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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세르게이 도블라토프의 '우리들의' 단편집 중 사촌형 보랴에 대한 이야기에서 발췌. 이 책에는 나를 어떤 본질적인 의미에서 제대로 건드리는 문단들이 몇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빌니우스에서 영원한 휴가님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블라토프를 추천해드린 후 어찌저찌하다 오늘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는데 정말 많이 읽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이 부분에서는 멈추게 된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편집자인 마라 이모와의 대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도 그렇다. 

 

 

어제는 상당히 늦게 잠들었다. 아마 주말이 온다고 생각하니 마음껏 뒹굴고 싶어서 졸린데도 버티며 별 쓸모도 없는 sns 알고리즘 타다가 그랬던 것 같음. 새벽에 두어번 깨고 도로 자기 반복. 오늘은 날씨도 우중충하여 아마 자려면 계속해서 잘 수 있었을 것 같았지만 허리와 등이 너무 배기는데다 아침에 도착한 꽃들을 다듬어놓지 않으면 덥고 습한 날씨에 박스 안에서 팍 시들어버릴 테니 원하는만큼 최대로 게으름피우지는 못하고 중간에 일어나 꽃을 다듬었다. 그러고는 도로 침대로 들어가 더 뒹굴었지만. 

 

 

오늘은 정말로 그냥 쉬면서 보냈다. 차를 마시고 도블라토프를 다시 읽고 아무 생각 없이 쉬려고 런닝맨 예능을 다시보기로 좀 봤다. 옛날부터 꾸준히 유느님을 좋아하니 런닝맨은 보는데 놀면 뭐하니는 안보게 됨. 나는 노래하는 예능이 너무 피곤한데 여기서는 자꾸자꾸 노래하는 에피소드들만 나오니 좀처럼 보기 어렵다. 노래하기 전에 자기들끼리 티격태격하는 건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은데 일단 노래를 하기 시작하면 귀도 아프고 상당히 피곤해짐 ㅠㅠ 노래 예능 피곤해... 

 

 

하여튼 게으름피우다가 토요일이 순식간에 다 가버렸다. 아앗 오늘 글도 좀 쓰려고 했는데 파일 열어보지도 못함. 지금이라도 열어보고 몇줄이라도 쓰다 잠자리에 가야할텐데. 엉엉 다시 여행가고 싶다. 여행 다녀온 후 주말의 휴식도 물론 소중하고 좋다만, 그래도 또 놀러나가고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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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