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월요일 밤 : 재난문자, 도망가기는 글렀음, 자기최면 fragments2023. 1. 9. 21:10
새벽에 곤하게 자다가 귀를 찢는 듯한 재난문자에 너무 놀라 퍼뜩 깼다. 비몽사몽 폰을 보니 인천, 바다, 지진 강도 4 등의 문자가 보였다. 그런데 '아 우리 동네 아니네' 하며 도로 자버렸다. 결국 이때 깊은 잠에서 확 깬 여파로 거의 한두시간마다 계속 깨다 6시 되기 전에 일어나긴 했지만. 출근하면서 지진 뉴스를 이것저것 보다가 드는 생각들... 아, 우리 동네에서 별로 멀지 않구나. 수도권 쪽이잖아. 나는 지진 나면 도망도 못가고 이렇게 어리버리하다 깔리겠구나... 전쟁나도 그렇겠네, 우리 동네는 파주랑 면해 있고 전시작전구역인가 뭔가라 새벽에 이렇게 갑자기 폭격이나 뭐가 들이닥치면 도망 못 가겠구나 등등. 뭔가 운명론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한, 자기패배적인 마인드로 출근함 흑흑.
아주 바쁘게 보낸 하루였다. 보고서를 열심히 썼지만 물론 아직 꽤 남았다. 실무자들이 보내온 자료들을 대조하며 고치기도 하고 내 파트를 업데이트하기도 하고 등등, 이번주 중에 제대로 다 마무리를 빨리 할수 있기만을 바라는 중이다. 이번 주말에도 일을 싸들고 오는 건 정말 너무 싫은데...
내일 회사의 임원진이 바뀌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오게 된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해서 거의 애피타이저처럼 우리 부서로 굉장히 피곤한 숙제가 하나 떨어지는 중임. 아 모르겠다, 이런 몸빵으로나마 때울 수 있으면 다행이다.
너무 피곤하고 특히 어제와 그저께 너무 우울하고 심란했는데 붉은 군대가 슬며시 도래하였다. 몸도 아프고 힘들긴 했다. pms 때문에 더 우울했던 거라고 믿어보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어려운 일은 직접 마주하면 덜 어려울 거라고 스스로를 위안해보며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보려 한다. 진통제를 좀전에 먹긴 했음. 주말부터 손목 통증이 재발했다. 손목을 움직일 때 뚜둑 소리도 가끔 난다. 재발은 거의 예견된 수순이었다. 보고서를 열심히 써서 그렇다. 무거운 건 어찌어찌 들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일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참 괴롭다.
어디론가 가서 그저 쉬고만 싶다. 일하며 살아가는 것이 고단하다. 아니, 일하는 것 자체라기보다는, 모종의 조건과 사회 속에서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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