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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금요일에 잠시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수요일에 서무의 슬픔 시리즈 8편을 먼저 올려본다. 전에 writing 폴더에 따로 올렸던 부활절 단편 Jewels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기념일 픽션이다. 바로 새해 전야 :) 이 글을 쓴 시점도 12월 말이었다.  

 

러시아도 새해가 큰 명절이다. 노어로는 ‘노브이 고드’라고 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스 노브임 고돔’(С НОВЫМ ГОДОМ!)이다. 12월 31일 밤에는 전통적으로 가족들이나 친구들, 연인들끼리 모여 텔레비전으로 0시 종 치는 것을 보고 종 치는 순간 샴페인을 쨍 하고 부딪치며 ‘스 노브임 고돔~’을 외친다.  

 

아주 오래 전, 맨 처음 러시아에 가서 연수할 때 기숙사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그때 유학생들끼리 모여서 저렇게 샴페인 따고 놀았다. 굉장히 재미있었고 아직도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 

 

그런데 우리의 단추 베르닌은 과연 어떻게 새해를 맞이할 것인가.. 새해엔 원래 애인이랑 샴페인도 따고 찐하게 키스도 해야 하는데... 해답은 이번 에피소드에~

  

 

** 지금까지의 줄거리와 이번 편 간략한 예고 **

   

1981년 소련의 지방 소도시(..라고 쓰고 시골이라 읽는다) 가브릴로프의 보안위원회(KGB) 말단 행정직원이자 서무인 다닐 베르닌은 무시무시한 상사에게 시달리고 격무에 짓눌려 죽을 지경이다.  

이 와중에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무용수 출신의 반동분자 정치범을 가브릴로프로 유배시키고, 베르닌은 엉겁결에 그를 감시하는 중책을 떠맡는다. 알고보니 그것은 싸가지 없는 젊은 예술가 녀석의 가정부이자 노예 노릇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가뜩이나 서무 업무로 들들 볶이느라 힘든 와중에 새로 온 녀석의 출퇴근 운전기사 노릇, 집안일, 밥해먹이기 등등 온갖 잡일에 시달리던 베르닌은 망할 놈의 반동분자를 왕재수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왕재수도 나름대로 시골 생활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하루하루 시간은 지나가고, 드디어 업무에 찌든 베르닌에게도 숨 쉴 틈이 생겼으니 그것은 바로 신년 휴가! 그러나 잠시라도 집사를 가만 놔두지 않는 주인어른 왕재수께서는 새해 전야에도 그를 호출하였으니...

   

 

(이 시리즈는 아래 순서대로 읽기를 권장함~)

*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 대해 : http://tveye.tistory.com/3427
* 주요 등장인물 소개 + 시리즈 목차 : http://tveye.tistory.com/3428
* 에피소드 0. 다닐 베르닌의 새로운 임무 : http://tveye.tistory.com/3429
* 에피소드 1. 왕재수, 행동에 나서다 : http://tveye.tistory.com/3432
* 에피소드 2. 당직실의 귀신 : http://tveye.tistory.com/3437
* 에피소드 3. 버찌잼과 초콜릿 쿠키 : http://tveye.tistory.com/3444
* 에피소드 4. 공유지의 배추와 의전의 문제 : http://tveye.tistory.com/3451
* 에피소드 5. 무도회에 간 베르닌 : http://tveye.tistory.com/3458
* 에피소드 6.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 http://tveye.tistory.com/3466
* 에피소드 7. 보고서의 악몽 : http://tveye.tistory.com/3478

 

** 러시아에서는 서양식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이 아니라 정교식인 1월 7일을 성탄절로 지낸다. 물론 소련 시절엔 정교 신앙에 대한 탄압이 있어 대놓고 즐기지는 않았겠지만. 호두까기 인형도 그래서 연말 메뉴이다. 마린스키(소련 시절 키로프)에서도 호두까기 인형 시즌이 되면 바가노바 발레학교 학생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촌동네 시립극장 예술감독이 되어버려 모든 게 성에 안 차는 왕재수가 발레단을 다잡아가며 새해 전야에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 무대와 무용수들에 대해 왕재수가 하는 얘기는 본편의 미샤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만.. 하여튼~ 본편의 미샤는 보통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

 

** 여기 등장하는 만두는 러시아식 만두인 '펠메니'이다. 펠메니에는 만두소라든지 피의 모양에 따라 종류가 여러 가지 있는데 공장 만두를 많이 먹긴 하지만 역시 직접 빚은 게 더 맛있긴 하다.

 

 

* 이 글을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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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무의 슬픔 series>

episode 8 

 

 

 

서무의 슬픔

- 새해 전야의 만두 소동 -

 

 

 

 

12월 31일이었고 가브릴로프 역시 여느 소련 도시와 다름없이 축제 분위기였다. 광장에는 거대한 트리가 세워졌고 너도나도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과 0시 종 울리는 걸 보면서 샴페인 잔을 부딪칠 생각에 들떴다.

 

몇 년 째 솔로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다닐 베르닌이 이 날을 고대했던 이유는 지극히 단순했다. 12일간의 신년 휴가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31일에 종무식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직행해서 밀린 잠을 자고 사흘쯤은 집에 콕 박혀서 뒹굴면서 텔레비전이나 보다가 심심해지면 즐라타야 강가에 얼음낚시나 가고 또 심심하면 썰매나 타러 가야지 하며 설렜다. 12일 동안 지긋지긋한 서류 업무도, 각종 서무의 잡일도 할 필요가 없고 끔찍한 스페호프 국장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자 훨훨 날아오를 것 같았다. 일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아무 생각 없이 빈둥거리며 실컷 놀아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종무식은 1시간가량 지속되었다. 대부분은 인사말 하기 좋아하는 스페호프 국장의 설교 때문이었다. 국장의 연설이 계속되자 직원들 태반은 설마 저 인간이 저녁까지 우리를 붙잡아 놓으려나 하고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스페호프는 가족들과 함께 흑해로 여행을 떠나기로 되어 있었고 11시에 연설을 마쳤다. 다들 신나게 강당을 뛰쳐나갔다. 총괄 서무라는 이유로 베르닌이 강당을 정리하고 있는데 국장이 곁으로 다가왔다.

 

“ 어, 블라지미르 파블로비치... 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그래, 자네도 복 많이 받게. 신년에는 좀 빠릿빠릿한 직원이 되어 보게. 그리고 행정의 기본도 잘 연마해서 타의모범이 되길 바라네. ”

 

“ 예... ”

 

“ 참, 자네 휴가라고 주어진 일을 등한시하면 안 되네. ”

 

“ 예? 주어진 일이라뇨? 보고서들은 모두 마쳤고 사무실 달력들도 모두 바꿔놓았고 업무추진비 정산도 며칠 전 다 끝냈고 서류철들도 신년용으로 싹 바꿔서 제목도 다 써놓았고 주차장 전구 나간 것도 다 갈아놨고... ”

 

그런 거 말고! 자네 본연의 업무 말이야!

 

“ 제 본연의 업무는... 저, 서무 업무는 다 했는데... ”

 

“ 자네 감시분석부 소속 아닌가? 그 불여우!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 휴가 동안에도 그놈 감시는 철저히 해야 해. 매일 그놈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혹시라도 수상한 짓을 하는 경우 당장 흑해로 장거리 전화를 하게. 내가 비행기를 타고라도 날아올 테니! 뭐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 어차피 아침에 하고 저녁에 하고 밤에도 하는 사이니 휴가 때도 계속 같이 뒹굴 테고... 에이 찝찝해. 사내 녀석이랑... ”

 

“ 블라지미르 파블로비치! 새해 휴가라고요! 전 그 자식의 집사도 아니고 경호원도 아닙니다! 새해에도 그 자식 뒤치다꺼리를 하고 보고서까지 매일 쓰라니요... 제발 새해에는 업무분장을 좀 바꿔주시면 안됩니까? 저는 서무 업무만으로도 일이 넘쳐납니다. 거기에 부서 업무에 자료작성 업무까지... 그 와중에 걜 감시까지 해야 하니 퇴근해서도 쉴 시간이 전혀 없어요. 내년이면 저도 3년차가 되니 제발... 저도 더 이상 신입직원이 아니잖아요. 아니면 서무 업무라도 제외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

 

“ 이게 웬 헛소리람. 그건 모두 자네가 당연히 해야 할 업무야! 자네의 주무는 감시업무야! 감시부서에 소속되어 있으니 당연하지. 서무란 당연히 해야 하는 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해! 자네가 아직 기본이 부족해서 부업무에 매달려 쩔쩔 매는 것뿐이지! 그리고 내년 예산도 동결, 우리 정원도 동결이기 때문에 향후 일 년 간 공채 모집은 없을 예정이네. 그러니까 자네는 계속 막내 직원이고 당연히 서무는 계속 맡아야 해. 겨우 3년차가 된다고 벌써부터 군기가 빠져가지고... 10년 20년 다니고 있는 선배들을 생각해보게! 어디 그깟 3년 가지고 명함을 내밀어. 내 말 명심하게! 그 불여우에 대해서는 뒹굴고 놀지만 말고 제대로 된 보고서를 써 내도록! 그럼 난 이만 가네,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

  

 

*    *    *

 

무척 화가 났지만 어쨌든 국장의 명령을 어길 만큼 배짱이 좋지는 못한 베르닌은 할 수 없이 저녁에 극장으로 갔다. 망할 놈의 왕재수는 하필 극장 예술감독이었던 탓에 일 년의 마지막 밤에도 공연을 지휘하고 있었다. 연말 단골메뉴인 호두까기 인형이었다. 극장은 가족들과 어린아이들로 미어터졌다. 게다가 송년 공연이랍시고 로비에는 커다랗고 화려한 트리가 세워지고 쿠키와 사탕들이 가득 담긴 접시들이 좍 늘어서 있어 어린애들의 꺅꺅거리는 소리와 과자를 잡아채다 싸우고 우는 소리가 어우러져 시장통 같았다.

 

공연 시작 30분 전에 백스테이지로 가보니 왕재수가 스태프들과 무용수들을 역시나 쥐 잡듯 잡고 있었다. 조명 감독을 들들 볶은 후 이번에는 무대 효과 담당자를 닦달했다.

 

“ 드라이아이스를 그쪽에서 투입하면 연기가 무용수들 얼굴을 다 가리잖아! 무슨 램프의 요정이냐? 이건 호두까기야. 눈송이 요정들이란 말이야! 안개는 많이 필요 없어! 대신 눈을 잘 뿌려야 할 거 아냐! 누가 그렇게 뿌리래! 무대 전체에서 이렇게 방사형으로 쏟아져야 관객석에서 볼 때 더 화려하고 예뻐 보이지! 아니, 그렇다고 그렇게 많이 들이부으면 무용수 얼굴을 다 가리잖아! 으아, 정말 생각 좀 하면서 해! 기계적으로 드라이아이스 던져 넣고 스프레이로 눈 뿌려대지 말고!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보란 말이야! 발레가 뭐야, 특히 호두까기! 첫째도 예뻐야 하고 둘째도 예뻐야 해! 아이들이 보고 ‘우와 환상적이다!’ 하고 감탄해야 한단 말이야. 그렇지. 바로 그거야! 있다가 공연할 때도 그 방향으로 뿌려야 해. ”

 

간신히 합격한 무대 스태프가 식은땀을 닦으며 물러서기가 무섭게 왕재수는 이번에는 주역 무용수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너! 왕자! 그게 왕자의 몸놀림이냐? 하나도 안 멋있잖아. 엉거주춤한 게 어디 새우잡이 어선에서 그물 치다 온 놈 같잖아! 누가 피루엣 하다가 그렇게 휘청거리래. 중심 못 잡아? 그리고 여자 똑바로 못 들어? 허리를 제대로 못 받쳐주니까 여자 다리가 처지잖아! ”

 

눈물 쏙 빠지게 혼나던 왕자 역의 빅토르가 자기 파트너 레나를 가리키며 미약한 목소리로 항의했다.

 

“ 저, 그게요... 얘가 요즘 실연당하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너무 많이 먹어서 잔뜩 쪘다고요. 가뜩이나 큰 앤데 이제 너무 무거워서 똑바로 들기가 힘들어요. 제 잘못이 아니에요. 얘가 다이어트를 안 해서... ”

 

베르닌이 봐도 여주인공 레나가 통통하고 키와 체격이 크긴 했다. 자존심이 상한 발레리나가 막 손톱을 세우고 덤벼들기 직전 왕재수가 빅토르의 뒤통수를 찰싹 내리쳤다.

 

시끄러워! 어디서 핑계야! 2인무는 무조건 사내놈 책임이야! 파트너가 40킬로든 100킬로든 상관없어, 사내놈이 잘 들어주고 돌려주면 되는 거야! 그깟 몸무게가 뭐가 중요해! 무대 위에서 여자 파트너는 무조건 공주야, 무조건 네가 푹 빠진 상대라고! 반하면 무슨 짓을 못해, 한 손으로도 들고 펄쩍펄쩍 뛰어야지! 한번만 더 여자 핑계 대봐, 확 잘라버릴 거야!

 

빅토르는 너무나 억울했는지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하소연했다.

 

“ 알겠어요, 감독님. 알겠는데요... 근데 진짜 감독님은 몰라서 그래요. 감독님은 천재라서 제일 좋은 극장에서 실력도 최고 좋은 여자들하고만 췄잖아요. 파트너들도 다 엄청 날씬하고 하늘하늘했잖아요. 쟤는 차원이 다르다고요. 최소 60킬로는 너끈히 넘겨요. 지금은 감독님보다도 더 나갈지도 몰라요... 저 너무 억울해요. 감독님도 쟤랑 춰보면 그런 말 안 나올 거라고요... 한번 들어 올릴 때마다 허리가 부러지는 것 같아요. ”

 

“ 미치겠네. 이 멍충이. 아, 이래서 시골은 답이 없다니까. 파트너 몸무게가 중요한 게 아니고 네 녀석이 못 춰서 그런 거라니까! 어휴... 이거 봐봐! ”

 

화가 나서 날뛰던 왕재수가 한두 번 몸을 풀더니 갑자기 레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다리를 쫙 편 레나의 허리를 가볍게 받치고 빙글빙글 돌았다. 베르닌은 그 유연하고 우아한 동작에 깜짝 놀랐다. 빅토르의 말대로 레나는 거의 왕재수만한 키에 체격은 더 튼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왕재수는 그 덩치 큰 레나를 한손으로도 받치고 펄쩍 뛰었다.

 

순식간에 두 눈이 하트로 가득 찬 레나를 내려놓고 왕재수가 빅토르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할 말이 없어진 빅토르는 쭈뼛거리며 사과를 했다.

 

“ 저... 제가 잘못했어요. 근데 진짜 잘 추시네요. 그냥 저 대신 무대 올라가시면 안 될까요. 레나도 그쪽이 더 좋을 것 같은데. ”

 

“ 이게 어디서 사보타지야! 송년 무대에서 왕자 추는 게 얼마나 영광인 줄 몰라? 나도 맘 같아선 갈아치우고 싶네! 내가 추든가. 어휴... ”

 

왕재수가 빅토르의 자세를 교정해주는 동안 베르닌은 뒤에서 스태프들과 다른 무용수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유심히 듣고 수첩에 적었다. 생각 외로 욕설이 아니라 감탄이었다. 알고 보니 지난 체육대회 이후 왕재수의 팬들이 많이 생긴 모양이었다. 남자들은 단순했기 때문에 왕재수가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에 어쨌든 감독 자리를 그냥 꿰찬 건 아니라고 인정하기 시작했고 여자들은 그저 그의 미모를 흠모하고 또 흠모할 뿐이었다.

 

기적적으로 빅토르가 레나를 똑바로 들 수 있게 되자 왕재수는 이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갔다. 박자가 어떻고 무용수 솔로가 어떻고 하며 기관총처럼 지시를 쏟아냈다. 지휘자 할아버지는 한숨을 쉬었고 단원들은 입을 벌린 채 괴로워했다. 그리고 성깔 더럽지만 어쨌든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인 코즐로프는 왕재수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엽다는 듯 만면에 웃음을 띠고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왕재수의 화살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로만! 마지막 왕자 솔로 때 그렇게 축축 늘어지게 연주할 거야? 꼭 장송곡 같잖아. 30% 정도 빠르게! ”

 

코즐로프는 혀끝까지 ‘아이구 우리 귀염둥이 비둘기야~ 30%고 50%고 네가 원한다면 전부 해 주마~’ 라고 말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동료들 시선 때문에 꾹 참고 고개만 끄덕끄덕했다.

 

겨우 모든 지시를 마치고 공연 시작 10분 전이 되자 왕재수가 한숨을 쉬며 복도로 나오더니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그러더니 베르닌을 발견했다. 눈을 반짝 빛냈다.

 

“ 아, 너도 공연 보러 왔구나? 자리 어디야? ”

 

“ 어, 나 자리 없어. 표 살 시간이 없었거든. 난 그냥 너 감시...

 

“ 2층 로열박스에 자리 하나 남아. 거기 가서 봐. ”

 

“ 아니, 그렇게 안 해줘도... 그리고 거긴 엄청 좋은 자리... 우리 국장 같은 사람이나 앉는... ”

 

흥, 너네 국장이 발레가 뭔지 알기나 한대? 내가 감독이니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오늘 공연 괜찮을 거야. 우리 애들 전보단 훨씬 잘 추거든. ”

 

“ 아까 보니까 빅토르를 쥐 잡듯이... ”

 

“ 혼내야 실력이 늘지. 기본기가 너무 안 돼 있다니까. 여자 몸무게 타령이나 하고. 진짜 촌스러워. 자, 이 표 가져가. 끝나고 나 태워다 줄 거지? ”

 

내가 꼭 태워다 줘야 돼? 오늘 밤 바이올린 아저씨랑 같이 보낼 거 아냐? ”

 

“ 로만은 오케스트라 애들이랑 뒤풀이하고 열한 시 반에 오기로 했어. 그리고 나 끝나자마자 집으로 빨리 가야 돼. 아홉시에 끝나고 곧장 갈게 시동 걸어놔. 알았지? ”

 

“ 어. 알았어. ”

 

베르닌은 왕재수가 쥐어준 표를 들고 로열박스로 갔다. 2층 맨 앞 가운데의 아주 좋은 자리였다. 그는 발레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어쨌든 음악도 좋았고 무대도 예쁘고 화려해서 두 시간 가까이 재미있게 공연을 보았다. 눈송이 요정들이 나올 때 드라이아이스 안개도 적당했고 인공 눈도 방사형으로 예쁘게 뿌려졌다. 2막에서 빅토르는 레나를 잘 들어 올렸고 왕자 솔로를 출 때 음악도 빠르고 흥겨웠다. 이 정도면 까다로운 왕재수가 만족했으려나 싶었다.

 

 

*   *   *

   

왕재수는 평소 공연이 끝난 후에도 스태프들과 무용수들에게 그날의 코멘트를 하고 앞으로 고칠 사항을 지적하느라 늦게 내려오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정말 아홉시에 주차장으로 왔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은 공연을 보고 나온 관객들도 주차장으로 몰리는 때란 거였다. 왕재수를 발견한 여자 관객들이 꺅꺅 소리를 지르며 사인을 해달라고 몰려들었다.

 

“ 어머, 대박이야! 실물이 더 잘생겼어! ”

 

“ 아유, 진짜 꽃미남이네! 꺅! ”

 

“ 나 오빠 팬이에요! 옛날부터 좋아했어요! 왜 우리 무대엔 안 올라와요? 꺄아악, 결혼해 줘요! ”

 

“ 어머어머, 속눈썹이 나보다 더 길어! 피부에서 빛이 나! ”

 

왕재수는 처음에는 짜증을 꾹 눌러 참고 보통 렐랴에게 지어주곤 하던 영업용 미소와 함께 사인을 해주었다. 그러나 소문을 듣고 더 몰려온 여자들에게 둘러싸여서 급기야 머리카락도 뜯기고 기습 포옹과 키스 등 격렬한 스킨십을 당하기 시작하자 비명을 지르며 베르닌을 찾았다.

 

“ 다닐, 나 좀 구해줘! 제발 살려줘! ”

 

베르닌은 가만히 있으려고 했지만 왕재수가 너무 애절하게 그를 찾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차 문을 열고 나갔다. 보안위원회 신분증을 쳐들며 큰 소리로 외쳤다.

 

“ KGB입니다! 다들 해산! 안 그러면 불법집회와 폭행죄로 체포할 겁니다! ”

 

사람들이 깜짝 놀라 홍해처럼 갈라졌다. 그 틈에 베르닌은 왕재수를 낚아채서 차로 데리고 갔다. 막 문을 닫는데 바깥에서 성이 난 여자들이 욕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주로 예술가를 탄압하는 스탈린주의자니, 더러운 KGB 스파이니 하는 내용이었다. 베르닌은 무척 억울했지만 어쨌든 차를 출발시켰다.

 

“ 야, 너 괜찮아? ”

 

“ 헉헉... 잊고 있었어, 여자들 무서운 거. 죽는 줄 알았네. ”

 

왕재수가 사색이 된 얼굴로 거울을 보면서 까치집이 된 머리를 매만지고 구겨진 스카프와 코트를 바로잡았다. 손수건을 꺼내 얼굴 여기저기 찍혀 있는 립스틱 자국을 지웠다.

 

“ 야, 뒷목덜미에도 있어. ”

 

“ 으, 소름끼쳐. 정말 예쁜 것도 죄라니까. ”

 

“ 소름끼쳐? 나 같으면 은근히 기분 좋을 거 같은데. 다 네 팬들이고... 아까 보니까 예쁜 여자들도 많던데. ”

 

“ 예쁜 여자가 나한테 무슨 소용... 너 속도 좀 더 내면 안 돼? ”

 

“ 더 올리면 속도위반인데. ”

 

“ 나 빨리 가야 돼. 시간 없어. ”

 

“ 왜? 바이올린 아저씬 늦게 온다며. ”

 

“ 그래봤자 두 시간밖에 없는데... 아, 미치겠네. 너 나 좀 도와줘. ”

 

“ 뭘 도와줘? ”

 

“ 만두... ”

 

“ 웬 만두? 펠메니? ”

 

“ 응. 나 만두 만들어야 돼. ”

 

“ 아, 너 새해 음식 준비하는 거구나. 맞아, 우리 동네는 새해 되면 만두 먹어. 나도 어릴 때 31일에 온 가족이 모여서 만두 빚고 설날 되면 쪄서 먹고 수프에도 넣어 먹고... ”

 

“ 에잇, 망할 놈의 시골... 왜 하필이면 만두를 먹는 거야... 그냥 샌드위치나 먹으면 될 것을. 에잇... ”

 

“ 야, 너 지금 우리 동네 전통 무시해? 그 잘난 레닌그라드에서는 샌드위치 쪼가리나 먹나보지? ”

 

“ 아니, 우리도 가끔 만두 먹긴 했는데. 난 만들어먹은 적은 없단 말이야. 남들이 나한테 해다 바쳤지... 아, 왜 만두야. 아 머리 아파... ”

 

“ 그냥 사다 먹어. 요즘은 만드는 집 별로 없을 걸. 하긴 지금은 가게 문 다 닫았겠다. 우리 집 냉동실에 전에 사먹고 남은 거 반 봉지쯤 있는데 먹고 싶다면 줄게. ”

 

“ 공장에서 나온 만두는 안 돼. 아아... ”

 

“ 왜 이렇게 까다롭니. 전에는 그거 삶아줘도 잘만 먹더니. ”

 

“ 로만이... 너랑 비슷한 말을 하면서... 자기 어릴 때 온 가족이 모여앉아 만두 빚고... 텔레비전으로 0시 종 치는 거 보면서 샴페인 건배할 때 자기는 반죽 갖고 놀고... 종 치고 나면 엄마가 만두 쪄줬다고. 그때 너무 좋아서 자기는 어른 되면 꼭 만두를 잘 빚어주는 여자랑 결혼해야겠다고 다짐했다잖아.

 

“ 그 바이올린 아저씨 의외로 소박하네. 근데 그 인간은 여자 안 좋아하잖아. 결혼은 무슨. ”

 

“ 그게... 정체성을 자각하면서 여자랑 결혼해야겠다는 마음은 없어졌는데 만두를 잘 빚어주는 파트너에 대한 깊은 로망은 남았대... ”

 

“ 젠장, 가부장주의 깡패 같으니. 만두를 잘 빚어야 한다고 하질 않나. 엄청 날씬하고 어린 애를 밝히지 않나. 진짜 재수 없네. ”

 

“ 너 지금 로만 헐뜯는 거야? ”

 

“ 그렇잖아! 깡패 아저씨 주제에. 그냥 내 냉동만두 가져가서 삶아줘. 네가 빚었다고 하면 되잖아. ”

 

“ 근데 로만이 엄청 눈썰미가 좋거든. 눈치도 빠르고. 공장 만두인 거 금방 알아챌 거야. 간신히 내 미모로 묶어놨는데 만두 못 빚는다고 버림받긴 싫단 말이야. ”

 

“ 그깟 만두 못 빚었다고 버릴 놈이라면 애초부터 헤어지는 게 낫지! ”

 

“ 싫어. 내가 그랬잖아, 로만이 잠자리가 진짜 끝내준다니까. 버림받기 싫단 말이야. 근데 나 요리 하나도 못하는 거 알잖아. 여태 남이 해준 것만 먹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이니. 어제 요리책도 샀는데 아무리 봐도 진짜 하나도 모르겠어. 만두는 심지어 반죽도 해야 되고 소인지 뭔지도 만들어야 된다 하고... 제발 좀 도와줘. 안 그러면 나 정말 큰일이야. ”

 

왕재수가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베르닌을 바라보면서 사슴 같은 눈망울을 깜박깜박했다. 속눈썹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 야, 울지 마! 알았어. 나도 만두 안 빚어봤지만... 하여튼 뭐 어렵겠냐. 그냥 밀가루 반죽해서 밀고 고기 간 거 넣으면 되겠지 뭐. 재료는 있어? ”

 

“ 응. 요리책에 나온 거 어제 다 사다 놨어. ”

 

“ 만두 빚는 것만 도와준다! 삶는 건 네가 해! ”

 

“ 삶으면 안 돼. 쪄야 된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지만. 찌는 것까지 도와줘. 응? ”

 

“ 싫어, 0시 종 치는 것까지 너랑 보고 싶진 않단 말이야. 그것도 그 바이올린 깡패까지 같이 있는 자리에서! ”

 

“ 0시 종 치기 전에 찌는 것까지 다 끝내면 되잖아. 제발 좀 도와줘. 너 요리 잘 하잖아. 여기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네가 제일 잘 한단 말이야. ”

 

“ 흠흠... 내가 자취를 오래 해서 요리를 좀 하긴 하지. 그래, 그깟 만두 뭐가 어렵겠어. 해줄게! 해줄 테니까 제발 속눈썹 좀 그렇게 깜박거리지 마. 내 눈이 다 시큰거려. ”

 

“ 이상하다, 안 통하네... ”

 

“ 당연하지! 난 사내자식 수작에 안 넘어가! 그런 건 바이올린 아저씨한테나 하란 말이야! ”

 

“ 칫. ”

 

 

*    *    *

  

 

베르닌은 먼저 냉장고를 살폈다. 재료는 모두 있었다. 혹시나 해서 요리책을 펼쳐보고 순서를 훑었다.

 

“ 야, 너 반죽할래, 아니면 만두소 만들래? ”

 

“ 나 둘 다 할 줄 몰라. ”

 

“ 시간이 없으니까 동시에 해야 되는데. 너 칼질 할 줄 알아? ”

 

“ 아니, 못해. 사과도 못 깎아. 무용수는 함부로 칼 같은 거 손대면 안 돼. 흉터 생기면 큰일난단 말이야. ”

 

“ 어련하겠냐. 그럼 반죽해. 양파 썰고 고기소 만드는 건 내가 할 테니까. ”

 

“ 반죽 어떻게 해야 돼? ”

 

“ 거기 밀가루 두 컵 넣고, 물 넣어가면서 반죽하면 돼. ”

 

왕재수가 커다란 사발에 밀가루와 물을 부어 반죽을 하는 동안 베르닌은 현란한 칼솜씨를 발휘해 양파를 다지고 갈아놓은 고기의 핏물을 뺀 후 조금 더 곱게 다졌다. 막 양파와 고기를 섞고 있는데 왕재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 이거 반죽 맞아? 왜 자꾸 죽처럼 되지? ”

 

으악, 너 물 얼마나 넣은 거야!

 

“ 어... 이만큼... ”

 

왕재수가 바가지를 보여주었다. 족히 밀가루 양의 두 배는 될 것 같았다. 베르닌은 기절초풍했다. 사발은 밀가루 풀어놓은 물로 가득했다.

 

“ 이 바보야, 밀가루가 무슨 분유나 코코아인 줄 아니? 수프 끓일 것도 아닌데 물을 이렇게 많이 넣으면 어떡해! ”

 

“ 네가 밀가루 두 컵이라고만 하고 물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말 안 해줬잖아... ”

 

“ 에휴... ”

 

베르닌은 사발을 밀어놓고 새 그릇에 다시 밀가루를 두 컵 쏟았다.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농도를 맞췄다. 손으로 조물조물 반죽을 했고 살짝 묽은 것 같아 밀가루를 약간 더 넣었다. 마침내 완벽한 반죽이 되었다. 왕재수는 감탄했다.

 

“ 우와, 반죽이다! 아이 신기해. ”

 

“ 시간 없으니까 빨리 만두피 만들어. 일단 내가 반죽 밀어줄게. ”

 

“ 어떻게 만들어야 돼? ”

 

“ 이렇게 조금씩 떼어서 동그랗게 만든 다음에 눌러서 얇게 펴는 거야. 만들고 있어. 만두소 완성하고 양념 좀 하게. ”

 

“ 응. 신난다. ”

 

베르닌은 열심히 고기와 양파를 섞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양념을 했다. 면보에 싸서 수분을 쫙 빼냈다. 대충 소를 완성한 후 만두피가 몇 개나 되는지 돌아봤다가 또 기절초풍했다.

 

“ 악, 만두피를 이렇게 다닥다닥 쌓으면 어떡해! "

 

“ 왜? 차곡차곡 쌓아놔야 순서대로 고기 넣기도 편하고... ”

 

“ 어휴... 다 달라붙어서 못 떼잖아... 밀가루도 중간 중간 뿌려줘야 안 달라붙는 건데... ”

 

“ 네가 말 안 해줬잖아... 밀가루는 반죽할 때 두 컵 넣으랬는데 지금은 또 중간 중간 뿌리래. 어려워. 어헝...

 

왕재수가 울먹거렸다. 야단맞은 것 때문이라기보다는 베르닌이 만두피들을 들어 올리자 모두 찰싹 달라붙어 있는데다 떼어내려고 하면 좍좍 찢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그런 것 같았다. 베르닌은 한숨을 쉬면서 만두피들을 도로 뭉쳐서 반죽 덩어리로 만들었다.

 

“ 울면 뭐하니, 다시 만들자. 나랑 같이 하면 빨리 할 수 있을 거야. ”

 

“ 으응... 흑흑... 만두 너무 어렵다. 로만은 왜 만두 빚는 파트너를 원하는 거야... 침대에서만 잘해주면 되지 어째서... ”

 

“ 그 아저씨 옛날 사람이라서 그래. 원래 우리 동네가 좀 보수적이거든. 현모양처 스타일 여자가 인기 많아. 렐랴가 왜 인기 많겠냐. 얼굴도 예쁘지만 살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해서... ”

 

난 여자가 아니야! 사내잖아! 내가 왜 현모양처처럼 돼야 해. 얼굴 예쁘고 허벅지 두툼해서 밤일 잘하면 됐지 왜... 아아, 로만 너무해. ”

 

“ 종알대지 말고 빨랑 만두피나 만들어. 그 깡패 열한시 반에 온다며! ”

 

“ 압. ”

 

베르닌은 열심히 만두피를 만들었다. 왕재수도 열심히 만들었다. 만두피가 도로 달라붙을까봐 겁이 났는지 밀가루를 너무 많이 뿌려서 저지해야 했다.

 

“ 30개만 하자. 너네 둘이 먹을 거면 충분하겠지. ”

 

“ 로만은 덩치가 커서 많이 먹는데. 그리고 너도 먹어야지. ”

 

“ 난 너네랑 같이 안 있을 거라니까! ”

 

“ 그래도 같이 만들어놓고 너 안 먹으면 어떡해. 싸가서라도 먹어야지. 50개 만들자. ”

 

“ 조그만 게 손은 또 왜 그렇게 크담. 40개만 해, 그럼. ”

 

만두피를 다 만든 후 베르닌은 고기소가 담긴 그릇을 가져왔다.

 

“ 이제 만두 빚는 거야. 피를 이렇게 오목하게 해서 가운데 소를 넣고 이렇게 조물조물 돌려서 이렇게 뒤집으면 돼. ”

 

“ 응. 알았어. ”

 

어느새 열한 시가 다 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베르닌은 재빠르게 만두를 빚어나갔다. 그러다가 불안해서 왕재수를 보니 역시나 엉망이었다. 만두 크기는 들쭉날쭉했고 반수 이상은 소를 너무 많이 넣어서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야, 잠깐! 이렇게 소를 많이 넣으면 어떡하니!

 

“ 많이 넣어야 맛있지. 만두피 너무 두꺼우면 싫단 말이야. ”

 

“ 그래도 이렇게 많이 넣으면 익힐 때 옆구리 다 터져! 속이 다 삐져나온단 말이야. 하나도 안 예쁘고 지저분해져. 윽, 여기 몇 개는 벌써 터졌네. ”

 

“ 안 돼, 만두 예뻐야 돼... 로만이 만두 예쁘게 빚는 여자가 좋다고... 아악, 정말 싫다. 난 공훈예술가... 세계 최고의 무용수... 우주 최고 꽃미남... 어째서 내가 만두 예쁘게 빚는 여자 따위에 맞춰줘야 하지... 악!

 

“ 시끄러워. 시간 없어. 잘못 만든 건 내가 땜질할 테니까 넌 가서 만두 찌기나 해. ”

 

“ 찌는 건 어떻게 하는 거야? 냄비에 물 넣어서 끓이다가 만두 넣어? ”

 

“ 으윽, 이 바보야. 그건 삶는 거고! ”

 

“ 그럼 기름 둘러서... ”

 

“ 그건 굽는 거야! ”

 

“ 하나도 모르겠어. 아, 머리 아파. ”

 

왕재수가 또 울음을 터뜨릴 기세였기 때문에 베르닌은 급하게 그의 손목을 붙잡고 같이 렌지 앞으로 갔다. 큰 냄비를 꺼내 물을 3분의 1쯤 채운 후 찜기를 올렸다.

 

“ 어, 그게 뭐야? ”

 

“ 찜기야. 이 위에 만두를 올려놓고 뚜껑을 닫고 끓이는 거야. 그러면 아래에 있는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올라와서 그 온도로 만두가 익는 거야. 이게 찜이야. 삶는 건 만두를 물에 직접 빠뜨리는 거고. ”

 

“ 아, 사우나 같은 거구나. ”

 

“ 응. 그래도 원리를 이해했구나. 기특하네. ”

 

칭찬을 받자 왕재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처음으로 눈을 반짝거리며 웃었다. 얼굴에 밀가루를 잔뜩 묻히고 있어 우스꽝스러웠지만 닦아줄 시간도 없었다. 베르닌은 자기가 빚은 만두에 왕재수가 빚은 것 중 옆구리가 안 터진 것까지 20개를 먼저 가져와서 찜기에 올린 후 뚜껑을 닫고 가스불을 켰다.

 

“ 자, 난 아까 옆구리 터진 거 땜빵할 테니까 넌 이제 부엌 좀 치우고 샴페인이랑 세팅하렴. 바이올린 아저씨 곧 오겠네. ”

 

“ 으응. 고마워. 너 진짜 대단해. 너 아니었으면 만두 실패했을 거야. ”

 

“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 일단 다 하고 보자. ”

 

왕재수는 후다닥 부엌을 치웠다. 베르닌은 터진 만두들의 속을 좀 덜어내고 다시 끝을 여며서 땜빵했다. 그 사이에 첫 번째 만두가 다 쪄졌다. 포크로 찔러보니 다 익은 것 같았기 때문에 베르닌은 거실에서 테이블을 세팅하고 있던 왕재수를 불렀다.

 

“ 야, 다 익었어. 맛 좀 봐. ”

 

왕재수가 우다다 달려왔다. 김이 펄펄 오르는 만두를 입안에 쏙 집어넣더니 잠시 후 뜨겁다고 비명을 지르며 도로 뱉었다. 후후 불어주자 다시 입에 넣고는 오물오물 씹더니 반색을 했다.

 

우와, 진짜 맛있다. 전에 먹던 거랑 달라. 하나도 안 느끼하고... ”

 

“ 수제 만두라서 그렇지. 기계로 만든 거랑 당연히 다르지. ”

 

“ 아, 그래서 로만이 만두 만들어 먹던 거 그리워했던 거구나. ”

 

왕재수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포크로 만두를 한 개 찍어서 베르닌의 입 안에 넣어 주었다. 베르닌은 자기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만두를 찜기에 올려놓고 다시 불을 올렸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왕재수가 뛰어나가서 문을 열자 로만 코즐로프가 불쑥 들어왔다. 리본 달린 상자를 현관에 내려놓고는 왕재수를 와락 껴안고 입술과 뺨 여기저기에 찐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 우리 귀염둥이 비둘기~ 많이 기다렸지? 미안미안, 그래도 아직 열두시 안됐으니 다행이다. 늦을까봐 엑셀 막 밟았지. ”

 

“ 나 있잖아, 만두 빚었어. ”

 

왕재수가 급하게 말했다. 자랑하고 싶어 좀이 쑤시는 게 분명했다.

 

“ 만두? 네가? 너 그런 것도 할 줄 알아? 너 요리 못하잖아. ”

 

“ 배웠어! 내가 내가 반죽도 하고... 아니, 반죽은 아니고... 저기, 만두피 만들고, 고기 넣고 이렇게 이렇게 돌리고 뒤집어서 빚었어. 그리고 삶은 거 아니야. 물에 빠뜨린 거 아니고, 냄비에 이렇게 찜기 올려서 쪘어! ”

 

코즐로프는 밀가루가 잔뜩 묻어 있는 왕재수의 얼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다시 뽀뽀를 퍼부었다.

 

“ 아유 그랬어? 우리 아기가 만두도 빚을 줄 알고 진짜 못하는 게 없네. 요 조막만한 예쁜 손으로 만두를 빚다니! 내가 어릴 때 만두 먹었던 얘기해 준 거 기억하고 있었구나. 기특하기도 하지. 아이고 예뻐라~ 내 강아지 내 귀염둥이~ 내가 밤에 침대 부서져라 안아줄게! ”

 

베르닌은 점점 닭살이 돋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에 헛기침을 하며 왕재수를 불렀다.

 

“ 흠흠... 야, 난 이만 가볼게. 가스불 10분 있다 꺼라. ”

 

아니, 네놈은! 이 망할 놈의 스파이 자식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코즐로프가 주먹을 불끈 쥐며 고함을 질렀다. 왕재수가 급하게 가로막았다.

 

“ 어, 화내지 마. 얘가 만두 빚는 거 도와줬어. 나한테 다 알려줬어. 있잖아, 다닐이 요리 진짜 잘해. 반죽도 다 해주고, 만두피 만드는 거랑 만두 빚는 거 다 알려줬어. 찌는 거랑 삶는 것도 알려주고. 얘 아니었으면 당신 올 때까지 만두 다 못 만들었을 거야. 진짜야. ”

 

뭐라고! 저 자식이랑 같이 만두를 빚었다고! 너 정말 정신이 있는 거야? 만두는 가족이랑 빚는 거야!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랑! 그러니까, 나랑 빚었어야지! 저놈이랑 만두를 만들다니! 너 진짜 저놈 좋아하는 거야? 전부터 수상쩍었어! 달리기도 져 주고! 크아아! 용서할 수 없어. 너 이놈의 스파이 새끼, 가만 안 둬!

 

코즐로프가 주먹을 휘두르자 왕재수가 기겁을 해서 그를 껴안았다.

 

“ 아이 참, 왜 그러는 거야! 내가 도와달라고 해서 해준 건데. 내가 몇 번을 말해, 난 키 크고 나이 많은 아저씨가 좋다고 했잖아. 쟨 내 취향 아니란 말이야. 눈도 단추 같고... ”

 

자꾸 단추 단추 하지 마! 나도 사내자식 관심 없는데!

 

베르닌은 투덜대며 현관 쪽으로 갔다.

 

“ 실컷 고생해서 만두 빚어줬더니만. 스파이에 단추에. 에잇. 난 간다. 하여튼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만두 잘 먹고. ”

 

막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코즐로프가 억센 손으로 그의 어깨를 휘어잡았다.

 

“ 뭡니까, 진짜 한 판 하고 싶어요? 경고해두는데 KGB 요원에게 주먹질을 하면 폭행죄에 공무 방해죄도 같이 걸릴 수 있... ”

 

“ 가긴 어딜 가. 곧 0시 종 칠 텐데. ”

 

“ 그러니까요! 난 집에 갈 겁니다! 맘 편하게 텔레비전 보면서 새해 맞으려고요! ”

 

“ 누가 새해를 청승맞게 혼자 맞냐! 갈 때 가더라도 종 치는 건 같이 보고 가! 건배도 하고! ”

 

“ 아니, 안 그래도 되거든요! 깡패 아저씨와 왕재수 비둘기 사이에 끼어서 건배 같은 거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

 

“ 나도 KGB 스파이 새끼랑 샴페인 쨍하고 싶지는 않거든! 그래도 0시 종은 0시 종이고 새해는 새해니까! 만두까지 빚어놓고 어떻게 그냥 가냐! 쟤 요리 못하는 거 다 아는데. 뻔할 뻔자 네가 다 만들었겠지. 그래놓고 그냥 가면 억울하지. ”

 

왕재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억울해했다.

 

“ 너무해, 로만... 나도 같이 만든 거 맞는데... 만두피도 만들고 안에 고기도 넣고... 저기 저 삐뚤어진 만두들은 내 건데...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요리 못한다고... 전부 다닐이 했다 그러고... 어헝... ”

 

코즐로프는 화들짝 놀라며 왕재수를 꼭 껴안고 뽀뽀를 하며 달랬다.

 

“ 그럼 그럼, 우리 귀염둥이 네가 다 한 거지. 저 스파이 새끼가 혼자 청승맞게 새해 맞을까봐 불쌍해서 그렇게 말한 거야. ”

 

“ 내가 다 한 거 아니야. 쟤가 반죽했어. 첨에 내가 물을 너무 많이 부어서 다시 해줬어. 만두피는 밀가루를 안 뿌려서 다 붙었는데 쟤가 다시 해주고... 저기, 만두소도 쟤가 만들고... 어헝, 거의 다 쟤가 한 거 맞아. 엉엉, 난 요리에 소질이 없나봐. 당신은 만두 잘 빚는 예쁜 애가 좋댔는데 난 예쁘기만 하고 만두 못 빚어. 나 이제 버림받아. 으앙... ”

 

왕재수가 엉엉 울자 베르닌은 머리가 아팠지만 코즐로프는 크게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그를 품에 꼭 껴안고 둥기둥기 달랬다.

 

“ 아유 그랬구나. 우리 귀염둥이가 나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만두 빚은 거구나. 만두 잘 빚었어. 처음 한 건데 이 정도로 한 거면 소질 엄청난 거야. 그리고 만두 못 빚어도 돼, 요리 하나도 못해도 돼. 이 정도로 예쁘면 딴 거 아무 것도 못 해도 다 용서되는 거야. 그깟 만두가 대수니? 너처럼 고운 애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혀도 돼. 내가 널 왜 버리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프겠구만. 확 집어삼켜버리고 싶구만. 그러니까 그만 뚝~ ”

 

왕재수가 귀신같이 눈물을 뚝 그치고는 코즐로프에게 폭 안겨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베르닌은 이제 정말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코즐로프가 다시 그를 붙잡았다.

 

“ 좋은 말로 할 때 앉아라. ”

 

“ 아니, 난 둘의 불꽃 튀기는 사랑을 방해하고 싶지 않... ”

 

“ 닥치고 종 칠 때 코르크나 제대로 따! ”

 

마침 그 때 텔레비전에서 크레믈린과 붉은 광장이 비춰지더니 시계가 뎅 하고 울리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에서도, 윗집 아랫집 옆집에서도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베르닌은 엉겁결에 샴페인을 땄다. 펑 하고 코르크가 튀어나가며 샴페인 거품이 치솟았다. 코즐로프와 왕재수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 와! 새해다! ”

 

“ 새해 복 많이 받아! ”

 

“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스파이야! ”

 

“ 어...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너도... ”

 

셋은 샴페인이 가득 담긴 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코즐로프와 왕재수가 입술이 떨어져라 키스를 하는 동안 베르닌은 샴페인을 쭉 들이키고 나서 부엌으로 갔다. 가스 불을 껐다. 두 번째 만두는 더욱 예쁘게 잘 익어 있었다. 접시에 만두를 담고 스메타나와 파슬리를 곁들인 후 쟁반에 담아 거실로 돌아왔다. 왕재수는 이제 코즐로프의 무릎에 앉아 있었다. 이미 불꽃 튀는 애정행각이 시작되는 중이었다. 달아오른 코즐로프는 샴페인을 입 안 가득 머금더니 왕재수에게 키스를 하며 술을 먹여주었다. 둘의 입술이 밀착된 순간 베르닌이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 안 돼! 그건 안 돼! ”

 

하지만 이미 늦었다. 멋모르고 키스에 취해서 샴페인을 받아 마신 왕재수는 곧 눈을 깜박거리더니 옆으로 픽 쓰러지고 말았다. 코즐로프가 깜짝 놀라 왕재수를 껴안으며 소리를 질렀다.

 

“ 헉, 너 왜 이러니! 괜찮아? 말 좀 해봐 아가야! 정신 차려! ”

 

베르닌은 한숨을 쉬었다.

 

“ 안 된다고 했잖아요. 얘 술 못 마신단 말이에요. 전에도 보드카 들어 있는 쿠키 먹고 응급실 실려 갔는데... 사귀는 사이면서 그것도 몰라요! ”

 

“ 보드카 못 마신다고만 했지 샴페인 가지고도 맛 가는 줄은 몰랐지...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 ”

 

“ 아뇨. 약한 술이니까 그냥 재우면 괜찮아질 거예요. 좀 안됐네. 나이도 많은 아저씨한테 잘 보이려고 만두 빚어보겠다고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보람도 없이... ”

 

“ 너 지금 나 비꼬는 거지! ”

 

“ 그럼 안 그러게 됐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당신 나이도 많고 내세울 것도 별로 없으면서 애를 손아귀에 넣고는 맨날 조련하고. 가뜩이나 마른 애를 놓고 어리고 날씬한 애가 좋다느니 허벅지가 두툼하니 살이 쪘니 하면서 다이어트하게 만들고... ”

 

뭐야? 우리 귀염둥이가 다이어트를 한단 말이야?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하는 조그만 인형 같은 것이 어딜 뺄 게 있다고... ”

 

“ 사과파이 한 판 다 먹을 수 있는데 당신한테 들키면 안 된다고 맨날 꾹꾹 참고... ”

 

사과파이 그깟 한 판 못 먹는 게 바보지! 우리 귀염둥이는 두 판 먹어도 예쁘기만 하겠구만... 어휴... ”

 

코즐로프는 한숨을 푹푹 쉬더니 왕재수를 소중하게 안아들고 침실로 갔다. 침대에 뉘어주고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는 도로 거실로 나왔다. 베르닌은 어쩐지 혼란스러웠고 머리가 아파졌다.

 

“ 그럼 이제 난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죠. ”

 

“ 만두 먹고 가. ”

 

“ 싫어요. 무슨 만두까지. 그것도 당신하고. ”

 

“ 만두 쪄놓은 거 놔두면 다 불어. 맛도 없고. 많이도 쪘구만. ”

 

“ 그러게요. 쟤가 당신 많이 먹는다고... 나보고도 싸가라고 했는데 아까 정신이 없어서 다 쪄버렸네... ”

 

“ 그러니까 먹고 가라고. 만두는 원래 같이 먹는 거야. ”

 

갑자기 베르닌은 배가 고팠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래서 코즐로프와 함께 만두를 스메타나에 꼭꼭 찍어서 먹었다. 남은 샴페인도 나눠 마셨다. 다 먹은 후 베르닌이 일어서자 코즐로프는 더 붙잡지 않았다. 대신 현관에 내려놨던 리본 달린 상자를 풀더니 초콜릿을 한 움큼 꺼내서 쥐어 주었다.

 

“ 이런 거 안 줘도 돼요! ”

 

“ 몇 개 되지도 않아. 더 주고 싶어도 우리 아기 줘야 하니까 이것만 주는 거야. 가져가서 먹어라, 불쌍한 스파이야. ”

 

“ 내가 왜 불쌍해요! ”

 

“ 새해도 혼자 맞아야 하고. 스페호프한테 들들 볶이면서 살고. KGB 노릇이나 하며 살아야 하니 불쌍하지. ”

 

나 안 불쌍하거든요! 그리고 이 초콜릿 쟨 먹지도 않네요. 쟨 이렇게 달달한 밀크 초콜릿 안 먹어요. 무가당 다크 초콜릿만 먹는다고요. ”

 

“ 어 그런가... ”

 

“ 쟨 달달한 건 사과파이만 좋아해요. 앉은 자리에서 한 판 다 먹고... ”

 

“ 에잇, 그럼 사과파이 사오는 건데. ”

 

“ 창가에 한 판 있어요. 내가 오다가 샀어요. ”

 

“ 너 왜 나보다 쟤 식성을 더 잘 알아. 기분 나빠! ”

 

“ 난 가정부니까 그렇죠! 맨날 밥해주고 청소해주고... ”

 

하긴 그렇기도 하겠다. 불쌍한 놈... 그만 가서 자라. 새해 복 많이 받고. ”

 

나 안 불쌍하다고요!

 

베르닌은 코즐로프가 억지로 안겨 준 초콜릿 상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밀가루를 대충 씻어내고 초콜릿을 두어 개 집어먹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새해에는 제발 업무분장이 바뀌기를 빌면서.

   

 

 

 

FIN

2014. 12. 27 ~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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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재수가 빅토르를 쥐잡듯 야단치는 장면은 좀 과장되긴 했지만.. 사실 페테르부르크 발레 전통은 남녀 듀엣, 특히 아다지오를 중시하며 여성 파트너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남성 파트너에게 있다.

본편의 미샤 역시 고전 발레의 엄격한 성적 구분과 보수적인 전통을 여러 가지로 허물어온 인물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바가노바 발레학교에서 정통 트레이닝을 혹독하게 받았기 때문에 여성 파트너에 대한 기사도와 책임의식은 아주 강한 편이다. (그래서 본편 우주의 이야기들 속에서 미샤는 한번은 180이 다 되는 체격 좋은 발레리나와 백조의 호수를 추다가 이전에 다쳤던 어깨를 더 삐끗해 부상으로 고생하게 되지만, 사람들이 뚱뚱한 여자 들어올리다 다쳤다며 불쌍해할때마다 열심히 그녀를 변호하고 자기가 실수해서 그런거라고 답변한다)

 

** 새해 전야에 만두 빚는 풍습은 그냥 내가 웃자고 쓴 거다 :) 근데 러시아도 좋은 날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펠메니 만두 빚는 풍습이 있긴 있다.

 

** 만두 얘기가 나왔으니 펠메니 사진 몇 장 :) 전에 올렸던 사진들이지만.

 

 

 

요게 찌기 전~

 

 

이건 동대문 러시아 음식점 깔린까에서 먹었던 펠메니 :)

 

 

이건 페테르부르크 돔 끄니기 2층의 유명한 Singer 카페에서 먹었던 펠메니. 이제 돼지고기 알레르기 때문에 그림의 떡... 쇠고기 들어 있는 건 먹을 수 있으려나..

 

 

사진 하나 더~

 

몇년 전에 썼던 펠메니에 대한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231

 

 

** 이야기는 9편의 '눈보라와 패딩 코트'로 이어진다. 이건 아마도 돌아와서 올릴 듯. 그러나 중간에 심심하니 등장인물들의 번외 문답을 예약 포스팅으로 걸어놓고 가겠다~ 아마도 다음주 초,16일과 17일에 두 파트로 나눠서 올라갈 듯.. 커밍 쑨~ 단추와 왕재수의 20문답과 뭔가 허술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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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