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토요일 밤 : 심신이 닳아서 뻗어 쉼, 꿈, 아직 시작하지 못함 fragments2023. 3. 4. 21:36
종일 쉬면서 보낸 토요일.
어제 심신이 너무 지친 상태였는데 야근하고 돌아와 저녁을 늦게 먹었고 또 일 때문에 윗분과도 한참 통화를 하느라 결국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아주 피곤하게 잤다. 꿈도 많이 꿨다. 이른 아침에 깼다가 도로 자기를 반복했다. 피로 때문인지 자도 자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열시 전후 간신히 깨어났다. 더 자고 싶었지만 이미 많이 잔데다 머리도 등과 허리도 너무 아파서 억지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는 뒤척거리며 침대에 좀더 붙어 있었다.
꿈에서 리투아니아에 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여름에 갔던 그 빌니우스의 모습은 아니었다. 나는 맥도날드와 버거킹, 롯데리아를 합쳐놓은 듯한 붉은 주황색 계열의 어느 패스트푸드 식당 홀에 있었다. 거기서 나는 외국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야 했다. 한글을 가르치는 일 같았는데 꿈에서는 영어로 이야기했다. 원래 그 일을 하던 영원한 휴가님께서 내게 잠깐 대타를 부탁하셨다. (꿈속 등장!) 꿈속에서 나는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크게 영어로 말을 해야 했는데 아이들은 얌전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빠와 아이가 다가왔고 음식 주문을 했다. 그건 내가 맡은 일이 아니었지만 젊은 아빠는 너무나 당연한 듯 내게 주문을 했다. 나는 그 주문을 들고 카운터로 갔고 거기서 일을 하고 계신 영원한 휴가님께 내용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퍼뜩 깼고 도로 꾸벅꾸벅 졸았다. 아마 자기 전에 블로그 포스팅을 봤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뭔가 뒤섞인 것 같다. 하여튼 꿈에서 다시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
한시가 다 되어서야 침실에서 기어나와 청소와 목욕을 하고 밥을 먹은 후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쉬었다. 너무 지쳐서 좀처럼 기력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어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좀 쉬고 나니 머리가 다시 맑아졌다. 어제 과로가 극에 달해 평소보다 감정적으로, 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행동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 심신이 너무 지친 상태가 되면 이성적인 판단력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얼마 전 새로 구상한 글에 대해 오늘 좀더 생각을 했다. 머릿속으로 스냅 사진이나 영화 컷들처럼 짧은 장면장면들을 떠올려보았다. 운이 좋다면 오늘부터 써볼까 했는데 시작하지는 못했다. 두 주인공이 만나는 첫 장면을 어디에서 시작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어디든 큰 상관은 없을 것 같다만. 하여튼 이 글을 마치고 파일을 열어볼까 생각 중이다. 내일 하루를 더 쉬면 다시 다음주 일주일을 버틸 힘을 조금이라도 더 얻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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