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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14. 03:12

키라스 KIRAS + 랍상 토끼 2024 riga_vilnius2024. 10. 14. 03:12

 

 

 

키라스 카페의 옛날 이름은 차이카이다(러시아어로는 갈매기, 리투아니아어로도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하여튼 갈매기 로고가 여전히 그려져 있음) 이 카페는 내가 여태 가급적 기피해온 토토리우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가기 어려웠던 것 같음. 게디미나스 대로에서 빌니아우스, 요가일로스 거리로는 잘 빠져서 올라갔는데 이 토토리우는 거리가 넓고 좀 응달이고 오르막이라서. 그리고 메뉴나 리뷰 등을 보니 비건 메뉴가 많았다. 그런데 나는 채식도 좋아하긴 하지만 디저트에 있어서는 비건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아니 여기도 디저트 엄청 맛없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이 들어서 더 미루고 있었던 건지도! 하지만 빌니우스 카페들 중 평점 수위에 있는 곳이라 궁금하긴 했고 오늘 가보게 되었다. 숙소에선 그리 멀지 않았다. 토토리우 거리에서도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됐다.

 

 

카페는 빨간색과 흰색 위주로 아기자기 귀여웠고 빈티지, 레트로 풍으로 꾸며져 있었다. 스피커를 테이블로 사용한다든지 낙서들을 붙여 놓는다든지, 빨강하양 땡땡이 컵을 놔둔다든지 조그만 소품들과 엽서들을 장식해둔다든지 등등... 귀여워서 사진들이 굉장히 예쁘게 나왔다. 하지만 이 거리 자체가 그늘진 곳이라 그런가, 엄청 밝고 따뜻해보였지만(그리고 사진도 내가 빛을 많이 써서 밝게 나왔지만) 사실은 좀 추웠다. 안쪽 창가 자리가 비어서 거기 앉았는데 거기가 아늑하고 예뻐보였지만 볕이 들지 않고 쌀쌀해서 나중엔 스카프를 도로 맸다. 대신 장점은 커피보다 차의 종류가 많다는 것! 빌니우스에서 이런 곳이 거의 없다. 블랙티도 히말라얀 블랙, 얼그레이, 랍상소총, 푸에르(보이차)가 있었고 녹차도 종류가 5가지, 각종 허브티들이 있었다. 비건디저트와 허브티 등 건강에 좋은 쿨한 이미지로 가는 카페인가 싶다. 브런치를 하는 곳이라 음식 냄새가 좀 많이 났지만 일요일 11시 반에 왔으니... 히말라얀 블랙이 혹시나 다즐링일까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으나 보통 아삼, 얼그레이를 기본으로 갖춰놓으니까 전자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런 곳에 랍상소총이 있다니 하는 호기심과 놀라움에 그만 이놈을 시키고 말았다. (랍상소총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 그 훈연 향이 너무 강해서 사실 안 좋아하는데...) 그리고 디저트로 포피씨드 케익이 있어 그것을 시킴.

 

랍상소총은 역시나 역시나 셌다. 아아 내가 왜... 너무 강해서 절반쯤만 마셨다. 사실 향만 극복하면 맛은 괜찮다만... 케익은 맛있었다. 케익을 먹고 강하디 강한 랍상소총을 찔끔찔끔 마시면서 나도 카페에 비치된 메모지에 항상 가지고 다니던 3색 볼펜으로 간단히 스케치를 해서 낙서판에 한 장 붙여두었다. 여기는 로컬들도 많이 오고 한국인지 일본인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한국분 같은 여자분도 한 분 앉아 계시는 것이 역시 잘 알려진 카페였다. 그런데 나는 이번 한번 정도면 족한 것 같다. ‘인스타그래머블하긴 한데 내 취향만큼 아늑하진 않아서. 토토리우 때문인가, 랍상 때문인가... 혹시 히말라얀 블랙이나 얼그레이를 시켰으면 더 좋았을지도.

 

너무 웃겼던 것. 영원한 휴가님이 오늘 키라스 점원이 일기 쓸 거 같다. 마스터 오브 마스터가 와서 아침에 랍상을 시켰다라고 얘기하셨다. ㅎㅎ 아무도 안 시키는 랍상소총 시킨 동양의 마스터 ㅋㅋㅋ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랍상소총이 있으면 다즐링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기문도 있으면 참 좋을텐데 ㅎㅎㅎ 

 

 

카페 사진 여러 장. 여기는 예쁘기 때문에 사진 많이 찍음. 그런데 내가 폰에서 노출을 좀 올려놓고 찍기 때문에 실제 카페 내부보다 환하고 따스하게 나온 편이다. 맨 위 사진이 내가 앉은 창가 자리. 보기엔 아늑해보이는데... 추웠음. 무서운 랍상소총 기다리며...

 

 

 

 

 

카운터 쪽 자리들. 차라리 이쪽에 앉았으면 더 따뜻했을 것 같긴 하다. 

 

 

 

 

 

안쪽. 내가 앉은 창가 옆쪽. 

 

 

 

 

 

 

문제의 랍상소총님. 저 컵은 귀엽긴 했는데 손이 작은 나에게는 무겁고 손잡이가 커서 들고 마시기가 매우 불편했다. 창가 주전자 뒤에서 부리 벌리고 있는 빨간 새가 이 카페 로고. 아마 얘가 그 갈매기였나보다. 

 

 

 

 

 

 

 

 

낙서들 주렁주렁. 내가 그린 것도 저기~

 

 

 

 

 

 

이거. 근데 금방금방 다른 낙서로 가려질 것 같음. 

 

 

 

 

 

알록달록 귀엽다. 

 

 

 

 

 

엽서도 팔고, 사진에는 위에 조금만 나오고 잘렸지만 에코백도 팔았는데 저 빨간 갈매기가 넘 크게 그려져 있어서 딱히 당기진 않았다. 갈매기를 조금 작게 그리고 여백을 많이 뒀으면 더 이뻤을 거 같은데.

 

 

 

 

 

 

외관은 이렇다. 

 

 

... 아, 여기 좋은 거 하나 기억났다. 음악. 약간 앰비언트/전자음악 비슷한 노래들이 나와서 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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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