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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타임. 기온 자체가 낮은 건 아닌데 좀 스산하다.

 

 

 

 

 

어제 집에 돌아오면서 연분홍 장미와 빨간 장미를 한 송이씩 샀다. 가급적 짝수로 사지 않는다만 송이가 큰 장미는 가격이 비쌌고 두 송이 넘게 사기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 주문 사이트를 이용하면 몇배로 풍성하고 많은 장미를 받을 수 있는데. 하지만 배송비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데다 3주 연속 주문을 하는 것도 지출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 그냥 들어오면서 동네 꽃집에서 장미를 샀다. 짝수라서 찝찝했기 때문에 이제 잘 마른 낙상홍 가지를 하나 추가해서 내 마음대로 홀수라고 설정하였다.

 

 

오랜만에 커다란 장미를 샀다. 역시 이 종류의 장미들이 향기가 강하고 좋다.

 

 

 

 

 

 

 

 

 

큰 장미인데 두 송이뿐이라 딱 맞을만한 화병이 없어서 여기 꽂아두었더니 어딘가 균형은 안 맞는다만. 하여튼 빨강과 녹색으로 조금 연말 분위기라고 최면 중. 한송이만 꽂아야 더 이쁠 것 같긴 하다만.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재발간되면서 마스터스 오브 로마 라는 제목으로 연작이 나옴) 중 세번째인 Fortune's favorites를 오랜 망설임 끝에 주문해 읽고 있음. 이 소설들에 대해서는 오랜 추억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아직 어린 학생일 때 이 시리즈의 앞 두 권인 로마의 일인자와 풀잎관이 번역되어 나왔고 완전 푹 빠져 있었다. 특히 등장인물 중 가장 악역이고 소설적으로 매혹적인 인물로 그려진 술라를 좋아했는데 그때문에 플루타르크 영웅전도 술라 나오는 책만 골라서 사고, 마침 당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어째선지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그 책들도 다 구해 읽고, 특히 술라가 나오는 3권을 수차례 읽었다. 당시에 로마 관련 책을 도서관에서도 이것저것 많이 빌려 읽곤 했다.

 

 

그런데 출판사의 사정인지 책이 잘 안 팔렸는지 2권까지만 번역이 되고 그 다음부터는 번역이 되지 않아서 안타까워하다가 대학 시절 교보 외국어서적 코너에서 3권인 이 Fortune's favorites 를 발견해 잽싸게 샀었다. 당시엔 원서를 지금만큼 편하게 읽기 어려운 실력이라, 좀 괴로워하면서도 좋아하는 등장인물 술라의 영광이 최고조에 이르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열심히 읽어보려 했는데, 슬프게도 술라는 중반에 죽어버려서(시간 순서대로 기술되니 뭐 당연하지만), 그리고 술라가 질병으로 너무 초췌해진 상태에 대한 묘사와 초상화가 나오니 나는 심하게 상심하게 되었고... 술라 죽는 장면에선 맘이 아파서 괴로워하고, 그 뒤부터는 카이사르가 전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지나치게 멋있게 그려지는 게 맘에 안 들어서(옛날부터 그랬다. 영웅전도 그렇고 로마인 이야기도 그렇고 이 소설들도 그렇고 나는 카이사르가 너무 멋있게 나오는 게 구미에 안 맞았다!) 읽다가 책을 치워버렸다. (오히려 나는 카이사르 본인이 쓴 갈리아 전기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었다. 생각하니 갈리아 전기 다시 읽고 싶어진다. 역시 엄청 옛날에 사뒀던 그 책은 아마 부모님이 처분하신 듯...)

 

 

그 후 엄청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이 시리즈가 7권까지 완역이 되어 나왔다.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아니야 흑흑 3권에서 술라가 죽는다 ㅠㅠ' 하면서 안 샀고... 그러던 와중 얼마전 이사를 오고 부모님 댁에 있던 책들을 옮겨오면서 추억 속의 로마의 일인자와 풀잎관도 같이 와서, 이 책들을 다시 읽고는 역시 재미있어서 3권 번역본을 주문해보았다. 사실 책 옮겨올때 원서도 살아남아 있었는데 '내가 이 원서를 다시 읽진 않겠지' 싶어 헌책으로 처리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놔둘 걸 싶고 아깝다.

 

 

하여튼 그래서 지금 3권 번역본인 포르투나의 선택 읽는 중. 나는 원체 옛날에 나온 1, 2권 번역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세월이 흐른 후 새로운 번역자들의 손을 타고 나온 이 버전이 좀 낯설기도 하고. 또 아무래도 처음 읽은 게 더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표현이나 용어 등이 좀 툭툭 걸리는 느낌도 있다. 예전 번역이 좀더 매끄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제목을 굳이 '~선택'이라고 하지 않고 좀더 고전적으로 '포르투나의 총아' 뭐 이런 쪽으로 해석하는 쪽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게 그거겠지만 하여튼.

 

 

지금 읽는 부분은 술라가 독재관이 되어 마지막 불꽃을 피우는 시기를 다루는데, 실제 이런 인물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면 완전 독재자 악당이라 너무나도 끔찍하겠지만 문학적 캐릭터로는 역시 매력이 넘쳐서 벌써부터 '어휴 이제 조금 더 읽으면 이 사람 되게 허망하게 죽는 장면 나올텐데 참 슬프다' 하고 있음 ㅋㅋ 다 읽고 나면 그 다음 권들을 읽을지 말지 아직 모르겠다. 앞에서 말했듯 나는 카이사르라는 인물을 소설적으로는 별로 안 좋아해서. 역사적으로 원체 영웅이었던 이유도 크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어릴 때부터 너무 만능으로 그려지고 매력을 주입당하기만 하고 별다른 결함이 없는 인물로 나오니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근데 4권부터 6권까지 내내 이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니...

 

 

 

 

 

 

 

 

 

 

 

 

 

 

다샤님이 러시아 디저트 샵의 온라인 판매 루트를 알려주셔서 주문해본 메도빅. 이거랑 카르토슈카 주문해서 오늘 메도빅 먹어봤는데 오래전 뻬쩨르 시장이나 가게에서 사먹었던 맛이라 친숙하고 옛날 느낌이 든다. 근데 나는 이것보단 좀더 진한 맛을 선호하는 편이긴 해서 입맛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내일 카르토슈카를 해동해 먹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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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