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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주말 내내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다시 읽고 있음. 위의 페이지는 2부 중반부인데 내가 좋아하는 파트라 사진으로 발췌해보았다. 상당히 풍자적인 문단이지만 두번째로 이 부분을 읽게 되자 이 파트를 쓸 때 작가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어쩌면 형용하기 어려운 진심이 어려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풍자와 진심, 모순과 충돌.







오전의 푸르스름한 빛 속에서 찍은 꽃들. 카네이션은 아마 조금 있으면 시들 것 같고, 남아 있던 공작초는 오늘이 마지막. 하이 앤 캔디 장미는 점점 피어나고 있다.



매우 복잡하고 심지어 중간에 깼다가 도로 잤을 때는 맥락이 이어지기까지 하는 꿈들을 꾸었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꿈은 부모님과 페테르부르크에 가는 패턴의 꿈이었다. 이번 꿈에서는 그래도 몇시간 후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거나 짐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고 하루이틀 이상 돌아다닐 날들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네바 강과 이삭 성당 쪽으로 갔다. 꿈속에서는 이삭 성당 바로 앞에 네바 강이 있었다. 사실은 이삭 성당 앞에는 광장이 있고 길을 건너 한참 걸어가야 네바 강이 나온다. 건너편의 바실리예프스키 섬에서 네바 강 너머를 바라보면 이삭 성당의 돔이 보인다. 꿈에서는 성당과 네바 강이 딱 붙어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 꿨던 꿈이 그대로 변주되었다. 즉, 이삭 성당이 있는 네바 강 바로 위 하늘에 거대한 구름들이 떠 있고 그 구름들은 표트르1세의 거대한 얼굴, 청동기사상, 다른 랜드마크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전 꿈에서 가끔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그랜드 호텔 유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신기한 것이 꿈에서 부모님과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아스토리야가 아니라 유럽호텔을 찾아가게 된다. 무의식의 어떤 작용이 아닌가 싶다.


잠깐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었을 때 꿈이 이어졌다. 이웃님의 집(물론 꿈속에서 나타난 집이다)에 가서 묵게 되었는데 거기서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드셨다. 내 방과 연결된 베란다로 나가자 그대로 네바 강과 이삭 성당, 페테르부르크로 통하는 길이 나왔고 강물이 베란다까지 물결치며 들어와 발을 적셨다. 베란다를 통해 나가자 페테르부르크의 어느 작은 쇼핑몰 같은 곳으로 이어졌고 그곳에서는 오래된 앤티크 상품들을 팔았고 호박을 비롯한 보석들도 팔았다. 집으로 다시 들어가려면 그 건물의 다른 문으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그 가게 역시 예전의 다른 꿈들에서 보았던 가게들과 비슷했다.


이런 꿈들을 계속해서 꾸며 계속해서 다시 잠들었다. 11시 다되어 침실에서 기어나왔다. 몸이 너무 쑤시고 저리고 아픈데 아직도 붉은 군대가 안왔다. 원래 어제쯤 왔어야 하는데 이 망할넘은 역시 꾸물거리다가 딱 월요일에 오려고 준비 중인 것이 분명하다. 하여튼 그래서 몸이 내내 너무 아프고 쑤셨다.


간밤에 열심히 글을 썼다. 한참 재미있는 구간이라 집중해서 썼는데 그러다 그만 pc 책상 위에 올려둔 물컵을 엎었다ㅠㅠ 다행히 글은 날리지 않았다. 급하게 전원차단을 하고 물을 닦느라 정신이 없었다. 폰, 미니 블루투스 스피커를 비롯, 책상 아래의 멀티탭과 케이블 등이 다 위험지대에 빠져서... 간신히 물기를 다 닦아내고 모든 것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줄 알았는데 오늘 오후에 글을 쓰려고 pc를 켜니 문자 입력이 이상했다. 왜 이러나 바이러스 먹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키보드 안에도 물이 들어간 거였다. 키보드를 들어서 흔드니 안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깜짝 놀라 얼른 키보드를 빼냈다. 무선 키보드가 버벅거려서 유선으로 바꿔놓은지 몇달 됐는데... 하여튼 그래서 그 키보드는 버리고 새로 주문을 했고 지금은 예전의 무선 키보드를 임시로 쓰고 있는데 이게 정말 버벅거림. 키보드와 마우스 둘다 유선이 더 나은 것 같다(역시 아날로그인가 ㅠㅠ 하지만 우리집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만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는 가끔 먹통이 되기도 하고 키보드가 매끄럽지가 않다) 하여튼 버벅거리긴 하지만 글을 마저 좀 더 쓰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일은 평소보다도 더욱 아주 일찍 출근해야 하는 날이라 월요병이 정말 최고조... 완전 새벽 지하철을 타야 한다. 게다가 아주 바쁜 일주일이 될 전망이다. 회의들이 여러 개 잡혀 있다. 아 피곤하구나. 분명 주말 내내 쉬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 것일까.


티타임과 꽃 사진 접어두고 월요병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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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