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월요일 밤 : 신년 같지 않은 그냥 월요일, 바쁘고 피곤, 기도와 마음 fragments2023. 1. 2. 21:39
새해 첫 출근. 주말만 보내고 그대로 출근한 거라서 신년을 맞이하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틈이 없었다. 새해 전야에 красный угол에 잠시 기도하러 갔을때, 인간이 부여한 시간이란 얼마나 추상적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것은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실질적인 시간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신체리듬이 깨지기도 했고 회사에 다가올 일들 때문에 은근히 마음이 산란해 잠이 매우 모자란 상태로 출근했다. 게다가 알람 울리기 전에 깨버려서 아마 4시간 반도 못 잔 것 같다. 너무 피곤하고 지금은 머리도 아프다. 날씨도 추웠다. 7시 반쯤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늘 보고서를 어느 정도 써놓으려 했지만 진도를 거의 못 뺐다. 앞부분의 구조를 잡는 게 좀 어려웠다. 그리고 오전은 시무식과 간부회의, 오후에는 윗분과 회의를 하느라 집중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 중간중간 각종 정보나 상황들을 파악하느라 더 그랬다. 막상 오늘 해결되거나 새롭게 나타난 건 없었다.
내일 아침에 아버지가 디스크 수술을 받으시는데 예전에도 두번이나 수술을 받으셨고, 또 다른 수술 받으신 적도 있어 긴장이 많이 되시는 것 같다. 전신마취를 해야 하니 아무래도 이제 연세가 많으셔서 더욱 그렇다. 실은 나도 걱정이 많이 되고 긴장이 되어 내내 기도를 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부쩍 나이가 드셨고 작년엔 여러모로 몸이 안 좋으셨어서 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다.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시고 몸을 구부리고 다니셔야 하는 상황이라 수술은 받으셔야 하는 게 맞는데 나는 항상 잔걱정이 원체 많은지라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마음 같아선 휴가를 내고 내일 가보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오늘 입원하실 때는 동생이 차로 모셔다드렸고 내일은 엄마가 보호자로 들어가신다. 통화는 오늘도 아침저녁 두번 했는데, 아버지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느껴지고 내가 수술 잘 될테니까 편하게 받으시라고 말씀드려도 그다지 마음을 놓지 못하시는 것 같아 나도 마음이 무겁다. 평이 좋은 곳이고 지인분들도 수술을 잘 받은 곳이라 괜찮으려니 싶지만 이성과 마음은 좀 다른 법이라서. 오늘 밤에 기도와 마음을 많이 보내드리고 자려고 한다. 아버지도 걱정과 긴장을 잊고 오늘 푹 주무셨으면 좋겠다.
너무 졸리고 피곤하고 머리가 무겁다. 곧 자러 가야겠다. 퇴고는 주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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