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6

« 2025/6 »

  • 29
  • 30






오전에 화병의 물을 갈아주고 꽃들의 줄기 끝을 잘라주는 동안 플록스 꽃 한 송이가 떨어졌다. 원체 조그맣고 여리여리한 꽃이라 쉽게 떨어진다. 아마 꽃 자체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떨어진 꽃이 귀여워서 도자기 곰돌이와 토끼들과 몇 장 사진을 찍어두었다. 도자기 동물인형들은 거의가 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톡의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한 마리씩 데려온 것이다. 이럴 때면 또다시 그립고 향수에 젖게 된다. 나는 이 인형들 중 몇 마리를 지방 본사에 근무할때 그곳에 얻었던 원룸인 집2에 데려가 책상과 선반에 올려놓곤 했었다.










이건 폴란드 도자기 토끼. 이녀석은 안국동의 어느 가게에서 발견했던 것 같다. 그때도 지방 본사에서 일하던 때라 서울 출장 와서 쥬인이랑 간만에 만나 '아 서울 너무 좋아' 하고 거의 흐느끼다시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의 마스코트 곰돌이 미슈카. 이건 몇년 전 페테르부르크의 어느 앤티크 가게에서 샀다. 여러 마리 있었는데 그중 상태가 제일 좋은 것으로 골랐던 녀석이다.




도자기 인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바닥의 청색 줄무늬 리넨은 십여년 전 탈린에 놀러갔을때 리넨 가게에서 사온 것이다. 이거랑 화려한 빨강 파랑 검정 무늬 티 매트 하나씩 샀는데 막상 나는 티 매트는 잘 쓰지 않아서 이렇게 동물들의 카펫이 되었다 :) 후자는 가끔 크리스마스 때 등장한다.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마저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 겨우 몇달 만에 다시 읽는데도 역시 정말 재미있다.




곤하게 자다가 새벽에 요란한 알람 때문에 너무 깜짝 놀라 깼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오늘은 쉬는 날 아닌가 하다가 깨달았다, 아악 알람을 안 고쳐놨어. 그래서 월~금 알람이 그대로 울린 거였다. 완전히 비몽사몽 간신히 알람을 끄고 깬 김에 화장실도 잠깐 다녀왔는데 너무 졸리고 정신이 없어서 넘어질 뻔했다. 도로 침대로 기어들어가 잠이 들었고 이후 아침에는 두어번 자다깨다 하며 어지러운 꿈에 시달렸다.



연휴 사흘이 정말 금방 가버렸다. 지난주의 피로 때문에 정말 내내 집에 콕 박혀서 쉬기만 했다. 그래도 어제 오후까진 피로가 좀처럼 가시지 않았는데 사흘째 쉬니까 좀 나아졌다. 그러니까 주 4일 근무여야 몸이 안 힘든 게 맞는 듯. 하여튼 꿀같은 휴식의 연휴가 다 지나가서 이제 내일부터 다시 출근해 일해야 한다. 그래도 이번 연휴에는 글을 좀 쓰기도 했고 또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도 해서 좀 뿌듯하다.




하루 유예되었던 월요병이 이제 대폭발하는 시점이다. 내내 놀고 늦잠자느라 신체리듬이 다 깨졌으니 과연 밤에 몇시간이나 제대로 자고 출근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뭐 휴식의 대가라고 해야겠지... 이번주도 바쁘다. 내일 오전에는 지난번 나를 심히 피곤하게 만들었던 비현실적인 인물들과의 2차 회의가 잡혀 있고 오후에는 성격이 까다롭고 피곤한 직원의 업무보고가 있다. 아,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생각만 해도 피곤해지네. 그래도 쉬었으니까 에너지를 끌어모아 이번주를 잘 버텨봐야겠다. 이제 글을 쓰다 자야겠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