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딸랄라에서 쿠야와 독서 2024 riga_vilnius2024. 10. 24. 03:17
이번 빌니우스 여행에서 엘스카 다음으로 자주 간 곳은 이딸랄라 카페, 그리고 그 다음은 후라칸이다. 그런데 후라칸은 여러 지점이 있고 보통은 야외에 잠깐 앉았던 터라 역시 투 톱은 엘스카와 이딸랄라이다. 둘다 밝고 환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딸랄라는 손님들로 북적거려서 산만하고 복잡한 편이지만 운좋을 땐 괜찮은 자리에 앉을 수 있고 해가 날 때는 야외에 앉을 수 있다. 그리고 참 묘하게도 손님들이 많아서 웅성웅성 시끌시끌한데도 나는 이 카페에서 독서가 참 잘된다. 엘스카보다도 더 집중이 잘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말로 된 책 말고.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소설 말이다. 아마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소음에 민감해서 노래도 우리 말 가사가 들어오면 힘들어하는 편인데(그래서 연극이나 뮤지컬, 오페라보다 발레와 클래식 연주를 더 좋아한다. 락음악은 좀 예외) 여기서는 여러 나라 말들이 백색 소음으로 들려와서 그런 것 같다. 생각해보면 카페 에벨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하여튼 그래서 여기 오면 의외로 책 읽는 게 좋다.
오늘은 아우구스타스와 바르보라 카페에서 나온 후 조금 걷다가 이딸랄라로 갔다. 엘스카에게 좀 미안하긴 했지만(게다가 햇살까지 드니까 더욱) 동선도 그렇고 여기가 오늘은 더 편했다. 이미 후라칸에서 얼그레이, 아우구스타스에서 라떼를 마셨으므로 여기서는 그냥 레모네이드 주문. 목이 마르기도 했다. 레모네이드는 그냥저냥 무난한 맛이었다. 달달했다. 자리가 꽉 차 있었고 중간 복도 자리는 싫었는데 창가 그네 바로 뒤에 큰 단체 테이블이 있어 거기 앉았다. 여기는 등받이 없는 의자라 좀 망설였으나 막상 앉으니 편했고 또 볕도 잘 들어오고 책읽기도 좋았다. 옆에는 혼자 와서 열심히 노트북으로 일하던 젊은 남자(랩탑 옆에 업무다이어리 같은 걸 여러개 쌓아놓고 그 위에 빈 카푸치노 잔과 물컵을 올려두고 집중...), 그리고 열띠게 얘기를 나누던 독일 여자분 두명이 앉아 있었다. 나중에 노트북으로 일하던 청년이 나가서 그 자리로 옮겼음. 책을 여러 페이지 읽어서 그래도 이 소설을 이제 40여페이지 가량 읽었다. 아아 이거 한국 돌아가면 과연 이어서 쭉 다 클리어할 수 있을까?
책을 읽다가 4시 좀 안되어 일어났다. 떠나기 전에 한번쯤은 더 들를 것 같은 이딸랄라 카페. 뭔가 산만한데 어째선지 뭔가 편한 곳이다. (하지만 비싸다!)
이딸랄라에 이미 두번이나 와본 쿠야. 익숙하게 앉아서 구경.
이번에 앉은 자리는 이 카운터 바와 창가 사이에 있다.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 테이블은 옆에 이렇게 가방 걸이가 있어서 또 나를 기쁘게 해주었음.
저 그네 자리는 한번쯤 앉아보고 싶었지만 막상 그네에 앉으니 너무 멀미가 나서 포기함.
나오면서. 이때쯤 바람이 세게 불고 추워지고 있어 야외 테이블이 한둘씩 비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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