만 그래! 클래식 발레도 뽀뽀 씬 나오거든!! 넌 잠자는 미녀도 안 봤냐?

 

지나 남편 : 몰라. 나는 발레 몰라... 나는 교수님이야 흑흑... 마누라가 딴 남자 품에 안겨 뱅글뱅글 돌고 막 뽀뽀하고 흑흑...

 

지나 : 당신은 꼭 내가 쟤랑 출 때만 그런 말 하더라!!! 다른 작품에서 딴 파트너들이랑 뱅글뱅글 돌고 뽀뽀할땐 아무렇지도 않아 하더니...

 

지나 남편 : 그건... 그건... 저번에 얘기했잖아.... 미샤 저넘이 나보다 뽀뽀를 잘하는 것 같아서...

 

미샤 : 야, 나는 뭐든 제일 잘하거든! 너뿐만 아니라 다른넘들 누가 와도 내가 뽀뽀로는 다 이기거든요!!

 

지나 남편 : 그런 거야? 고마워, 위로가 되는 것 같아 흑흑...

 

지나 : 어휴 멍충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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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기 전 퀵 스케치는 연습실에 철푸덕 주저앉아 뭔가 생각에 잠겨 있는 학창 시절 미샤. 한쪽 무릎 세우고 한쪽 다리는 펴고 있는 걸 그리려고 했는데 아이패드 공간이 모자라서 무릎만 나옴 ㅠㅠ 흑흑 공간분할 못하는 똥앞발 나...

 

뭔가 진지한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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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스케치는 겨울이라 니트 모자 푹 뒤집어쓰고 목도리 둘러매고 패딩 입고 계신 말썽쟁이 미샤. 나는 보라색은 잘 안 칠하는 편인데(내가 잘 쓰는 색깔들에는 보라색 배색하기가 좀 귀찮아서) 오늘은 맘먹고 전부 보라색 톤 온 톤으로 색칠~ 그래서 말썽쟁이 미샤는 오늘 보라돌이가 되었습니다.

 

보라색은 지젤의 알브레히트가 입는 색깔이라 미샤도 무대 올라갈 때 자주 장착하긴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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