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토요일 밤 : 가족들과 함께, 부디 나아지시기를, 산란한 마음으로 귀가 fragments2023. 1. 21. 21:23
부모님 댁에서 하루 자고 왔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밤잠을 설치지는 않았으나 매일 빨리 깨던 습관 때문에 새벽 5시쯤 깼고 그다음부터는 자다깨다 했다. 어제 내내 부모님 댁의 약간 추운 거실에 앉아 있었더니 온몸이 너무 쑤시고 아픈 것 외엔 그럭저럭 잘 잤다.
8시에는 일어났다. 아침부터 엄마가 전을 비롯해 여러가지 음식을 하셨기 때문이다. 손목이 아파서 많이 도와드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옆에서 약간씩 거들었다. 전 부치지 말라고 해도 그래도 명절이니 조금씩은 해야 한다며 버섯맛살전, 육전, 새우완자, 대구전, 고구마튀김을 하시고 엘에이갈비와 돼지갈비찜, 더덕무침과 오이무침을 만드셨음.
동생네도 10시 전에 와서 음식을 좀 거들고 함께 아침과 점심을 먹고 중간에 차를 잠시 마셨다.
그러나 별로 편하지 못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다시 출근하신 아빠가 다시 허리와 다리가 많이 아파서 힘들어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월말까지는 그냥 병가를 쓰고 쉬시라고 했는데 대신 근무해주시는 분께 미안하다며 주초에 복귀하시더니 역시 그게 무리가 된 것 같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가 싶었다. 낮에 엄마가 만든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서 아빠에게 들렀는데 어제와는 너무 다르게 많이 힘들어하셨고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드시지 않았다. 명절 연휴라 병원도 열지 않으니 일단 따뜻하게 하고 약을 드시며 쉬시도록 했다. 어제까진 좀 괜찮으셨는데... 너무 속상하고 심란했다. 엄마는 나보다 훨씬 더 심란해서 점심도 안 드시고, 좀전에 전화해보니 저녁을 한술 뜨는 둥 마는 둥 하고 운동하러 나오셨다고 한다. 아빠와 통화를 해보니 아직 아프다고 하신다. 마음이 너무 좋지 않다. 부디 오늘 밤에는 힘들지 않게 주무시고 내일은 좀더 나아지기만을 바란다. 기도를 많이 하고 자야겠다. 엄마가 심란해하니 더욱 마음이 안 좋았다.
어제 아침에 청소를 하고 갔기 때문에 집에 돌아와서는 엄마가 싸준 전과 갈비, 소고기국 등속을 정리해 냉장고에 소분해 넣고, 꽃병의 물을 갈고 줄기들을 잘라주고, 상당히 늦은 오후의 차를 대충 마시고 좀 쉬었다. 택시 타고 오는 내내 너무 머리가 무겁고 졸렸다. 그리고 난방을 끄고 갔더니 집이 추워서 보일러를 켰고 지금도 아직 추워서 니트 짚업을 하나 더 걸치고 있다.
부디 아빠가 아프지 않길, 오늘 밤 편안하게 주무시고 내일은 나아지시기를 바라며 나도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연휴에 퇴고를 좀 하고 싶은데 마음이 산란하니 집중이 잘 될 것 같지가 않다. 연초에 일도 가정사도 모두 순탄치 않네... 내일이 설날이니 음력 새해부터는 다 좋아지고 나아지기만을 바란다.
남은 장미와 어제 새로 온 꽃들-스타티스, 거베라, 루스커스, 스프레이 델피늄- 사진 몇 장 추가하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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