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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우주피스의 골목. 

 

...

 

 

어제 종일 비 온 후 오늘은 하늘이 파랗고 맑게 개었다. 아침엔 안개가 끼어 있었으나 곧 걷혔다. 최고 기온은 12~13도 전후라고 했다.

 

 

새벽에 깼을 때 양쪽 발가락이 아팠다. 요즘 양말을 신고 자서 뭔가 발이 불편한가. 좀 주물러주자 아픈 게 가셨다. 쥐난 것과는 다르게 물집잡혔을 때 욱신거리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 이후는 괜찮았다. 하여튼 그래서 4시 반쯤 깼다가 뒤척이며 도로 잠들어서 8시 좀 넘어 깨어났다. 주말엔 조식이 11시까지라서 좀더 침대에 달라붙어 있다가 아휴 날씨 좋으니까 나가야돼하고 힘을 모아서 일어났다.

 

 

조식을 간단히 먹고 옷을 든든히 껴입은 후(기모 스타킹, 히트텍, 반팔 롱 원피스에 짚업, 숏패딩과 스카프) 방을 나섰다. 어제 검색해보니 우주피스 초입부에 자잘하고 귀여운 걸 파는 앤티크 가게가 있다고 해서 거길 가기로 했는데 정오에 연다고 했다. 피나비야에서 차를 마실까 했지만 시간이 애매해서 그럼 젤 가까운 엘스카에서 카페인과 햇볕을 충전하고 우주피스로 가야겠다고 결정.

 

 

엘스카는 손님이 무척 많았다. 주말이라 그런가 보다. 브런치를 하는 곳이라서 더 그럴지도. 자리도 없어서 전에 앉았던 자리 앞의 노란 테이블에 앉았고 나중에 다른 여자분도 합석했다. (두개가 붙어 있는 테이블이었다) 손님도 많았고 조용한 분위기는 아닌데다 목적지도 있었기에 나도 카푸치노만 한 잔 마시고 30분만에 일어났다.

 

 

엘스카에서 우주피스까지는 구글맵으로 찾아가기 쉬운 경로였다. 한적한 거리들을 따라 쭉 걸어갔다. 그늘은 싸늘하고 바람 불면 추웠지만 햇살 아래로 들어가면 따스해서 완연한 가을 날씨였다. 한국에도 물론 이런 가을 날씨가 있는데(오히려 더 좋은데) 맨날 일하느라 새벽 출근 저녁 늦게 퇴근하니 이렇게 파란 하늘 아래 걷는 기회가 거의 없다 ㅜㅜ

 

 

2년 전 왔을 때 두 번 들렀지만 우주피스는 내가 딱히 좋아하는 동네는 아니었다. 우주피스를 좋아하기엔 너무 게으르고 또 나이를 먹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미묘하게 느껴지는 상업적 기운도 딱히 취향에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날씨 좋을 때 조그만 강을 건너 우주피스로 들어가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찍어둔 앤티크 가게(이름은 uzantis 라고 했다)에 들어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맘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다. 빈티지 찻잔 맘에 드는 거 있으면 살까 했다만 그리 많진 않았고 그냥 그랬다.

 

 

원래 이 도입부만 들렀다가 우주피스 헌법 쪽만 힐끗 보고 나오려 했는데 헌법 본 후 날씨가 좋아서 결국 언덕을 조금 올라갔다. 지난번 봤던 그 우주피스 고양이 쪽까지 올라갔다가(근데 막상 괭이 동상은 안 봤음) 내려와서 지친 채 커피 원에 들어가 따뜻한 백차와 맛있는 티라미수로 기사회생. 커피 원 얘기는 앞에 따로 올림.

 

 

일단 오늘의 1부는 여기까지. 사진 몇 장. 

 

 

 

 

오늘은 노랑 테이블 위의 빨강 러브라믹스 엘스카. 이건 내가 좋아하는 배색은 아니다만 그래도 또 귀엽네. 

 

 

 

 

 

 

엘스카에서 우주피스 가는 길에 Ignoto 거리를 지났다. 그런데 민트 비네투 가느라 지난번부터 이 거리를 몇 번 지났는데 오늘에야 깨달음. 여기 가로등 램프들 모두 알이 비어 있어! 장식인 걸까 아니면 옛날 램프 프레임만 놔두고 불 켜는 건 포기하게 된 것인가... 그래서 램프 프레임 사이로 건너편 사원 십자가를 집어넣어 찍어보았다. 그치만 램프가 있는 편이 더 좋은데... 

 

 

 

 

우주피스로 들어가는 다리 입구. 날씨가 좋아서 예뻤다. 하지만 이 다리에도 여지없이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도대체 자물쇠 매다는 걸 첨 생각해낸 사람은 누구일까ㅠㅠ  

 

 

 

 

우주피스 골목 벽면 낙서 중 한 컷. 노어 낙서가 많았다. 가운데 해님 위에 굵은 글씨로 '웃어, 바보야' 라고 적혀 있다. 

 

 

 

 

 

 

우주피스 헌법. 각국어 버전으로 쭈욱 새겨져 있다. 한글 버전도 있음. 재작년에 왔을 때 영원한 휴가님께서 구시가지 구경시켜주시면서 여기 데리고 왔었다. 이 헌법에선 12, 13번이 재밌음. 특히 13번. 근데 고양이가 과연 정말 주인을 꼭 도와주기는 할까??? 

 

 

 

 

 

우주피스 골목에 매달려 있는 해파리들. 근데 이건 예쁘다기보단 좀 기괴해보였다. 그래서 스티클리우가 아니라 우주피스에 달려 있나보다. 흐느적흐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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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