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

 
 

 

어제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4월 달력을 넘겼다. 4월 달력의 주인공은 다닐 심킨. 보통 슈클랴로프님 사진을 넣는데 이 사진은 전에 보고 마음에 들어서 꽃돌이님 대신 4월에 배치해보았다. 
 

어제 너무 피곤하게 잠들었다. 운동을 안 한데다 저녁에 밥까지 먹어서 좀 찔렸지만 너무 지쳐 있었던 터라 그냥저냥 잘했던 것 같다.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들어서 그래도 수면을 좀 보충했다. 오늘 재택근무라 가능한 일이었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여유가 막 생기고 일이 덜한 건 당연히 아니어서 역시 바쁘게 일했다. 그래도 출퇴근길에 시달리지 않은 것이 어디인가 싶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빡센 나날이다. 목요일에 중요한 행사를 두개나 치러야 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갑님들도 모셔야 하고. 
 

아버지는 그래도 이제 식사를 챙겨드시고 있고 매일 조금씩이나마 운동장을 걷고 계신다. 엄마가 곁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 마음이 쓰이고 걱정이 된다. 부디 아버지 몸이 잘 회복되어 항암치료도 잘 받으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에 시티를 찍고 다음주 금요일에 담당 교수를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몸이 괜찮아지기를, 그래서 치료 일정이 잡히기를 바란다. 의료파업이 해결될 기미가 없어서 걱정이 태산같은데, 아니 총선 걱정도 될 법한데 저렇게 막무가내인가 싶다 ㅠㅠ 
 


간밤에 세르비아 항공에서도 환불 안내 메일을 받아서 신청을 마쳤다. 이제 항공사들의 취소 절차와 카드 환불까지 기다리면 될 것 같다. 이 여행은 1월부터 준비했던 거라 아쉽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장거리 여행을 2주 넘게 가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사실 이 여행 준비하며 숙소와 항공 이것저것 예약하고 그 이후 그 도시들에 대한 정보를 뒤적일 때도 일련의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러니까, '정말 여기를 가게 될지 모르겠다' 라는 느낌이 계속 있었다고 해야 하나. 일종의 예감이었던 건지, 아니면 그저 가본 적 없는 도시들이었고 아주 열렬하게 궁금했던 곳들이라고 하기에는 또 딱 떨어지지 않는 곳들이라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후에 기회가 되면 가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일단 이번 여행은 접게 되었다. 지금은 여행보다는 가족과 자신의 평안과 안정이 더 중요한 시기이다. 
 

 

글이라도 쓰고 있는 게 있으면 마음이 나아질 것 같은데 아직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아 아무런 구상도 하지 못했다. 아쉽다. 쓴다는 행위는 내 마음과 존재를 지지해주는 닻 같은 것인데.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