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오디세이아, 튤립 tasty and happy2021. 2. 14. 15:56
일요일 오후 티타임. 어제 일리아스를 다 읽은 후(역시나 헥토르의 죽음과 프리아모스 왕이 아킬레우스 찾아가 흐느끼는 장면에서 눈물이 ㅠㅠ), 오늘은 오디세이아를 마저 읽고 있다. 이 책도 역시 옛날옛날에 산 거라 엄청 바랬음. 당시엔 인터넷 책 주문 그런 게 없었고 그저 동네 서점들이나 시내의 큰 서점에 가서 발견하는대로 샀던 터라 출판사나 번역을 따질 여유가 별로 없었는데, 사실 이 판본은 번역이나 인쇄 상태가 별로 안 좋아서 새로 살까 생각도 든다.
일리아스에서 심금을 울리는 장면이 헥토르와 프리아모스 왕인 것과 마찬가지로 오디세이아에서도 내 가슴을 울리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장면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천신만고 끝에 귀향한 오디세우스가 거지꼴로 몰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가 사랑했던 사냥개 아르고스가 주인을 알아보는 장면이다. 너무 늙고 기력이 없어 주인에게 달려가지도 못하고 그저 반가워하다 곧 세상을 떠나는 아르고스에 대한 짧은 묘사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옴.
오늘도 미세먼지 때문에 날씨가 너무 흐리고 어두컴컴하다. 이른 오후부터 차를 마셨는데 빛이 잘 들지 않아 속상했다. 티타임 사진 몇 장 + 그리고 활짝 핀 튤립 사진들도 몇 장.
튤립은 정말 화려하고 그림처럼 예쁘다. 그리고 장미처럼 가시나 잎사귀 손질이 까다롭지 않아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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