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목요일 밤 : 비둘기, 어제 꿈, 피곤함의 이유, 불안감과 함께 fragments2022. 12. 8. 20:21
이른 아침 출근길에 마주친 토실토실한 비둘기 한 마리.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도 않아서 한 장 찍었다.
오늘도 바쁜 하루였다. 생각해보니 어제는 새벽에 좀 무서운 꿈을 꾸고 잠깐 깼었다. 러시아인지 다른 나라에서 내가 좋아하는(꿈에서는 전에 가던 곳이었음) 큰 서점 같은 곳에 갔는데 이곳은 지하철역 같은 곳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하계단 아래로 연기가 뭉게뭉게 밀려내려왔다. 사람들이 마구 뛰어내려왔다. 화재가 난 것 같았다. 그 연기가 나오는 쪽으로 올라가야 빨리 도망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연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다른 쪽 출구도 막혀 있었는지 연기가 났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꿈 속에서도 이것이 너무 절망적이고 도망칠 방도가 없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고 아마도 자기 방어본능 때문인지 꿈에서 깨어났다. 그래서 무지 피곤했는데 그것을 잊고 있다가 잠자리에 들 무렵 생각나서 찝찝했음. 그런데 지금 또 생각이 나서 그냥 적어둔다. 안 좋은 꿈을 꿨을 때 노트를 적어두면 차라리 객관화가 되거나 거리를 두고 지켜볼 수 있다. 오늘은 요 며칠보다 잠이 좀 모자랐는데 꿈도 이것저것 꿨고 주로 일하는 꿈이었던 것 같다. 아 피곤해.
오후에 일을 하면서 윗분 때문에 좀 많이 피곤했다. 나의 피곤함의 50%는 윗분, 나머지 50%는 역시 철없는 직원들 때문인 것 같다. 체계적이고 유능한 사람들과 일하면 이 피곤함이 조금은 가실 것 같다. 오늘은 견디지 못하고 윗분에게 '제가 얘기드린 것의 7~80%는 다 리셋이 되고 처음 듣는 것처럼 말씀하실 때가 많으니 당혹스럽습니다' 라고 말해버렸다. 거기 더해 '우리 사무실에는 체계와 담 쌓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무지 힘듭니다' 라고 덧붙였다. 근데 정말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든다. 무슨 허공에 대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깔때기처럼 듣고 나머지 정보들은 아예 듣지도 않고 흘려버리는데 이런 사람들로 가득한 부서를 이끌고 + 그런 분을 모시고 일하고 있으니 아예 똑같이 무질서하고 비체계적인 인간이라면 좀 나으려나, 그렇지만 나는 그런 인간이 아니란 말이야 흑흑. 이분의 덧없는 욕심과 물정 모르는 뜬구름잡기, 너무나 어린애같고(나쁜 의미로) 이기적인 언사에 가끔 '역시 나는 전생에...'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음. 그래, 역시 나는 전생에 이 사람에게 많은 빚을 진 거야. 그래서 지금 내 몸으로 갚아주고 있는거야 ㅠㅠ
손목은 아직 좀 시큰거리고 정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일 병원에 한번 더 가봐야 할 것 같다. 오늘은 그래도 아침 약을 잊지 않고 챙겨 먹었다. 바쁘게 일했는데 오전에는 줌 회의를 하다가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들으며 그만 졸고 말았다.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 점심 땐 어제 사온 죽을 먹었다. 무지 맛이 없었다 ㅠㅠ 검진 이후 내내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고 불안감이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불안한 마음이 언뜻언뜻 들 것 같음. 조직검사 외에도 피검사 따위도 아마 결과가 별로 좋을 것 같지 않음. 뭐 충격요법이 필요했던 것일 수도 있으니... 하여튼 지금으로서는 염증 조직검사 결과가 별 거 아니어서 무탈하면 그 나머지를 놓고 대처방법을 궁리하고 신체의 재정비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흑흑. 소심한 자는 불안하다.
내일은 오후에 멀리 진료도 받으러 가야 하고, 동네로 돌아오면 손목치료도 받으러 가야 하니 일도 바쁘고 나머지도 바쁠 예정이다. 그래도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기운을 내자 이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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