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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너무 바빴고 또 추위에 떨었던 하루였다. 새벽 5시쯤, 알람보다 30분이나 일찍 깬 후 다시 잠들지 못했다. 요즘 잠자리에 늦지 않게 누워도 망할놈의 시국 때문에 기사를 보다가 늦게 잠들기를 반복해서 내내 수면 부족 상태이다. 출근해서는 너무 바빴다. 그러나 막상 내일까지 마무리하려고 했던 내년 사업계획 보고서는 손도 못 댔다. 이것저것 계속해서 일이 뻥뻥 터졌다. 각 실무 담당자들이 제대로 예산과 숫자, 시스템 관리를 못하다보니 이것을 총괄하던 차석 선임직원이 오늘 빡쳐서 성질을 터뜨리고(나에게 ㅜㅜ), 나는 다독거려주는 데도 좀 피곤해져서 사실관계를 좀 정확하게 짚어주고, 그러고 나서 다시 도와주었다. 업무와 관련해 사람들이 스스로의 부족함을 간과하고 감정적으로 구는 것을 점점 더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아마 나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매우 윗선배와 점심 약속까지 있었기에 정신없이 뛰쳐나갔다 오고... 최고임원이 떠맡긴 문제사업 때문에 외근도 가야 해서 너무 급하게 다시 자리에 돌아와 가방을 챙겨나가다가 그만 지갑을 두고 왔다. 외근 목적지까진 카카오택시를 불러서 갔기에 나중에 귀가할 때 지하철역에서야 지갑 안 가져온 걸 알았다. 첨엔 잃어버렸나 도둑맞았나 멍해졌지만 사무실에 전화해보니 내 책상 위의 작은 핸드백 안에 놓고 온 거였다. (점심 먹으러 나갈 때 들고다니는 가방) 그런데 지갑도 없고, 카카오페이로는 교통카드가 안되고, 급하게 티머니앱인가 뭔가를 깔았지만 아이폰은 앱 자동결제가 안되고 실물카드를 사서 스티커를 붙여 충전을 해야 한다고 하고... 추위 속에서 덜덜 떨며 한동안 앱과 씨름하다 포기하고 카카오페이가 가능한 택시를 탔다. 오늘따라 엄청나게 밀려서 지하철 타면 30분만에 갈 거리를 1시간 걸렸고 택시 기사님은 창문을 약간 열어두셔서 너무 추웠다. 그런데 워낙 밀렸기 때문에 창문 닫고 난방했으면 멀미를 더 심하게 했을 것 같다. 추위냐 멀미냐 ㅠㅠ (그래도 추위가 낫다) 사무실에 다시 들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너무 피곤하고 다시 들어갔다가 퇴근하는 것도 막막했었다. 돌아오면서 '아 근데 집에 현금이 없는데 그럼 낼 새벽 출근 때 또 택시를 타야 하나...' 하고 또 막막했다. 오늘 시내에서 집까지 25,000원이나 나왔는데... 현금은 다 지갑에 있고... 돈을 찾고 싶어도 카드도 지갑에 있고... 귀가해서 책상을 뒤져보니 동전으로 2,200원이 나왔다. 내일 출근 지하철 요금은 되니까 다행이다... 종이티켓을 쓴 게 마지막이었는데 이젠 일회용 교통카드라고 한다. 근데 보증금 500원을 내야 한대서 저만큼의 돈이라도 없었으면 내일 또 택시를 탈 뻔했다 흐흑...
 


 
너무 힘든 하루였다. 추위에 떨었고 직원들은 여기저기서 난리난리... 그리고 외근 미팅은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피곤하기만 했다. 지금도 오한이 좀 든다. 떨어서 그런가보다. 내일은 다시 패딩 입고 출근해야겠다. 내일은 어떻게든 미뤄둔 보고서를 써야겠다. 아침에 그 바쁜 와중에 대국민담화인지 미친소리인지를 듣다가 귀가 썩고 토할 것 같아서 중간에 껐다. 저런 편집증 망상증 환자가 저 자리에 앉아있다니... 생각하니 또 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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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